합참, ‘22사단 월북사건’ 조사결과 발표

경계시스템 정상 작동해도 놓치고 오판

초동조치 병력, 현장 출동했지만 헛걸음

 

지난 1일 강원도 동부전선을 지키는 육군 22사단의 일반전초(GOP) 감시카메라(CCTV)에 월북자가 지오피 철책을 넘은 장면이 5번이나 찍혔지만 시시티브이 감시병이 이를 놓쳤고, 나중에 녹화화면을 확인했지만 저장서버 시간을 잘못 맞춰 못 본 것으로 드러났다. 해당 경계작전부대는 특이 상황이 아니라고 판단해 자체 종결하고 상급부대에게 보고하지 않았다. 이날 밤 뒤늦게 비무장지에서 월북자를 발견했지만, 현장 부대는 월북이 아닌 귀순이라고 판단해 초기 작전을 펼치다 대응 시간을 흘려보냈다. 5일 합참이 밝힌 ‘22사단 월북’ 중간 조사 결과를 보면, 감시장비는 정상 작동했지만 현장 부대의 경계 미흡과 오판들이 겹쳐 있었다.

 

CCTV 5번 찍혀도, 녹화화면 돌려봐도 못 봐

 

월북자가 지오피 철책을 넘는 장면은 지난 1일 지오피 감시카메라 3대에 모두 다섯 차례 포착됐다. 월북자가 오후 6시36분께 지오피 철책을 넘어갔고 이때 과학화경계시스템이 정상 작동했다. 근처 감시카메라 3대에 철책을 넘은 모습이 5차례 잡혀 경고등과 경보음이 떴다. 감시카메라 3대에는 월북자가 철책을 오르고 넘어가는 장면, 철책을 넘어 갈대밭으로 사라지는 장면 등이 잡혔다.

 

하지만 시시티브이 감시병은 이 장면을 상황 발생 당시 알지 못했다. 당시 감시 카메라에 식별된 물체가 매우 흐릿하고 근처 초소에 가려 감시 카메라 사각지역이 생겨 감시병이 상황을 제대로 확인하지 못했다고 합참은 설명했다. 과학화 경계시스템은 시시티브이와 센서 등을 활용해 원격으로 감시하고 이상을 탐지하는 것으로, 센서로 작동하는 감지시스템, 시시티브이를 이용하는 감시시스템, 이들 시스템을 관제하는 통제시스템으로 꾸려진다.

 

                   민통선 근처 시시티브이에 잡힌 탈북자의 모습

 

월북자가 철책을 넘을 때 철책에 부착된 광망(센서)에 압력이 가해져 경고등, 경보음이 울렸다. 소대장 등 초등조치조 병력 6명이 출동해 6분 뒤 현장에 도착했다. 이들은 철책과 광망을 3차례 점검했지만 특이사항을 발견 못했다. 철책 주변 쌓인 눈에 월북자의 발자국이 찍혀 있고, 철책 상단 윤형철조망에 월북자의 외투에서 찢긴 것으로 보이는 흰색 깃털이 붙어 있었지만 초등 조치조는 날이 어두워 이를 발견하지 못했다.

 

녹화화면 돌려봤지만 저장서버 시간 설정 잘못해

 

규정상 경계작전부대는 시시티브에 경보가 작동하면 화면을 재구성해 녹화 영상을 확인하고 상급 부대인 대대에 상황보고를 해야 한다. 이를 토대로 대대가 주관해 상황 평가를 한다. 하지만 당시 현장 부대가 녹화 영상을 재생하면서 저장 서버에 입력된 시간과 실제 촬영 시간이 차이가 나 월책하는 장면을 확인하지 못했다. 경보음이 발생한 오후 6시36분부터 30분 전까지 시간(오후 6시6분부터 오후 6시36분) 녹화 화면을 확인해야 하는데, 오후 6시2분부터 오후 6시32분까지 영상을 확인했다. 서버 저장 시간이 실제 시간과 4분 가량 차이가 있어 월북자가 철책을 넘어간 시간의 영상을 못 보고도 문제가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군 관계자는 “근무 지침상 하루 두 차례 시시티브이 장비의 시간을 서로 맞추는 동기화 작업을 해야 하는데 이것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며 “매일 동기화를 할 때 감시 카메라 전체를 통제하는 메인 서버와 녹화 영상이 담긴 저장 서버를 따로 동기화해야 하는데 해당 부대는 메인 서버만 동기화하면 저장 서버도 함께 동기화되는 줄 잘못 알고 저장 서버 동기화를 따로 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해당 대대의 지휘통제실장은 특이 상황이 아니라고 판단해 자체적으로 상황을 종료했다. 경보음이 울리면 상급 부대와 대대장에게 보고해야 하지만 하지 않았다.

 

뒤늦게 DMZ에서 월북자 발견했지만 귀순으로 오판

 

22사단의 해당 부대는 1일 오후 9시17분께야 비무장지대(DMZ) 내 월북자를 열상감시장비(TOD)로 발견했다. 이때 군이 처음으로 상황 발생을 알았다. 당시 월북자가 골짜기를 따라 국군 지피 쪽으로 다가오고 있었다. 지오피 대대장은 지형과 월북자의 이동 방향을 감안해 귀순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수색팀을 순차적으로 투입하고 기다렸다. 하지만 월북자는 20여분 이후 방향을 돌려 북쪽으로 향했고 군단·사단 상황 평가 결과 월북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해 뒤늦게 월북 차단 작전에 나섰다. 그러는 동안, 월북자는 오후 10시49분께 군사분계선을 넘어 북한으로 갔다.

 

군 당국은 경계태세에 허점이 있었음을 시인하고 사과했다. 전동진 합참 작전본부장(육군 중장)은 “동부전선에서 발생한 월북상황에 대해 국민 여러분께 송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보완대책을 마련해 추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권혁철 기자

 

문 대통령 “22사단 경계작전 실패, 반복되는 점에 군은 경각심 가져야”

 

 

문재인 대통령은 5일 강원도 동부전선에서 발생한 월북 사건과 관련해 “이런 상황이 반복되는 점에 대해 군은 특별한 경각심과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22사단 지역에서 발생한 경계작전 실패는 있어서는 안될 중대한 문제”라며 “현장 조사에서 드러난 경계태세와 조치, 경계 시스템 운영의 문제를 해결하고 군 전반의 경계태세에 대해 특별점검을 실시해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하라”고 지시했다고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경계태세 실패에 대한 군 지휘관들의 사의 표명이 있었는지 묻는 질문에 “이번 기회에 군의 경계시스템에 대한 점검 계기로 삼으라는 그런 강한 주문을 하셨다는 점으로 답변을 드린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문 대통령이) 관련된 보고는 수시로 지속적으로 받아왔고, 합참에서 발표를 하면서 좀 더 상황에 대해서 명료하게 파악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앞서 이날 군 당국은 월북 사건과 관련해 경계태세에 허점이 있었음을 시인하고 사과했다. 전동진 합참 작전본부장(육군 중장)은 “동부전선에서 발생한 월북상황에 대해 국민 여러분께 송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보완대책을 마련해 추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완 기자

 

새해 첫날 동부전선 철책 월북자, 1년전 탈북한 30대 추정

1일 정오 강원 고성 민통선 CCTV에 찍혀

신변안전 대북통지문에 북 ‘수신 확인만’

 

 9·19 남북 군사합의'에 따른 비무장지대(DMZ) 내 시범 철수 감시초소(GP) 가운데 역사적 가치를 고려해 장비와 병력을 철수했지만 원형을 보존하기로 한 강원도 고성 지피. 고성 지피는 북한 지피와의 거리가 580m밖에 되지 않는다. 월북자는 이 지피 근처를 지나 군사분계선을 넘은 것으로 알려졌다.

 

새해 첫날 동부전선 월북과 관련해 당국은 탈북민 ㄱ을 월북자로 추정하고 관련 사실을 확인중에 있다고 밝혔다.

 

국방부 관계자는 3일 “ㄱ은 2020년 11월 강원 고성 군사분계선을 넘어 귀순한 30대 초반”이라며 “ㄱ을 월북자로 추정하는 근거는 지난 1일 정오께 강원 고성 일대 민통선 시시티브이에 이 사람이 찍혔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월북자는 지난 1일 오후 6시40분께 일반전초(GOP) 철책을 넘었고, 이날 밤 10시40분께 군사분계선을 넘어갔다. ㄱ은 지난 12월29일 마지막 연락이 됐고 지난 12월30일 이후 연락이 끊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 관계자는 “당국의 확인 과정에서 민통선 시시티브이 화면에 찍힌 사람이 ㄱ과 인상 착의가 동일하다고 할 정도로 흡사했고, 육안으로 얼굴 식별이 충분히 가능할 정도였다”고 설명했다. 군사분계선 2㎞ 밑에 남방한계선 철책이 있는 비무장지대가 있고, 군 작전과 보안을 위해 군사분계선 10㎞ 안팎으로 민간인통제선(민통선)이 설정돼 있다. 민간인 출입이 엄격하게 통제된 비무장지대와 달리 민통선은 경계 초소에서 신원 확인이 되면 민간인 출입이 대부분 가능하다.

국방부 관계자는 “탈북 루트와 월북 루트는 강원 고성 지역인데, 동일한 루트는 아닌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ㄱ의 대공용의점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으며, 세부적인 것은 관련기관에서 확인 중”이라며 밝혔다. 당국은 ㄱ이 국내 정착 뒤 얻은 직업이 군사 정보 등에 접근하기 어렵고, ㄱ이 정착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으며 고향을 그리워했고 주변에 신세 한탄을 자주 한 점 등을 종합해 대공용의점이 낮다고 보고 있다.

 

국방부 관계자는 “ㄱ이 일부 언론 보도대로 북한에서 기계체조 선수로 활동했는지는 확인된 바 없다”고 말했다. ㄱ은 2020년 11월 탈북 당시 “학교에서 기계체조를 배웠다”고 말한 적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부 관계자는 “(월북자) 신변안전 보장에 대한 내용을 담은 대북통지문을 지난 2일 오전, 오후 모두 2차례 발송했다”며 “이후 북한이 아무 반응 없는 것은 아니고 ‘수신 잘했다’고 했다. 신변안전 보장에 대한 답변은 없어서 현재 기다리는 상태”라고 말했다. 권혁철 기자

 

새해 첫날, 동부전선 철책 넘어 월북…‘별들의 무덤’된 22사단

군, CCTV 잡히고 센서 울렸지만 경계 실패

월북 1명…북 ‘코로나 비상방역’ 안전 우려

 

2015년 8월 서부전선 휴전선 남쪽에서 병사들이 경계근무를 서고 있다.

 

새해 첫날 민간인으로 추정되는 1명이 강원도 동부전선 22사단 지역 최전방 철책을 넘어 월북했다. 월북자가 철책을 넘을 당시 폐회로텔레비전(CCTV)에 잡히고 경보가 울렸지만, 군은 이 사실을 몰랐다. 22사단 지역은 경계 실패와 초동조치 부실 등 유사한 사건이 되풀이되고 있어 군 책임론이 제기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국경을 봉쇄할 정도로 코로나19 방역을 엄격하게 하는 상황이라 월북자 신변 안전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합동참모본부 관계자는 2일 “지난 1일 오후 9시20분께 동부전선 비무장지대(DMZ) 내에서 미상 인원 1명을 감시장비로 포착해 신병 확보를 위해 병력을 투입해 비무장지대에서 작전을 하다 해당 인원이 오후 10시40분께 군사분계선(MDL)을 넘어 월북한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군사분계선에는 철책이 없고 남쪽 남방한계선 근처에 철책이 있다.

 

합참 관계자는 “이후 확인 과정에서 같은 날 오후 6시40분께 해당 인원이 일반전초(GOP) 철책을 넘는 장면이 과학화 경계감시장비에 포착된 것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철책에는 일정 무게를 넘는 하중이 가해졌을 때 경보가 울리는 센서와 폐회로텔레비전 등이 설치돼 있다. 이 관계자는 “(철책을 넘을 당시) 상황실 시시티브이에 포착됐는데 당시 시시티브이 감시병이 이를 인지 못했고 월북 이후 시시티브이 화면 재생 과정에서 철책을 넘는 모습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월북자가 철책을 넘을 때 군 상황실의 경보는 정상적으로 울려 초동조치 부대가 출동했지만, ‘철책 훼손이 없어 이상없다’고 판단해 철수했다.

 

철책을 넘은 시각으로부터 약 3시간 뒤인 9시20분에야 군은 비무장지대에서 움직이는 월북자를 열상감시장비(TOD)로 발견했다. 티오디는 사람이나 물체가 내는 열을 감지해 영상으로 보여줘 빛이 없는 밤에도 물체 식별이 가능하다. 군은 이후 1시간20분 동안 비무장지대에서 월북자 신병 확보 작전을 펼쳤지만 실패했다.

 

 지난 2014년 중부전선 한 부대에서 병사들이 CCTV로 전방을 감시하고 있다. 김경호 기자

 

애초 감시장비가 월북자를 포착했고 초동조치 부대가 출동까지 했지만 이상 발생 자체를 몰랐고, 뒤늦게 신병확보 작전을 펼쳤지만 실패했다. 합참 관계자도 “초동조치 과정에서 보다 적극적으로 확인했다면 하는 미흡한 부분은 있었다”며 합참 전비태세검열실이 현장에 가서 조사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월북자의 신원과 생사는 알 수 없다. 군은 해당 부대 병력 인원 확인 결과, 이상이 없기 때문에 일단 월북자를 민간인으로 추정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합참 관계자는 “우리 국민에 대한 보호 차원에서 오늘 아침 (서해지구 군 통신선을 통해) 대북 통지문을 발송했다”고 말했다.

 

북한이 국경 봉쇄 수준의 강력한 코로나19 방역 조처를 2년째 하고 있어 월북자 안전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2020년 9월 서해 소연평도 인근 해상에서 실종된 해양수산부 공무원이 북한에게 피격 사망했을 때 북한은 ‘국가 비상 방역 규정’에 따른 조처라고 주장한 바 있다. 2020년 7월 서해 강화도에서 탈북민이 월북해 개성으로 갔을 때도 북한은 ‘코로나19 감염 의심자’가 월북했다며 방역태세를 최대비상체제로 격상했다. 이날 오전까지 해당 지역 일대의 북한군 특이동향은 포착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22사단은 전군에서 유일하게 전방 육지경계와 동해안경계를 동시에 맡고 있어 경계책임지역이 다른 사단의 3~4배 가량인데 병력은 다른 부대와 비슷하다. 이때문에 22사단 경계지역에는 논란이 된 월북·월남 사건이 잦다. 지난해 2월에는 북한 남성 1명이 강원 고성 통일전망대 근처 동해에서 오리발을 차고 ‘헤엄 귀순’했고, 2012년 10월에는 월남한 북한군 병사가 군 초소 문을 두드린 ‘노크 귀순’이 일어났다. 2009년에는 22사단에서 전역한 민간인이 철책을 뚫고 월북했다. 지난 10여년간 각종 사건 사고로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문책당한 사단장이 임기를 채운 사단장보다 많아 ‘별들의 무덤’으로 불린다. 권혁철 기자

조선노동당 중앙위 전원회의 결과 분석

① ‘김정은식 새마을운동’ 선언

② 경제 집중, 경제 관료 약진

③ “선진적·인민적 방역 이행”

④ 대남·대외 정책 ‘숨기기’

⑤ 핵·ICBM ‘미언급’

 

김정은 조선노동당 총비서가 노동당 중앙위 8기4차 전원회의(2021년 12월27~31일)에서 제시한 ‘2022년 화두’의 알짬은 ‘김정은식 새마을운동’ 선언이다. 6개 공식의제 중 ‘제3의제’로 따로 제시됐고, 김 총비서가 “우리식 사회주의 농촌 발전의 위대한 새시대를 열어나가자”는 제목으로 따로 연설했으며, 별도 결정서를 채택했다. 이 “새로운 사회주의 농촌 건설 강령”이자 “중장기 농촌발전 전략”이 전원회의 결과 보도문의 43%를 차지한다. 압도적 비중이다. 김 총비서는 “농업부문”을 “당이 제일 중시”한다고 강조했다. ‘잘살아보세’를 내건 박정희식 새마을운동을 연상케 한다.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김정은 조선노동당 총비서가 이끈 노동당 중앙위 8차4기 전원회의(12월27~31일) 결과가 <노동신문> 1일치에 5개면에 걸쳐 대대적으로 보도됐다. ‘김정은 신년사’는 따로 발표되지 않았다. 2020·2021년에 이어 3년째다. 올해의 ‘신년사’라 할 전원회의 결과 보도에 담긴 ‘김정은의 2022년 화두’를 5개의 열쇳말로 풀어본다.

 

① ‘김정은식 새마을운동’ 선언

 

김정은 총비서가 전원회의에서 제시한 ‘2022년 화두’의 알짬은 ‘김정은식 새마을운동’ 선언이다. 6개 공식의제 중 ‘제3의제’로 따로 제시됐고, 김 총비서가 “우리식 사회주의 농촌 발전의 위대한 새시대를 열어나가자”는 제목으로 따로 연설했으며, 별도 결정서를 채택했다. 이 “새로운 사회주의 농촌 건설 강령”이자 “중장기 농촌발전 전략”이 전원회의 결과 보도문의 43%를 차지한다. 압도적 비중이다. 김 총비서는 “농업부문”을 “당이 제일 중시”한다고 강조했다. ‘잘살아보세’를 내건 박정희식 새마을운동을 연상케 한다.

 

핵심은 “모든 농촌마을”을 “삼지연시 농촌마을 수준”으로 “부유하고 문화적인 사회주의 이상촌”으로 만들겠다는 선언이다. 아울러 “농촌 면모·환경 결정적 개변”을 “사회주의 농촌 건설의 최중대(가장 중요한) 사업”이라고 선언했다. 이 선언의 실행력을 높이려 “농업에 대한 국가적 투자를 늘려, 설비·자재·자금을 계획대로 무조건 보장”해야 한다고 김 총비서는 주문했다.

 

김 총비서는 “인민의 세기의 숙망을 반드시 실현하려는 당의 결심과 의지”를 강조하며 “식량문제 완전 해결”을 다짐하고는 “앞으로 10년 동안 단계적으로 점령해야 할 알곡(곡식)생산 목표와 축산물·과일·남새(채소)·공예작물·잠업 생산 목표”를 제시했다. 아울러 “벼와 밀농사를 강하게 추진“해 “인민의 식생활문화를 흰쌀밥과 밀가루음식 위주로 바꾸는 데로 농업생산을 지향”해야 한다고 말했다. 영양과 맛이 떨어지는 ‘옥수수 식량’ 비중을 낮추겠다는 뜻이다. 김일성 주석의 “이팝(흰쌀밥)에 고깃국”이 “흰쌀밥과 밀가루음식”으로 대체된 셈이다.

 

김 총비서는 “협동농장들이 국가로부터 대부를 받고 상환하지 못한 자금을 모두 면제할 데 대한 특혜조치를 선포”했다. 통일부는 “농민 근로 의욕 고취 차원”이라고 짚었다.

 

김정은 조선노동당 총비서 겸 국무위원장이 “새해에 즈음해 1일 금수산태양궁전을 찾으셨다”고 2일 <노동신문>이 1면 머리기사로 보도했다. 금수산태양궁전은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주검이 있는 곳이다. 김 총비서의 금수산태양궁전 참배에는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 제1부부장도 함께했다.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② 경제 집중, 경제 관료 약진

 

김 총비서는 “경제부문”이 “사회주의 건설의 기본전선”이고 “기본건설(대규모 건설사업)”은 “경제사업에서 최우선순위”라고 밝혔다. 이어 “우리 모두는 무겁고도 책임적인 고민을 마주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미국·유엔의 고강도·장기 대북제재, 코로나19 장기 대유행에 대응한 ‘국경 봉쇄’에 따른 대외무역·지원 격감과 대남·대미 관계 장기 교착의 ‘3중 난제’를 염두에 둔 표현이다. 2021년 김 총비서가 거듭 현지지도하며 자원을 집중한 ‘평양 송신·송화지구 1만세대 건설’ 사업을 ‘완공’이 아닌 “기본적으로 결속”이라고, ‘검덕지구 5000세대 살림집 건설’ 또한 ‘완공’이 아닌 “성과적으로 진척”이라 평가한 데서 북한 경제의 어려움이 묻어난다. 내부 자원 동원만으로는 ‘한계’에 이르렀음을 방증한다. 그럼에도 김 총비서는 “극난한(극도로 어려운) 환경에서 경제를 안정화시킬 수 있는 방법, 자력으로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을 찾아 실행”해왔다며 “2022년의 투쟁은 반드시 성공해야 할 일대 결사전”이라고 선언했다. 일단은 ‘자력갱생’ 기조 지속이다.

 

한룡국 임업상(장관) 등 7명의 내각 경제 각료와 계명철 평북농촌경리위원장 등 4명의 지방경제 책임자가 노동당 중앙위원이 됐고, 김정길 전략군사령관 등 9명의 군단장급 장성이 중앙위 위원에서 후보위원으로 당 서열이 낮아졌다. 박정근 내각부총리 겸 국가경제계획위원장이 1년 만에 정치국 후보위원에서 정위원으로 승진했다. 이로써 내각 소속 정치국 정위원은 김덕훈 총리와 함께 2명으로 늘었다. 김 총비서의 ‘경제·민생 집중’ 의지의 표현으로 읽힌다.

 

③ “선진적·인민적 방역 이행”

 

김정은 총비서는 코로나19 대응 비상방역이 “국가사업의 제1순위”이자 “최중대사”(가장 중요한 일)라고 거듭 강조했다. ‘국경 봉쇄’식 방역을 일단은 지속하겠다는 뜻이다. 그러면서 김 총비서는 방역의 “과학적·물질기술적 토대 갖추기”와 함께 “선진적·인민적 방역으로 이행”을 ‘새 방향’으로 제시했다. 백신과 치료제를 도입하는 등 ‘국경 봉쇄’식 방역에서 벗어날 길을 모색하겠다는 정책 기조로 읽힌다. ‘국경 봉쇄’가 언제 완화될지 주목할 필요가 있다. 2020년 1월 말 이후 지속돼온 ‘국경 봉쇄’의 완화 여부는 북쪽이 ‘농성’을 풀고 대남·대외 접촉·대화에 나설지를 가늠할 핵심 선행 지표다. 한·미 정부를 주축으로 한 국제사회의 대북 백신 협력 노력이 마중물이 될 수 있다.

 

④ 대남·대외 정책 ‘숨기기’

 

대남·대외 정책과 관련해선 김 총비서가 “다사다변한 국제정치정세와 주변환경에 대처해 북남관계와 대외사업부문에서 견지해야 할 원칙적 문제들과 일련의 전술적 방향들을 제시했다”는 한 문장이 전부다. 모두 66글자로 전원회의 결과 보도문의 0.4%다. 정책 방향을 가늠할 구체적인 내용이 전혀 없다. 지난 2년간 신년사를 대체한 2019년 12월 7기5차 전원회의와 2021년 1월 노동당 8차 대회, 이전 신년사의 대남·대남 정책 분량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간소하다. “대북 적대시 정책과 이중기준 철폐” 따위 기존 공식 견해의 재확인도 없다. 대남·대외 정책을 명시적으로 밝힐 “때가 아직은 아니다”라는 판단이 깔린, 정세 변화와 상황에 맞춰 대응하겠다는 ‘정책 숨기기’로 읽힌다. 통일부는 “유동적 국제 정세 하에서 상황에 따라 대처 방침을 수립·판단해 주요 계기마다 입장을 표명하리라 예상된다”고 짚었다.

 

⑤핵 · ICBM ‘미언급’

 

김 총비서는 “날로 불안정해지고 있는 조선반도의 군사적 환경과 국제정세 흐름은 국가방위력 강화를 잠시도 늦출 수 없이 더욱 힘있게 추진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원회의 결과 보도문에 “핵·대륙간탄도미사일(ICBM)·전략무기”라는 개념은 명시되지 않았다. 주목할 만한 ‘의도적 침묵’이다.

 

12월31일 밤 11시부터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진행된 ‘2022 신년 경축공연’의 한 장면.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김정은 총비서의 ‘대남·대미 정책 공개 유보’와 ‘핵·ICBM 미언급’은 ‘경제 집중’ ‘김정은식 새마을운동 선언’ 등과 연계해 신중한 종합적 분석이 필요해 보인다. 한·미 정부가 정세를 대화협력 국면으로 전환하려 할 때 염두에 둬야 할 김정은 총비서의 ‘무언의 메시지’로 읽혀서다. 다만 올해가 김일성 주석 생일 110돌(4월15일)과 김정일 국방위원장 생일 80돌(2월16일)이 겹친 ‘꺾어지는 해’(정주년)라는 점에서 북이 전략적 군사행동에 나설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점도 유의할 지점이다.

 

통일부는 “전반적으로 8차 당대회(2021년 1월5~12일)에서 제시한 경제, 인민생활 개선 등 대내 문제 해결에 방점”이 있다고 짚었다. “사회주의 경제 건설 총력 집중” 전략노선(2018년 4월 노동당 7기3차 전원회의)과 “(경제·농업 중심) 자력갱생식 정면돌파전”(2019년 12월 노동당 7기5차 전원회의) 기조의 연장선에서 8차 당대회 이후 ‘내치 중심, 대남·대외 관망’ 기조가 당분간은 지속되리라는 전망으로 이어진다.

 

김 총비서가 ‘경제·민생 집중’을 거듭 강조하고 ‘김정은식 새마을운동’을 새롭게 선언한 만큼, ‘농업·농촌·농민’을 남북 교착 국면을 벗어날 실마리이자 남북협력의 주요 영역으로 자리매김할 정부와 민간의 정책적 고민과 노력이 절실하다. 대통령 직속 민주평통은 “북한이 농촌발전을 위해 제시하고 있는 과제를 중심으로 남북협력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이제훈 기자

  

김정은, 금수산태양궁전 참배…새해 첫 공식 활동

 김여정도 동행

  

김정은 조선노동당 총비서 겸 국무위원장이 “새해에 즈음해 1일 금수산태양궁전을 찾으셨다”고 2일 <노동신문>이 1면 머리기사로 보도했다. 금수산태양궁전은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주검이 있는 곳이다.

 

김 총비서는 “위대한 수령 김일성 동지와 위대한 영도자 김정일 동지께서 생전의 모습으로 계시는 영생홀들을 찾”아 “가장 경건한 마음으로 삼가 새해의 인사를 드리셨다”고 <노동신문>은 전했다. 김 총비서의 금수산태양궁전 참배에는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 제1부부장도 함께했다.

 

김 총비서의 참배에 함께한 최룡해·조용원·김덕훈·박정천 등 노동당 정치국 상무위원을 포함한 “당지도기관 성원들은 올해를 혁명적 대경사의 해, 휘황한 미래에로 나아가는 위대한 진군에서 또 하나의 분수령으로 되게 할 철석의 맹세를 다졌다”고 <노동신문>은 전했다.

 

김정은 조선노동당 총비서는 “(노동)당 (8차) 대회 결정 관철의 첫해(2021년) 투쟁에서 남다른 공훈을 세운 공로자, 노력혁신자들을” 1일 금수산태양궁전에서 “만나주시고 뜻깊은 기념사진을 찍으셨다”고 2일 <노동신문>이 2면 머리기사로 보도했다.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아울러 김 총비서는 “(노동)당 (8차) 대회 결정 관철의 첫해(2021년) 투쟁에서 남다른 공훈을 세운 공로자, 노력혁신자들을” 1일 금수산태양궁전에서 “만나주시고 뜻깊은 기념사진을 찍으셨다”고 <노동신문>이 2면 머리기사로 보도했다. 김 총비서는 기념사진을 찍으며 “모든 참가자들이 (국가경제발전) 5개년 계획 수행의 확고한 담보를 구축하고 국가발전과 인민생활에서 뚜렷한 개변을 이룩하기 위한 새해의 장엄한 투쟁에서도 핵심적, 선구자적 역할을 계속 수행해나가리라는 확신을 표명하셨다”고 <노동신문>이 전했다. 이제훈 기자

새해 대선 여론조사…치고나가는 이재명, 뒤처지는 윤석열

  

 

새해 대선 후보 여론조사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의 희비가 엇갈렸다. 이 후보는 완만한 상승세를 보이며 치고 나갔지만 윤 후보는 지지율이 빠지면서 선두자리를 내줬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처음으로 두 자릿수 지지율도 기록하며 선전했다.

 

이 후보는 7개 새해 여론조사 중 4개에서 윤 후보에게 우세를 보였다. <한국방송>·<문화방송>·<SBS> 지상파 3사와 <시비에스> 조사에서 8.9%~12%포인트 격차로 윤 후보를 앞섰다. 한국리서치가 <한국방송> 의뢰로 지난달 29~31일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당장 내일이 투표일이라면 대선 후보 5명 가운데 누구를 뽑겠느냐’는 질문에 이 후보는 39.3%, 윤 후보는 27.3%를 얻었다. 12%포인트 차이였다. 안 후보는 8.1%, 심상정 정의당 후보는 3.2%였다.

 

코리아리서치가 <문화방송> 의뢰로 지난달 29~31일 100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도 이 후보는 38.5%, 윤 후보는 28.4%를 기록했다. 두 후보의 격차는 10.1%포인트였다. 안 후보는 8.4%, 심 후보는 4%였다. 넥스트리서치가 <SBS> 의뢰로 지난달 30~31일 100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는 이 후보가 34.9%, 윤 후보는 26%를 기록해 격차는 8.9%포인트였다. 안 후보는 7.8%, 심 후보는 2.6%였다. 서던포스트가 <시비에스> 의뢰로 지난달 29~30일 102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도 이 후보를 지지하겠다는 응답은 35.7%, 윤 후보를 지지하겠다는 응답은 25.2%를 기록해 10.5%포인트 격차를 보였다. 안 후보는 6%, 심 후보는 4.1%였다.

 

3개 조사에선 양강 후보가 오차범위 안의 격차를 보였지만 이 후보의 지지율이 윤 후보보다 높았다. 한국리서치가 <한국일보>의 의뢰로 지난 29~30일 1005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이 후보 34.3%, 윤 후보 28.7%였다. 안 후보는 9%, 심 후보는 4.5%로 그 뒤를 이었다. 리서치앤리서치가 <세계일보> 의뢰로 101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안 후보는 10.3%를 얻어 처음으로 두자릿수 지지율을 기록했다. 이 후보는 35.5%, 윤 후보는 30.9%, 심 후보는 4.1%였다. 칸타코리아가 <조선일보>·<티비조선> 의뢰로 지난 28~30일 101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는 이 후보 32.4%, 윤 후보는 31.4%를 기록했다. 한달 전 같은 조사와 비교하면, 이 후보는 3.1%포인트 상승하고 윤 후보는 4.2%포인트 하락한 결과다. 안 후보는 6.2%, 심 후보는 3.7%였다. 7개 여론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이며, 자세한 내용은 중앙여론조사심의위원회 누리집을 참고하면 된다.    서영지 기자

 

한국리서치 · KBS "이-윤 12.0%p 격차…오차범위 밖 두자릿수"

서던포스트  ·코리아리서치 · 넥스트리서치 조사도 "이 오차범위 밖 우위"

한국리서치 "이 34.3% 윤 28.7%…오차범위 내 접전"…안 6.0%~9.0% 상승세

 

   이재명 후보(왼쪽)와 윤석열 후보

 

다자대결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를 오차범위를 넘어서는 격차로 앞선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1일 잇따라 나왔다.

 

새해 첫날인 이날 발표된 5건의 여론조사 가운데 4건에서 이 후보는 오차범위 밖에서 윤 후보에 우위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최고 격차는 12.0%포인트에 달했다. 나머지 한건은 오차범위내 접전이었다.

 

특히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는 6.0%~9.0%의 지지율로 최근의 상승 흐름을 지속했다.

 

안 후보의 경우 전날 발표된 리서치앤리서치·세계일보 여론조사(27∼29일 전국 만 18세 이상 성인 남녀 1천13명을 대상·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에서 10.3%를 기록한 바 있다. 출마 이후 첫 두 자릿수 지지율이다.

 

한국리서치가 KBS 의뢰로 지난달 29~31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천명을 대상으로 조사(휴대전화 가상번호 무작위추출)한 결과 다자대결에서 이재명 후보는 39.3%, 윤석열 후보는 27.3%로 집계됐다.

 

두 후보간 격차는 오차범위(±3.1%포인트)를 넘어선 12%포인트였다.

 

이어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 8.1%, 정의당 심상정 후보 3.2% 순이었다.

 

'없다'(11.8%)와 '모름·무응답'(6.2%)을 합한 부동층 비율은 18%였다.

 

'누가 당선될 것으로 생각하느냐'는 질문에는 이 후보가 52%, 윤 후보가 29%를 나타냈다.

 

서던포스트가 CBS 의뢰로 지난달 29∼30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천27명을 대상으로 조사(100% 무선전화면접)한 결과에서도 이 후보 35.7%, 윤 후보 25.2%로, 격차(10.5%포인트)는 오차범위(±3.1%포인트)를 넘어섰다.

 

이 조사에서 안 후보는 6.0%, 심 후보는 4.1%를 기록했다. '지지후보 없음'은 18.5%, '모름·무응답'은 7.5%로, 부동층은 26%였다.

 

코리아리서치가 MBC 의뢰로 지난달 29~31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천7명을 대상으로 조사(100% 무선전화면접)한 결과도 이 후보 38.5%, 윤 후보 28.4%로, 격차(10.1%)는 오차범위(±3.1%포인트)를 넘었다.

 

이어 안 후보 8.4%, 심 후보 4.0% 순이었다.

 

넥스트리서치가 SBS 의뢰로 지난달 30~31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천3명을 대상으로 조사(전화면접, 무선 86%·유선 14%)한 결과에서는 이 후보 34.9%, 윤 후보 26.0%였다. 역시 격차(8.9%)는 오차범위(±3.1%포인트)를 벗어났다.

 

안 후보와 심 후보는 각각 7.8%, 2.6%를 기록했다.

 

두 후보가 오차범위 내 접전을 펼치고 있다는 여론조사 결과도 있었다.

 

한국리서치가 한국일보 의뢰로 지난달 29∼30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천5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전화면접, 무선 91.01%·유선 8.9%)에서는 이 후보가 34.3%, 윤 후보는 28.7%를 기록했다.

 

두 후보 간 지지율 격차는 5.6%포인트로, 이 후보가 윤 후보를 오차범위(±3.1%포인트) 내에서 앞섰다. 안 후보는 9.0%, 심 후보는 4.5%였다.

 

후보에 대한 비호감도를 묻는 "느낌이 나빠지고 있다"는 응답은 윤 후보가 50.4%, 이 후보가 33.8%였다.

 

반면 "느낌이 좋아지고 있다"는 응답은 이 후보가 27.4%, 19.9%였다.

 

정당에 대한 호감도 조사도 비슷한 결과를 보였다.

 

민주당에 대해 "좋아지고 있다"는 응답은 20.9%, "나빠지고 있다"는 응답은 36.0%였고, 국민의힘은 "좋아지고 있다"가 19.1%, "나빠지고 있다"는 40.4%였다.

 

윤 후보와 안 후보의 보수 야권 후보 단일화와 관련해선 찬성이 42.6%, 반대가 46.2%로 팽팽하게 나뉘었다.

 

'박근혜 전 대통령 사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라는 질문에는 응답자의 63.5%가 '잘한 결정'이라고 답했다. 32.4%는 '잘못한 결정'이라고 했다.

 

기사에 언급된 5개 조사의 표본오차는 모두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호남 전직 의원 등 12명 민주당에 합류… "지역서 영향 발휘 기대"

열린민주 '민주와 통합' 당원투표 찬성 72.5%…"압도적인 합당 명령"

 

열린민주당 당원 토크콘서트 참석한 이재명 대선후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왼쪽)가 23일 오후 서울 여의도 서울시티클럽에서 열린 열린민주당 당원 토크콘서트에 참석해 최강욱 대표와 함께 당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내년 3월 대선을 앞두고 '여권 대통합'이 막바지를 향해 순항 중이다.

 

2016년 분당 사태 당시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천정배 전 의원 등 호남계 비문 인사들이 30일 대거 복당했고, 열린민주당이 민주당과의 통합을 위해 진행한 전(全) 당원 투표도 70%가 넘는 압도적 찬성으로 가결됐다.

 

민주당은 이날 오후 천정배 유성엽 최경환 김유정 정호준 김광수 김종회 이용주 우제항 선병렬 김세웅 전 의원 등 호남계 비문 인사 12명의 입당식을 열었다.

 

본격적인 복당 절차는 내년 1월 3일부터 진행되지만, 호남계 인사들에 대한 예우 차원에서 환영의 의미로 행사를 마련했다는 게 민주당의 설명이다.

 

천 전 의원은 이날 입당식에서 "불평등과 불공정 등 대한민국에 심각한 난제들이 쌓여 있다"며 "미력이나마 대선 승리를 위해 성심껏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이들은 1월 중순까지 복당 절차를 마무리 짓고 본격적으로 '대선 열차'에 합류해 당내 여러 위원회나 선대위에서 역할을 하게 된다.

 

권노갑 정대철 이훈평 전 의원 등 동교동계 원로인사들도 1월 초 복당할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은 동교동계 원로인사들과 꾸준히 접촉해 왔으며, 이재명 후보도 이달 초 서울 마포구 김대중도서관에서 권노갑 정대철 전 의원 등 동교동계 원로의원들을 만나 간담회를 했다. 이날 행사에 참석하지 않은 정동영 전 의원 역시 1월 중에는 복당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당 원로들과 간담회 하는 이재명=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2일 오후 서울 마포구 김대중 도서관을 둘러본 뒤 DJ 사저에서 당 원로들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

 

열린민주당의 민주당과 당 대 당 합당 안건에 대한 전 당원 투표도 절반이 넘는 72.54%(6천229명)가 찬성해 가결됐다.

 

반대는 2천358표(27.46%)로 집계됐다.

 

전체 당원 9천587명 중 8천587명이 투표에 참여, 투표율도 거의 90%에 달했다.

 

최강욱 대표는 "압도적 찬성으로 더불어민주당과 합당하라는 명령을 주셨다"며 "더욱 강하고 속도있는 개혁을 이뤄내라는 당원 여러분의 명령을 받들겠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복당과 합당 등 굵직한 대통합 절차가 마무리됨에 따라 지지층 결속과 중도 확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향후 지방선거나 총선 등에서 자리 경쟁에 대한 우려, 이견 분출 등에 대한 우려가 남아있지만 일단 대선을 코앞에 두고 일단 '플러스 정치'를 하는 게 중요하다는 것이 민주당의 입장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호남계 인사들의 복당과 관련해 "국민의당 창당 과정에서 분열되었던 세력이 하나가 되는 과정이기 때문에 상징적인 의미가 있을 뿐만 아니라, 광역·기초 의원들도 복당할 예정인 만큼 지역에서도 상당한 영향력이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다른 민주당 관계자는 "생각이 달라 탈당했었지만, 대선 때 함께 하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이재명 후보가 유연하고 통합적인 후보라는 것을 보여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열린민주당과의 통합과 관련해서도, "정당에는 다양한 스펙트럼이 있는 게 좋다"며 "큰 틀에서 정책 방향성이 같다면 우선순위나에 차이가 있더라도 그것을 좁혀가는 게 건강한 정당"이라고 말했다.

 

선대위 관계자는 "(복당 의원들과) 경선 경쟁 관계가 아니냐는 우려도 있지만, 다음 출마 문제는 민심의 향배에 달린 것"이라며 "지금은 이재명 후보의 통합이 중요하다. 대선을 앞두고 표를 하나하나 더해 가야 할 때"라고 거듭 강조했다.

 

민주·열린민주, 합당 합의=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왼쪽)와 열린민주당 최강욱 대표가 26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양당 통합 관련 회동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