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교한 전방위 ‘사드 압박’

● WORLD 2017. 3. 14. 19:17 Posted by SisaHan

칭다오 한국총영사관 앞에서 ‘사드 반대’등 손팻말을 들고 항의하는 시위대.

한국 여행상품 판매 중단 ‘함구령’도 … 법적 책임 피할 속셈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 체계 배치와 관련해 중국에서 한국 쪽을 향한 각종 제재 및 압박 조처가 쏟아지고 있지만, 중국 정부의 책임과 중국 쪽 피해를 최소화하는 ‘정교한’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는 점이 주목된다.
2일 베이징을 시작으로 전국으로 확산하고 있는 한국 여행상품 판매 중단 방침은, 관광·여행 담당부처인 국가여유국이 구두로 전달하면서, 외부에 알리지 말라는 ‘함구령’까지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한·미의 사드 배치 발표 직후였던 지난해 7월 방송 담당부처 광전총국의 방침에 따라 한-중 합작 방송 프로그램이 난항을 겪기 시작하던 때와 비슷하다. 당시에도 지시는 구두로 이뤄져 아무런 공식 기록이 없었지만, 지시를 받은 방송사 등에서 내용이 조금씩 드러났다.


이른바 ‘한한령’(한류 또는 한국 제한령)으로 불리는 이 지침에 대해 중국은 이후에도 ‘정부 방침’이 아닌 ‘인민의 자발적 결정’이라고 강조해왔다. 지난 1월 송영길 의원 등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중국을 방문했을 때도 쿵쉬안유 외교부 부장조리는 “중국도 국민감정이 있고, 국민감정이 정책에 반영되는 것이어서 정부 당국도 조심스러웠다. 자발적 움직임은 있지만, 정부가 조처한 적은 없었다”고 말했다.
중국 정부의 이런 태도는 법적 책임을 미리 피하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정부가 나서 한국 관련 상품을 제재한다고 규정되면, 한국 쪽이 세계무역기구(WTO) 등을 통해 제소할 빌미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겅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최근 정례브리핑에서 사드 부지를 제공한 롯데그룹에 대한 제재 관련 질문이 나오면, 먼저 “중국은 외국기업의 투자를 환영하며, 법에 따라 해당 기업의 중국 내 합법적 권익을 보호할 것”이라고 한 뒤, “외국기업이 중국 내에서 성공할지 여부는 최종적으론 중국 시장과 중국 소비자가 결정할 일”이라고 선을 긋는다. 2일 저녁 관영 <국제텔레비전방송> 대담 프로그램은 “현재로선 중국 정부의 조처에 대해 법적 공방 가능성이 낮다”고 분석했다.


이와 함께 한국산 불매운동에 대해서도 ‘중국과 중국인의 이익에 피해를 주지 말자’는 여론이 대두되고 있다. <환구시보>는 3일 사설에서 한국 차량 파손이나 한국 손님 거부 등 누군가는 손해를 봐야 하는 방식은 ‘제재 반대’를 위한 빌미를 주고 일반 대중의 제재 참여 의지를 약화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사설은 “한국을 제재해야 하지만, 한국 국격을 모욕할 것도, 보통 한국인의 인격을 모욕할 것도 아니다”라며 “제재는 깨끗할수록 강력하다”고 주장했다. 베이징에 주재하는 한 일본매체 기자는 “2012년 일본의 센카쿠(중국명 댜오위다오) 국유화 사태 때와는 분위기가 다르다. 중국이 한층 세련된 방식을 찾는 것 같다”고 말했다.


중국 당국은 또 세무조사, 통관검사 등 국내법상 합법적 조처도 더욱 강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쑨지원 중국 상무부 대변인은 2일 “중국 정부는 한국과의 경제협력을 중시한다”면서도 “다만 전제는 관련 (한국) 기업들이 중국내 경영에서 반드시 법과 규정을 지켜야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11월 중국 내 롯데그룹 계열사들에 돌연 세무조사 및 소방점검을 실시했고, 최근 보따리상 통관도 강화하고 있다. 중국 당국은 ‘위법 적발’이라고 하지만, 업계에선 ‘사드 보복 조처’로 받아들인다. 조형진 인천대 중국학술원 교수는 “한-중 간 거래에는 비공식 무역이나 관행에 따른 업무 처리가 많아 법규를 강화하면 취약해지는 부분이 많다”고 말했다.
< 베이징=김외현 특파원 >


김정은 이복형 김정남, 말레이서 피살

● WORLD 2017. 2. 23. 18:45 Posted by SisaHan

13일 오전 공항서 여성 2명이 얼굴에 독극물, 병원이송 중 사망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장남이자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이복형인 김정남(46)이 13일 오전 말레이시아 공항에서 피살됐다. 현지보도 등을 종합하면 김정남은 13일 오전 9시께 쿠알라룸푸르 공항에서 여성 2명에게 독침으로 추정되는 공격을 받고 살해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정남은 현장에 쓰러져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회복되지 못했다.


쿠알라룸푸르 공항의 경찰 책임자 압둘 아지즈 알리 경무관은 “월요일(13일)에 40대의 아픈 한국인 남성이 공항에서 발견돼 공항 직원들이 병원으로 옮겼으나 병원으로 가는 도중에 숨졌다”고 밝혔다고 <AFP> 통신이 전했다. <로이터>는 쿠알라룸푸르 공항에서 숨진 북한 남성이 출입국 심사대를 통과하지 않고 쇼핑 구역에서 쓰러졌다고 보도했다. 이 통신은 숨진 남성의 신원이 김정남이라는 사실을 현지 경찰이 확인했다고 전했다.
김정남을 살해한 여성들은 범행 직후 택시를 타고 도주했으며 말레이시아 경찰 당국은 이들 여성을 추적 중이라고 밝혔다.
김정남은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그의 본처 성혜림 사이에서 출생한 장남이다. 한때 유력한 후계자로 꼽혔으나 2001년 5월 가짜 여권으로 일본에 입국하려다 붙잡혀 추방된 뒤 권력의 주변부로 밀려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국정원은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김정남에 대한 암살시도가 5년 전부터 이뤄졌고, 김정남은 이복동생에게 ‘살려달라’는 내용의 서신까지 보낸 것으로 전했다. 또 이번 사건은 독극물 테러로 추정되며, 암살을 수행한 여성 2명은 도주 중이지만 아직 말레이시아를 빠져나가지는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병호 국가정보원장은 15일 국회 정보위원회 간담회에 출석해 김정남 피살과 관련해 이같이 보고했다고 더불어민주당 간사인 김병기 의원이 전했다. 김 의원 등에 따르면 이 원장은 “말레이시아 경찰 발표는 ‘김철’이라는 이름의 북한 여권을 가진 북한인이 사망했다는 것으로 김정남을 특정하지는 않은 상황”이라고 밝혔다. 말레이시아 경찰은 이날 중 부검을 통해 정확한 사인과 신원을 확인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암살 상황에 대해선 현지시간 13일 오전 9시께 마카오행 비행기 탑승을 위해 말레이시아 공항에서 줄을 선 김정남에게 ‘아시아계’로 보이는 젊은 여성 2명이 접근, 이 중 한 여성이 김정남의 신체를 접촉한 이후 김정남이 공항 카운터에 도움을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오타와 미국대사관 앞에서 시민들이 트럼프 미 대통령의 반이민 정책을 규탄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토론토·오타와 등 퀘벡테러도 비난… 하원은 비상회의 소집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반 이민 행정명령에 항의하는 시위가 30일 캐나다 각 도시의 주재 미국 외교 공관 주변에서 잇달아 벌어졌다.
오타와의 미국 대사관 주변에서는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행정명령에 반대하는 수백 명의 시위대가 인간 사슬을 이뤄 공관를 에워싸고 구호를 외치며 트럼프를 비난했다. 이들은 ‘증오 반대, 공포 반대’를 외치며 “이곳은 난민들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또 토론토 주재 미국 총영사관 앞에도 수백 명이 몰려들어 플래카드를 들고 구호를 외치며 시위를 벌인 뒤 시청까지 가두 행진을 했다. 시위대는 전날 퀘벡시티에서 벌어진 이슬람 사원 총격 테러에 대해서도 개탄하고 비난했다.


오타와 시위에 참가한 버락 후세인 씨는 트럼프 대통령이 증오를 키우고 있다면서 “그는 무지와 증오, 온갖 차별과 인종주의를 앞세우고 있다”고 비판했다. 토론토 시위에 참가한 사라 폴렛 씨는 “지금 무서운 일이 벌어지고 있다”며 “무슨 말이라도 꼭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시위에 참여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일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주장이 전 세계 곳곳에서 이어져야 한다”며 “우리가 원하지 않는 일을 저지하기 위해 모두 연대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날 총리실은 지난 주말 미국 백악관 측과 긴급 접촉을 갖고 반 이민 조치 대상국의 국적을 보유한 캐나다 시민들에 대해 행정명령을 적용하지 말 것을 요청, 긍정적 답변을 보장받았다고 밝혔다.
한편 연방하원은 31일 비상회의를 소집,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반 이민 행정명령과 관련한 대책을 논의했다. 하원은 이날 저녁 본회의를 열고 트럼프 반 이민 정책에 대해 집중 토론을 하고 캐나다 의회 차원의 정책 대안을 모색했다고 소식통들이 전했다.
신민주당(NDP)의 제니 퀀 의원의 요청으로 소집된 회의에서 하원은 정부의 연간 난민 쿼터를 상향 조정하는 문제를 포함해 난민 수용 정책 확대와 신속 처리 방안을 토론한 것으로 알려졌다.


퀀 의원은 이날 회의에 앞서 언론에 “미국의 반 이민 정책에 따른 난민 위기 해소를 위해 캐나다 정부가 ‘특별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면서 “미국의 정책이 증오와 불관용을 만연시키고 수많은 결백한 여행객과 난민에 재앙을 불러올 것”이라며 이로 인해 문화, 학문 발전은 물론 경제에도 엄청난 부정적 영향을 초래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앞서 쥐스탱 트뤼도 총리가 트럼프의 행정명령 직후 난민에 관한 캐나다의 관용 정책을 강조했으나 사태가 총리의 말로 해결되기에는 부족하며 행동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반 트럼프시위 지구촌 시끌

● WORLD 2017. 1. 31. 21:34 Posted by SisaHan

미국 물론 유럽·중동·아시아 등 600여곳, 차별 비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한 뒤 트럼프 정부의 출범을 축하하는 환호는 그보다 더 큰 규모의 반대 시위에 묻혔다. 미국 시민사회와 주요 언론은 물론 세계 대다수 나라들도 눈앞에 닥쳐온 변화의 ‘거대한 불확실성’에 긴장하고 있다.


미국 유력 매체들은 새 정부 초기의 ‘허니문’도 없이 쓴소리와 권고를 쏟아냈다. <뉴욕 타임스>는 트럼프 취임 다음날인 21일치 사설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너무나 품위 없고 몰역사적인 취임 연설에서 희망보다는 의구심을 던졌다. 개막 순간은 실망 그 이상이었다”고 개탄했다. 새 대통령이 과거의 불의에 눈감고 미국 경제의 회복력과 사회적 성취를 무시하며, 미국 역사를 비뚤어지게 다시 썼다는 것이다. 신문은 “미국은 금요일(트럼프 취임일) 이전까지 큰 꿈이 있었다. 미국은 트럼프 덕분에, 혹은 그의 바보짓에도 불구하고, 앞으로 몇 년간 그 꿈을 더 위대하게 만들 길을 찾을 것”이란 문장으로 사설을 끝맺었다.
영국 <가디언>은 “트럼프 대통령의 공격적이고 국가주의적인 취임 연설은 1930년대 유럽의 (배타적 민족주의) 시위들을 연상시킨다”고 지적했다. 이 신문은 “국가주의에 권력 기반을 둔 ‘강한 통치자’들은 ‘허풍 정치’에 휩쓸릴 수 있다”며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는 그런 운명에 떨어지지 않도록 매우 조심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트럼프 취임 다음날이자 주말인 21일, 미국 뿐 아니라 한국을 비롯해 세계 전역 600여곳에서 수백만명이 참여한 ‘트럼프 반대’ 동조 시위가 잇따랐다고 주요 외신들이 보도했다.영국·스페인·덜란드·스위스·헝가리·체코·독일 등 유럽 국가들 뿐 아니라 한국·일본·호주·인도 등 아시아권에서도 시위에 동참했다. 주축은 ‘여성 행진’이었지만, 실제론 남녀노소 구분이 없었다.
이날 서울 지하철 강남역에선 여성단체 ‘디지털성폭력아웃’이 여성권리 행진을 주도했다. 500여명의 참가자들은 “여권이 인권이고, 인권이 여권이다”, “누구에게도 차별 없는 세상을” 같은 구호를 외쳤다. 호주 시드니 여성행진을 이끈 민디 프라이밴드는 시민들에게 “증오, 편협함, 차별, 선입견 등은 미국만이 아닌 세계의 문제”라고 역설했다고 <BBC> 방송이 전했다.
< 조일준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