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소련 이어 3번째로 화성 착륙 노려'우주굴기 중요 이정표'

"궤도비행·표면착륙·탐사 동시수행 화성탐사 프로젝트는 세계 최초"

 

중국이 23일 낮 1241분 하이난(海南) 원창 우주발사장에서 첫 화성탐사선 톈원(天問)-1호를 쏘아 올렸다고 관영 신화통신이 보도했다.

톈원 1호는 중국 최대의 운반 로켓인 창정(長征) 5호에 탑재됐다.

중국은 이번 발사로 화성 궤도 비행부터 착륙, 탐사까지 임무를 한꺼번에 수행할 계획이다.

이날 발사된 톈원 1호는 오후 125분 예상 궤도에 진입해 화성으로 향하고 있으며, 78개월 우주 공간을 비행해 내년 2월 화성 궤도에 진입할 예정이다.

탐사선은 화성 궤도에 안착한 뒤 착륙기와 로버를 화성 표면으로 내려보낼 계획이며, 정확한 착륙 시기는 아직 발표되지 않았다.

이번 탐사선은 궤도선과 착륙선, 로버로 구성됐다. 착륙 후 로버가 지구와 통신하며 궤도선의 도움을 받아 화성 표면을 탐사한다.

탐사선은 화성 표면의 형태와 지질 구조, 수분과 결빙 분포 등을 연구할 예정이다.

지금까지 화성 착륙에 성공한 나라는 미국과 구소련밖에 없다.

중국 화성 탐사선 착륙 예상도

관영중앙(CC)TV 등 중국 관영매체들은 화성 궤도 비행, 화성 표면 착륙, 탐사 등 3가지 임무를 동시해 수행한 화성 탐사 프로젝트는 세계 최초라며 의미를 부여했다.

톈원 1호의 화성 탐사 임무는 중국이 우주 강국으로 가는 길의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톈원 1호 발사와 관련해 정확한 예정일을 공개하지 않았으며 발사 장면을 생중계하지도 않았다. 발사에 실패할 경우를 우려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CCTV, 인민일보 등 중국 관영 언론들은 발사 후에야 로켓이 창공으로 향하는 장면을 소셜미디어에서 동영상으로 공개했다.

중국은 2011년 첫 화성 탐사를 시도했지만 실패한 바 있다. 러시아의 탐사선에 같이 탑재한 궤도선 잉훠(螢火)-1호가 지구 궤도를 떠나지 못하고 추락했다.

중국은 지난해 달의 뒷면에 '창어(嫦娥) 4'를 착륙시키면서 우주 굴기를 과시했으며 유인 우주정거장 완성도 계획하고 있다.

올여름에는 세계적으로 3건의 화성 임무가 예정됐었다. 이번 여름은 지구와 화성 궤도가 우주여행 시간 단축에 유리한 조건을 형성하는 시기로 화성 탐사에 이상적이다.

아랍에미리트(UAE)는 지난 20일 일본에서 첫 화성 탐사선 '아말'을 발사했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730일에서 815일 사이 퍼서비어런스 탐사선을 발사해 예제로(Jezero) 크레이터에 착륙해 미생물의 흔적을 찾는다.

중국 톈원 1호 발사로 '미국 독무대' 화성 탐사에 도전장

중국이 첫 화성탐사선을 성공적으로 쏘아 올려 최강의 우주 강국인 미국에 도전장을 던졌다.

중국은 23일 하이난(海南)에서 화성탐사선 톈원(天問)-1호를 발사해 우주 굴기를 위한 야심 찬 임무를 시작했다.

이 탐사선은 중국 전국시대 초나라의 굴원의 시 제목에서 이름을 땄다. '하늘에 묻는다'는 뜻이다.

톈원-1호는 길이 57의 중국 최대 운반 로켓인 창정(長征) 5호에 실렸다. 7개월을 날아가 내년 2월에 화성 궤도에 진입할 예정이다.

중국 전문가들은 화성 궤도 비행, 화성 표면 착륙, 탐사 등 3가지 임무를 동시해 수행하는 화성 탐사 프로젝트는 세계 최초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톈원 1호는 무게가 약 5t으로 중국이 이제까지 우주로 보낸 탐사선 가운데 가장 무겁다.

이 탐사선은 화성 궤도에 진입해 23개월간 화성을 돌면서 착륙 지점을 살핀 뒤 착륙선을 내려보낸다.

무사히 착륙하는 것은 이번 임무의 가장 큰 고비라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7분 동안 시속 2이상에서 제로(0)까지 속도를 낮추는 것은 내열 능력을 시험하는 큰 도전이다.

이후 착륙선에서 나온 탐사 로버(rover)가 화성 표면을 밟는다. 아직 이름이 붙지 않은 로버는 무게는 240으로 바퀴 6개와 태양광 패널 4개를 갖췄으며 1시간에 200를 이동할 수 있다.

류퉁제 톈원 1호 프로젝트 대변인은 로버가 화성 유토피아평원에 20215월 즈음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로버는 3개월에 걸쳐 화성을 탐사한다.

어우양즈위안 중국과학원 원사에 따르면 톈원 1호는 화성의 토양과 지하수, 지질 특징 등에 관한 과학 연구를 수행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로버와 궤도선에 각각 6개와 7개의 장비가 실렸다.

또한 기후 변화 상황을 포함한 화성의 전반적인 상태를 확인하고 기록하는 임무도 있다.

성공적이라면 화성 표면을 누비는 5번째 로버가 된다. 지금까지 미국 로버 4대가 화성을 탐사한 적이 있다.

그사이 궤도선은 화성을 계속 돌면서 지구와 로버 사이를 중계하고 지도 작업과 측량 등의 임무를 수행한다.

중국의 화성 탐사 구상은 1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10년 중국의 저명 과학자 8명은 달 너머에 있는 먼 우주 탐사의 타당성을 검토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첫 화성 탐사 프로젝트는 20161월에 공산당 중앙과 국무원의 승인을 받았으며 국가우주국이 임무를 맡았다.

이날 화성 탐사선의 성공적인 발사를 마쳤지만, 아직 불확실성과 위험이 많다고 톈원 1호 임무의 류 대변인은 말했다.

구소련이 세계 최초로 화성탐사선을 보낸 196010월부터 톈원 1호 발사 전까지 세계적으로 45차례의 화성 탐사가 시도됐지만, 성공적으로 임무를 마친 것은 17차례뿐이다. 지금까지 화성 착륙에 성공한 나라는 미국과 구소련밖에 없다.

구소련의 화성 탐사선 마스 3호가 최초로 화성에 안착했지만, 갑자기 교신이 끊겼다. 이후 1976년 미국의 바이킹 1호가 화성에 착륙해 화성 탐사는 사실상 미국의 독무대나 마찬가지였다.

후발 주자인 중국은 탄탄한 경제력을 바탕으로 우주 강국의 꿈을 향해 무섭게 돌진하고 있다.

지난해 1월에는 지구에서 보이지 않는 달의 뒷면에 인류 최초로 달 탐사선 '창어(嫦娥) 4'를 착륙시켰다. 특정 분야이긴 하지만 미국과 러시아를 제친 것이다.

지난 5월에는 자국 최대의 운반 로켓인 창정(長征) 5B의 시험 발사에 성공했다.

중국은 유인 우주정류장 건설도 계획하고 있다.

어우 원사는 "중국은 2030년 안에 화성에서 샘플을 채취해 돌아올 계획이다. 이는 지금까지 인류가 하지 못했던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중국은 소행성대와 태양계 최대 행성인 목성도 탐사할 계획이다. 이는 화성 임무 이후 점진적으로 이뤄질 것"이라면서 "중국은 더 멀리 날아갈 능력이 있다. 태양계를 계속 탐사하는 것이 우리의 목표"라고 말했다.

중국은 화성에 사람을 실어 보내는 장기적 목표도 갖고 있다.

달 뒷면에 이어 화성까지 도전중국 우주탐사 일지

중국은 1970년 첫 번째 인공위성인 둥팡훙(東方紅) 1호를 쏘아 올린 지 50년 만에 화성탐사에 도전하는데, 지난해 창어(嫦娥) 4호 프로젝트에 이어 톈원 1호까지 성공할 경우 중국의 우주굴기는 더욱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다음은 중국의 우주탐사 주요 일지.

19704= 중국 첫 인공위성 둥팡훙(東方紅) 1호 발사. 소련·미국·프랑스·일본에 이어 5번째.

199911= 선저우(神舟) 1호 발사. 유인 우주선 발사를 위한 실험수행.

200310= 중국 최초의 유인 우주선 선저우 5호 발사. 첫 우주인 양리웨이(楊利偉) 배출.

200710= 달 탐사선 창어(嫦娥) 1호 발사.

20089= 세 번째 유인 우주선 선저우 7호 발사. 첫 우주 유영 성공.

201010= 달 탐사선 창어 2호 발사.

20119= 실험용 우주 정거장 톈궁(天宮) 1호 발사.

201111= 첫 화성 탐사선 잉훠(螢火) 1호 러시아 로켓에 위탁해 발사했으나 로켓 이상으로 궤도 진입 실패.

201312= '탐사차 옥토끼(玉兎) 탑재' 달 탐사선 창어 3호 발사.

201410= 달탐사위성의 지구귀환 비행을 위한 무인실험체(창어 5T-1) 발사.

20169= 실험용 우주정거장 톈궁 2호 발사.

201610= '우주인 2명 탑승' 선저우 11호 발사.

20174= 중국 첫 화물우주선 톈저우(天舟) 1호 발사.

20185= 달 뒷면 탐사를 위한 중계위성 췌차오(鵲橋) 발사.

201812= 달 탐사선 창어 4호 발사.

20191= 달 탐사선 창어 4호 인류 최초로 달 뒷면 착륙.

20207= 자국 첫 화성탐사선 톈원-1호 발사.

탈레반 두 명 사망·여러 명 부상SNS'영웅' 대우

  

탈레반을 사살한 아프간 소녀.

 

아프가니스탄의 10대 소녀가 자신의 부모를 살해한 무장반군 탈레반 조직원 두 명을 사살했다고 AFP통신과 현지 언론이 21일 보도했다.

현지 당국자에 따르면 아프간 중부 고르주에 사는 소녀 카마르 굴은 지난주 자신의 집에서 탈레반에 맞섰다.

탈레반은 굴의 아버지가 정부를 지원했다는 이유로 집에서 끌어낸 뒤 살해했다. 이에 저항하는 굴의 어머니도 함께 죽였다.

그러자 굴은 집에 있던 AK-47 소총을 집어 들었다.

그는 탈레반에게 직접 총격을 가했고 이 과정에서 탈레반 두 명이 숨졌다. 다친 탈레반도 여러 명 나왔다.

이후 탈레반은 보복을 위해 굴의 집으로 더 몰려왔다. 하지만 마을 주민과 정부군 측 병력이 총격 대응에 나서면서 반군은 철수했다.

모하메드 아레프 아베르 주지사 대변인은 "현재 아프간 보안군이 굴과 그의 동생을 안전한 곳에 피신시킨 상태"라고 말했다.

굴은 14세에서 16세 사이로 정확한 나이는 알려지지 않았다고 AFP통신은 전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공개된 사진을 살펴보면 굴은 스카프를 머리에 두르고 소총을 든 채 포즈를 취하고 있다.

굴의 사연이 알려지자 현지 네티즌들은 그의 행동이 용감하고 영웅적이라고 칭찬하는 글을 잇따라 올렸다.

나지바 라흐미는 페이스북에 "그녀의 용기에 경의를 표한다""잘했다"고 썼다.

아프간 탈레반.

탈레반은 20019·11 테러를 일으킨 오사마 빈 라덴 등을 비호했다는 이유로 미국의 침공을 받아 정권을 잃었다.

하지만 이후 꾸준히 세력을 회복, 현재 아프간 국토의 절반 이상을 장악했다.

탈레반은 정부 측에 정보를 제공한 것으로 의심되는 주민 등을 찾아내 직접 살해하는 것으로도 악명이 높다.


위성자료 활용한 불법 어로실태 조명 논문 국제학술지 게재

다양한 위성기술 이용 "위치 발신 않는 선박도 추적 가능 입증"

 

북한 수역서 조업 중인 중국 쌍끌이 저인망 어선 위성 이미지

 

북한 수역에서 선박 위치 확인 장치를 끄고 불법 어로를 해온 중국의 '검은 선단'이 과학기술 앞에 실체를 드러냈다.

국제 비영리단체 '글로벌 어로 감시'(Global Fishing Watch·GFW)에 따르면 국제 연구팀은 다양한 위성 자료를 종합해 북한 수역 주변에서 이뤄지는 검은 선단의 광범위한 불법 조업 실태를 조명한 연구 결과를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북한 내 검은 어선단 조명'(Illuminating Dark Fishing Fleets in North Korea)이라는 제목의 논문에서 중국 어선들이 2017900여척, 2018700여척이 북한 수역 내에서 조업하면서 16t 이상의 오징어를 잡아갔다고 밝혔다.

이는 한국과 일본의 오징어 어획량을 합한 것에 육박하는 양으로, 액수로 따지면 약 44천만달러(5253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연구팀은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 시험으로 2017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채택한 제재 결의는 북한 내 외국의 어로를 금지하고 있다면서 중국 검은 선단의 조업은 이를 위반한 것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연구팀은 선박 간 충돌방지를 위해 위치를 항시 송신하게 돼 있는 '자동식별시스템'(AIS)과 금속 물체를 추적할 수 있는 '레이더 이미지', 밤에 조업하는 선박의 불빛을 포착해 어선의 위치를 잡아내는 '야간 이미징', 선박의 형태와 종류 등을 직접 확인하고 불법 조업 증거를 수집할 수 있는 고해상도 '광학 이미지' 4가지 위성 기술을 종합해 검은 선단의 실체를 파악했다.

쌍끌이 저인망 어선(pair trawler)과 집어등 선박(fishing vessels using bright lights) 등을 다양한 위성자료로 포착했다.

논문 공동 저자로 참여한 박재윤 GFW 선임 데이터 분석가는 "(북한 수역에서) 불법 어로 활동을 하는 선단 규모는 중국 전체 원양어선단의 3분의 1을 차지한다"면서 "다른 나라 수역에서 이뤄진 단일 국가 어선의 불법 어로로는 지금까지 알려진 것 중 가장 큰 것"이라고 밝혔다.

연구팀은 남북한과 일본, 러시아의 영해가 맞닿아 있는 해역은 분쟁이 심하면서도 감시가 이뤄지지 않는 곳이라면서 다양한 위성으로 수집한 자료를 종합해 "불투명하기로 악명 높은 해역에서의 어로 활동을" 전례 없이 확고하게 파악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GFW의 연구혁신 책임자이자 논문 공동 저자인 데이비드 크룻스마는 "이런 새로운 통찰력은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가능하지 않았던 고해상도, 고출력 이미지의 증가와 기계학습의 진보로 가능하게 됐다"면서 "우리는 위치를 발신하지 않아도 상업적 어로를 하는 선박을 추적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줬다"고 강조했다.

연구팀이 파악한 검은 어선들은 중국에서 출항했으며, 중국 측이 소유하고 운영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이 어선들은 선박등록과 국기, 조업 허가 등이 없는 '3무 선박'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연구팀은 또 지난 2018년에 러시아 수역에 침범해 불법으로 조업한 북한 어선이 약 3천척에 달했다면서 북한 어선들이 "기업화한 중국 트롤 어선과의 경쟁에 밀려 러시아 수역으로 가게 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북한의 소형 목선은 먼바다까지 나가기에는 장비가 열악해 최근 몇 년간 수백척이 일본과 러시아 해안에 표류하고, 일부 어촌마을에는 "과부촌"이 형성되고 있다면서 이런 원거리 조업의 결과는 심각하며 "걱정스럽고 점증할 수 있는 인권적 우려를 나타내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연구팀은 한국과 일본 수역에서 각각 잡히는 오징어가 2003년 이후 각각 80%82%가 줄어들었다면서 검은 선단들이 오징어 어획 관리에 큰 위협을 제기하고 있지만 영해 범위에 대한 관련 국가 간 합의가 이뤄지지 않아 국가 차원의 공동 어획 관리를 방해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AIS부터 광학이미지까지 네 가지 위성 기술을 활용한 선박 데이터 수집 방식

일본 수산연구·교육기구(FRA)의 미야하라 마사노리 회장은 "이번 연구와 다른 믿을만한 과학적 결과가 제공한 증거를 이용해 (불법 어로가 제기하는) 도전에 맞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호주 울런공대학 국립 해양자원안보센터(ANCORS)의 쿠엔틴 하니치 부교수는 "국제 수산업계는 오랫동안 불필요한 비밀주의와 은폐 문화가 지배해 왔다"면서 "위성을 통한 감시가 핵심 해결책이며, 이번 분석이 새로운 해양 관리와 투명성 시대의 시작을 나타내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논문을 주도한 GFW는 해양보호 환경단체 '오셔나'(OCEANA)와 환경관련 위성사진을 제공해온 스카이트루스(SkyTruth), 구글(Google) 등이 지난 2015년 어로활동 투명성 제고를 통해 바다의 지속 가능성을 높일 목적으로 창설된 국제 비영리단체로, 첨단 장비를 활용해 어로활동 관련 자료를 제공하고 있다.

법무부, 기업해킹 중국인 2명 기소 첨단기술 등 광범위 해킹

중 영사관 직원들 문서소각 목격돼, 영사관 등 보복폐쇄 가능성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 주재 중국 총영사관 앞에 22(현지시각) 새벽 불이 났다는 신고를 듣고 달려온 소방차가 서 있다. 미국 정부가 전날 휴스턴 총영사관 폐쇄 명령을 내린 직후, 영사관 직원들이 문서 등을 소각해 건물 밖으로 연기가 나는 모습 등이 목격되기도 했다.

 

미국이 22일 텍사스주 휴스턴 주재 중국 총영사관 폐쇄 명령을 발표하면서, 미국과 중국의 대결이 예상을 뛰어넘어 격화하고 있다. 외국 공관 폐쇄는 외교관계를 유지한다는 전제 아래 내릴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조처 중 하나다. 중국 정부가 터무니없고 부당한 조처가 철회되지 않으면 반드시 단호한 보복에 나설 것이라고 예고하고 있어, -중 관계는 한치 앞을 예상하기 힘들게 됐다.

중국 외교부와 미국 언론 보도를 종합하면, 미국이 중국 쪽에 휴스턴 주재 총영사관 폐쇄를 실제 통보한 것은 전날인 21일이다. 미 국무부는 24일 오후 4시까지 72시간 이내에 휴스턴 주재 총영사관의 모든 활동을 종료하고, 시설을 폐쇄한 뒤 외교 인력도 철수시키라고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휴스턴 크로니클> 등은 “21일 저녁 8시께부터 시내 몬트로즈가에 자리한 중국 총영사관 안뜰에서 직원들이 철제 쓰레기통 여러개에 문서를 넣고 태우는 장면이 목격됐다화재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대원은 총영사관 내부로 들어가지 못했다고 전했다.

자국 주재 외국 외교공관 폐쇄 조처는 일반적으로 해당국이 자국의 주권 등 국익을 심각하고 현저하게 위반한 경우에 이뤄진다. 2017년 러시아가 미국 외교관을 추방하자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는 샌프란시스코의 러시아 총영사관과 워싱턴 소재 대사관 부속건물, 뉴욕 영사관 부속건물 등 총 3곳에 대한 폐쇄 명령을 내린 바 있다. 당시 미국과 러시아는 2016년 러시아의 미국 대선 개입 의혹으로 갈등을 겪고 있었다. 한마디로 러시아 영사관 폐쇄 때에 준하는 이유 정도가 있어야, 중국 외교공관 폐쇄 조처의 정당성도 국내외적으로 인정을 받을 수 있다는 얘기다.

미 국무부는 이날 휴스턴 주재 중국 총영사관 폐쇄 이유를 미국의 지식재산권과 미국인의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서라고 밝혔다. 현재까지 구체적인 지식재산권 침해 등에 대한 내용을 공개하진 않았다. 이와 관련해 미 정부가 중국에 휴스턴 총영사관 폐쇄 요구를 전달한 21, 미 법무부가 코로나19 백신 개발 관련 정보를 비롯해 각종 기업정보를 10여년간 해킹해온 혐의로 중국인 2명을 기소했다고 발표한 것이 눈길을 끌고 있다.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2일 정례 브리핑에서 미국이 21일 갑자기 텍사스주 휴스턴 주재 중국 총영사관 폐쇄를 전격 요구했다미국이 잘못된 결정을 즉각 취소하지 않고 고집을 부린다면 중국은 반드시 단호한 조처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워싱턴 포스트>가 입수해 공개한 기소장에는 이들이 중국 국가안전부(MSS)와의 연계 속에 첨단기술 기업과 제약회사, 반체제 인사 등을 겨냥한 광범위한 해킹을 저질러왔다고 적혀 있다. 특히 이들은 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 검사 기술과 관련된 연구를 하는 것으로 알려진 생명공학 기업 등의 네트워크 취약성에 대한 조사를 벌이기도 했다고 공소장은 설명했다.

이번 휴스턴 중국 총영사관 폐쇄 조처는 코로나19 확산 이후 미-중이 사안마다 건건이 충돌하고 있는 상황에서 나왔다. 특히, 지지율이 추락하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은 석달 만에 코로나19 재확산을 인정하며 일일 브리핑을 재개한 21, “보이지 않는 중국 바이러스라는 표현을 사용해 다시 중국을 겨냥하고 나섰다. 미국 정치권에서는 일찌감치 트럼프에게 최선의 재선 카드는 중국 때리기라는 점이 예견됐다.

단호한 보복을 예고한 중국이 시행할 조처에 따라 전세계에 미칠 파장은 크게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로이터> 통신은 중국의 1차적 대응으로 후베이성 우한 주재 미국 영사관 폐쇄를 전망했다. 일부에선 지난해 송환법 반대 시위 당시 중국이 외세 개입의 원흉으로 꼽았던 홍콩 주재 미국 총영사관 폐쇄 가능성도 점치고 있다.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이 22일 정례 브리핑에서 미국 쪽이 공관 규모와 외교 인력 면에서 중국을 압도한다고 언급하면서, 미국 주재 중국 대사관 외교 인력 규모를 초과하는 중국 주재 미국 대사관 외교 인력에 대한 추방 가능성도 거론된다.

미국의 휴스턴 중국 총영사관 폐쇄 명령 소식이 전해지자, -중 갈등이 급격히 증폭될 것이란 우려 속에 국제 금융시장은 요동쳤다. 역외 시장에서 중국 위안화 환율은 달러당 6.9641위안에서 7.0019위안으로 치솟았다. 이와 함께 유럽 증시와 미국 주가지수 선물도 하락세를 보였다. < 베이징/정인환 특파원, 정의길 신기섭 기자 >

재선 위기 트럼프, 중국 총영사관 폐쇄 극약 처방

미국은 오래 전부터 중국의 지적재산권 침해 및 해킹을 비난해왔다. 그런데 왜 22(현지시각) 다소 느닷없이 휴스턴 중국 총영사관 폐쇄라는 외교적 극약 처방까지 발표한 것일까?

첫째, 코로나19 재확산 등으로 지지율이 추락하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위기.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민주당 대선 후보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에게 15%포인트 안팎으로 뒤지고 있다. 당락을 좌우할 플로리다 등 경합주에서도 지지율이 오차범위 밖으로 뒤지고 있다. 이 추세대로라면 재선이 거의 불가능한 형국이다.

트럼프는 미국의 코로나19가 통제됐다며 전방위로 사회경제활동 재개를 압박해 왔으나, 최근 들어 미국은 매일 코로나19 확진자 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트럼프는 21일 석달 만에 코로나19 관련 언론브리핑을 재개하고는 그것(코로나19)은 아마도, 불행하게도, 더 나아지기 전까지는 더 나빠질 것이라고 처음으로 사태 악화를 인정했다. 그러면서 보이지 않는 중국 바이러스라는 표현을 사용해, 다시 중국을 겨냥하고 나섰다. 미국 정치권에서는 일찌감치 트럼프에게 최선의 재선 카드는 중국 때리기라는 점이 예견됐다.

둘째, 핵심 동맹국들의 중국 때리기 가세다. 트럼프 행정부는 취임 이후 중국과 무역전쟁을 벌이며 동맹국들에게 반중연대 참여를 재촉해왔다. 특히 각국의 5세대(5G) 통신망 구축 사업에서 중국 최대 통신장비 회사인 화웨이의 기술과 장비 사용을 금지하라고 압박했다. 또 트럼프는 올해 자국에서 주최하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를 한국 등도 참가시켜 확대한 뒤 반중연대로 만들려는 구상을 드러냈다. 하지만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불참을 발표하고, 일본 등이 한국 초청 등 G7 확대에 반대했다.

미국은 G7을 상대로 한 반중연대가 여의치 않자, 서방 영어권 국가들의 정보공유 동맹인 파이브 아이즈’(미국·영국·캐나다·호주·뉴질랜드) 국가로 선회했다. 이미 파이브 아이즈 소속 국가들은 지난 2018년부터 정보 차원에서는 대중 공조를 가동해왔다. 올해 초까지 오스트레일리아만 화웨이 배제를 결정하는 등 미국이 꾸리려던 반중 글로벌 연대가 지지부진했다. 하지만 지난 6월초 중국의 홍콩판 국가보안법’(홍콩 보안법) 제정 강행을 계기로 반중연대에 공통분모가 마련된 것이다.

파이브 아이즈 소속 국가들은 최근 잇따라 중국을 겨냥한 제재 조처를 내놓고 있다. 오스트레일리아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발원지인 중국에 대한 국제적 조사를 촉구하며, 일찌감치 미국 편에 섰다. 중국은 자국 학생들의 오스트레일리아 유학 금지 및 농축산물 수입 금지로 보복했다. 오스트레일리아는 캐나다와 더불어 홍콩 보안법 시행을 이유로 최근 홍콩과 체결한 범죄인 인도조약을 중단했고, 영국도 20일 이 대열에 합류했다. 영국은 중국에 대한 무기수출금지 조처를 홍콩으로 확대했다. 지난 14일엔 자국 5G 사업에서 화웨이의 참여를 배제하고 기존 장비도 제거하겠다고 발표했다. 영국이 미국의 반중연대에 적극 가담하는 쪽으로 입장을 바꾼 것은, 브렉시트 이후 절실해진 미국과의 무역협상을 의식한 조처로 풀이된다.

재선을 위한 중국 때리기가 절실했던 트럼프는 파이브 아이즈의 반중 연대까지 가시화되자, 이를 굳히기 위해 전격적으로 중국 외교공관 폐쇄까지 치달은 정황이다. 중국이 단호한 보복을 경고하는 상황이어서, 트럼프 행정부의 중국 때리기 명분이 더욱 쌓일 것으로 보인다. 미국과 중국의 대결이 한치 앞을 내다보기 힘들게 됐다. < 정의길 기자 >

쓰레기통에 문서 불태워"미 폐쇄요구 중 영사관 영상 공개돼

미국이 중국에 휴스턴 주재 총영사관을 72시간 이내에 폐쇄하라고 요구한 가운데 중국 영사관 직원들이 문서를 황급히 불태우는 장면을 담은 영상이 공개됐다.

중국 영사관 인근의 휴스턴 현지 주민들은 영사관 직원들이 쓰레기통에 문서를 가득 채워 넣고 소각하는 장면을 영상으로 찍어 소셜미디어에 올렸다고 22일 뉴스위크 등이 보도했다.

영상을 보면 서너개의 쓰레기통이 불타고 있으며, 쓰레기통 주변에는 서류 뭉치가 쌓여있다.

'라메쉬'라는 아이디를 쓰는 네티즌은 "미국이 영사관 폐쇄를 요구하자 중국인들이 파일과 문서를 불태우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중국 영사관의 문서 소각 작업은 21일 저녁부터 22일 새벽까지 이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휴스턴 경찰서는 트위터를 통해 "21일 오후 825분께 영사관 경내 야외 마당에서 연기가 관측돼 소방관과 경찰관들이 출동했다"고 밝혔다.

지역방송인 ABC13"오늘 새벽에도 중국 영사관 마당에서 서류가 가득 담긴 쓰레기통이 불타고 있었다"고 보도했다.

휴스턴 소방당국과 경찰은 영사관 건물 바깥에 집결해 혹시 모를 화재 상황에 대비했으나 중국 영사관이 경내 출입을 허가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샘 페나 휴스턴 소방서장은 "중국 영사관 시설 마당에서 불이 난 것으로 보이지만, 소방대원의 접근은 허용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한 목격자는 지역 매체에 "종이 타는 냄새만 맡을 수 있었다""소방관들이 영사관 건물을 에워싸고 있었지만, 안으로 들어갈 수 없었다"고 밝혔다.

미 국무부는 전날 "중국이 미국의 주권을 침해하는 것을 용인하지 않겠다"며 지적 재산권 보호 등을 내세워 휴스턴 주재 영사관의 폐쇄를 요구했고, 중국은 "미국이 일방적인 도발로 중미 관계를 의도적으로 훼손했다"며 강경 대응을 예고했다.

휴스턴 총영사관은 미국과 중국이 외교 관계를 맺은 1979년 중국이 미국에 처음 개설한 영사관이다.

휴스턴 주재 중국 영사관 건물 앞에 대기 중인 소방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