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동주 시인이 19436월 우지(宇治)시의 우지천() 아마가세 다리에서 친구들과 함께 찍은 사진. 앞줄 왼쪽에서 두 번째가 윤 시인.

기념비건립위 "나무 생명 해치는 짓 그만 하라" 호소

                               

일제 저항 민족시인인 윤동주(1917~1945)의 발자취가 남아 있는 일본 교토(京都) 우지(宇治)시에 한일 우호의 상징으로 심어진 무궁화를 누군가 꺾어서 훼손한 것으로 밝혀졌다.

우지시는 교도에 소재한 도시샤(同志社)대학에 다니던 윤 시인이 19436월 대학 친구들과 함께 송별회를 한 뒤 우지천 상류의 아마가세() 다리 위에서 기념사진을 찍은 곳으로 유명하다.

이를 기리기 위해 우지시 지역 주민이 중심인 '시인 윤동주 기념비 건립위원회'201710월 아마가세 다리와 댐 사이에 위치한 우지천 신핫코바시(新白虹橋) 기슭에 '시인 윤동주 기억과 화해의 비'를 세웠다.

그리고 지난해 10월 이 비 건립 2주년에 맞춰 우지시가 마련해 준 곳에 재일본대한민국 민단이 한일 우호의 상징으로 윤 시인의 안식을 기원하는 뜻을 담은 무궁화 한 그루를 심었다.

일본 교토(京都) 우지(宇治)시의 윤동주 시인 추모비 주변에 한일 우호의 상징으로 심어진 무궁화의 줄기가 꺾인 모습. 작년 1221일 촬영. [사진=시인 윤동주 기념비 건립위원회 제공, 아사히신문 웹사이트]

식재 당시의 키가 1를 넘은 성목인 이 무궁화를 작년 말부터 누군가 줄기와 가지를 수 차례 꺾어 놓은 것이 발견돼 건립위 측이 그때마다 응급처치를 했다고 한다.

민단 관계자는 "어떤 의도에서인지 모르겠지만 한일 우호의 상징으로 심어 놓은 무궁화를 훼손하는 것에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건립위원회 대표인 안자이 이쿠로(安齋育郞) 리쓰메이칸(立命館)대 명예교수는 11일 교토 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생명을 소중히 하는 마음을 담은 비석 앞에서 나무의 생명을 해치는 짓은 그만두면 좋겠다"고 호소했다.

안자이 대표는 "(무궁화 주변에) 주의 안내판 설치를 검토하고 있다""만일 다른 견해가 있다면 말(言論)로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 시인은 아마가세 다리 위에서 기념사진을 찍은 직후인 19437월 조선독립 운동에 관여한 혐의로 체포돼 해방 전인 19452월 후쿠오카 형무소에서 27세의 나이로 옥사했다.



NYT "세계 각국 사이버 공간서 바이러스 정보 전쟁"

                 

세계 각국이 해킹을 통해 다른 나라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현황과 백신·치료제 기술 등에 대한 정보를 빼내려 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미국 연방수사국(FBI)과 국토안보부는 조만간 중국 해커들이 미국의 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 기술을 훔치려 하고 있다는 경고문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일간 뉴욕타임스(NYT)10일 보도했다.

미 정부가 발표할 초안에는 '백신과 치료, 검사 등에 관련된 귀중한 지적 재산과 공공 보건 정보를 불법적인 방법으로 빼내려고 한다'는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한국의 해커도 세계보건기구(WHO)와 미국, 일본 관료의 이메일을 해킹해 정보를 빼내려 했다는 내용도 포함돼 논란이 예상된다.

신문은 전세계 10여개 국가가 군사·정보기관의 해커를 바이러스 대응에 재배치했다고 민간 안보 업체를 인용해 주장했다.

여기에는 해커뿐만 아니라 학계나 민간 연구소 연구원, 학생과 같이 과거 전통적인 정부 요원이 아닌 주체도 투입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경고는 미국 사이버사령부(USCC)와 국가안전보장국(NSA) 등이 개입된 대외 억제력 강화 전략의 하나로서 중국의 국영 해커들이 관여했다는 의혹도 제기할 계획이라고 NYT가 보도했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2018년 해킹을 막기 위해 중국을 포함한 외국의 네트워크에 침투해 상응하는 보복 공격을 할 수 있도록 했다.

실제 같은 해 미국은 러시아 정보기관이 2018년 중간 선거에 개입하려 한다는 의도를 간파하고 러시아 전력망에 악성코드를 심어 경고하기도 했다.

다만 이번에는 미국이 중국의 사이버 사령부나 정보기관에 대한 공격 여부를 포함해 어떠한 조치를 취할지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은 상황이다.

앞서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부 장관은 이달 초 코로나19가 중국 우한의 바이러스 연구소에서 기원했다는 거대한 증거가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기 때문에 이번 경고문이 나올 경우 양국 긴장은 더욱 고조될 전망이다.

크리스토퍼 크렙스 국토안보부 사이버·인프라 보안국 국장은 "중국이 인터넷에서 벌인 짓은 증거가 충분히 있다""중국이 코로나19 사태에 대응하는 각국의 주요 기관에 접근한다는 게 전혀 놀랄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지난주 미국과 영국은 공동 발표문에서 "보건 당국, 제약회사, 학계, 의학 연구소, 지방 정부 등이 목표물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 특정 국가와 목표 기관은 적시하지 않았지만 발표 내용상 러시아, 중국, 이란, 북한 등인 것으로 보인다는 게 NYT의 설명이다.

특히 안보 전문가들에 따르면 이란은 코로나19 치료제로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은 렘데시비르의 제조사인 길리어드사이언스에 대한 해킹도 시도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에는 그동안 사이버전에서 두드러지지 않았던 베트남 해커들도 중국 정부 관료들에 대한 해킹을 시도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신문은 복수의 민간 보안 업체를 인용해 한국 해커들이 북한은 물론 WHO와 일본, 미국 관료의 이메일 계정을 해킹해 바이러스 방역과 치료 상황 등을 파악하려 했다고 주장했다.

이는 동맹국조차도 다른 나라 정부가 발표하는 코로나19 확진·사망 현황을 불신하고 있다는 의미라고 NYT가 전했다.


발레리 지스카르 데스탱, 독일 여기자 성추행한 혐의 받아

                   

프랑스의 발레리 지스카르 데스탱(94) 전 대통령이 독일 여기자를 성추행한 혐의로 피소된 사건에 대해 프랑스 검찰이 정식으로 수사에 착수했다.

파리 검찰청은 11(현지) 지스카르 데스탱 전 대통령 피소 사건의 수사를 개시했다고 밝혔다고 프랑스 언론들이 전했다.

지스카르 데스탱 전 대통령은 독일 공영방송 WDR 소속인 안 카트린 슈트라케(37) 기자를 지난 2018년 인터뷰 당시 자신의 사무실에서 성추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슈트라케는 20181218일 파리 중심가에 있는 지스카르 데스탱의 집무실에서 그를 인터뷰하기로 약속을 잡았다.

인터뷰 내용은 헬무트 슈미트 전 독일 총리의 탄생 100주년을 맞아 슈미트와 함께 동시대를 호령한 세계의 지도자를 재조명하는 것이었다.

슈트라케 기자는 지스카르 데스탱 전 대통령에게 자신과 함께 카메라 포즈를 취해달라고 요청했는데, 이 때 그가 팔로 자신의 허리를 감으면서 엉덩이에 손을 댔다고 주장한다.

슈트라케는 손길을 뿌리치려고 했지만 세 차례나 추행을 당했다고 한다.

슈트라케 측에 따르면 이를 보다 못한 카메라맨이 지스카르 데스탱과 슈트라케 사이에 의자를 갖다 놓기도 했고, 지스카르 데스탱은 슈트라케가 자신의 사무실을 떠날 때 키스를 요구하기도 했다.

슈트라케 기자는 지스카르 데스탱을 상대로 프랑스 경찰에 지난 310일 고소장을 제출했다.

발레리 지스카르 데스탱은 조르주 퐁피두 대통령이 재직 중 갑자기 숨지자 1974년 대선에서 우파 후보로 나와 좌파의 프랑수아 미테랑을 누르고 대권을 잡았다.

1981년까지 프랑스를 이끌면서 유럽경제공동체(EEC)를 강화해 유럽연합(EU)으로 발전하게 하는 초석을 닦고, 서방 주요 7개국 정상회담(G7) 창설에 주도적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화성에 착륙하는 마스2020의 로버 퍼시비런스상상도. 나사 제공

             

미 항공우주국, 7마스2020’ 발사

탐사로버, ·돌 수집해 용기 보관, 공기 중 이산화탄소로 산소 만들고

화성 하늘서 헬리콥터 비행 시험도, 2026년 수거로버·지구귀환선 출정

                     

미국항공우주국(NASA) 아폴로 우주비행사들이 1969~1972년 달에서 가져온 달 암석과 토양, 먼지 표본은 모두 382. 이후 옛 소련의 달 탐사선 루나가 1970년부터 1976년까지 300g을 가져왔다. 그로부터 약 반세기만에 이번엔 화성의 흙과 돌을 수집하는 프로젝트가 추진된다. 간접 증거물인 관측 데이터 대신, 화성의 역사를 간직하고 있는 표본을 직접 가져와 분석하기 위해서다. 가장 중요한 목표는 생명체의 역사와 흔적을 찾는 것이다. 달에 간 아폴로 우주선보다 100배가 훨씬 넘는 수천만km를 날아가는 방대한 우주 탐사 계획이다. 올해부터 시작해 10년 동안 세 차례에 걸쳐 화성 탐사선이 지구에서 출발하고, 로켓이 네 차례 발사된다. 마지막 로켓은 화성에서 날아오른다. 나사는 원래 아폴로 우주선처럼 우주비행사들이 직접 화성 표본을 갖고 오는 걸 생각했다. 하지만 화성 유인탐사 일정이 불투명해지자 일단 무인 로봇을 통한 수집을 추진하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화성 땅에서 표본을 수집하고 있는 퍼시비런스’.

오는 7월 화성을 향해 출발하는 나사 `마스2020'10년 우주 대장정의 문을 연다. 지구와 화성 간 거리가 가장 가까운 때인 717~85일을 발사 예정일로 잡고 있다. 이때를 이용하면 화성으로 가는 비용과 시간을 줄일 수 있다. 대략 26개월(780)마다 이 시기가 돌아온다.

마스2020’의 핵심 장비는 바퀴가 여섯개 달린 로버(차량형 이동 탐사로봇) `퍼시비런스'(Perseverance, 인내). 1997년 최초의 탐사차량 소저너 이후 스피릿과 오퍼튜니티(2004), 큐리오시티(211)에 이은 다섯번째 로버다. 퍼시비런스는 예정대로라면 7개월 후인 내년 218일 화성에 착륙한다. 착륙 지점은 화성 적도 위쪽의 예제로 분화구다. 지름 49km의 이 분화구는 수십억년 전 강물이 흘러 형성된 것으로 추정되는 삼각주 평원이다. 나사 과학자들은 이곳에서 옛 화성 생명체 흔적을 찾을 가능성에 기대를 걸고 있다.

로버 퍼시비런스옆에 표본을 담은 용기들이 널려 있다.

무게 1톤의 퍼시비런스는 최소 687(화성일 기준 1) 동안 이 일대를 돌아다니면서 작은 원통형 금속용기에 화성의 흙과 돌 등을 수집해 담는다. 이를 위해 드릴을 장착했다. 시스템 설계상 5~20km를 이동할 수 있다. 용기는 모두 43개이지만 5개는 빈 상태로 놔둔다. 나중에 지구로 가져왔을 때 표본이 담긴 용기에 순전히 화성 물질들만 있는 것인지 비교하기 위해서다. 퍼시비런스는 96%가 이산화탄소인 화성 대기로 산소를 생산하는 신기술도 시험한다. ‘목시’(MOXIE)라는 이름의 장치가 화성 대기를 흡입한 뒤 먼지와 오염 물질을 제거하고 이산화탄소를 산소로 바꿔준다. 미래 유인 화성 탐사에 대비한 중요한 시험이다.

퍼시비런스에는 또 무게 1.8kg의 소형 헬리콥터 `인제뉴이티'(Ingenuity, 창의성)가 실린다. 화성처럼 대기 밀도가 희박한 곳에서 어떻게 비행이 가능한지 확인하려는 목적이다. 헬리콥터엔 아무런 장비도 없고 데이터 수집도 않는다. 화성을 더욱 정밀하고 풍부하게 관측하기 위해 입체 이미지를 포착할 수 있는 카메라도 탑재된다. 퍼시비런스는 현재 호주 사막에서 훈련중이다.

화성 표본 용기들을 담을 캡슐.

퍼시비런스 이후엔 나사와 유럽우주국이 함께 표본 귀환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나사와 유럽우주국은 4년간의 협의 끝에 우선 2026년 화성에 두 대의 탐사선을 보내기로 했다. 둘이 역할을 나눴다. 나사는 표본 수거 착륙선(SRL)과 상승로켓(MAV), 유럽우주국은 수거로버(SFR)와 지구귀환 궤도선(ERO)을 맡았다.

먼저 20267월 미국 나사가 플로리다 케이프커내버럴 공군기지에서 상승로켓과 표본 수거로버를 탑재한 화성 착륙선을 발사한다. 이 착륙선은 독특한 비행 방식으로 2년 후인 20288마스2020’ 근처에 착륙한다.

202610월엔 유럽우주국이 프랑스령 기아나에서 지구귀환 궤도선을 발사한다. 유럽우주국이 제작한 이 우주선은 화성 궤도에 도착한 뒤 이온추진기로 20287월까지 서서히 고도를 낮추며 화성 표본 용기를 받을 준비를 한다. 그 사이 화성 지상의 수거로버는 흩어져 있는 표본 용기들을 캡슐에 담아 로켓에 싣는다.

2029년 봄이 되면 상승로켓이 캡슐을 싣고 화성 하늘로 날아올라, 기다리고 있던 귀환선과 도킹한다. 귀환선이 지구를 향해 출발하는 시점은 2031년이다. 그해 가을 미국 유타주 사막에 도착한다는 일정을 잡고 있다. 귀환선은 낙하산을 쓰지 않고 캡슐을 투하한다.

화성에서 표본 용기를 싣고 지구귀환궤도선을 향해 발사되는 로켓.

화성 표본 수집귀환 프로젝트에서 성공의 열쇠를 쥐고 있는 건 화성 땅에서 발사되는 상승로켓이다. 다른 행성에서 로켓을 발사하는 것은 아직 한 번도 시도해 보지 않았기 때문이다. 나사가 지구의 38%인 화성 중력을 전제로 시뮬레이션한 결과에 따르면, 이 로켓은 최대 높이 2.8, 57이내여야 한다. 로켓이 운반할 수 있는 화성 표본은 최대 14~16kg으로 계산됐다.

나사와 유럽우주국이 화성 표본 수집-귀환 프로젝트 비용으로 애초 70억달러(85천억원)을 추정했다. 하지만 10년에 걸친 프로젝트이니만큼 정치적, 기술적 변수가 많다. 유럽우주국은 3년에 한 번씩 장관급 회의를 열어 이 문제를 계속 논의할 예정이다. < 곽노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