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을 포함한 세계 20여 개국 정상과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은 29일 미래에 닥쳐올 팬데믹(전염병의 세계적 대유행)에 대비·대응하기 위한 새로운 국제 조약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들 정상과 WHO 사무총장은 이날 발표한 '팬데믹 조약 관련 정상 명의 공동 기고'에서 "어떤 정부나 다자 기구도 혼자서는 이러한 위협에 대처할 수 없다"며 이같이 밝혔다.
특히 "면역은 글로벌 공공재이며, 우리는 최대한 조속히 백신을 개발·생산하고, 보급해 나갈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국가들이 서로 협력하여 팬데믹에 대비·대응하기 위한 새로운 국제 조약을 마련해야 한다고 믿는다"며 그 목표는 "범정부적, 전 사회적 접근을 통해 국가·지역·글로벌 차원의 역량과 미래의 팬데믹에 대한 회복력을 강화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약에는 ▲ 경보 체계, 데이터 공유, 연구, 백신·치료제·진단기기·개인보호장비와 같은 공공 보건의료 대응책의 국제 협력 강화 ▲ 사람과 동물, 지구의 건강이 서로 연계돼 있다는 '원 헬스'(One Health) 접근법의 인정 등이 포함될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팬데믹 조약으로 상호 및 공동 책임, 투명성, 국제 체제와 국제 규범 내 협력이 강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들 정상과 WHO 사무총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은 모두가 안전해질 때까지는 아무도 안전하지 않다는 사실을 극명하고도 고통스럽게 깨닫게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의 연대는 우리의 자녀들과 후손들을 보호하고, 미래의 팬데믹이 경제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는 우리의 유산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공동 기고에는 문 대통령을 포함해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등 23개국 정상과 샤를 미셸 유럽연합(EU) 상임의장,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이 참여했다.
이번 공동 기고는 테워드로스 WHO 사무총장 주도로 진행됐으며, 그는 한국이 코로나19 대응에 있어 모범적 역할과 진단기기 공급과 관련한 국제 기구와의 협력을 높이 평가하면서 문 대통령의 참여를 요청했다.
공동 기고는 6개 유엔 공용어 및 참여국 언어로 번역됐으며, 언어별 대표 언론에 게재됐다.
한국에서는 연합뉴스를 통해 게재됐고 영어는 타임지, 프랑스어는 르 몽드, 스페인어는 엘 파이스 등에 각각 게재됐다.
다음은 문 대통령 등 20여 개국 정상과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의 공동 기고 전문이다.
『코로나19 팬데믹은 1940년대 이후 국제사회가 직면한 가장 큰 도전입니다. 당시 두 차례 세계대전으로 인한 폐허 속에서 정치 지도자들은 다자주의 체제를 구축하기 위해 힘을 모았습니다. 목표는 명확했습니다. 국가들을 한데 모아, 고립주의와 민족주의의 유혹을 떨쳐버리고, 평화, 번영, 보건, 안보와 같이 연대와 협력의 정신으로만 해결할 수 있는 도전들에 공동으로 대응하는 것이었습니다.
오늘날 우리의 바람도 그때와 다르지 않습니다. 코로나19 팬데믹 극복을 위해 함께 싸워나가며, 미래 세대들을 보호할 수 있는 보다 굳건한 국제보건체계를 만드는 것입니다. 팬데믹을 비롯한 보건위기들은 앞으로도 있을 것입니다. 이는 시기의 문제에 불과합니다. 어떤 정부나 다자 기구도 혼자서는 이러한 위협에 대처할 수 없습니다. 국제사회는 미래에 닥쳐올 팬데믹을 예측·예방, 감지·평가하며, 이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고도의 조율된 방식으로 더 나은 준비태세를 함께 갖추어야 합니다. 코로나19 팬데믹은 모두가 안전해질 때까지는 아무도 안전하지 않다는 사실을 극명하고도 고통스럽게 깨닫게 했습니다.
그렇기에 우리는 이번 팬데믹뿐만 아니라 미래에 닥쳐올 팬데믹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안전하고 효과적이며, 적정한 가격의 백신·치료제·진단기기에 대한 보편적이고 공평한 접근을 보장하기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 면역은 글로벌 공공재이며, 우리는 최대한 조속히 백신을 개발·생산하고, 보급해 나갈 수 있어야 합니다.
코로나19 대응 장비에 대한 접근성 가속화 체제(ACT-A)를 도입한 것도 코로나19 진단, 치료, 백신에 대한 공평한 접근성을 증진하고, 전 세계 보건체계를 지원하기 위함이었습니다. ACT-A는 많은 부분에서 성과를 거두었지만, 공평한 접근 목적은 아직 달성하지 못했습니다. 세계 각국이 공평한 접근을 누릴 수 있도록 우리가 할 수 있는 부분이 많이 남아있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국가들이 서로 협력하여 팬데믹에 대비·대응하기 위한 새로운 국제조약을 마련해야 한다고 믿습니다.
이러한 우리의 새로운 공동 공약은, 정상 차원에서 팬데믹 대비·대응을 진전시키는 이정표가 될 것입니다. 세계보건기구(WHO) 헌장을 근간으로, 모두를 위한 보건 원칙에 따라, 이러한 노력에 꼭 필요한 관련 기구들도 동참하도록 이끌 것입니다. WHO 국제보건규칙과 같은 기존 보건규범들은 더 나은 국제보건체계를 구축하는데 필요한 이미 검증된 확고한 기반이며, 우리가 만들어갈 새로운 조약을 뒷받침해 줄 것입니다.
조약의 주된 목표는 범정부적, 전 사회적 접근을 통해 국가·지역·글로벌 차원의 역량과 미래의 팬데믹에 대한 회복력을 강화하는 것입니다. 우리가 만들어갈 조약에는 경보체계, 데이터 공유, 연구 및 백신·치료제·진단기기·개인 보호장비와 같은 공공 보건의료 대응책의 현지, 지역, 글로벌 생산과 배분에 있어 국제협력을 크게 강화하는 내용이 담길 것입니다.
또한, 사람, 동물, 지구의 건강이 서로 연계되어 있다는 '원헬스(One Health)' 접근법을 인정하는 내용도 포함될 것입니다. 팬데믹 조약으로 상호 및 공동 책임, 투명성, 국제체제와 국제규범 내 협력이 강화될 것입니다.
이를 위해, 우리는 각국 정상들과 정부, 시민사회와 민간 부문을 비롯한 모든 이해관계자들과 협력해 나갈 것입니다. 우리는 국가와 국제기구의 수장으로서, 전 세계가 코로나19 팬데믹으로부터 교훈을 얻도록 하는 것이 우리의 책임이라고 확신합니다.
우리는 코로나19가 우리의 약점과 분열을 악용하고 있는 지금을 기회로 삼아, 평화적인 협력을 위해 전 지구적 공동체로서 이번 위기뿐만 아니라 앞으로도 함께 나아가야 합니다. 이를 위한 역량과 제도를 만들어나가는 데에는 시간이 소요될 것이며, 향후 수년간 정치적·재정적·사회적 차원에서의 의지가 지속적으로 요구될 것입니다.
보다 나은 글로벌 대비체계를 구축하기 위한 우리의 연대는 우리의 자녀들과 후손들을 보호하고, 미래의 팬데믹이 경제·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는 우리의 유산이 될 것입니다.
팬데믹 대비태세를 갖추는 데는 지금 우리가 사는 시대에 걸맞은 국제보건체계를 구축하고자 하는 전 세계적 리더십이 필요합니다. 우리의 공약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연대, 공정성, 투명성, 포용성, 공평성의 원칙을 따라야 합니다.
죠사이어 보레케 베이니마라마 피지 총리, 안토니우 루이스 산투스 다 코스타 포르투갈 총리, 클라우스 요하니스 루마니아 대통령,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 폴 카가메 르완다 대통령, 우후루 케냐타 케냐 대통령,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샤를 미셸 EU 상임의장, 키리아코스 미초타키스 그리스 총리, 문재인 대한민국 대통령, 세바스티안 피녜라 칠레 대통령, 카를로스 알바라도 케사다 코스타리카 대통령, 에디 라마 알바니아 총리, 시릴 라마포사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 키쓰 롤리 트리니다드토바고 총리, 마크 루터 네덜란드 총리, 카이스 사이에드 튀니지 대통령, 마키 살 세네갈 대통령,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 에르나 솔베르그 노르웨이 총리, 알렉산다르 부치치 세르비아 대통령,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
4라운드 이글 등 2언더파 70타 최종합계 14언더파 274타 우승 2위권 5타 차로 여유롭게 제쳐
박인비(33)가 28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칼즈배드 아비아라 골프클럽(파72·6609야드)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기아(KIA)클래식에서 우승컵을 안았다.
11번 도전 끝에 첫 우승. 더군다나 2021년을 맞아 통산 21승을 ‘와이어 투 와이어’(1~4라운드 계속 1위) 로 작성했다.
박인비(33)는 28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칼즈배드 아비아라 골프클럽(파72·6609야드)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기아(KIA)클래식(총상금 180만달러) 4라운드에서 이글 1개와 버디 3개, 보기 3개를 묶어 2언더파 70타를 쳤다. 최종 합계 14언더파 274타로 공동 2위 렉시 톰프슨과 에이미 올슨(이상 미국·9언더파 279타)을 5타 차이로 여유롭게 따돌리고 우승을 차지했다. 작년 2월 호주오픈 우승 이후 1년 1개월 만의 첫 정상이자 엘피지에이 통산 21번째 우승. 기아클래식에서는 세 차례 준우승(2010년·2016년·2019년)만 했던 박인비는 이번이 11번째 대회 출전이었다. 우승상금은 27만달러(3억550만원). 부상으로 기아 자동차도 받았다.
16번 홀(파4·247야드) 이글이 승부에 쐐기를 박는 결정적 샷이 됐다. 12, 13번 홀 연속 보기로 2위권과 간극이 좁혀진 상태에서 10m 가까운 거리의 퍼팅을 성공시키면서 2위권을 중간합계 6타 차이로 밀어냈다. 박인비는 경기 뒤 현지 인터뷰에서 “복귀 첫 경기인데 잘 됐다. 이번 주 기분이 너무 좋았고 지금 정말 행복하다”면서 “시즌 첫 메이저대회(ANA 인스퍼레이션·4월2~5일)가 기대된다”고 밝혔다. 박인비는 이번 우승으로 박세리(44·은퇴)가 보유한 한국인 엘피지에이 투어 최다승 기록(25승)과 격차 또한 4승으로 줄였다. 그는 “어릴 때부터 박세리 선배를 보고 자랐기 때문에 박세리 선배의 자취를 따라간다는 것은 굉장히 큰 의미가 있다”면서도 “누군가의 기록을 깨려는 이유로 골프를 하지는 않는다”고 했다.
세계 1위 고진영(26)은 이날 2타를 줄이며 최종합계 8언더파 280타로 4위에 올랐다. 김효주(26)는 이민지(호주)와 함께 공동 5위(7언더파 281타). 유소연(31)과 양희영(32), 허미정(32)은 최종 4언더파 284타로 공동 12위를 기록했다. 김양희 기자
박인비 "아버지 꿈에서 제가 KIA 이어 ANA도 우승했대요"
"연못 뛰어들고 싶어"…박세리 기록 경신보다 도쿄올림픽 목표
LPGA 투어 KIA 클래식 우승한 박인비: 28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칼즈배드 아비아라 골프클럽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KIA 클래식에서 박인비(33)가 우승 인터뷰를 하고 있다. 박인비는 최종합계 14언더파 274타를 기록, 공동 2위 에이미 올슨과 렉시 톰프슨(이상 미국·9언더파 279타)을 5타 차로 따돌리고 정상에 올라 LPGA 개인 통산 21번째 우승을 챙겼다. 우승 상금은 27만 달러(약 3억550만 원)다.
박인비(33)가 2021년 처음 출전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대회에서 우승하며 올 시즌을 기분 좋게 출발했다.
박인비는 28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칼즈배드 아비아라 골프클럽에서 막을 내린 LPGA 투어 KIA 클래식에서 우승하며 통산 21승을 거뒀다.
박인비는 매니지먼트사를 통해 "시즌 첫 대회를 우승으로 시작할 수 있어서 기쁘고 좋은 기억을 많이 만들 수 있는 시즌이 될 수 있을 것 같다는 예감이 든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번 우승으로 다음 주 시즌 첫 메이저대회인 ANA 인스피레이션 우승 기대도 커졌다.
박인비는 2013년에도 아칸소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지 일주일 뒤에 US여자오픈에서 메이저 우승컵을 들어 올린 기억이 있다.
박인비는 "지금 포피스 폰드에 뛰어들어 몸을 씻고 싶다"며 "다음 주가 정말 기대된다"고 의욕을 보였다.
ANA 인스피레이션에서 우승한 선수는 18번 홀에 있는 연못 '포피스 폰드'에 뛰어들며 세리머니를 펼칠 수 있는 특권을 누린다.
그는 "대회 전에 아버지께서 내가 이번 주(KIA 클래식)와 다음 주(ANA 인스피레이션) 대회에서 우승하는 꿈을 꾸셨다고 얘기해 주셔서 기분이 좋았는데, 꿈의 절반이 맞아떨어진 것 같아서 기쁘다"며 기대했다.
박인비는 LPGA 설립자 중 한 명인 고(故) 매릴린 스미스(미국)의 21승에 도달했다. 21승은 LPGA 투어 역대 25번째 다승 기록이다.
박인비는 공식 기자회견에서 "그녀의 이름 옆에 서는 것은 언제나 큰 영광"이라며 "그들의 발자취를 따르려고 최선을 다해 계속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4승을 더하면 박세리(44)의 한국인 최다 25승과 어깨를 나란히 한다.
박인비는 박세리에 대해 "그녀는 모든 것의 선구자였다. 한국 여자 골프 선수들이 미국으로 건너가 LPGA 투어에서 세계 최고의 선수들과 경쟁할 수 있도록 많은 격려를 해줬다"며 "그녀의 발자취를 따르는 것은 늘 굉장한 영광"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박인비는 "누군가의 기록을 이기려는 이유로 골프를 하지는 않는다"라며 박세리의 기록을 크게 의식하지는 않는다고 강조했다.
LPGA KIA 클래식 우승상금 적힌 피켓 든 박인비
현재로서는 오는 7월 열리는 도쿄올림픽이 박인비를 움직이게 하는 원동력이다.
그는 "저에게 좋은 동기는 올림픽"이라며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딴 데 이어 올해 열리는 도쿄올림픽에도 국가대표로 출전하려고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인비는 "스스로 '올림픽이 없다면 내가 여기 있을까?'라는 질문을 하고 있다"며 "저에게 확실히 좋은 동기"라고 덧붙였다.
세계랭킹 4위로 오는 6월 정해지는 올림픽 출전 명단에 포함될 가능성이 큰 박인비는 "안전하다고는 할 수 없지만, 목표에 가까워지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그는 "올 시즌 가장 큰 목표는 올림픽 출전권 확보"라며 "6월 초까지 계속 꾸준하게 좋은 모습 보여드리고 싶고, 다음 우승도 빨리 나오면 좋을 것 같다"고 기대했다.
하지만 올림픽이 아니어도 동기부여가 되는 것은 많다며 "KIA 클래식에서 번번이 여러 차례 기회를 잡고도 우승하지 못했는데, 이번에는 꼭 우승하고 싶었다. 이런 것들도 동기를 유발한다"고 말했다.
LPGA KIA 클래식 우승해 기아자동차도 받은 박인비
박인비는 한국에서 두 달 넘게 겨울을 보내고 이번 대회로 LPGA 투어에 복귀했다.
아직 완벽하지 않다고 느끼는 상태에서 우승까지 해서 "미스테리하다"고 생각한다는 박인비는 "공을 치는 것이나 퍼팅, 치핑 모두 약간씩 조정을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복귀 첫 주여서 완벽하게 만들려고 노력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다만 남편인 남기협 코치의 도움으로 잃어버렸던 자신의 스윙을 되찾았다며 "지금은 분명히 저의 스윙을 하는 느낌이 든다. 남편이 항상 저와 함께 있고 빨리 수정할 수 있게 됐다"고 기뻐했다.
초저금리에 경기부양책 겹치면서 OECD 회원국 사상 최고 수준 뉴질랜드는 최대 23%까지 오르면서 “집 구하기가 악몽같다” 북미·유럽도 과열 조짐…일부 국가 대출 규제 나섰지만 역부족
전세계 부자나라들의 집값이 저금리와 경기 부양책에 힘입어 급증하면서 과열 위험이 높아지고 있다. 뉴질랜드 크라이스트처치에서 매물로 나온 주택. 크라이스트처치/AP 연합뉴스
전세계 부자나라들의 집값이 급등하고 있지만 주택시장 과열을 막을 수단이 마땅하지 않아 각국 정부가 고심하고 있다.
세계 주요국이 코로나19 충격에서 벗어나기 위해 막대한 자금을 쏟아붓고 금리도 최저 수준으로 낮춘 여파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들의 집값이 지난해 3분기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고 미국 <월스트리트 저널>이 28일 보도했다. 연간 집값 상승률도 약 5%로 지난 20년 사이 최고치였다.
미국의 지난해말 기존 주택 판매 가격은 중간값 기준으로 한해전보다 13% 상승했고 거래량도 14년만에 최고를 기록했다. 미국보다 경기 회복세가 약한 유럽의 집값 상승세도 만만치 않다. 네덜란드의 경우 공급 부족 여파로 집값이 2019년에 6.9% 올랐는데, 지난해에는 이보다 더 높은 7.8%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덴마크의 경우는 대출 수수료를 뺀 순수 이자가 마이너스로 떨어지면서 지역에 따라 집값이 연 5~10%씩 상승하자, 중앙은행이 최근 과열을 경고했다. 카르스텐 빌토프트 중앙은행 부총재는 “이런 상승세가 장기적으로 지속 가능하지 않다는 것이 명백하다”고 지적했다. 티프 매클럼 캐나다 중앙은행 총재도 지난달 집값이 연율로 환산하면 17% 상승한 것으로 나타나자 시장 상황을 면밀히 주시하겠다고 밝혔다.
오스트레일리아의 집값도 계속 오르지만, 시드니의 경우 주택 담보대출 신청이 줄지 않고 있다. 대출 알선 업체 쇼어파이낸셜의 크리스천 스티븐스 신용 자문역은 최근 대출 신청 처리 기간이 며칠에서 한달 이상까지 늘었다며 “대출 문의가 이렇게 쇄도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뉴질랜드의 경우 지난 2월 집값 상승률이 한해 전보다 23% 상승하자, 정부가 대출 기준을 강화하는 등 규제에 나섰다. 이 나라 최대 도시 오클랜드에서 자동차로 4시간 거리의 지역에 사는 샘 힌들(29)은 입찰 방식의 주택 구매 경쟁에서 6번 떨어진 뒤 친구 집을 넘겨받았다며 “집 구하기가 악몽 같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각국 정부는 마땅한 주택시장 과열 해소책을 찾지 못하고 있다. 집값을 잡는 데는 금리 인상이 효과적이지만 경제가 코로나19 충격에서 아직 완전히 벗어나지 않아 금리를 올리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대출 기준 강화가 거의 유일한 대응책이지만, 이 정도로는 역부족이라고 신문은 지적했다. 신기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