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정~나선 도로 착공‥ 중국과 항만·공단 건설 MOU 체결

중국이 북한 ‘나선 특구’의 문을 활짝 열고 태평양으로 진출한다. ‘2012년 강성대국 건설’의 기치를 내건 북한도 중국의 움직임에 적극 호응하고 있다.
오는 30일 북한 나선(나진·선봉)특별시에서 북·중 양국 지도부가 대거 참석한 가운데 중국 지린성 훈춘의 취안허와 맞닿아 있는 북한 원정과 나선을 잇는 도로 공사 착공식이 열린다고 지린성의 정부 관계자 등 소식통들이 밝혔다. 이 사업을 준비중인 중국 쪽 관계자는 “북-중 경협과 북한 개방을 전세계에 공표하는 자리”라며 “중국 중앙정부에서도 지도자급 등 수십명이 참석한다고 밝혔다.
원정~나선 도로 공사는 나선 개방과 대규모 북-중 경협의 신호탄이다. 두 나라를 경제적으로 묶는 대통로가 될 이 도로 착공식과 함께 중국의 나진항 개발, 나진항을 통한 대규모 석탄 수송도 본격화된다
나선 도시개발계획은 중국이 북한과 공동으로 작성했지만, 계획부터 투자 및 운영까지 모두 실질적으로는 중국의 ‘설계도’에 따라 진행된다. 현지 소식통들은 ‘중국과 북한이 이미 공동으로 나선특구운영위원회를 구성했고, 중국 쪽에서 위원장을 맡기로 결정됐다’고 전했다. 나선 투자엔 촹리, 상디관췬, 이치자동차 등 중국의 대기업들이 나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말로만 무성했던 다른 북-중 경협과 달리, 나선 개발사업이 신속하게 추진되는 것은 중국과 북한 중앙정부가 나선 개발을 매개로 한 양국 경협을 직접 챙기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정부 관계자는 “천더밍 중국 상무부장이 북한에 가서 양해각서(MOU)를 맺고, 나선의 도로·항만·공업단지 건설에 중국과 북한이 공동으로 투자하고 관리하기로 했다”며 “나선특구 개발과 맞물려 중국 쪽 훈춘을 경제특구로 승격시키는 정책 서류에 원자바오 총리가 직접 서명했다”고 말했다.  북한도 중앙정부에 나선특별시를 직할 관리하는 부서를 만들었고, 그동안 나선 개발의 성과를 내지 못한 옛 간부들을 경질하고 임경만 나선특별시 책임비서 등 젊은 간부들을 중앙에서 직접 파견한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쪽 국경도시 훈춘에선 북한 쪽으로 돈과 사람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나선에서 일하게 될 중국인들을 위한 아파트 500채 공사가 3월 말 이미 시작됐다고 시공을 맡은 건설회사 관계자들이 전했다. 훈춘~나선 도로 공사는 중국이 자본과 노동력을 모두 투입하는데, 우선 필요한 500여명의 중국 노동자 상당수가 이미 북한으로부터 6개월 통행증을 받아 나선에 도착했다.

한편 한국인 사업가들은 북-중 간 협력 가속화를 먼산 불보듯 바라보며 ‘중국 독무대’ 를 한탄했다.
“중국에는 대단한 기회다. 경제는 경쟁인데, 북한 개발에 가장 강력한 경쟁자가 될 수 있는 한국 기업들을 한국 정부가 막고 있는 상황이니….” 북한 자원 도입을 추진해왔고 북-중 관계에도 밝은 한 한국인 사업가는 정부가 지난해 천안함 사건에 따른 ‘5·24조처’ 이후 한국 기업들과 북한의 교류·접촉을 전면 금지한 사이에 북-중 경제협력이 급물살을 타고 있는 현실을 한탄했다.
그는 “중국 정부는 전략적으로 나서고 있는데, 한국 정부는 ‘북-중 경협이 실현되지 않을 것’이라는 말만 되풀이 하면서 대책도 세우지 않고 무책임하다”며 “중국 중앙정부가 나섰기 때문에 은행, 공안, 출입국 관리, 전력 공급 등 중국의 시스템과 영향력이 북한에서 확대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 중국 기업가도 “우쾅, 퉁화강철, 톈츠 등 중국 기업들이 엄청나게 들어가 웬만한 광산은 이미 다 주인이 있다.”며 “한국은 앞으로 할 일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이 나선 특구 개발에 적극 나선 데는 동북 3성이 중심이 된 동북아경제권을 구축하고, 미·일 중심의 동북아 국제정치 구도를 중국 중심의 구도로 전환시키려는 지정학적 의도도 내포되어 있다고 전문가들은 풀이한다.
< 훈춘·옌지=박민희 특파원 >

남북 농민합작 6년째 ‘천안함’ 이후 기약없는 대기

이명박 대통령이 천안함 침몰에 대한 북한의 책임을 물어 지난해 5월24일 발표한 대북 제재 조처가 1년 가까이 이어지면서, 지방자치단체나 민간단체들이 여러 해씩 공들여온 인도적 차원의 남북 교류사업이 고사 위기에 몰리고 있다.
2006년부터 벌여온 남북 농민들 사이의 유일한 교류사업인 통일딸기 사업은 당장 중단될 처지에 놓였다. 이 사업은 경남 사천·밀양의 딸기농가에서 조직배양을 통해 생산한 무균 상태의 딸기 새싹(모주)을 봄에 북에 보내면, 평양 천동국영농장 농민들이 이것을 모종으로 키워 가을에 다시 남으로 보내고, 남쪽 농민들이 비닐하우스에 모종을 심어 딸기를 생산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5.24 조처 발표 이후인 올해 봄에도 ‘통일딸기’가 40t가량 생산됐다. 지난해 가을 북쪽 농민들이 얼어붙은 남북관계와 상관없이 애초 약속대로 모종을 키워 보내준 덕택이다.

이 사업을 주관하는 경남통일농업협력회는 올해도 딸기 새싹 1만5000주를 북에 보내 모종 20만주를 돌려받을 계획이다. 그러나 통일부가 반출허가를 해주지 않고 있다. 늦어도 이달 중순까지 새싹을 북에 보내지 못하면 올해는 때를 놓쳐 통일딸기 사업을 할 수 없게 된다. 협력회 관계자는 “천안함 침몰 사건 책임 규명이 심각하고 중요한 문제인 것은 잘 알지만, 이 때문에 남북 농민들이 함께 벌이는 통일딸기 사업까지 중단해야 하는 이유를 모르겠다”며 “북한 당국보다 우리 정부가 더 경직되고 닫힌 듯하다”고 말했다.
평화통일대구시민연대는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 본부를 통해 북한 어린이들에게 내복을 보내려고 성금 500만원을 모았지만, 아직 보내지 못하고 있다. 이 단체를 비롯한 전국의 10개 단체는 올 2월까지 5000만원을 모아 어린이 내복 1만벌을 보낼 계획이었다. 하지만 언제 보낼 수 있을지 기약할 수 없어 돈만 모아둔 채 내복 구입을 미루고 있다.

남북협력 제주도민운동본부가 1999년부터 해마다 벌여온 북한에 제주도 감귤 보내기 사업도 중단됐다. 전북도는 2008년부터 10년 동안 남북교류협력기금 89억원을 만들기로 하고 지난달 말 현재 32억원을 조성했으나 단 한푼도 쓰지 못하고 있다. 전남도는 2003년부터 전남도민 남북교류협의회를 통해 인도적 차원의 북녘 동포 돕기 사업을 지원해왔으나, 2009년에 이어 지난해에도 예산을 쓰지 못했다.
충북 제천시는 북한 고성군에 사과·복숭아 과수원 5㏊를 조성하고 ‘농사 선생’과 농기계를 보내 보살펴왔으나, 금강산 총기 사고 이후 교류가 끊겼다. 부산 기장군은 지난해 11월30일 특산품인 마른미역 1200kg(5000만원어치)을 북쪽에 보내려 했으나 남북관계 경색으로 아직 보내지 못하고 있다. 전남 나주시는 2009년 북한에 보내려고 콤바인 2대를 마련했으나 보내지 못해 결국 농기계은행의 교육용과 임대용으로 쓰기로 했다.

이에 대해 통일부 관계자는 “5.24 조처가 아직 유지되는 상황이라, 개성공단을 제외한 모든 남북 교역이 중단된 상태”라며 “5.24 조처가 풀리기 전까지는 통일딸기 사업을 포함한 민간 차원의 교류사업도 허용할 수 없다”고 말했다.
다만 통일부는 “접경지역 주민들의 질병 예방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말라리아 방역물품의 반출은 승인해, 경기도는 다음달 7억9000만원어치를 북쪽에 전달할 예정이다. 남북교류에 역점을 두고 있는 인천시는 지난해 연평도 포격 사건 이후 중단된 함북 온성군의 24개 유치원 어린이 1500명에게 빵과 두유 등을 다음달 보낼 예정이며, 올해 영유아·임산부 등 취약계층 지원 등에 6억원을 쓸 계획을 세우고 통일부의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한복 안돼” 신라호텔 망신

● COREA 2011. 4. 26. 15:26 Posted by Zig
유명 한복디자이너 출입막아… 정치권도 비판
변명성 사과에 “당나라호텔로 개명하지” 힐난

서울에 있는 신라호텔이 한복을 입은 손님의 입장을 막아 비난을 샀다. 이에 이부진 호텔신라 대표이사가 직접 당사자를 찾아 사과했다. 그러나 호텔측의 사과에도 불구하고 누리꾼들이 ‘해외토픽감’이라며 들고 일어나고 정치권이 비판하는 등 후폭풍이 거세다.
유명 한복 디자이너인 이혜순씨는 지난 12일 저녁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 1층 뷔페 레스토랑 ‘파크뷰’를 찾았다가 황당한 경험을 했다. 한복을 입었다는 이유로 입장을 제지당한 것이다. 식당 직원은 “식당의 드레스 코드가 있다”며 “한복과 츄리닝은 출입이 안 된다”고 막아섰다. 이씨는 영화 <스캔들>과 <쌍화점>의 의상을 디자인한 한국의 대표적인 한복 디자이너 가운데 한 명이다. 그는 평상시에도 한복을 입는 생활을 20년 가량 해오고 있다.

이씨는 지배인과 만나 이야기를 나눴지만 그의 설명은 오히려 분통 터지게 했다고 한다. 식당과 호텔의 당직 지배인이 내놓은 이유는 “위험하다”는 것이었다. 호텔 쪽은 “치마가 퍼져 있기 때문에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줄 수 있다”고 해명했다. 그리고 “이번은 입장을 허용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씨는 다음날 <한겨레>에 전통복식을 홀대하는 신라호텔의 낮은 문화의식에 대해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어떻게 자기 나라의 민족복식을 입고 못 들어가는 호텔을 만들 수 있나. 다른 나라에 알려질까 봐 겁난다”고 말했다. 그는 “한복이 철사로 만든 옷이냐”고 반문한 뒤, “한복은 누르면 누르는대로 들어가는 옷”이라며 호텔 쪽의 해명이 말이 되지 않는다고 일축했다.

그는 “대화중에 정체성 이야기가 나와서 ‘신라 호텔의 정체성이 무엇이냐’고 물었더니 ‘신라’라는 정체성이 있다는 답이 돌아오더라”며 “더 이야기할 필요가 없다고 느껴 ‘뼈대가 없는 신라군요’라고 쏘아붙이고 나왔다”고 말했다.
이런 사실이 트위터 등을 통해 알려지자 많은 누리꾼들이 호텔을 비판하고 나섰다. ‘신라호텔 한복 안되면 정문의 기왓장은 다 철거해야 밸런스가 맞지 않은가’, ‘그럴 거면 왜 이름을 신라호텔로 정했냐, 촉나라호텔이나 당나라호텔로 하지’ 등 다양한 트윗이 쏟아졌다. 개그맨 이병진씨는 “신라호텔에서 한복 입고 정모하자”고 제안했다.
누리꾼의 비판 여론이 거세던 13일 이부진 대표이사(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장녀)는 서울 청담동에 위치한 이씨의 한복 매장 ‘담연’을 찾았다. 이씨는 “이 대표가 직접 찾아와 호텔의 처사에 대해 진심어린 사과를 해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씨는 “누구의 사과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에 한복을 입고 들어갈 수 없는 곳이 존재한다는 것, 그것에 대해 항의해야 하는 현실 자체가 문제”라며 “우리 문화의 수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신라호텔은 보도자료를 내 “정중히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12일날 있었던 일과 관련해선 “입장 거부가 아니라 안내를 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신라호텔 홍보팀 관계자는 “다른 고객이 한복을 착용한 고객의 옷에 걸려 넘어지거나, 한복을 입은 고객이 다른 고객에게 옷이 밟히는 등으로 인해 불만사항이 있었다”며 “조심해달라는 당부의 안내를 한 것이 직원의 착오로 와전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다수의 누리꾼들은 신라호텔 사과의 진정성 등을 문제시하며 “‘한국 것’에 대한 삼성 측의 인식 구조 드러난 꼴”, “백혈병 노동자에게도 사과하라” 등 삼성에 대한 지적으로까지 비판의 소리를 높였다.
사과문이 한복 입장을 막은 것에 대한 반성보다는 변명에 치우쳐 있다는 지적 때문이다.  
트위터 아이디 777newstar는 “결국 한복은 ‘위험한 의상’이라고 또 반복하는군요”라고 지적했다. kakadoo7는 “신라호텔은 직원들한테 책임 돌리지 말고 사과하는 게 해법일 듯”이라고 트윗을 날렸다. 누리꾼들은 “중요한 것은 말이 아닌 행동”이라면서 여러 제안도 내놓았다. “이번 기회에 세계에서 가장 큰 한복 패션쇼 개최 제의드립니다”(hum7877), “신라호텔 전 직원 복장을 한복으로 하는 건 어떨까요”(bongjeong) 등의 의견이 누리꾼들의 찬사를 받았다.

관계부처 장관도 입을 열었다. 정병국 문화부 장관은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이번 사태에 대해 “취할 수 있는 모든 조처를 해 엄중히 처리하겠다”고 말했다.
정 장관은 이어 “특급호텔에서 한식당이 없어지는 추세에 심각성을 느끼고 있다”며 “평가기준에서 한식당 유무에 대한 배점 기준을 높이고, 정부 지원을 해서라도 특급호텔에서 한식을 즐길 수 있도록 정책을 펼 것”이라고 답했다. 정 장관은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호텔신라에 당장 정부 차원의 제재를 할 수 있는 건 아니지만, 앞으로 호텔 평가 배점 기준 변경 등 정부가 할 수 있는 노력을 다해 특급호텔에서 전통문화가 존중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우위영 민주노동당 대변인은 논평을 내어 “사과는 말로 하는 게 아니다”라며 “(호텔신라는) 한국을 대표하는 서비스 기업의 품위를 살려 자위대 기념식, 기모노파티부터 거부하는 행동으로 표현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2004년 신라호텔에서 자위대 창설 50주년 기념식이 열린 것 등을 겨냥한 것이다.

이번 일을 역발상 마케팅으로 활용하는 외식업체들도 늘고 있다. 한식당프랜차이즈인 불고기브라더스는 한복을 입고 온 고객에게 일품요리를 무료로 제공하는 이벤트를 마련했다고 이날 밝혔다. 이달 말까지 한복을 입고 전국 27개 매장 중 한곳에 오면 육회, 소고기 냉채 등 5가지 일품 메뉴 중 하나를 공짜로 먹을 수 있다.
또 상계동, 역삼동, 여의도 등 서울시내 7개 직영매장을 운영중인 한식당 ‘강강술래’는 5월 말까지 전통 한복을 입고 오는 고객들에게 2만9000원짜리 한우 육회를 반값에 제공하거나 3만원 상당의 와인을 공짜로 선물한다. 불고기브라더스 이재우 사장은 “이번 한복 사랑 프로모션은 한복에 대한 인식을 바꾸고, 우리 전통문화에 대한 편견을 없애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여론조사로 본 판세

● COREA 2011. 4. 26. 15:15 Posted by Zig

▶분당을 선거구에서 접전을 벌이고 있는 강재섭 후보(왼쪽)와 손학규 후보.


일주일 남은 4.27 재보선

4.27 재보선의 최대 승부처인 경기도 성남시 분당을에선 여전히 강재섭 한나라당 후보와 손학규 민주당 후보가 오차범위 안에서 혼전을 벌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겨레>가 여론조사기관인 ‘더피플’에 의뢰해 지난 15~16일 벌인 전화자동응답(ARS) 여론조사 결과, 강재섭 후보가 43.0%, 손학규 후보는 38.8%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지난 8~9일 조사에 견줘 강 후보는 0.3%포인트(43.3%→43.0%) 하락했고, 손 후보는 0.9%포인트(37.9%→38.8%) 상승했으나 여전히 오차범위(95% 신뢰수준, ±3.1%포인트) 안의 격차였다.
김해을 선거전에선 야당 단일후보로 선출된 이봉수 국민참여당 후보가 46.8%를 얻어 38.9%를 기록한 김태호 한나라당 후보를 7.9%포인트 앞섰다. 야권 단일후보 확정 이전인 8~9일 조사에서 5.5%포인트(이봉수 40.7%, 김태호 35.2%) 차로 앞섰던 이 후보는 일주일 사이에 6.1%포인트 상승한 반면 김 후보는 3.7%포인트 상승해 두 후보의 격차가 좀더 벌어진 것이다.
강원도지사 선거전에서는 엄기영 한나라당 후보가 45.5%의 지지를 얻어, 33.7%를 얻은 최문순 민주당 후보를 11.8%포인트 차로 여전히 앞섰다.

■ 경기 성남 분당을 국회의원 보궐설거
어느 한쪽의 우세를 장담하기 어려운 혼전이 이어지고 있다. 한나라당은 당 대 당 대결 구도를 굳히려 애쓰고 있다.
안상수 대표는 17일 기자간담회에서 “이번 재보선이 몇몇 정치인의 대권 야망을 채우기 위해 악용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한나라당 지지층에게 ‘손 후보가 되면 다음 대선에서 위협적인 존재가 될 수 있다’는 위기감을 환기하려는 발언이다.
손학규 후보 쪽은 민주당을 앞세우기보다 유권자들과의 1대 1 접촉을 늘리는 한편 투표율 끌어올리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손 후보는 17일 분당 오리역 광장 앞에서 열린 투표참여 캠페인에 나와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직접 율동을 선보이며 투표 참여를 호소하는 등 현장행보를 계속하고 있다. 손 후보의 한 참모는 “후보가 홀로 현장을 누비는 전략을 끝까지 유지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민주당 소속 의원들은 소규모 간담회 등을 열며 조용한 선거운동을 펼치고 있다.

■ 경남 김해을 국회의원 보궐선거
 이봉수 국민참여당 후보가 김태호 한나라당 후보를1주일 전 조사(4월8~9일) 때의 5.5%포인트보다 격차를 더 벌렸다. ‘야권 단일후보’ 효과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한나라당은 ‘박빙 열세’로 보고 있다. 안상수 대표는 “점점 상황이 나아지고 있어 추월이 임박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나라당은 ‘야성’이 강한 이 지역 정서를 고려해 김태호 후보의 ‘개인기’에 기대를 걸고 있다.
천호선 참여당 선대위 대변인은 “여론조사에서는 이봉수 후보가 5~10%포인트 정도 앞서고 있지만, 재보선 투표율이 낮은 점을 감안하면 박빙의 승부가 될 것”이라며 “퇴근길 교통이 혼잡하기 때문에 ‘출근 전 투표 캠페인’을 대대적으로 벌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동영 민주당 최고위원, 이정희 민주노동당 대표 등은 17일 김해에서 ‘야권 단일후보 이봉수’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다.

■ 강원도지사 보궐선거
엄기영 한나라당 후보의 우세가 이어지고 있다. 이번 조사에선 엄 후보와 민주당 최문순 후보의 격차가 11.8%포인트로, 지난주 격차(13.6%포인트)보다 미세하게 줄어들긴 했다.
연령별로는 20~30대에선 최 후보가 3~6%포인트 앞섰지만, 60대 이상에선 42%포인트 차이로 엄 후보가 독주하는 양상도 지난주(8~9일) 조사와 비슷하다. 아직 선거 판세에 큰 변화가 오지 않았다는 얘기다.
한나라당에선 낙관론이 조심스레 번지고 있다. 한 고위 당직자는 “막판 변수만 없으면 이길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하지만 한나라당은 지난해 강원도지사 선거 때 여론조사에서 한참 이기고도 실제 선거에서 패한 악몽을 잊지 않고 있다.
민주당은 최 후보가 ‘백중열세’지만 상승세를 타고 있다고 판단하며, 역전이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최 후보가 초반 인지도 격차를 극복하면서 나아지고 있다는 게 민주당 주장이다.
이번 분당을·김해을·강원도 여론조사는 각각 19살 이상 남녀 1022명, 1031명, 1150명을 대상으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