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중 캐나다대사관 재판 방청 요청 불허…26국 외교관 현장에

중국 외교부 "국가 기밀사안 비공개, 비난받을 이유 없어" 주장

 

짐 닉켈(오른쪽) 주중 캐나다대사관 대사대리와 윌리엄 클라인 미국대사관 대사대리가 코브릭 재판이 열리는 베이징 법원 앞에서 취재진에게 말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중국에서 캐나다인에 대한 간첩혐의 재판이 비공개로 진행되자 서방국가들이 "투명한 절차"를 촉구하며 강력 반발했다.

22일 CNN 방송과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이날 중국 베이징에서 전직 캐나다 외교관인 마이클 코브릭에 대한 재판이 비공개로 열렸다.

주중 캐나다대사관은 재판 방청을 요청했으나 불허됐다.

코브릭은 2017년 이후 중국에서 민감한 정보를 훔쳤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같은 캐나다인으로 대북 사업가인 마이클 스페이버도 코브릭에 정보를 제공한 혐의로 비슷한 시기에 체포돼 기소됐다.

주중국 캐나다대사관의 짐 닉켈 대사대리는 "코브릭 재판의 방청을 요청했지만 접근이 거부됐다"면서 "재판 절차가 투명하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캐나다를 지원하기 위해 미국과 영국, 체코, 네덜란드, 오스트리아, 독일 등 26개 국가에서 28명의 외교관이 법원 앞에 나왔다.

윌리엄 클라인 주중국 미국대사관 대사대리는 취재진과 만나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코브릭과 스페이버의 사례를 마치 미국 시민의 일처럼 다룰 것"이라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다른 외교관은 "우리는 연대를 보여주기 위해 여기에 왔다"고 말했다.

코브릭의 재판에 앞서 지난 19일 열린 스페이버에 대한 재판도 비공개로 진행됐다.

스페이버에 대한 재판 역시 캐나다 대사관은 방청을 시도했으나 거절당했다. 이에 캐나다 대사관은 국제조약 및 양자협정에 어긋난다며 투명성이 결여된 것이라고 비판했다.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스페이버의 비공개 재판일에 "재판이 투명하지 않게 비밀리에 진행되고 있다는 것이 실망스럽다"면서 투명성 부족을 "절대로 용납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중국 정부는 국가안보 관련 사안이라 재판을 공개할 수 없다는 입장을 재차 밝혔다.

화춘잉(華春瑩)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국가 기밀과 관련한 사안이기 때문에 관련 법에 따라 비공개 재판을 하는 것은 비난받을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화 대변인은 "캐나다가 일부 중국 주재 외교관들을 규합해 중국의 법에 따른 사건 처리에 이래라저래라하는 것은 중국 사법주권에 대한 난폭한 간섭으로 중국은 이를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일부 국가 외교관들에게 중국 사법주권에 대한 간섭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코브릭과 스페이버는 2018년 12월 중국 대기업 화웨이의 멍완저우 부회장이 미국의 요청으로 캐나다에서 체포된 직후 중국에서 구금되면서 보복성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중국 외교부의 화 대변인은 캐나다가 미국의 공범 역할을 했다면서 "우리는 캐나다가 멍완저우 여사를 즉각 석방할 것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중국이 구금중인 캐나다인 석방을 촉구하는 시위

스프링캠프 자체 연습경기 출전 투구수 77개 완벽투

 

류현진. 레이크랜드/USA투데이 연합뉴스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34·토론토 블루제이스)이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개막을 앞두고 몸 상태를 완전히 끌어 올렸다.

류현진은 22일(한국시각) 미국 플로리다 더니든서 진행 중인 토론토 스프링캠프 연습경기에 등판해 5이닝 동안 삼진 5개를 잡으며 무실점하는 완벽투를 펼쳤다. 총 투구수도 77개를 기록해 정규리그 실전 급으로 늘렸다.

지난 16일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와의 시범경기서 4이닝 4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하며 승리 투수가 된 류현진은, 내달 2일 정규리그 개막을 앞두고 투구 이닝을 점점 늘려가며 시동을 걸고 있다. 이제는 바로 개막전 선발 투수로 투입돼도 손색이 없을 정도.

시범경기가 아닌 자체 연습경기에 출전한 것은 불필요한 전력 노출을 피하기 위한 구단 쪽의 전략으로 풀이된다고 현지 언론은 분석하고 있다. 특히 이날 시범경기 상대였던 뉴욕 양키스와는 정규리그 개막전에서 맞붙기 때문에 더더욱 류현진을 노출할 이유가 없는 것.

엠엘비닷컴은 “찰리 몬토요 토론토 감독이 개막전 선발을 확정하지는 않았지만, 류현진이 계획대로 맞춰가고 있다”고 그의 개막전 선발을 예측했다. 류현진과 개막전 맞대결이 예상되는 양키스의 에이스 게릿 콜은 이날 시범경기에 등판해 5이닝 8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했다. 이정국 기자

 

유럽공장들 생산 차질에 EU가 수출제한 추진

 

 

영국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의 코로나19 백신 확보를 놓고 벌이는 영국과 유럽연합(EU) 간 갈등이 수출 제한으로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말 완료된 브렉시트 이후 코로나19 백신 접종에서 각자의 이익을 최대화하려는 백신 민족주의가 작용한 결과로 보인다.

유럽연합이 네덜란드 공장에서 생산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수출하라는 영국의 요구를 거절했다고 21일 <로이터> 통신 등이 유럽연합 당국자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네덜란드 레이던에 위치한 이 공장은 하청 제약사 ‘할릭스’가 운영하는 곳으로, 아스트라제네카가 유럽연합과 영국에 공급하기로 한 코로나19 백신을 생산한다.

또다른 유럽연합 당국자는 “영국은 네덜란드 할릭스 공장에서 생산된 원료 의약품을 자국으로 보내야 한다고 주장하는데, 그렇게 되진 않을 것”이라며 “할릭스가 생산한 백신 물량은 유럽연합으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유럽연합과 영국 양쪽에 공급키로 한 계약을 무시하고 네덜란드에서 생산된 백신을 유럽연합에만 보내겠다는 것이다.

이런 움직임은 영국도 마찬가지다. 옥스퍼드 바이오메디카와 코브라 바이오로직스가 영국에서 운영하는 공장 2곳은 유럽연합에도 백신을 공급하기로 계약돼 있으나, 아직 보내지 않았다. 한 유럽연합 관계자는 “영국은 아스트라제네카와 공급 계약을 맺으며 자국에 백신이 충분히 공급될 때까까지 수출을 막는 조항을 담은 것으로 안다”고 <로이터>에 말했다.

양쪽 갈등은 올 초부터 시작됐다. 지난 1월 영국계 아스트라제네카가 유럽연합에 애초 약속했던 백신 공급 목표를 지키지 못할 것이라고 통보했고, 실제 공급량은 애초 1분기 약속량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3천만 회분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영국은 유럽연합에서 생산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가장 많이 공급받은 국가로, 총 4200만 회분 중 1000만 회분을 받아갔다. 유럽과 영국에 있는 공장 중 유독 유럽공장들에 생산 차질이 빚어졌는데, 유럽연합은 이런 불균형의 배후에 영국 당국이 있다고 본다.

백신 접종률이 훨씬 높은 영국이 백신 보급에서 미묘한 태도를 보이자, 유럽연합도 지난 17일 수출 규제 카드를 꺼내 들었다. 이날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 집행위원장은 “유럽연합에 백신을 판매하지 않으면서 백신 접종률이 유럽연합보다 높은 나라들에 대한 백신 수출 제한을 강화할 수 있다”며 유럽연합 조약 122조의 발동을 준비하라고 지시했다. 지식재산권과 특허를 포기하고, 백신의 역외 수출을 금지할 수 있도록 허용한 조항이다. 국제 통계 누리집인 아워월드인데이터 자료를 보면, 19일 기준 영국의 백신접종률은 42%에 이르지만, 유럽연합 국가들은 주로 10%대에 머물고 있다.

영국의 벤 월러스 국방부 장관은 21일 <스카이 뉴스> 인터뷰에서 “유럽연합 집행위원회의 태도를 전 세계가 지켜보고 있다”며 계약을 지키지 않으면 유럽연합에 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현준 기자

 

한국화학연, 생분해 플라스틱 이용해 개발
숨쉬기 편하고 반복사용 가능한 기술 도입
논문 <어드밴스트 사이언스> 표지로 실려

 

한국화학연구원 연구팀이 100% 자연분해되면서 숨쉬기 편하고 반복 사용 가능한 마스크 필터를 개발했다. 연구논문이 국제학술지 '어드밴스트 사이언스' 표지로 실렸다. 한국화학연구원 제공

 

한국 연구진이 100% 자연분해되면서 숨쉬기 편하고 반복 사용도 가능한 새로운 생분해 마스크 필터를 개발했다.

한국화학연구원의 황성연 바이오화학연구센터장 연구팀은 22일 “한 달 안에 퇴비화 조건에서 100% 자연분해되면서 기존 마스크 필터의 단점까지 보완해 숨쉬기 편하고 여러 번 사용할 수 있는 엔95(N95) 성능의 신개념 생분해 마스크 필터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마스크의 겉감, 안감, 귀걸이는 면 소재로 만들 수 있지만 필터는 현재 플라스틱 빨대 소재와 같은 폴리프로필렌으로 만들어져 흙에서 썩지 않는다. 또 기존 마스크는 대부분의 시중 제품들이 채택하고 있는 정전기 필터 방식과 체로 걸러내듯 물리적으로 입자를 거르는 방식 가운데 하나를 채택하고 있다. 정전기 방식은 습기에 취약해 오랜 시간 반복해 쓰기 어렵다는 문제가, 체 방식은 숨쉬기가 힘들다는 한계가 있다.

일반적인 석유계 마스크필터 제작(왼쪽)과 생분해성 마스크필터 제작 원리(오른쪽). 한국화학연구원 제공

연구팀은 이들 문제를 모두 해결했다. 우선 대표적 생분해 플라스틱인 폴리부틸렌 숙시네이트(PBS)를 자체 기술력으로 튼튼하게 보완한 다음, 이를 가느다란 나노 섬유와 마이크로 섬유 형태로 뽑은 뒤 섬유들을 겹쳐 부직포를 만들었다. 이 부직포를 자연에서 추출한 키토산 나노위스커로 코팅해 최종 필터를 완성했다.

나노 섬유에 마이크로 섬유를 겹침으로써 체 방식의 단점인 숨쉬기를 보완하고, 키토산 나노입자인 키토산 나노위스커를 코팅해 바이러스나 미세먼지 등이 잘 달라붙도록 했다. 키토산 나노위스커는 양전하를 띠어 음전하인 바이러스나 미세먼지를 잘 걸러낸다. 정전기 방식이 아니어서 여러 번 사용할 수 있다.

연구팀이 개발한 필터는 공기중 2.5마이크로미터(㎛) 사이즈의 미립자(바이러스, 미세먼지 등 외부물질)를 98.3% 차단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 시중에 판매되고 있는 제품인 엔95(N95=KF94) 필터에 해당하는 성능이다.

연구팀은 또 마스크 사용 뒤 쓰레기 분해 실험에서 필터가 퇴비화 토양에서 28일 안에 생분해되는 것을 확인했다. 퇴비화 토양 조건이란 동물·식물의 사체와 분뇨 등을 흙 속에 묻으면 미생물에 의해 분해되는 과정에 미생물이 분해 산물을 섭취해 증식하면서 열을 발생시키는데, 그 과정에서 온도가 약 50~80도까지 상승하는 조건을 말한다.

연구팀의 연구 성과는 국제학술지 <어드밴스드 사이언스> 3월호에 표지논문으로 실렸다. 이근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