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토 북부의 험버리버 병원이 랜섬웨어 공격을 받은 후 컴퓨터 시스템을 복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병원측이 14일 밝혔다.
랜섬웨어(ransomware)는 컴퓨터 시스템을 감염시켜 접근을 제한하고 일종의 몸값을 요구하는 악성 소프트웨어의 한 종류다. 병원 측은 14일 웹사이트 성명을 통해 악성 프로그램 랜섬웨어의 공격을 받아 코드 그레이, 즉 필수 서비스 손실 선언을 해야만 했다고 밝혔다. 이로인해 응급실은 아직 운영 중인 가운데 일부 클리닉은 문을 닫고 구급차도 다른 병원으로 보내져야 했다. 성명에서 병원측은 "우리 시스템은 지속적으로 업데이트되고 있고 (가장 최근 2021년 6월13일 패치 적용) 모니터링 되기 때문에 공격을 받은 거의 즉시 이 사실이 발견되어 환자 건강 기록 시스템을 포함한 모든 IT 시스템을 종료했으며 파일이 손상되지는 않았다” 고 전하고 "우리는 5,000대 이상의 컴퓨터를 보유하고 있으며, 그중 800대는 서버이고, 각 컴퓨터는 수동으로 재부팅 되는데. 현재 수리 패치가 각 컴퓨터에 설치되어 필요에 따라 각 시스템을 복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 보안 엔지니어는 “데이터, 파일, 시스템을 원격으로 인질로 잡아 협박하는 랜섬웨어 공격은 흔하며 병원 운영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할 수 있다”고 말하고 "환자 병력과 치료 기록은 환자의 의학적 결정을 내리는 데 매우 중요하다. 이것은 단순히 환자 기록만이 아니다. 의사들이 필요로 하는 혈액 검사, 스캔, MRI와 같은 거대한 데이터 파일들이 컴퓨터에 있다"고 우려를 전했다.
일부 온타리오 주민들이 COVID-19 백신 2회차 접종을 일찍 받은 후 원래 예약되어 있던 접종예약을 취소하기가 어렵다고 호소하고 있다. 현재 온타리오는 2회차 백신 접종에 박차를 가하고 있지만 백신 접종을 앞당기는 것은 개인에게 맡겨져 있다. 한 시민은 당초 온타리오 정부 백신 사이트를 통해 2차 백신까지 예약을 마쳤지만 근처 약국에서 2차 백신을 더 일찍 맞을 수 있었다면서. 다른 사람에게 백신 자리가 날 수 있도록 웹사이트로 2차 백신을 취소하려고 했지만 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그녀는 전화를 통해서 결국 취소할 수 있었지만 그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었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시민도 첫 백신을 맞은 뒤 7월 말로 자동 예약됐던 2차 접종을 취소하려 시도하다 비슷한 경험을 했다고 전했다. 그 역시 약국에서 두 번째 백신을 맞은 뒤, 웹사이트에서 취소하려고 했지만 할 수 없었고 전화를 통해서만 취소할 수 있었다. 그는 두 번째 백신을 맞았을 때 자동으로 취소가 된다면 정말 불편을 덜 수 있었을 것이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에대해 온주 보건부는 온타리오 주정부 예약 시스템을 통해 예약을 한 사람들은 예약이 자동으로 취소되지만 약국이나 개별 공공 보건소의 사이트 같은 대체 시스템을 통해 예약한 새로운 예약에는 적용되지 않는다고 확인하고. 그 경우에는 전화를 걸어 취소할 수 있다고 밝혔다. 보건당국은 또 여러 차례에 걸쳐 예약하는 시민들이 있다면서, 한 번만 예약을 해 달라고 당부했다. 만약 여러 예약을 한다면, 취소하는 것도 그들 책임이라고 말했다. 한편 몇 몇 백신 클리닉에서는 노쇼 (No show)가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휴론 퍼스 공중 보건의 최고 의사인 미리암 클라센 박사는 몇몇 사람들이 많은 예약을 한꺼번에 하고 나서 가장 마음에 드는 예약일에 나타난 후, 나머지는 취소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보건부는 "누군가가 불필요한 약속을 취소하지 않을 경우 이는 다른 누군가가 받을 수 있었던 예약을 막은 거라는 의미"라고 비판했다. 토론토에 있는 험버 리버 병원은 노쇼로 인해 복용량을 낭비하지 않도록 예약과 워크인을 모두 제공하고 있다고 밝혔다.
*17일 열린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3차 전원회의 사흘째 회의에 참석 중인 김정은 총비서.
김정은 북한 조선노동당 총비서가 “대화와 대결에도 다 준비되어 있어야 한다. 특히 대결에는 더욱 빈틈없이 준비되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총비서가 조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후 대미·대남 공식 메시지를 내놓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8일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 보도를 보면, 김 총비서는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8기 3차 전원회의 사흘째인 지난 17일 “최근 시기 국제정치 무대에서 일어나고 있는 주된 변화들과 우리 혁명의 대외적 환경에 대하여 개괄하고 평가”한 뒤 “특히 새로 출범한 미 행정부의 우리 공화국에 대한 정책동향을 상세히 분석하고 금후 대미관계에서 견지할 적중한 전략전술적 대응과 활동방향을 명시”했다.
김 총비서는 북한의 전략·전술적 목표인 “우리 국가의 존엄과 자주적인 발전 이익 수호”와 “평화적 환경과 국가의 안전을 믿음직하게 담보”하기 위해서는, “대화에도 대결에도 다 준비되어 있어야 하며 특히 대결에는 더욱 빈틈없이 준비되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화와 대결에 모두 대비하는 ‘투트랙’ 접근법을 선보이면서도, 아직은 대결에 더 무게를 두는 모양새다.
<노동신문>은 이어 김 총비서가 “중요한 국제 및 지역 문제들에 관한 당과 공화국 정부의 대외정책적 입장과 원칙들을 표명”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바이든 행정부가 지난 4월 말 내놓은 대북 정책 재검토 결과 등 “중요한 국제 및 지역 문제”들에 대한 평가와 그에 대한 입장을 구체적으로 제시하진 않았다.
앞서 바이든 행정부는 2018년 6월12일 열린 북-미 1차 정상회담의 성과물인 ‘싱가포르 공동성명’을 대화의 출발점으로 삼아 ‘점진적이고 단계적’으로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실현해 가자는 쪽으로 대북 정책의 기조를 잡았다고 밝힌 바 있다.
이어 지난달 21일 열린 한-미 정상회담에선 북-미 간 싱가포르 공동성명뿐 아니라 2018년 4월27일 남북 간의 합의인 판문점 선언까지 언급하며 “기존의 남북 간, 북-미 간 약속에 기초한 외교와 대화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정착을 이루는 데 필수적이라는 공동의 믿음을 재확인했다”고 한 걸음 더 나아갔다.
북한은 2019년 2월 말 하노이 회담 결렬 이후 북-미 간에 의미 있는 대화를 하기 위해선 미국이 북한에 대한 ‘적대시 정책’을 철회해야 한다며 강경한 입장을 거듭 밝혀왔다. 북한이 언급한 적대시 정책의 구체적 내용은 한-미 연합훈련 중지, F-35 등 북한에 큰 부담이 되는 전략자산 반입 금지 등이다.
김 총비서는 이번 제3차 전원회의에서도 “우리 국가의 전략적 지위와 능동적 역할을 더욱 높이고 유리한 외부적 환경을 주동적으로 마련”해야 한다고 언급하며 “시시각각 변화되는 상황에 예민하고 기민하게 반응·대응하며 조선반도 정세를 안정적으로 관리해나가는 데 주력해나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바이든 행정부가 싱가포르 공동성명에 기초해 ‘점진적이고 단계적’인 한반도 비핵화 협상을 시작할 수 있다고 밝힌 만큼 일단 대화의 가능성을 열어두면서 좀 더 정세 변화를 관찰하겠다는 의지가 느껴진다. 또 김 총비서가 “조선반도 정세를 안정적으로 관리”하겠다고 했으니, 보수 쪽에서 우려하는 북한의 ‘갑작스러운 도발’도 당분간 없을 것으로 기대된다.
김 총비서가 성 김 대북특별대표의 방한을 앞두고 북-미 대화에 열려 있다는 입장을 우회적으로 표현한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미 국무부는 17일(현지시각) 성 김 대북특별대표가 19~23일 서울을 방문해 노규덕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후나코시 다케히로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장과 3자 회의에 참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3국 북핵 수석대표 협의다.
미 국무부는 “김 대표의 서울 방문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향한 노력, 우리의 공동 안보·번영 보호, 공통의 가치 유지, 규칙 기반의 질서 강화를 위한 한-미-일 3자 협력의 근본적 중요성을 강조한다”고 설명했다. 길윤형 기자, 워싱턴/황준범 특파원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9일 오후 열린 서울 남산예장공원 개장식에 참석하기에 앞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달 말께 대선 도전 선언이 예고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향후 국민의힘 입당 문제를 놓고 연일 혼선을 빚고 있다. 아직 내부 조직이 정비되지 않은 탓에 발생하는 ‘메신저의 메시지 혼란’이라는 반응과 함께 자신이 직접 나서 의견을 밝히지 않는 ‘비대면 전언정치’의 한계 탓이라는 분석에 검증이 시작되며 '함량'이 드러나고 있는 게 이나냐는 시각도 이 없지 않다.
윤 전 총장 쪽 이동훈 대변인은 18일 오전 <한국방송>(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보수·중도 및 진보이탈층을 아우르는 ‘빅텐트론’을 주장하면서 “다만 텐트를 치려면 중심축을 어디에다 박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국민의힘, 제3지대, 국민의당 등을 언급한 뒤 “하지만 여전히 보수의 중심, 국민의힘이 중심이 돼야 한다고 윤 전 총장은 생각을 하고 있다”고 했다. 진행자가 “국민의힘 입당은 당연한 걸로 받아들여도 되냐’고 묻자 이 대변인은 “네 그러셔도 될 것 같습니다”라고 답했다.
하지만 이 대변인은 <한국방송> 라디오 인터뷰가 나간 뒤 2시간가량 지난 뒤 다시 기자들에게 문자 메시지를 보내 “국민의힘 입당 문제는 경거망동하지 않고 태산처럼 신중하게 행동하겠다(勿令妄動 靜重如山·물령망동 정중여산)”며 “입당 여부는 민심 투어 이후 판단할 문제”라고 정정했다. 국민의힘 입당을 기정사실화한 발언에 ‘물타기’를 한 것이다.
윤 전 총장 쪽이 이처럼 갈팡질팡하는 태도를 보인 건 한두 번이 아니다. 이 대변인은 지난 14일 윤 전 총장의 발언이라며 “국민이 불러서 나왔다. 가리키는 대로 따라갈 것이다. 차차 보면 아실 것이다. 모든 선택은 열려 있다”고 말했다가, 15일 라디오 인터뷰에선 “윤석열의 시간표와 이준석의 시간표는 상충하지 않을 것이다. 늦지 않게 선택할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16일 라디오 인터뷰에선 또다시 “국민의힘에 입당을 하든지 원샷 국민경선을 하든지 보수진영에서 중심을 잡고 중도·진보진영을 끌고 가야 한다는 생각”이라도 했다. 17일엔 한발 더 나아가 “큰 정치만 생각하겠다. 여야 협공에는 대응하지 않겠다”는 메시지를 내놓으며 ‘마이 웨이’를 강조했다.
이처럼 윤 전 총장이 우왕좌왕하는 동안 여야 정치권에선 “국민들이 잘 못 알아듣게 얘기한다”(하태경) “아마추어티가 나고 준비가 안 된 모습”(이준석) ”자기 입으로 자기 생각을 말하기를 두려워하고 저어하는 분이 무슨 정치를 하실 건가”(박용진) 등의 비판이 쏟아졌다.
이 대변인의 ‘물령망동 메시지’에도 여진이 가라앉지 않자 윤 전 총장은 이날 오후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지금 국민의힘 입당을 거론하는 건 국민에 대한 도리·예의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혼선이 커지자 직접 나서 수습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윤 전 총장은 또 지난달 윤희숙·권성동·정진석 등 국민의힘 의원들을 잇따라 만난 데 대해선 “다양한 의견을 듣기 위해 국민의힘 인사를 만난 것이다. 그 반대 진영에 있는 분도 만날 수 있다”라며 “당분간 진심을 가지고 경청하는 시간을 계속 가질 것”이라고 했다.
윤 전 총장의 입당을 바라는 국민의힘 인사들은 ‘초보 정치인’이 겪는 시행착오로 돌리고 있다. 한 초선 의원은 “초보 캠프라 내부 자체가 혼란스러울 테니 ‘영점조준 과정’으로 봐야 한다. 당에 들어오는 게 중요한 게 아니겠나”라고 설명했다. 4선 중진인 권영세 의원은 “윤 전 총장이 앞으로 메시지 관리에 주의해야 할 것 같다”고 했다.
하지만 윤 전 총장의 정치적 역량을 가늠해보는 검증의 시간이 시작되면서 그의 함량이 드러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윤 전 총장은 직접 소통하는 이준석이 될 거냐, 뜸 들이는 안철수가 될 거냐의 기로에 서 있다. 조직이 없기로는 윤 전 총장이나 이준석 대표나 마찬가지 아니냐. 국민들은 어떤 말이라도 정치인 본인의 입을 통해 정확히 듣고 싶어한다. 윤 전 총장의 전언 정치는 이런 시대 흐름과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배지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