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원 의원 등 접촉 지지호소 돌입…바이든 캠프 명칭 변경

"해리스, 바이든 공식 사퇴 발표 전 바이든과 수차례 통화"

 

                                        해리스 부통령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은 21일 조 바이든 대통령이 민주당 대선 후보직에서 사퇴한 것과 관련, 당 대선 후보가 돼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상대로 승리하겠다고 밝혔다.

해리스 부통령은 이날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저는 민주당을 단결시키고 미국을 통합시키는 한편 도널드 트럼프와 그의 극단적인 프로젝트 2025 어젠다를 물리치기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바이든 대통령이 자신을 당 대선 후보로 지지한 것에 대해 "저는 대통령의 지지를 받게 돼 영광"이라면서 "당 대선 후보가 되는 것이 제 의도"라고 말했다.

그는 바이든 대통령에 대해서는 "미국 국민을 대표해 미국 대통령으로 탁월한 리더십을 보여주고 수십년간 국가를 위해 봉사한 바이든 대통령의 헌신에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해리스 부통령은 이후 미국 하원 흑인 의원 모임 및 히스패닉 의원 모임, 하원 내 우군 및 상원 의원 등과 접촉하고 지지를 호소했다고 AP통신 등이 보도했다.

바이든 대통령 대선캠프도 캠프 명칭을 '해리스를 대통령으로'로 이름을 변경했으며 민주당 전국위도 해리스 부통령의 대선 출마를 반영해 관련 서류를 변경했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재선 도전을 공식 포기하고 해리스 부통령을 당 대선 후보로 지지하겠다고 밝혔다.

해리스 부통령은 이날 바이든 대통령의 공식적인 사퇴 발표 전에 바이든 대통령과 수차례 통화를 했다고 소식통들은 언론에 전했다.    < 워싱턴=연합뉴스 강병철 특파원 >

3개월여 앞두고 대선구도 급변·대혼돈…트럼프 대 해리스 맞대결 재편될듯

토론후 24일만에 사퇴압박에 백기…후보지명 앞두고 재선포기는 전례 없어

 

 바이든 해리스 공식지지, 민주 후보선출 절차 원점…"신속·투명하게 선출"

'전현직 리턴매치'서 인종 ·남녀 ·세대대결되나… 트럼프, 해리스 공격 포문

 

                                        미 민주당 대선후보직 전격 사퇴한 바이든 대통령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81)이 11월 대선을 107일 앞두고 민주당 대선 후보직을 전격 사퇴했다.

대선 후보 공식 지명 절차만을 남겨둔 현직 대통령이 재선 도전을 공식 포기하는 미국 역사상 초유의 상황이 발생하면서 미국 대선판이 요동치게 됐다.

지난달 말 첫 TV토론 이후 고령 문제로 사퇴 압박을 받던 바이든 대통령의 전격적인 결단으로 민주당이 새 후보를 선출하는 절차에 들어가게 되면서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간 이른바 '전현직 리턴 매치'가 불발되고 대선 대결 구도가 급변하게 된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이 당 후보로 지지한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비롯해 민주당 내 이른바 대타 후보들이 50대인 상황에서 79세인 트럼프 전 대통령은 그동안 바이든 대통령에 초점을 맞췄던 선거운동 전략을 다시 짜게 됐다.

민주당도 수주 내에 잡음 없이 새 대통령 및 부통령 후보를 선출해 내는 동시에 당내 통합을 달성하면서 그동안 내홍으로 이탈한 지지층을 다시 결집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바이든 대통령

 

코로나19 확진으로 델라웨어주 사저에서 격리 중인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오후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에 성명을 올리고 민주당 대선 후보직 사퇴 방침을 전격적으로 발표했다.

그는 성명에서 "재선에 도전하는 것이 내 의도였으나 (후보에서) 물러나서 남은 임기 동안 대통령으로의 의무를 다하는 데만 집중하는 것이 당과 국가에 최선의 이익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이어 "내 결정에 대해 금주 후반에 더 구체적으로 국민들에게 설명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현직 대통령이 과반 대의원을 확보해 당의 공식적인 후보 선출 절차만을 남겨 놓은 가운데 대선을 3개월여 앞두고 재선 도전을 포기한 것은 미국 역사상 처음이다.

앞서 린든 존슨 전 대통령은 지난 1968년 11월 대선을 앞두고 출마를 선언했다가 당내 경선 초기인 같은 해 3월 출마를 포기한 바 있다.

그러나 바이든 대통령은 당내 경선에서 승리하고 대선 후보로 지명되는 공식 절차만 앞두고 있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바이든 대통령의 전격적인 후보직 사퇴는 지난달 27일 첫 대선 후보 TV토론이 발단이 됐다.

역대 최고령 대통령인 그는 당시 토론에서 말을 더듬고 발언 중간에 맥락과 상관이 없는 말을 하면서 고령에 따른 건강 및 인지력 논란에 휩싸였다.

이에 따라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 간 격차가 더 벌어지자 민주당 내에서는 이날까지 30여명의 상·하원 의원들이 잇따라 바이든 대통령의 사퇴를 공개적으로 요구했다.

특히 트럼프 전 대통령이 공화당 전당대회 직전인 지난달 13일 피격으로 부상을 당하면서 공화당 내 '영웅'으로 떠오른 상황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코로나19에 걸려 다시 발이 묶이는 등 악재가 계속되면서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당내 지지가 급속도로 이탈했다.

이 과정에서 당에서 큰 영향력을 가진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낸시 펠로시 전 하원의장 등도 등을 돌리면서 '완주 의지'를 고수하던 바이든 대통령은 결국 TV토론 24일만에 백기를 들게 됐다.

바이든 대통령은 재선 도전 포기로 단임 대통령으로 50여년 정치 인생을 마무리하게 됐다.

미국에서 연임에 실패한 대통령은 이번에 재선 도전에 나선 트럼프 전 대통령을 비롯해 조지 H.W 부시·지미 카터·제럴드 포드·허버트 후버 전 대통령 등이 있다.

                                 해리스 부통령

 

바이든 대통령의 후보직 사퇴로 민주당은 새 후보를 선출하게 된다.

제이미 해리슨 당 전국위원회 의장은 이날 성명에서 "11월에 도널드 트럼프를 이길 수 있는 후보를 뽑기 위해 투명하고 질서 있는 절차를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조만간 후보 선출 절차 등을 공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민주당은 다음 달 19~22일 일리노이주 시카고에서 전당대회를 개최하기에 앞서 다음 달 초 온라인으로 미리 후보 선출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는 일부 주(州)의 후보 등록 시한을 고려한 것이며 상황이 급박한 만큼 변경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당 일각에서는 '미니 후보 경선'을 통해 분위기를 띄워야 한다는 아이디어도 나왔으나 시간적 제약과 함께 당 분열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제기돼 채택 여부는 확실치 않다.

당내에서는 대선 후보로 바이든 대통령의 러닝메이트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59)을 비롯해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56), 그레첸 휘트머 미시간 주지사(52), J.B. 프리츠커 일리노이 주지사(59), 조쉬 샤피로 펜실베이니아 주지사(51) 등이 거론되고 있다.

이 가운데 해리스 부통령이 흑인·아시아계 여성이라는 상징성과 함께 기존 대선 선거자금 및 조직을 사용할 수 있다는 점 등의 이유로 1순위 후보로 언급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별도의 글을 통해 "오늘 나는 카멀라가 우리 당의 후보가 되는 것에 대한 전폭적인 지지와 지원을 표명한다"라면서 "민주당 당원 여러분, 이제는 우리가 힘을 합쳐 트럼프를 이겨야 할 때다. 해봅시다"라고 강조했다.

빌 클린턴 전 대통령 부부 등도 성명에서 해리스 부통령에 대한 지지를 표명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의 지지에 감사를 표하면서 "대선 후보가 돼서 트럼프를 이기겠다"고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

 

바이든 대통령의 후보직 사퇴에 대해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바이든은 미국 역사상 최악의 대통령으로 기록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또 CNN에 해리스 부통령에 대해 "바이든보다 이기기 쉽다"고 자신했다.

앞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유세에서 해리스 부통령이 실없이 웃기만 한다는 취지로 '래핑(laffin')'이라는 별명을 붙이면서 비판한 바 있다.

트럼프 대선캠프도 성명을 내고 "해리스는 그동안 부패한 바이든의 조력자 역할을 해왔다"면서 "해리스는 미국 국민에게 바이든 보다 훨씬 나쁜 선택이 될 것"이라면서 공격했다.     < 워싱턴= 강병철 연합뉴스 특파원 >

보안업체가 MS 윈도우즈에 업데이트한 파일 오류 탓

 
 
 
전세계적인 ‘사이버 정전’이 발생한 19일 인도 뉴델리 국제공항을 찾은 한 승객이 오작동하는 정보 화면을 보고 있다. [EPA 연합]

 

19일 전세계 곳곳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난 컴퓨터 장애는 세계 1위 보안업체인 미국의 크라우드스트라이크의 백신 파일 일부의 결함이 마이크로소프트(MS·엠에스) 시스템과 충돌하면서 빚어진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미국 시엔엔(CNN) 방송은 이날 마이크로소프트의 클라우드 장애와 관련해 “미국 사이버 보안업체인 크라우드스트라이크가 마이크로소프트 시스템에 배포한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로 인해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며 “이 회사의 엔지니어들이 투입돼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회사가 만드는 보안 시스템 가운데 ‘팔콘센서’라는 에이전트 파일을 업데이트 하는 과정에 결함이 발생했고, 이어 이 파일이 엠에스사의 운영 체제인 윈도우즈와 충돌하면서 장애가 빚어졌다는 것이다.

조지 커츠 크라우드스트라이크 최고경영자(CEO)도 이날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에 “윈도우즈 호스트용 단일 콘텐츠를 업데이트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결함으로 고객들이 영향을 받았고, 이들과 적극 협력하고 있다”며 “문제가 확인돼 수정 사항이 배포됐으며 포털사이트 등을 통해 최신 업데이트를 확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이는 보안 사고나 사이버 공격이 아닌 ‘단순 실수’이며, 회사가 보안과 안정성을 보장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혼란 진화에 주력했다. 또 이번 오류로 인해 맥이나 리눅스를 쓰는 이용자는 별다른 영향을 받지 않는다고 회사 쪽은 설명했다.

앞서 이날 전세계 곳곳에서는 크라우드스트라이크에서 시작된 엠에스 클라우드 장애로 혼란이 이어졌다. 작은 슈퍼마켓에서부터 은행, 방송국을 비롯해 국민건강서비스, 의료 분야같은 핵심 시설에서 정전이나 온라인 시스템을 이용한 서비스가 갑자기 중단됐다. 미국에선 911 출동센터도 일부 영향을 받았지만, 심각한 사태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미국 에이비시(ABC) 뉴스, 스카이 뉴스 등 언론도 피해가 확인됐다. 지역적으로도 미국을 비롯해 오스트레일리아, 유럽, 아시아, 중동 등 세계 전역에서 피해가 잇따라 보고됐다.

특히 항공사들이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 시엔엔은 “ 미국을 비롯한 유럽, 아시아, 중동의 국제 항공사들에서 항공편 지연이나 취소가 잇따르면서 당황한 여행객들이 공항 복도를 가득 메우는 장면이 포착됐다”며 “전세계적으로 항공편 1390여편이 취소됐고, 수치는 계속 늘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시아 쪽에서도 에어아시아, 세부퍼시픽항공, 싱가포르항공 등 여러 항공사가 크고 작은 피해를 입었다. 젯스타, 홍콩 익스프레스 등 항공사에서는 체크인 수속을 수작업에 의존하는 일도 있었다. 시엔엔은 “한국에서도 인천국제공항에서 에어 프레미아, 이스터제트 등이 영향을 받았지만 대표적인 한국 항공사인 대한항공은 아마존 웹 서비스(AWS)를 이용하고 있어 영향을 받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각국 정부도 긴급 대응에 나서야 했다. 미국 백악관은 이날 아침 발생한 ‘사이버 정전’과 관련해 “사건을 인지하고 있으며, 문제 원인과 영향을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영국 정부도 이번 사태를 논의하기 위해 긴급 회의를 열었다고 현지 언론이 보도했다.      < 홍석재 기자 >

워싱턴포스트, 민주당 인사 발언 인용 보도
액시오스 “이르면 주말 후보 사퇴 결정 내릴 수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 17일 미국 델라웨어주 도버 공군기지에 도착해 대통령 전용기 에어포스원에서 내리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자 유세 일정을 중단하고 자가격리를 위해 델라웨어에 있는 사저로 돌아갔다. [델라웨어/AP 연합]
 

미국 민주당 핵심인사이자 조 바이든 대통령의 우군으로 꼽혀온 낸시 펠로시 전 하원의장이 조만간 바이든 대통령이 대선 경선에서 하차하는 쪽으로 설득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고 워싱턴포스트가 익명의 민주당 관계자 발언을 인용해 18일 보도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후보 사퇴는 시간 문제라는 전망이 커지고 있다.

펠로시 전 의장은 캘리포니아주 민주당원들과 일부 하원 지도부 의원들에게 바이든 대통령이 대선 출마를 포기하기로 결심하는 데 가까워지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고 워싱턴포스트는 전했다. 워싱턴포스트는 일부 민주당원들은 바이든 대통령이 재선 도전을 계속할 경우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결국 백악관을 넘겨주게 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고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전날 코로나19에 재감염돼 유세 일정을 중단하고 델라웨어 관저에서 격리하고 있다. 고령 리스크에 시달리던 그에게 건강 문제가 다시 발생하면서 후보 사퇴론은 확산하고 있다. 이날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측근들에게 “바이든 대통령의 대선 승리 길이 급격히 줄어들었다”며 후보직 유지 문제를 심각하게 바라봐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는 언론 보도도 나왔다. 앞서 척 슈머 상원 원내대표가 지난 주말 바이든 대통령과의 단독 회동에서 당 내부 우려를 전달하며 후보에서 물러나라고 요구했다는 사실이 전해졌고, 하킴 제프리스 하원 원내대표 또한 당내 우려를 바이든 대통령에게 전달했다고 알려지는 등 민주당 주요 인사들의 기류 또한 후보 사퇴를 촉구하는 쪽으로 완전히 돌아선 모양새다.

미국 CNN 방송은 민주당 소속 한 주지사가 “다음 72시간은 크다. 더 이상 지속될 수 없다”며 후보 사퇴 시점이 다가오고 있음을 측근들에게 말했다고 보도했다. 또 인터넷 매체 액시오스는 바이든 대통령 쪽 인사를 포함한 민주당 관계자들이 후보 사퇴에 대한 입장 쪽으로 기울고 있으며, 이르면 이번 주말 그가 대선 경선에서 물러나는 결정을 내릴 것으로 설득될 것이라 보고 있다고 전했다.        < 김미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