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 임명은 이르면 다음주 초 이뤄질 듯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운데)가 11일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김경호 선임기자 
 

‘3대 특검법’(내란 특검법, 김건희 특검법, 채 상병 특검법)이 10일 공포된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이 특검 후보군 10여명을 추린 것으로 11일 파악됐다. 조은석 전 감사위원과 김양수·한동수 변호사가 최종 후보로 유력하게 거론된다. 특검 임명은 이르면 다음주 초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최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의원들을 중심으로 3개 특검을 이끌 특검 후보를 추천받았다. 우원식 국회의장은 전날 3대 특검법이 공포되자 곧바로 이재명 대통령에게 특검 임명을 요청했다.

 

이에 따라 이 대통령이 국회에 특검 후보 추천을 의뢰하면,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은 3일 이내로 각 특검 후보자를 1명씩 모두 6명을 추천해야 한다. 이 대통령은 이 가운데 1명씩을 세 특검으로 임명하게 된다.

 

이날까지 민주당이 추천받은 이들은 조 전 감사위원과 김·한 변호사 말고도 김관정·문홍성·심재철·이정수·여환섭 변호사 등이다. 판사 출신으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초대 차장을 맡은 여운국 변호사도 추천 대상에 오른 것으로 확인됐다.

 

민주당은 후보군에 오른 인물들의 의사를 확인한 뒤, 지도부와 법사위원 회의를 거쳐 최종 후보를 선정할 것으로 보인다. 법사위 소속 한 의원은 “(지금까지 추천받은 사람이) 10여명 되고, 추가 추천이 더 있을 것 같진 않다”며 “(조만간) 원내 지도부와 법사위가 회동을 한번 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김관정·여환섭 변호사 등은 이미 고사하겠다는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종 후보에 오를 가능성이 크다고 거론되는 이들 가운데 조은석 전 감사위원은 문재인 정부에서 서울고검장과 법무연수원장을 지냈다. 감사원 재직 땐 대통령 관저 의혹 감사 결과를 두고 최재해 감사원장 등과 충돌했고, 지난 1월 감사원장 직무대행을 맡은 뒤 관저 이전 의혹 감사 결과 재검토를 지시하기도 했다. 김양수 변호사는 부산고검 차장검사를 지내다, 윤석열 정부 출범 뒤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으로 좌천됐다가 옷을 벗었다. 판사 출신인 한동수 변호사는 대검찰청 감찰부장 당시 윤석열 검찰총장과 대립각을 세웠던 인물이다.

 

민주당은 대체로 ‘검사 출신 특검’을 선호하는 분위기지만, 비교적 쟁점이 간단하고 수사 범위가 넓지 않은 채 상병 특검은 판사 출신에게 맡기자는 의견도 나온다. 수사는 검사 출신 특검보를 기용해 보완할 수 있다는 취지다.

 

혁신당도 법조인 출신 당직자들을 중심으로 특검 후보 추천을 받아, 6명가량으로 추린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민주당에 추천된 인사들과 일부는 겹치는 것으로 전해졌다.

 

혁신당 관계자는 “대통령실에서 국회로 특검 추천 의뢰가 아직 오지 않아, (혁신당이 추천할 최종 후보 확정은) 다음주로 넘어갈 수도 있을 것 같다”며 “12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 류석우 김채운 고한솔 기자  >

특정 인사들을 대상으로 한 ‘인기투표’로 흐를 수 있다는 우려도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이 1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룸에서 이재명 대통령의 한국거래소 방문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김태형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장차관 등 주요 공직자들을 국민에게 추천받는 ‘진짜 일꾼 찾기 프로젝트’가 시작된 지 하루 만에 1만건 넘는 추천이 접수됐다. 공개적으로 투명한 인사 추천을 받겠다는 취지지만, 특정 인사들을 대상으로 한 ‘인기투표’로 흐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1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한 브리핑에서 “‘진짜 일꾼 찾기 프로젝트’에 어제 하루 동안 1만1224건의 추천이 접수됐다. 가장 많은 추천이 들어온 자리는 법무부 장관, 보건복지부 장관, 검찰총장 순”이라고 말했다.

 

전날 대통령실이 추천제도 도입을 알린 뒤, 온라인에선 더불어민주당 특정 정치인 지지층이 그를 장관으로 추천하는 방법을 안내하는 문서 파일이 공유되거나, 당 지역위원장을 주요 인사로 추천하는 방법이 지역위원회에서 공유되고 있다. 팬덤이나 당 조직을 중심으로 ‘장관 만들기’ 경쟁이 불붙은 셈이다.

 

인터넷 커뮤니티에선 연예인이나 자격 미달 인사, 불미스러운 전력이 있는 인물을 추천했다며 ‘장난 인증’을 하는 사례도 잇따르고 있다. 장난 추천을 걸러내느라 행정력이 과도하게 소요될 수 있다는 얘기다.

 

하지만 대통령실은 우려가 과도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강 대변인은 “(추천이 많다는 건) 새 정부 과제인 검찰 개혁과, 국민 피부에 와닿는 복지정책을 잘 펴줄 인재에 대한 관심이 그만큼 높다는 방증”이라며 “오는 16일까지 더 많은 참여와 관심을 부탁한다”고 말했다.

 

다만, 국민 인사 추천이 어떤 과정을 통해 실제 인사에 반영되는지는 아직 구체적으로 정해지지 않았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인재 등록을 하게 될 때의 프로세스는 개발 중”이라며 “인사 추천 결과로 추려진 공직자 후보는 이 대통령에게 보고하고, 이 대통령이 이를 살펴본 뒤 함께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추천 수가 많은 이에게 가점이 붙는지 여부를 두고는 “국민 추천제인 만큼 충분히 검토하고 있다”고 답했다.  < 고경주 기자 >

 

정진석-윤재순 등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위계·위력 공무집행방해, 공용물건손상 등 혐의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해 4월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인사 브리핑에서 신임 대통령 비서실장으로 임명된 국민의힘 정진석 의원을 소개하고 있다. 연합
 

경찰이 대통령실 업무 인수·인계를 회피하고 컴퓨터 파기를 지시한 혐의 등으로 고발당한 정진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

 

서울경찰청은 11일 정진석 전 비서실장에 대한 고발장을 접수해 사건을 서울청 광역수사단 소속 반부패수사대에 배당했다고 밝혔다.

 

시민단체 적폐청산국민참여연대는 지난 7일 정 전 비서실장과 윤재순 전 총무비서관 등을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위계·위력 공무집행방해, 공용물건손상 등의 혐의로 고발했다. 이 단체는 고발장에서 정 전 비서실장 등이 “정권 교체 과정에서 법정의무인 대통령실 업무 인수·인계를 고의로 회피했다”며 “피시(PC) 및 프린터 등 대통령 업무 전자 결제 필수 장비인 전산장비와 사무 집기, 자료를 인수·인계 없이 불법적으로 파쇄하도록 지시한 후, 폐기·은닉했다”고 주장했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4일 대통령 취임 뒤 서울 용산 대통령실을 둘러본 뒤 “꼭 무덤 같다. 아무도 없다. 필기도구를 제공해줄 직원도 없다. 컴퓨터도 없고, 프린터도 없고 황당무계하다”고 밝힌 바 있다. 윤석열 정부는 이에 대해 관련 법령에 따른 적법 조치를 했다는 입장을 밝혀 왔다.     < 김가윤 기자 >

 

윤석열 정부, 대통령실 누리집 데이터·소스코드 일부도 삭제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1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기자식당에서 식사를 마친 뒤 출입기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윤석열 정부가 대통령실 업무 인수·인계 과정에서 컴퓨터 등 장비를 치운 데 이어, 대통령실 누리집에 관련된 데이터와 소스코드 일부까지 삭제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11일 한겨레에 “윤석열 정부가 대통령실 기록관 이관을 이유로 기존 누리집의 데이터와 소스코드 등 일부를 삭제했다”며 “저희끼리 알음알음 복구를 진행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실은 대통령 기록관에 관련 데이터를 요청하고, 홈페이지 복구 작업을 진행 중이다. 하지만 자료가 제대로 남아있지 않은데다, 관련 부서에서 근무했던 파견직 공무원들이 아직 대통령실로 복귀하지 않아 복구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다른 대통령실 관계자는 “인수·인계 관련 파일이 저장된 컴퓨터가 대통령실 외부망에 연결된 건지 모르고 껐다가 파일이 삭제됐다”고 말했다. 대통령실 네트워크는 내부망과 외부망이 나뉘는데, 내부망과 달리 외부망에 연결된 컴퓨터는 끄는 순간 작업한 문서가 다 삭제되는 시스템이라고 한다.

이 관계자는 “이런 걸 설명해주는 사람도 없었다. 인수·인계 파일을 미리 출력해뒀기에 망정이지, 안 그랬으면 그대로 자료가 사라졌을 거라 생각하니 너무 당황스러웠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처음 대통령실에 들어온 날, 데스크톱에 마우스나 키보드가 없는 등 집기마저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상황을 보고 매우 혼란스러웠다. 수기로 업무를 해야 할 수준이었다”고 말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4일 대통령실 상황을 두고 “꼭 무덤 같다. 아무도 없다. 필기도구를 제공해 줄 직원마저 없다. 황당무계하다”고 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한편, 이날 경찰은 대통령실 업무 인수·인계를 회피하고 컴퓨터 파기를 지시한 혐의 등으로 고발당한 정진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 수사에 착수했다.

시민단체 적폐청산국민참여연대는 지난 7일 정 전 실장 등이 “정권 교체 과정에서 법정의무인 대통령실 업무 인수·인계를 고의로 회피했다”고 주장하며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위계·위력 공무집행방해, 공용물건손상 등의 혐의로 고발한 바 있다. < 고경주 기자 >

"시민의 힘으로, 다시는 내란 없도록"

"혈세 받아가며 정상적 정당인 양 행세"

국민의힘해체행동은 11일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단 5일 만에 내란정당 해산 청구 10만 서명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더불어민주당 김현정 의원이 발언하는 모습. 2025.6.11. 국민의힘해체행동 제공

 

전직 대통령 윤석열의 내란 행위를 비호한 수구 정당 국민의힘을 해체하라는 시민들의 자발적인 서명 운동이 10만 명을 넘어섰다.

 

'국민의힘해체행동'은 11일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단 5일 만에 내란정당 해산 청구 10만 서명을 달성했다"며 "다시는 내란이 없도록 시민의 힘으로 내란정당 국민의힘을 해산할 것"이라고 밝혔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더불어민주당 김현정 국회의원은 "내란수괴 윤석열의 정당인 국민의힘 정당 해산의 사유는 이미 차고 넘치며, 국민의 요구 또한 명확하다"면서 "그 결과가 바로 내란정당 국민의힘 해산 청구 1000만 서명운동 시작 단 5일 만에 10만 명 서명을 돌파한 결과로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민주당은 내란정당 국민의힘을 해산하라는 국민의 명령을 따르고 정당법 개정안에도 속도를 낼 것"이라며 "헌법을 우습게 여기고, 민심을 배반하는 행태를 지속하는 정당은 해체해야만 한다. 그것이 국민의 뜻"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앞서 국민의힘해체행동은 6·3 대선을 일주일 앞두고 시민들을 대상으로 '내란정당 국민의힘 해산 국민추진단'을 모았다. 이렇게 구성된 국민추진단 387명은 대선 직후 국민의힘 해산 청구 서명을 추진해 5일 만에 10만 명을 모았다. 이날 오전 9시 57분 기준 10만 3759명이 서명을 마쳤다.

 

윤석열 대통령이 3일 저녁 비상계엄을 선포한 가운데 4일 밤 서울 국회의사당에서 계엄군이 국회 본청으로 진입하고 있다. 2024.12.4. 연합
 

국민의힘해체행동은 기자회견에서 "▲12월 3일, 1호 당원 윤석열의 불법계엄 선포 ▲12월 4일, 당시 추경호 원내대표의 계엄해제 결의 지연 ▲12월 7일, 탄핵소추안 본회의 불참과 이후 지속적인 내란수괴 옹호와 헌법기관에 대한 폭력 선동과 헌법재판관 흔들기 등의 행위 등은 헌법과 국회법, 형법 위반 등에 해당한다"며, 국민의힘의 위헌 사유를 조목조목 밝혔다.

 

이어 "헌법재판소는 '정당 내 주도세력의 활동과 목적은 당에 귀속된다'는 해석으로 위헌정당해산을 전례로 남겨 둔 바 있다"면서 "국민의힘이야말로 거리낄 것 없다면 위헌정당해산심판의 법정에 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국민의힘해체행동과 국민추진단은 향후 1000만 명 국민 서명을 받기 위해 온·오프라인에서 계속해서 활동할 예정이다.

 

 ☞국민의힘 해산청구 1000만명 서명 ☞국민의힘 해산 국민추진단 신청 ☞국민의힘해체행동 홈페이지

 

국민의힘해체행동 김혜민 상임대표는 "헌법이 보장하고 있는 국민의 권리를 밥 먹듯 침해하고도 여전히 국민의 혈세를 받아가며 정상적인 정당인양 행세하고 있는 '국민의힘'을 규탄한다"면서 "국민의힘 해체를 위해 끝까지 싸우겠다"고 말했다.  < 김성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