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강욱, 윤석열 겨냥 “정치검찰 민낯 드러나”

● COREA 2021. 5. 5. 04:18 Posted by 시사한매니져

검찰, ‘허위사실 공표’ 최 대표에 벌금 300만원 구형

 

 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가 지난해 총선을 앞두고 허위사실을 유포한 혐의로 재판을 받기 위해 4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으로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해 총선을 앞두고 허위사실을 공표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에게 검찰이 당선무효형을 구형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1-2부(부장판사 김상연 장용범 마성영) 심리로 4일 열린 최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결심 공판에서 검찰은 “최 대표에게 벌금 300만원을 선고해달라”고 구형했다.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벌금 100만원 이상의 형을 확정받으면 국회의원 당선은 무효가 된다.

 

최 대표는 제21대 총선을 앞둔 지난해 4월1일, 한 팟캐스트 방송에 출연해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아들이 자신이 일한 법무법인에서) 고등학교 때부터 (인턴을) 했다”고 말한 혐의로 지난해 10월 기소됐다. 최 대표가 법무법인 청맥 변호사였던 2017년 10월, 조 전 장관의 아들 조아무개씨에게 허위의 확인서를 발급해줬는데도 방송에서 허위사실을 공표했다는 것이다.

 

검찰은 이날 재판에서 “인턴은 회사나 기관의 정식 구성원이 되기 전에 하는 것으로, 체험형 인턴이라도 해당 기관에 적을 두고 근무하는 게 통상적”이라며 ‘9개월간 총 16시간’ 일했다는 조씨의 경우는 “체험형 인턴도 아니다”라고 밝혔다. 검찰은 이어 “(최 대표의 혐의는) 대의민주주의 본질을 훼손하는 중대 범죄인 점, 선거가 임박해 허위사실을 공표한 점 등을 고려하면 그에 상응하는 중형이 필요하다”며 “벌금 300만원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최 대표 쪽은 “검사의 주장과 달리, 조 전 장관 아들이 했다는 정도의 활동도 인턴으로 칭해지고 있다”며 “전형적인 인턴이 아닌 이런 인턴도 입시 관행에 비춰볼 때 문제가 없겠다는 의미에서 인턴 확인서에 날인을 해준 것”이라고 반박했다. 최 대표도 최후 진술에서 “동일한 사안을 두고, 한번은 업무방해로 또 한번은 선거법 위반으로 기소됐다”며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라는 사람이 이 사건에 왜 그렇게 관심을 많이 가졌는지, 그 이면에 담긴 의도를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고 밝혔다. ‘정치적 기소’라는 기존의 입장을 되풀이한 것이다.

 

그는 재판이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서도 “이 사건을 시작한 당사자 검찰총장 윤석열은 지금 무엇을 하고 있나”라고 반문한 뒤 “말 같지 않은 사건을 통해 정치검찰의 민낯이 드러난 점을 다행스럽게 생각하고 그런 점에서 윤석열이라는 분을 검찰개혁에 큰 공로가 있는 분이라고 다시 한 번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앞서 최 대표는 허위 인턴 확인서 발급으로 대학원 입시 업무를 방해한 혐의(업무방해)로도 기소돼 1심에서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고 항소한 바 있다. 이날 변론을 마친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의 선고 공판은 다음 달 8일에 열린다. 신민정 기자

 

 이스라엘 접종자들 여행 후 브라질 · 칠레 변이 감염 확인

백신 맞고 여행 꿈 ‘흐릿’ … “접종자도 변이감염 조심해야”

 

4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한 인도 교민들이 1터미널 입국장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노쇼’(예약부도) 백신을 접종하면 올여름 외국여행을 갈 수도 있지 않을까요?

국내에서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마친 사람이 출국했다가 귀국할 때 2주 자가격리를 면제하는 조처가 5일부터 시행되면서, 젊은층을 중심으로 여행 자유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 하지만 전체 인구의 50% 이상이 백신 접종을 마친 이스라엘에선 접종자가 외국여행을 다녀온 뒤 변이 바이러스에 감염되는 사례가 잇따라 나왔다. 전문가들은 접종 완료자도 여전히 변이 바이러스 감염 등을 조심해야 한다고 경고한다.

 

이스라엘 언론 <더 타임스 오브 이스라엘>(The Times Of Israel)은 자국 보건부가 최근 접종 뒤 외국여행을 다녀온 이들에게서 브라질 변이 바이러스 감염 사례 2건, 칠레 변이 바이러스 감염 사례 1건을 확인했다고 지난 3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이들이 어느 나라로부터 입국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이스라엘에서 브라질과 칠레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가 발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런 사례에 비춰 볼 때 백신 접종을 마치면 바이러스에서 해방될 것이란 기대는 섣부른 것으로 보인다. 최근 정부가 자가격리 면제 혜택을 주기로 한 ‘접종 완료자’란 국내에서 허가받은 백신을 접종한 뒤 2주가 지나 면역이 형성됐다고 보는 사례에 해당된다. 다만 코로나19 진단검사에서 음성이 나와야 하고, 남아프리카공화국과 브라질 변이 바이러스 유행국 입국자는 이런 면제 조처에서 제외된다.

 

앞으로 세계에서 변이 바이러스 유행국이 점차 늘어난다면 접종률이 높아져도 국경을 자유롭게 넘나드는 여행은 어려워질 공산이 크다. 이상원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역학조사분석단장은 “세계적으로 예방접종률이 높아짐과 동시에, 자국 내에서 여행은 보다 자유로워지고 국외여행에도 일정한 자유 부여를 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지만, 완벽하게 결정내린 것이 없다”며 “(향후 방침은) 우리나라와 다른 세계 상황을 보고서 결정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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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백신만 접종하면 끝이 아니다”

 

전문가들은 ‘백신만 접종하면 끝’이 아니라는 점을 거듭 강조하고 있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교수(감염내과)는 “백신을 접종해도 여전히 마스크나 방역수칙을 병행해야 한다는 것이 핵심”이라며 “100% 예방효과를 보이는 백신은 없고, 두 번을 맞는다고 해도 면역이 항구적으로 유지되지 않는다. 시간이 지나면 항체 값이 떨어지기 때문에 감염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오명돈 국립중앙의료원 신종감염병 중앙임상위원회 위원장(서울대병원 감염내과 교수)도 전날 기자간담회에서 접종 뒤 시간 경과에 따른 면역력 감소와 면역 회피 변이 바이러스 출현 등을 이유로 코로나19 바이러스 자체를 근절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고 설명했다.

 

특히 현재 전 세계에서 접종되고 있는 아스트라제네카와 화이자, 모더나와 얀센 등의 백신은 코로나19 초기 중국 우한에서 유행한 바이러스를 기반으로 만들어졌다. 전파력과 치명률이 더 높은 것으로 알려진 변이 바이러스에 대해서는 효능이 떨어질 수 있다. 특히 남아공, 브라질 변이는 전파력뿐 아니라, 면역을 회피하는 능력이 영국 변이보다 더 뛰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세계보건기구(WHO)는 영국, 남아공, 브라질 변이를 포함해 인도 변이 등 모두 10종의 변이 바이러스를 주시하고 있다.

 

다만 상황을 낙관적으로 보는 전문가도 있다. 정재훈 가천대 의대 교수(예방의학)는 “백신 접종 뒤엔 변이 바이러스에 감염됐다고 하더라도 중증이 될 가능성이 굉장히 줄어들게 된다”며 “또 변이 바이러스에 효능이 있는 ‘업데이트’ 백신이 만들어진다면 올해 하반기나 내년 상반기에 자유로운 외국여행이 가능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본다”고 전망했다. 앞서 백신 개발 제약사인 모더나가 인도 변이 바이러스에 대한 새로운 백신을 개발하겠다고 밝힌 것과 관련해, 김기남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 예방접종관리반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새롭게 개발되고 있는 백신의 도입에 대해선 다방면으로 검토를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서혜미 기자


‘집단면역’ 겨냥한 미국서도 전문가들 “도달 가능성 비관적”

변이 확산·접종 기피도 걸림돌 관리·통제 수단 ‘백신 역할’ 강조

 

미국 전역의 점포망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 백신 접종을 하고 있는 약국 체인의 뉴욕시 매장 앞에 백신이 있다는 알림판이 세워져 있다. 뉴욕/EPA 연합뉴스

 

미국 성인의 절반 이상이 1회 이상 코로나19 백신을 맞았지만, 변이 바이러스 확산과 백신 접종 기피 현상 등 때문에 가까운 미래에 미국이 집단면역(대다수의 구성원이 항체를 형성함으로써 바이러스 확산이 억제되는 상태)을 달성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비관론이 커지고 있다.

 

<뉴욕 타임스>는 3일 코로나19 사태 초기에 전문가들이 목표로 삼던 집단면역에 미국이 도달하지 못할 것이라는 데 많은 전문가들이 의견 일치를 보인다고 보도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이 목표가 영원히 달성될 수 없다고까지 생각한다. 미국의 하루 백신 접종률이 나날이 줄고, 미국인의 30%가량이 여전히 백신 접종을 꺼리는 점이 이런 비관적 전망의 주요 이유라고 신문은 지적했다.

 

항체 형성률이 어느 수준에 이르러야 집단면역이 달성될지도 불분명해지고 있다. 앤서니 파우치 미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을 포함한 전문가들은 바이러스 사태 초기에 인구의 60~70%가 항체를 형성하는 걸 집단면역의 기준으로 제시했다. 하지만 전염력이 더 강한 변이 바이러스가 영국, 브라질, 인도 등에서 등장해 퍼지면서 기준이 전체 인구의 80% 이상으로 올라갔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미국처럼 큰 나라에서는 집단면역 상태를 규정하기도 모호하다. 마크 립시치 하버드대 공중보건대학원 교수는 “감염병 전파는 지역적으로 이뤄진다”며 “전국의 백신 접종률이 90% 이상이라 해도 충분하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전국 평균 접종률이 95%에 도달할지언정 접종률이 70%에 그치는 소도시들이 곳곳에 있다면, 바이러스는 소도시를 중심으로 퍼져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게다가 소도시의 인구 이동이 많아지면 바이러스가 다른 지역으로 번지는 건 순식간이다.

 

파우치 소장의 선임 고문인 바이러스학자 데이비드 모렌스 박사는 “집단면역 상태는 인구 밀집도, 사람들의 행동 방식, 위생 수준 등 여러 요소의 영향을 받는다”며 “부촌에서 집단면역에 필요한 수준이 1이라고 했을 때, 근처의 인구밀집 지역은 10일 수도 있는 식”이라고 말했다.

 

집단면역 상태에 도달하기 어렵다면, 통제 완화 이후에도 입원이 필요한 중증 환자와 사망자가 크게 늘지 않도록 막는 게 최선책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진화생물학자인 칼 버그스트롬 워싱턴대 교수는 “우리가 원하는 최소한은 국지적 바이러스 확산세가 이따금 생겼다가 사라지는 것”이라며 “훌륭한 백신을 확보해 접종할 수 있는 미국에서라면 이는 아주 합리적인 목표치”라고 말했다.

 

코로나바이러스 박멸이 아니라 관리·통제가 목표라 할지라도, 여전히 중요한 것은 백신 접종이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이를 위해서는 투명한 정보 제공 등을 통해 백신에 대한 불신을 해소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보건 정보 소통 전문가들은 조언했다. 신기섭 기자

델리 부총리, 군에 병원·응급실 운영 요청

한 병원선 산소부족으로 24명 숨지기도

 

 3일(현지시각) 인도 수도 뉴델리의 한 시크교 사원에 코로나19 환자들을 위한 임시 병동이 설치돼 있다. 뉴델리/UPI 연합뉴스

 

인도에서 3일(현지시각) 기준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수가 2천만명을 넘어선 가운데, 의료용 산소 부족으로 인한 사망자가 속출하고 있다. 수도가 위치한 델리주 당국이 군에 병원 운영을 맡아달라고 요청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영국 <비비시>(BBC) 방송 등 외신을 보면, 델리주 부총리인 마니시 시소디아는 이날 “통제불능”이라며, 군이 코로나19 치료시설과 중환자실 운영을 맡아달라고 요청했다. 마니시 부총리는 총 1만명의 환자가 수용된 치료시설과 중환자실 1천 곳의 운영지원을 군에 요청했다고 <비비시>는 전했다.

 

무엇보다 심각한 산소 부족 현상이 군에 긴급 도움을 요청한 주된 이유였다. 코로나19 확진자들은 저산소증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아 추가적인 산소 공급이 필요하지만, 인도에서는 확진자가 워낙 빠른 속도로 증가해 산소 부족 현상이 심각하다. 인도의 산소 생산 업체는 델리에서 멀리 떨어진 동부 지역에 있는데, 운송 수단이 미비해 제대로 공급받지 못하고 있다. 군이 나서지 않으면 마땅한 대안이 없는 실정이다.

 

실제 지난 2일 북부 카르나타카주의 한 병원에서 산소 부족으로 코로나19 환자 24명이 숨졌다고 <힌두스탄 타임스>가 보도했다. 지난달 하순에는 뉴델리에서 산소 공급이 끊어지면서 일부 병원의 환자 수십명이 숨졌고, 중부 프라데시주에서도 환자 4명이 산소 부족으로 숨졌다. 의료용 산소와 산소 발생기 등이 암시장에서 10배 넘는 가격에 팔리고 있기도 하다.

 

이미 인도 군은 민간 병원에 산소 공급을 지원하거나, 자체 군 병원 일부를 민간 환자들에게 개방하는 등 코로나 방역에 개입하고 있다. 나렌드라 모디 총리가 지난달 29일 엠엠(MM) 나라바네 육군 참모총장을 불러 위기 상황에 대한 대응책을 논의하기도 했다.

 

한편, 3일 인도의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수가 미국(3247만명)에 이어 두 번째로 2천만명(2028만명)을 넘어섰다. 인도는 지난달 하순 1일 확진자 30만명을 넘어섰고 지난달 30일에는 세계 최초로 1일 확진자 40만명을 넘어선 바 있다. 이날 신규 확진자 수는 35만7천여명이었다. 이날 사망자 수는 3449명으로 최근 7일 연속 3천명을 넘었다. 최현준 기자

버크셔해서웨이 주주총회 이모저모
‘비트코인 가격 하락·공매도 승리’ 점쳐
멍거 “역겹고 문명의 이익에 반하는 것”

‘스페이스엑스 화성 여행자’ 보험 허용 묻자
자인 보험부문 부회장 “고맙지만 사양”
버핏 “머스크 승선 여부 따라 보험료 달라져”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 워런 버핏(왼쪽)과 찰리 멍거 부회장이 2019년 5월 3일 미국 네브래스카 주 오마하에서 열리는 버크셔 주주 쇼핑의 날에 모습을 드러냈다. 오마하/로이터 연합뉴스

 

해마다 5월의 첫 토요일이면 미국 네브래스카주 오마하에서 볼 수 있었던 버크셔해서웨이 주주총회가 올해는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에서 열린 이유는 뭘까?

 

지난해 오마하 주총장에는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워런 버핏 회장을 제외하곤 한 명의 주주도 입장할 수 없었다. 버핏의 오랜 벗이자 조력자인 찰리 멍거 부회장도 불참했다. 멍거는 건강 문제로 엘에이 자택에 머물렀다. 둘은 오랫동안 만나지 못했다. 그래서 97살 멍거와 90살 버핏의 재회를 위해 올해엔 주총 장소를 엘에이로 바꾼 것이다. 지난 1일 열린 주총을 생중계한 야후파이낸스에 따르면 둘은 늙은 부부인 양 무심한 듯 다정해 보였다. 버핏이 후계자로 지목한 그레그 아벨 부회장과 아지트 자인 부회장도 아들처럼 동석했다.

  

야후파이낸스가 소개한 온라인 주총 하이라이트를 보면, 버핏은 ‘쥐약’이라고 극언한 바 있는 비트코인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이번엔 즉답을 피했다. 그는 “지금 주총을 지켜보는 사람들 중 수십만명은 비트코인을 보유하고 있을 것이고 공매도한 사람은 2명 있을 것”이라고 알쏭달쏭한 말을 했다. 이어 “수십만의 사람들을 불행하게 만드는 것과 두 사람을 행복하게 만드는 선택지를 찾는 것은 좋지 않다”고 덧붙였다. 향후 비트코인 가격 하락으로 공매도가 승리할 것이란 뜻으로 받아들여졌다.

 

비트코인 매도자를 딱히 2명이라고 한 것을 두고선 버핏 자신과 멍거를 지칭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반면 멍거는 비트코인이 “역겹고 문명의 이익에 반하는 것”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그는 “뚝딱 발명된 금융상품에 하루아침에 몇십억 달러를 퍼붓는 것은 ‘황소 앞에 붉은 깃발’을 흔드는 격”이라고도 했다.

 

테슬라 최고경영자 일론 머스크도 도마에 올랐다. 머스크가 화성 탐사를 위한 스페이스X 비행에 대한 보험가입을 요청한다면 수락할 생각이 있느냐는 한 주주의 질문에, 버크셔의 보험부문 부회장 아지트 자인은 “고맙지만 사양하겠다”고 답했다. 그러자 버핏이 씩 웃으면서 “그 결정은 보험료에 달려있다. 머스크의 승선 여부에 따라 보험료가 크게 달라진다”고 말했다.

워런 버핏(왼쪽)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이 지난 1일 열린 온라인 주총에서 비트코인에 대한 견해를 묻는 질문에 알듯모를듯 에둘러 답변하자 찰리 멍거 부회장이 웃고 있다. 야후파이낸스 영상 갈무리

최근 미국 개미들의 투자 광풍에 대해 버핏은 “온라인 증권사 로빈후드가 도박을 충동질해 주식시장을 카지노판으로 만들어놨다”고 비판했다. 처음 여윳돈이 생긴 사람들에게 하루에 50번 거래를 해도 수수료가 공짜라며 데이 트레이딩(하루에 수차례 매수와 매도를 반복)을 유도하고 있다는 것이다.

‘뒷문 상장’ 수단으로 주목받고 있는 기업인수목적회사(SPAC·스팩)의 합병 열풍에 대해서도 “좀 과장하면 도박판으로, 영원히 지속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버핏은 “스팩은 2년 안에 합병해야 하는데, 만약 여러분이 내 머리에 총을 겨누고 2년 내 어떤 기업을 사라고 한다면 어쩔 수 없이 그렇게 할 수도 있겠지만 좋은 방법은 아니다”고 말했다.

 

지난해 애플 주식을 일부 판 것은 “아마도 실수였다”며 인정했다. 버크셔가 애플 주식을 사는데 들어간 원금은 310억 달러인데 보유 중인 애플 주식의 시가는 3월 말 기준 1110억 달러(약 125조원)에 달한다.

투자자들에게는 버크셔해서웨이 주식이 아닌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 움직임을 그대로 따라가는 펀드를 추천했다. 버핏은 “개별종목을 고르기보다는 지수를 사는 게 장기적으로 유리하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내가 세상을 떠나면 아내에게 남긴 자금의 90%가 S&P500지수 펀드에 들어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반대로 멍거는 “전체 주식시장보다 우리 회사를 선택하는 게 낫다”고 말했다. 그는 위험분산 명목으로 어떤 사업을 하는지 충분히 이해하지 못한 종목들을 포트폴리오에 추가하면 오히려 수익률이 떨어질 수 있으니 본인이 잘 아는 2~3개 종목을 찾는 게 훨씬 쉽다는 소신을 피력한 바 있다.

 

버핏은 “우리는 상당한 인플레이션을 보고 있다”며 최근의 물가상승을 우려했다. 그는 “버크셔도 가격을 인상하고 다른 사람들도 우리에게 가격을 올리고 있는데 이게 그대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경제가 정말 달궈지고 있는데 이는 예상치 못한 일”이라고 했다.

 

앞서 버핏은 주총 개회사에서 “미국 경제가 지난해 3월 절벽에서 굴러떨어졌다가 다시 올라올 수 있었던 건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와 의회의 신속하고 효율적인 대응 덕분”이라고 말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의 법인세 인상 계획에 대해선 “크게 염려하지 않는다”며 “증세의 부담이 소비자들에게 전가될 것이라는 주장은 기업들이 지어낸 소설”이라고 일축했다. 한광덕 기자

 

워런 버핏, 후계자로 캐나다 출신 그레그 에이블 ‘낙점’

버핏 “내게 무슨 일 일어나면 내일 아침 그레그가 경영 인수”

 

그레그 에이블 버크셔해서웨이 부회장이 지난 1일 화상으로 열린 연례 주주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올해 91살 생일을 앞둔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 겸 최고경영자가 후계자를 공개했다.

버핏 회장은 3일 미국 <시엔비시>(CNBC) 방송에 출연해 “오늘 밤 내게 무슨 일이 일어난다면 내일 아침 경영권을 인수할 사람은 그레그(그레고리 에이블 부회장)가 될 것이라고 이사들이 동의한 상태”라고 말했다. 버핏 회장이 당장 최고경영자에서 물러날 생각을 밝힌 것은 아니다.

 

버크셔해서웨이 부회장으로는 ‘버핏의 오른팔’ 찰리 멍거(97), 비보험 부문을 총괄하는 그레그 에이블(59), 보험 부문을 맡은 아지트 자인(69)이 있다. 버핏은 2012년 주주들에게 보낸 편지에서 차기 최고경영자는 내부적으로 선출하고 있다면서도 이름을 밝히지는 않았다. 2018년 에이블과 자인이 부회장으로 지명되면서, 둘은 유력한 차기 최고경영자 후보로 떠올랐다. 지난 1일 연례 주주총회에서 멍거 부회장이 버크셔해서웨이의 기업 문화에 관한 질문에 답하는 과정에서 “그레그가 문화를 유지할 것”이라고 답해 에이블 부회장이 후계자가 되리라는 관측이 커졌다. 버핏 회장이 이틀 만에 이를 확인한 셈이다.

 

에이블 부회장은 캐나다 출신으로 전력회사인 칼에너지 출신이다. 1999년 이 회사가 버크셔해서웨이에 인수되면서 버핏과 인연을 맺었다. 2008년부터 버크셔해서웨이 에너지 분야 지주회사인 ‘버크셔해서웨이 에너지’ 회장을 맡고 있으며, 최근 부쩍 존재감을 키워왔다. 지난해와 올해 버크셔해서웨이 연례 주주총회에 버핏과 함께 등장해 파리기후변화협정에 따른 에너지 사업 분야 목표에 대한 질문에 답했다.

 

버크셔해서웨이는 1839년 설립된 미국 섬유업체였으나 현재는 투자를 전문으로 하는 지주회사가 됐다. 산하에 보험업과 제조업, 소매업 등 여러 자회사를 거느리고 있다. 버핏은 1962년 버크셔해서웨이 주식을 사들이기 시작해 경영권을 획득했는데, 미 섬유산업이 경쟁력을 잃어가자 회사 경영 방향을 바꿨다. 버크셔해서웨이 보고서에 따르면 1964년부터 2020년까지 버크셔해서웨이 누적 수익률은 281만% 이상으로, 에스앤피(S&P)500 지수의 약 2만3000%를 앞선다.

 

버크셔해서웨이 주주인 룬치스자산운용의 회장 폴 룬치스는 “그(에이블)는 버크셔해서웨이를 이끌 완벽한 인물”이라면서도 “누가 이 일(후계자)을 원할지 모르겠다. 워런을 대체할 인물은 없다”고 말했다고 <월스트리트 저널>은 전했다. ‘오마하의 현인’이라는 별명이 붙은 버핏의 명성 때문에 나온 발언이다. 신문은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직은 버핏의 아들인 하워드 버핏이 이어받을 것으로 전망했다. 조기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