낚시하다 가족 잃을 위험에 '젖 먹던 힘' 헤엄

물위 가다쉬다 헤엄쳐 땅 닿자마자 도움 구해

 

한 시간을 헤엄친 끝에 아버지와 동생을 구해낸 미국 7세 어린이 체이스 파우스트[미국 플로리다주 잭슨빌 지역방송 WJXT 홈페이지 갈무리]

 

강 물살에 휩쓸려 떠내려간 가족을 구하려고 한 시간을 헤엄쳐 도움을 얻어온 미국 7세 소년의 사연이 화제다.

지난달 31일 미국 CNN방송 등에 따르면 미 플로리다주 잭슨빌 주민인 스티븐 파우스트는 지난 28일 아들 체이스(7), 딸 애비게일(4)과 세인트존스 강에 보트를 몰고 놀러 갔다.

그가 닻을 내리고 낚시할 동안 아이들은 배 주변에서 헤엄치며 놀았다.

 

평화롭던 나들이는 갑자기 물살이 강해지며 순식간에 위험천만한 상황이 됐다. 급류를 이기지 못하고 애비게일이 보트를 잡고 있던 손을 놓아버린 것이다.

체이스는 동생을 잡으러 역시 손을 놓았고, 이들이 함께 휩쓸려가자 아버지 스티븐도 물에 뛰어들었다.

스티븐은 체이스에게 강가로 가서 도움을 구해 오라고 말하고 딸에게 닿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하지만 애비게일은 점점 멀어져만 갔다.

눈앞에서 아이들을 잃을 수도 있었던 당시를 떠올리며 스티븐은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몰라서 '사랑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체이스는 한 시간을 헤엄친 끝에 강가에 다다랐다.

몸에 힘을 최대한 빼지 않기 위해 중간중간에 하늘을 보고 떠다니며 쉬었다. 땅에 닿은 즉시 가장 가까운 집으로 달려가 도움을 요청했다.

스티븐과 구명조끼를 입고 있던 애비게일은 보트로부터 2㎞ 떨어진 하류에서 비로소 경찰에 구조됐다.

스티븐은 "아들이 결국 강가에 도착해 우리 목숨을 구했다"며 감격했다.

호주인 크레이머, 한세기 가까운 커리어 종합예술가

"난 늙지 않았다, 단지 세상에 조금 오래 있었을 뿐"

 

100세가 넘은 나이에 현역으로 활동하는 호주 무용수 아일린 크레이머.[아일린 크레이머 인스타그램 갈무리]

 

"시드니에 돌아온 후로 엄청 바빴어요. 국립연극학교와 독립극장에서 무용 작품 3개를 공연했고, 대형 무용 축제 두 곳에 참여했고, 영화를 찍었고, 작은 공연도 여러 개 하고 책도 세 권 썼죠."

호주 무용수 아일린 크레이머가 시드니로 돌아왔을 때 나이는 99세였다. 올해 106세인 그는 아직 현역이다.

 

무용, 미술, 영화, 글쓰기 등 형태를 가리지 않고 다작하는 그의 활력 넘치는 삶을 영국 BBC방송이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인터뷰로 조명했다.

크레이머는 고령에도 춤출 수 있는 에너지의 원천이 무엇이냐는 질의에 "늙었다"와 "나이"라는 단어 자체를 쓰지 않는다고 답했다.

 

해당 단어를 사용한 기자를 외려 꾸짖었다고 한다.

그는 "저는 늙지 않았습니다. 그저 세상에 조금 오래 있었고 그 와중에 몇 가지를 배웠을 뿐이죠"라고 말했다.

이어 "사람들이 늙었을 때 든다고 하는 기분이 저에겐 없어요. 무언가를 창작할 때 제 태도는 어린이였을 때와 다를 바 없습니다"고 강조했다.

 

     크레이머는 무용, 미술,글쓰기, 영화 등 장르를 가리지 않는 종합 예술가다.

 

호주 시드니에서 태어난 크레이머는 젊은 시절 유명 발레단 단원이 돼 전국을 누비며 공연했다. 이후 인도, 프랑스 파리를 거쳐 미국 뉴욕에 정착해 99세 때까지 지냈다.

그는 한때 누드모델로 일하고 파리에서 미술가들과 교류하며 미술을 배우기도 했다.

하지만 한 세기 가까이 그가 가장 많은 열정을 쏟아부은 일은 무용이다.

 

그는 "인생 대부분을 무용수들과 함께 보내서 외롭지 않았어요"라면서 "몇몇은 결혼하거나 아이를 가지고 유럽으로 돌아갔지만 나는 무용수로 살며 겪는 불편함을 견뎌냈습니다"고 말했다.

최근 들어 크레이머는 자신의 인생을 주제로 안무를 하고 직접 공연하고 있다.

작년부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이 확산하며 관련 영상 촬영에 제동이 걸렸다. 하지만 팬데믹(감염병의 세계적 대유행)도 그의 창작열을 식히지 못했다.

 

    2019년 무용 영상을 촬영하는 크레이머

 

그는 "촬영지에 나가지 못하게 돼서, 영상을 어떻게 제작했는지에 관한 책을 썼어요"라고 웃으며 "코로나19에 전혀 개의치 않아요"라고 말했다.

책은 그가 직접 설립한 출판사를 통해 올해 안에 출간된다. 그는 100세가 된 이후 '코끼리와 다른 이야기들'이라는 제목의 단편집도 냈다.

 

최근 크레이머와 협업하는 안무가 수 힐리는 "크레이머와 함께 일하는 건 살아있는 역사를 경험하는 것 같다"면서 "그는 항상 주도적이고 계속해서 새로운 것을 창작한다"며 감탄했다.

크레이머와 인터뷰는 그가 코로나19 백신을 접종받기로 한 시간이 되면서 마무리됐다. 그는 "백신 맞는 게 정말 싫지만, 앞으로도 아프지 않게 해주겠지요"라고 말했다.

시리아 난민캠프서 폭행 · 감금돼…배고파 급하게 먹다가 질식사

NYT "인도주의적 재앙 재조명"…10년째 이어진 내전, 종식 요원

 

쇠사슬을 들고 있는 6살 시리아 난민 날라 알 오트만. 그는 사진이 찍힌지 몇달이 지나 음식을 급하게 먹다가 질식사했다. [시리아인권관측소(SOHR) 제공]

 

머리가 헝클어진 여아가 쇠사슬을 들고 서 있다. 제대로 씻지 못한 듯 옷과 신발에 흙이 묻었고 얼굴도 깨끗하지 않다.

사진 속 아이는 6살 날라 알 오트만으로, 시리아 북부 이들립주의 난민캠프에서 지냈다. 캠프 안을 멋대로 돌아다니지 못하게 아버지가 쇠사슬로 묶어두곤 했다고 한다.

 

날라는 사진이 찍힌 지 몇 달 후 숨졌다. 영양실조에 시달리던 그는 배고픈 와중에 음식을 너무 급하게 먹다가 질식사했다.

비극적 사연을 담은 이 사진이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확산하며 시리아 내전이 초래한 인도주의적 참상이 다시 조명되고 있다.

 

30일 뉴욕타임스(NYT)는 "시리아 내전으로 집을 잃고 캠프에 내몰린 수백만 아이들의 고통에 전 세계인들이 주목하게 됐다"고 전했다.

날라는 아버지로부터 쇠사슬에 묶이고 폭행당했을 뿐 아니라 아기 침대 위에 철문을 덮어 만든 '우리' 안에 감금되기까지 했다고 한다.

 

그의 사진이 유포되며 공분이 일자 아버지는 결국 당국에 구금됐으나, 별다른 혐의를 적용받지 않고 몇 주 후 석방됐다.

그는 날라를 간혹 쇠사슬에 묶어뒀다고 인정했지만 날라가 옷을 벗고 아침저녁으로 캠프를 돌아다녀서 불가피했다고 항변했다.

캠프 측은 날라가 학대당한다는 사실이 수용자들 사이에서 공공연히 알려져 있었다고 전했다. 다만 모두가 생존을 위해 분투하느라 날라를 신경 써줄 겨를이 없었다고 전했다.

 

             시리아 난민 캠프에서 살았던 6살 날라의 생전 모습 [시리아인권관측소(SOHR) 제공]

 

NYT는 "난민들은 임시 숙소에서 지내며 더위, 추위, 질병으로부터 보호받지 못하고 시리아 정부군과 러시아군이 언제든 다시 습격할 수 있다는 공포 속에 산다"고 설명했다.

특히 아동들은 식량과 의료서비스를 제때 받지 못해 영양실조에 시달리며, 처지를 비관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아이들이 늘고 있다.

 

국제 아동구호단체 세이브더칠드런 측은 NYT에 아동·청소년 자살률이 높아지고 있다며 "11세 이하 어린이들이 스스로 삶을 포기하는 일까지 있었다"고 전했다.

날라의 가족이 있는 캠프 역시 몇 달간 쓰레기가 수거되지 않았고 식수 부족이 이어져 왔다고 NYT는 전했다.

 

이런 인도주의적 재앙을 낳은 시리아 내전은 종식의 기미가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

시리아 내전은 '아랍의 봄' 민중봉기가 중동 전역에 번진 2011년, 바샤르 알아사드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전국적인 반정부 시위로 촉발됐다.

 

알아사드 대통령이 물러나지 않으며 시위는 내전으로 변했고, 극단주의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와 러시아가 개입하면서 시리아는 극심한 혼란에 빠졌다.

내전은 10년째 지속하면서 러시아와 이란은 알아사드 정부를 지원하고 터키는 반군을 돕는 등 지역 영향력 확보를 위한 외세의 대리전으로 이어지고 있다.

 

지난 8일(현지시간) 시리아 북부 이들립주의 한 난민캠프에서 사는 소년 모습 [AFP=연합뉴스]

 문 대통령 임명안 재가... 임명장 수여

 

고검 나서는 김오수 검찰총장: 문재인 대통령이 김오수 검찰총장 임명안을 재가한 31일 오후 김오수 검찰총장이 서울 서초구 서울고검을 나서고 있다. 청와대에 따르면 김오수 총장의 임기는 6월 1일부터 시작된다.

 

신임 김오수 검찰총장이 1일 제44대 검찰총장으로 임기를 시작한다.

김 총장은 이날 오후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으로부터 임명장을 받은 뒤 대검찰청으로 이동해 취임식을 열고 공식 업무를 시작한다.

문 대통령은 지난 5월 3일 김 총장을 신임 검찰총장으로 지명했으며,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 전날 김 총장에 대한 임명안을 재가했다. 김 총장의 임기는 이날부터 2년이다.

 

닻 올린 '김오수 검찰' … 조직개편 · 수사지휘 시험대

중립성 논란 해소 과제…보류된 권력수사 지휘도 주목

 

김오수 검찰총장

 

문재인 정부의 검찰개혁을 마무리할 김오수 검찰총장 체제가 31일 사실상 막을 올렸다.

김 총장이 우선적으로 극복해야 할 과제로는 정치적 중립성으로 꼽힌다. 이에 따라 초읽기에 들어간 검찰 인사와 조직개편, 권력수사 지휘 등이 김 총장의 리더십을 평가하는 시험대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문 대통령이 이날 오후 임명안을 재가함에 따라 김 총장의 임기는 6월 1일부터 시작된다. 문 대통령은 1일 오후 3시40분 김 총장에게 임명장을 수여할 예정이다.

검찰총장의 임기는 2년이다. 김 총장이 임기를 모두 마친다면 문재인 정부의 마지막 검찰총장이자 차기 정부의 첫 검찰총장이 된다.

 

김 총장이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법무부 차관으로 박상기·조국·추미애 전 장관을 내리 보좌해 검찰개혁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같은 이유로 '친정부 성향'으로 분류돼 인사청문회에서 야당의 집중 공격을 받았다.

 

그는 박근혜 정부 때 검사장으로 승진한 점을 부각하며 "정치적 중립 논란은 없다"고 응수했지만, 의구심을 완전히 해소하지 못한 상황이다. 특히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불법 출국금지 사건에 연루돼 '피의자' 신분이라는 점도 꺼지지 않은 불씨다.

 

이에 따라 임박한 검찰 인사와 조직개편 결과는 김 총장의 정치적 중립성뿐만 아니라 역량과 자질을 엿볼 수 있는 가늠자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검찰 인사는 지난주 법무부 검찰인사위원회에서 고호봉 기수의 인사 적체 해소를 위해 고·지검장급 구분을 없앤 기수 파괴 인사 방안이 논의되면서, 검찰 내부에서 '고검장 찍어내기'라는 반발이 커지고 있다.

 

지난 3월 한명숙 전 국무총리 모해위증 의혹 무혐의 처분을 주도한 고검장에 대한 일종의 보복인사라는 것이다. 반면 검찰총장 기수 역전으로 자연스러운 '용퇴'가 어려워지면서 불가피해진 진통으로 봐야 한다는 반박도 있다.

 

검찰총장 내정 직후 첫 번째 목표로 '조직 안정'을 꼽았던 김 총장이 이번 인사를 통해 검찰 내부의 불만을 얼마나 해소하고 신뢰를 얻을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일선 검찰청 형사부의 직접 수사를 제한한 조직개편안에 김 총장이 어떤 의견을 낼지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이번 개편안은 개정 형사소송법 취지를 반영해 형사부의 고소·고발 사건 처리 역량을 제고하기 위한 것이란 평가도 있지만 검찰 내부에서는 '박범계표 검수완박'이라는 거센 비판을 받고 있다.

김 총장이 취임 후 주요 권력사건의 수사지휘에도 관심이 쏠린다.

 

현재 대검에는 김학의 불법 출금 사건, 월성 원전 경제성 평가 조작 의혹 사건과 관련해 이광철 청와대 민정비서관, 백운규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등을 기소하겠다는 의견이 보고된 상황이다.

김 총장이 수사지휘 과정에서 일선 수사팀과 갈등을 노출하게 된다면 정치적 중립성 논란이 다시 고개를 들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