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주년 광복절 경축사
“9·19 군사합의 선제적·단계적 복원“
“일, 신뢰 훼손되지 않게 노력해주길“

 

 
 
이재명 대통령이 15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80주년 광복절 경축식에서 경축사를 하고 있다. 연합
 

 

이재명 대통령은 15일 “현재 북측의 체제를 존중하고, 어떠한 형태의 흡수통일도 추구하지 않을 것이며 일체의 적대행위를 할 뜻도 없음을 분명히 밝힌다”며 “남북 간 우발적 충돌 방지와 군사적 신뢰 구축을 위해 ‘9·19 군사합의’를 선제적으로 복원하겠다”고 밝혔다. 윤석열 정부 3년 동안 최악의 수준으로 악화된 남북 대화와 협력의 물꼬를 트기 위한 의지를 분명히 한 것이다.

 

이 대통령은 이날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제80주년 광복절 경축식에서 “분단으로 인해 지속된 남북 대결은 우리 삶을 위협하고, 경제발전을 제약하고, 나라의 미래에 심각한 장애가 되고 있다”며 “낡은 냉전적 사고와 대결에서 벗어나 평화로운 한반도의 새 시대를 열어가야 할 때”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공리공영·유무상통 원칙에 따라 남북 주민의 삶을 실질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교류 협력 기반 회복과 공동성장 여건 마련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이날 이 대통령 경축사의 주된 화두는 ‘공존’과 ‘평화’였다. 12차례 평화를 언급한 이 대통령은 지난 정부에서 악화된 남북관계를 차근차근 풀어나가야 한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그는 “먼 미래를 말하기에 앞서 지금 당장 신뢰 회복과 대화 복원부터 시작하는 것이 순서”라며 “국민주권 정부는 취임 직후부터 전단 살포 중단, 대북 확성기 방송 중단 등의 조치를 취했다”고 말했다. 또 “우리 정부는 실질적 긴장 완화와 신뢰 회복을 위한 조치를 일관되기 취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남북기본합의서와 6·15 공동선언, 10·4 선언, 판문점 선언, 9·19 공동선언에 이르기까지의 기존 합의를 존중하는 동시에 그동안 약속해온 대로 “9·19 군사합의를 선제적·단계적으로 복원하겠다“고 약속했다. 또 “평화로운 한반도는 ‘핵 없는 한반도’”라며 “남북, 미북 대화와 국제사회의 협력을 통해 평화적 해결의 실마리를 찾아 나가면서, 한반도 평화와 남북관계 발전에 대한 국제사회의 지지와 공감대를 넓혀나가겠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한일 관계에 대해서는 “과거를 직시하되 미래로 나아가는 지혜를 발휘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한·일 양국은 오랫동안 굴곡진 역사를 공유해 왔기에 일본과 관계를 정립하는 문제는 늘 중요한 과제”라며 “우리 곁에는 여전히 과거사 문제로 고통받는 분들이 계시다. 입장을 달리하는 갈등도 존재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일본 정부가 과거의 아픈 역사를 직시하고 양국 간 신뢰가 훼손되지 않게 노력해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오는 23~24일 한-일 정상회담을 앞두고 이 대통령이 구체적인 과거사 언급을 피한 채 미래를 함께 강조한 것이다.

 

특히 이 대통령은 한일 양국의 경제협력에 방점을 찍었다. 그는 “60년 전 한·일 국교 정상화 당시 양국 국민 간 왕래는 1만여 명에 불과했지만 이제는 연간 1200만 인적 교류의 시대에 진입했다”며 “한국과 일본이 산업 발전 과정에서 함께 성장해 온 것처럼, 신뢰를 기반으로 미래를 위해 협력할 때 초격차 인공지능 시대의 도전도 능히 헤쳐 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국내 정치에 대해서는 “낡은 이념과 진영에 기초한 분열의 정치에서 탈피해, 대화와 양보에 기초한 ‘연대와 상생의 정치’를 함께 만들어갈 것을 거듭 촉구한다”며 ‘통합’의 정치를 약속했다. 이 대통령은 “사적 이익을 추구하는 세력은 분단을 빌미 삼아 끝없이 국민을 편 가르며 국론을 분열시켰다”며 “이제 우리 안의 장벽을 허물어야 한다. 증오와 혐오, 대립과 대결로는 아무것도 해결할 수 없고, 오히려 국민의 삶과 민주주의를 심각하게 위협할 뿐이라는 것이 지난 80년간 우리가 얻은 뼈저린 교훈”이라고 말했다.  < 엄지원 기자 >

 

다음은 이 대통령 경축사 전문.

존경하는 5,200만 국민 여러분,

700만 재외동포 여러분,

그리고 독립유공자와 유가족 여러분,

80년 전 오늘, 우리는 빼앗겼던 빛을 되찾았습니다.

삼천리 방방곡곡을 감격으로 환하게 밝힌 그 빛은

거저 얻어진 것이 아니었습니다.

해방에 대한 불굴의 의지, 주권회복의 강렬한 열망으로

스스로를 불사른 수많은 이들의 희생과 헌신으로 일궈낸 것이었습니다.

광복절은 단지 독립을 이룬 날이 아닙니다.

우리 손으로 우리의 미래를 정하고,

우리의 삶을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자유와 권리를 되찾은 날입니다.

지난 80년 동안 대한민국은 눈부신 성취를 이뤘습니다.

식민지에서 해방된 나라 가운데 유일하게

산업화와 민주화를 동시에 이뤄냈고,

군사력 5위, 경제력 10위권 선진 민주국가로 우뚝 섰습니다.

 

김구 선생이 염원했던 문화강국의 꿈도 현실이 되고 있습니다.

전 세계인이 우리말로 노래 부르고,

영화, 드라마, 만화, 문학 등

우리가 만든 콘텐츠를 즐기고 있습니다.

다시는 빼앗기지 않을 부강한 나라를 만들겠다는

독립투사들과 애국선열들의 열정이 있었기에 가능한 성취였습니다.

 

음수사원(飮水思源),

물을 마실 때 그 물의 기원을 생각한다는 말처럼,

대한민국의 오늘을 만든 선열들의 희생과 헌신을 기리는 것은

자유와 풍요를 누리는 우리가 해야 할 응당한 일입니다.

자랑스러운 항일투쟁의 역사를 기리고,

독립유공자의 명예를 지키는 것은

우리 공동체의 과거와 오늘, 그리고 미래를 지키는 길입니다.

독립투쟁의 역사를 부정하고 독립운동가들을 모욕하는 행위는

이제 더 이상 용납하지 말아야 합니다.

모두를 위해 희생한 분들을 외면한다면

또 다른 위기가 닥쳤을 때 과연 누가 공동체를 위해 나서겠습니까?

공동체를 위해 특별한 희생을 치르신 분들에 대하여 예우하고

존경하는 마음이 커지면 커질수록

우리 공동체도 더욱 튼튼해질 것입니다.

 

우리 정부는 독립투쟁의 역사를 제대로 기록하고

국민과 함께 기억하겠습니다.

생존 애국지사분들께 각별한 예우를 다하고,

독립유공자 유족의 보상 범위도 더 넓히겠습니다.

해외 독립유공자 유해봉환을 적극 추진하고,

미서훈 독립유공자들을 찾아내어

모두가 합당한 예우를 받을 수 있게 하겠습니다.

 

존경하고 사랑하는 국민 여러분,

우리의 굴곡진 역사는 ‘빛의 혁명’에 이르는 지난한 과정이었습니다.

빼앗긴 빛을 되찾고, 그 빛을 지키기 위한 투쟁의 연속이었습니다.

3.1혁명의 위대한 정신이 임시정부로 이어지고,

한반도 삼천리 방방곡곡을 넘어, 온 세계에서

독립투쟁의 불길로 번지며

마침내 우리는 다시 빛을 찾았습니다.

분단과 전쟁의 캄캄한 절망 속에서도

우리 국민은 희망을 놓지 않았고,

독재의 엄혹한 추위 속에서도 소중한 빛을 지켜냈습니다.

4.19혁명과 5.18 민주화운동, 6.10 민주항쟁으로

민주화의 빛을 환하게 밝혔고,

세계사에 없는 두 번의 무혈 평화혁명으로

이 땅이 국민주권이 살아있는 민주공화국임을 만천하에 선언했습니다.

 

지난해 말부터 올해까지 이어진 ‘빛의 혁명’은

일찍이 타고르가 노래한 ‘동방의 등불’이

오색 찬란한 응원봉 불빛으로 빛나는 감격의 순간이었습니다.

어둠이 있기에 빛의 소중함을 알았고,

빛이 있기에 어둠에 맞설 용기를 낼 수 있었습니다.

광복으로 찾은 빛을 다시는 빼앗기지 않도록,

독재와 내란으로부터 지켜낸 빛이 다시는 꺼지지 않도록,

우리 모두가 함께 지켜냅시다.

그것이야말로 ‘빛의 혁명’의 진정한 완성이며,

선열들의 숭고한 희생에 화답하는 길이라고 믿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우리 선조들은 고난 속에서도

부강한 나라, 함께 잘 사는 세상을 꿈꿨습니다.

죽음을 앞두고도 동양의 평화를 역설했고,

침략의 아픔에도 높은 문화의 힘을 염원했습니다.

그러나 뜻하지 않은 분단은

이 간절한 염원을 가로막는 장애물이 되었습니다.

분단 체제는 국토를 단절시켰을 뿐만 아니라

거대한 장벽이 되어 우리 국민을 갈라놓고 있습니다.

사적 이익을 추구하는 세력은

분단을 빌미 삼아

끝없이 국민을 편 가르며 국론을 분열시켰습니다.

 

민주주의를 억압하고 국민주권을 제약한 것도 모자라

전쟁의 참화 속으로 국민을 몰아넣으려는 무도한 시도마저

서슴지 않았습니다.

이제 우리 안의 장벽을 허물어야 합니다.

그래야 선조들이 바라던 나라로 나아갈 수 있습니다.

증오와 혐오, 대립과 대결로는 아무것도 해결할 수 없고,

국민의 삶과 민주주의를 심각하게 위협할 뿐이라는 것이

지난 80년간 우리가 얻은 뼈저린 교훈입니다.

 

분열과 배제의 어두운 에너지를

포용과 통합, 연대의 밝은 에너지로 바꿀 때

우리 사회는 더 나은 미래로 더 크게 도약할 수 있습니다.

우리 국민은 언제나 위기 앞에서

작은 차이를 넘어 더 큰 하나로 뭉쳤습니다.

나라 잃은 슬픔을 딛고 목숨 바쳐 독립을 쟁취해 낸 것도,

전쟁의 폐허를 딛고 눈부신 산업화를 이뤄낸 것도,

금 모으기로 IMF 외환위기를 극복해 낸 것도,

무장병력을 동원한 내란에서 헌정질서를 지켜낸 것도

바로 우리 국민이었습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우리 정치는

우리 국민의 기대와 눈높이에 미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제 정치문화를 바꿔야 합니다.

정치가 사익이 아닌 공익 추구의 기능을 회복하고,

국민이 정치를 걱정하는 비정상적 상황을 끝낼 때

우리 안에 자리 잡은 갈등과 혐오의 장벽도 사라질 것입니다.

낡은 이념과 진영에 기초한 분열의 정치에서 탈피해

대화와 양보에 기초한 연대와 상생의 정치를 함께 만들어갈 것을

이 자리를 빌려 거듭 제안하고 촉구합니다.

선조들이 바라던 부강한 나라, 함께 잘사는 나라,

국민주권이 온전히 실현되는

진정한 민주공화국을 향해 함께 손잡고 나아갑시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분단으로 인해 지속된 남북 대결은

우리 삶을 위협하고, 경제발전을 제약하고,

나라의 미래에 심각한 장애가 되고 있습니다.

낡은 냉전적 사고와 대결에서 벗어나

평화로운 한반도의 새 시대를 열어가야 할 때입니다.

적대 상태의 지속은 남과 북 주민 모두에게

아무런 이익이 되질 않는다는 사실을 모두가 알고 있습니다.

평화가 흔들릴 때 어떤 불행이 생기는지

우리는 이미 지난 역사를 통해 가혹할 정도로 체험했습니다.

평화는 안전한 일상의 기본이고,

민주주의의 토대이며,

경제 발전의 필수조건입니다.

싸워서 이기는 것보다, 싸우지 않고 이기는 것보다,

싸울 필요가 없는 상태, 즉 평화를 만드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숱한 부침 속에서도 이어지던 남북 대화가

지난 정부 내내 끊기고 말았습니다.

엉킨 실타래일수록 인내심을 갖고 차근차근 풀어야 합니다.

먼 미래를 말하기에 앞서

지금 당장 신뢰 회복과 대화 복원부터 시작하는 것이 순서입니다.

신뢰는 말이 아니라 행동으로 만들어집니다.

국민주권정부는 취임 직후부터

전단 살포 중단, 대북 확성기 방송 중단 등의 조치를 취했습니다.

앞으로도 우리 정부는 실질적 긴장 완화와 신뢰 회복을 위한 조치를

일관되게 취해나갈 것입니다.

 

남과 북은 서로의 체제를 존중하고 인정하되

평화적 통일을 지향하는 과정의 특수관계입니다.

남북기본합의서에 담긴 이 정신은

6.15 공동선언, 10.4 선언, 판문점 선언, 9.19 공동선언에 이르기까지

남북 간 합의를 관통하고 있습니다.

우리 정부는 기존 합의를 존중하고,

가능한 사안은 바로 이행해 나갈 것입니다.

우선, 현재 북측의 체제를 존중하고,

어떠한 형태의 흡수통일도 추구하지 않을 것이며

일체의 적대행위를 할 뜻도 없음을 분명히 밝힙니다.

특히, 남북 간 우발적 충돌 방지와 군사적 신뢰 구축을 위해

‘9.19 군사합의’를 선제적 단계적으로 복원해 나가겠습니다.

나아가 공리공영·유무상통 원칙에 따라

남북 주민의 삶을 실질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교류 협력 기반 회복과 공동성장 여건 마련에 나서겠습니다.

 

광복 80주년인 올해가 대립과 적대의 시대를 끝내고,

평화공존과 공동성장의 한반도 새 시대를 함께 열어갈 적기입니다.

신뢰를 회복하고, 단절된 대화를 복원하는 길에

북측이 화답하길 기대합니다.

 

한편으로, 평화로운 한반도는 ‘핵 없는 한반도’이며,

주변국과 우호적 협력을 기반으로 하는 한반도입니다.

비핵화는 단기에 해결할 수 없는

복합적이고 어려운 과제이나,

남북, 미북 대화와 국제사회의 협력을 통해

평화적 해결의 실마리를 찾아 나가면서,

한반도 평화와 남북관계 발전에 대한

국제사회의 지지와 공감대를 넓혀나겠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올해는 광복 80주년이자 한일수교 60주년입니다.

과거를 직시하되 미래로 나아가는 지혜를 발휘해야 할 때입니다.

한·일 양국은 오랫동안 굴곡진 역사를 공유해 왔기에

일본과 관계를 정립하는 문제는 늘 중요한 과제입니다.

우리 곁에는 여전히 과거사 문제로 고통받는 분들이 계십니다.

입장을 달리하는 갈등도 존재합니다.

 

동시에 우리는 독립지사들의 꿈을 기억합니다.

가혹한 일제 식민 지배에 맞서면서도

언젠가는 한·일 양국이 진정한 이웃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을 놓지 않았던 선열들의 염원을 이어가야 합니다.

 

일본은 마당을 같이 쓰는 우리의 이웃이자

경제 발전에 있어 떼놓고 생각할 수 없는

중요한 동반자입니다.

60년 전 한·일 국교 정상화 당시

양국 국민 간 왕래는 1만여 명에 불과했지만

이제는 연간 1천2백만 인적 교류의 시대에 진입했습니다.

우리의 국력 또한 그때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성장했습니다.

한국과 일본이 산업 발전 과정에서

함께 성장해 왔던 것처럼,

우리 양국이 신뢰를 기반으로 미래를 위해 협력할 때

초격차 인공지능 시대의 도전도 능히 헤쳐 갈 수 있을 것입니다.

 

국익중심 실용외교의 원칙으로

셔틀외교를 통해 자주 만나고 솔직히 대화하면서

일본과 미래지향적인 상생협력의 길을 모색하겠습니다.

신뢰가 두터울수록 협력의 질도 높아지게 마련입니다.

일본 정부가 과거의 아픈 역사를 직시하고

양국 간 신뢰가 훼손되지 않게 노력해 줄 것으로 기대합니다.

그럴 때 서로에게 더 큰 공동 이익과 더 나은 미래가

펼쳐지리라 생각합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우리 모두는 지금 거대한 변화의 ‘소용돌이’ 속에 있습니다.

공급망 재편과 통상 질서의 급격한 변화,

첨단기술 경쟁에 따른 산업대전환,

기후위기로 인한 에너지 전환의 복합 위기를

슬기롭게 헤쳐나가야 합니다.

한미 관세협상은 하나의 파도에 불과합니다.

앞으로 또 다른 파도가 시시각각 밀려올 것입니다.

급변하는 질서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다면

국가의 미래가 흔들리고 국민의 삶이 위협받게 됩니다.

변화하는 국제 정세를 따라잡지 못하고

열강들의 틈바구니에서 치이다 마침내 국권을 빼앗겼던

120년 전 을사년의 과오를 되풀이할 수는 없습니다.

2025년 을사년은 그때와 달라야 합니다.

높은 파도에 휩쓸려 난파되느냐,

위기를 기회로 바꿔 도약하느냐는

전적으로 우리에게 달려 있습니다.

한걸음 뒤처지면 고단한 추격자 신세이지만

반걸음 앞서가면 무한한 기회를 누리는 선도자입니다.

반도체, 인공지능 등 첨단과학 기술을 육성하여

변화에 적극 대응해야 합니다.

에너지 고속도로를 비롯한 에너지 전환의 속도를 높여

미래를 앞장서 열어가야 합니다.

우리의 문화도 더욱 갈고 닦아

소프트 파워로 세계를 선도해야 합니다.

그럴 때 우리는 새로운 100년의 도약을 맞이할 수 있습니다.

 

가보지 않은 길이지만, 우리는 해낼 수 있습니다.

우리 선조들이 되찾은 자주독립의 빛이,

우리 국민이 이룬 민주주의의 빛이 길잡이가 되어 줄 것이기 때문입니다.

위대한 우리 국민의 저력이 다시 발휘된다면,

어둠 속에서도 길을 잃지 않고 걸어온 것처럼,

우리가 나아갈 길도 잃지 않고 찾아갈 수 있습니다.

세계를 선도하는 대한민국,

평화와 번영이 가득한 나라,

국민주권의 빛이 꺼지지 않는 나라로 함께 갑시다.

 

감사합니다.

 

통일교 교단 차원 무더기 당원 가입 의혹 국민힘당 압색

 

 
김건희 여사가 지난 12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김건희 여사의 각종 의혹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13일 윤석열 정부 시절 관저 이전과 통일교의 국민의힘 지원 의혹 규명을 위해 강제수사에 착수했다. 전날 김 여사를 구속한 특검팀이 쉼 없이 주요 혐의 수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검팀은 14일엔 구속된 김 여사를 처음으로 소환 조사한다. 김 여사는 재구속 뒤 특검 조사는 물론 재판까지 거부하고 있는 윤석열 전 대통령과 달리 14일 오전 10시 특검팀 조사에 응하기로 했다.

 

민중기 특검팀은 이날 서울 용산 대통령실과 대통령 관저 이전 관련자들에 대한 동시다발 압수수색에 나섰다. 특검팀은 증축 공사를 맡았던 인테리어업체 21그램의 서울 성동구 사무실과 김태영 대표의 주거지 등을 압수수색했다. 김 여사가 운영했던 코바나컨텐츠 후원 업체였던 21그램은 증축과 구조보강 공사 면허가 없는데도 대통령 관저 시공업체로 선정돼 특혜 의혹이 일었다. 특검팀은 김오진 전 국토교통부 1차관의 주거지도 압수수색했다. 김 전 차관은 2022년 윤석열 정부 출범 뒤 대통령실 관리비서관에 임명돼 대통령실·관저 이전 사업을 총괄했고 2023년 6월에는 국토부 1차관으로 영전했다. 특검팀은 또 감사원 행정안전국을 압수수색해 관저 공사 감사 결과 보고서를 확보했다. 윤석열 정부 시절 감사원은 관저 이전 사업을 감사했지만 별다른 문제점을 발견하지 못하고 종결했다.

 

 

특검팀은 이와 동시에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 압수수색을 시도했다. 2023년 3월 국민의힘 전당대회를 앞두고 통일교 교단 차원의 무더기 당원 가입 의혹을 밝혀내기 위해서다. 특검팀은 통일교 쪽의 당원 가입이 의심되는 명단을 확인하는 방식으로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송언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이와 관련해 “이재명 정부가 파렴치범 사면으로 정치적 위기에 몰리자 정권의 충견인 특검을 통한 국면 전환용 압수수색에 나선 것”이라며 반발했다.

 

한편 이봉관 서희건설 회장이 특검팀에 제출한 자수서에는 2022년 3월 서울 서초동 아크로비스타 지하 식당에서 김 여사에게 ‘당선 축하 선물’로 6천만원짜리 반클리프 아펠 목걸이를 전달한 데 이어, 그해 4월 김 여사를 다시 만나 3천만원짜리 브로치와 2천만원짜리 귀걸이를 추가로 건넸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이날 확인됐다.

2022년 4월 만남에서는 사위인 박성근 변호사의 인사 청탁을 한 사실도 인정했다고 한다. 목걸이를 돌려받은 시점은 최재영 목사가 김 여사에게 디올 가방을 건네는 영상이 공개(2023년 11월)될 무렵인 2023년 말에서 2024년 초로 자수서에 기재됐다. 당시 김 여사는 이 회장에게 “잘 썼다”고 말했다고 한다.                         < 곽진산  배지현 기자 >

 

‘V0 위세’ 김건희의 몰락…명품 받고, A그룹 비화폰, 공천 입김까지

 

 
 
윤석열 전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12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친 뒤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 청사를 나서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지난 12일 밤 구속된 김건희 여사는 윤석열 정권의 최대 ‘리스크’로 평가돼왔다. “아내의 역할에만 충실하겠다”던 대통령선거 당시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고, 3년 내내 ‘그림자 권력’으로서 국정 운영 전반에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절대적 비호 아래 누구에게도 제어받지 않았고, 결국 이는 전직 대통령 부부 동시 수감이라는 헌정사 초유의 사태로 이어졌다.

 

예고편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2021년 11월 윤석열 전 대통령이 국민의힘 후보가 되면서 대선 국면이 본궤도에 올랐을 때 김 여사는 이미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연루 △코바나컨텐츠 후원 △모친 요양급여 부정수급 등 의혹에 △무속 △허위 이력 등 논란이 불거진 상황이었다. 김 여사 문제가 선거전에 큰 부담으로 작용하자, 김 여사는 기자회견을 열어 자신의 허위 학력·수상경력 등을 사과하며 ‘조용한 내조’를 약속했다.

 

하지만 정권 출범과 함께 김 여사는 각종 구설과 논란의 중심에 섰다. 경남 김해 봉하마을 방문 때 코바나컨텐츠 직원을 대동한 데 이어, 첫 대통령 해외 순방인 2022년 6월 스페인 마드리드 나토 정상회의 당시 민간인인 이원모 인사비서관의 부인을 임의로 수행단에 포함시키며 비선 논란을 자초했다. 현지 교민 간담회 당시 착용한 반클리프 아펠 목걸이 등 고가의 장신구가 재산신고에서 누락된 사실이 드러나 논란을 빚었다. 이 목걸이는 최근 이봉관 서희건설 회장이 선물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듬해에는 나토 정상회의 참석차 방문한 리투아니아에서 경호를 받으며 명품 쇼핑에 나선 모습이 현지 매체에 포착되기도 했다. 김 여사를 통제할 제2부속실 설치 요구가 정치권을 중심으로 빗발쳤지만 윤 전 대통령은 묵살했다.

 

권력형 비리 의혹도 끊이지 않았다. 취임 초 서울 한남동 대통령 관저 이전 공사 업체 선정에 부당하게 개입했다는 의혹이 불거진 데 이어 2023년 5월 서울-양평 고속도로 종점이 기존안과 달리 김 여사 일가 토지가 있는 강상면으로 변경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같은 해 9월 최재영 목사가 김 여사에게 300만원짜리 명품 가방(디올백)을 선물하는 영상이 공개되면서 파문이 일었다.

 

‘브이 제로’(V0)로 불리던 김 여사의 권력이 확인된 것은 이른바 ‘명태균 사태’가 터지면서다. 명씨가 지난 20대 대선 때 3억7천만원을 들여 실시한 여론조사 81차례를 무상으로 제공받은 당사자는 윤 전 대통령과 김 여사다. 김 여사는 그 대가로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 공천에 힘을 썼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특검 수사 과정에서 김 여사는 대통령·경호처장 등 단 5명만이 속한 비화폰 권한을 부여받아 대통령실·정부 전 조직에 직접 연락이 가능했다는 사실도 드러났다. 12·3 비상계엄 전날과 당일, 조태용 당시 국가정보원장과 문자메시지를 주고받았다는 사실이 윤 전 대통령 탄핵 재판에서 확인되기도 했다.

 

김 여사 문제가 국정 운영의 ‘블랙홀’이 됐지만, 윤 전 대통령은 김 여사를 끝까지 두둔했다. 지난해 1월 한국방송(KBS) 특별대담에서 디올백 수수를 “박절하지 못해” 벌어진 일이라고 했고, 지난해 11월 기자회견에선 “(김 여사 의혹은) 침소봉대는 기본이고 없는 것까지 만들어서 제 처를 그야말로 악마화시킨 것”이라고 말했다. 국회에서 통과된 ‘김건희 특검법’에는 세차례 거부권을 행사했다.

 

윤석열 정권의 성역으로 군림하던 그는 12·3 비상계엄과 탄핵 정국을 거치며 특검의 수사 대상이 됐다. 김 여사는 지난 6일 민중기 특별검사팀에 출석하며 자신을 “아무것도 아닌 사람”이라고 주장했지만, 결국 헌정사상 최초로 구속된 전직 대통령 배우자가 됐다.

                                                                                             <  하어영 기자  >

 

이재명 정부, 국방전략 핵심 과제로 대국민 보고
국정기획위, 13일 국방·대북·외교 15개 국정과제 선정

강한 안보·군사주권 환수·군의 정치 중립 의지 보여
전작권 논의 주한미군 임무 변경 맞물려 착수할 듯

남북관계 정상화 '연락망 복원'으로 시동, 대화재개
시민의 균형적 대북 인식·국민 합의 기반 통일 추구
통상 위기 극복 위해 '경제안보점검회의'를 정례화

 

국정기획위원회가 13일 대국민 보고대회에서 발표한 이재명 정부의 국정과제는 5대 분야 123개. 지난 6월 16일 발족해 58일 동안 국민 의견을 수렴하고 전문가 검증·토론을 거쳐 확정한 과제들이다. 외교안보분과는 5대 분야 가운데 가장 적은 15개 과제를 보고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13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국정기획위원회 국민보고대회에서 국기에 경례하고 있다. 왼쪽부터 구윤철 경제부총리, 김민석 국무총리, 이 대통령, 이한주 국정기획위원장,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 2025.8.13. 연합
 

먼저 '국민에게 신뢰받는 강군'을 기치로 내세운 국방 부문은 △ 3축 방어체계 고도화 △ 임기 내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 방첩사 폐지 및 필수기능 분산 이관. 각각 대북 억제력 강화와 군사주권의 회복, 군의 정치화 차단을 위함이다. 발표된 국정과제들은 정부의 최종 검토와 국무회의를 거쳐 확정된다.

 

한국형미사일방어-킬 체인(Kill Chain)-대량응징보복으로 구성된 3축 방어체계는 북한의 핵·미사일 능력 고도화와 궤를 같이한다. 2006년 1차 핵실험 뒤 국방부가 한국형미사일방어(KAMD)를 방어 전략으로 채택한 뒤 2013년 킬체인과 대량응징보복(KMPR)을 추가해 3축 체계를 정립했다. 우선순위와 명칭은 보수, 진보 정부에 따라 달라졌다. 이명박-박근혜 정부는 선제타격과 응징에 방점을 두고 '한국형 3축 체계'로 명명했다. 대북 억제와 평화적 관리라는 두 마리 토끼를 쫓았던 문재인 정부는 3축체계를 '핵·대량살상무기 대응체계'로 바꾸었고, 킬체인을 '전략 표적 타격'으로, 대량응징보복을 '압도적 대응'으로 각각 고쳤다. 윤석열 정부는 '한국형 3축 체계' 명칭을 복원하고 공격·방어·응징·보복 능력과 태세를 강화했다.

 

이재명 정부는 '3축방어체계'로 명명함으로써 방어적 성격을 분명히 했다. '북한 핵·미사일 위협에 대비한 독자적 억제력 확보'를 명시, 한국군의 자체적인 능력 고도화 의지를 밝혔다.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은 '협력적 자주국방'을 표방했던 노무현 정부가 추진한 사안. 유사시 '한국 방위의 한국화'라는 한미 간 합의가 바탕에 깔려 있다. 주한미군 전략적 유연성 합의와 동전의 양면이기에 전작권 환수를 독립변수로 보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홍현익 국정기획위원회 외교안보분과장이 13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국정기획위 국민보고대회에서 외교안보 국정과제를 발표하고 있다. 2025.8.13. 연합
 

홍현익 국정기획위 외교안보분과장은 이날 보고대회에서 각 과제에 대한 구체적인 추진 방안을 따로 설명하지 않았다. 이달 25일 첫 한미 정상회담이 예정돼 있어 당장 구체적인 환수 협의에 돌입하는 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역대 두 차례 전작권 환수의 일정이 제시됐었다. 1993년 평시작전통제권을 환수하고 2년의 유예기간 뒤 전작권을 환수하기로 했지만 불발됐다. 노무현 정부가 2006년 2012년 4월로 환수 시점을 조지 부시 미 행정부와 합의했지만 역시 이뤄지지 않았다.

 

이명박 정부가 환수 시점을 2015년 12월로 늦추고, 박근혜 정부가 조건에 따른 환수 방침을 결정, 사실상 무기한 연기했기 때문이다. 군사주권을 50년 가까이 미국에 헌납한 결과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이 지난 5월 15일 미 육군협회 태평양지상군(LANPAC) 심포지엄에서 자신이 한미 연합사(CFC) 사령관 자격으로 "유사시 (한국군을 포함) 75만 명의 육군과 해군, 해병을 책임진다"는 발언을 공공연하게 내놓는 지경에 이르렀다.

 

전작권 환수는 되레 미국 측에서 수요가 있는 사안이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전 세계 미군 주둔 재검토와 국방 전략의 우선순위를 미국 본토 방위에 두고 북한, 이란 등의 위협은 동맹과 우방에 맡긴다는 구상을 내놓고 있기 때문이다. 한미 정상회담 이후 주한미군 역할 변경 또는 재배치와 맞물려 한미 간 협의가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오는 10월 한미 연례안보회의(SCM)에서 윤곽이 드러날 사안.

 

이한주 국정기획위원장이 13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국정기휙위 국민보고대회에서 국정과제를 발표하고 있다. 2025.8.13. 연합
 

한미는 조건에 따른 전작권 전환에 맞춰 미래연합군사령부의 능력은 기본운영능력(IOC)→완전운용능력(FOC)→완전임무수행능력(FMC) 검증 중 마지막 FMC만 남겨 놓고 있다. 지상군 병력의 유지를 주장하는 미 육군과 펜타곤의 저항이 예상되지만, 트럼프 행정부 차원에서 결단을 내릴 가능성이 작지 않다.

 

방첩사 폐지 문제는 민주화 이후 역대 정권이 이름만 바꾸는 방식으로 미뤄왔지만 12.3 계엄 과정에서 방첩사의 폐해가 거듭 확인된 만큼 이번에는 실질적인 해체로 이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박정희 군사독재가 육해공군에 분산돼 있던 방첩, 정보, 수사 기능을 통합해 국군보안사령부로 재편한 것은 1977년. 이후 기무사령부(1991~2018), 안보지원사령부(2018~2022), 방첩사령부(2022~)로 이름만 바꿔왔다. 2017년 박근혜 대통령 탄핵 정국에서 계엄 검토 문건을 작성하더니, 지난해 친위쿠데타의 출발점이 됐다. 반세기 전에 출범한 '정권의 도구'를 폐지하는 결정은 불법 계엄을 막아낸 '빛의 혁명' 정신에도 부합한다. 

 

국정기획위는 또 국방환경 변화에 따른 국방개혁 추진과 K-방산 글로벌 4강 도약도 과제로 설정했다. 국방개혁에는 인구감소에 따른 상비병력 감축과 군구조/병과 개편, 민간자원 활용, 예비전력 정예화 등이 포함된다. 방위산업 발전과 관련해 인공지능(AI), 드론, 첨단엔진, 국방우주 등 첨단전략산업 육성 방침이 눈길을 끈다.

 

'평화 공존과 번영의 한반도' 과제에서는 '적대·대결'에서 '화해·협력'으로의 남북관계 대전환을 목표로 삼았다. 남북 연락 채널을 '복원'하고 남북회담·민간교류·인도적 협력을 '재개'하겠다는 게 실행계획이다. 남북 평화 공존 기반을 구축해 궁극적으로 한반도 평화경제를 구현하고 '남북기본협정'을 체결한다는 게 최종 목표다. 북한이 2023년 말 '적대적 두 국가 관계'를 선언한 뒤 남북관계는 원점으로 돌아간 상태. 당장 성급하게 나서기보다 안보 위협을 감소하는 한편, 대화 의지를 표명하는 게 잠정적인 대처 방안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 과정에서 제안에서 이행까지 국민의 정책 참여와 평화·통일·민주시민교육을 병행하는 '국민 공감 대북·통일정책 추진'을 과제로 설정한 것은 기왕의 남북 교류·협력 과정에서 드러난 남남갈등을 최소화하려는 포석으로 읽힌다.

 

제이비어 브런슨 사령관이 20일 경기 평택 캠프 험프리스에서 열린 주한미군 사령관, 한미연합사 사령관, 유엔사 사령관 이취임식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2024.12.20. AP 연합 

 

'국익 중심 실용외교' 과제는 주변 4국 관계 증진→신남방·신북방 정책의 계승과 발전→글로벌 사우스로 외교적 지평을 동심원처럼 확대하는 구조다. 미국과 미래형 포괄적 전략동맹을 발전시키고, 일본과 미래지향적 발전을 도모하며, 중국과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의 성숙한 발전을 도모한다. 한러 관계와 관련해 '안정적 관리 및 발전 추진'이라는 두루뭉술한 규정에 그친 것은 우크라이나 전쟁 와중에 이뤄진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과 북·러 군사협력 심화 탓에 당장 착수하기 어려운 점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통상 위기를 극복하는 방안으로 경제외교 역량 강화를 제시했다. 임박한 과제로는 올가을 경주 아태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의 성공적인 개최와 '경제안보점검회의' 정례화를 꼽았다.

 

123개 국정과제 중에서 외교안보 부문에는 당장의 획기적인 변화를 예고하는 대목이 많지 않다. 미국의 군사전략 변화와 미·중 전략적 경쟁이 격화되는 동북아 정세 및 우크라 전쟁 등 세계 정세의 변수를 고려한 결과로 읽힌다. 원칙과 방향을 설정하되 당분간 좌표를 찾는 작업에 집중할 것을 예고한다.                     < 김진호 기자 >

 

중앙당사·의원회관 기획조정국 등 대상…영장 제시 임의제출 형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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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희 특검팀 현판식, 발언하는 민중기 특검

 

김건희 관련 의혹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통일교 교인들의 무더기 국민의힘 당원 가입 의혹 등을 확인하고자 국민의힘 압수수색에 나섰다.

 

특검팀은 13일 오전 국민의힘 여의도 중앙당사에 수사관을 보내 수사에 필요한 전산 자료를 확보하고 있다. 압수수색영장을 제시하고 필요한 자료를 임의로 제출받는 형태다.

 

국회의원회관 내 국민의힘 기획조정국도 압수수색 대상에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당 기획조정국은 당 지도부 직무를 보좌하고 당무 전반을 총괄하는 일종의 전략실이다.

 

특검팀은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 등이 연루된 통일교·건진법사 청탁 의혹을 수사하고 있다.

 

권 의원은 건진법사 전성배씨와 통일교 핵심 간부 윤모씨가 2023년 3월 치러진 국민의힘 당대표 선거에 개입하려 했다는 의혹에 등장한다. 전씨와 윤씨가 권 의원을 당대표로 밀기 위해 통일교 교인들을 당원으로 가입시키려 했다는 것이다.

 

당시 윤씨는 문자메시지로 전씨에게 "윤심은 정확히 무엇입니까", "전당대회에 어느 정도 규모로 필요한가요"라고 물었고, 전씨는 "윤심은 변함없이 권"이라며 권 의원을 지목한 것으로 파악됐다.

 

특검팀은 지난 7일 김건희 씨 구속영장을 청구하면서도 윤씨가 대선 당시 '윤석열 후보를 지원하겠다'는 뜻을 권 의원 등 '윤핵관'(윤석열 측 핵심 관계자)에게 전했다고 적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씨는 대선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을 지원하는 대가로 통일교 정책을 국가 차원에서 추진해달라는 취지의 조건을 내걸었다고 한다.

 

지난달 30일 구속된 윤씨는 특검 조사에서 한학자 총재 등 통일교 '윗선'의 결재를 받아 2021년부터 권 의원 등에게 자금을 전달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팀은 관련 물증을 확보하고자 지난달 18일 권 의원 자택과 국회의원 및 지역구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권 의원은 통일교로부터 어떤 정치자금도 받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통일교 측도 "교단 차원에서 특정인에게 불법적인 후원을 한 사실이 없다"고 밝혔다.

 

 

김건희 씨의 주요 혐의 사건인 명태균 공천개입 의혹에도 국민의힘 인사들이 언급돼왔다.

 

윤 전 대통령 부부가 58차례에 걸쳐 여론조사 결과를 무상으로 제공받은 대가로 2022년 6·1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이 공천받도록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게 이른바 '공천개입 의혹'의 뼈대다.

 

윤 전 대통령이 국민의힘 보궐선거 공천 발표 전날인 2022년 5월 9일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에게 "김영선이 경선 때부터 열심히 뛰었으니까 김영선이를 좀 해줘라 그랬는데, 말이 많네. 당에서"라며 "상현이(윤상현 국민의힘 의원)한테 내가 한 번 더 이야기할게. 걔가 공관위원장이니까"라고 말하는 녹취록까지 공개됐다.                    < 이의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