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이 1m 쓰나미 주의보… “후쿠시마 원전 이상 확인되지 않아”

일 정부, 총리관저 위기관리센터에 연락실 설치…비상사태 대비

 

           미국 지질조사국(USGS)이 발표한 20일 일본 도호쿠 지역 지진의 진앙. EPA 연합뉴스

 

20일 일본 도호쿠(東北) 지역에서 리히터 규모 7.2의 강진이 발생했다.

일본 기상청에 따르면 이번 지진은 이날 오후 6시 9분께 미야기(宮城)현 앞바다에서 발생했다.

지진 발생 지점은 북위 38.40도, 동경 141.70도이며, 진원의 깊이는 60㎞였다.

이번 지진으로 미야기현 일부 지역에선 진도 5강의 흔들림이 관측됐다. 후쿠시마(福島)현과 이와테(岩手)현의 일부 지역에선 진도 5약, 사이타마(埼玉)현과 지바(千葉)현 일부 지역에선 진도 4의 흔들림이 각각 관측됐다. 수도인 도쿄도(東京都) 도심부에서 관측된 흔들림은 진도 3이었다. 진도는 특정 장소에서 지진으로 인한 흔들림의 상대적 세기를 나타내는 지표로 지진의 절대적 에너지 크기를 나타내는 리히터 규모와는 차이가 있다.

이번 지진으로 미야기현에 지진 해일(쓰나미) 주의보가 발령됐다. 해일의 높이는 1m로 예상됐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총리관저 위기관리센터에 연락실을 설치해 비상상황에 대비하고 있다.

이번 지진으로 도호쿠 신칸센의 운행은 이날 오후 6시 10분부터 중단됐고, 미야기현 일부 지역에선 정전 피해가 발생했다.

교도통신은 도쿄전력 등을 인용해 후쿠시마 제1원전과 제2원전에는 지진에 따른 이상이 확인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날 도호쿠 지역에서 발생한 강진은 지난달 13일 후쿠시마현 앞바다에서 리히터 규모 7.3의 지진이 발생한 이후 35일 만이다. 당시 후쿠시마현 앞바다 강진으로 감지된 최대 진도는 6강이었다.

진도는 사람이 흔들림을 감지하지 못하고 지진계에만 기록되는 0부터 서 있기가 불가능한 7까지 10단계(5, 6은 각각 5약·5강, 6약·6강으로 세분)로 돼 있다. 연합뉴스

 

자금 세탁혐의 북한 주민을 말레이가 미국에 신병 인도, 반발 단교선언

코로나19로 북한 내 외교관들도 출북…'전통적 우방' 중국 의존 높아질듯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이복형 김정남의 암살 사건 이후 추방조치를 당한 강철 전 말레이시아 주재 북한 대사가 지난 2017년 3월 6일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에 도착해 취재진에 둘러싸인 채 청사 안으로 들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북한의 외교가 국제사회의 대북제재로 고립무원에 빠져드는 형국이어서 주목된다.

북한은 19일 말레이시아가 대북제재를 위반하고 자금세탁을 한 혐의를 받는 북한 주민을 미국에 넘겼다는 이유로 외교관계를 끊겠다고 밝혔다.

형식적으로 보면 북한이 먼저 단교를 선언한 것이지만, 실제로는 말레이시아가 미국의 '범죄인' 인도 요구를 수용하면서 사실상 북한에게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특히 말레이시아와는 2017년 2월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이복형 김정남이 암살당한 사건으로 양국이 대사를 맞추방하는 등 외교관계가 악화한 상황이었다.

이후 양국은 관계 정상화를 논의했으나, 지난해 말레이시아 총리가 바뀌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벌어지면서 논의가 진척되지 않았다.

말레이시아와의 외교관계 단절 이전에도 북한이 2017년 6월 6차 핵실험 강행하면서 각국에서 대사 추방 사태가 이어졌다.

멕시코가 같은 해 9월 가장 먼저 김형길 당시 북한 대사를 '외교상 기피 인물(persona non grata)'로 지정하고 자국을 떠날 것을 명령했고, 이어 페루와 쿠웨이트도 각각 자국 주재 북한 대사를 추방했다.

유럽에서도 스페인과 이탈리아가 이에 동참했다. 독일과 미얀마도 북한 외교관 일부를 내보냈다.

이후 멕시코는 정권 교체 이후 북한 대사를 받아들이면서 관계를 복원했지만, 대부분 국가는 여전히 북한과 껄끄러운 관계다.

북한 주재 러시아 외교관들이 지난 2월 25일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국경이 봉쇄된 북한에서 철길 수레를 직접 밀며 국경을 넘어 본국으로 돌아가고 있다. [러시아 외교부 텔레그램 캡처]

각국의 대사 추방은 이후 조성길 전 이탈리아 대사대리와 류현우 전 쿠웨이트 대사대리의 탈북 등으로 이어지면서 북한의 외교는 더욱 어려운 상황을 맞이했다.

북한이 대북제재 속에서 주요 강대국에 편입되지 않은 비동맹 국가 간 협력을 강조하고 있으나, 비동맹운동 회원국들인 말레이시아·페루·쿠웨이트·미얀마 등도 등을 돌려 사면초가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코로나19 사태로 전 세계 외교가 상당 부분 중단된 것도 상황 개선을 어렵게 하고 있다.

특히 북한에 주재하던 외국 외교관들도 코로나19에 따른 국경 봉쇄 이후 대부분 본국으로 돌아갔다.

이런 가운데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지난 18일 한미 외교·국방장관 회담 이후 기자회견에서 중국을 향해 "약속을 일관되게 어겨왔다"고 비난하면서도 북한 비핵화를 설득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촉구하는 등 중국과 북한을 싸잡아 압박했다.

바이든 미 행정부 출범 이후에도 미중 양국이 무역과 홍콩 문제 등으로 대립이 심화하는 상황에서 북한은 미국과 대화에 나서기보다는 격화하는 미중 갈등을 이용해 중국에 대한 외교·경제적 의존도를 더욱 높일 것으로 관측된다.

북한은 올해 들어 노동당 국제부장에 '중국통' 김성남을 임명한 데 이어 주중 대사를 정치국 후보위원 겸 대외경제 담당 부총리였던 '무역통' 리룡남으로 교체하며 양국간 밀착과 협력 강화 의지를 보였다.

18일 <한국방송> 인터뷰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관련 언급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부 장관이 18일 오후 서울 용산구 아메리칸센터에서 국내 학생들과 온라인 만남을 갖기 위해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17∼18일 한국을 찾은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이 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군이 자행한 여성 성 착취 문제에 대해 “심각한 인권 침해”라고 밝혔다.

블링컨 장관은 18일 <한국방송>(KBS) 인터뷰에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자발적 계약 매춘부’라고 주장한 마크 램지어 미 하버드대 로스쿨 교수의 논문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는지를 묻는 말에 이렇게 답했다.

블링컨 장관은 “(해당) 논문에 대해서 잘 알지 못한다”면서도 “다만 말씀드릴 수 있는 것은 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군 등에 의해 이뤄진 여성에 대한 성적 착취가 심각한 인권 침해임을 우리가 오랫동안 얘기해왔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램지어 교수의 논문에 대해서는 하버드대 내부에서도 심각한 문제가 있다는 비판이 나온 바 있다. 하버드대 교내신문인 <크림슨>은 7일 기사를 통해 램지어 교수의 주장 때문에 국제적 논란이 일고 있다며 안팎의 비판 여론을 실었다. 노지원 기자


“나도 기자였는데…” 외교 현안보다 ‘언론관’ 집중한 토니 블링컨

 20~30대 한국 기자들과 비대면 화상 원탁회의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왼쪽)과 에드워드 프라이스 미 국무부 대변인. 화상 회의 프로그램 줌(ZOOM)을 통해 이뤄진 블링컨 장관과 한국 기자들(위쪽)의 비대면 화상 원탁회의 화면 갈무리.  이날 회의는 ‘언론계의 새로운 목소리들을 위한 원탁회의’ (Roundtable for emerging voices in Journalism)'라는 제목으로 18일 오후 30여분 동안 진행됐다. 국내 신문·방송·통신사 기자 12명이 참여했다.

 

“여러분들이 쓰는 이야기들은 기록되어 역사의 한 부분이 됩니다. (언론인은) 여러 면에서 가장 흥미롭고 보람있는 직업이라고 생각합니다.”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열리는 한-미 외교·국방장관 회담을 위해 17∼18일 한국을 방문한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18일 오후

‘언론계의 새로운 목소리들을 위한 원탁회의’ (Roundtable for emerging voices in Journalism)라는 이름으로 한국 기자들과 비대면 화상 회의를 열었다. 이날 오전 한-미 외교·국방(2+2) 장관 회의와 기자회견이 끝난 뒤 곧바로 한국 언론을 따로 만난 것이다. 주한 미국 대사관은 젊은 기자들의 참신한 목소리를 들어보겠다며 회의 참석자를 20~30대 연령으로 제한했고, 국내 신문·방송·통신사 기자 12명이 참여했다. 블링컨 장관이 기자들과 대화를 나누며 질문에 답변하는 방식으로 이뤄졌고 에드워드 프라이스 미 국무부 대변인이 진행을 맡았다.

이날 회의가 이어지는 내내 블링컨 장관은 언론과의 친밀감을 과시했다. 자신의 첫 직업이 기자였고, 스스로 언론을 얼마나 중요하게 생각하는지를 여러 차례 강조했다. 그는 “기자들이 저널리즘을 통해 하는 일이 곧바로 한국 민주주의의 저력으로 연결되고, 그것은 공공의 서비스”라고 말하기도 했다.

블링컨 장관이 언론의 중요성과 의미를 역설했지만 이날 회의에 참석한 기자들의 질문엔 다소 ‘외교적인’ 답변으로 일관 해 아쉬움을 남겼다. 애초 회의는 45분 동안 진행될 예정이었지만 기자 4명의 질문만 받은 채 30여분 만에 급히 마무리됐다.

블링컨 장관은 지난 16일 김여정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부부장과 이날 오전 발표된 최선희 외무성 부상의 담화에 대한 입장을 묻는 말에 “그러한 담화 내용을 알고 있다”면서도 “그에 대한 우리 동맹, 파트너들의 의견에 더 관심을 가지고 있다”고 답했다. 지난 기자회견에서 나온 질문에 대한 답변과 같다.

‘한국이 쿼드에 참여해야 한다고 보는지’ ‘이번 회담에서 한국에 쿼드 참여를 요청한 바가 있는지’ 묻는 말에는 일단 “쿼드는 (미국이 참여하고 있는) 수많은 여러 지역 비공식 모임 가운데 하나”라고 일축하면서도 “한-미가 또한 쿼드를 통해서도 협력할 방법을 찾을 수 있을 거라고 확신한다”며 에둘러 한국이 쿼드에 참여하길 바라는 입장을 내비치기도 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김정은 조선노동당 총비서와 직접 만날 가능성이 있는지 묻는 말도 나왔다. 이에 대해 블링컨 장관은 “북한을 설득해 진전을 만들어 낼 수 있는 여러 종류의 압박, 외교로 할 수 있는 서로 다른 선택지들을 살펴보고 있다”며 “모든 것이 테이블 위해 있고, 우리는 매우 많이 열린 마음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북-미 정상회담 가능성에 대해 완전히 긍정하지도 부정하지도 않으면서 여러 가지 해석이 가능한 외교적 답변을 내놓은 것이다.

향후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 정책을 공개적으로 밝힐지에 대해서는 “정책이 어떻든지 간에 그것을 명확하고 공개적으로 분명하게 밝히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꼭 발표할 것”이라고 답했다. 노지원 기자

식량계획 사무총장, “전쟁 와중에 굶주린 어린이들 방치돼”

긴급 지원금 없으면 조만간 대규모 기아와 난민 발생 우려

 

예멘의 의료인들이 7일 수도 사나의 유엔 사무실 앞에서 연료 부족으로 의료 서비스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호소하고 있다. 세계식량계획도 전쟁에 시달리는 예멘의 현재 상황이 지옥과 같다며 전세계에 지원을 촉구했다. 사나/AFP 연합뉴스

 

“(전쟁으로 파괴된 예멘은) 지옥이다. 지구 최악의 장소다. 이는 모두 인간이 만든 것이다.”

최근 중동의 분쟁 지역인 예멘의 수도 사나를 둘러본 데이비드 비즐리 유엔 세계식량계획(WFP) 사무총장이 9일 굶주림과 감염병으로 위협받는 예멘 사람들의 현실을 이렇게 전하며 세계의 관심과 지원을 촉구했다.

비즐리 사무총장은 이날 미국 <AP> 통신과 한 화상 인터뷰에서 “병원의 소아 병동에 가면 보통 아이들의 울음소리와 웃음소리가 섞여 나오기 마련이지만, 여기선 ‘죽음의 침묵’만 흐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병실을 하나씩 하나씩 둘러봤다”며 “다른 곳에서라면 아이들이 조금 아파도 회복하겠지만 여기선 전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그는 “영양 부족으로 입원한 어린이들이 음식이 없어 방치되어 있다”며 “5월, 6월, 7월에 대규모 지원금을 투입하지 못하면 엄청난 규모의 굶주림과 사회 불안, 난민이 발생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유엔은 예멘 전체 인구의 절반인 1600만명이 식량 위기에 처해 있으며, 굶어 죽기 직전의 어린이만도 40만명에 달하는 걸로 보고 있다고 통신은 전했다.

예멘은 중동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인데, 6년 이상 전쟁이 계속되면서 상황이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2014년 이란의 후원을 받는 후티 반군이 수도 사나를 장악하자, 이란의 세력 확장을 우려한 사우디아라비아가 개입하면서 내전은 사실상 국제전으로 확대됐다. 미국의 후원을 받는 사우디는 2015년 3월부터 후티 반군에 대한 공격을 개시했다. 사우디가 이끄는 아랍 동맹국들의 예멘에 대한 육해공 봉쇄도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다.

두 진영의 전투는 최근 후티 반군이 유전 지대인 마리브를 장악하기 위해 공세를 펴면서 더욱 격화하고 있다. 반군은 이와 함께 사우디의 석유 시설에 대한 공격도 벌이고 있으며, 사우디는 사나 지역에 대한 폭격으로 대응하고 있다. 사우디는 10일에도 후티 반군의 방공 시설을 폭격했다.

비즐리 사무총장은 많은 구호 단체들이 기아 현장에 접근하지 못하지만, 세계식량계획은 접근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는 “후티 반군 당국과 공동 작업 차원에서 곳곳을 둘러봤다”며 “지금 유일한 걸림돌은 지원금 부족”이라고 말했다.

앞으로 6개월 동안 예멘 지원 자금으로 최소 8억1500만달러(약 9천억원)가 필요하지만 현재 확보한 자금은 3억달러에 불과하다고 비즐리 사무총장은 밝혔다. 세계식량계획은 코로나19 위기 이후 지원금이 줄면서 어느 때보다 심각한 자금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비즐리 사무총장은 “당장 아이들의 목숨을 구하기 위해 어디서 주는 돈이든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세계 지도자들이 예멘 외에 아프가니스탄, 콩고민주공화국, 시리아 등 취약한 나라들을 돕는 데 적극 나서지 않으면 더 많은 재앙이 곳곳에서 이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유엔과 미국 등은 최근 휴전 협상을 위한 외교 노력을 강화하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4일 예멘 내전을 벌이고 있는 사우디 주도의 국제연합군에 대한 지원을 중단한다고 선언한 데 이어,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도 10일 휴전 협상을 촉구했다. 그는 이날 파이살 빈 파르한 사우디 외무장관과 한 공동 기자회견에서 “모든 세력이 유엔의 적대 행위 중단 노력을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파이살 외무장관도 예멘과 관련한 사우디의 최우선 목표가 휴전이라고 밝혔다. 신기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