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클라호마주 털사에서 침묵하는 다수, 어느 때보다 강해

장외연설까지 준비했다가 인원 적어 취소방역지침도 무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일 코로나19 재확산 우려 속에 석달여 만에 대선 유세를 재개했다. 하지만 유세장에 나타난 지지자들 규모는 캠프에서 예고한 것에 훨씬 못 미쳐, 오히려 트럼프 재선에 부정적 전망을 키웠다.

트럼프는 이날 저녁 오클라호마주 털사에 있는 비오케이(BOK·뱅크 오브 오클라호마)센터에서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GA) 유세를 했다. 코로나19로 지난 3월 초 유세를 중단한 지 석달 남짓 만에 지지자들 앞에서 미국의 경제활동 정상화를 과시하고 선거운동의 모멘텀을 살리려 한 것이다. 그는 최근 민주당 대선후보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에게 여론조사에서 전국은 물론 주요 경합주에서도 크게 밀리고 있다.

트럼프는 유세에서 나는 오늘 침묵하는 다수가 그 어느 때보다도 강하다고 선언하고자 여러분 앞에 섰다“5개월 뒤 우리는 졸린 조 바이든을 이길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날 유세에서 눈길을 끈 것은 행사장의 빈자리들이었다. 트럼프 캠프는 이날 행사를 앞두고 10만명이 넘게 참가 신청을 했다며 엄청난 인파를 예고했다. 그러나 실제로는 BOK센터 19000석 가운데 최소 3분의 1이 비었다고 <뉴욕 타임스>는 전했다. 트럼프와 마이크 펜스 부통령은 행사장에 못 들어올 초과인원을 위한 별도의 장외 연설까지 준비했다가 취소했다. 오클라호마주는 전통적인 공화당 강세지역으로, 2016년 대선 때 트럼프는 이곳에서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에 65% 29%로 압승했다. 트럼프로서는 당황스러웠을 유세다.

<CNN> 방송은 이 유세를 앞두고 매리 조 라웁이라는 아이오와주 거주 할머니가 틱톡(짧은 동영상 공유 플랫폼)트럼프 유세에 등록을 하고, 참석하지 말자고 제안해 호응을 얻었다고 전했다. 라웁은 트럼프가 애초 노예해방 기념일인 619(준틴스 데이)에 털사에서 유세하려던 것에 분개했고, 특히 소셜미디어에서 영향력이 큰 케이(K)-팝 팬들에게 동참을 호소했다고 한다.

이날 유세는 코로나19 재확산 우려를 키웠다. 이 유세를 준비하던 트럼프 캠프 관계자 6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는 사실이 이날 행사 직전에 보도됐다. 또 이날은 털사에서 코로나19 신규 환자가 최고치인 136명으로 집계된 날이기도 하다. <CNN>은 전날 오클라호마주를 비롯해 8개주에서 일일 평균 신규 코로나19 환자 수가 최고수준이라고 보도했다. 그럼에도 이날 유세에 참석한 이들은 대부분 마스크를 쓰지 않았고, 거리두기도 하지 않았다.

트럼프는 오히려 자신의 코로나19 대응을 경이적이라고 자찬했다. 그는 검사를 많이 할수록 환자 수도 증가하게 돼있다면서 “(참모들에게) ‘제발 검사 좀 천천히 하라고 했다고 말했다. 중국 바이러스”, “쿵 플루라는 비하적 표현도 썼다.

이날 유세는 지난달 백인 경찰관의 무릎에 목을 짓눌려 흑인 조지 플로이드가 숨진 일로 미 전역에 인종차별과 경찰폭력에 대한 각성이 일고 있는 가운데 열렸다. 노예해방 기념일 이튿날이기도 했다. 하지만 트럼프는 해법이나 통합의 메시지는 내놓지 않은 채, “정신 나간 좌파 무리가 우리의 역사를 파괴하고, 아름다운 기념비들을 훼손하고, 동상들을 허물려고 한다고 일부의 폭력을 비난했다. < 워싱턴/황준범 특파원 >

트럼프 "코로나는 쿵플루"인종차별적 발언에 지지자들 열광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대해 중국을 비하하는 "쿵 플루"(kung flu)라는 표현을 썼다.

미국은 물론, 전 세계에서 인종차별 반대시위가 펼쳐지고 있는 가운데 미국 대통령이 명백히 인종차별적 표현을 들먹였다는 비판이 나온다.

미 정치전문매체 더힐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클라호마주 털사의 BOK센터에서 연 대선 유세에서 코로나19에 대해 "그것은 역대 어떤 질병보다 많은 이름을 가진 질병이다. 이를 부르는 19~20개의 다른 이름이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내가 이름을 짓는다면 그것을 쿵 플루라 부르겠다"고 말했다.

더힐은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 무술 쿵푸를 빗대 이같은 표현을 쓴 것으로 보인다""미 행정부에서 '쿵 플루'라는 표현이 나온 것은 처음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앞서 백악관의 한 관리가 CBS 소속 중국인 기자에게 "쿵 플루"라는 표현을 사용해 논란이 일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트럼프 대통령이 인종차별적 표현인 '쿵 플루'를 들먹이자 관중들이 환호했다"고 전했다.

블룸버그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19와 관련한 자신의 업적을 자랑하면서 인종차별적 발언이라 비판받는 비속어 '쿵 플루'를 언급했다"고 보도했다.

그간 트럼프 대통령은 코로나19 확산 책임을 놓고 중국과 공방을 벌이면서 코로나19'중국 바이러스'라고 종종 칭했다.

또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우한 바이러스'라고 공격해 중국과 날을 세우기도 했다.

트럼프 "병력 빼는 건 적절한 대우 않기 때문독일이 사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0일 여러 나라에서 병력을 빼는 건 미국을 적절하게 대우하지 않기 때문이라며 주독 미군 감축을 거론했다.

독일이 그동안 방위비 분담을 제대로 하지 않아 협상의 지렛대로 주독 미군 감축을 꺼내 들었다는 점을 재차 분명히 한 것이다. 한미가 방위비 협상에서 좀처럼 접점을 찾지 못하며 일각에서 주한미군 감축 카드의 등장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는 가운데 한국을 따로 언급하지는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클라호마주 털사의 선거유세에서 "나는 여러 국가에서 병력을 빼는데 그들이 우리를 적절하게 대우하지 않기 때문"이라며 "독일이 그 사례"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나는 (주독 미군을) 5만명에서 25천명으로 줄이자고 했다. 왜냐면 그들은 오랫동안 돈을 갚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내야 하는 돈을 내지 않고 있다. 2% 대신 1%를 내는데 2%는 매우 적은 숫자"라고 강조했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은 2024년까지 방위비 지출을 국내총생산(GDP) 대비 2%로 늘리기로 했는데 지난해 기준 독일의 방위비 지출이 1.36% 수준이라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이와 관련,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은 오해의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매년 국내총생산(GDP)2%를 방위비로 쓰자는 나토 동맹국의 목표를 거론하고 있고, 독일이 최근 몇년간 이 목표를 지키지 못했지만, 그렇다고 나토에 빚이나 연체금이 있거나 채무를 불이행한 것은 아니라는 게 NYT의 설명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분담금 인상 시점과 관련해 2030년이나 2032년께를 언급했고 자신이 안된다고 했다면서 조롱하는 듯한 말투를 쓰다가 "아주 훌륭한 여성이고 아주 좋은 협상가"라고 치켜세우기도 했다.

그는 "(독일에) 우리에게 빚진 수 조 달러는 어쩔 것이냐고 했다. 그래서 우리는 협상하면서 지켜볼 것인데 그러는 동안 우리 병력을 줄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미국이 러시아로부터 독일을 지켜주는데 독일은 러시아에서 에너지를 구매하는 데 수십억 달러를 쓰고 있다고 불평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수많은 나라가 우리를 벗겨먹고 있다"면서 "우리는 계속 (그 나라들이 미국을) 벗겨먹도록 놔둘 수 없다"고 했다. 이어 "이는 많은 이들이 내가 여기(대통령직)에 있는 걸 원치 않는다는 뜻"이라고도 했다.

그는 "내가 외국이 우리에게 수십억 달러를 내도록 해도 아무도 그에 대해 말하지 않는다"고 불만도 내비쳤다. 많은 나라가 미국을 벗겨먹고 동맹이 더하다는 얘기는 트럼프 대통령의 선거유세 단골메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맥락에서 한국을 따로 언급하지는 않았다. 한미 방위비 분담 협상이 극명한 입장차 속에 표류하는 가운데 주독 미군 감축이 현실화하자 일각에서는 주한미군 감축도 압박 카드로 동원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도 치적으로 내세우면서 원래는 끔찍한 합의였다는 주장을 반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으로 지난 3개월간 대규모 선거유세를 하지 못하다 이날 유세를 재개했다.

잘나가는 바이든5월 정치자금 모금액 트럼프 추월

바이든 880만달러로 최고치트럼프는 7400만달러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 조 바이든 전 부통령과 민주당 전국위원회(DNC)가 지난달 정치자금으로 880만달러(한화 약 977억원)를 모금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월 단위로 바이든 전 캠프가 기록한 정치자금 중 최고액수라고 로이터 통신이 21일 보도했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당내 경선 경쟁자였던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의 사퇴로 사실상 후보로 선출되면서 최근 수개월 동안 정치자금 모금에 주력했다.

바이든 캠프는 이번 주 1500만 달러를 투입해 펜실베이니아, 미시건, 위스콘신, 애리조나, 플로리다, 노스캐롤라이나 등 지난 2016년 트럼프 대통령이 승리한 주에서 첫 대규모 TV 광고를 시작할 예정이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최근 여론조사에서 트럼프 대통령과의 격차를 벌린 상황이다.

이에 비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공화당 전국위원회(RNC)가 지난달 모금한 정치자금은 7400만 달러(895억원)로 집계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클라호마주() 털사의 대규모 행사를 시작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중단했던 유세전을 본격적으로 펼치기 시작했다.



영변핵시설 폐기와 완전한 제재 해제 요구 김정은에

트럼프, ‘영변 외에 다른 제안 추가할 수 없겠냐

             

지난해 2월말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2차 북-미 정상회담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영변 핵시설 폐기 이상의 방안을 요구하면서, 그 대가로 부분적인 제재 완화는 안 되겠냐고 묻기도 했다고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회고록에서 주장했다.

볼턴 전 보좌관의 회고록 <그 일이 일어난 방: 백악관 회고록>을 보면, 김 위원장은 228일 메트로폴 호텔에서 열린 회담에서 영변 핵시설을 양보하는 게 얼마나 중대한 것인지, 그게 미국 언론에서 얼마나 집중 조명받을지를 강조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에게 영변 외에 다른 제안을 추가할 수 없겠냐면서, ‘완전한 제재 해제말고 부분적 제재 해제같은 것을 언급했다. 볼턴 보좌관은 책에서 이게 그 회담에서 최악의 순간이었다. 만약 김정은이 거기에 예스를 했다면 두 사람은 미국에 재앙적인 합의를 하는 것이었다다행히, 김정은은 나는 아무 것도 못 얻는 것이라며 그걸 물지 않았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계속해서 김 위원장에게 미국을 때릴 수 있는 장거리미사일 제거를 요구하면서, 배석한 볼턴 당시 보좌관에게 , 당신 생각은 어때?”라고 물었다. 이에 볼턴 전 보좌관은 기회를 놓치지 않고 북한의 핵, 화학, 생물학,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에 대한 완전한 공개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김 위원장은 북-미가 단계적(step by step)으로 가면 완전한 그림에 닿을 것이라고 말했다. 당장 미국이 원하는 완전한 비핵화의 최종적 그림을 제시하기보다, -미가 서로 행동 대 행동으로 단계적으로 이행하자는 의미로 풀이된다.

볼턴은 책에서 김정은은 북한이 자신의 안전을 지킬 법적 보장이 없다며 불만을 표했고, 트럼프는 북한이 어떤 보장을 원하는지 물었다고 소개했다. 이에 김 위원장이 북-미 외교 관계가 없고 70년간 적대 관계에 겨우 8개월의 트럼프-김정은 개인적 관계가 있을 뿐이라며 미국 전함이 북한 영해에 들어오면 어떻게 하냐고 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에게 내게 전화하라고 답했다.

하노이 회담은 공교롭게도 트럼프 대통령의 전 변호사인 마이클 코언에 대한 의회 청문회가 열리는 기간이어서, 트럼프 대통령은 정상회담 전날 밤에도 늦게까지 관련 뉴스를 봤으며, 아침에 예정된 사전 브리핑도 취소했다고 한다. 그는 또 하노이에서 스몰 딜’(작은 합의)를 하는 것과 노 딜로 그냥 걸어나가는 것 중 어떤 게 더 큰 뉴스가 될지를 참모들에게 묻기도 했다. 볼턴 전 보좌관은 책에서 나는 그냥 걸어나가는 게 훨씬 큰 기삿거리라고 생각했다고 적었다. < 워싱턴/황준범 특파원 >

볼턴 회고록에 남북미 진전 못마땅했던 일본 외교전도 소개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회고록에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이뤄진 일본의 대미외교전이 일부 소개된 것으로 20일 파악됐다.

볼턴 전 보좌관은 201854일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야치 쇼타로 당시 일본 국가안보국장을 각각 만난 바 있다. 정 실장은 4·27 남북정상회담의 논의를 미국과 공유하고 북미정상회담을 조율하기 위해 볼턴 전 보좌관을 만났다.

볼턴 전 보좌관의 회고록에는 자신이 정 실장을 만난 뒤 같은 날 야치 전 국장을 만났으며 일본이 당시 전체적 과정을 얼마나 긴밀하게 따라가고 있는지를 보여줬다고 적혔다. "야치는 서울에서 나오는 행복감에 맞서고 싶어했고 우리가 북한의 전통적인 '행동 대 행동' 접근에 속아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는 내용이 들어갔다.

당시 볼턴 전 보좌관과 야치 전 국장의 회동에 대한 백악관 보도자료에는 북한 대량살상무기(WMD)의 완전하고 영구적 폐기라는 공동 목표를 재확인했다는 내용이 들어있다.

야치 전 국장이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북한 핵무기에 국한하지 않고 WMD로 범위를 확장해 요구 조건을 높여야 한다고 미국을 설득했고 강경파인 볼턴 전 보좌관이 이를 배려한 셈이다. 일본 아베 내각은 줄곧 북한의 핵무기 이외에도 생화학무기와 탄도미사일을 함께 폐기해야 한다며 강경한 입장을 고수해왔다.

20184·27 남북정상회담을 기점으로 북미정상회담 등 남북미간 평화외교가 숨 가쁘게 진행될 당시 일본은 이 과정에서 전체적으로 소외된 상황이었다.

회고록에는 문재인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을 노벨평화상에 추천하겠다고 말했다는 대목도 나오는데 어떤 맥락에서 나온 것인지는 자세한 설명이 없다.

청와대는 지난해 2월 브리핑에서 "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이 노벨평화상을 받을 자격이 충분하다고 생각한다"면서도 "문 대통령이 직접 추천하지는 않은 것으로 안다"고 밝힌 바 있다.

미 법원, 볼턴 책 출간 허용국가안보 위협지적도

미국 연방법원이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회고록의 출간을 막아달라는 법무부의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에 따라, -미 정상회담 등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외교정책 비사가 다수 담긴 볼턴 전 보좌관의 책 <그 일이 일어난 방: 백악관 회고록>은 예정대로 23일 일반에 판매된다.

로이스 램버스 워싱턴디시(D.C.) 연방지방법원 판사는 20일 이미 20만부 이상의 책이 판매를 위해 배송에 들어갔다는 출판사 쪽의 주장을 인용하면서, “법원은 (회고록의) 전국적 몰수와 폐기를 명령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램버스 판사는 이미 책이 언론에 전달돼 내용이 광범위하게 보도된 점을 고려할 때 책 발간을 막는 것은 너무 늦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램버스 판사는 볼턴 전 보좌관이 책 발간으로 기밀을 누설해 국가안보를 위험에 빠뜨렸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볼턴 전 보좌관이 그의 책 원고에 민감하거나 기밀인 정보가 담겨 있지 않다는 정부의 공식 서면승인을 받지 않고 책 발간을 강행했다고 비판했다. 램버스 판사는 볼턴은 정말로 국가에 수리할 수 없는 피해를 초래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볼턴 전 보좌관이 회고록 수익 몰수와 형사처벌에 직면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날 법원 결정은 긴급한 출간 금지 명령 요청을 거부한 것이지만, 법무부가 볼턴 전 보좌관을 상대로 낸 민사소송은 계속 진행될 예정이다. 이 민사소송에서 볼턴 전 보좌관이 불리할 수 있다고 판사가 경고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볼턴을 상대로 한 법정에서의 큰 승리라고 반겼다. 그는 트위터에 책이 퍼졌고 많은 사람과 언론에 유출됐는데 높이 존경받는 판사가 그걸 멈추는 데 할 수 있는 일은 없었을 게 분명하다그러나 수익과 기밀 위반에 대한 강력하고 힘 있는 결정이 이뤄졌다고 적었다. 이어 볼턴은 치러야할 큰 대가가 있는데도 법을 어겼고 그렇게 함으로써 비난을 받아왔다그는 사람들에게 폭탄을 떨어뜨려 죽이는 걸 좋아한다. 이제 그에게 폭탄이 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볼턴 전 보좌관은 20184월부터 20199월까지 18개월 동안 백악관에서 일하다가 트럼프 대통령에게서 경질당했다. 그의 회고록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20186월 싱가포르 첫 북-미 정상회담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낚였다”(hooked)는 등 3차례 북-미 정상 만남 등에 관한 비사가 다수 담겨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미 농산물 구매를 통해 자신의 재선 승리를 지원해달라고 요청했다는 내용도 담겼다. 볼턴 전 보좌관은 이 책 발간에 앞서 200만 달러(24억원)의 선인세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출판사인 사이먼 앤 슈스터20만부를 찍었다.

미 법무부는 이 책 출간을 일주일 앞두고 지난 16일 출간을 연기해달라는 민사소송을 냈고, 이튿날 미 주요 언론에 회고록 내용이 일제히 보도됐다. 같은 날 법무부는 회고록 발간을 막아달라고 법원에 긴급 요청을 했다. < 워싱턴/황준범 특파원 >

정의용 안보실장 "볼턴 회고록 사실 크게 왜곡정부 조치 기대"

NSC에 입장 전달"협상 신의 훼손, 한미동맹 저해할 수 있어"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22일 존 볼턴 전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회고록 내용에 대해 "상당 부분 사실을 크게 왜곡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정 실장은 이날 윤도한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을 통해 이 같은 입장을 밝혔다.

정 실장은 세 차례 남북정상회담 및 두 차례 북미정상회담 과정에서 볼턴 전 보좌관의 카운터파트로 일했다.

정 실장은 "정부 간 상호 신뢰에 기초해 협의한 내용을 일방적으로 공개하는 것은 외교의 기본 원칙을 위반한 것"이라며 "향후 협상의 신의를 매우 심각하게 훼손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정 실장은 특히 "미국 정부가 이러한 위험한 사례를 방지하기 위한 적절한 조처를 할 것을 기대한다""이런 부적절한 행위는 앞으로 한미동맹 관계에서 공동의 전략을 유지 발전시키고 양국의 안보와 이익을 강화하는 노력을 심각하게 저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정 실장의 이런 입장은 전날 저녁 미국 국가안보회의(NSC) 측에 전달됐다고 윤 수석이 설명했다.

윤 수석은 "한반도 평화와 남북관계 발전에 관한 한미 정상 간의 진솔하고 건설적인 협의 내용을 자신의 편견과 선입견을 바탕으로 왜곡한 것은 기본을 갖추지 못한 부적절한 행태"라는 청와대의 입장도 함께 밝혔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회고록 내용 중 가장 심각한 왜곡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회고록 전체를 보지는 못했다"면서도 "정상 간 협의 과정을 밝히지 않는다는 외교관계의 기본을 망각한 것으로, 하나하나 사실관계를 다투는 것조차 부적절하다"고 답했다.

그는 이어 회고록 중 판문점 남북미 정상회동 관련 내용에 대해 "당시 화면이나 보도를 살펴보면 볼턴 전 보좌관의 역할이 뭐였는지는 쉽게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볼턴 전 보좌관은 당시 판문점 회동에 참석하지 않은 채 몽골을 방문했다.

이 관계자는 "한국이나 미국뿐 아니라 대통령의 참모는 비밀준수의 의무가 있는 것으로 안다""더욱이 볼턴 전 보좌관은 일종의 허위사실을 (회고록으로 펴냈으니) 미국 쪽이 판단해서 조치할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특히 볼턴 전 보좌관이 문재인 대통령의 비핵화 구상에 대해 "조현병 같은 생각"(schizophrenic idea) 이라고 원색적으로 비난한 것에 대해서는 "(볼턴 전 보좌관) 본인이 그럴 수 있는 것 아닌가"라고 응수했다.


대만 제1야당인 국민당이 당내 개혁 방안의 하나로 중국이 제시한 통일방안인 일국양제를 거부하기로 했다. 대만 <자유시보> 누리집 갈무리.

                 

당내 개혁위 건의안, 친중 노선 탈피 중 대만 존재 인정해야

 

지난 1월 총통·입법원 선거에서 집권 민진당에 참패한 대만 제1야당인 국민당이 당내 개혁 방안의 하나로 중국이 제시한 통일방안인 일국양제’(한 국가, 두 체제)를 거부하기로 했다. 그간 유지해 온 친중 노선으론 돌아선 민심을 달랠 수 없다는 판단에 따른 거리두기행보로 보인다.

21일 대만 <자유시보> 보도를 종합하면, 국민당 당내 개혁위원회는 지난 몇 달 간의 논의를 거쳐 마련한 건의안에서 그간 양안관계(중국-대만 관계)를 규정해 온 ‘9·2공식’(하나의 중국이란 원칙 아래 각자의 해석에 따라 국가 명칭을 사용하기로 합의한 1992년 공통 인식)에 대해 과거의 일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어 일국양제로는 양안관계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선언했다.

또 개혁위는 경제와 무역 등의 분야에서 장기적인 양안관계 발전을 지속해 추진해 나갈 것이라면서도 국민당은 평화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지만, 평화를 위해 무릎을 꿇지는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개혁위의 건의안은 향후 전당대회를 거쳐 최종 확정된다.

개혁위에서 양안문제 논의를 주도했던 린유팡은 신문에 중국 공산당은 중화민국(대만)의 존재를 직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양안관계가 순조롭지 못한 가장 중요한 이유는 중국이 대만의 존재를 인정하려들지 않기 때문이라며 국민당은 중국 대륙이 경직된 시각을 바꾸고, 대만이 국제기구에서 합리적 지위를 회복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를 요구한다고 말했다.

대만 독립 성향이 강한 민진당과 달리 국민당은 안정적인 양안관계를 바탕으로 한 경제발전을 강조해왔다. 하지만 대만 사회에서 반중 정서가 갈수록 강해지면서, ‘친중색채가 짙은 국민당 쪽에 정치적 부담이 가중돼왔다. 지난 총통 선거 당시에도 국민당 한궈위 후보는 양안관계에 대해 모호한 태도를 유지하다, 선거 막판에 가서야 일국양제 거부를 선언한 바 있다.

<자유시보>는 장치천(48) 국민당 주석의 말을 따 일국양제는 베이징 당국의 목표일 뿐이며, 국민당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전했다. 지난 3월 실시된 주석직 보궐 선거에서 중국과 관계 재정립이 필요하다는 주장을 내세워 압도적으로 당선된 장 주석은 중화민국 주권 유지 자유·민주·인권 보장 대만 안보 우선 유지 쌍방 공동번영 등을 양안관계의 ‘4대 기둥으로 제시했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 베이징/정인환 특파원 >


올해 5월 평균기온이 20세기 평균보다 높은 지역(빨간색)과 낮은 지역(파란색). 북극 인근의 시베리아가 특히 극심한 고온현상을 보이고 있다. <미국 국립항공우주국>

           

미 해양대기청 올해 1’ 75% 예측

역대 5위에 들 확률은 100%에 육박

              

미국 해양기상청(NOAA)은 지난 3월 올해가 가장 뜨거운 해가 될 확률이 74.7%, 역대 5위 안에 들 확률이 99.9%라고 밝힌 바 있다. 지금은 확률이 몇%까지 접근했을까? 5월까지 성적으로 보면 역대 2위는 떼어놓은 당상인 듯하다. 노아 국립환경정보센터는 올 들어 5월 말까지 평균기온이 1880년 노아가 기록을 시작한 이래 두번째로 높았다고 밝혔다. 141년 동안 5월 평균기온 역대 1위는 연간 기록과 마찬가지로 2016년이었다.

5월 한 달의 세계 평균기온은 20세기 평균보다 0.95도 높아, 2016년과 함께 역대 가장 높았다. 북반구에서는 평균보다 2.14도가 높아 역대 1위였다.

3월부터 5월까지 봄철로 범위를 넓혀도 평균보다 1.06도가 높아 2016년에 이어 2위였으며, 북반구는 두번째로 더운 봄, 남반구는 세번째로 더운 가을로 기록됐다.

1월부터 5월까지로는 20세기 평균 13.1도보다 1.1도가 높아 2016년에 비해 두번째로 기온이 높았다. 남아메리카, 유럽, 아시아, 멕시코만 지역에서는 역대 1위로 기록됐다.

이런 추세가 계속될지는 좀 더 지켜봐야겠지만 러시아 시베리아의 이상 고온 현상은 올해가 가장 뜨거운 해가 될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북극 인근 마을인 니즈나야 페샤에서는 지난 930도가 기록됐으며, 이 시기 평균기온이 0도 안팎인 하탄가에서는 52225도까지 치솟았다.

하지만 올해가 뜨거운 해 1위가 된다 하더라도 여름에 역대급 폭염이 올지는 미지수다. 또 설령 여름 폭염이 닥친다 하더라도 어느 지역을 강타할 것이라고 특정하기도 어렵다. 우리나라에서도 2019년이 2016년에 비해 역대 2위로 뜨거운 해였지만, 그해 여름 평균기온은 역대 14위에 그쳤다. 반대로 역대 가장 더운 여름을 기록한 2018년은 연간 평균기온으로는 역대 10위였다.

올해 세계적으로 5월까지 가장 뜨거운 해 2위를 기록했음에도 캐나다와 미국 동부 연안, 동유럽과 오스트레일리아 등지의 기온은 평균보다 1.0도가 낮았다. < 이근영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