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 행사 취소·축소…백신 접종 · 검사는 장사진

감염 · 방역 탓 항공마비에 가족회동 · 여행 차질

대성당들도 썰렁…교황 "삶의 작은일에도 감사하자"

 

베들레헴 구유 광장의 한산한 모습 [AFP=연합뉴스]

 

전 세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속에서 두 번째 크리스마스를 보냈다.

 

오미크론 변이의 기습을 막기 위해 예배당은 행사를 취소하거나 축소하고, 여행을 계획하던 사람도, 멀리 떨어진 가족을 만나려던 사람도 일정을 미루고 있다.

 

24일(현지시간) 아기 예수가 태어난 팔레스타인 요르단강 서안의 베들레헴에는 드럼·백파이프 연주자 등으로 꾸려진 크리스마스 퍼레이드 행사가 소규모로 진행됐다.

 

이날 베들레헴의 명소 구유 광장(Manger Square)에는 수백 명 정도가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만끽했다. 그나마 1년 전보다는 들뜬 분위기다. 작년에는 퍼레이드가 텅 빈 거리를 통과해야 했다. 팬데믹 전에는 전세계에서 순례자 수천 명이 몰려와 이 거리를 가득 채웠었다.

 

독일 쾰른 대성당 앞의 백신 대기줄 [로이터=연합뉴스]

 

독일 쾰른의 쾰른대성당에는 성당을 둘러싸는 긴 줄이 형성됐다. 성탄 전야 미사 입장 대기 줄이 아니라, 근처 백신 접종소 대기 줄이다.

 

성당 주임사제는 DPA통신에 "백신 접종이 이웃을 아끼는 마음을 표현하는 것이고, 그게 크리스마스의 의미"라고 말했다.

 

오미크론 변이가 이미 우세종이 된 미국 뉴욕에서도 코로나19 검사를 받으려는 사람들이 장사진을 쳤다. 대다수는 오랜만에 가족을 만나려고 코로나19 감염 여부를 확인하려는 이들이다.

 

하지만 가족을 만나러 가는 길이 녹록지는 않다. 항공사들은 구인난뿐 아니라 직원들이 코로나19 감염 등으로 출근하지 못하면서 최대 성수기인 크리스마스에 항공편 수백 편을 취소했다.

 

AFP통신은 항공편 추적 사이트(Flightaware.com) 자료를 토대로 이날 현재 전세계에서 취소된 항공편이 2천300편에 달한다고 전했다.

 

2년 만에 75세 모친과 크리스마스를 보내기 위해 그 어려움을 뚫고 버지니아에서 뉴욕으로 왔다는 한 여성은 AP통신에 "만나면 엉엉 울 것 같다. 통화는 맨날 하지만, 서로 얼굴을 마주 보는 건 또 다르니까"라고 말했다.

 

각국의 예배당이 크리스마스 행사를 취소하거나 축소했다.

 

프란시스코 교황 [EPA=연합뉴스]

 

영국 런던 동부의 한 교회에서는 크리스마스 예배를 진행하지만, 해마다 빼먹지 않던 '성탄 연극'은 하지 않기로 했다.

 

미국에서도 대면 종교행사 상당수가 취소됐다. 워싱턴 국립대성당, 보스턴 올드사우스 교회 등 유서 깊은 대규모 교회도 예외가 아니었다.

 

이탈리아 로마에서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성 베드로 대성전에서 직접 성탄 전야 미사를 집전하고 성탄을 축하했다. 교황은 마스크를 쓰지 않았지만, 성당의 교인은 모두 마스크를 착용했다.

 

성 베드로 대성전은 최대 2만 명을 수용할 수 있지만, 이날은 입장객 수가 2천 명으로 엄격하게 제한됐다. 그나마도 입장객이 200명이었던 1년 전보다는 기준이 대폭 완화됐다. 교황은 "인생의 작은 일에도 감사하라"고 말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대성당도 1천200명을 수용할 수 있지만, 사회적 거리두기를 철저히 적용하면서 입장 교인 수가 137명으로 제한됐다. 예약한 사람만 방문이 가능했다. 성가를 부르려면 마스크를 반드시 착용해야 했다.

 

네덜란드는 강력한 봉쇄 조치 속에 성탄을 보내고 있다. 식당, 주점 등 '비필수 업종'으로 분류된 상점은 모두 문을 닫았다. 다른 사람의 가정 방문 인원은 2명으로 제한된다. 그나마 크리스마스 당일엔 4명까지 방문이 가능하다.

 

빵집에서 네덜란드 전통 크리스마스 음식인 케르스츠톨을 사려고 줄을 선 한 남성은 "조금씩 나눠서 며칠 동안 가족들을 만나려고 한다"고 말했다.

 

크리스마스트리를 거꾸로 매단 안트베르펜 시민들 [AP=연합뉴스]

 

벨기에 안트베르펜에는 창문마다 크리스마스트리를 거꾸로 매다는 집이 늘고 있다고 한다. 문화 시설을 모두 폐쇄해버린 당국에 대한 일종의 항의 표시다.

 

AFP통신은 "산타의 순록들이 '집단면역'을 달성했다느니, 자가격리자들이 '나홀로 집에'를 찍고 있다느니 하는 농담이 슬슬 지겨워지고 있지만, 오미크론의 확산 속에 팬데믹의 끝은 아직 멀었다"고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전했다.

 

물론 산타클로스는 팬데믹과 상관없이 열심히 선물을 나르고 있다.

 

캐나다 항공 안전 규제 당국은 산타클로스가 백신 접종을 마치고 코로나19 음성 확인서를 제출했으므로, 캐나다 상공을 자유롭게 날아다닐 수 있다고 '공식 확인'했다.

 

특히 루돌프는 코가 빨갛긴 해도 이륙 전 검사 결과 코로나19 증상이 없었다고 캐나다 당국은 강조했다.

 

미국과 캐나다의 연합사령부인 북미 항공 우주 방위 사령부(NORAD)는 올해도 산타클로스가 북극을 떠나 전 세계 어린이에게 선물을 나눠주는 경로를 실시간으로 추적하는 사이트(https://www.noradsanta.org/)를 운영한다.

 

호주 항공 안전 당국은 앞서 산타의 '선물 투하 작전'이 완벽하게 수행되도록 돕고 있다고 밝혔다.

 

북미항공우주방위사령부의 산타 추적 서비스 [AP 연합뉴스]

 

오미크론 맹위에 세계 곳곳 '아듀 2021' 줄줄이 취소

베를린 · 런던 · 파리 · 로마 등…시드니 · 두바이 · 방콕 등은 강행

 

2018년 미국 뉴욕 타임스스퀘어 새해맞이 행사 [EPA=연합뉴스]

 

미국 뉴욕 타임스스퀘어에서 펼쳐지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새해맞이 행사 '볼 드롭'(ball drop).

 

매년 12월 31일 100만 명이 넘는 인파가 몰려 다사다난했던 한 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는 축제의 장이지만, 올해는 그런 광경을 볼 수 없다.

 

뉴욕시가 타임스스퀘어 새해 전야제를 대폭 축소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5만8천명을 수용하는 관람 구역에는 백신 접종 증명서를 가진 1만5천명만 입장할 수 있고, 마스크는 반드시 착용해야 하는 등 방역 규제가 강화됐다.

 

지난달까지만 해도 뉴욕시는 볼 드롭을 대대적인 축제로 개최할 것이라고 밝혔으나, 불과 한 달 만에 상황이 크게 바뀌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변이 오미크론이 급속하게 확산한 데 따른 것이다.

 

뉴욕시는 그나마 새해 전야제를 열기라도 하지만, 오미크론이 뒤덮으면서 세계 주요 도시는 잇따라 올해의 마지막 밤 행사를 취소하고 있다고 CNN방송이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독일 베를린은 올해 연말 행사를 열지 않는다.

 

오미크론 확산으로 독일은 오는 28일부터 최대 10명까지만 모임이 허용되는 등 새롭게 강화된 거리두기 규제가 시행된다.

 

이에 따라 수도 베를린에서 매년 해오던 대규모 불꽃놀이는 볼 수 없다. 뮌헨과 프랑크푸르트 등지에서도 마찬가지다.

 

영국 런던은 트래펄가 광장의 새해맞이 행사를 취소하기로 했다.

 

사디크 칸 런던시장은 20일 "코로나19 때문에 매우 어려운 결정을 했다"며 "그래도 런던시민의 안전이 우선이어야 한다"고 알렸다.

 

프랑스 파리도 정부의 강화된 방역 방침에 따라 새해 전야 샹젤리제 거리에서 해오던 전통적인 불꽃놀이를 취소했다.

 

이탈리아 로마, 스코틀랜드 에딘버러, 인도 뉴델리 등도 오미크론 변이 확산 탓에 연말 행사를 모두 하지 않기로 했다.

 

그러나 세계 모든 도시가 새해맞이 행사를 취소하는 것은 아니다.

 

뉴욕처럼 행사를 개최하되 축소하는 도시도 있고, 최대한 방역을 강화하면서 행사를 여는 도시들도 있다.

 

호주 시드니는 대규모 신년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시드니는 웹사이트를 통해 불꽃놀이가 포함된 새해 전야제를 안내하고 있다. 백신 접종이 권장되지만, 미접종자가 참여할 수 있다.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는 세계 최고층 빌딩 부르즈 칼리파에서 불꽃놀이를 예정하고 있고,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도 불꽃놀이를 준비 중이다.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와 태국 방콕, 타이페이, 남아공 케이프타운에서도 행사가 열릴 예정이다.

 

 

오미크론이 망친 성탄 연휴…전세계 항공 6천편 가까이 결항

24∼26일 미국서 1천800편 취소…감염자 급증에 항공인력 부족사태

 

 미국 덴버 국제공항 전광판의 취소 안내 [AP 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의 확산 여파로 전 세계 여행객이 크리스마스 연휴 계획을 망치고 있다.

 

25일 미국의 항공편 추적 사이트 플라이트어웨어(FlightAware)에 따르면 이날 정오 집계 기준으로 크리스마스이브인 전날부터 일요일인 26일까지 사흘간 전 세계에서 5천755편의 항공기 운항이 취소됐다.

 

이 가운데 미국 국내선 또는 미국으로 오가는 국제선 항공편이 1천791편으로 집계됐다.

 

결항 편수는 전날 2천380편(미국 690편)에서 이날 2천553편(미국 897편)으로 늘어났다. 26일에도 이미 822편(미국 204편)의 운항이 취소된 상태다.

 

대규모 결항 사태가 빚어진 것은 성탄절을 맞아 항공여객 수요가 많아진 반면, 전염력이 더 강한 오미크론 변이의 유행으로 항공업계 인력난이 심해진 탓이다.

 

다수의 조종사, 승무원, 공항 근무자들이 최근 코로나19에 감염되거나 밀접 접촉자로 분류돼 일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미 언론들은 전했다. 여기에 일부 구간에서는 악천후가 겹쳐 항공대란을 더욱 부추겼다.

 

미국 로스앤젤레스 공항에서 대기 중인 여행객들 [AFP 연합뉴스]

 

미국 델타항공, 유나이티드항공, 제트블루항공은 이날 전체 항공편의 10% 이상을 취소했다.

 

유나이티드항공 대변인 매디 킹은 AP통신에 오미크론 변이로 인한 인력난을 "예상하지 못했다"면서 언제부터 정상 운영이 가능할지 불확실하다고 밝혔다.

 

이 항공사는 전날 성명을 내고 "이번 주 전국적인 오미크론 확진자 급증이 우리 직원들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며 고객들에게 사과의 뜻을 전했다.

 

이처럼 오미크론 변이로 항공업계 등 필수업종 근로자들의 인력난이 심화하자 영국과 스페인 등 일부 국가들은 격리 기간을 단축하고 나섰다.

 

델타항공과 제트블루항공도 최근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격리 기간 단축을 요청하는 공개서한을 보냈다.

 

이번 크리스마스 결항 사태가 가장 심각한 곳은 중국이다.

 

중국 동방항공과 에어차이나는 전날부터 이틀간 전체 항공편의 20% 이상을 취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 밖에 독일 루프트한자와 호주의 항공사들도 인력난을 이유로 다수의 항공편 일정을 취소했다.

"빠른 시일 내 국민께 감사 인사"…거처 문제는 언급 안 해

 

 

박근혜 전 대통령이 24일 문재인 대통령과 정부 당국에 사면에 대한 감사의 뜻을 표했다.

 

박 전 대통령은 측근인 유영하 변호사를 통해 "먼저 많은 심려를 끼쳐드려 국민 여러분께 송구스럽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아울러 변함없는 지지와 성원을 보내주셔서 감사하다"고 밝혔다.

 

박 전 대통령은 또 "어려움이 많았음에도 사면을 결정해주신 문재인 대통령과 정부 당국에도 심심한 사의를 표한다"며 "신병 치료에 전념해서 빠른 시일 내에 국민 여러분께 직접 감사 인사를 드릴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유 변호사는 이어 박 전 대통령이 사면 소식을 접하고 어떤 반응을 보였느냐는 취재진의 물음에는 "그냥 담담하셨다. 내가 (병원에) 오전 9시에 들어와 뉴스를 같이 보고 메시지를 구술로 받아 정리했다"고 답했다.

 

유 변호사는 이어 "당분간 병원에서 치료를 받으실 것 같다"면서도 박 전 대통령의 구체적인 건강 상태에 대한 질문에는 "지금 말씀드릴 수 없다"고 말을 아꼈다.

 

퇴원 후 거처 문제에 대해서도 구체적인 언급은 없었다.

 

유 변호사는 "그거는 지금 당장 말씀 드릴 수는 없다"며 "아시다시피 내곡동 사저가 경매로 (넘어갔고, 매입자가) 저희랑 아무 관계가 없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짐은) 창고에 보관했고 나오신 뒤 거처는 저희가 알아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 전 대통령이 정치 활동을 할 가능성이 있냐는 물음에는 "지금 말씀드릴 수 있는 건 아니고 지금은 신병 치료에 전념하신다고 한다"고 했다.

 

유 변호사는 그러면서 "신경계 치료에 전념해 건강이 회복되면 가족들은 좀 빠른 시일 내에 만나시겠다고 말씀하셨고 병원에 계시는 동안 정치인을 비롯해 어떤 분도 만나지 않겠다고 말씀하셨다"고 강조했다.

 

유 변호사는 마지막으로 "(사면 소식을 미리) 몰랐다. 기사가 뜬 후 아침에 일찍 박 전 대통령께 말씀드렸고 발표를 기다렸다"고 덧붙였다.

 

앞서 정부는 2022년 신년을 맞아 국정농단 사건 등으로 유죄 확정을 받아 수감 중인 박근혜 전 대통령을 특별사면했다.

 

박 전 대통령은 국정농단과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 상납 사건으로 올 1월 대법원에서 징역 20년과 벌금 180억원, 35억원의 추징금을 확정받아 서울구치소에서 수감 생활을 해 왔다. 이와 별도로 2018년 11월말 새누리당(현 국민의힘) 공천개입 사건으로 징역 2년을 먼저 확정받았다.

 

문 대통령은 이날 사면에 대해 "생각의 차이나 찬반을 넘어 통합과 화합, 새 시대 개막의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이낙연 잠행 51일 만에 이재명 선거운동 합류

● COREA 2021. 12. 24. 12:57 Posted by 시사한매니져

당내 거센 눈총에 이재명 호남표심 ‘구원투수’ 등판

선대위 상임고문직 이후 첫 회동…비전위 꾸려 공동위원장

이낙연 지지자 반발컸던 ‘권리당원 게시판’도 복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오른쪽)와 이낙연(왼쪽) 전 민주당 대표가 23일 서울 중구 달개비 식당에서 오찬회동을 마친 뒤 인근 서울도시건축관으로 이동해 악수하고 있다.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이재명 대선후보와 함께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산하 ‘국가비전과 통합위원회’ 공동 위원장을 맡기로 했다. 선대위에 상임고문으로 합류한 후 잠행을 거듭한 지 51일 만에 전폭적인 지원 의사를 표명한 것이다. 호남과 중도층에서 소구력이 있는 이 전 대표의 등판으로 이 후보의 지지세 확장에도 청신호가 켜질 것으로 보인다.

 

이 후보와 이 전 대표는 23일 서울 중구의 한 음식점에서 1시간 20분가량 오찬회동을 가진 뒤 이 전 대표가 신설되는 비전위 공동위원장을 맡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비전위는 양극화 완화와 복지국가 구현, 국민 대통합 등을 위한 시대적 어젠다를 발굴하고 이를 차기 정부의 구체적 과제로 제시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 당의 외연 확장을 위한 인재 영입도 자체적으로 추진한다. 선대위 상임고문이었던 이전보다 역할이 대폭 확대되는 셈이다. 이 후보는 “존경하는 이낙연 전 대표님께서 지금까지도 민주당의 승리를 위해서 많은 역할을 해주셨다. 이제는 본격적으로 필요한 조직에 직접 참여하시고 차기 민주 정부를 위해서 최선을 다하실 것으로 생각한다”며 “제가 부족한 점이 많은데 많이 채워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전 대표도 “민주당의 승리를 위해 이 후보와 제가 함께 노력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 후보와 이 전 대표는 원팀 결속력을 높이는 차원의 실효적 조치를 취하는 데도 합의했다. 이 전 대표 지지자들의 반발이 커지면서 폐쇄했던 권리당원 게시판을 원상 복구하고, 이 후보를 향한 강도 높은 비판으로 당원자격정지 8개월의 징계 처분을 받은 이상이 제주대 교수 문제도 재논의하기로 했다. 이날 회동 후 합의 내용을 대독한 윤영찬 민주당 의원은 “이 전 대표가 당내 비판적인 목소리들이 좀 더 자유롭게 논의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돼야 한다는 차원에서 당 게시판과 이상이 교수 문제를 조속히 해결했으면 좋겠다고 말했고, 이 후보도 전폭 동의했다”고 말했다.

 

이 전 대표의 선대위 ‘등판’은 이 후보와 당의 요청에 따라 전격적으로 이뤄졌다. 이 후보 쪽은 박스권에 갇힌 지지율에서 탈피하기 위해서는 호남의 압도적 지지를 바탕으로 수도권 민심으로 확장해야 하는데, 호남의 ‘미온적’ 지지로 전체 구상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고 판단한다. 호남의 ‘여론 주도층’과 ‘풀뿌리 조직’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이 전 대표의 적극적 참여가 절실한 것이다. 이에 이 전 대표 측근으로 이 후보 비서실장을 맡고 있는 오영훈 의원이 이 후보와 이 전 대표 사이의 가교 역할을 하며 물밑 조율을 전담하는 등 공을 들여왔다고 한다. 이 전 대표로서도 지원 사격 개시가 올해를 넘길 경우, 명분도 잃고 자칫 ‘책임론’에 휘말릴 수 있다는 위기감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당내 경선 당시 이 전 대표를 도왔던 박광온·이병훈 의원 등도 이 전 대표에 “이제는 나오셔야 한다”는 취지로 지원을 강하게 요청했다고 한다. 이 후보 쪽 관계자는 “올해가 가기 전, 최대한 이른 시일 내에 이 전 대표가 나서는 것이 좋겠다는 의견이 많았다”며 “우리나라의 미래를 고민하는 차원에서 큰 그림에서 같이 협조하는 게 어떻겠느냐는 이야기가 사전에 오갔고, 이 전 대표도 민주당이 이겨야 한다는 명분이 강하게 서서 나오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전 대표는 이날 “앞으로 제가 활동해가는 과정에서 때로는 후보나 당과 결이 다른 얘기도 조금은 할 수 있다. 그에 대해서 이 후보께서도 수용하겠단 의사를 밝혔다”며 레드팀 역할을 자임하기도 했다. 이날 비공개 오찬 자리에서는 “민주당다움을 찾아야 한다”는 취지의 조언을 이 후보에 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 의원은 “이 전 대표가 우리 후보를 보완하고, 민주당을 단일대오로 만들고, 중도층까지 지지도를 확산시킬 수 있는 방식으로 돕겠다는 의미로 한 말”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민주당은 분당 등의 이유로 탈당한 인사들을 새해 초 일괄 복당시키는 ‘대사면’을 실시하기로 했다. 이 후보의 대사면 요구를 이행하는 차원으로, 여권 통합을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민주당 고위 관계자는 “대선 승리를 위해 크게 하나가 되자는 제 취지의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심우삼 서영지 조윤영 기자

“북한 등서 수입된 이론” 색깔론 공세

극빈층 비하 이어 ‘민주화’ 깎아 내려

“민주당 못 가 부득이 국민의힘” 발언

당원 게시판에 “굴욕적” 반발 줄이어

 

문제적 발언 뒤 석연찮은 해명 반복

“인식 부족에 공감능력 떨어져” 지적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정제되지 않은 말이 일으키는 논란이 하루가 멀다 하고 이어지고 있다. 정치권에선 ‘이쯤 되면 윤석열의 적은 윤석열’이라는 표현까지 등장했다.

 

윤 후보는 23일 전남지역 선거대책위원회 출범식에서 “80년대 민주화운동 중에는, 외국에서 수입해온 이념에 사로잡혀 운동을 한 분들도 있다”고 말했다. 또 그는 “그 시대에는 민주화라고 하는 공통된 목표가 있기 때문에 어느 정도 받아들여지고 이해가 됐다. 그러나 문민화가 되고, 민주화가 이뤄지고, 전체적으로 고도 선진 사회로 발전하는 데 (운동권이) 발목을 잡아왔고, 지금도 여전히 그렇다”고 주장했다. ‘운동권’을 비판하려다 80년대 수많은 희생을 감내해야 했던 민주화운동 자체를 깎아내리는 발언을 쏟아낸 것이다.

 

특히 그는 취재진이 ‘수입된 이념’의 정의를 묻자 “모르시나”라고 반문하며, “80년대 이념 투쟁에 사용된 그 이념들, 예를 들어서 남미의 종속이론도 있을 테고, 북한에서 수입된 주사파 주체사상 이론들도 있을 테고… 그런 것들을 말하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당장 정치권에서 비판이 이어졌다.

 

민주당 선대위 최지은 대변인은 논평을 내어 “윤 후보는 ‘주체사상'을 운운하며 색깔론으로 매도까지 했다”며 “얼마나 많은 희생과 역사의 상처 속에 대한민국의 민주주의가 이뤄졌는지를 모르는 사람은 정치를 할 자격도 없다”고 비판했다. 강민진 청년정의당 대표도 자신의 에스엔에스(SNS)를 통해 “국민의힘 정강에도 민주화운동 정신을 이어간다고 되어 있다. 그런 국민의힘은 어디 외국에서 수입한 이념에 사로잡혔는가”라고 꼬집었다.

 

그가 자신의 정치 참여 이유를 설명하면서 “이 정권은 교체를 해야겠고, 민주당에는 들어갈 수가 없어서 부득이 국민의힘을 선택했다”고 한 말도 논란이 됐다. 당원 게시판에는 “굴욕적이다” “이젠 중도는커녕 국민의힘 지지자도 돌아서겠다”는 반발이 이어졌다.

 

전날 “극빈 생활을 하고 배운 게 없는 사람은 자유가 뭔지 모른다”는 발언으로 여론의 뭇매를 맞았지만, 이날도 논란을 자초한 것이다.

 

윤 후보가 석연찮은 해명으로 수습하는 패턴도 반복되고 있다. 지난 7월 언론사 인터뷰 때 “주 120시간이라도 바짝 일하고 쉴 수 있어야 한다”고 했고, 9월 안동대 간담회에선 “손발 노동은 아프리카나 하는 것”이라고 했다. 10월 부산 해운대갑 당원협의회 자리에선 “전두환 전 대통령이 정치는 잘했다”고 말해 여론의 질타를 받았다. 모두 준비된 원고 없이 자기 생각을 표현하는 과정에서 나온 발언들이었고, 차별적 시선이 담긴 발언이 다수였다. 그때마다 윤 후보는 “의도와 다르다” “언론이 잘못 옮긴 것” “앞뒤 잘라서 이야기하는 것은 왜곡” 등이라고 항변했다. 윤 후보의 계속되는 설화는 당내 선대위 혼란상과 더불어 선거 레이스를 방해하는 제1요인으로 꼽힌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한겨레>에 “이야기하는 것을 좋아하고 예시를 곁들여 풀어내는 것을 주저하지 않다 보니 생긴 해프닝”이라면서도 “어떤 발언이 오해를 사게 되는지 인지했으니 이제 좀 달라지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채진원 경희대 공공거버넌스연구소 교수는 “정치 핵심이 메시지이고 공감하는 대화라는 것을 깨닫지 못해 아마추어적인 모습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이라고 짚었다. 김미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