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 드론사 압색하며 외환 수사 깃발

김건희 공천개입 증거 대량 확보되자
김정은 관저에 무인기 보내 북한 도발
지난해 초부터 계엄 모의 시작된 건가

검찰, 6개월 전 '명태균 게이트' 사전 인지
같은 시기 윤석열은 "비상대권밖에 없다"
"군은 지난해 2월부터 무인기 개조 시작"

김태효 점검한 HID, 요인 암살만 있었나
북한 침투, 외환 유치 가능성은 없는가
윤석열 강제 구인은 불발…내일 재시도

 

윤석열이 1일 서울 광화문 일대에서 열린 국군의날 시가행진 중 세종대왕상 앞 관람 무대 앞을 지나는 드론을 바라보고 있다. 2024.10.1. 연합
 

불법적인 12·3 비상계엄과 관련해 수사 중인 내란특별검사팀이 드론작전사령부(드론사)와 국방부, 국군방첩사령부(방첩사) 등에 대한 전방위 압수수색에 나선 가운데, 윤석열·김건희 부부의 공천개입 및 국정농단 의혹 등을 감추기 위해 '북풍몰이'를 사전 모의하고 실행에 옮긴 정황을 밝혀낼 수 있을 지 관심이 쏠린다.

 

14일 연합뉴스 등에 따르면 내란특검 수사팀은 이날 경기 포천시 드론사와 서울 용산구 국방부과 국방정보본부, 경기 과천시 방첩사, 드론사 예하 백령도 부대 등 군사 관련 장소 24곳에 검사와 수사관을 보내 북한 무인기 투입 관련 자료를 확보했다.

 

용산구 국가안보실과 경기도 소재 김용대 드론사령관 자택 등도 압수수색 대상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김건희 공천개입 증거 대량 확보되자
김정은 관저에 무인기 보내 북한 도발

 

수사팀이 드론사를 중심으로 강제수사에 들어간 것은 일차적으로 외환 혐의를 밝히기 위한 수사를 본격화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수사팀도 윤석열이 비상계엄 선포의 명분을 만들기 위해 드론사에 평양 무인기 투입을 직접 지시했는지 등을 살펴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수사팀은 특히 드론사가 평양에 드론을 보낸 지난해 10~11월에 주목하고 있다. 이 시기에 김건희를 둘러싼 공천개입 및 국정농단 의혹의 '판도라의 상자'가 열리는 시점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9월 5일 <뉴스토마토>의 김건희 공천개입 의혹 보도로 인해 정치권에서 파문이 커지자, 창원지검은 같은 달 30일 명태균 씨와 강혜경 씨의 주거지 등을 압수수색하고, 이 과정에서 정치 브로커 명태균의 개인용 컴퓨터(PC)를 확보했다. 해당 PC에서는 명태균-김건희 공천개입 관련 문자 메시지 등이 대량 보관돼 있었다.

 

창원지검이 2024년 11월4일 작성한 김건희 명태균 게이트 수사보고서. 2025.2.6. 뉴스타파 자료

 

압수수색 다음 날인 10월 1일 윤석열은 국군의 날 시가행진을 마친 뒤 관저에서 직접 준비한 음식으로 전 국방부 장관 김용현, 전 방첩사령관 여인형 등과 식사를 했고, 이 자리에서 정치인 관련 시국 이야기, 언론·방송계, 노동계에 있는 좌익세력들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면 계엄을 암시하는 '비상대권' 관련 언급을 했다.

 

10월 2일 검찰이 김건희 명품백 수수 사건에 대해 무혐의 처분을 내린 뒤, 10월 3일부터는 본격적으로 드론사에서 무인기를 평양의 김정은 관저 등을 향해 날리기 시작했다.

 

4성 장군 출신인 더불어민주당 김병주 의원은 이날 국회 최고위원회의에서 드론사가 무인기를 북한으로 보낸 시점을 ▲2024년 10월 3일(2대) ▲2024년 10월 8일(4대) ▲2024년 11월 13일(1대)이라고 특정하며 "김정은(북한 국무위원장)의 관저로 알려진 15호 관저 일대"가 구체적인 목표 좌표였다고 밝혔다.

 

당시 군이 북한의 핵심 지역에 무인기를 침투시킨 만큼 맞불 성격의 군사적 대응이 있었을 경우, 인명 피해가 벌어질 수 있는 일촉즉발의 상황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실제 10월 11일 북한 외무성은 중대 성명을 통해 "주권사수, 안전수호의 방아쇠는 주저없이 당겨질 것"이라고 위협하기도 했다.

 

그러나 김건희를 둘러싼 국내의 정치적 파문은 쉽게 가라앉지 않았고, 이러한 상황에서 윤석열과 김용현은 계속해서 국내의 위험을 가중시켰던 것으로 보인다.

 

특검팀이 최근 확보한 현역 장교의 녹취록에는 북한이 평양에 추락한 무인기를 공개한 것과 관련, "VIP(윤석열)랑 (김용현) 장관이 그 북한 발표하고 박수치며 좋아했다. 너무 좋아해서 사령관이 또 하라고 그랬다" "11월에도 무인기를 추가로 보냈다" "계엄 터지고 '아 평양 무인기가 이용됐구나' 하는 자괴감이 들며 부끄러웠다" 등의 진술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그리고 무인기가 침투된 지 약 1개월 뒤인 11월 9일 윤석열은 김용현이 여인형(방첩사령관), 곽종근(특전사령관), 이진우(수방사령관) 등과 장관 공관에서 식사를 하고 있던 중에 합류해 시국에 관한 이야기를 하면서 "특별한 방법이 아니고서는 해결할 방법이 없다"는 취지로 비상계엄에 관해 언급했다.

 

김용현은 이 자리에서 특전사령관에게 '비상계엄이 선포될 경우 특전사는 어떻게 할 것인가' 물었고, 곽종근 사령관은 예하 부대 준비태세를 잘 유지하겠다고 했다. 이진우 사령관도 준비태세를 갖추겠다고 답했다. 윤석열도 수방사의 부대 편성 등에 질문했고, 이 사령관은 설명했다.

 

검찰, 6개월 전 '명태균 게이트' 사전 인지
같은 시기 윤석열은 "비상대권밖에 없다"
"군은 지난해 2월부터 무인기 개조 시작"

 

다만 외환 혐의 사건(평양 무인기 침투 사건)은 김건희 공천개입 및 국정농단 의혹 사건 등과 맞물려 지난해 10~11월에 집중적으로 벌어지는 것으로 보이지만, 사건을 거슬러 올라가면 이미 지난해 초부터 준비된 것 아닌지 의심되는 대목이 여러 군데 나온다.

 

<시민언론 민들레>와 탐사보도그룹 <워치독>에 따르면, 창원지검은 <뉴스토마토> 보도 6개월 전인 지난해 3~4월 강혜경 씨로부터 휴대전화와 이동식 저장장치(USB) 등 명태균 게이트 관련 증거를 이미 확보했으며, 이러한 수사 내용은 대검찰청 범죄정보기획관실도 인지했다. 대검이 관련 사건을 인지한 만큼 대통령실까지 보고됐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또 명태균 게이트 증거들이 검찰로 넘어간 시점인 지난해 4월, 윤석열은 삼청동 안가에서 조태용 국가정보원장, 신원식 국방부 장관 등과 모임을 갖고 시국 상황이 걱정된다고 하면서 "비상대권을 통해 헤쳐 나가는 것 밖에는 방법이 없다" "군이 나서야 되지 않느냐" "군이 적극적으로 역할을 해야 하지 않느냐"고 말하기도 했다. 이미 8개월 전 계엄을 모의한 정황이다.

 

더불어민주당 김병주 최고위원이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5.6.18. 연합
 

국가안보실과 군은 이보다 더 먼저 움직이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김병주 의원은 이날 작년 10~11월 최소 3차례에 걸쳐 7대의 무인기가 북한에 보내졌다고 밝히면서, "드론사가 3D 프린터로 전단지 투하용 통을 제작했고 무인기에 장착했다. 이를 위한 프로젝트는 2024년 2월 전투 발전이란 명목으로 공모 사업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아울러 <시민언론 민들레>가 민주당 추미애 의원을 통해 확보한 2024년 8월 드론사 생산 문건(소형 자폭드론 사업 제안서 평가계획)에 따르면 2024년 1월 국가안보실은 '드론사 전력확보 관련 현안 토의'를 개최했다. 인성환 당시 국가안보실 제2차장(육사 43기·소장 출신)이 주관한 회의에는 국방부와 드론사, 국방과학연구소(ADD) 관계자 등도 참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회의에서는 무인기 제작을 재촉하는 목소리가 전해지기도 했다. 추 의원에 따르면, 인 차장은 회의 참석자들에게 "남은 (무인기) 시제(품) 제공이 몇개나 가능하냐" "탄두 시험이 가능하냐"라고 묻고 "정찰 및 타격형 드론을 만들자"고 제안했다. 그러면서 "아무것도 안 하고 뭐하고 있나. 빨리빨리 해야 한다"면서 "왜 후속사업이 없나. 제안서를 달라"고 한 것으로 전해졌다.

 

회의가 끝난 뒤에는 ADD가 드론사에 소형자폭드론 7대를 무상 증여를 하기도 했다. ADD가 무상 증여한 소형자폭드론 7대 가운데 6대는 탄두가 없는 사실상 정찰용이며, 나머지 1대는 탄두가 있는 순수 자폭용이었다. 인 차장은 회의 2개월 뒤인 지난해 3월엔 드론사를 공식 방문해 업무보고를 받기도 했다고 추 의원은 밝혔다.

 

북한이 평양에서 수거했다면서 공개한 무인기 사진. 한국군 드론작전사령부가 운용하는 무인기와 동일기종이라고 주장했다. 2024.10.19. [조선중앙통신] 연합 

 

북파 공작원, 요인 암살 목적만 있었나
북한 침투, 외환 유치 가능성은 없는가

내란 특검 윤석열 강제 구인 시도 불발

 

현재까지 외환 혐의 사건은 평양 무인기 침투에 집중돼 있지만, 일각에서는 북파공작부대(HID)로 시야를 넓혀 수사를 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HID에 대해서는 12·3 내란 당시 이재명 대통령 등 주요 인물 암살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지만, HID 목표가 애초에 북한 요인의 암살 및 주요 시설 폭파인 만큼 외환 혐의와 관련해서 주목할 필요가 있다.

 

특히 윤석열 정권 국가안보실 '실세'로 평양 무인기 침투 사건에 관여한 게 아니냐는 의혹을 받고 있는 김태효 전 국가안보실 1차장은 2023년 6월 1일 강원도 소재 HID 부대를 방문한 사실이 통해 드러난 바 있다.

 

김병주 의원은 지난 1월 국회에서 이러한 제보 내용을 공개하며 "원래는 윤석열 대통령도 같이 가려고 했는데 취소되고 김태효 차장이 간 것이다. 김 차장은 HID 부대원들의 훈련 모습도 자세히 체크했다"면서 "외교를 담당하는 1차장이 왜 여기를 간 건지 심히 의심스럽다. 저도 39년 동안 군 생활을 하고 육군 대장으로 전역했지만 HID는 비밀부대라 한 번도 간 적이 없다"고 말했다.

 

당시 대통령실 대변인실은 김 전 차장의 HID 부대 방문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1년 6개월 전에 있었던 군부대 격려 방문을 계엄 선포와 연결 짓는 것은 터무니없는 비약"이라며 선을 그었지만, 비상계엄을 앞두고 벌어진 외환 혐의 사건을 거슬러 올라가면 2023년도까지 이어지는 만큼 철저하게 따질 필요가 있다.

 

조은석 특검(왼쪽) 윤석열(오론쪽). 연합

 

특검은 확보한 자료를 검토한 뒤 관련자들을 차례로 불러 제기된 의혹들을 조사할 방침으로 전해졌다. 지난 10일 재구속된 윤석열에 대해서도 관련 의혹에 대한 조사를 시도할 예정이다. 특검은 이날도 압수수색 영장에 일반이적죄와 직권남용 혐의 등을 죄명으로 기재하고, 피의자로 윤석열과 김용현, 김용대 사령관 등의 이름을 적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 수사가 내란과 외환 혐의 사건을 아우르며 수사망을 좁혀가는 가운데, 윤석열은 '버티기' 작전에 들어갔다. 특검은 이날 윤석열이 출석 조사 요구에 불응하자 강제 구인을 시도했지만, 윤석열이 협조하지 않고 버티면서 끝내 불발됐다. 특검팀은 오후 5시쯤 서울구치소장에 '15일 오후 2시까지 윤석열을 서울고검 조사실로 데려오라'고 재차 지휘했다. < 김성진 기자 >

 

7일(현지 시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재명 대통령에게 보낸 서한에 8월 1일부터 한국에 25% 상호관세를 부과하겠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 트럼프 대통령 트루스소셜 계정 갈무리관련사진보기
 

트럼프 정부의 일방적 상호관세 부과 일이 또 유예되었다. 그런데 한국에 도달하기도 전에 상대국과는 일말의 상의도 없이 백악관 래빗 대변인 손으로 만천하에 공개된 서신에는 8월 1일이라는 새로운 디데이가 찍혀 있다. 한국과 일본을 콕 집어 최후통첩처럼 압박했다. 동맹국에 대한 결례를 넘어 무례이며, 주권국에 대한 명백한 모욕이다. 아무리 미국이라고 하더라도 용납하기 힘들다. 관세 폭탄만이 아니다. 방위비와 미군 주둔 분담금 상향을 요구하는 압박은 이미 도를 넘는 수준이다.

이재명 정부 출범한 지 겨우 한 달 지났다

보수야당과 보수언론은 미국의 일방적 관세 및 분담금 폭력엔 눈과 귀, 입까지 닫아거는 반면, 이재명 정부를 향하는 화살은 한 치의 망설임도 없다. 한미정상회담이 늦어지고 있어 협상이 잘 풀리지 않는다는 억측과 함께 이것이 한국 정부의 책임인 양 왜곡하는 도무지 이해하기 어려운 주장을 해댄다. 얼마 전에는 정상 간 통화가 늦어진다고 아우성이었다. G7에서 중간에 돌아간 트럼프로 인해 상견례가 일방적으로 무산되었을 때도 우리 정부 탓을 했었다.

이재명 정부가 출범한 지 겨우 한 달이 지났다. 인수위 기간도 없어, 내란 수괴가 임명한 국무위원들과 불편한 동거까지 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정상회담이 늦어진다며, 한미 관계의 적신호라고 어깃장을 놓는 주장은 억지 비판이다. 어려운 상황에서 최선의 결과를 얻어내기 위해 노력하는 정부를 돕지는 못할망정 사실을 왜곡하고 방해하는 것이다.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도 2개월이 지나서야 정상회담을 했으며, 그들은 60일의 인수위 기간도 있었다고 반박하는 것조차 부질없게 느껴진다. 합리성도 애국심도 찾을 수 없다. 국익보다 진영 논리로 이미 이재명 정부를 흔들 만반의 준비를 하고 먹잇감을 노리고 있을 뿐이기 때문이다. 그들의 정체성은 미국에 대한 굴종의 사대주의이고, 그들의 의도는 윤석열이 사적 권력을 지키려고 국민을 상대로 휘둘렀던 권력의 칼춤과 본질이 닿아있다.

노무현 전 대통령도 깊은 아쉬움을 표명한 바 있었다. 미국과의 관계에서 자꾸 '큰일 났다고 하는 사람들'이 있다며, "한미 관계가 나빠진다고 계속 경고음을 보내서 노무현 기를 좀 꺾으려는 움직임이 있었다"라고 했다. 어찌 노무현의 기만 꺾으려고 했을까? 진보 정부가 등장할 때마다 억측과 비판을 쏟아내는 전례를 어김없이 반복한다. 윤석열 내란 수괴와 함께 친일 매국과 친미 종속으로 국익을 훼손할 당시의 공범들이 국민주권정부를 흔들기 위해 호시탐탐 노리고 있다.

관세와 분담금이라는 쌍끌이 폭력

7월 9일(현지 시각), 미국 워싱턴 백악관 국빈식당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서아프리카 5개국 정상들과 다자 오찬을 진행하고 있다. ⓒ 백악관관련사진


국민의 위대한 저력으로 민주주의가 회복되고, 외교가 일단 복구되었지만, 새로운 정부가 물려받은 대외환경은 최악 그 자체다. 자유주의 국제질서가 근본부터 흔들리는데, 질서를 만들고 유지해오던 미국에 의해서 무너지고 있다. 개방형 통상국가로 발전을 거듭해 온 대한민국이 파괴적 위협 앞에 놓여 있는데, 위협의 중심이 트럼프의 미국이다.

트럼프는 우리가 지금까지 듣지도, 보지도, 배우지도 못한 방식으로 세계를 흔들며, 그중에서도 우리를 가장 세게 흔든다. 그의 세계관은 미국의 주류와 달리 미국의 약화를 초래한 이유가 적대적인 국가들보다 동맹국 및 우방국 탓이라고 규정한다. 이를 바로 잡기 위해 그간 불공정했던 자유무역은 폐기하고, 제공했던 안보도 없다며 지금까지의 정산은 물론이고 이후로는 입장료를 제대로 받겠다는 것이다. 관세와 분담금이라는 쌍끌이 폭력이 곧 입장료인 셈이다.

자유무역질서를 파괴하는 미국의 극단적 보호주의는 매우 부당하고 폭력적이다. 1기에서 한미 FTA를 자국에 유리하도록 바꾸더니, 이제는 FTA를 무력화하고 관세 폭탄을 퍼붓는다.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문제도 맥락을 같이한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공개 석상에서 한국이 '공짜'로 군사력을 제공받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주장했다. 물론 사실이 아니다. 주한미군의 운영과 비용에 관한 틀은 '주한미군지위에 관한 협정(SOFA)'과 관계 합의 의사록, 양해사항에 기초한다. 한국은 시설과 장소를 공여하고, 미국은 주한미군 운영비를 부담하는 것이 원칙이다. 이외 '특별히' 한국과 함께 나누어 분담하는 사항은 '방위비분담특별협정(SMA)'에 따라 결정된다.

양국은 지난해 새 SMA를 체결했고, 이에 따라 한국은 2030년까지 매년 1조 5천억 원 정도를 부담하기로 약속했다. 서로 도장 찍고, 악수하고 완벽하게 끝낸 사안이다. 그런데 트럼프 대통령은 갑자기 연간 협정의 9배가 넘는 13조 원을 부담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현재 분담금도 다 소진하지 못하고 있는데도 말이다. 13조 원이면 대한민국 정부 예산의 2%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우리 아이들 밥상부터, 어르신들 건강까지 그리고 미래 산업 투자까지, 우리의 삶 곳곳을 바꿀 수 있는 큰돈이다.

트럼프는 이제 분담금 상향뿐 아니라 방위비를 5% 수준까지 올리라고 압박한다. 최근 나토에 대해 무임승차론을 들이대며 방위비 인상을 압박했던 것과 같은 맥락이다. 한국은 지난해 GDP의 2.8%인 약 66조 원을 방위비로 지출했는데, 이는 북한 전체 GDP의 1.4배이며, 유럽뿐만 아니라 미국의 다른 동맹들과 비교해도 높은 수준이다.

미국은 최상위 동맹국 한국의 높아진 전략적 가치를 분명히 알고 있음에도, 분담금은 분담금대로 걷고, 한국의 국방비 상향을 통해 대중 및 대러 봉쇄라는 자신의 필요를 위해 동원하려는 것이다. 트럼프의 과도한 요구에 맞춰줄 필요가 없다. 나토 국가들도 인상안을 수용한 것처럼 보이지만, 정치적 선언일뿐 법적 구속력도 없다. 게다가 방위비에 사회 간접자본 건설 비용을 포함해 장기간 목표로 설정함으로써 시간도 벌었다.

우리도 시간을 충분히 확보하고, 주변국들의 사례를 면밀하게 검토해서 대응하면 된다. 불안해할 필요 없다. 한국은 세계 5위의 군사력을 갖추고 있고, 방산 능력도 세계 최고 수준이다. 윤석열 정부와는 달리 남북관계 개선을 통해 충돌 가능성을 낮추는 일도 병행한다면 안보는 걱정할 필요 없다.

우리가 아니라 미국이 동맹의 근간 흔들고 있어

이재명 대통령이 10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국가안전보장회의(NSC)에서 강훈식 비서실장(오른쪽), 위성락 국가안보실장과 대화하고 있다. ⓒ 대통령실제공


문제는 앞에서 지적한 극우 진영의 프레임 공세다. 트럼프가 관세 폭탄을 거두지 않거나, 목적 달성을 위해 주한미군 철수를 볼모로 삼는 상황이 온다면 이들은 기다렸다는 듯이 좌파정부가 한미동맹을 흔든다고, 이재명 정부를 마구 흔들어댈 것이다. 취임 후 전화 통화나 나토 회의 불참 결정, 정상회담 지연 시비와는 비교할 수 없는 수준의 '반미 프레임' 공세가 펼쳐질 것이다. 그들은 늘 국익보다 사익을 앞세워 왔기 때문이다.

박근혜와 윤석열 정부에 대한 맹목적 지지자들은 그들이 나라를 팔아먹어도 지지할 것이라는 말이 유행했었는데, 미국이 대한민국을 능멸하고 속국처럼 다뤄도 침묵하고, 비판의 화살을 이재명 정부에 돌린다. 팩트는 우리가 아니라 미국이 동맹의 근간을 흔든다는 것이다.

이런 환경에서 정부가 어떻게 미국의 압박을 이겨낼 수 있을까? 이기기는커녕 버티기도 쉽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불안하고, 조급한 마음이 커질 수도 있다. 그러나 노무현 전 대통령 말처럼, 꺾이면 안 된다. 지금은 국난의 상황에 비견되고, 국난의 주범은 트럼프다. 누가 봐도 미국이 틀렸다면, 아무리 미국이라도 온 국민이 똘똘 뭉쳐서 대응해야 한다.

그렇다고 미국과 싸우자는 말이 아니다. 트럼프가 빌런이라는 것을 온 세계가 알면서도 미국이 가진 힘과 영향력 때문에 실리적으로 접근하는 것처럼 우리도 그렇게 하면 된다. 같은 처지의 국가들과 연대하면서 소나기는 피하는 전략으로 버텨내야 한다. 온 국민이 정부를 믿고 함께 버텨내야 한다. 무엇보다 이런 와중에 내란 잔당과 극우 언론들이 미국이 아닌 한국 정부 등 뒤에서 화살을 난사할 때, 함께 내란을 극복했던 것처럼 국민이 막아줘야 한다.

트럼프가 관세 폭탄을 처음 던지고, 미국의 51번째 주지사로 부르며 모욕했던 캐나다의 전 총리 트뤼도는 미국의 협박 앞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캐나다인은 합리적이며 예의 바르지만, 우리나라와 모든 사람의 안녕이 위태로울 때는 싸움에서 물러서지 않을 것입니다... 이 나라는 싸워야 할 가치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 대한민국도 싸워서 지켜내야 할 가치가 있는 나라이다. 그 상대가 미국이라고 하더라도 말이다. 그리고 우리의 저력으로 새로운 대한민국을 반드시 지켜낼 것이다. < 김준형 국회의원 >

 

'충성파' 김성훈, 윤변호인 나가자 진술…체포 저지·비화폰 삭제 등 구속 결정타

윤 외교안보 실세참모 김태효, 'VIP 격노설' 목격 첫 진술…1년 전 국회 증언 번복

윤 "고립무원 상황, 각자 살길" 토로…구속후 특검 조사 거부하며 대책 마련 부심

 

윤석열 전 대통령의 복심들이 하나둘씩 과거 진술을 거둬들이고 윤 전 대통령에게 치명적인 진술을 내놓기 시작했다.

 

윤 전 대통령의 각종 범죄 혐의에 대해 끝까지 부인하거나 기억나지 않는다고 주장해온 측근들이 입을 열기 시작하면서 특검 수사도 덩달아 급물살을 타는 형국이다.

 

3대 특검이 임명된 지 약 한 달 만에 향후 수사에서 결정타로 작용할 윤석열 정부 핵심 인사들의 증언을 확보한 것으로, 각 특검팀은 추가 증언이 잇따를 것으로 보고 관련자 소환 조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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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훈 전 경호처 차장 내란특검 출석 = 김성훈 전 대통령경호처 차장이 3일 내란특검 조사를 받기 위해 서초구 서울고검으로 들어서고 있다. 2025.7.3 

 

13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통령경호처 '강경 충성파' 인사인 김성훈 전 경호차장은 최근 특검 조사에서 기존 수사기관 진술을 뒤집고 새로운 진술을 내놨다.

 

그는 줄곧 윤 전 대통령의 체포 저지 관련 혐의를 부인했지만, 윤 전 대통령 측 변호인단이 참여하지 않은 특검 조사에선 윤 전 대통령의 범행을 인정하는 취지로 진술을 번복한 것이다.

 

실제로 내란특검이 청구한 윤 전 대통령 구속영장에는 "경찰은 전문성도 없고 총은 경호관들이 훨씬 잘 쏜다", "총을 갖고 있다는 걸 좀 보여줘라" 등 윤 전 대통령이 김 전 차장에게 지시했다는 구체적인 발언도 담겼다.

 

또한 윤 전 대통령이 김 전 차장에게 세 차례 전화해 "쉽게 볼 수 없어야 비화폰이지. 조치해라"라고 말하는 등 비화폰 기록 삭제를 지시한 둘만의 통화 내용도 특검은 파악했다. 이 역시 김 전 차장의 진술 없이는 파악하기 어려운 내용이다.

 

김 전 차장은 지난 1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한남동 관저에서 윤 전 대통령 체포를 시도했을 당시 이를 저지하는 데 앞장섰던 경호처 내 '강경 충성파'의 대표 격이다.

그는 재임 당시 윤 전 대통령이나 김건희 여사의 생일 축하행사까지 주도하는 등 경호처 내에서도 윤 전 대통령 부부와 가까운 인사로 평가돼 왔다.

 

탄핵심판 국면에서도 그는 "경호관에게 최고의 명예는 대통령의 안전을 위해 목숨 바치는 것"이라면서 경찰·검찰 조사에서 윤 전 대통령 관련 불리한 진술을 일절 거부했는데, 탄핵 이후 특검 조사에선 기존 진술을 뒤엎고 새로운 증언을 시작한 것이다.

 

내란특검팀은 윤 전 대통령 구속영장에 김 전 차장의 이 같은 태도 변화를 지적하면서 구속 필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특검팀은 구속영장에서 "김 전 차장은 피의자(윤 전 대통령) 변호인들이 참여한 경찰 조사 초기엔 피의자에 유리한 방향으로 진술하다가, 피의자 변호인들이 조사에 참여하지 않은 이후에야 범행 부분에 대해 진술하기 시작했다"며 "피의자가 김 전 차장에 대해 회유 또는 압박으로 진술 번복을 시도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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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효 전 1차장, 순직해병 특검팀 출석= 윤석열 정부 외교라인 핵심 인사인 김태효 전 국가안보실 1차장이 11일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 서초구 순직해병 특검팀 사무실로 향하고 있다. 2025.7.11 

 

윤석열 대통령실의 실세 참모이자 외교안보 정책을 주도한 김태효 전 국가안보실 1차장은 최근 순직해병특검 조사에서 'VIP 격노설'을 직접 목격했다고 처음으로 진술했다.

 

VIP 격노설은 윤석열 전 대통령이 2023년 7월 31일 오전 11시 대통령실 회의에서 채상병 사건 조사결과 보고받은 뒤 '격노'했고, 이종섭 당시 국방부 장관에게 전화로 질책하면서 경찰 이첩을 보류시키고 조사 결과를 바꾸게 했다는 의혹이다.

 

VIP 격노설 그간 누군가로부터 이런 얘기를 전해 들었다는 전언 형태의 진술만 있었는데, 당시 회의에 참석했던 김 전 차장이 직접 목격했다고 특검에 진술한 것이다.

 

김 전 차장은 "윤 전 대통령이 임기훈 전 대통령실 국방비서관으로부터 한 장짜리 채상병 사망 사고 보고를 받았고, 직후 언성을 높이며 화를 냈다"는 취지로 특검에 진술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 같은 김 전 차장의 진술은 1년 전인 지난해 7월 국회 운영위원회에서 진술한 것과는 정반대다.

 

국회에서 그는 당시 회의에 채상병 사건 관련 보고가 없었고, 윤 전 대통령이 격노한 적도 없다고 주장한 바 있다.

 

김 전 차장은 윤 전 대통령 취임 직후부터 대통령 지근거리에서 외교안보 정책을 총괄한 실세 참모이자 복심이었다.

 

그는 윤 전 대통령이 격노했다는 2023년 7월 31일 회의 이후로 줄곧 이 사실을 함구해왔다가, 약 2년 만에 특검에서 그날의 일에 대해 새로운 사실을 털어놓았다.

 

당시 회의에는 김 전 차장뿐 아니라 조태용 전 국가정보원장, 임기훈 전 국방비서관 등도 동석했는데, 특검은 조만간 이들도 소환조사한다는 방침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 구속심사 마치고 서울구치소로=12.3 비상계엄 사태 관련 내란 혐의를 받는 윤석열 전 대통령이 9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치고 대기 장소인 서울구치소로 이동하고 있다. 2025.7.9 [사진공동취재단] 

 

윤 전 대통령은 한때 복심이었던 이들이 자신에 대해 불리한 증언을 특검에 쏟아내기 시작하자 당혹한 모습이다.

 

윤 전 대통령은 앞서 열린 구속영장 심사에서 직접 최후진술에 나서 "고립무원의 상황에 빠졌다. 국무위원들도 각자 살길을 찾아 떠났고, 변호사를 구하는 데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심경을 토로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 전 대통령 측은 일단 구속 이후 특검 출석 요구를 거부하면서 대책 마련에 부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각 특검팀은 최근 확보한 윤 전 대통령 복심들의 새 진술을 향후 수사의 동력으로 삼고, 추가 증언 가능성을 염두해두며 수사에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 김철선 기자 >

계엄날 알리바이 명확했던 김건희와 김태효 행적 추적
비마이카는 명백한 특검 대상, 법원의 수상한 영장기각

 
 
 
[논썰] “김건희-노상원 비화폰 통화”, 김태효는 HID와 무슨 일을? 한겨레TV

 

내란 우두머리 윤석열이 다시 구속됐고, 박정훈 대령의 무죄가 확정됐습니다. 윤석열은 감옥으로 돌아갔고, 박정훈은 원직에 복귀했습니다. 분노로 일그러졌던 정의의 여신 디케가 드디어 우리에게 미소를 보내는 것 같습니다.

 

이제 시작에 불과합니다. 3대 특검은 겨우 첫발을 뗀 상황입니다. 그런데도 수사 속도는 놀랍습니다. 유폐됐던 진실의 방문을 열어젖히고 빠르게 핵심을 향해 달려가고 있습니다. 수사 속보가 너무 많아서 정신을 차리기 힘든 수준인데요. 오늘 논썰에서는 ‘내란의 밤’ 당일 알리바이가 너무나 확실해서 오히려 의심스러웠던 두 사람이죠, 김건희와 김태효를 중심으로 3대 특검 수사를 정리해 보겠습니다.

 

[논썰] “김건희-노상원 비화폰 통화”, 김태효는 HID와 무슨 일을? 한겨레TV

 

계엄날 굳이 강남 한복판에 나타난 이유

 

김건희씨가 계엄 날인 지난해 12월 3일 강남의 성형외과에서 3시간이나 머물렀다는 사실 기억하실 겁니다.

 

장경태 더불어민주당 의원 : 김건희 씨는 12월 3일 비상계엄 당일, 저녁 6시 25분에 들어가 계엄 1시간 전 저녁 9시 30분까지 3시간 동안 성형외과에 있었습니다. 카니발 하이리무진 차량, 차량번호 274다 73**을 타고… (12월 23일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

 

김씨가 무슨 시술을 받았는지, 프로포폴을 맞았는지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남편이 비상계엄 선포라는 운명을 건 도박을 감행하기 직전, 아내인 김씨가 왜 굳이 ‘눈에 띄는’ 외부 동선을 택했는지가 중요합니다. 이날 김씨가 찾은 ‘박동만 성형외과’는 대통령 자문의인 박동만 원장이 운영하는 곳이거든요. 성형외과 의사가 대통령 자문의라는 사실이 어이없긴 하지만, 어쨌든 평소라면 관저로 불러서 진료든 시술이든 했을 겁니다. 그런데 왜 굳이 그 중차대한 순간에, 경호원과 수행원들을 대동하고 강남 한복판에 나타난 걸까요? ‘나는 계엄을 몰랐다’고 주장하기 위해 일부러 만든 일정 같지 않습니까?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은 윤석열이 계엄 당일 다음과 같이 말했다고 지난 1월 경찰에서 진술했죠. ‘계엄 선포 계획은 아무도 모른다, 심지어 우리 와이프도 모른다. 와이프가 굉장히 화낼 것 같다’고 말했다는 겁니다. 이 말을 한덕수 전 국무총리도 들었다고 합니다. 누가 묻지도 않았는데, 굳이 ‘우리 와이프는 모른다’고 먼저 말한 이유는 역시 ‘성형외과 알리바이’를 만들어낸 이유와 같을 겁니다. 물론 민간인에 불과한 김씨가 계엄 선포 계획을 미리 아는 건 부적절합니다. 하지만 전혀 알지 못했다는 게 오히려 더 어색합니다. 대통령실 안에서 브이제로(V0)로 불릴 정도로 모든 국정에 개입했던 김씨 아닙니까?

 

노상원이 김건희와 비화폰 통화했다는 증언

 

이렇게 김건희를 꼭꼭 숨기려는 이유는 김씨를 보호하려는 의도라기보다는, 오히려 김씨가 드러나서는 안 될 정도로 깊이 개입했기 때문이 아닐까 의심이 갑니다. 이와 관련해서 봉지욱 뉴스타파 기자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논썰] “김건희-노상원 비화폰 통화”, 김태효는 HID와 무슨 일을? 한겨레TV
 

봉지욱: 이거 아마 특검에서는 알 텐데. (중략) 노상원 롯데리아 회동 있었잖아요. 노상원이 비화폰을 들고 다니면서 실제로 김건희와 통화한 것을 롯데리아 회동 당사자들이 목격을 두 차례 이상 했습니다. 이 사실을 검찰에서 진술을 했어요. (중략) 우리는 김건희가 시켰을 것이다. 윤석열의 그 머리로 이렇게 할 수 없다고 했잖아요. 여러 가지로 봤을 때 모든 결정은 김건희가 했을 것이다, 그런 의심을 했는데 저는 그게 사실인 거 같더라고요. (7월 4일 ‘매불쇼’)

 

노상원이 윤석열 검찰총장 시절부터 ‘윤석열 대통령 만들기 프로젝트’에 깊이 관여한 사실 기억하십니까? 이른바 ‘YP작전계획’이라는 제목의 한글 파일인데요. 윤석열 정치 입문 전부터 노상원이 이들 부부의 정치적 책사 노릇을 했다는 물증입니다.

 

[논썰] “김건희-노상원 비화폰 통화”, 김태효는 HID와 무슨 일을? 한겨레TV

 

이른바 ‘노상원 수첩’의 글씨는 급하게 흘려 쓴 것이어서 누군가의 지시를 메모했을 가능성이 크죠. 수첩에서 ‘수거 대상’으로 거론된 그 많은 이름과 단체들을 노상원 혼자 정리했을 거라고 보는 게 오히려 비합리적입니다. 노씨는 지난 7일 구속이 연장됐습니다. 폭파, 격침, 독극물 사살, 북한 공격 유도 등 온갖 잔인한 살상 방안이 적혀 있는 이 수첩 내용을 노씨가 혼자 작성했다는 주장을 과연 끝까지 고수할지, 지켜봐야겠습니다. 그 전에 특검이 김건희-노상원 두 사람의 비화폰 통화 내역을 확보할 수도 있을 겁니다.

 

[논썰] “김건희-노상원 비화폰 통화”, 김태효는 HID와 무슨 일을? 한겨레TV

 

부실회사에 수백억 투자한 대기업들

 

윤석열 부부가 계엄을 통해 장기 집권을 획책했던 이유는 명확합니다. 지은 죄가 너무 많아서 감옥행을 면하기 어렵다는 걸 본인들도 잘 알았을 겁니다. 그런데 김건희 특검의 수사 대상에 직접적으로 언급되지 않은 또 다른 중대 범죄 혐의가 포착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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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금주 더불어민주당 대변인: 김건희 일가의 집사로 불리는 김예성씨의 회사의 대기업과 공적 금융기관이 무려 180억 원을 투자한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해당 회사는 340억 원이 넘는 손실을 기록한 부실기업이었습니다. (중략) 심지어 우크라이나재건 포럼의 주최 측과 삼부토건 관련자들이 한 사무실을 공유했다는 의혹까지 제기되고 있습니다. (7월 9일 국회)

 

여러분, 김건희 엄마 최은순씨가 ‘350억 잔고증명서 위조’ 사건으로 항소심에서 법정구속 됐던 거 기억하시죠? 김예성은 이 잔고조작 위조문서를 직접 만든 공범입니다. 명문대 법대를 나와 대형 금융투자사에 근무한 이력을 갖고 있습니다. 김건희와 서울대 경영전문대학원에서 만났다는데, 김건희 모녀의 집사 노릇을 했습니다. 이들이 사실상 경제공동체라는 근거가 도처에 차고넘칩니다. 지난 4월 이미 베트남으로 도망갔는데요. 특검이 김씨의 여권을 무효화하겠다고 합니다.

 

[논썰] “김건희-노상원 비화폰 통화”, 김태효는 HID와 무슨 일을? 한겨레TV

 

김예성이 주요 주주로 있던 렌터카 업체 비마이카(IMS모빌리티로 사명 변경)와 김건희는 설립 당시부터 특수 관계였습니다. 김건희가 이사로 재직했던 도이치모터스가 비마이카에 BMW 50대를 싼값에 빌려줬고, 비마이카는 김건희의 전시회에 협찬을 합니다. 김건희가 비마이카 계열사 이사로 이름을 올리기도 합니다. 대기업과 금융회사들이 부실덩어리 렌터카 회사에 누구를 보고 200억에 가까운 거액을 투자했을까요? 더구나 카카오모빌리티 등 투자 대기업들은 당시 공정위와 금융당국으로부터 조사를 받고 있었습니다. 약점이 잡혔던 겁니다. 전형적인 후진국형 권력 비리라는 의심이 듭니다.

 

1%의 확률로 특검 영장 기각하는 법원

 

그런데 서울중앙지법이 김예성과 관련한 압수수색 영장을 기각했다고 합니다. 건진법사 관련 압색영장도 기각됐습니다. 특히 김예성 관련 사건은 특검의 수사 대상이 아니라는 이유까지 밝혔다는데요. 법원은 김건희 특검법의 수사 대상 12번을 무시하는 겁니까?

 

김건희 특검법 수사 대상

12번. 윤석열 전 대통령 재임 중 김건희가 대통령의 지위 및 대통령실의 자원을 이용하여 사적 이익을 추구하였다는 의혹 사건

 

[논썰] “김건희-노상원 비화폰 통화”, 김태효는 HID와 무슨 일을? 한겨레TV

 

대기업과 금융공기업 등이 대통령 부인이 관련된 부실회사에 수백억을 투자했는데, 이게 수사 대상이 아니라는 법원의 주장을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압색영장 발부율 99%를 자랑하며 ‘영장 자판기’라는 비판을 받았던 사법부가 드디어 인권수호천사가 되겠다고 작심한 건가요? 왜 우리 사법부는 윤석열 앞에만 서면 인권을 중시하게 되는 걸까요? 내란 재판을 하염없이 지연시키고 있는 지귀연 재판부는 여름휴가까지 챙기겠다고 합니다. 내란 청산을 가로막는 사법부의 행태에 대해서는 꾸준한 관심과 비판이 필요합니다.

 

샤넬백과 다이아목걸이는 해외원정도박 무마용?

 

건진법사 전성배로부터 샤넬백과 다이아몬드 목걸이 등을 선물받았다는 의혹은 ‘통일교 게이트’로 번질 조짐입니다. 김건희 특검이 지난 8일 이와 관련해 경찰청과 춘천경찰서 등을 압수수색했는데요. 경찰은 한학자 총재 등 통일교 간부진이 2008~2011년 미국 라스베이거스 카지노에서 600억원 상당의 도박을 했다는 정보를 입수하고도 수사를 진행하지 않았습니다. 지금까지는 통일교의 뇌물이 캄보디아 메콩강 프로젝트와 관련이 있다고 의심해 왔는데요. ‘해외 원정 도박’ 수사 무마도 관련이 있는 것 아닌지 새로 들여다보고 있는 겁니다.

 

불과 3년 동안 이들 부부가 얼마나 많은 불법과 비리를 저질렀던 것인지 도무지 가늠되질 않습니다. 게다가 범죄 수법이나 행태가 너무나 대범하고 뻔뻔합니다. 자신들이 수사 대상이 되리라고는 꿈에도 생각해 본 적이 없는 사람들 같습니다. 처음부터 장기집권을 하겠다고 마음먹지 않았다면 이렇게까지 할 수 있었을까요? 윤석열 스스로 말하지 않았습니까?

 

“대통령 임기 5년이 뭐가 대단하다고, 너무 겁이 없어요.”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12월 29일 유튜브 ‘새시대준비위원회’)

 

당시엔 문재인 대통령을 비난하는 말로 해석됐지만, 지금 와서 보면 ‘나는 5년으로 만족하지 않는다’는 뜻으로 읽힙니다. 여태 밝혀지지 않은 계엄의 동기가 바로 이것 아닐까요? 손바닥에 ‘왕’자를 쓰고 온 국민에게 레이저 쏘듯 보여준 사람입니다. 왕처럼 영구집권하려는 의도를 처음부터 갖고 있었다고 볼 근거가 충분합니다.

 

하루만에 휴대폰 세번 바꿔

 

‘내란의 밤’ 당일 김건희씨 만큼이나 명확한 알리바이를 댄 핵심 관계자가 한명 더 있죠. 측근 중의 최측근, 김태효 당시 국가안보실 1차장입니다. 계엄 당일 언론인과 저녁 식사 중이었다고 밝혔는데요. 어떤 기자와 어디서 저녁을 먹었는지는 말한 적이 없습니다. 어쨌든 계엄 선포 계획을 전혀 몰랐다는 듯이 행동했습니다. 하지만 지난해 12월 12일 오전 10시부터 다음날 오전 11시 20분까지 약 25시간 동안 휴대전화를 3차례나 바꾼 사실이 드러났죠. 만 하루 동안 무려 세 번이나 통신기록을 인멸한 것입니다. ‘캐치 미 이프 유 캔’이라고 놀리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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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효는 계엄 다음날인 12월 4일 필립 골드버그 당시 미국 대사와 한 통화에서 “반국가세력을 척결하기 위해 계엄 선포가 불가피했다”며 계엄을 정당화해서 골드버그 대사가 충격을 받았다는 의혹도 제기됐습니다. 김태효는 이 내용을 전면 부인했지만, 통화 사실 자체는 인정했습니다. 여러분은 미국 대사와 김태효 중 누구 말을 더 믿으십니까?

 

[논썰] “김건희-노상원 비화폰 통화”, 김태효는 HID와 무슨 일을? 한겨레TV

 

꼭꼭 숨었던 김태효의 머리카락도 한올씩 발각되고 있습니다. 채상병 특검은 오늘(11일) 김태효를 직권남용 혐의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조사했습니다. 그는 이른바 ‘VIP 격노설’과 관련하여 2023년 7월 31일 대통령실 수석비서관 회의 참석자 중 한명입니다. 특검은 또 10일 오전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 이시원 전 공직기강비서관, 임기훈 전 국방비서관 등 10여명을 동시 압수수색했습니다. 채상병 사망 사건을 은폐하고 임성근 사단장의 구명 로비에 관여한 혐의를 받는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도 압수수색했습니다. 이 전 대표는 도이치모터스와 삼부토건 주가조작에도 연루된 인물입니다.

 

채상병 특검은 11일 윤석열 부부의 주거지인 서울 서초동 아크로비스타를 압수수색했습니다. 조태용 전 국정원장은 전날에 이어 이틀 연속 압수수색했습니다. 조태용이 김건희와 전화통화를 하는 사이라는 건 윤석열 탄핵심판 법정에서 확인된 바 있죠. 임성근 사단장 부인과 김건희 측근이 연락을 취한 정황도 특검이 포착했습니다. 김건희가 임성근 구명로비 과정에서 어떤 역할을 했는지 조만간 밝혀질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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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효, HID 관련 수상한 행적들

 

김태효는 내란 특검의 소환도 피하기 어려울 겁니다. 평양에 보낸 드론이 추락하자 윤석열이 박수 치며 좋아했다고 하죠. 바로 그 ‘무인기 작전’이 군의 지휘 체계를 무시하고 국가안보실을 통해 김용대 드론작전사령관에게 직접 하달됐다는 증언이 있었습니다. 최근에 특검이 이와 관련한 녹취 자료를 확보하기도 했습니다.

 

또한 김태효가 2023년 6월 강원도 HID(북파공작원) 훈련장을 방문했다는 사실이 확인됐고, HID 장교가 대통령 안보실로 파견 나와 근무했다는 사실도 확인된 바 있습니다. 이 장교는 안보실 2차장 소속이지만 1차장인 김태효에게만 보고했다는 의혹도 있습니다. 뭔가 그림이 그려지십니까? 검찰이 작성한 노상원 공소장을 보면, 노상원은 비상계엄 다음날인 지난해 12월 4일 새벽 5시 40분에 선관위에 도착해 정보사 요원들을 지휘할 계획이었습니다. 정보사령관 출신인 노상원은 김봉규 당시 정보사 대령에게 “노태악 중앙선관위원장(대법관)은 내가 처리할 것”이라며 야구방망이를 자신의 사무실에 가져다 두라고 지시하기도 했습니다. 정보사 산하인 북파공작원 요원들이 노상원 경호와 선관위 직원 위협 임무를 맡았다는 사실도 적시돼 있습니다. 북파공작원을 활용한 2차 계엄 또는 계엄 실패시 소요 작전 계획이 있었다는 의혹도 기억하실 겁니다.

 

김건희와 노상원, 김태효로 이어지는 계엄 이행 계획이 있었을 거라는 의심이 강하게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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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희 특검은 지난 8일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과 김영선 전 의원, 김상민 전 검사 등의 주거지와 사무실 등 10여곳을 압수수색했습니다. 명태균 게이트와 관련한 불법·허위 여론조사 및 공천거래 의혹을 수사하는 건데요. 원희룡 전 의원은 출국금지됐습니다. 양평고속도로 노선 변경 의혹 및 삼부토건 주가조작 사건과 관련한 우크라이나 재건 프로젝트에 연루된 혐의입니다.

 

내란 수괴 윤석열은 서울구치소 10㎡ 크기의 독방에 갇혔습니다. 이제 전쟁을 일으키려 한 외환 혐의와 관련해 집중 조사를 받게 됩니다.

 

우크라이나 전차 무상대여와 전쟁시나리오

 

윤석열 정부가 우크라이나에 우리 군에도 부족한 최첨단 장애물 개척 전차 등 총 300억원 규모의 군사 장비를 무상으로 대여했다고 하는데요. 우크라이나가 요청하면 반납을 면제할 수 있는 조항이 있다고 합니다. 그냥 준 거죠. 국민 몰래, 국회 의결도 없이 국가 자산을 빼돌린 건데요. 대체 왜 이렇게까지 했을까요? 김준형 조국혁신당 의원은 전쟁 획책과 관련이 있다고 말합니다.

 

김준형: 저는 이게 외환과 관련이 있는 거라고 봅니다. 한기호 의원 기억나시죠? 신원식과 (중략) 거기서 싸움 붙게 해서 심리전으로 해가지고 북한이 파병한 것과 붙게 해라. 저는 이것도 저기 백령도, 드론 이런 것과 다 합쳐서 여러 가지 시나리오 중의 하나였다. 파병까지 생각하고 있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김준형 조국혁신당 의원, 7월 8일 ‘매불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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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엄 40여일 전인 지난해 10월 24일, 군 출신인 한기호 국민의힘 의원이 신원식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장에게 보낸 메시지가 카메라에 잡혔는데요. 러시아에 파병된 북한군을 공격해 피해를 주고 이를 대북 심리전에 활용하자는 제안입니다. 신 실장은 “잘 챙기겠다”고 답합니다. 이때 윤석열 정부와 국민의힘은 우크라이나 파병론에 군불을 때던 상황이었습니다. 우크라이나에 파병된 북한군과 우리 군이 현지에서 충돌하게 하자는 위험천만한 계획을 꾸미고 있었던 것 아닙니까?. 이 충돌을 빌미로 북한을 공격하려는 시나리오가 있었던 것 아닐까요?

 

국방부는 우크라이나 무기 무상 대여에 대한 김준형 의원의 질의에 사실을 시인했습니다. 하지만 국방부 결정이 아니라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의결 사항이라고 해명했습니다. 대통령이 의장인 NSC가 결정했고, 자신들은 따랐을 뿐이라는 겁니다. 그리고 계약 조건 대로 우크라이나가 요청하면 회수하지 않을 계획이라고 합니다. 윤석열 정부 사람들에게선 도무지 애국심이란 걸 찾아볼 수가 없습니다.

 

형법상의 외환죄(사형 또는 무기)가 될지 아니면 일반이적죄(무기 또는 징역 3년 이상)가 될지, 또는 부승찬 민주당 의원이 주장하는 군형법상의 불법전투개시죄(사형)가 될지는 알 수 없지만, 내란 특검의 수사는 여기에 집중될 겁니다. 5천만 국민의 생명과 재산이 순식간에 잿더미가 될 수 있는 도박을 획책했던 것 아닙니까? 절대 용서해서는 안 될 치 떨리는 범죄입니다.   < 한겨레 이재성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