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보통사람 위한 겁없는 투사 택했다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인 조 바이든(77·왼쪽) 전 부통령이 11비백인 여성인 카멀라 해리스 상원의원(55·캘리포니아주)을 부통령 후보로 선택했다. 사진은 바이든 전 부통령과 해리스 의원이 지난해 912일 텍사스주 휴스턴에서 열린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 토론회를 끝낸 뒤 대화하는 모습이다. 휴스턴/로이터 연합뉴스

            

오는 113일 미국 대선에 나설 민주당의 부통령 후보로 비백인 여성인 카멀라 해리스(55·캘리포니아주) 상원의원이 11(현지시각) 결정됐다. 해리스는 미국 역사상 첫 흑인 여성 부통령 후보, 2016미국 최초 여성 대통령을 코앞에서 놓친 힐러리 클린턴 이후 또 한번의 역사적 도전에 나선다.

민주당 대선 후보인 조 바이든(77) 전 부통령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보통사람을 위한 겁없는 투사이자 이 나라 최고의 공직자 중 하나인 카멀라 해리스를 나의 러닝메이트로 선택했다고 발표하게 돼 큰 영광이라고 발표했다. 그는 지지자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코로나19와 경제위기, 인종차별 문제를 들어 지금은 정상 시기가 아니다라고 규정하고, “나와 함께 일할 똑똑하고, 강인하며, 지도할 준비가 된 누군가가 필요하다. 카멀라가 바로 그 사람이다라고 말했다.

해리스는 바이든의 발표 뒤 트위터에 우리 정당의 부통령 후보로 그와 함께하게 돼서, 그리고 그를 우리의 총사령관으로 만들기 위해 필요한 일을 할 수 있게 돼 영광이라고 밝혔다. 바이든과 해리스는 17~20일 열리는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후보로 공식 지명된다.

해리스는 자메이카 출신 아버지와 인도 출신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50대 비백인 여성이다. ‘해리스 부통령카드는 미국 사회에서 여성과 소수인종의 목소리가 커져가는 현실을 반영한 것이다. 미국 역사에서 여성이 주요 정당의 부통령 후보가 된 것은 1984년 제럴딘 페라로 전 하원의원(민주당)2008년 세라 페일린 전 알래스카 주지사(공화당)에 이어 해리스가 세번째다. 그러나 비백인 여성은 해리스가 처음이다. 바이든은 지난 3월 일찌감치 여성을 부통령 후보로 정하겠다고 밝혔고, 5월 말 흑인 조지 플로이드가 백인 경찰의 무릎에 짓눌려 숨진 뒤 인종차별이 큰 이슈로 떠오르면서 흑인 여성을 선택하라는 요구를 받아왔다.

미 역사상 최고령 대선 출마자인 바이든이 4년 임기만 마치고 재선을 포기할 경우 해리스는 2024년 민주당의 가장 유력한 대선 후보가 될 가능성이 높다. 이 때문에 해리스 부통령 카드는 첫 비백인 여성 대통령까지 내다본 선택으로도 볼 수 있다. <워싱턴 포스트>는 사설에서 그를 아프리칸 아메리칸(흑인)이라고 밝히면서 해리스는 대통령이나 부통령으로 봉직하는 최초의 여성, 최초의 흑인 여성이 될 것이라며 그럴 때가 됐다고 짚었다.

바이든이 해리스를 러닝메이트로 정한 것은 ‘70대 백인 남성인 자신의 약점을 보완하고 지지층의 투표 참여를 높이기 위한 선거전략적 측면도 있다. 50대 해리스는 고령인 바이든의 건강에 대한 우려를 낮추는 효과가 있다. 또한 민주당의 전통적 지지기반인 비백인과 여성, 젊은층의 투표율 제고도 노릴 수 있다. 지난 대선 민주당 패배의 한 요인으로 흑인들의 낮은 투표율이 꼽힌다.

인종주의적 태도를 보여온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대조를 이루며 통합과 다양성을 부각하는 의미도 있다. 또 해리스는 중앙 무대에서는 초선 의원이라, 워싱턴 정치 40여년 경력인 바이든의 노회한 이미지를 희석할 수도 있다.

해리스는 세 차례 선거에 출마해 캘리포니아주 검사와 주 법무장관 겸 검찰총장을 지낸 뒤 2016년 연방 상원의원에 당선되는 등 선거 경쟁력과 전투력을 갖추고 있다. 지난해에는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에 뛰어들어 12월 하차하기 전까지 바이든과 경쟁하며 전국적 인지도도 끌어올렸다. 선거분석 뉴스레터인 <새버토의 크리스털 볼>해리스는 검증됐고, 자격을 갖췄으며, 안전한 부통령 선택지라고 평가했다.

트럼프는 기자들에게, 민주당 경선에서 부진했던 해리스를 바이든이 뽑은 것을 보고 약간 놀랐다고 비꼬았다. 그는 트위터에 해리스를 급진 좌파”, “위선자”(phony)로 표현한 비난 동영상을 올리며 깎아내렸다. < 워싱턴/황준범 특파원 >

트럼프, 과거 정치후원금 냈던 해리스 향해 급진좌파·위선자

해리스가 캘리포니아주 검찰총장 출마했을 때 후원한 적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나란히 서있는 모습.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1일 카멀라 해리스 상원의원이 민주당의 부통령 후보로 지명되자 자기도 그렇게 보고 있었다면서도 조금 놀랐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는 지난달 해리스를 괜찮은 선택이 될 것이라고 언급했으나, 이날부터는 급진 좌파딱지를 붙이며 공격으로 돌아섰다. 트럼프가 과거 일반 시민 시절 해리스에게 정치 후원금을 냈던 일도 새삼 화제가 되고 있다.

트럼프는 이날 백악관에서 연 코로나19 관련 언론 브리핑에서 기자들이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가 ‘50대 비백인 여성인 해리스를 러닝메이트로 발표한 데 대해 묻자 그는 나의 넘버 원 선택지였다그가 어떻게 해나갈지 보자고 말했다. 해리스가 부통령 후보가 될 것으로 예견했다는 것이다.

트럼프는 그는 (민주당 대선후보 선출을 위한) 경선에서 잘 할 걸로 기대됐었는데 매우 매우 못 했다. (지지율) 2% 선에서 끝났고 많은 돈을 썼다그래서 바이든이 그녀를 뽑은 것에 약간 놀랐다고 말했다. 트럼프는 2018년 브렛 캐버노 대법관 후보 인준청문회 때 해리스가 상원에서 캐버노를 강하게 몰아세운 것을 가리키며 그는 캐버노에게 엄청나게 못되게 굴었다. 소름끼치는 일이었다나는 그걸 금방 잊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는 또 해리스가 지난해 6월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 토론에서 바이든의 과거 인종차별적 정책 태도를 공격한 것을 염두에 둔 듯 그는 바이든에게도 매우 매우 못되게 했다. 아마도 포카 혼타스(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에게 트럼프가 붙인 별명)보다 더 못되게 굴었다고 말했다. 트럼프는 자신의 러닝메이트인 마이크 펜스 부통령을 해리스보다 훨씬 더 좋아한다고도 했다.

미 언론은 트럼프와 딸 이방카가 일반인이던 시절 해리스에게 후원금을 낸 전력을 끄집어냈다. 트럼프는 해리스가 캘리포니아주 검찰총장 선거에 출마했던 2011년과 20136000달러를 후원했다. 이방카도 2014년 해리스에게 2000달러를 기부했다.

트럼프는 지난달 29일 기자들이 해리스가 부통령 후보가 될 거라는 얘기가 있는데 부통령으로서의 해리스를 어떻게 평가하느냐고 묻자 해리스는 괜찮은 선택이 될 거라고 생각한다. 그녀는 괜찮은 선택일 것이라고 대답한 바 있다.

이런 전력과 무관하게 트럼프와 캠프는 해리스가 부통령 후보가 되자 급진 좌파로 몰면서 공격했다. 트럼프는 트위터에 해리스를 급진 좌파”, “위선자 해리스로 표현한 비난 동영상을 올렸다. 트럼프 재선 캠프의 카트리나 피어슨 선임고문은 논평을 내어 해리스는 조 바이든이 좌파 급진주의자들의 극단적 어젠다로 체워진 빈 껍데기라는 증거라고 주장했다.

해리스와 부통령 후보로 맞대결을 벌이게 된 마이크 펜스 부통령은 이날 애리조나주에서 열린 선거운동 행사에서 오는 길에 조 바이든이 러닝메이트로 카멀라 해리스를 지명했다고 들었다경쟁에 들어온 걸 환영한다고 말했다. 그는 조 바이든과 민주당은 급진 좌파에 압도됐다“10월 솔트레이크 시티에서 보자고 했다. 부통령 후보간 토론은 107일 유타주 솔트레이크 시티에서 열린다. < 워싱턴/황준범 특파원 >


바이든 보통 사람 위한 겁없는 투사를 러닝메이트로 선택

해리스, 자메이카·인도 부모에서 태어나선출직 경험과 인지도

미 사상 첫 흑인 여성부통령 후보당선시 첫 여성 부통령

 

오는 113일 미국 대선에 나설 민주당 부통령 후보로 10일 조 바이든 전 부통령으로부터 낙점받은 카멀라 해리스 상원의원. AP 연합뉴스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77)113일 대선에 함께 출마할 부통령 후보로 비백인 여성인 카멀라 해리스 상원의원(55·캘리포니아주)11(현지시각) 낙점했다. 해리스는 미 역사상 첫 흑인 여성부통령 후보이며, 당선될 경우 첫 여성 부통령이 된다. 이로써 미 대선은 도널드 트럼프-마이크 펜스팀과 조 바이든-카멀라 해리스팀의 대결로 짜졌다.

바이든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보통 사람을 위한 겁없는 투사이자 이 나라 최고의 공직자 중 하나인 카멀라 해리스를 나의 러닝메이트로 선택했다고 발표하게 돼 큰 영광이라고 밝혔다.

바이든은 201546살 나이에 뇌암으로 세상을 뜬 아들 보 바이든과 해리스가 각각 델라웨어주와 캘리포니아주 검찰총장으로 일할 때의 인연을 언급했다. 바이든은 카멀라는 (캘리포니아주) 검찰총장을 할 때 보와 긴밀하게 협력했다. 나는 그들이 거대 은행들을 잡고, 일하는 사람들을 고양시키고, 여성과 어린이들을 학대로부터 보호하는 것을 봤다그때 나는 자랑스러웠고, 지금도 이 선거운동에서 그를 나의 파트너로 갖게 되어 자랑스럽다고 적었다. 바이든은 지지자들에 보낸 문자 메시지에서 함께, 여러분과 함께, 우리는 트럼프를 이길 것이라고 적었다. 바이든은 낙점 사실을 발표하기 90분 전에 해리스에게 전화해 알렸다고 <시엔엔>(CNN)이 바이든 쪽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바이든이 해리스를 러닝메이트로 정한 것은 ‘70대 백인 남성인 자신의 약점을 보완하고 외연을 넓히기 위한 선택이다. ‘50대 비백인 여성인 해리스는 고령인 바이든의 건강에 대한 우려를 낮추고 여성과 비백인 계층의 표심에 호소할 수 있는 장점을 갖고 있다.

해리스는 1964년 자메이카 출신 이민자인 아버지와 인도 출신 이민자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나, 흑인과 아시안의 혈통을 동시에 물려받았다.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검사를 거쳐 주 검찰총장을 지낸 뒤 2016년 상원 선거에 출마해 당선된 초선 의원이다. 선출직 공직을 수차례 경험했기에 선거 경쟁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된다.

해리스는 이번 대선을 앞두고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에 출마해 대중적 인지도도 끌어올렸다. 특히 지난해 6월 당내 경선 첫 텔레비전 토론에서 과거 인종 통합 교육을 위한 버스 통학 제도에 바이든이 반대했던 전력을 끄집어내 맹공격하면서 강한 인상을 남겼다. 바이든이 부드러운 이미지라면, 해리스는 투사형 스타일로 분류되기 때문에 트럼프-펜스팀에 맞선 공격수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고령인 바이든이 81살이 되는 4년 뒤에 재선에 도전하지 않을 경우, 그때에도 50(59)인 해리스는 가장 유력한 대선 후보가 될 가능성이 높다.

조 바이든 전 미국 부통령(왼쪽)과 카멀라 해리스 상원의원이 2019731일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 두번째 토론을 시작하기 전 악수하는 모습. 디트로이트/로이터 연합뉴스

해리스는 바이든의 낙점 발표가 나온 뒤 트위터에 글을 올려 우리 정당의 부통령 후보로 그와 함께하게 돼서, 그리고 그를 우리의 총사령관으로 만들기 위해 필요한 일을 할 수 있게 돼 영광이라고 밝혔다. 그는 조 바이든은 일생을 우리를 위해 싸우며 보내왔기 때문에 미국 국민을 통합시킬 수 있다대통령으로서, 그는 우리의 이상에 부응하는 미국을 건설할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든과 해리스는 12일 델라웨어주 윌밍턴에서 처음으로 함께 연설할 예정이다.

바이든은 지난 3월 여성을 부통령 후보로 정하겠다고 밝혔고, 5월 말 흑인 조지 플로이드가 백인 경찰의 무릎에 짓눌려 숨진 뒤 인종차별이 큰 이슈로 떠오르면서 흑인 여성으로 선택하라는 요구를 받아왔다. 흑인 여성 부통령 후보군으로 해리스 외에도 수전 라이스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캐런 배스 하원의원이 거명됐다. 인디언 혈통을 주장하는 백인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 역시 백인인 그레천 휘트머 미시간 주지사도 여성 후보군에 들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 워싱턴/황준범 특파원 >

신문사 임원·‘우산혁명초우 등 10홍콩 시민이 우리 뒤에 있다

    

홍콩 시민사회 원로이자 <핑궈일보> 창간 사주인 지미 라이가 12일 새벽 보석으로 석방돼 카오룽반도 몽콕경찰서를 나서고 있다. 홍콩/AP 연합뉴스

 


지미 라이 <핑궈(빈과)일보> 창간 사주를 비롯해 지난 10일 홍콩판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 위반 등의 혐의로 경찰에 체포됐던 신문사 경영진과 청년활동가 등 10명이 모두 보석으로 풀려났다.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상무위원회는 홍콩 입법의원 선거가 1년 연기됨에 따라 현직 의원의 임기를 연장하기로 했다.

12<홍콩방송>(RTHK)의 보도를 종합하면, 라이는 체포된 지 40여시간 만인 이날 020분께 카오룽반도 몽콕경찰서에서 보석으로 풀려났다. 영미법 전통에 따르는 홍콩에선 특별한 사유가 없으면 체포 뒤 조사를 받고 보석 상태에서 재판을 받는 게 관례지만, 홍콩보안법이 예외적인 경우로 보석 허용을 제한해 석방 여부가 불투명했다.

이날 <핑궈일보>가 생중계한 현장 화면을 보면, 풀려난 라이가 이날 낮 1232분께 신문사로 들어서자 임직원들은 박수와 환호성을 보내고 꽃다발을 건넸다. 그는 다행히 중국 본토로 송환되지는 않았다. 중국과 홍콩의 친중파 정치세력을 화나게 만드는 기사를 계속 쓰자며 웃었다. 그는 이어 싸움을 멈추지 말자. 홍콩 시민이 우리의 뒤에 있다고 강조했다.

12일 새벽 지미 라이가 보석으로 석방되자 카오룽반도 몽콕경찰서 주변에서 기다리던 시민들이 <핑궈일보>를 들어 보이며 기뻐하고 있다. 홍콩/AP 연합뉴스

2014우산혁명의 주역인 청년활동가 아그네스 초우도 체포 24시간여 만인 전날 밤 11시께 홍콩섬 타이포경찰서에서 보석으로 풀려났다. 지미 라이의 두 아들과 <핑궈일보> 임원진, 학생운동가 출신 프리랜서 외신기자인 윌슨 리 등도 각각 보석으로 석방됐다.

이들의 석방에 앞서 전날 저녁 홍콩 시민들은 수십명 단위로 몽콕, 샤틴 등 도심 곳곳에서 산발적인 항의시위를 벌였다. 이 과정에서 남성 1명이 체포됐으며, 경찰은 시민 36명에게 사회적 거리두기 위반등의 이유로 과태료를 부과했다고 <홍콩 프리프레스>는 전했다.

앞서 중국 13기 전인대 21차 상무위원회는 전날 폐막에 앞서 홍콩 입법의원 선거 연기에 따라 현 입법의원의 임기를 차기인 제7대 입법의원의 임기가 시작되기 전까지 최소 1간 연장하기로 만장일치로 결정했다. 입법의원 선거가 추가 연기될 가능성을 염두에 둔 결정으로 보인다. 차기 입법의원 출마가 금지된 앨빈 영 공민당 주석 등 현역의원 4명의 임기 연장 문제에 대해선 아무런 언급이 없었다.

에릭 청 홍콩대 교수(법학)<사우스차이나 모닝포스트>전인대 상무위의 결정은 입법의원 임기를 4년으로 규정한 홍콩기본법에 반한다이번 결정은 홍콩이 더이상 기본법과 영미법 원칙이 아닌 중국 특색 사법제도아래 있음을 보여준다고 짚었다. < 베이징/정인환 특파원 >


사주 체포 후 긴장 고조되는 홍콩신문사, 새벽까지 제작 과정 생중계

평소 5배인 35만부 발행·추가 인쇄, 시민들 배달 시간 맞춰 긴줄 행렬

 

11일 새벽 130분께 홍콩 카오룽반도 몽콕 지역의 어두운 거리에 마스크를 쓴 시민들이 기다랗게 줄을 섰다. 30분 남짓 뒤 배달 차량이 도착해 가판대에 신문 뭉치를 던졌다. 이날치 <핑궈일보> 1면 머리기사에는 우리는 싸움을 계속할 것이란 제목이 달렸다.

어제가 <핑궈일보> 최악의 날은 아닐 것이다.” 신문은 이날치 사설에서 이렇게 썼다. 이어 앞으로도 탄압과 체포가 이어지면서 우리를 두려움으로 빨려들게 할 수도 있다그럼에도 수많은 독자와 필자의 기도와 응원 속에 우리는 싸움을 계속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몽콕 가판대에서 방금 배달된 신문 한 부를 손에 든 시민 킴야우(45)<홍콩방송>(RTHK)과 한 인터뷰에서 어제 경찰은 언론의 자유를 무참히 짓밟았다. 의식이 있는 홍콩 시민이라면 누구나 <핑궈일보>를 지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홍콩보안법 시행으로 한껏 움츠렸던 홍콩 시민사회가 다시 싸움을 준비하는 모양새다.

전날 아침 홍콩 경찰이 <핑궈일보> 사주인 지미 라이를 홍콩보안법 위반(외세결탁) 혐의로 체포한 직후부터 홍콩 시민들은 연대의 손길을 내밀었다. 지미 라이의 체포와 대대적 압수수색으로 <핑궈일보>의 생존이 위태롭다는 전망이 나오자, 소셜미디어를 중심으로 모회사인 넥스트디지털의 주식을 매입해 연대하자고 촉구하는 글이 쏟아졌다. 그 결과, 오전 한때 폭락했던 넥스트디지털의 주가는 오후 들어 344%나 폭등해, 전장 대비 183% 오른 상태로 장을 마감했다. 넥스트디지털의 주가는 11일에도 장중 한때 500% 이상 치솟는 등 폭등세를 이어갔다.

홍콩 시민들이 11<핑궈일보>를 사기 위해 도심의 노점상 앞에 줄을 서 있다. 홍콩 경찰이 전날 아침 시민사회 원로이자 <핑궈일보> 창간 사주인 지미 라이와 임원진 등 6명을 동시다발로 체포한 데 항의하기 위한 것이다. 이날 <핑궈일보> 1면에는 우리는 싸움을 계속할 것이라는 제목의 머리기사가 실렸다. 홍콩/AP 연합뉴스

 <핑궈일보> 쪽은 10일 밤부터 11일 새벽까지 신문이 제작되는 전 과정을 인터넷으로 생중계했다. 누리꾼 수천명이 밤새 이를 지켜봤다. 첫 인쇄판이 몽콕에 도착했을 때 가판대 주변에 시민 50여명이 기다리고 있었던 것도 이 때문이다. 신문 쪽은 통상 7만부가량을 인쇄했지만, 11일치는 35만부를 찍었다고 밝혔다.

홍콩섬 중심가 애드미럴티 지역에서 30여년째 신문가판대를 운영하고 있다는 한 남성은 <홍콩방송>평소에는 <핑궈일보>를 수십부 정도만 받았는데, 오늘 새벽엔 1천부를 받아 다 팔았다. 시민들이 다른 신문엔 손도 대지 않더라고 말했다. 근처에 직장이 있다는 한 남성도 신문을 구매한 뒤 마지막으로 종이신문을 산 게 언젠지도 모르겠다. 지지의 뜻을 표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홍콩 시민들의 지지 열기는 신문 쪽의 예상치를 훌쩍 벗어났다. <홍콩 프리프레스> 등은 신문이 가판대에 도착할 때마다 10, 20부씩 사들고 가는 이들도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고 전했다. <핑궈일보> 쪽은 이날 오전 8시께 누리집을 통해 추가 인쇄한 부수까지 일찌감치 매진돼 20만부를 더 찍었다고 밝혔다. 홍콩보안법이 만들어낸 기적이었다.

이날 넥스트디지털 쪽은 따로 성명을 내어 공안당국의 행태를 강력 비판하며 싸움은 계속될 것이라고 거듭 밝혔다. 신문 쪽은 성명에서 홍콩의 언론의 자유가 이제 벼랑 끝에 섰지만, 우리는 언론의 자유를 지키기 위해 주어진 의무를 다해야 한다는 다짐을 잊지 않고 있다불법적이고 비이성적이며 야만적인 행태에 맞서 한 치의 두려움도 없이 탄압 속에서도 진실을 말하는 것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 베이징/정인환 특파원 >

임상 3상 없이 개발?각국 의학계 '러시아 백신' 안전성 의구심

1·2상 임상도 고작 38명 대상러시아 내서도 "승인 유예해야"


러시아가 임상시험도 마치지 않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세계 최초'로 승인하자, 각국 의학계 전문가들의 우려가 이어지고 있다.

불과 수십명을 대상으로 시험이 진행된 데다 그 결과도 공개되지 않다 보니, 효능과 안전성 모두 검증할 수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지적이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11일 보건부 산하 '가말레야 국립 전염병·미생물학 센터'와 국방부 산하 제48중앙과학연구소가 함께 개발한 코로나19 백신이 보건부의 승인을 받았다고 발표했다.

해당 백신은 임상시험 최종단계인 3상 시험을 아직 거치지 않았다.

통합돼 실시된 1상과 2상 시험도 38명을 상대로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그나마 결과도 공개되지 않았다.

푸틴 대통령은 자신의 딸도 백신을 맞았다며 안전성을 강조했지만, 전문가들은 의구심을 떨치지 못하는 이유다.

당장 러시아 내에서도 경고가 나왔다.

AP통신에 따르면 러시아 임상시험기구연합은 이날 "패스트트랙식 백신 승인은 러시아를 백신 개발 경쟁의 선두에 올리기는커녕 백신 수요자들을 위험에 노출할 것"이라면서 임상시험이 완료될 때까지 승인을 유예하라고 촉구했다.

미국 코로나19 대응을 이끄는 앤서니 파우치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장은 "백신이 안전하고 효과가 있다고 러시아가 입증했는지 의문스럽다"면서 "백신의 제조가 해당 백신이 안전하고 효과가 있음을 증명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대니얼 살몬 미국 존스홉킨스대 백신안전연구소장은 뉴욕타임스(NYT)"러시아가 백신에 위약효과를 넘어서는 효과가 있는지와 접종자에게 해를 가하지 않는지를 검증하는 3상 시험을 건너뛰는 위험한 걸음을 내디뎠다"면서 "정말로 겁나고 위험한 행위"라고 비판했다.

웨일코넬의과대학 존 무어 교수는 "멍청함을 넘어선 행위"라면서 "푸틴 대통령은 백신 없이 그저 정치적 성명만 내놓았다"고 주장했다.

다니 알트만 영국 임페리얼칼리지런던 면역학과 교수는 "안전성과 효과성보다 부작용이 더 큰 백신은 문제를 해결할 수 없게 악화시킬 뿐"이라고 말했다.

이번 백신은 코로나바이러스 유전자를 지닌 아데노바이러스 벡터를 이용하는 비교적 최신기술로 만들었다는 게 러시아 측 설명이다. 지난 6월에야 이 기술을 사용한 백신(에볼라)이 처음 승인된 만큼 더 엄밀한 검증이 필요하지만, 러시아에서는 추가적인 검증을 진행하지 않았다.

백신의 '지속력'에 대한 의문도 나온다.

러시아 보건부는 "이번 백신과 유사기술로 만들어진 백신을 봤을 때 이번 백신도 최대 2년간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한 대항력을 제공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러나 AP통신은 "백신 후보물질의 효과성이 입증된 뒤 지속성까지 증명되는 데는 시간이 더 소요된다는 것이 세계 과학자들의 지적"이라고 전했다.

러시아는 러시아 내 2천명을 비롯해 아랍에미리트(UAE)와 사우디아라비아, 브라질, 멕시코 등에서 3상 시험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3상 시험에 돌입한 다른 백신은 모두 3만명 이상이 대상이었다는 점에 비추면 규모가 작다.

러시아 개발 백신이 논란에 휩싸인 것은 처음이 아니다.

AP통신은 러시아는 자신들이 개발한 에볼라 백신 2종이 세계에서 가장 효과적인 에볼라 백신으로 입증돼 아프리카에 큰 도움을 주고 있다고 주장하지만, 이 백신들은 작년까지 세계보건기구(WHO)'백신 후보물질'로 등록돼 있었으며 아프리카에서 널리 쓰인다는 근거도 없다고 지적했다.

러시아의 코로나19 백신에 대해 WHO는 환영하면서도 신중한 입장을 나타냈다.

WHO는 이날 "러시아 당국과 긴밀히 접촉하고 있으며 백신의 WHO 사전자격인정 가능성을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WHO"여러 백신 후보물질이 개발되는 속도에 고무돼있으며 이들 일부가 안전하고 효율적이라고 입증되기 바란다"면서도 "절차를 가속하는 것이 안전성과 타협하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국 보건당국은 "러시아 백신의 안정성에 대한 기본적인 데이터가 확보돼야 도입 및 접종에 대한 판단을 내릴 수 있다"며 원론적인 입장만 밝힌 상태다.

           

푸틴 “러시아, 세계 최초 코로나 백신 승인…딸도 접종”

지난달 1차 임상 뒤 승인성급한 접종 부작용 우려

스푸트니크V 명명20여개국서 10억회분 이상 요청

 

러시아 보건부 산하 가말레야 국립 전염병·미생물학 센터(가말레야 센터)가 개발한 코로나19 백신의 샘플. 가말레야 센터는 러시아 국부펀드인 러시아직접투자펀드’(RDIF)의 투자를 받아 국방부 산하 제48중앙과학연구소와 공동으로 코로나19 백신을 개발해 왔다. 연합뉴스

 

러시아가 코로나19 백신을 개발해 공식 승인했다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1일 밝혔다. 세계 최초로 코로나19 예방제가 나온 것인데, 백신의 효과와 안전성을 검증하기 위해 통상 진행하는 세차례의 임상시험을 제대로 거치지 않은 것으로 보여 부작용에 대한 우려가 제기된다.

<로이터><AP> 통신 등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날 원격 내각회의에서 오늘 아침 세계에서 처음으로 코로나19 백신이 등록됐다그것은 상당히 효율적으로 기능하며 지속적인 면역을 형성한다고 말했다.

백신 이름은 옛 소련 시절 세계 최초로 발사한 인공위성의 이름을 따 스푸트니크V’로 지었다. 러시아는 세계 20여개국에서 10억회 분이 넘는 공급을 요청받았다고 밝혔다.

푸틴 대통령이 언급한 백신은 러시아 보건부 산하 가말레야 국립 전염병·미생물학 센터가 국방부 산하 제48중앙과학연구소와 공동 개발한 백신이다. 가말레야 센터는 러시아 국부펀드인 러시아직접투자펀드’(RDIF)의 투자를 받아 국방부와 함께 백신 개발을 해왔다.

푸틴 대통령은 백신이 필요한 모든 검증 절차를 거쳤다며, 자신의 두 딸 중 한명에게 맞혔다고 말했다. 그는 “1차 접종 후 (딸의) 체온이 38도까지 올라갔으나 이튿날 37도 정도로 떨어졌으며, 2차 접종 이후에도 체온이 조금 올라갔지만 곧 내렸다지금은 몸 상태가 좋다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국가적으로 곧 대규모 백신 생산이 시작되길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코로나19 백신이 공식 등록 절차를 마치면서, 조만간 양산과 일반인 접종이 시작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지난달 말 러시아 당국은 9월부터 대규모로 백신을 생산해 10월부터 백신 접종을 시작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의료 종사자와 교사, 다른 위험 직군 종사자들이 첫번째 접종자가 될 예정이다. 푸틴 대통령은 백신 접종이 자발적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1일 원격 내각회의에서 코로나19 백신 승인 사실을 발표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통상적으로 수천~수만명을 대상으로 1~3차 임상을 거친 뒤에야 백신의 공식 등록과 양산, 일반인 접종을 시작한다. 수개월에서 수년이 걸리는데, 러시아는 1차 임상 한달여 만에 최종 승인을 해, 이 과정을 제대로 거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앞서 지난달 중순 모스크바의 세체노프 의대와 부르덴코 군사병원은 각각 38명씩의 자원자를 대상으로 1차 임상시험을 진행했고, 이후 2차 임상시험이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으나 상세한 내용이 공개되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성급한 백신 승인과 접종이 심각한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고 우려한다.

미국·서유럽 등에서는 미 제약사 모더나가 백신 개발에 가장 앞서 있다. 모더나는 지난달 273차 임상시험에 들어가, 다음달까지 성인 3만여명에게 투여해 10월 말 연구를 마칠 계획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런 스케줄을 토대로, 11월 초 미국 대선 전까지 백신 개발을 마칠 수 있다고 주장하지만, 전문가들은 내년 1월에야 백신 승인 여부를 평가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장도 최근 인터뷰에서 내년이 시작되고도 한참이 지나야백신이 개발될 것이라고 말했다. < 최현준 기자 >


 

몇분 뒤 브리핑 재개트럼프 밖에서 총격 있었고, 잘 통제되고 있어

비밀경호국, “남성 용의자와 경호국 직원 근처 병원으로 이송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0(현지시각) 오후 백악관 브리핑룸에서 코로나19 관련 언론 브리핑을 시작한 직후, 비밀경호국 직원으로부터 밖으로 나가자는 안내를 받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잠시 뒤 돌아와 백악관 밖에서 총격이 있었고, 잘 통제되고 있는 걸로 보인다고 말했다. 워싱턴/로이터 연합뉴스

               

미국 백악관 밖에서 10일 총격이 발생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19 관련 언론 브리핑 도중 잠시 퇴장했다가 복귀하는 일이 벌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후 백악관 브리핑룸에서 코로나19 관련해 머리발언을 하다가 돌연 백악관 비밀경호국(SS) 직원의 호위를 받으며 회견장을 떠났다. 회견 시작 3분이 조금 지난 뒤 경호국 직원이 다가오자 트럼프 대통령은 뭐라고요?”라고 반응했고, 경호국 직원은 대통령님, 밖으로 나가셔야 합니다라고 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알겠다는 듯 하면서 기자들에게 의외라는 눈짓을 보낸 뒤 브리핑장 밖으로 나갔다. 이 장면은 텔레비전에 생중계됐다.

몇 분 뒤 트럼프 대통령은 브리핑룸으로 돌아와 브리핑을 재개하면서, 백악관 밖에서 총격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백악관 밖에서 총격이 있었고, 잘 통제되고 있는 걸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실제 총격이 있었고, 누군가 병원으로 옮겨졌다그 사람은 비밀경호국의 총에 맞은 걸로 보인다고 말했다. 경호국이 제압 과정에서 용의자를 총으로 쐈다는 의미로 보인다.

이날 총격은 백악관 옆 라파예트 광장 근처의 백악관 부지 바깥에서 일어났다. 이 일로 백악관이 한때 봉쇄됐다. 비밀경호국은 용의자가 남성이라며,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호국은 트위터에 남성 용의자와 경호국 직원 둘 다 근처 병원으로 이송됐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사고로 백악관 시설이 훼손된 것은 없으며, 경호 대상자 누구도 위험에 처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피하는 동안 지하 벙커에 가 있었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오벌오피스(집무실)에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당황했느냐는 질문에 모르겠다. 당황한 걸로 보이느냐고 되묻기도 했다. 그러면서 경호국에 감사를 표했다. 그는 비밀경호국에 매우 안전함을 느낀다. 그들은 환상적인 사람들이고 최고 중의 최고다라며 언제나 빠르고 매우 효과적으로 일하는 비밀경호국에 감사하고 싶다고 말했다. < 워싱턴/황준범 특파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