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오후 대전 유성구 국립대전현충원에서 열린 동부전선 GOP(일반전초) 총기난사 사건 희생 장병 합동안장식에서 한 유족이 영정에 입맞춤하고 있다.

요리사 김 중사·백과사전 진 병장… “모두 잊지 않을게”

“소초원에게 요리를 해줄 만큼 자상했던 김영훈 중사와 뭘 물어보던 다 대답해주던 똑똑한 진우찬 병장, 마지막 작별인사도 하지 못해 미안하고 미안하다.”
28일 오전 경기도 성남시 율동 국군수도병원 의무사 연병장에서 엄수된 동부전선 GOP(일반전초) 총기난사 희생장병 합동영결식에서 고인들과 같은 소대에서 동고동락한 이준 중사가 조사를 읽어내려가자 곳곳에서 흐느낌이 새어나왔다.
이 중사는 “웃음 많고 자상한 이범한 병장, 궂은 일을 도맡아 하던 최대한 상병, 예의 바르고 의협심 강한 김경호 상병 모두 영원히 잊지 않을게”라고 전우들을 떠올리며 북받치는 감정에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고 유족들은 참았던 눈물을 쏟아냈다.
 
사고 다음날부터 이곳을 지키느라 미처 구두를 준비 못 해 검은색 정장에 운동화 차림으로 이날 오전 8시 영결식장에 들어선 유족들은 고인에 대한 경례, 약력 보고, 추도사 등 영결식이 진행되는 동안 손수건으로 눈물을 찍어내며 슬픔을 참아냈다.
그러나 이 중사의 조사에 이어 헌화할 때에는 아들의 영전에 꽃을 바쳐야 하는 현실을 감당할 수 없는 듯 제단에 고개를 묻고 아들의 이름을 부르며 오열했다.
김 중사의 할머니는 밝게 웃는 손자의 얼굴을 쓰다듬으려고 닿지 않는 영정을 향해 몇 번이고 손을 뻗다가 결국 부축을 받아 자리로 돌아왔다.
할머니는 위패와 영정을 앞세운 장병들이 손자의 시신을 운구차로 옮길 때에는 “영훈아 어디가느냐”며 통곡하다가 쓰러져 주변을 안타깝게 했다.
 
이 모습을 지켜보던 김관진 국방부 장관과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의원, 동료 장병들도 흰 장갑을 낀 손으로 연신 눈가를 닦았다.
영결식이 끝나자 운구행렬은 헌병 오토바이 8대의 에스코트를 받으며 조용히 수도병원을 빠져나갔다.
육군 제22보병사단은 이날 영결식에 이어 오전 10시 성남화장장에서 시신을 화장하고 오후 3시 국립대전현충원에서 안장식을 가질 예정이다.


우크라이나 대통령궁에서 가리모프 대통령과 의장대를 사열하는 박근혜 대통령.

박대통령 6.4민심과 거꾸로가는 국정운영
‘문창극 파문’등 측근·강경보수 임명 강행

박근혜 대통령이 우즈베키스탄 등 중앙아시아 3개국에 대한 ‘자원 외교’를 위해 출국한 16일은 공교롭게도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지 꼭 두달째 되는 날이었다. 순방을 앞둔 청와대 내부 분위기는 무겁고 어수선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국익을 위한 순방이라지만, 세월호 참사 수습이 끝나지 않아 여론이 좋지 않은 것 같다. 인사 문제도 툭 던져놓고 떠나는 게, 오만하게 비칠 수 있어 걱정”이라고 우려했다. 
‘문창극 파문’으로 걱정은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실제 세월호 참사 이후 두달간 박 대통령이 한 일을 돌아보면 초라하기만 하다. 사고 수습 및 대책 마련, 사회 시스템에 대한 근본적인 진단과 처방 등 무엇하나 뚜렷하게 진행된 게 없다. ‘국가개조’라는 1970년대식 구호만 요란할 뿐, ‘독선’과 ‘불통’이 오히려 심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게 최근 잇따른 박 대통령의 인사다. 박 대통령은 참사 발생 한달 남짓인 지난달 19일 담화에서 대국민 사과를 하며 “하나로 단합해 앞으로 나아가자”고 호소했다. 하지만 박 대통령이 최근 ‘인적 쇄신’이라며 내놓은 인선안을 보면, 사회통합이나 국민적 단합과는 거리가 먼, 오히려 화합을 깨뜨리는 ‘측근’과 ‘강경 보수’ 인사들로 전진배치했다.
여당 내부에서조차 사퇴를 촉구하는 인사를 국무총리 후보자로 고집스럽게 밀어붙이고 있고, 교육감 선거를 통해 드러난 민심과는 정반대의 수구적 인사들을 교육부 장관과 교육문화수석에 발탁한 게 대표적이다. 부실한 인사검증과 그간의 국정기조 잘못에 대한 책임론에 직면한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을 끝까지 유임시킨 것 역시 같은 맥락이다. 반면 세월호 참사 수습 및 원인 규명 등에 대한 진척은 여전히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국회의 세월호 국정조사는 제자리걸음이고, 정부의 무능과 책임회피 문제에 대한 진상 규명 문제 역시 오리무중이다.
 
이런 이유로 정치권 안팎에선 세월호 참사 이후 두달 동안 박 대통령과 청와대가 한 일이라는 게 ‘떠넘기기’와 ‘시선 돌리기’뿐이라는 혹평이 나온다. 박 대통령은 지금껏 도피 중인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의 검거 문제를 네번씩이나 공개적인 자리에서 언급해, 검경은 물론 군까지 나서게 하는 등 ‘이슈 몰이’에 나섰다. 그러는 사이 구조 과정에서 제기된 정부 기관들의 무능과 미숙한 대처에 대한 책임 문제는 사그라지고 있다.
박 대통령은 또 공직사회 개혁을 명분으로 한 ‘인적 쇄신’ 문제 역시, 극보수 인사들의 발탁을 통해 국정기조 변화의 계기가 아닌 ‘이념 대결’과 ‘여야 대결’ 문제로 치환해버렸다. 불리한 사안이 벌어질 때마다 주류 보수세력들이 흔히 써온 전략이다. 국가정보원의 대선개입 사건을, 정상회담 대화록을 공개해 노무현 전 대통령의 북방한계선(NLL) 포기 발언 논란으로 덮었던 것과 유사하다. 박 대통령은 또 세월호 참사 이후 공안검사 출신들을 잇따라 중용하고, 박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한 교사들에 대한 징계 추진, 촛불집회 엄중 단속 등을 통해 비판 세력과 각을 세우고 있다. 지난 11일엔 ‘갈등 중재’의 시금석으로 꼽히는 밀양 송전탑 건설 문제와 관련해, 건설 예정지에 대한 강제집행에 나서기도 했다.
 
새누리당의 한 초선 의원은 “세월호 이전과 이후가 달라진 게 없다. 관료한테 ‘끼리끼리’ 하지 말라면서, 인사는 ‘끼리끼리’ 했다. 청와대에 국민들의 화를 키우지 말고 실수는 과감하게 인정하고 수정하는 게 박수 받는 길이라고 수없이 이야기해도 안 바뀐다. 답답하다”고 말했다.
< 석진환 조혜정 기자 >


정쟁 답답‥ 1분1초 다급하다

● COREA 2014. 6. 23. 19:09 Posted by SisaHan
세월호 참사 두달 진도현장 좌담 “구조 최우선, 현장봐야”

세월호에는 아직 찾지 못한 12명의 실종자가 남아 있다.
세월호 참사 두달째가 다 된 지난 14일 진도군청에서 남경원(45) 실종자 가족대표, 실종자 가족 법률대리인 배의철(37) 변호사, 두달간 현장에 함께한 장길환(50) 자원봉사팀장 그리고 안산을 지역구로 둔 김명연(새누리당)·부좌현(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모였다. 실종자 가족들은 국정조사가 시작이후 여지껏 기관보고 일정도 못 잡는 여야를 두고 “현장 예비조사도 이뤄지지 않았는데 국정조사가 충실히 될지 의문이다. 현장에 와 보면 무엇부터 해야 할지 분명히 보일 것”이라며 답해했다.

■ 사회: 세월호 참사 발생 두달이다.
 
■ 남경원 진도 실종자 가족대표: 무슨 정신이 있겠나. 매일 링거를 맞고, 어떤 분은 수술을 받아야 하는데 구조 소식 기다리느라 못 받는 상황이다. 악으로 깡으로 버티고 있다. 아직 12명의 실종자가 남아 있는 것도 기가 막힌 노릇이다.
 
■ 장길환 자원봉사팀장: 가족들 건강이 중요한데 대부분 탈진 상태다. 지난 8일 이후 (실종자가) 안 나오니 더 긴장돼 보인다. 가족들 얼굴만 봐도 아픔을 헤아릴 수 있다. “유실은 되지 않았을까”, “영영 구하지 못하는 것 아니냐” 하는.
 
■ 사회: 두달 동안 정부와 국회에 화도 나고 답답하셨을 텐데.
 
■ 가족대표: 마지막 한명까지 구해야 한다는 데 정부도 생각이 다르지 않을 것이다. 문제는 대처방안이 미흡하다는 것이다. 차선책이라는 게 있다. 정부는 차선책에 미흡하다. 오히려 가족들이 주도를 해야 하는 상황이 유감이다. 이제야 이주영 해수부 장관이 중심 잡고 있지만 그전까지 누구 하나 책임질 수 있는 컨트롤타워가 없었다. 아직도 차후의 계획, 이런 게 없다.

■ 사회: 국회는 제구실을 하고 있는가?

■ 가족대표: 국정조사특위(특위)에서 현장에 상주하는 분들은 지금 열심히 하고 계신다. 안타까운 건 진상조사 열심히 해보자고 해놓고, 여의도에서 정당간 이익 문제로 화합이 안 되는 현실이다.

■ 배의철 변호사: 국정조사특위와 가족대책위(대책위)가 발표한 공동선언문에는 “해답은 현장에 있다”는 말이 있다. 하지만 여의도는 여전히 현장에 기초하지 않은 판단을 하고 있다. 국정조사 기관보고 일정 갈등을 예로 들면, 현장에서 예비조사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는데 바로 기관보고를 한다면 충실하게 이뤄지겠는가? 정략적 판단이다. 국민의 대표이면 먼저 아파하는 사람들과 고락을 나누고, 해결책을 먼저 제시해야 하지 않나. 매번 가족이 먼저 나서서 정치권을 견인해야 하나.

■ 사회: 여야 의원들이 체육관에서 먹고 자고 한 게 일주일이 다 되어간다.

■ 김명연 의원: 가족분들이 실종자 숫자가 줄어들면서 굉장히 불안해하시고 있다. 옆에서 안심시키는 역할이 제일 중요하다. 그리고, 이분들이 할 수 없는 일들을 스스로 찾아서 옆에서 보조해주는 것이다. 여야 의원들이 가족들 옆에 있으니까, 정부도 더 긴장하고 문제를 서둘러 해결하려 한다.

■ 부좌현 의원: 피해 지역인 안산 두 의원이 현장을 지키는 게 정치인으로 당연한 일이라 생각한다. 문제는 여전히 정부 구조작업 기획과 추진력이 부족한 것이다. 장마·태풍 오면 수습 불가능한 시기가 온다.

■ 배 변호사: 가족들이 항상 들어야 했던 말이 “어렵다. 안 된다”였다. 가족들이 듣고 싶은 것은 “된다. 할 수 있다. 해보겠다”라는 말이다. 결국 가족들이 대안을 내야 하는 상황까지 온다. 이런 상황이 반복됐는데 의원들이 수색구조 회의에 참석하면서 정부와 해경의 태도도 전향적으로 바뀌어가고 있다.

■ 가족대표: 사실 (의원들에게) 별 기대 없었는데 기대 이상 활동해주고 있다. 하루 일정 끝나면 실종자 가족들에게 다가와 소주 한잔 같이 하는 것도 우리에게 의미가 있다. 저희 넋두리를 들어준다. 의원들이 상주하지 않을 때는 가족들은 발만 동동 구르고 우왕좌왕했다. 

■ 사회: 세월호 국정조사, 특별법 등 국회에서 해야 할 일이 많다.

■ 부: 실종자 구조가 가장 시급하다. 대한민국 모든 역량을 총동원해 구조 대안을 찾아야 한다. 그러는 동안 국정조사 준비를 하면 될 것이다. 필요하면 수색작업에 방해되지 않는 범위에서 특위 위원들 모두 팽목항에 와 특위를 가동할 수도 있다.

■ 김 의원: 가족들 트라우마 문제, 잠수사들 피로 문제에 적극적으로 대처해야 한다. 6월 말까지 수색에 모든 힘을 쏟아부어야 하는데 특위가 지장을 줘서는 안된다. 다 찾고나서 빨리 극복하고 일상으로 돌아가려면 특별법의 여러사업을 해야 한다. 엄청난 재원이 필요한데, 타이밍을 놓치면 내년 예산에 반영 안 되니까 빨리 해야 한다.

■ 가족대표: 불안한 건 진상조사, 기관보고 때문에 이제서야 팀워크를 맞춰가는 이주영 장관이나 해경청장이 불려 올라가는 것이다. 12명을 찾아야 하는데 우리는 1분1초가 다급하다. 빨리 아이들을 구해야 하는데….

■ 사회: 여야 모두 세월호 이전과 이후 사회는 달라져야 한다고 한다.

■ 배 변호사: 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들어야 한다는 우리 목표는 동일하다. 현재 여의도의 현장 상황과 동떨어진 정쟁은 고질적인 우리 정치의 단면이란 생각이 든다. 진도 국정조사 상황실에서 여야 의원들과 가족이 머리를 맞대는 것처럼, 정부·정치권·국민들이 모두 머리 맞대고 해결책을 찾아야 하지 않나.

■ 자원봉사팀장: 아이들이 살아 있는데 늑장대응 했던 것이 지금도 안타깝다. 수많은 생존자를 구출 못한 정부는 각성해야 한다.

■ 가족대표: 요즘은 사회로 돌아가 국민 일원으로 흡수되어 다시 살 수 있을까 의문이 든다. 저희 가족들이 사회에 다시 안착할 수 있도록 끝까지 노력해 줬으면 한다. 정부 몫이다.
< 진도=이승준 기자 >

 

개조 대상자들이 개조를 어떻게?

● COREA 2014. 6. 17. 11:39 Posted by SisaHan

모습 드러낸 선장: 세월호 참사 후 첫 재판이 열린 10일 다른 선원 14명과 함께 모습을 드러낸 이준석 선장(69)이 법정으로 호송되고 있다.

“국가개조 외치는 저들 보면 끔찍… 하지말라!”

서울 여의도 새누리당사 4층에는 기자회견장이 있다. 8일 오후 전당대회 출마를 선언하는 김무성 의원의 목소리에는 힘이 있었다. 그는 “과거와 결별하겠다”고 했다. “적폐 청산을 위해 대통령의 국가개조 작업에 적극 동참하겠다”고도 했다.
 
김무성 의원은 노무현 전 대통령이 2007년 남북정상회담에서 북방한계선을 포기했다고 주장한 사람이다. 이른바 종북좌파의 집권은 안 된다는 게 그의 소신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나 문재인 의원을 종북이라고 하는 것을 보면 생각이 부족하거나 선거에 눈이 멀어 국익을 외면하는 가짜 보수인 것 같다. 전남방직 창업주였던 그의 선친은 1970년 한국경영자총협회를 만들어 초대 회장을 13년 동안 지냈다. 김무성 의원 자신은 내무부 차관, 집권여당 원내대표와 비대위원장을 지냈다. 기득권 세력의 일원이라는 얘기다. 그가 청산하겠다는 적폐는 도대체 누가 만든 것일까?
 
10일 출정식을 하는 서청원 의원은 박근혜 대통령과 의리로 엮인 사이다. 그가 2007년 한나라당 경선에서 박근혜 대통령을 지지한 이유는 “박근혜 후보는 2004년 당을 위기에서 구했다. 어려울 때 조직을 지켜준 사람이니 그에 대해 의리를 갚아야 한다”는 것이었다. 박근혜 대통령은 2011년 12월 서청원 의원의 청산회 송년모임에 “의리가 없으면 인간도 아니다”라는 메시지를 보내 화답했다. 서청원 의원은 정치자금법을 두 차례 어긴 전과자다. 2002년 한나라당 차떼기 사건, 2008년 친박연대 대표 시절 비례대표 공천헌금 사건으로 두 차례 감옥생활을 했다.
이인제 의원도 10일 새누리당 혁신 방안을 발표한다. 그는 1988년 통일민주당에서 출발해 지금까지 수많은 정당을 넘나들었다. 새누리당은 그에게 열세번째 당적이다.
새누리당 대표는 당원들이 알아서 뽑으면 될 일이다. 문제는 이들이 모두 박근혜 대통령과 함께 국가개조를 하겠다고 달려들고 있다는 것이다. 정당 대표는 국회의 입법에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 기득권 세력의 일원인 가짜 보수나, 대통령과 의리로 통하는 정치자금법 전과자, 최다 철새 기록 보유자가 국가개조를 한다고 생각하면 좀 끔찍하다.
 
새누리당 실세 당직자들도 국가개조에 적극적이다. 지방선거 다음날 이완구 원내대표의 표정은 자신만만했다. 그는 선거 결과를 “박근혜 대통령에게 다시 한번 국가 대개조라는 책무를 이루라는 기회를 주신 것”이라고 해석했다. 그는 경찰 출신의 야심가형 정치인이다. 윤상현 사무총장도 당당했다. 그는 “새로운 대한민국, 정말로 안전하고 부패 없는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 혼연의, 최대한의 노력을 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전두환 전 대통령의 사위였고 지금은 재벌가의 사위다. 야심 하나는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다.
청와대 사람들은 국가개조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 것일까? 여권 인사들의 말을 종합하면 별다른 생각이 없는 것 같다. 박근혜 대통령 혼자 보고받고 결정하고 지시할 뿐 나머지는 묵묵히 지시를 따르는 사람들이라는 것이다. 김기춘 비서실장도 마찬가지라고 한다. 낙점받은 문창극 총리 후보자나 신임 윤두현 홍보수석도 비슷한 스타일이다. 이재만 총무비서관, 정호성 1부속실장, 안봉근 2부속실장은 여전히 박근혜 대통령의 중요한 메시지 창구다. 이런 청와대가 국가개조를 할 수 있을까? 없다.
 
결국 국가개조를 추진한다면 박근혜 대통령이 해야 한다. 할 수 있을까? 못 한다. 개조는 “고쳐서 새로 만든다”는 뜻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20대에 아버지에게 국정을 배웠다. 당시 국가의 크기는 지금과 비교할 수 없이 작았고 단순했다. 박정희 정권은 국민교육헌장과 유신헌법으로 국가개조, 국민개조를 시도했지만 그나마 성공하지 못했다. 2014년의 대한민국을 개조하려면 고도의 통찰력과 경륜을 갖춘 리더와 집단이 필요할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 자신은 그런 통찰력과 경륜을 갖춘 것 같지 않다. 그런 사람들을 청와대나 행정부에 기용하려고 하지도 않는다.그래서 못 한다.
박근혜 대통령에게 과연 국가개조 자격이 있는지도 의문이다. 세월호 참사는 근본적으로 사람보다 돈을 더 숭배하는 가치관의 소산이다. 박근혜 대통령의 정체성은 박정희 와 이명박에 뿌리를 두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국가개조를 외치는 것은 부실공사로 건물을 무너뜨린 건축주의 딸이 그 건물을 다시 짓겠다고 고집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현 집권세력은 쿠데타, 독재, 비리, 정경유착 등 온갖 불법을 저지른 사람들의 후예다. 개조의 주체가 아니라 개조의 대상이다.
 
그래서다. 제발 부탁이니 국가개조 하지 말라. 국가는 개조의 대상이 아니다. 그 누구도 국가를 개조할 수 있는 권한을 국민들로부터 위임받지 않았다. 개조해야 할 것은 탐욕과 무지로 가득 찬 기득권 세력의 머릿속이다. 권력을 장악한 사람들과 이른바 사회지도층이라는 사람들이 국민을 두려워하고 법과 원칙만 지켰어도 세월호 참사는 일어나지 않았다. 지금 누가 누구를 개조하겠다는 것인가.
< 성한용 선임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