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의 보복전, 이라크 답습?

● WORLD 2011. 9. 3. 18:08 Posted by SisaHan

리비아 완전 장악 반군 “보복없다” 다짐불구
피의 보복전, 이라크 답습?

 반군이 완전 장악한 리비아에서 우려했던 보복극이 일어나고 있다. 특히 달아난 무아마르 카다피의 행방이 오리무중이어서 ‘리비아의 이라크화’라는 최악 시나리오의 현실화 가능성에 리비아 안팎의 신경이 곤두서고 있다. 
리비아 수도 트리폴리 남부지역의 한 창고에서 지난 주 처형된 것으로 추정되는 불탄 시신 53구가 또다시 무더기로 발견됐다고 영국 언론이 보도했다. 이는 지난 27일 트리폴리 남부의 한 병원 건물에서 최소 200구의 시신이 발견됐다는 BBC방송 보도에 뒤따른 것이어서 국제사회에 더욱 큰 충격을 주고 있다. BBC는 26일에도 트리폴리 미티가 지역의 한 병원에 포로가 된 상태에서 정부군에 살해당한 것으로 보이는 주검 17구가 안치돼 있다고 보도했었다. 이밖에 트리폴리의 아부 살림 교도소가 반군에 넘어가기 전 교도관들이 재소자들을 성폭행했다는 증언도 나왔다.
 
반군 쪽의 보복 살해 의심 사례도 발생했다. 트리폴리 시내에서 친정부 무장대원 주검 10여구가 발견됐는데, 2명은 손이 뒤로 묶인 채였다. 다른 주검들은 심하게 불에 그슬려 있었다. 국제앰네스티는 양쪽에서 보복 범죄를 저지르고 있다는 “유력한 증언들”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집단 보복 살해 사례가 발생하자 유엔은 “모든 당사자는 범죄와 보복 행위가 일어나지 않도록 실질적 조처를 취해야 한다”고 촉구하고 나섰다. 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장관도 “새로운 리비아에 보복 공격과 복수의 자리는 없다”며 자제를 요구했다. 
보복의 악순환이 발생할지 여부는 리비아인들뿐 아니라 서구 국가들에게도 아주 중요한 대목이다. 
반군과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는 6개월이라는 시간이 걸리기는 했지만 손쉽게 수도 트리폴리를 접수했다. 미국은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서와는 달리 프랑스와 영국이 주도한 이번 전쟁에서 인명 피해도 발생하지 않고 경제적 부담도 별로 없어 ‘새로운 (제한적) 분쟁 개입 방식’이 성공했다고 자평하고 있다. 
하지만 미국이 종전을 선언한 뒤에도 미군과 무장세력이 교전하고, 이어 이슬람 시아파 대 수니파의 내전이 일어나 수만~수십만명이 숨진 이라크전과 비슷한 상황이 재연될 가능성은 충분하다.
 
특히 과도국가평의회의 무스타파 압둘잘릴 의장이 ‘피의 악순환’을 경계하며 반군이 보복행위에 나선다면 자리를 내놓겠다고까지 밝혔는데도 보복 범죄 조짐이 나타나는 것은 심상치 않다. 잘릴 위원장은 “카다피와 그의 협력자들이 투항한다면 공정한 재판을 보장하고 그들을 보호해 불법적으로 처형되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정부군이 버리고 달아난 무기까지 다양한 집단들에 넘어가면서 안정화 기대에 먹구름이 드리워지고 있다. 지난 23일 카다피의 관저 밥 알아지지야를 점령한 반군 병사들은 저마다 무기를 기념품처럼 챙겨갔다. AP통신은 리비아 정부군이 보유하던 1만5000~2만5000기의 견착식 로켓 등의 처분 방안이 확실하지 않은 가운데 현지에서는 무기 가격이 내려가고 있다는 정보가 있다고 보도했다. 정부군 무기가 시장에 흘러나오고 있다는 추정을 낳게 하는 대목이다.


중국 첫 항공모함

● WORLD 2011. 8. 21. 09:21 Posted by Zig

지난 10일 새벽 중국의 첫 항공모함 바랴크호가 다롄항을 떠나 첫 해상 시운전에 나섰다. 가스터빈 엔진 추진방식인 바라크호는 갑판 길이 304m, 배수량 5만7천톤, 순항속도 30노트에 승선인원 2600명, 탑재기 50대 수준으로 미국의 니미츠급(10만톤, 6천명 승선, 탑재기 100대) 핵항모에 크게 뒤지며, 전세계 항모 보유 10개국 가운데 배수량, 탑재기 수 등 기준으로 중간 정도의 수준인 것으로 전해졌다.



탁신 사면·군부와 관계·국경분쟁·선심공약…


잉락 친나왓 태국 신임 총리가 지난 5일 정계 입문 두 달 반만에 총리로 등극하면서 정치 신데렐라로 떠올랐으나 그의 앞날에는 국내외의 현안들이 산적해 있어 험난한 정치 일정을 헤쳐나가야 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국내적으로는 빈부 간 격차 등으로 발생한 계층 간 갈등을 해소하는 것이 최대 현안으로 거론되고 있다. 잉락 총리는 계층 간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 친 오빠인 탁신 친나왓 전 총리의 사면 문제를 어떤식으로든 처리해야 한다. 탁신 전 총리는 군부 쿠데타로 실각한뒤 지난 2008년 부정부패 공판에 참여하지 않고 해외로 도피했지만 도시 빈민층과 농촌 주민들로부터 여전히 절대적 지지를 받고 있다.
친탁신계인 잉락의 푸어타이당은 선거 유세 기간 국가화합을 위해 탁신 전 총리 등 모든 정치범들을 사면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공약했다. 그러나 야당으로 전락한 민주당과 왕실 등 기득권층이 탁신 전 총리 사면과 복귀에 강한 거부감을 보이고 있어 탁신 전 총리의 사면 문제는 잉락 총리에게 가장 난감한 현안이다.

잉락 총리는 또 선거 유세 기간 공약했던 각종 선심성 공약을 국가 실정에 맞게 추진해야 하는 과제도 맡게 됐다. 선심성 공약의 대표적 사례로 거론되고 있는 최저임금 50% 인상은 이미 경영계와 학계 등으로부터 강력한 반발에 직면하고 있다.
태국내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 군부와 우호적 관계를 설정하는 것도 잉락 총리에게는 난제로 남아있다. 군부에는 탁신 전 총리 실각 당시 쿠데타를 주도했던 인사들이 주요 보직을 맡고 있어 탁신 전 총리의 복귀 문제가 가시화되면 `군부 쿠데타 재발설’ 등이 떠돌며 정정이 다시 불안해 질 가능성도 예상되고 있다.
잉락 총리는 외부적으로는 캄보디아와의 오랜 국경분쟁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과제도 안고있다.


다음 차례는 영국과 프랑스?

지난 5일 신용평가회사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가 미국의 신용등급을 강등한 후폭풍이 유럽의 재정위기 국가들에도 불어닥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조지 소로스와 함께 퀀텀펀드를 공동 창립한 미국 투자전문가 짐 로저스는 8일 “미국은 (신용평가가) 강등되고 영국은 안된다는 건 미친 생각”이라며 “유럽에도 벨기에, 스페인 등 신용등급을 낮춰야 할 나라들이 많다”고 말했다. 로이터는 특히 영국과 프랑스가 무기력한 경제성장과 과중한 국가부채 탓에 최고 신용등급(AAA) 국가 중 가장 취약하다고 평가했다.

지난주 내내 최고치를 기록한 프랑스의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이 8일에도 같은 추세가 이어지고 있는 것도 이같은 우려를 부채질한다. 국채 수익률이 높다는 것은 그만큼 해당국 국채의 리스크가 크다는 뜻이다. 프랑스 의회에서 좌파 야권의 반대로 정부 부채 한도 증액이 무산될 경우 신용등급 강등이 현실화할 가능성이 크다.
영국은 유로화 사용 국가(유로존)가 아닌데다 초긴축정책을 펴고 있긴 하지만, 경제 펀더멘탈이 워낙 취약해진 탓에 신용등급 하락의 자장권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세계경제로 파급 미국의 지출삭감과 신용하락
긴축 한파에 ‘더블딥’ 불안

미국 증시가 2008년 12월 금융위기 이후 최대치로 폭락한 데는 여러 복합적 원인이 작용했다.
그러나 무엇보다 가장 큰 원인은 경제 불안의 진원지로 지목됐던 미국의 국가 부채 한도 증액 협상이 타결됐음에도, 타결 내용 가운데 큰 폭의 정부지출 삭감이 오히려 시장에서 부각됐기 때문이다. 경기부양의 가장 큰 수단인 정부지출이 삭감되면서, 추가적인 경기침체라는 ‘더블딥’(짧은 경기회복 뒤의 재침체)에 대한 불안감이 슬금슬금 커지기 시작한 것이다.
더블딥이 닥쳐올 경우, 미국이 더 이상 이를 타개할 뾰족수가 없다는 점도 불안감을 키웠다. 연방준비제도(연준)는 이미 정책 수단에 한계를 보이고 있다. 금리는 제로 수준으로 떨어진 지 오래여서 경기회복을 위해 추가적인 금리 인하라는 카드를 꺼내들 수도 없다.
2조3000억달러에 이르는 두 차례의 양적완화(경기부양을 위해 중앙은행이 국채 매입이나 통화 발행 등의 수단으로 시중에 유동성을 직접 공급하는 통화정책) 조처도 시행했지만, 경기 회복은 기대만큼 이뤄지지 않았다.

게다가 정부지출 삭감 분위기에서 추가적인 양적완화 조처를 취하기도 힘든 상태다. 여기에 신용평가회사들의 미국 신용등급 하락 가능성이 가세했다. 복지정책 축소로 저소득층의 소비가 위축돼 전반적인 소비 감소 가능성도 복병으로 자리잡고 있다. 특히 최장 99주간 지급되는 실직자 371만명에 대한 실업수당이 올해 말 끝나게 된다.
지금까지 미국 증시를 그나마 지탱해 온 것은 기업의 수익 증대였다. 그러나 온갖 악재들이 두드러지면서 기업이 앞으로도 계속 수익을 낼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의문도 커지면서 증시를 지탱하는 마지막 버팀목까지 힘을 잃게 만들었다. 여기에 유럽의 부채위기가 스페인과 이탈리아로 확산될 조짐을 보이면서 투자심리는 급속히 냉각됐다. 세계 최대 투자은행 메릴린치는 미국 경제가 다시 침체로 빠질 확률이 33%에 이른다고 분석했다. <뉴욕 타임스>는 “최근 며칠간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가 계속되면서 투자자들 사이에 하반기 주식시장에 대한 비관론이 급속도로 퍼졌다”고 말했다.

그나마 지난 5일 발표된 7월 실업률(9.1%)이 전달에 비해 0.1% 하락하고, 신규 일자리가 11만7000개가량 늘어나는 등 고용 지표가 예상치를 약간 웃돈 것은 시장의 우려를 일부나마 누그러뜨리는 요인이 되고 있다. 고용시장 개선이 지난 분기 2년내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소비지출을 증가시키는 데 도움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미국의 실업률이 2009년 6월 이후 두 달을 제외하곤 매월 9% 이상을 상회하는 등 고용시장의 상황은 여전히 취약한 상태다. 뉴욕 소재 미쓰비시도쿄유에프제이(UFJ)은행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크리스 럽키는 “경기에 대한 불안감이 잔존해 있고, 실업률이 금융위기 이전 수준으로 돌아가려면 여러 해가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 워싱턴=권태호 특파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