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1시54분 서부지법 도착…구속영장심사 출석

서부지법 구속 전 피의자 심문 출석
“당당한 대응 좋을 듯” 변호인단 뜻 수렴한 듯
“주변인 구속 안타까워 해…직접 설명해 명예회복”

 

 

 
‘내란 우두머리 피의자’ 윤석열 대통령이 공조수사본부에 체포된 뒤 15일 오전 경기 과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들어가고 있다. 이종근 기자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윤석열 대통령이 18일 오후 서울서부지법에서 열리는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했다. 

 

윤 대통령 변호인단 공보를 맡은 윤갑근 변호사는 이날 언론 공지를 통해 “대통령이 오후 2시 구속 전 심문에 출석한다”라고 밝혔다. 

 

당초 윤 대통령 쪽은 ‘서울서부지법 영장 청구는 공수처의 관할 위반으로 불법’이라며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혀왔는데 돌연 입장을 바꾼 것이다. 윤 변호사는 그 배경으로 “법정에 직접 출석하여 당당하게 대응하는 게 좋다는 변호인들의 건의를 (윤 대통령이) 받아들여 출석하시기로 결심하셨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특히 대통령의 명을 받아 계엄업무를 수행하거나 질서유지 업무를 수행한 장관, 사령관 등 장군들, 경찰청장 등이 구속된 것을 너무 안타깝게 생각하시고, 법정과 헌법재판소에서 비상계엄의 정당성과 내란죄가 성립되지 않는다는 것을 직접 설명해 명예를 회복시켜야 한다는 마음에서 출석하기로 했다”라고 덧붙였다.

 

이날 오후 2시 서울서부지법에서는 차은경 영장당직 부장판사의 심리로 윤 대통령에 대한 구속영장실질심사가 열린다.  < 정혜민 기자 >

 

윤석열, 이르면 오늘 밤 구속 여부 결정

영장 발부되면 구속수사 받는 첫 현직 대통령
기각 되면 대통령 수사 부당함 더 강조할 듯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체포된 윤석열 대통령의 구속 여부가 이르면 18일 밤 결정된다. 구속 영장이 발부되면 윤 대통령은 헌정사 최초로 현직 대통령 신분으로 구속 수사를 받게 된다.

 

윤 대통령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은 이날 오후 2시 서울서부지법에서 차은경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다. 윤 대통령이 출석하지 않는 대신 변호인단이 법정에 나와 구속의 부당함을 주장할 방침이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서는 부장검사를 포함해 검사 6∼7명이 참석하고, 윤 대통령 쪽에서는 김홍일·윤갑근 변호사 등이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공수처는 지난 17일 내란 우두머리와 직권남용 혐의를 적용해 윤 대통령의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공수처는 구속영장에 윤 대통령을 ‘확신범’이라고 언급하며 “윤 대통령이 2차 계엄을 계획한 게 사실인지를 명확히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적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수처 관계자는 기자들을 만나 “대통령 구속영장에 범죄의 중대성과 재범의 위험성 등을 기재했다”고 설명한 바 있다.

 

윤 대통령 쪽은 영장실질심사에서 현직 대통령으로서 증거인멸이나 도주우려가 없다는 점을 들어 공수처의 주장에 반박할 방침이다.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이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방어권 보장을 위해서라도 구속영장 기각이 절실하다는 주장도 펼칠 것으로 전망된다.

 

윤 대통령은 구속되더라도 ‘조사 거부’를 고수할 것으로 보인다. 여전히 윤 대통령 쪽은 공수처의 내란죄 조사가 불법이고 발부된 영장도 무효·위법하다고 주장하고 있어서다. 이 때문에 윤 대통령이 구속된 이후에는 공수처는 ‘강제구인’ ‘옥중방문’ 두 가지 방법으로 윤 대통령을 조사할 것으로 전망된다.

 

법원이 구속 영장을 기각한다면 윤 대통령은 한남동 관저로 돌아가 지지자들을 결집하고 계엄 사태 수사와 탄핵소추가 부당하다는 주장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 채윤태 기자 >

 

공수처 “2차 계엄 계획 추가수사 위해 윤석열 구속 필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한 17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법에 취재포토라인이 설치돼 있다. 김태형 기자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윤석열 대통령이 2차 비상계엄을 계획했는지를 수사하기 위해 구속이 필요하다고 주장한 것으로 확인됐다.

 

18일 한겨레 취재 결과를 종합하면 공수처는 구속영장에 “윤 대통령이 2차 계엄을 계획한 게 사실인지를 명확히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적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검찰에 구속된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의 공소장을 보면, 지난해 12월4일 새벽 1시3분께 국회 의결로 ‘12·3 비상계엄’이 해제된 뒤에도 윤 대통령은 “2, 3차 계엄령을 선포하면 된다”라고 이진우 수도방위사령관에게 국회 장악을 계속할 것을 지시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따라 윤 대통령이 국회에서 계엄해제 요구안이 가결된 이후에도 추가 계엄을 계획했는지 구속 뒤 추가 수사가 필요하다는 게 공수처 주장이다.

 

이밖에도 공수처는 구속영장에 윤 대통령이 비상계엄 당시 발포 명령을 내린 정황이 있다고 밝혔으며, 이번 비상계엄이 국민의 일상을 파괴하고 국가에 대한 신뢰를 잃어버리게 한 중대한 범죄행위라는 점을 강조했다고 한다.

 

윤 대통령은 지난 15일 공수처에 체포된 이후 이뤄진 조사에서 줄곧 진술거부권을 행사했다. 공수처의 수사가 위법이라는 이유에서다. 윤 대통령은 18일 오후 2시 서울서부지법 차은경 영장당직 부장판사의 심리로 진행되는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에도 출석하지 않을 예정이다. 대신 변호인단이 법정에 나와 구속의 부당함을 주장할 방침이다.

 

윤 대통령 쪽은 영장실질심사에서 현직 대통령으로서 증거인멸이나 도주우려가 없다는 점을 들어 공수처의 주장에 반박할 방침이다.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이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방어권 보장을 위해서라도 구속영장 기각이 절실하다는 주장도 펼칠 것으로 전망된다. < 배지현 기자 > 

 

“역시 오실 줄 알았거든”…윤석열 출석 소식에 지지자들 격앙

서부지법 주변 긴장감 고조... 경찰, 강제해산 조처 이어가

 

 
 
윤석열 대통령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이 예정된 18일 오전 윤대통령 지지자들이 서울서부지법 주변에 모여 구호를 외치고 있다. 정봉비 기자.

 

“내가 진짜 오실줄 알았거든.”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체포된 윤석열 대통령이 직접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한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서부지법 주변은 한층 격앙된 표정의 지지자들과 경계를 강화하는 경찰로 긴장감이 고조되기 시작했다.

 

18일 오전 윤대통령이 이날 오후로 예정된 영장실질심사에 직접 나와 혐의를 소명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서부지법 주변 곳곳에 모여있던 지지자들은 서로에게 소식을 전하며 흥분하기 시작했다. 한 지지자는 “여기로 사람들이 다 모여야 된다”며 발을 굴렀다. 또다른 지지자는 “출석을 3시간 딱 남겨놓고 말하는 게 전략이 보통이 아니”라며 “박정희 이후 나올 수 없는 인물”이라며 윤 대통령을 추켜세웠다.

 

이날 오전 11시께 윤 대통령 변호인단 공보를 맡은 윤갑근 변호사는 언론 공지를 통해 “대통령이 구속 전 심문에 출석한다”고 밝혔다. 이날 영장실질심사는 서울서부지법 차은경 영장당직 부장판사 심리로 오후 2시부터 열린다.

 

윤대통령 출석 소식에 그간 윤대통령 쪽이 주장해 온 부정선거나, 사법부에 대한 불신을 강조하는 목소리에도 힘이 실렸다. 지지자들은 “부정선거 검증하라”, “불법체포 위조공문” 등의 구호를 외치며 태극기와 성조기를 한층 거세게 흔들었다. 서부지법 주변을 통제하고 있는 경찰을 향해서도 “시위를 왜 방해하느냐” “(서부지법을) 열어라”라고 외치며 반발 강도를 높였다.

 

윤대통령 지지자들은 윤대통령 체포 이튿날인 16일 저녁부터 서부지법에 몰려들기 시작했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서부지법 영장 청구가 유력해진 전날부터는 영장 청구를 막아야 한다며 지지자 200여명이 모여 한층 세를 불렸다. 18일 오전 현재 윤 대통령 지지자들은 법원 주변 공원이나 버스정류장 등에 모여 집회를 이어가고 있다. 집회및시위에관한 법률에 따라 법원 앞 100미터 이내에선 기자회견이나 1인 시위 이외의 집회는 금지된다.

 

경찰은 서부지법 주변 경계를 강화하며 법원 앞에서 집회를 벌이는 이들에 대한 강제해산 조처를 이어가고 있다. 이 과정에서 이날 오전 9시께 경찰을 폭행하며 저항한 남성 1명이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현행범 체포됐다. 전날 20대 남성 ㄱ씨도 서부지법 철문을 닫으려는 법원 직원을 막아선 혐의(업무방해)로 경찰에 붙잡혔다.  < 한겨레 정봉비  김가윤 기자 >

정진호 교수 초청, 2월10일 오후7시30분

‘남북한 산업으로 보는 통일선교의 미래전망

                 울독 아리랑동해안 12도시 이야기’ 주제로

 

 

한동해포럼 회장인 정진호 교수(포스텍 철강에너지소재 대학원, 전 평양과기대 설립 부총장)가 다음 달 캐나다를 방문, 한반도 평화통일 세미나를 연다.

 

정진호 교수는 캐나다 동북아 교육문화협력재단(이사장 한석현 본 한인교회 원로목사)과 하나드림이 오는 2월10일(월) 오후 7시30분 본 한인교회 벧엘예배실에서 개최하는 한반도 평화통일 세미나에서 ‘남북한 산업으로 보는 통일선교의 미래전망- 울독 아리랑, 동해안 12도시 이야기’라는 주제로 강연할 예정이다.

 

‘울독 아리랑, 동해안 12도시 이야기’는 한동해포럼(One East Sea Forum)이 2023년 5월부터 울릉도와 독도, 즉 ‘울독’ 세미나를 이어가며 동해안의 12도시(島市), 즉 2도(島) 10시(市)를 집중적으로 탐구해 강의한 내용을 담아 만든 책으로, 정진호 교수와 김남일 경북문화관광공사 사장(전 포항 부시장, 환동해지역 본부장)과 김윤배 박사(한국해양과학기술원 울릉도 독도기지대장), 바다 사나이로 알려진 김인현 고려대 명예교수 등 전문가 11명이 공동 집필했다.

책은 특히 유라시아 대륙으로 달려가는 한반도 시대를 열어가기 위해 기획된 것으로, 울릉도 독도를 시작으로 남쪽 부산, 울산, 포항, 영덕, 강릉, 그리고 북으로는 원산, 함흥, 단천, 청진, 라선 등 동해안을 따라가며 그 도시들의 역사적 배경과 산업, 관광자원과 미래 비전까지 풀어내 ‘울독’을 중심으로 장차 주변국과 함께 동해를 평화의 바다로 만들어가겠다는 포부와 비전을 담고 있다.

 

정 교수는 이번 세미나에서 한반도의 미래 먹거리 소재를 풍부하게 보유한 동해안 12도시 이야기와 함께 ‘통일선교’의 미래 전망에 대해서도 견해를 밝힐 예정이다.

 

캐나다 동북아 문화재단은 이번 세미나 개최와 관련, “남북관계가 언젠가는 호전되어 민족 통일을 향해 한마음으로 발걸음을 내딛게 될 때를 기다리면서 남북의 동해안시대에서 나아가 유라시아 진출의 미래를 그려보고, 아울러 통일시대의 선교 미래상에 대해서도 함께 모색해보는 뜻깊은 세미나가 될 것”이라며 관심있는 많은 동포와 성도들의 참석을 당부했다. < 문의: neafoundation@gmail.com >

공수처 체포 시도시 무력 사용 검토도 지시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2차 체포영장 집행이 임박한 13일 오후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구역에서 한 경호요원이 K-1 소총을 휴대한 채 걸어가고 있다. 더팩트 제공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체포된 윤석열 대통령이 2차 체포 시도를 앞두고 대통령경호처 간부들에게 ‘대외적으로 위력을 과시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호처 현직 간부는 16일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체포 집행이 가까워지면서 한남동 관저 앞에 기관단총 등을 든 직원들의 모습이 노출된 것은 윤 대통령의 지시에 따른 것”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이 앞서 11일 김성훈 경호처 차장(처장 직무대리)·이광우 경호본부장을 비롯한 간부들과의 오찬에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체포 시도시 무력 사용을 검토하라’고 지시했을 뿐 아니라 외부에도 그런 모습을 내보이며 무력을 과시하라고 지시했다는 것이다. 수사기관과 경호처의 물리적 충돌 가능성이 제기된 상황에서 이런 위기감을 고조시켜 강제수사 시도를 막으려 한 시도로 풀이된다.

 

윤석열 대통령이 체포된 15일 서울 한남동 관저 앞. 김영원 기자 forever@hani.co.kr

 

이 간부는 “그 자리에서 이광우 본부장이 지시를 받고 직원들에게 총가방도 들고 다니고 위력을 내보이라고 지시했다고 한다. 브이아이피(VIP·윤 대통령)가 직접 지시했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실제로 윤 대통령의 체포가 임박한 13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에서 경호처 직원이 케이원(K-1) 기관단총으로 무장한 채 경계를 서는 모습이 포착됐다. 앞서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김성훈 차장이 △매스컴에 노출되게 순찰할 것 △전술복·헬멧 등 복장을 착용할 것 △실탄을 포함한 화기는 가방에 넣어 노출되지 않게 휴대할 것”을 지시했다고 했는데, 윤 대통령 본인의 의중이 실린 ‘과시 행위’임이 드러난 것이다.

 

일명 ‘김용현·김건희 라인’으로 불리는 이들 경호처 수뇌부가 직원들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체포가 예고된 15일 새벽 거듭 윽박과 읍소로 체포 방해를 강요한 사실도 드러났다. 당시 경호처 직원들은 일치된 반대 움직임은 없었지만 ‘한마음 한뜻’으로 공수처에 길을 내어줬다.

 

그날 새벽 김 차장은 국방부 장관 공관에서 대기하며 현장 출동을 거부하는 직원들에게 “갔다와서 보자”고 으르거나 “제발 좀 나와서 버스 뒤에라도 서있어 달라”고 말했다고 한다. 이 간부는 “윤 대통령의 눈에 띄는 현장에 출동이라도 해달라고 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후 김 차장이 상황실을 찾아 전 직원 출근을 지시하는 비상동보(조직에 속한 모든 사람의 휴대전화에 명령을 하달하는 시스템)를 명령하기도 했다. 그러나 해당 업무를 맡은 직원이 이를 거부했다고 한다. 이 직원은 비상동보 실행을 거부했다는 이유로 대기발령이 예고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간부는 “김 차장과 이 본부장의 체포영장 집행이 미뤄지면서 경호처 내부가 여전히 혼란스러운 상황이다. 만에 하나 (윤 대통령이나 김 차장 등이) 돌아올 수 있다는 공포도 갖고 있다”며 “다들 윤 대통령의 구속과 김 차장 등의 체포영장 집행만 기다리고 있다”고 전했다. < 한겨레 엄지원 기자 > 

 

김성훈 차장이 기획... 경호처를 사병으로 부리 듯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2024년 6월12일 카자흐스탄 아스타나 드라마극장에서 열린 ‘한-카자흐스탄 문화공연’에 참석해 공연을 관람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대통령경호처가 2023년 12월 윤석열 대통령의 생일에 창설 60주년 기념행사를 열고, 윤 대통령을 찬양하는 헌정곡을 합창했다. 기획관리실장이던 김성훈 경호처 차장(처장 직무대리)이 기획한 것으로 전해진다.

 

16일 한겨레 취재와 에스비에스(SBS) 보도를 종합하면, 경호처는 2023년 12월18일 대통령실 강당에서 창설 60주년 기념행사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경호처 직원들은 “84만5280분 귀한 시간들 오로지 국민만 생각한 당신”이라는 가사의 노래를 불렀다. ‘84만5280분’은 2022년 5월10일 윤 대통령이 취임한 날로부터 이날까지 587일이 지난 것을 의미한다. 이 노래는 유명 뮤지컬 ‘렌트’의 ‘시즌스 오브 러브’(Seasons Of Love)라는 노래를 개사한 것이다.

 

메들리로 이어진 다음 노래는 가수 권진원의 ‘해피 버스데이 투 유’(Happy Birthday To You) 가사를 바꾼 것으로 “새로운 대한민국 위해서 하늘이 우리에게 보내주신 대통령이 태어나신 뜻깊은 오늘을 우리 모두가 축하해”였다. 경호처 창설 기념일은 12월17일이고 윤 대통령의 생일은 12월18일인데, 경호처가 창설 60주년 행사를 사실상 윤 대통령 생일파티로 진행하면서 대통령에게 노골적으로 충성의 뜻을 보이는 헌정곡을 부른 것이다.

 

당시 경호처장이던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주관하고, 기획관리실장이었던 김 차장이 행사를 기획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호처 사정을 잘 아는 여권 관계자는 “김 차장은 사실상 대통령 부부의 집사 노릇을 했고, 황당한 일을 자주 벌여 직원들의 신뢰를 잃었다”고 말했다.

 

지난 15일 국회에서 열린 ‘윤석열 정부의 비상계엄 선포를 통한 내란 혐의 진상규명 국정조사 특별위원회’에서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023년 12월18일 어간에 경호처 창립 기념일인데 윤 대통령 생일과 비슷하다며 생일파티로 둔갑시켰다는 제보를 받았다”며 “경호 관련 유관기관을 모두 동원해서 소위 윤석열 3행시 선발대회, 생일 축하 노래 가사 바꿔 부르기, 경호처 합창 등이 있었고 해당 동영상도 있다고 본 의원이 확인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당시 사실관계를 따지는 윤 의원의 질문에 이진하 경호처 경비안전본부장은 “창설 기념일 행사를 했던 걸로 기억한다. 세부적인 사항은 제가 기억이(안 난다)…”라고 답변했다.    < 이승준 기자 >

 

경호처 ‘윤 찬양곡’에…원곡자 권진원 “이렇게 개사 되다니 당혹”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2024년 6월12일 카자흐스탄 아스타나 드라마극장에서 열린 ‘한-카자흐스탄 문화공연’에 참석해 공연을 관람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대통령경호처가 내란 우두머리 피의자 윤석열 대통령 생일에 기성곡을 개사해 만든 찬양곡을 합창했다는 보도가 나오자 원곡자가 “당혹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다.

 

가수 권진원씨는 17일 인스타그램에 에스비에스(SBS) 보도 화면을 갈무리한 사진과 함께 글을 올려 “장미꽃 한송이와 시집 한권의 선물만으로도 행복한 생일을 보낼 수 있는 연인들의 사랑 노래 ‘해피 버스데이 투 유’가 이렇게 개사 되다니 정말 당혹스럽다”고 밝혔다.

 

앞서 에스비에스 등은 대통령 경호처가 윤 대통령 생일인 2023년 12월18일 대통령실 강당에서 창설 60주년 기념행사를 열고 이 자리에서 “새로운 대한민국 위에서 하늘이 우리에게 보내주신 대통령이 태어나신 뜻깊은 오늘을 우리 모두가 축하해”라는 가사의 노래를 불렀다고 보도했다. 권진원씨의 노래 ‘해피 버스 데이 투유’의 가사를 바꿔 부른 것이었다. 경호처가 창설 60주년 행사를 사실상 윤 대통령 생일파티로 진행하면서 윤 대통령에게 노골적인 충성의 뜻을 보인 것이다.

 

가수 권진원 인스타그램 갈무리

 

경호처는 이 자리에서 유명 뮤지컬 ‘렌트’의 ‘시즌스 오브 러브’라는 노래를 개사해 ‘84만5280분 귀한 시간들 오로지 국민만 생각하는 당신’이라는 가사의 노래도 불렀다. 84만5280분은 윤 대통령이 2022년 5월10일 취임한 이후부터 이날까지 587일이 지난 것을 의미한다.

 

이런 내용의 이벤트를 기획한 것으로 알려진 김성훈 경호처 차장은 이날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비상계엄 특별수사단(특수단)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 출석하면서 취재진과 만나 “생일에 친구들이 축하 파티나 생일 축하노래를 안 해주나. 업무를 떠나 사람이 살아가는 세상”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인터넷 커뮤니티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는 경호처의 행태를 비판하는 누리꾼들의 글들이 잇따라 올라왔다. 한 누리꾼은 이날 엑스(X·옛 트위터)에 글을 올려 “내란수괴 윤석열이 전두환 박정희가 되고 싶었던 것 아니냐”며 “김정은도 부러웠던 것 같다”고 비꼬았다. 또 다른 누리꾼은 “윤 대통령을 찬양하는 노래를 경호처 행사에서 불렀다니 북녘의 한복판에서 살고 있는 건가 착각이 들 정도”라며 “순간 이거 가짜뉴스인가 싶었다”고 했다.  < 한겨레  심우삼 기자 >

 

“김성훈 차장, 윤석열 부부 생일에 경호처 직원 장기자랑 시켜”

 

 
김건희와 반려견들. 대통령실 제공
 

김성훈 대통령경호처 차장(경호차장 직무대리)이 김건희 여사의 환심을 사기 위해 경호처 직원들에게 관저에서 키우는 대통령 반려견 옷을 구입하게 하고 장기자랑을 시키는 등 업무와 무관한 일들을 하게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3일 문화방송(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김 차장이) 관저에서 키우는 반려견들 옷을 경호관들이 구입하게 했으며, 반려견 옷에다 관계기관 마크까지 새겨서 선물하기도 했다는 제보가 들어왔다”고 밝혔다. 김 차장은 야당에서 ‘김건희·김용현 라인’으로 지목한 대통령 경호처 내 ‘강경파’의 핵심 인물인데, 윤 대통령 부부가 키우는 반려견을 위해 경호처 마크가 새겨진 옷을 ‘상납’한 게 윤 대통령 부부의 환심을 산 계기가 됐다는 것이다.

 

윤 의원은 또 “윤 대통령 내외 휴가 기간 때 (김 차장이) 경호처 직원들을 무리하게 동원했다”며 “노래방 기계를 설치한다거나 폭죽놀이를 하는데 폭죽을 사 오라고 시킨다거나 이런 사사로운 일에도 경호관들을 동원했다는 제보들이 쏟아지고 있다”고도 했다. 그는 “가장 충격적이었던 건 (대통령 내외) 생일 같은 날에 직원들에게 일종의 장기 자랑을 시켰다고 한다”고 전했다.

 

김성훈 대통령 경호처 차장이 지난해 11월19일 오후 국회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군 골프장 이용 당시 경호 활동에 대한 질의에 답하고 있다. 연합
 

윤 의원은 이날 경호처 내부 직원이 보내온 문자메시지도 공개했다. 이 직원은 “경호처 직원들은 윤석열씨의 대통령으로서의 최소한의 자존감을 지키기 위해 현재 열악한 근무 여건하에서도 신의로서 참아내며 직업적 소명 의식을 가지고 여기까지 버텨왔다. 그러나 경호처 직원들에게 윤석열씨가 본인의 체포를 막기 위해 무기를 사용하라고 지시한 상황에 대해서 당신을 경호하고 있는 경호처 직원들에게 믿을 수 없는 큰 실망감을 안겨줬다”고 했다.

 

그러면서 “경호처 직원들뿐만 아니라 체포영장을 재집행하는 경찰들도 한 가정의 가장이자 누군가의 자랑스러운 아들과 딸이다. 대한민국의 국민의 생명을 지키는 것은 대통령의 의무이자 도리라고 알고 있다. 경호처는 피경호인에 대한 의무와 도리를 다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지금 윤석열씨의 눈과 귀를 막고 있는 경호처 강성 지휘부를 멀리하고 국민들의 울부짖음에 귀 기울여 달라”고 했다.

 

지난 7일 내란죄 피의자 윤석열 대통령의 체포영장을 재발부받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집행 계획 수립과 막바지 법리 검토를 진행하며 대통령 관저 재진입 시점을 고심하고 있는 가운데 12일 오후 서울 용산구 한남동 관저 주변이 적막한 모습이다. 신소영 기자

 

김성훈 경호차장 경찰 출석 후 바로 체포…각종 의혹 부인 

 
 
경찰, 김성훈 경호처 차장 소환 = 김성훈 대통령경호처 차장이 17일 오전 경찰 국가수사본부 특별수사단(특수단)에 출석하고 있다. 김 차장은 지난 3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와 경찰의 윤석열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 시도를 저지한 혐의를 받고 있다. 2025.1.17 
 

윤석열 대통령 체포 저지를 주도한 혐의(특수공무집행방해)를 받는 김성훈 대통령경호처 차장이 17일 경찰에 출석했다.

 

경호처 내 강경파로 꼽히는 김 차장은 앞서 3차례 경찰 국가수사본부 특별수사단 출석 요구에 불응해 체포영장이 발부됐다.

이날 오전 10시 3분께 서대문 국가수사본부 청사에 출석한 김 차장은 조사실에 들어선 직후 경찰에 체포됐다.

 

경찰은 지난 15일 2차 체포영장 집행 당시 김 전 차장을 체포할 방침이었지만, 윤 대통령 측의 요청으로 김 차장에 대한 영장을 일단 집행하지 않았다.

김 차장은 체포된 윤 대통령의 경호 업무를 마친 뒤 변호인과 함께 출석하겠다고 약속했으며, 이날에는 출석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차장은 이날 경찰 출석 전 취재진과 만나 8분간 변명성 발언을 쏟아냈다.

먼저 김 차장은 '어떤 점을 위주로 소명할 것이냐'는 질문에 "소임을 다하지 못한 사람으로서 드릴 말씀이 없다"고 답했다.

아울러 경호원들에게 무기 사용을 지시한 적 없다면서 경호원들은 무기를 상시 휴대한다고 덧붙였다.

 

'업무와 무관한 윤 대통령 생일 등에 경호처 직원을 동원한 적 있느냐'는 질문에 김 차장은 "동원한 적 없다"고 부인하면서도 경호처 창립 60주년을 겸해 경호처가 윤 대통령 생일 파티를 한 적이 있다고 했다.      < 연합 이동환 김현수 기자 >

 

김성훈 경호처 차장, 윤석열 체포 뒤 명령 거부 직원들 직무배제

 

 
 
12·3 내란사태를 수사하는 공조수사본부가 내란죄 피의자 윤석열 대통령의 2차 체포영장 집행을 시작한 15일 아침 경찰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인력이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로 진입을 시도하고 있다. 김영원 기자 
 

윤석열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을 저지하려 했던 김성훈 경호처 차장(처장 직무대리) 등이 자신의 지시를 따르지 않은 직원들을 직무배제한 사실이 16일 확인됐다. 윤 대통령이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체포되기 전인 지난 12~13일 대통령 경호처 직원들이 소총이나 ‘소총 가방’을 든 채 서울 한남동 대통령 관저를 순찰한 것은 윤 대통령의 지시였음도 드러났다.

 

‘김건희·김용현 라인’으로 지목된 김성훈 차장과 이광우 경호본부장은 과장급 2명 등 직원 여럿을 이날 대기발령했다. 윤 대통령의 서울구치소 경호를 담당하는 부장도 이날 현장에서 철수하며 직무배제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김 차장 등의 ‘앙갚음’으로 보인다. 김 차장은 윤 대통령 체포가 예고된 15일 새벽 국방부 장관 공관에서 대기하며 현장 출동을 거부하는 직원들에게 “갔다 와서 보자”고 으르거나 “제발 좀 나와서 버스 뒤에라도 서 있어달라”고 읍소했다고 한다. 이후 김 차장은 상황실을 찾아 전 직원 출근을 지시하는 비상동보(조직에 속한 모든 사람의 휴대전화에 명령을 하달하는 시스템)를 명령했다. 그러나 이 업무를 맡은 직원이 이를 거부했고, 김 차장은 대기발령을 예고했다고 한다.

 

김 차장과 이 본부장은 윤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을 막아 특수공무집행방해 혐의 등으로 역시 체포영장이 발부된 상태다. 경호처 한 직원은 “직원들은 이제 조직을 추스르는 데 힘을 쏟는데, 김 차장과 이 본부장이 전횡을 이어가려는 게 아닌지 우려된다”고 말했다. 윤재관 조국혁신당 대변인은 “체포영장이 발부된 이상 이들에게 경호처를 지휘할 권한을 계속 부여하는 것은 그 자체가 범죄”라며 경찰에 두 인사를 당장 체포하라고 촉구했다.

 

경호처 현직 간부는 이날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관저 앞에서 기관단총 등을 든 직원들의 모습이 노출된 것은 윤 대통령의 지시에 따른 것”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이 앞서 11일 경호처 간부 오찬에서 ‘공수처의 체포 시도 시 무력 사용을 검토하라’고 지시했을 뿐 아니라, 외부에도 무력을 과시하라고 지시했다는 것이다. 수사기관과 경호처의 물리적 충돌 가능성이 제기된 상황에서 ‘유혈 사태’ 위기감을 고조시켜 체포를 막으려 한 시도로 풀이된다.

 

이 간부는 “오찬에서 이광우 본부장이 지시를 받고 직원들에게 총 가방도 들고 다니고 위력을 내보이라고 지시했다고 한다. 브이(VIP·윤 대통령)가 직접 지시했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실제로 윤 대통령의 체포가 임박한 12~13일 대통령 관저에서 경호처 직원이 K-1 기관단총(소총)으로 무장하거나 총 가방을 든 채 경계를 서는 모습이 언론에 포착됐다.

 

한편 경기도 의왕시 서울구치소 수감 이틀째인 윤 대통령은 현직 대통령 신분이어서 경호처의 경호를 받고 있다. 다만, 경호원들은 서울구치소 안으로는 들어가지 못한 채 담장 밖 별도 대기실에서 대기 중이다. < 한겨레  엄지원  이승준  강재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