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 상병 수사 결과 보고에 윤 대통령 크게 화내"

순직 해병 특검 조사에서 'VIP 격노설' 처음 인정
"2023년 7월 회의 때 임기훈 국방비서관이 보고"

종전엔 국회 질의에도 "격노한 적 없다" 철저 부인
김계환 전 사령관 진술 등 증거에 더 못 버틴 듯

윤석열 재구속 등 상황 급변에 심경 변화 가능성
계엄 관여 의혹도 드러날지 주목…내란 특검 고발

 

윤석열 정부 외교라인 핵심 인사인 김태효 전 국가안보실 1차장이 11일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 서초구 순직해병 특검팀 사무실로 들어서고 있다. 2025.7.11. 연합
 

윤석열 정권의 실세였던 김태효 전 국가안보실 1차장이 채 상병 사망 수사 외압 사건의 핵심인 'VIP 격노설'을 처음으로 인정했다. 윤석열의 외교안보 라인 최측근이자 '아크로비스타 이웃'으로서 특수 관계였던 그가 입을 열기 시작하면서 그간 은폐돼 있던 12·3 비상계엄 과정에서의 각종 의문의 행적도 진상이 드러날지 주목된다.

 

김 전 차장은 11일 오후 2시 50분쯤 서울 서초동 순직 해병 특검 사무실에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혐의의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해 약 7시간 동안 조사를 받고 밤 10시쯤 귀가했다. 그는 출석할 때와 마찬가지로 귀갓길에서도 '윤석열 전 대통령의 격노가 정말 없었는가' '순직해병 사건 이첩 보류 지시는 윤 전 대통령과 무관한가' 등 취재진 질문에 침묵을 고수하면서 다만 "(특검에서) 성실하게 대답했다"고 밝혔다.

 

김 전 차장은 특검 조사에서 채 상병 사망 수사 외압 사건의 시작점인 2023년 7월 31일 윤석열 주재 대통령실 외교안보 수석비서관회의 당시 상황과 관련해 "임기훈 국방비서관이 채상병 사건 수사 결과를 보고하자 윤석열 대통령이 크게 화를 냈다"는 요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석열의 격노 사실을 철저히 부인해왔던 그간 입장을 완전히 뒤집은 것이다.

 

'VIP 격노설'은 윤석열이 이날 회의에서 임성근 당시 해병대 1사단장에게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를 적용해 채 상병 사건을 경찰로 이첩할 예정이라는 해병대 수사단의 수사 결과를 보고받고 "이런 일로 사단장을 처벌하면 대한민국에서 누가 사단장을 할 수 있겠냐"고 크게 화를 냈으며 이후 대통령실이 움직여 수사에 외압을 가했다는 줄거리다.

 

당시 이종섭 국방부 장관은 회의 직후인 오전 11시 54분 대통령 경호처 명의의 '02-800-7070' 번호로 걸려 온 전화를 받았고, 통화가 끝나자마자 바로 김계환 해병대 사령관에게 전화해 경찰 이첩 보류 및 국회·언론 브리핑 취소를 지시했다. 이틀 뒤인 8월 2일에는 국방부 검찰단이 나서 이미 경북경찰청에 이첩된 해병대 수사단의 수사 기록을 반나절 만에 회수했다.

 

나아가 이종섭 장관은 김동혁 국방부 검찰단장에게 박정훈 수사단장의 항명 혐의를 수사하도록 지시했으며 김계환 사령관은 박 단장에게 보직 해임을 통보하는 등 폭압적 조치가 이어졌다.

 

그럼에도 수석비서관회의 참석자였던 김 전 차장은 지난해 7월 1일 국회 운영위원회 현안 질의에서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윤 대통령이 '이런 일로 사단장을 처벌하면 누가 사단장 할 수 있겠는가'라는 취지의 말을 하는 걸 들은 적이 있는가"라고 VIP 격노설을 집중 추궁하자 "들은 적이 없고 그 주제에 대해 아는 바가 없다"며 "윤석열 대통령이 안보실 회의에서 격노한 적은 없다"고 단언하는 등 시종일관 잡아뗐다.

 

윤석열 정부 외교라인 핵심 인사인 김태효 전 국가안보실 1차장이 11일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 서초구 순직해병 특검팀 사무실로 향하며 승강기를 타고 있다. 2025.7.11. 연합
 

그러나 김 전 차장에 앞서 특검에 소환됐던 김계환 전 사령관이 "VIP 격노설 등에 대한 부하들의 진술이 거짓말이라곤 생각하지 않는다"는 취지로 진술하며 포괄적으로 시인하고 다른 군 관계자들의 증언도 이에 부합하자 김 전 차장도 특검이 꺼내든 증거 앞에 더 버티지 못하고 격노 사실을 인정한 것으로 보인다. 이재명 정부가 들어선 뒤 윤석열이 재구속까지 되면서 심경에 큰 변화가 생겼을 가능성도 있다. 특검에 따르면 김 전 차장은 이날 진술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고 질문에 답했으며 특검팀도 준비한 조사 내용을 모두 마쳐 심야 조사는 진행하지 않았다.

 

특검이 김 전 차장으로부터 격노설의 실체를 입증할 진술을 받아내면서 수사는 가속도가 붙게 됐다. 특검은 문제의 수석비서관회의에 참석했던 조태용 전 국가정보원장(당시 국가안보실장)과 임기훈 전 국방비서관(현재 국방대학교 총장) 등 다른 핵심 관계자들도 조만간 소환할 계획이다. 특검은 이미 지난 10일 임 전 비서관과 이시원 전 공직기강비서관,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 신범철 전 국방부 차관, 전하규 국방부 대변인 등의 자택과 대통령실 내 국가안보실, 국방부 사무실을 대대적으로 압수수색했다.

 

이어 11일에는 수사의 정점인 윤석열의 서초동 아크로비스타 사저를 비롯해 국가안보실 2차장이었던 임종득 국민의힘 의원과 조태용 전 국정원장의 자택 및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 이 과정에서 윤석열의 아이폰 휴대전화와 이종섭 전 장관의 비화폰도 확보하는 등 수사에 급피치를 올리고 있다.

 

촛불행동 관계자들이 9일 내란특검 사무실이 마련된 서울고검 앞에서 김태효 전 국가안보실 1차장 외환죄 위반 고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5.7.9. 연합
 

김태효 전 차장은 채 상병 사건 외에 12·3 비상계엄과 관련한 여러 혐의점이 있어 내란 특검의 수사 대상자로도 지목되고 있다. 촛불행동은 지난 9일 "미국을 부추겨서 전쟁 위기를 만들고 비상계엄을 정당화하려는 계획을 세웠던 것이 아닌가 의혹을 지울 수 없다"며 김 전 차장을 형법상 외환(外患) 유치 혐의로 내란 특검에 고발하기도 했다.

 

김 전 차장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2023년 6월 강원도 속초 소재 북파공작부대(HID) 방문 ▲2023년 12월부터 국가안보실 내에 HID 출신 현직 군인과 국정원 요원 등이 포함된 극비 태스크포스(TF) 조직 가동 ▲2024년 10월 북한 평양 무인기 침투 사건 관여 ▲2024년 12월 4일 국회에서 비상계엄 해제안이 통과된 직후 필립 골드버그 주한 미국대사와 통화하면서 윤석열의 내란 행위 적극 옹호 ▲윤석열이 파면된 이후인 2025년 4월 26일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을 방문해 알렉스 웡 국가안보 부보좌관과 '폭넓은 정책 협의' 진행 등 각종 의혹이 제기돼 왔다.

 

더불어민주당 백승아 원내대변인은 12일 서면 브리핑에서 "순직 해병 특검이 채 상병 순직 사건 외압의 발단이자 정점인 '윤석열 격노설'을 김태효 전 국가안보실 1차장을 통해 확보하고 윤석열에 대한 강제수사에 착수했다"며 "김태효 전 차장은 친일 독재를 미화하는 뉴라이트 인사로 '중요한 건 일본의 마음'이라는 중일마 망언을 남긴 윤석열 정권의 외교안보 실세"라고 지적했다.

 

이어 "정권 실세였던 김태효의 '윤석열 격노설' 확인으로 채상병 순직 사건의 진실의 문이 열리게 됐다. 윤석열의 격노 때문에 원칙대로 조사한 박정훈 대령은 엉뚱하게 항명 수괴가 되었고 채 상병 순직 사건은 조직적으로 은폐됐다는 수사 외압의 중대한 단서가 드러났다"면서 "윤석열을 비롯해 대통령실, 국방부, 해병대로 이어지는 권력형 수사 외압의 실체가 명확히 밝혀질 수 있도록 특검의 신속하고 성역 없는 수사를 강력히 촉구한다"고 전했다.  < 김호경 기자 >

 

민주당 “김태효 VIP격노설 인정은 수사 외압 중대한 단서”

 

 
 
윤석열 정부 외교라인 핵심 인사인 김태효 전 국가안보실 1차장이 지난 11일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 서초구 순직해병 특검팀 사무실로 들어서고 있다. 연합
 

더불어민주당은 12일 김태효 전 국가안보실 1차장이 채상병 사건 외압 의혹을 수사하는 특검 조사에서 이른바 ‘브이아이피(VIP) 격노설’을 인정한 것과 관련해 “채상병 사건이 조직적으로 은폐됐다는 수사 외압의 중대한 단서가 드러났다”고 밝혔다.

 

백승아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오전 서면 브리핑에서 “정권 실세였던 김태효의 격노설 확인으로 채상병 순직 사건의 진실의 문이 열렸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윤석열의 격노 때문에 원칙대로 사건을 조사한 박정훈 대령은 엉뚱하게 항명 수괴가 됐다”며 “윤석열을 비롯해 대통령실, 국방부, 해병대로 이어지는 권력형 수사 외압의 실체가 명확히 밝혀질 수 있도록 특검의 신속하고 성역 없는 수사를 강력히 촉구한다”고 말했다.

 

브이아이피 격노설은 윤석열 전 대통령이 2023년 7월 31일 국가안보실 회의에서 임성근 당시 해병대1사단장에게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를 적용해 사건을 경찰로 넘기겠다는 해병대수사단의 수사 결과를 보고받고 크게 화를 낸 뒤 결국 사건 이첩이 무산됐다는 의혹이다.

 

백 원내대변인은 지난 1월 윤 전 대통령의 체포영장 집행을 막아섰던 국민의힘 의원들을 향해 “윤석열 방탄 의원 45명은 여전히 반성도 사죄도 없이 국민의힘 지도부와 주류로 건재하다”며 “국민의힘은 탄핵 대통령을 두 번이나 배출한 정당인데도 위장용 혁신 쇼만 반복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민은 국민의힘의 내란 동조와 불법 가담, 국민 배신행위를 잊지 않고 있다”며 “윤석열 방탄 의원 45명은 역사와 국민 앞에 사죄하라”고 말했다.  < 허윤희 기자 >

의대협·의협·국회 공동 입장문 발표

 

“학교 떠난지 509일, 이제 학생 본분으로” 복귀 선언

“단위별 논의 필요하다”며 구체적 일정은 미공개

특혜 비판 의식한 듯 “학사 유연화 아닌 정상화 요구”

 

                 지난 5월 25일 서울 시내 한 의과대학. 연합

 

의대생 단체인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 학생 협회(의대협)가 12일 “국회와 정부를 믿고 학생 전원이 학교에 돌아감으로써 의대 교육과 의료체계 정상화에 힘쓰겠다”고 밝혔다.

 

의대협은 대한의사협회, 국회 보건복지위원회·교육위원회와 12일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에서 공동 입장문을 내고 “국민께 드리는 약속”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선우 의대협 비상대책위원장은 “오늘로 저희가 학교를 떠난지 509일이 됐다”며 “의대 학생들이 학생 본분으로 겸허하고 성실히 학업에 매진해 의료현장에서 국민 지키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또 “의대 학생 전원이 성실하게 학업에 임해 필수적인 의료 분야에서 국민 건강을 위해 일할 수 있도록 도움을 달라”며 “의료체계가 건강하게 회복될 수 있도록 진심을 다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이 비대위원장은 “정부와 국회에 부탁드린다. 교육과 수련현장의 개선이 흔들리지 않도록 지속적이고 투명한 협의체를 마련해달라. 저희 의대생도 성실히 참여하겠다”고 했다.

대한의사협회는 공동입장문을 통해 “의대 교육 정상화를 적극 지원하고 의료 정상화를 위해 정부와 책임 있는 논의를 지속하겠다”고 했고, 국회는 “의대 교육 정상화 방안이 조속히 마련되도록 정부와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김영호 국회 교육위원장은 이날 공동입장문에서 “목숨을 잃지 않아도 될 국민이 의료공백 속에서 생명을 잃었다”며 “반드시 이 사태를 마무리지어야 하고 지금 의대 교육이 멈추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다”고 했다.

 

박주민 국회 보건복지위원장은 대통령실과 정부에 공식 건의사항 두 가지를 언급했다. 박 위원장은 “학사일정 정상화를 통해 의대생들이 교육에 복귀할 수 있도록 종합적인 대책을 마련해달라”며 “전 정부의 무리한 정책으로 인해 초래된 의료현장의 피해 복구와 중장기적인 교육과 수련환경 개선을 위한 협의체를 구성하고 당사자들의 참여를 보장해달라”고 했다.

 

다만 이날 의대협 측은 수업 복귀 일정을 구체적으로 공개하지 않았다. 이 비대위원장은 “협조를 구해야 하는 여러 단위의 협조가 선행돼야 해, 정확한 날짜를 말씀드리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다만 학생 전원 복귀 위해 노력하겠다”고 했다.

 

이 비대위원장은 의대생들이 학사유연화 요구가 지나친 특혜라는 비판을 의식한 듯 의대협이 언급한 ‘학사정상화’는 의대교육 시간을 압축하고 줄이는 학사유연화와 다르다고 선을 그었다. 이 비대위원장은 “계속해서 얘기 나오는 학사유연화와 같은 특혜와는 다른 입장이라는 말씀드리고 싶다”고 했다.

 

이 비대위원장은 또 “교육 총량이나 질적 차원에서 전 정부가 해왔던 학사유연화나 달리 압축이나 날림없이 제대로 교육받을 것”이라며 “다만 의대 교육이 느슨했던 여백기인 예과 교육기간, 본과 4학년 2학기, 방학이나 계절학기 등을 모두 이용해 교육의 질적 하락이나 총량 감소없이 교육받겠다는 의지의 표명드린 것”이라고 했다.

 

의대협 측은 의대생들이 대거 수업에 참여하면 이미 복귀한 학생들이 괴롭힘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선 “(의료계) 커뮤니티에 올라온 내용이 지나치게 일반화됐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비대위원장은 “다수가 소수를 싫어한다는 구도로 기사가 나오고 있고, 마치 모두가 (이미 복귀한 학생을) 싫어한 것처럼 비춰지고 있다”며 “최대한 화해와 융합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교육부는 국회·대한의사협회·의대협의 공동입장문에 담긴 의대생 복귀 발표에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복귀시기나 방법 등은 대학과 교육부의 논의가 필요하다고 했다. 교육부는 이날 오후 10시30분쯤 낸 입장문에서 “의대협이 국회와 정부를 믿고 학생 전원이 학교에 돌아오겠다고 발표한 것을 환영한다”면서도“복귀시기와 복귀방법 등을 포함한 복귀 방안은 대학학사일정과 교육여건, 의대교육과정의 특성을 고려해 실제 교육을 담당하는 대학, 관계부처와 충분한 논의와 검토가 필요한 사항”이라고 했다.  < 김원진 기자 >

 

12일 오후 8시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 대강당에서 이선우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 비상대책위원장과 박주민 국회 보건복지위원장, 김택우 의협 회장, 김영호 국회 교육위원장(왼쪽부터)이 ‘의과대학 교육 정상화를 위한 공동 성명서’를 발표하고 있다. 대한의사협회 제공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은 공범으로 적시...김태효도 불러 조사

 
윤석열 전 대통령이 지난달 28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검 청사에 내란 특검 대면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채 상병 사건 외압 의혹을 수사하는 이명현 특별검사팀이 11일 오전 윤석열 전 대통령 집인 서울 서초구 아크로비스타에 대한 압수수색에 나섰다.

 

이날 한겨레 취재 결과, 특검팀은 윤 전 대통령을 직권남용 혐의 피의자로 적시한 압수수색 영장을 제시해 집 압수수색을 진행 중이다.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은 공범으로 적시된 것으로 알려졌다.  < 곽진산  배지현 기자 >

전광석화 채 상병 특검…윤석열·조태용·임종득 집·사무실 압수수색

 

                       윤석열 전 대통령과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 연합

 

채 상병 사건 외압 의혹을 수사하는 이명현 특별검사팀이 11일 서울 서초동 아크로비스타에 있는 윤석열 전 대통령 집 압수수색에 나섰다. 아울러 조태용 전 국가정보원장과 임종득 국민의힘 의원 등을 상대로도 압수수색을 하는 등 채 상병 수사 외압의 진원지인 이른바 ‘브이아이피(VIP) 격노설’의 실체 규명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정민영 특검보는 이날 오전 기자들과 만나 “오전 9시 넘어서 윤 전 대통령 주거지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아 집행 중”이라고 밝혔다. 윤 전 대통령은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 피의자다. 압수수색 영장에는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은 공범으로 적시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팀은 윤 전 대통령 외에 이날 조태용 전 국가정보원장 집과 임종득 국민의힘 의원의 집 및 의원회관 사무실, 국방부 법무관리관실 등 10여곳도 압수수색하고 있다. 조 전 원장의 경우 전날 국가안보실 사무실에 이어 이날은 자택을 압수수색했다. 조 전 원장은 ‘브이아이피 격노설’이 불거진 2023년 7월31일 당시 대통령실 외교안보 수석비서관 회의에 국가안보실장으로, 임 의원은 안보실 2차장으로 참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팀은 전날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과 신범철 전 국방부 차관, 이시원 전 공직기강비서관을 대상으로 압수수색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휴대전화와 피시(PC), 하드디스크 등을 확보해 이를 분석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검팀은 이날 오후 3시부터 2023년 7월31일 수석비서관 회의 참석자 중 한 명인 김태효 전 국가안보실 1차장을 불러 조사할 예정이다. 정 특검보는 “수석비서관 회의에서 보고받은 내용, 회의 이후로 채 상병 수사 결과 바뀐 경위 등을 전반적으로 조사할 예정”이라며 “심야 조사가 이뤄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 곽진산  배지현 기자 >

 

윤석열 “변호사 구하기 힘들다”…“변호사비 충분히 주면” 될텐데

윤 “변호사 구하기 어렵다” 호소 전해져
측근 서정욱 변호사도 “세상 인심이 그래”

 

 
 
윤석열 전 대통령이 9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이 끝난 뒤 법원을 떠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10일 재구속된 윤석열 전 대통령이 영장실질심사에서 “변호사도 구하기 어렵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진 가운데, 현직 변호사들이 그 이유를 분석했다.

 

설주완 변호사는 이날 와이티엔(YTN) 라디오 ‘신율의 뉴스정면승부’와의 인터뷰에서 ‘윤 전 대통령이 자기는 고립무원이다, 변호사 구하기도 힘들다, 김건희씨도 변호사 구하기 힘들다(고 했다는데) 어떻게 보냐’는 질문에 “일단 대형 로펌은 안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설 변호사는 “(대형 로펌은) 정치적인 사건에 가급적이면 관여하지 않으려 하고 특히나 전 정부에 대한 사건이지 않나. (현 정부와) 같은 당도 아니고…. 이런 경우엔 대형 로펌에 있더라도 지인인 변호사가 나와서 독립적으로 하긴 하는데, 글쎄요”라고 답했다.

 

그는 다만 “변호사비를 충분히 주면 하실 만한 분들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데) 제가 알기론 저번 헌법재판소에서 (파면 사건에) 대응하는 과정에서도 윤 전 대통령을 변호했던 변호인들이 보수를 넉넉하게 받으신 분들이 거의 없는 것 같더라”라며 “형식적으로만 받으신 것 같더라”라고 주장했다.

 

설 변호사는 “윤 전 대통령 쪽에서 정치적인 대응을 하는 변호사들을 선임한 건 아닌가”라며 “오히려 법리적으로 꼼꼼하게 보면서 대응하는 변호사들을 찾는 게 좋지 않을까”라고 덧붙였다.

 

앞서 제이티비시(JTBC) 등 일부 언론은 윤 전 대통령이 9일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서 “사람들이 이제 나와 연락을 많이 끊는다”, “변호사도 구하기 어렵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재판부를 향해 ‘변호사 구인난’을 호소했다는 것이다. 영장실질심사에 윤 전 대통령 변호인으로는 윤석열 정부 때 방송통신위원장 등을 맡은 김홍일 변호사를 비롯해 최지우·송진호·채명성·배보윤·유정화·김계리 변호사가 참석했다.

 

같은 방송에서 윤기찬 변호사는 “특검 브리핑을 보면 70년대 브리핑 같다. 변호사 어디 무서워서 하겠느냐”라고 말했다. 윤 변호사는 “수사 기관에서 그렇게까지 나오는 경우는 극히 드물게 봤다”며 “그런 상황에서 보면 변호사로 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윤 변호사는 “더군다나 이렇게 큰 사건들은 여기에 전념해야 되기 때문에 다른 사건을 못 맡는다”며 “여러 가지 경제적인 이유, 그다음에 시국 사건 비슷한 거다. 그러다 보니까 여러 가지 시선도 다 감안됐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설 변호사도 “수사도 수사지만 재판까지 하게 된다면 앞으로 한 2년이 걸린다”며 “대법원까지 (재판을) 한다면 그때까지 재판에서 증인 신문할 것도 많고, 그러면 진짜 여기에 전념해야 되는데 변호사도 먹고 살아야 되는데 (사건을 맡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윤 전 대통령 부부와 가까운 서정욱 변호사는 ‘직접 윤 전 대통령을 변호할 생각이 없냐’는 질문에 “탄핵 때 참여 제안을 받았는데 오히려 (나는) 방송에서 도와주는 게 더 도움이 되지 않겠냐, 이렇게 양해를 구하고 대통령도 이해를 했다”고 말했다. 이날 시비에스(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 출연한 서 변호사는 ‘윤 전 대통령이 고립됐다고 하는데 책임감을 느낄 수도 있지 않냐’는 질문에 “갈수록 더 아마, 세상인심이 원래 정승 집에 개가 죽으면 많이 오지만 정승이 죽으면 안 온다”고 답했다. 서 변호사는 “세상인심이 좀 그런 점이 있다”고 덧붙였다.           < 송경화 기자 >

‘이첩 보류’ 지시 이종섭 전 장관
‘수사자료 회수’ 이시원·임기훈 등
 전하규 대변인도 압수수색 진행

 

                       윤석열 대통령,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 연합
 

채 상병 사건 외압 의혹을 수사하는 이명현 특별검사팀이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과 이시원 전 대통령실 공직기강비서관 등을 상대로 10일 대대적인 강제수사에 착수했다. 채 상병 외압 의혹 수사 관련 이 전 장관 강제수사가 진행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특검팀은 이날 이 전 장관의 집 등을 압수수색했다. 이 전 장관은 2023년 7~8월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대령)이 임성근 당시 해병대 1사단장에게 과실치사 혐의를 적용한 채 상병 순직 사건 조사 결과를 경찰에 이첩하려고 하자, 이첩 보류를 지시하고 국방부 검찰단을 통해 자료를 회수한 혐의를 받는다.

 

특검팀은 해병대 수사단 자료를 회수하는 과정에 관여한 의혹을 받는 이시원 전 대통령실 공직기강비서관과 임기훈 전 국방비서관 등을 상대로도 이날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이 전 비서관은 군검찰이 경찰로부터 채 상병 사건 기록을 회수할 때 국방부와 경찰 사이 연결고리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임 전 비서관은 김계환 당시 해병대 사령관에게 윤석열 전 대통령이 해병대 수사단의 초동 조사 결과를 보고받고는 화를 내 수사를 왜곡시켰다는 이른바 ‘브이아이피 격노설’을 전달한 인물로 지목돼 왔다.

 

이 전 장관은 해병대 수사단의 수사자료 이첩을 결재했다가, ‘브이아이피 격노설’이 제기된 2023년 7월31일 오전 11시54분 대통령실 유선번호인 ‘02-800-7070’로 걸려온 전화를 받고 돌연 이첩 보류를 지시했다는 의혹도 받는다. 7월31일 오후 1시30분께 이 전 장관 주재로 국방부 현안회의도 열렸는데, 특검팀은 이 회의에 참석한 인물 중 한 명인 전하규 국방부 대변인을 상대로도 압수수색을 진행 중이다. 당시 회의에서 정종범 해병대 부사령관은 ‘누구누구 수사 언동하면 안 됨’, ‘법적 검토 결과, 사람에 대해서 조치·혐의는 안 됨’ 등의 메모를 작성했다.        <  곽진산  김수연  배지현 기자 > 

 

채 상병 특검,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 집 압수수색

 
방산협력 관계부처 주요 공관장 회의에 참석하는 이종섭 주 호주대사가 지난달 28일 오전 정부서울청사 외교부 회의장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
 

채상병 순직사건 외압 의혹을 수사 중인 이명현 특별검사팀이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을 상대로 압수수색을 진행 중이다.

 

10일 한겨레 취재 결과 특검팀은 이날 이 전 장관의 집 등을 압수수색했다. 아울러 국가안보실과 국방부 등에 대한 동시다발 압수수색도 진행 중이다. 특검팀 출범 이후 첫 강제 수사다. 이번 압수수색 대상에는 임기훈 전 국방비서관과 전하규 국방부 대변인도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 곽진산  김수연 기자 >

 

채상병 특검, 임기훈 전 국방비서관 압수수색…국가안보실 겨냥

 
신범철 전 국방부 차관과 임기훈 당시 국가안보실 국방비서관이 2024년 6월21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가 연 ‘채 상병 특검법’ 입법 청문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강창광 선임기자 
 

채상병 순직사건 외압 의혹을 수사 중인 이명현 특별검사팀이 임기훈 전 국방비서관 등을 압수수색 중이다. 임 전 비서관은 이른바 브이아이피(VIP) 격노설이 불거진 2023년 7월31일 오전 대통령수석비서관 회의에도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가안보실을 향한 수사가 본격화된 것이다.

 

특검팀은 10일 임 국가안보실과 국방부를 비롯한 여러 곳에 검사와 수사관을 보내 압수수색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특검팀 출범 이후 첫 강제 수사다. 특히 압수수색 대상에는 임 전 비서관도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 국방대학교 총장으로 있는 임 전 비서관은 윤석열 전 대통령이 임성근 전 해병대1사단장에게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를 적시해 경찰에 사건을 이첩하겠다는 해병대수사단의 조사 결과를 보고받고 크게 화를 냈다는 대통령 주재 국가안보실 회의에도 참석한 것으로 전해진다. 압수수색 대상에는 전하규 국방부 대변인도 포함됐다고 한다.   < 곽진산  김수연 기자 >

 

채상병 특검, 김태효 11일 소환…‘VIP 격노설’ 정면 겨냥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이 지난해 8월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위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연합
 

채 상병 사건 외압 의혹을 수사하는 이명현 특별검사팀이 오는 11일 직권남용 혐의 피의자 신분으로 김태효 전 국가안보실 1차장을 불러 조사한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채 상병 순직 사건 수사를 막았다는 이른바 ‘브이아이피(VIP) 격노설’ 수사에 특검팀이 본격 착수하는 것이다.

 

정민영 특검보는 8일 브리핑에서 “브이아이피 격노설과 관련해 2023년 7월31일 대통령실 수석비서관 회의 관련자들 수사 차원에서 참석자 중 한명인 김태효 당시 국가안보실 1차장을 불러 조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정 특검보는 “당시 윤 대통령이 보고받은 내용과 지시한 내용을 포함해 회의 이후 채 상병 수사 결과에 대한 대통령실의 개입이 이뤄진 정황에 대해 전반적으로 조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브이아이피 격노설’은 채 상병 순직 사건 수사 외압 의혹의 진원이라고 할 수 있다. 2023년 7월19일 수해 현장에서 실종자를 수색하던 장병이 숨지자, 해병대 수사단은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에게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를 적용하기로 하고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의 승인까지 받고 경찰에 사건을 넘기기로 했다. 그러나 이첩이 진행되던 그해 8월2일 갑자기 사건 회수가 결정됐고, 임 전 사단장 수사를 진행한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은 되레 항명죄로 기소됐다. 윤 전 대통령이 그해 7월31일 대통령실 외교·안보 수석비서관 회의에서 해병대 수사단의 초동조사 결과를 보고받은 뒤 “이런 일로 사단장을 처벌하면 누가 사단장을 할 수 있겠냐”며 화를 냈고, 윤 전 대통령의 이런 격노가 수사를 왜곡시켰다는 게 의혹의 핵심이다. 김 전 차장은 윤 전 대통령의 격노가 있었다는 대통령실 외교·안보 수석비서관 회의에 참석한 참모다.

 

앞서 김 전 차장은 지난해 7월 국회 운영위원회에 출석해 “윤 대통령이 안보실 회의에서 격노한 적이 없다. 순직 해병대원을 언급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특검팀은 김 전 차장 이외에도 당시 외교·안보 수석비서관 회의 참석자들을 모두 불러 조사할 계획이다.

 

특검팀은 대통령실 외교·안보 수석비서관 회의 이틀 뒤 경북경찰청으로 이첩된 해병대 수사단의 사건 기록을 국방부 검찰단이 회수하는 과정에 관여한 경찰 관계자들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하고 있다. 사건 기록 회수에 관여한 혐의를 받는 김동혁 국방부 검찰단장의 직무배제를 국방부에 요청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특검팀은 밝혔다.

 

특검팀은 전날 12시간 조사를 한 김계환 전 해병대사령관을 다시 불러 조사할 계획이다. 김 전 사령관은 ‘브이아이피 격노설’을 박 대령에게 처음 전한 인물로 꼽힌다. 특검팀은 김 전 사령관이 모해위증 혐의로 고발된 사건도 전날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로부터 넘겨받았다. 김 전 사령관은 지난해 2월 박 전 대령의 항명 혐의 군사재판에 증인으로 나와 ‘브이아이피 격노설을 전달한 사실이 없다’고 증언했다.   <  곽진산  김수연 기자  >

 

채해병 특검팀, 블랙펄인베스트 이종호 전 대표 압수수색

수정 2025.07.10 1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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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택·차량 압수수색에 착수

김건희 특검서도 수사 대상

순직해병 수사 방해 의혹 사건을 수사하는 이명현 특별검사가 9일 서울 서초구 특검 사무실에서 브리핑을 하고 있다. 이 특검은 이날 항명 혐의로 재판받는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대령)에 대한 형사재판 항소 취하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연합

 

해병대 채모 상병 수사외압 의혹 사건을 수사하는 특별검사팀(특검팀)이 10일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의 자택과 이 대표 소유 차량에 대한 압수수색에 착수했다.

 

이날 경향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채해병 특검팀은 이날 경기 성남시에 위치한 이 전 대표 자택에 검사와 수사관을 보내 압수수색하고 있다. 이 전 대표는 김건희 여사의 계좌를 관리한 블랙펄인베스트먼트 회사의 전 대표로 일했다

 

채 상병 특검팀은 이 전 대표가 김 여사와의 친분을 이용해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에 대해 ‘구명로비’를 펼쳤다는 의혹을 수사해왔다. 이번 압수수색은 구명로비 의혹을 규명하기 위한 일환으로 보인다. 특검팀은 압수수색 이후 구명로비 의혹에 연루된 핵심 피의자들을 불러 조사할 전망이다.

 

이 전 대표는 채 상병 특검팀만 아니라 김건희 특검팀에서도 수사 대상에 올라있다. 김건희 특검팀에서는 삼부토건과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사건으로 수사를 받을 예정이다. 삼부토건 주식은 이씨가 2023년 5월14일 해병대 예비역들이 모인 온라인 단체대화방에서 “삼부 체크”라고 언급하고, 이후 두 달 만에 5배가량으로 급등했다. 당시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가 우크라이나를 방문해 재건사업을 논의한 것과 맞물려 제기된 주가조작 의혹에서, 이씨와의 연결고리를 밝혀내는 것이 관건이다.   < 유선희  강연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