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 속 탄소동위원소 14로 태양 활동 추정
태양 활동 정도에 따라 나이테 굵기 달라져
옛 건물 목재 분석해 969~1933년 주기 재구성

 

나이테로 본 지난 1000 년 동안의 태양 활동 (파란색, 흰색은 오류 간격), 망원경 관측을 통한 흑점 기록(오른쪽 빨간색)은 400년 미만이다. 배경의 태양 사진은 전형적인 11 년 주기 변화를 보여준다. ETH 제공

 

태양은 11년에 한 번씩 극대기와 극소기가 반복되는 활동 주기를 갖고 있다. 이를 발견한 독일 천문학자의 이름을 따 슈바베주기라고도 부른다. 그런데 우리가 알고 있는 태양 주기는 불과 25번째 밖에 되지 않는다.

태양 주기를 판단하는 근거인 흑점의 변화를 관측해온 역사가 그만큼 짧기 때문이다. 인류가 태양 흑점을 관측할 수 있게 된 것은 17세기 초반 갈릴레오 갈릴레이가 망원경을 발명하면서부터다.

그런데 망원경 없이도 태양활동을 추적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 나이테를 분석하면 된다. 나무는 사계절 변화를 겪으면서 1년에 한 개씩의 나이테 고리를 형성하는데, 태양 활동 정도에 따라 그 굵기가 달라진다. 따라서 이것들을 모아보면 나이테에 담긴 연도의 태양 활동 정도를 추정할 수 있다. 수령이 오래된 나무라면 공식 주기 계산 이전의 태양활동도 추적 가능하다.

영국 브리스톨동물원에 있는 한 나무의 나이테. 위키미디어 코먼스

스위스 취리히공대(ETH)가 중심이 된 국제 공동연구진이 새로운 방법으로 나이테를 분석해 조사한 태양활동 주기를 발표했다. 연구진은 영국과 스위스에 보관돼 있는 나이테 기록들을 조사했다.

대기중에는 탄소 원자 1조개당 1개꼴로 방사성 탄소(탄소동위원소14)가 있다. 이 방사성 탄소의 반감기는 5730년이다. 따라서 나이테 속의 방사성 탄소 수를 세어보면, 그 나이테가 생길 당시 방사성 탄소의 대기중 농도를 추정할 수 있다.

방사성 탄소는 태양계 바깥 먼 우주에서 날아온 고에너지 우주 입자(우주선)가 대기중에서 만들어내는 물질이다. 태양의 자기장은 이 우주선이 지구에 오지 못하도록 막는 방패 역할을 한다. 따라서 태양 활동이 강력할수록 광합성 과정에서 나무가 흡수하는 탄소동위원소14의 양도 적어진다. 나이테 안에 탄소동위원소14가 적으면 태양 활동이 더 높다는 걸 뜻한다. 

2012년에 관측한 태양 흑점들. 흑점 수는 태양 활동의 정도를 판별하는 지표다. 태양 활동이 활발해질수록 흑점 수가 늘어난다. 위키미디어 코먼스

문제는 탄소동위원소14의 양을 측정하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라는 점이다. 1980~1990년대에 가이거 계수기가 개발돼 나왔지만 이를 이용하려면 많은 재료와 시간이 필요하다. 연구진은 가속기질량분석법(Accelerator Mass Spectrometry, AMS)이라는 좀 더 새로운 방법으로 이 문제를 해결했다. 가속기를 통해 서로 질량이 다른 탄소동위원소들을 분리해내는 이 방법을 이용하면 단 몇시간만에 더 정확하게 측정이 가능하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연구진은 이 방법을 이용해 서기 969년부터 1933년까지의 태양 활동을 1년 단위로 재구성할 수 있었다. 슈바베 주기를 서기 1천년까지 확대한 것이다.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나무는 소나무과에 속하는 캘리포니아의 므두셀라 나무로, 수령이 5천년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캘리포니아 당국은 나무 보호를 위해 위치를 비밀에 붙이고, 사진도 공개하지 않고 있다. 사진 속의 나무는 캘리포니아의 다른 고목 소나무다. 위키미디어 코먼스

나이테를 이용해 태양활동의 역사를 추적하려면 반드시 오래된 나무가 있어야 할까?

미국 캘리포니아에는 해발 3000m 이상 고지대에 수령이 5천년에 가까운 므두셀라나무가 있다. 소나무의 일종인 이 나무의 나이테를 분석하면 5천년 전의 태양활동까지도 살펴볼 수 있다.

하지만 나이테 분석을 위해서라면 굳이 살아 있는 나무를 해칠 필요는 없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에서 현존하는 목조 건물에 쓰인 고대 목재를 분석 재료로 썼다. 예컨대 분석 대상 가운데 하나인 영국 세인트알반스수도원은 11세기에 건축된 건물이다. 연구진은 영국과 스위스의 11개 건물에서 13개의 목재를 분석했다.

연구진에 따르면 현재 확보할 수 있는 나이테는 1만4천년 것까지 가능하다. 이런 나무는 거의 화석에 가까운 상태이지만 아직 분석할 수 있는 탄소는 풍부하게 남아 있다고 한다. 연구진은 다음 목표는 가속기질량분석법을 이용해 1만4천년 전 나무의 탄소동위원소14를 측정하는 것이다. 그것이 성사되면 마지막 빙하기 말기의 태양활동도 재구성할 수 있다.    곽노필 기자

 

정보(Information) + 감염병(Epidemic) = 인포데믹
‘미신 파괴자’팀 운영한 WHO 고군분투에도 안사라져
공공방역 저해하는 잘못된 정보 확산…불안·불신 조장

 

“사람들이 ‘시궁창에 살면 페스트에 걸리지 않는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과학적인 근거가 무엇이냐’ 묻지 않고 ‘가까운 시궁창이 어디냐’고 물었을 것이다.”

『세계사를 바꾼 전염병 13가지』의 저자 제니퍼 라이트는 중세를 공포로 몰아넣었던 페스트(흑사병)가 창궐하던 시기의 사회 분위기를 이렇게 묘사했습니다.

■ 질병이 아닌 공포가 우리를 지배할 때

지금처럼 전염병에 대한 정확한 원인을 알지 못했던 중세에는 질병에 대한 두려움과 과학적 지식의 결여, 대중의 공포심을 이용하는 일부 세력들이 터무니없는 치료법을 내놓았습니다. 극단적인 치료법들은 종교적 열정에 기반을 둔 것이 많았는데요. 다수의 대중은 문에 십자가를 새겨 역병이 지나가기를 바랐는데 이는 아주 얌전한 치료법에 속했죠. 14세기 이후 네덜란드에선 자신을 채찍질하면서 신에게 용서를 구하는 사람들이 많았다고 합니다. 온몸에서 선혈이 흐를 때까지 자신을 채찍질하면서 알몸으로 돌아다녔다고 해요. 이마저도 타인에게는 해를 끼치지 않는 치료법이었습니다.

일부 광기 어린 종교인들은 유대인이 우물에 역병을 풀며 돌아다닌다는 유언비어를 널리 퍼뜨렸습니다. 1349년 2월 독일 슈트라스부르크(현 프랑스 스트라스부르)에선 무려 900명의 유대인이 불에 타 죽었습니다. 같은 해 마인츠에서는 하루에만 6천명의 유대인이 살해당하는 등 총 2만명 이상이 학살됐고요. 교황 클레멘스 6세는 반유대주의 폭동을 막기 위해 유대인에게 역병의 책임을 묻는 사람은 악마의 거짓말에 넘어간 것으로, 학살을 멈춰야 한다는 칙령을 발포했습니다만 아직도 세계시민 중 일부는 페스트가 유대인에 의해서 퍼졌다고 믿는 사람들이 존재합니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

■ 우리가 싸우는 건 질병인가 가짜뉴스인가

우리는 이렇게 잘못된 질병의 원인과 처방이 공동체에서 널리 퍼지는 현상을 2003년 사스(급성 호흡기 증후군·Severe Acute Respiratory Syndrome) 이후 인포데믹(Infodemic)이라고 부릅니다. 정보(Information)와 감염병(Epidemic)의 합성어입니다. 처음 용어를 만든 사람은 존스홉킨스 블룸버그 보건대학원의 데이비드 로스코프(David J. Rothkopf)였습니다. 그는 인포데믹을 “일부의 사실을 두려움, 추측, 소문과 뒤섞여 현대 정보기술을 타고 전 세계로 빠르게 퍼져나가 국제경제와 정치, 심지어는 안보까지 위협한다”고 정의했습니다. 중세 시대에 페스트가 창궐할 때에는 질병의 원인을 알지 못했기 때문에 인류의 공포에 기반을 둔 거짓 소문이 횡행했다지만, 질병의 원인(바이러스)과 염기서열까지 정의되는 현재까지도 ‘거짓말’은 여전히 두려운 존재임이 틀림없습니다.

세계보건기구(WHO)의 수장 테드로스 아드하놈 게브레예수스 사무총장도 코로나19가 전 세계로 퍼져나가던 2월 중순께 독일 뮌헨에서 보안 전문가들과 만나 코로나19와 관련된 가짜뉴스에 대해 “코로나19 바이러스보다 더 빠르게, 그리고 더 쉽게 퍼져나간다”며 “우리는 단지 에피데믹(질병)과 싸우고 있는 것이 아니라, 인포데믹과도 싸우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세계적인 감염병 유행과 같은 보건상 위기 상황에서 이러한 인포데믹이 방역 당국의 조처를 무력화하고, 인류의 건강을 위협할 수 있다고 판단한 WHO는 ‘미신 파괴자(Myth Busters)’라는 팀을 꾸렸습니다. 이 팀은 WHO 홈페이지에 코로나19와 관련해 잘못된 지식과 인포데믹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공유하는 코너를 만들어 정보를 공유하고 있죠.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 하이드록시 클로로퀸이라는 미신

WHO 미신 파괴자가 반박하는 미신은 30개 정도인데 대표적인 것이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이하 클로로퀸)을 먹으면 코로나19를 예방·치료하는 효과가 있다”는 주장입니다. WHO는 클로로퀸에 대해선 “말라리아 치료제로서 코로나19 치료제로 가능성을 연구했던 적이 있지만 최근 데이터로는 이 약이 입원한 코로나19 환자의 사망률을 낮추거나, 증상을 완화하는 효과는 없었다. 의료진의 도움 없이 복용할 경우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국내에는 아직도 클로로퀸이 코로나19 치료 효과가 있다고 믿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본인도 코로나19에 감염돼 치료를 받았던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게임 체인저’라고 클로로퀸을 ‘게임 체인저’라고 추켜세웠기 때문일까요? 물론, 사회정치적 영향력이 큰 사람이 잘못된 정보를 말하는 것의 파급효과는 큽니다. 그리고 그러한 잘못된 주장 뒤에는 ‘과학적인 근거가 있는 것처럼 보이는’ 연구들이 있었습니다.

클로로퀸의 효능과 관련해서도 생물학 실험 결과가 있었죠. 2020년 2월4일 세포 연구 저널인 셀 리서치(Cell Research)에 게재된 실험 논문에서 연구진은 클로로퀸이 코로나바이러스가 세포에 침투하고 질병을 유발하는 것을 막는다고 주장했습니다. 한국에서도 이러한 논문 결과를 우리말로 번역해 공유하면서 클로로퀸으로 코로나19를 예방하고 낫게 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이는 실험실에서 배양된 세포를 대상으로 확인한 내용으로 인체에 똑같이 적용할 수는 없는 반쪽짜리 ‘결론’에 불과했습니다.

중국과 프랑스에선 실제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시험 결과를 발표한 연구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허술하게 설계된 실험으로 유의미한 결과를 도출했다고 보기 어렵다는 지적이 학계에서 나왔습니다. 연구진이 연구대상으로 포함한 환자는 42명으로 이 중 26명에게 클로로퀸을 처방했는데, 샘플 수가 너무 적고 통제 변인이 제대로 설정되지 않은 허술한 연구였다는 겁니다. 과학 실험과 논문 작성의 오류나 결점이 없는지 감시하고 철회된 논문의 사례를 모아 게시하는 매체 ‘철회감시’(Retraction Watch)는 해당 논문에 대해 “국제 연구단체들의 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하는 연구로 저널에서 철회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꼬집었습니다. 중국에서 실시됐던 연구도 환자들이 클로로퀸뿐만 아니라 다른 약을 함께 처방받은 것으로 알려져 정확한 효능을 입증하기에는 부족했습니다. 

스페인 마드리에서 집회 참가자가 “백신 반대, 5G 반대, 마스크 반대”라는 구호가 적힌 손팻말을 들고 있다. AP 연합뉴스

■ 미신 파괴자가 싸우는 미신들…

이 밖에도 눈에 띈 파괴돼야 할 미신을 몇 가지만 더 살펴볼까요?

“5세대(G) 모바일 네트워크가 코로나19를 전파할 수 있다.”

한국에선 상대적으로 거의 믿는 사람이 없었지만 미국과 영국, 호주와 같은 곳에선 실제로 5G 인터넷이 코로나19를 전파할 수 있다고 믿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그들은 코로나19 유행 중에 각지에서 건설되는 5G 네트워크 시설이 코로나19를 전파하기 위한 것이라는 ‘음모론’을 믿었습니다. 일부 지역에선 5G 시설 건설을 반대하는 집회시위가 일기도 했고요. 이에 대해, WHO는 “코로나19는 감염된 환자가 기침하거나 말할 때 나오는 비말을 통해 감염되거나, 비말에 오염된 물체를 만진 손으로 입이나 얼굴을 만질 경우에만 감염될 수 있다”며 “바이러스는 전파나 무선 네트워크를 통해서 전파되지 않는데, 5G 인터넷망이 없는 국가에서도 감염환자가 발생하고 있는 사실이 이를 방증한다”고 설명했습니다.

“마늘을 먹으면 코로나19를 예방할 수 있다.”

한국에선 유튜브 영상에서 한의사와 목사가 출연해 코로나19에 감염된 뒤 고춧대’를 끓여서 차로 마신 뒤 증세가 호전됐다는 주장을 하면서 시골에 노인들이 고춧대를 사고파는 ‘어이없는’(웃기고 아픈)일이 벌어졌는데요. 실제로 인터넷 블로그 등에는 고춧대를 끓여 먹는 방법 등이 공유됐고, 온라인 판매처도 늘어났습니다. 식약처와 전문가들은 고춧대가 코로나19를 예방한다는 아무런 근거가 없다고 했지만 인포데믹에 감염된 사람들은 믿음을 거두지 않았습니다. 코로나19 유행 초기에는 고춧대가 아닌 마늘을 끓여 먹으면 코로나19를 예방할 수 있다는 가짜뉴스가 돌았습니다. 세계적으로 사스가 유행했을 때에도 한국에서 상대적으로 감염환자가 적게 발생한 것과 관련해 ‘마늘이 많이 들어간 발효식품 김치를 먹어서’라는 설명이 대중의 설득력을 얻었던 것을 떠올리면 자연스러운 귀결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보다 훨씬 앞선 중세 시대에 흑사병이 돌았을 때도 ‘마늘이 감염을 막아준다’고 믿는 사람들이 많았었거든요. 하지만 WHO는 “마늘은 항균 식품으로 건강에 좋은 것은 맞지만 코로나19 바이러스로부터 우리를 지켜준다는 증거는 없다”고 밝혔습니다.

“메탄올(공업용 알코올), 혹은 표백제를 마시면 코로나19를 예방·치료할 수 있다”

미신 파괴자들은 이 주장은 특히 매우 위험하다고 경고했습니다. WHO는 “알코올과 표백제는 물질 표면에 묻은 바이러스를 죽이는 데 쓰기는 하지만 강한 인체 독성이 있어 마시면 장애나 죽음에 이를 수 있다”며 “이것들은 당신의 몸속에 있는 바이러스를 죽이는 효과가 없고, 내장을 파괴할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1백만명이 넘는 확진자가 나오고 사망자가 6만명에 이르렀던 이란에선 2020년 2월 20일에서 4월6일 사이에 728명이 메탄올을 마시고 알코올 독성에 노출돼 목숨을 잃었습니다. 이란 보건국이 발표한 내용을 보면 위 기간 5011명이 메탄올이 코로나19 치료 효과가 있다고 믿고 마셨고 이 중 90명은 시력을 잃었습니다.

5G 통신망, 마늘, 메탄올 외에도 미신 파괴자는 매운 고추의 효능, 모기와 집파리에 의한 코로나19 전파, 소금물로 코 씻기의 코로나19 예방 등은 효과가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WHO가 다루진 않았지만 한국의 한 교회에서 ‘코로나 부적(?)’을 나눠주려다 철회한 일도 있었습니다. 

세계보건기구(WHO) 누리집 갈무리.

■ 인포데믹 확산의 고리를 끊자

위기소통(Risk Communication) 전문가인 게서 에델스버그는 이와 관련해 “실제 공공의 영역과 온라인 상에선 영향력이 있는 ‘네티즌’이나 ‘파워 블로거’ 같은 사람이 대중에게 미치는 영향력이 세계적으로 권위가 있는 WHO보다 결코 작지 않다”고 지적합니다.

건강이나 질병과 관련해 대중으로부터 신뢰받는 인물의 비공식적인 게시글과 메신저를 통해 전달되는 메시지는 WHO, 질병관리청과 같은 방역 전문기관이 내놓는 메시지의 영향력을 능가합니다. 메시지의 정확성과 상관없이 말이죠. 사회적·정치적으로 영향력이 있는 인물들이 의과학적인 사실을 정확하게 전달해 준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현실에선 그렇지 않은 경우가 너무 많습니다. 이러한 인포데믹의 가장 큰 해악은 공공의 방역을 저해한다는 데 있습니다.

WHO는 이와 관련해 ‘인포데믹 고리 끊기’를 제안합니다. “개인이 코로나19와 관련해 접하는 정보는 방대하지만 이 정보 중 잘못된 것들도 많다. ‘미신 파괴자’를 확인하고, 잘못된 정보를 접할 때 재확산에 기여하지 않는 노력을 해야 한다.”

코로나19와 관련된 미신(Myth)들, 아직도 믿고 계십니까? 이재호 기자

문 대통령,  설 가족모임 대신 반려동물과 함께
관저에서 뉴스도 같이 봐…나이들수록 더 기대”
‘퍼스트 도그’ 마루·토리·곰이 근황 사진도 공개

 

문재인 대통령의 반려묘 ‘찡찡이’가 문 대통령의 책상 위에 앉아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12일 청와대에서 같이 사는 반려동물 찡찡이, 마루, 토리, 곰이 소식을 전했다. 올해 17살이 된 고양이 ‘찡찡이’는 나이가 들수록 더 문 대통령에게 기대는데 그 바람에 관저에서 뉴스를 함께 본다는 일화도 소개했다.

청와대는 이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오랜만에 찡찡이, 마루, 토리, 곰이 소식을 전한다’며 문 대통령이 반려동물들과 함께 찍은 사진을 올렸다. 문 대통령은 이번 설 연휴 동안 가족모임을 하지 않고 관저에서 반려묘, 반려견과 지내고 있다. 문 대통령은 전날 관저에서 진행된 국민과의 영상통화를 마친 뒤 참모들에게 관저에 머무는 청와대 식구들 소식을 전했다.

 

올해로 17살이 된 문재인 대통령의 반려묘 ‘찡찡이’가 창틀에 올라서 있다.

문 대통령은 “다들 나이가 많다. 찡찡이가 설 지나면 17살이 되는데, 사람으로 치면 나보다 나이가 많은 것이다. 마루가 15살, 유기견 보호센터에서 구조된 토리도 꽤 됐다”며 “점점 활동이 줄어들고 있어서 안쓰럽다. 시간이 나는 대로 산행도 시켜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찡찡이’는 문 대통령이 경남 양산시에 있는 자택에서 키우던 고양이고, ‘마루’도 양산시 자택에서 찡찡이와 함께 키우던 반려견이다. 곰이는 지난 2018년 남북정상회담 당시 김정은 국무위원장으로부터 선물 받은 풍산개다.

 

문재인 대통령이 관저에서 토리, 마루, 곰이와 산책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찡찡이의 일상에 대해서도 자세히 소개했다. 문 대통령은 “찡찡이가 예전에는 창틀까지 단숨에 뛰어올랐는데, 나이가 들어서 지금은 안 된다”며 의자를 딛고 올라서야 하기 때문에 의자를 놓아주었다고 전했다. 또 “관저 내 책상에서 일할 때 책상 위에 올라와서 방해도 한다”며 “나이가 들다 보니 종종 실수도 하는데, 책이나 서류가 책상 바깥으로 삐져나간 게 있을 때 그걸 디뎠다가 바닥으로 떨어지는 실수를 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눈을 뜨면 찡찡이 밥을 챙겨주고, 밖으로 나갈 수 있도록 문을 열어주는 것이 일과의 시작이라고 얘기했다. 찡찡이는 양산에 살 때 주인에게 예쁨받고 싶은 마음에 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에게 죽은 쥐를 종종 선물하기도 했다고 한다.

지난 2017년 7월 청와대에 입양된 토리

김정숙 여사도 “토리가 처음 왔을 때 관절이 안 좋았는데, 산책을 많이 시켜줬더니 활발해졌다”고 말했다. 토리는 지난 2015년 여름 1m도 안 되는 노끈에 묶여 식용견으로 팔려갈 뻔하다가 동물권 단체 ‘케어’에 의해 구조됐다. 토리는 ‘검은 개'라는 편견 때문에 입양이 안 됐다가 지난 2017년 5월 <한겨레>와 동물단체가 벌인 ‘유기견을 대한민국 퍼스트 도그로!’ 캠페인에서 케어가 퍼스트도그 후보견으로 추천했다. 당시 문재인 대선후보가 당선되면 토리를 입양하겠다고 약속했고, 2017년 7월 케어의 입양심사 절차를 마치고 청와대에 들어가게 됐다. 서영지 기자


문 대통령 설날 메시지 직접 촬영… “평범한 일상 되찾길 간절히 소망”

  문 대통령 작동법 서투르자 김 여사가 직접 알려줘
  녹화 시작하기 전 쑥스러운 듯 카메라 앞에서 ‘멈칫’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청와대 상춘재에서 설 명절을 맞아 영상을 통해 국민께 인사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날을 털어버리고 새해에는 마스크를 벗어도 되고 장사도 마음껏 할 수 있는 평범한 일상을 되찾길 간절히 소망한다”고 12일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공개한 설 인사 메시지 영상에서 “새해 모두 건강하시고 복 많이 받으시길 바란다. 설 연휴에도 방역에 노심초사하실 방역진과 의료진들께도 격려와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우리 민족에게 가장 경사스러운 명절이 설인데, 섭섭한 설날이 됐다. 가족, 친지들이 함께 모여 묵은해를 떠나보내고 새해의 복을 서로 빌며 덕담을 나누는 가족공동체의 날이기도 한데, 몸은 가지 못하고 마음만 가게 됐다”며 “하지만 만나지 못하니 그리움은 더 애틋해지고 가족의 행복과 건강을 바라는 마음은 더욱 절실해진다. 지난 추석에 이어 이번 설에도 고향을 방문하지 못하는 국민들께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김정숙 여사도 “지난 1년을 생각하면 모든 국민들께 정말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다”며 “가족에게 뿌리는 말의 씨앗으로 우리는 덕담이라는 걸 한다. 덕담의 이야기를 꼭 전하는 안부 전화 꼭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이날 설 메시지 영상은 문 대통령이 청와대 상춘재에서 직접 스마트폰으로 촬영했다. 문 대통령이 녹화 시작을 위해 “하얀 버튼을 눌러야 돼요?”라고 묻자 김 여사가 작동법을 알려주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쑥스러운 듯 잠시 말을 시작하기 전 멈칫하기도 했다. 녹화가 끝나자 문 대통령은 “편집하면 될까요, 새로 해야 할까요”라며 아쉬움을 표하기도 했다. 서영지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넥타이 잘 매지 않는 이유는?

“넥타이뿐 아니라 ‘재킷 벗고 할까요’ 일하기 편안한 분위기 만들기 선호”
국무회의 등 토론 활성화 입 모으기도…주요 행사 때는 의미 담은 넥타이

청와대 출입기자들은 거의 매일 대통령 관련 기사를 씁니다. 청와대 안팎 공개된 일정에 대해 기사를 쓰기 때문에, 대통령 사진도 거의 매일 확인합니다. 그런데 지난 5일 전남 신안에서 열린 ‘세계 최대 해상풍력단지 48조 투자협약식’ 사진을 보며 고개를 갸웃거렸습니다. 사진을 보니 문 대통령은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넥타이를 매지 않는 차림이었습니다. 보통 청와대 내에서 회의를 할 때는 이른바 ‘노타이’ 차림을 자주 보기 때문에 당연하게 넘겼는데, 이날 따라 생각지 못했던 모습이 눈에 들어온 것입니다.

                문 대통령이 5일 전남 신안 임자2대교에서 열린 해상풍력 투자협력식에서 발언을 하는 모습.  

정치인에게 넥타이는 때론 대중에게 보여주는 메시지이기도 합니다. 지난달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미국 브랜드의 푸른색 정장 차림에 하늘색 넥타이를 매고 취임식장에 섰습니다. 푸른색은 미국 민주당의 상징 색깔입니다. 민주당으로 정권 교체한 뒤 ‘미국 제조업’을 살리겠다는 의미를 담았습니다. 넥타이를 즐겨 매는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도 다음 날 행사 성격에 맞춰 넥타이를 골라 놓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낙연 대표는 국무총리 시절 2019년 10월 일본을 찾아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를 만났었는데, 당시 맨 주황색 넥타이에 대해 ‘따뜻함과 수확’을 상징하는 색깔이라고 설명하기도 했습니다. 얼어붙은 한-일 관계를 잘 풀어보겠다는 바람을 담은 것입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6월 15일 청와대에서 '6.15 남북공동선언' 20주년 기념식 축사를 영상을 통해 전하고 있다.

문 대통령도 의미가 담긴 넥타이를 맬 때가 있습니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6월 6·15 남북공동선언 20주년 기념식 영상 축사에서 김대중 전 대통령의 넥타이를 매고 등장했습니다. 이 넥타이는 김대중 전 대통령이 평양을 방문해 김정일 전 북한 국방위원장과 함께 두 손을 맞자고 만세를 부를 때 착용했던 것이었습니다. 남북관계가 다시 어려워진 상황에서 20년 전 마음을 기억해보자는 의미를 담은 것으로 보입니다. 또 문 대통령은 지난 2019년 4월 16일에는 노란색 넥타이를 매고 국외 순방을 떠나기도 했습니다. 세월호 참사 5주기를 맞아, 노란색 리본 배지 대신 넥타이로 마음을 같이 한 것이었습니다.

 

문 대통령이 2019년 4월17일 투르크메니스탄 공항에 도착한 모습. 전날 찬 노란색 넥타이가 보인다.

사실 문 대통령은 넥타이를 즐겨 매는 스타일은 아니라고 합니다. 올해 들어 문 대통령이 참석한 일정 가운데 국제회의 연설, 외국 정상과의 화상회의 등을 제외하면 넥타이를 매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습니다. 특히 청와대 내에서 하는 국무회의나 수석·보좌관회의는 이른바 ‘노타이’ 차림으로 하는 게 이제는 당연할 정도입니다. 문 대통령은 이전부터 넥타이를 풀고 일하는 것을 좋아했다고 합니다. 국회의원 때부터 곁에서 본 관계자는 “넥타이뿐만 아니라 만나면 ‘재킷을 벗고 할까요’라는 말씀을 자주 하실 정도로 분위기를 편하게 만드는 것을 좋아하셨다”고 전했습니다. 정치인들이 대부분 그런 것은 아닙니다. 옆방에 있는 국회의원에게 보고하러 갈 때도 보좌진들은 넥타이 차림으로 들어가는 경우도 많습니다.

청와대 사람들도 넥타이를 매지 않고 일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보수적인 공직사회지만 일반 기업처럼 캐주얼하게 입고 일하는 이들도 있습니다. 단순히 ‘넥타이를 매지 않는다’는 데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국무회의나 수석보좌관회의 등 회의에서 토론이 활성화되었다고 입을 모으기도 합니다. ‘넥타이 풀고 편하게 이야기하자’는 뜻이 상당한 문화가 되었다는 것입니다.

 

문 대통령이 8일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 코로나19가 닥친 뒤 ‘넥타이 풀고 만나자’는 의미를 지키기 어려워진 것도 있습니다.

2019년 문 대통령의 간담회 일정을 살펴보면 모두 19차례에 이릅니다. 청와대 밖으로 나가는 현장방문 간담회와 국외 순방 동포간담회 등을 제외하고 청와대 내 일정만 세어본 횟수입니다. 2019년 1월15일 기업인과 대화를 시작으로 종교지도자, 사회 원로 등 각계각층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그러나 2020년 간담회 일정은 대략 14차례 정도에 그쳤습니다. 청와대뿐만 아니라 현장을 방문해 관계자들의 이야기를 들은 횟수까지 포함했지만 2019년보다 일정이 적었습니다. 코로나19 때문이었습니다. 사회적 거리두기 등 방역수칙이 강화된 뒤 솔선수범을 보여야 할 대통령으로서는 사람들을 모으는 것에 거리를 둘 수밖에 없었습니다. 특히 감염의 위험도 있어 대통령이 자주 외부 인사들을 접촉할 수도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청와대 관계자는 “지난해 (코로나19가 재확산된) 8·15를 전후해 간담회를 많이 진행하지 못했다. 대통령이 각계각층의 이야기를 듣는 것은 중요한 정치적인 소통인데 이를 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고 아쉬워했습니다.

공개된 간담회도 축소되는 상황인데 대통령 비공개 일정에도 영향을 끼쳤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5인 이상 사적 모임 금지’ 방역수칙대로 설 연휴 가족모임도 안 하겠다는 문 대통령이 외부 인사를 청와대로 초청해 소규모 간담회를 하기도 쉽지 않았을 것입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2020년 7월 15일 제21대 국회 개원 연설 때 각 정당의 상징인 파랑, 분홍, 노랑, 주황색이 조화롭게 디자인된 넥타이를 차고 있었다.

이제, 넥타이 이야기를 꺼낸 진짜 이유를 말해 보려 합니다. 청와대는 고립된 곳입니다. 일반 시민들이 밥을 먹거나, 버스를 타거나, 시장에 가는 것을 볼 수 없습니다. 주위엔 청와대 내에서 일하는 사람들, 문 대통령의 지시를 받는 사람들이 절대다수입니다. 김진숙 민주노총 지도위원처럼 멀리 부산에서 청와대 분수대 앞까지 직접 찾아온 이들의 목소리도 직접 듣기 힘듭니다. 우선 코로나19가 빨리 진정되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문 대통령이 남은 임기 동안 자신의 뜻대로 ‘넥타이를 풀고 편하게’ 여러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을 자리가 많아지면 좋겠습니다. 이완 기자

 

야외활동 줄며 내장활동도 둔화…쾌변 습관·좋은 식품·적정 운동을

 

추워지면서 변비로 고생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활동량이 줄고, 몸에 냉기가 쌓이면서 배변기능이 저하된 탓이다. 배설작용이 원활하지 못하면, 변이 장내에서 오래 정체되어 갖가지 생리적 장애를 일으킨다.

일반적으로 변비란 오래 변을 보지 않거나 변의가 있어도 배변이 이루어지지 않는 경우를 말한다. 변이 굳거나 건조하고 배변 횟수와 변의 양이 감소해 불쾌감과 고통을 수반한다. 변을 볼 때 너무 힘이 들거나 용변을 본 후에도 덜 본 듯한 느낌이 드는 것도 변비 증상의 하나이다. 경우에 따라 며칠에 한 번씩 변을 보는 데도 고통을 느끼지 않고 규칙성을 띤다면 변비라고 할 수는 없다.

배설작용이 원활하지 못하면 체내 독소가 만들어진다. 체내에서 오래 정체된 숙변으로 인한 독소가 혈액을 오염시키고, 혈액순환을 방해하고, 각 기관의 기능을 저하시켜 면역력을 떨어뜨린다. 그로 인해 복부에 가스가 차고, 두통이나 불면증이 생기고, 피부가 거칠어지고, 비만과 노화를 촉진하고, 여러 질병을 부추긴다. 오래된 변비가 대장암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변비를 계속 방치하면 큰 질병을 부르는 원인이 되므로, 쾌변의 습관을 갖는 노력이 필요하다. 일본의 의학자인 코다 미츠오 박사는 영양과잉이 문제가 되는 오늘날 '체내 노폐물을 완전히 배설하는 것이, 심신을 정화하는 길이고 건강과 장수의 비결'이라고 강조한다.

일반적으로 변비는 섬유소가 적은 식사, 수분 섭취량의 부족, 불규칙한 배변 습관, 스트레스나 정신적인 긴장, 몸의 냉기, 무리한 다이어트 등이 원인이 되어 발병한다. 어느 질환의 증상으로 변비가 나타나기도 하고, 약물의 오남용으로 배변 이상이 생기기도 한다.

쾌변하는 습관 들이기

쾌변의 습관을 갖기 위해서는, 규칙적인 생활을 하면서 가급적 정해진 시간에 변을 보는 것이 좋다. 규칙적인 배변습관을 기르기 위해, 매일 아침 화장실에 가서 변을 보기 위해 시도해 보자. 화장실에 갈 때 신문 등 읽을거리를 갖고 가는 것은 오히려 변비를 부추길 가능성이 높다. 화장실에서는 변을 보는 데 정신을 모을 필요가 있다.

불규칙한 식사와 다이어트는 변비를 부추기는 나쁜 생활습관이다. 규칙적으로 음식물을 섭취해야, 위가 연동운동을 하고 대장도 움직여서 기능 저하를 막을 수 있다. 장의 연동운동이 원활하도록 규칙적으로 식사를 하자. 그리고 평소 변이 마려우면 참지 말고 바로 화장실에 가야 한다. 변을 참다보면 변비가 되기 싶다.  

생수를 수시로 마시는 것은 쾌변을 위한 좋은 생활습관이다. 성인의 경우 하루 2리터의 물을 식사 전후 시간대를 피해 조금씩 자주 천천히 마시는 것이 좋다. 일반적으로 변비 치료에는 아침에 일어나 냉수를 마시는 것이 도움이 된다. 그러나 체질이 냉한 사람은 추운 겨울에 찬물을 마시는 것이 오히려 인체에 부담이 되므로 미지근한 물을 먹는 것이 이상적이다.   

변비에 좋은 식품, 나쁜 식품

쾌변을 위해서는 섬유질이 다량 함유된 해조류, 채소, 과일, 현미, 잡곡 등을 충분히 먹어야 한다. 식이섬유는 물을 흡수하는 힘이 강해서 대장의 변을 팽창시켜 쾌변을 돕는다. 섬유질이 다량 함유된 음식을 먹으면 방귀가 잦아지고 더부룩한 느낌이 들 수도 있지만 차츰 나아진다. 단, 대장암으로 인해 대장이 좁아진 경우라면, 주치의와 상담해서 식단을 짜는 것이 바람직하다.

발효식품, 견과류, 식물성 기름 등도 쾌변에 도움이 된다. 유익한 미생물의 활동으로 소화 작용과 장청소를 돕는 '청국장'과 '된장' '요구르트', 장을 튼튼히 해주는 펙틴이 풍부한 '사과', 장의 연동운동을 돕는 '미역'과 '다시마', 섬유질이 풍부한 '고구마'와 '현미' 등은 특히 변비 해소에 좋은 식품이다.

반면 섬유질이 없어 장내에서 연동운동을 제대로 할 수 없는 육류와 튀김류의 과다 섭취는 변비를 부른다. 인스턴트식품과 자극성이 강한 식품도 배설작용을 방해한다. 이뇨작용, 즉 체내수분을 배출하는 작용을 하는 커피와 술도 변을 굳게 해서 변비를 부추기므로 피하는 것이 좋다.  

감은 섬유질이 많지만 변을 굳게 하는 성분이 있으므로 많이 먹지 말고, 체내 신진대사를 방해하는 담배 역시 피하는 것이 좋다. 식사는 느긋하고 즐거운 마음으로 하는 것이 배변작용은 물론 몸 전반의 신진대사를 원활히 한다.    

때로는 약물 남용이 변비를 부르기도 한다. 항우울제, 진통제, 철분제, 혈압약 등의 장기 복용이 변비를 부추길 수 있기에 신중하게 이용하자. 상습적인 변비약의 이용 역시 변비를 더욱 악화시킨다. 변비약을 쓰면 일시적인 효과를 보지만 내성이 생겨 복용량을 계속 늘여야 하고, 결국 장의 기능을 더욱 무력하게 만드는 결과를 낳는다.

정신적인 스트레스가 많은 이들의 경우 신경성 변비인 경우가 많다. 스트레스를 받아 불안하거나 긴장하게 되면, 몸이 경직되고 장벽이 수축하면서 장운동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이럴 때는 명상, 단전호흡, 요가 등 마음을 다스리는 방법을 찾아 실천하는 것이 신경성 변비의 근본적인 치료법이다. 마음이 평온해지면 자연스럽게 몸도 이완되면서 장운동도 정상화된다.

대장운동 촉진하는 운동과 마사지   

꾸준한 운동은 쾌변의 습관을 갖는 데 큰 도움이 된다. 걷기, 조깅 같은 전신 운동이나 스트레칭은 대장의 운동성을 높여주는 좋은 운동이다. 집에서 쉽게 할 수 있는 '윗몸 일으키기'나 '45도 다리 들기'도 복부의 힘을 강화해서 대장운동을 원활히 한다.

복부와 하체가 차면 장이 수축되고 운동성도 저하되므로 항상 배를 따뜻하게 할 필요가 있다. 특히 겨울철에는 몸에 냉기가 쌓이지 않도록 보온에 신경을 써야 한다. 또 따뜻한 음식을 먹고, 충분한 휴식을 취하고, 몸을 많이 움직이고, 스트레스가 쌓이지 않게 하는 것이 냉기를 몰아내는 방법이다.

평소 아랫배를 두드리거나 문질러 자극을 가하면 대장운동을 촉진하는 데 도움이 된다. 아랫배를 두드릴 때는 양손으로 주먹을 가볍게 쥐고 아랫배 전체를 골고루 20~30회 두드리면 된다. 이것을 3~5회 반복하면 복부의 장기가 튼튼해지고 혈액순환이 촉진되어 변비 해소에 효과적이다. 기상 직후 화장실에 가기 전에 하면 더욱 좋다.

손바닥으로 배꼽 주위를 마사지하는 것도 효과적인 방법이다. 편안하게 누워 무릎을 세우고 두 손바닥을 따뜻하게 비빈 후 배꼽 주위를 시계 방향으로 문지르면 된다. 대장의 운동 방향에 맞추어 오른쪽 아래, 오른쪽 위, 왼쪽 위, 왼쪽 아래의 순으로 시계 방향으로 돌려 따뜻해질 때까지 마사지를 하자. 처음에는 부드럽게 하다가 점차 힘을 주어 문지르는 것이 효과적이다. 배에 딱딱한 것이 느껴질 때는 그 부위를 집중적으로 마사지해서 부드럽게 풀어주면 된다.  

코다 미츠오 박사는 '찬물과 더운물에 적신 수건을 교대로 1분씩 배에 올려 높으면 장운동이 활발해져 변비 해소에 매우 효과적'이라고 권한다.

예로부터 건강의 기본으로 '쾌식' '쾌면' '쾌변'이 강조되었다. 잘 먹고 잘 자는 것만큼, '시원한 배변'이 중요하다는 말이다. 배설작용이 원활하지 않으면 무병장수를 기대할 수 없다. 건강한 삶을 위해 적극적으로 쾌변의 습관을 기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