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친 트위트 없는 청정한 아침”…백악관이 달라졌다

● WORLD 2021. 2. 13. 08:36 Posted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만6천여건…언론인·세계인에 트위터 공해 안겼던 트럼프 악습 사라져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경기부양안에 대한 국민들의 지지도가 높다는 점을 보여주며 의회에 조속한 처리를 촉구하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트윗. 트위터 화면 갈무리.

 

“백악관이 정상으로 돌아왔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20일 취임한 뒤 3주를 넘기면서 미 언론은 이런 평가를 내놓고 있다. 바이든이 코로나19와 인종 차별, 이민 등 여러 정책에서 뿐만 아니라 대통령직 수행 방식에서도 전임자인 도널드 트럼프와 뚜렷한 대조를 이루며 ‘정상의 회복’을 보여주고 있다는 것이다.

사라진 대통령의 트위터 공해

바이든 취임과 동시에 ‘트럼프 트위터’로부터의 해방이 찾아왔다. 전세계인들은 지난 4년간 매일같이 거짓과 증오, 분노, 비난, 공격, 선동으로 가득한 트럼프의 트위트 공해에 시달려야 했다. 바이든이 대통령이 되면서 이런 스트레스는 사라졌다. 트럼프가 1월6일 지지자들의 의사당 난입 사태 이후 트위터 계정이 중지된 탓도 있지만, 트위터 계정이 있어도 점잖게 사용하는 바이든이 뒤를 이었기 때문이다.

트럼프의 트위터를 모아놓은 인터넷 사이트 ‘트럼프아카이브’ 집계를 보면 트럼프는 임기 4년 동안 리트위트를 포함해 총 2만6242건의 트위트를 쏟아냈다. 하루 평균 약 18건이다. 반면, 바이든은 취임 뒤 대통령 공식 트위터 계정에 하루 5~7개 정도의 트위트를 올리고 있다. 바이든 트위트는 주로 의회에 코로나19 대응 경기부양안의 조속한 처리를 촉구하거나, “가족과 이웃, 나라를 위해 마스크를 착용하라”거나 최근에 했던 대외정책 연설 동영상 등, 트럼프에 비하면 지루하다 싶은 메시지들이다. 바이든을 “슬리피 조”라고 부르거나, 자신을 비판하는 정치인들을 “하류 인생”이라고 하는 등 트럼프 트위터를 채웠던 경멸, 비하, 분열적인 메시지는 바이든 트위터에서는 찾아보기 힘들다. 기자들은 하루에도 몇 번씩 ‘오늘은 무슨 사고를 쳤나’라며 미국 대통령의 트위터를 체크하는 유쾌하지 않은 습관에서 풀려났다.

스티브 이스라엘 전 하원의원(민주당)은 <더 힐>에 “민주당과 공화당 양쪽 사람들이 ‘오늘도 미친 트위트로 격앙될 것이라는 느낌 없이 아침에 일어난다는 게 얼마나 청정한가’라고 말한다”며 “바이든 대통령에 동의하지 않는 사람들조차 최소한 우리가 정상으로 복귀했다고 말한다”고 전했다. 

젠 사키 미국 백악관 대변인이 9일 정례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키 대변인은 조 바이든 대통령이 취임한 1월20일 첫 브리핑을 시작으로 매주 월~금요일 정례 브리핑을 하고 있다.

친절해진 대변인

트럼프 대통령 시절, 그의 트위터는 깜짝 소식들을 최초로 전파하는 뉴스 플랫폼이었다. 초대 국무장관 렉스 틸러슨을 비롯한 고위 인사들의 해고 통보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첫 정상회담을 취소하겠다’는 중대 발표도 모두 그의 트위터를 타고 전세계로 퍼졌다. 트럼프는 또 백악관 마당에서 전용헬기 마린원에 오르기 전 기자들과의 장시간 문답을 나누며 직접적으로 뉴스의 주인공이 되기를 즐겼다. 하지만 바이든 취임과 동시에 미국 대통령의 소통 방식도 트럼프 이전 시절로 돌아갔다. 바이든은 트위터로 깜짝 발표를 하는 것도, 헬기 프로펠러 소음 속에 선 채로 기자들과 장시간 문답을 나누는 것도 선호하지 않는다.

바이든은 대신 대변인이라는 공식 창구의 역할을 되살렸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서 백악관 공보국장과 국무부 대변인을 지낸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바이든이 취임하던 1월20일 저녁 첫 브리핑을 시작으로 매주 월~금요일 일일 브리핑을 하고 있다. 트럼프 시절 새라 샌더스 대변인은 브리핑을 띄엄띄엄하다가 출입기자들과 마찰을 빚은 뒤로는 아예 브리핑룸에 나타나지 않았고, 후임인 스테퍼니 그리셤 대변인은 9개월 재임 기간 동안 단 한 번도 공식 브리핑을 하지 않았다. 백악관 뿐 아니라 국무부와 국방부도 일일 언론 브리핑을 되살렸다.

사키 대변인은 ‘대통령 전용기의 색깔을 어떻게 새로 꾸밀 것이냐’부터 ‘미얀마 사태에 미국이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 등에 이르기까지 다종다양한 기자들의 질문에 매일 응대하고 있다. 일반 국민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올린 ‘바이든은 어떤 맛 아이스크림을 가장 좋아하느냐’는 질문에 “초코칩 아이스크림”이라고 답해주는 등 친근한 백악관의 입이 되려 여러 시도를 하고 있다. 백악관은 ‘다음 주의 주요 일정’도 미리 공개해 예측 가능성을 높여주고 있다.

사키 대변인이 코로나19(앤서니 파우치 국립알레르기·감염병연구소장), 기후변화(존 케리 기후특사), 인종 평등(수전 라이스 백악관 국내정책위원장), 대외정책(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등 주제별로 핵심 당국자를 동석시켜 그에게 브리핑의 주빈 자리를 넘겨주는 모습도 자주 볼 수 있다. 몇 달 전까지 바로 그 자리에서 트럼프는 코로나19 관련 브리핑에 직접 나서서 ‘살균제 인체 주입’ 등 비과학적 발언을 쏟아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미국프로미식축구(NFL) 결승전인 ‘슈퍼 볼’이 열리던 지난 7일 저녁 해외에서 근무중인 미군들과 통화를 했다며 자신의 트위터에 올린 사진.

정상 찾은 대통령의 시간

트럼프 시절 논란의 대상 중 하나는 대통령의 비공식 개인 시간인 ‘이그제큐티브 타임’이었다. 대외적으로 공개되지 않은 시간에 트럼프가 무얼 하고 지내는지에 관한 것이었다. 트럼프는 이 시간에 주로 관저에 머물면서 <폭스 뉴스>를 시청하거나 트위트를 날리고 측근들에게 전화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바이든 대통령의 시간은 참모들에 의해 좀더 계획된 형태로 짜여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의 일정은 주로 ‘문고리 3인방’인 론 클레인 백악관 비서실장, 애니 토마시니 오벌오피스(대통령 집무실) 운영국장, 애슐리 윌리엄스 오벌오피스 운영 부국장이 짠다고 <폴리티코>가 보도했다. 바이든은 매일 ‘대통령 정보 브리핑’을 받고, 코로나19 상황에 대한 진전 상황을 보고받으며, 일정과 정책 메모 등이 포함된 ‘일일 브리핑 북’을 읽는다고 한다.

바이든은 특정 사안에 대해 보고서를 읽고 핵심 참모들과 상의한 뒤 외부의 전문가들과 토론하는 스타일이라고 측근인 크리스 쿤스 상원의원(민주당)은 설명한다. 바이든의 전화통화 또한 참모들이 짠 목록에 따라 이뤄진다. 트럼프처럼 갑자기 “아무개 연결해!”라고 소리치는 상황은 드물다는 것이다. 바이든은 백악관 방문자 기록도 분기별로 공개할 예정이다. 오바마 시절 시행했다가 트럼프 때 없애버린 것을 되살리는 것이다.

백악관전환프로젝트의 테리 설리번 사무총장은 “이게 바로 정상적인 대통령의 시간 사용으로 돌아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손녀인 나오미가 지난 1일 눈 쌓인 백악관 경내를 뛰노는 ‘퍼스트 독’ 챔프와 메이저의 모습을 트위터에 올렸다. 트위터 화면 갈무리

 달라진 업무 외 시간

업무 이후의 시간 사용에서도 바이든은 전임자와 큰 차이를 보인다. 바이든은 2월 첫번째 주 밤에 백악관 공보팀 사무실에 ‘퍼스트 독’인 메이저와 함께 예고 없이 방문해 기자들이 무엇에 관심있는지 직원들과 대화했다고 한다. 백악관 공보국장 케이트 베딩필드는 “바이든은 언제나 디테일을 원하고 자기 사람들로부터 직접적으로 듣고 싶어하는 사람이다. 백악관에 들어와서도 그 점은 바뀌지 않았다”고 <NBC> 방송에 말했다. 다만 백악관은 코로나19로 인해 대면 회의는 줄이고 화상회의로 진행하고 있다.

바이든은 대부분의 주말을 골프장에서 보낸 트럼프와도 대조를 이룰 것으로 보인다. 역시 골프광인 버락 오바마는 8년 재임 동안 라운딩을 333회, 트럼프는 4년 동안 약 300회 했다. 바이든도 고향인 델라웨어주에 두 개의 골프장 멤버십을 가질 정도로 골프를 즐기던 시절이 있었다. 하지만 2011년 당시 오하이오 주지사 존 케이식은 오바마·바이든과 라운딩을 한 뒤, 이듬해 공화당 전당대회에서 “바이든은 나한테 골프 잘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가 말하는 다른 것들과 마찬가지로 그건 사실이 아니다”라고 말한 바 있다. 바이든이 골프장을 찾더라도 그 횟수는 전임자들보다 훨씬 적을 것으로 보인다.

바이든이 취임 뒤 첫 일요일인 1월24일 워싱턴 시내의 성당에서 미사를 보고 그의 가족 차량 행렬이 ‘콜 유어 마더’라는 베이글 맛집을 들른 일은 소셜미디어에서 얘깃거리가 됐다. 트럼프가 재임 중 워싱턴에서 백악관 외부의 식당을 이용한 것은 트럼프호텔의 스테이크 하우스 뿐인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황준범 특파원

음력 설, 세계는?…4월· 8월· 9월이 새해인 곳도 있다

● 토픽 2021. 2. 13. 08:29 Posted by 알 수 없는 사용자

종교 문화권 따라 설 명절 시기 다양
동남아 4월, 이슬람 8월, 유대인 9월

 

한 해를 시작하는 설은 연중 가장 큰 명절 가운데 하나다. 하지만 문화권에 따라 설을 기념하는 시기와 방식은 다양하다.

양력을 쓰는 지구촌 대부분의 나라들은 1월1일에 새해 맞이 기념행사를 하지만, 한국처럼 오래전부터 음력을 써온 나라들은 오늘날에도 여전히 음력 설 명절을 함께 지낸다.

음력 설 명절을 지내는 나라는 주로 중국을 비롯한 중화권 국가들이다. `춘제'로 불리는 중국의 음력 설은 한 해 중 가장 큰 명절로 공식 휴일은 3일이다. 하지만 대체근무 등의 형식으로 휴일을 이어붙여 대개 일주일을 쉰다. 인도네시아에서는 `임렉', 베트남에서는 `뗏', 몽골에서는 `차강사르'라고 부른다.

일본도 예전에 음력 설을 쇴으나 메이지유신 이후 양력설로 바뀌었다. 

이슬람국가들은 8월에 이슬람력(히즈라력) 새해를 맞는다. 이슬람력 역시 음력을 기반으로 하는데, 1년이 대략 354일이다.

예언자 무함마드가 메카를 떠나 메디나로 옮겨 간 서기 622년 7월16일이 이슬람력(히즈라력)의 원년 첫날이다. 지금은 지난해 8월20일에 시작된 이슬람력 1442년에 해당한다. 이슬람력 기준 새해(1443년)는 8월9일에 시작된다. 이슬람력은 현재 우리가 쓰고 있는 태양력(그레고리력)보다 1년이 10일 정도 짧기 때문에, 설 명절 날짜가 매년 크게 다르다.

과거 페르시아 제국에 속했던 이란 등 서아시아와 중앙아시아에서는 매년 춘분에 새해맞이 축제를 열었던 전통이 남아 있다. 이를 `노루즈'라고 부른다. 이는 페르시아의 종교였던 조로아스터교가 춘분을 새해 첫날로 삼은 데서 비롯된 관습이다. 이란과 아프가니스탄에서는 지금도 춘분 축제가 가장 큰 새해맞이 명절로 간주된다고 한다. 하지만 다른 중앙아시아 나라들에서는 신년 행사가 아닌 봄 축제로 성격이 바뀌었다. 

이란의 전통 설 명절인 ‘노루즈’ 행사. 위키미디어 코먼스

동남아시아에서는 음력에 기반한 힌두력의 설 전통이 있다. 타이에서는 4월13일부터 3일 동안 새해맞이 축제 `송끄란'이 열린다. 송끄란은 산스크리트어 `산크란디'(이동, 변경이란 뜻)에서 유래한 말이다. 미얀마, 라오스 등 동남아 다른 나라들에서도 같은 기간 축제가 열린다. 인도에서는 지역에 따라 3월과 4월에 힌두력의 새해를 축하하는 행사가 있다. 인도네시아는 양력 새해(1월), 음력 새해(2월), 힌두력 새해(3월), 이슬람력 새해(8월)를 모두 공휴일로 지정해 기념하고 있다.

유대인들은 9월에 태양태음력인 유대력의 새해 명절을 맞는다. 로쉬 하샤나(`해의 머리'란 뜻)라는 이름의 이 명절은 하나님이 인간을 창조한 날을 기념한다는 뜻을 담고 있다. 곽노필 기자

 

거목의 나이테, 태양의 시간 1000년 밝혀낸다

● 토픽 2021. 2. 13. 08:23 Posted by 알 수 없는 사용자

나무 속 탄소동위원소 14로 태양 활동 추정
태양 활동 정도에 따라 나이테 굵기 달라져
옛 건물 목재 분석해 969~1933년 주기 재구성

 

나이테로 본 지난 1000 년 동안의 태양 활동 (파란색, 흰색은 오류 간격), 망원경 관측을 통한 흑점 기록(오른쪽 빨간색)은 400년 미만이다. 배경의 태양 사진은 전형적인 11 년 주기 변화를 보여준다. ETH 제공

 

태양은 11년에 한 번씩 극대기와 극소기가 반복되는 활동 주기를 갖고 있다. 이를 발견한 독일 천문학자의 이름을 따 슈바베주기라고도 부른다. 그런데 우리가 알고 있는 태양 주기는 불과 25번째 밖에 되지 않는다.

태양 주기를 판단하는 근거인 흑점의 변화를 관측해온 역사가 그만큼 짧기 때문이다. 인류가 태양 흑점을 관측할 수 있게 된 것은 17세기 초반 갈릴레오 갈릴레이가 망원경을 발명하면서부터다.

그런데 망원경 없이도 태양활동을 추적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 나이테를 분석하면 된다. 나무는 사계절 변화를 겪으면서 1년에 한 개씩의 나이테 고리를 형성하는데, 태양 활동 정도에 따라 그 굵기가 달라진다. 따라서 이것들을 모아보면 나이테에 담긴 연도의 태양 활동 정도를 추정할 수 있다. 수령이 오래된 나무라면 공식 주기 계산 이전의 태양활동도 추적 가능하다.

영국 브리스톨동물원에 있는 한 나무의 나이테. 위키미디어 코먼스

스위스 취리히공대(ETH)가 중심이 된 국제 공동연구진이 새로운 방법으로 나이테를 분석해 조사한 태양활동 주기를 발표했다. 연구진은 영국과 스위스에 보관돼 있는 나이테 기록들을 조사했다.

대기중에는 탄소 원자 1조개당 1개꼴로 방사성 탄소(탄소동위원소14)가 있다. 이 방사성 탄소의 반감기는 5730년이다. 따라서 나이테 속의 방사성 탄소 수를 세어보면, 그 나이테가 생길 당시 방사성 탄소의 대기중 농도를 추정할 수 있다.

방사성 탄소는 태양계 바깥 먼 우주에서 날아온 고에너지 우주 입자(우주선)가 대기중에서 만들어내는 물질이다. 태양의 자기장은 이 우주선이 지구에 오지 못하도록 막는 방패 역할을 한다. 따라서 태양 활동이 강력할수록 광합성 과정에서 나무가 흡수하는 탄소동위원소14의 양도 적어진다. 나이테 안에 탄소동위원소14가 적으면 태양 활동이 더 높다는 걸 뜻한다. 

2012년에 관측한 태양 흑점들. 흑점 수는 태양 활동의 정도를 판별하는 지표다. 태양 활동이 활발해질수록 흑점 수가 늘어난다. 위키미디어 코먼스

문제는 탄소동위원소14의 양을 측정하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라는 점이다. 1980~1990년대에 가이거 계수기가 개발돼 나왔지만 이를 이용하려면 많은 재료와 시간이 필요하다. 연구진은 가속기질량분석법(Accelerator Mass Spectrometry, AMS)이라는 좀 더 새로운 방법으로 이 문제를 해결했다. 가속기를 통해 서로 질량이 다른 탄소동위원소들을 분리해내는 이 방법을 이용하면 단 몇시간만에 더 정확하게 측정이 가능하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연구진은 이 방법을 이용해 서기 969년부터 1933년까지의 태양 활동을 1년 단위로 재구성할 수 있었다. 슈바베 주기를 서기 1천년까지 확대한 것이다.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나무는 소나무과에 속하는 캘리포니아의 므두셀라 나무로, 수령이 5천년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캘리포니아 당국은 나무 보호를 위해 위치를 비밀에 붙이고, 사진도 공개하지 않고 있다. 사진 속의 나무는 캘리포니아의 다른 고목 소나무다. 위키미디어 코먼스

나이테를 이용해 태양활동의 역사를 추적하려면 반드시 오래된 나무가 있어야 할까?

미국 캘리포니아에는 해발 3000m 이상 고지대에 수령이 5천년에 가까운 므두셀라나무가 있다. 소나무의 일종인 이 나무의 나이테를 분석하면 5천년 전의 태양활동까지도 살펴볼 수 있다.

하지만 나이테 분석을 위해서라면 굳이 살아 있는 나무를 해칠 필요는 없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에서 현존하는 목조 건물에 쓰인 고대 목재를 분석 재료로 썼다. 예컨대 분석 대상 가운데 하나인 영국 세인트알반스수도원은 11세기에 건축된 건물이다. 연구진은 영국과 스위스의 11개 건물에서 13개의 목재를 분석했다.

연구진에 따르면 현재 확보할 수 있는 나이테는 1만4천년 것까지 가능하다. 이런 나무는 거의 화석에 가까운 상태이지만 아직 분석할 수 있는 탄소는 풍부하게 남아 있다고 한다. 연구진은 다음 목표는 가속기질량분석법을 이용해 1만4천년 전 나무의 탄소동위원소14를 측정하는 것이다. 그것이 성사되면 마지막 빙하기 말기의 태양활동도 재구성할 수 있다.    곽노필 기자

 

정보(Information) + 감염병(Epidemic) = 인포데믹
‘미신 파괴자’팀 운영한 WHO 고군분투에도 안사라져
공공방역 저해하는 잘못된 정보 확산…불안·불신 조장

 

“사람들이 ‘시궁창에 살면 페스트에 걸리지 않는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과학적인 근거가 무엇이냐’ 묻지 않고 ‘가까운 시궁창이 어디냐’고 물었을 것이다.”

『세계사를 바꾼 전염병 13가지』의 저자 제니퍼 라이트는 중세를 공포로 몰아넣었던 페스트(흑사병)가 창궐하던 시기의 사회 분위기를 이렇게 묘사했습니다.

■ 질병이 아닌 공포가 우리를 지배할 때

지금처럼 전염병에 대한 정확한 원인을 알지 못했던 중세에는 질병에 대한 두려움과 과학적 지식의 결여, 대중의 공포심을 이용하는 일부 세력들이 터무니없는 치료법을 내놓았습니다. 극단적인 치료법들은 종교적 열정에 기반을 둔 것이 많았는데요. 다수의 대중은 문에 십자가를 새겨 역병이 지나가기를 바랐는데 이는 아주 얌전한 치료법에 속했죠. 14세기 이후 네덜란드에선 자신을 채찍질하면서 신에게 용서를 구하는 사람들이 많았다고 합니다. 온몸에서 선혈이 흐를 때까지 자신을 채찍질하면서 알몸으로 돌아다녔다고 해요. 이마저도 타인에게는 해를 끼치지 않는 치료법이었습니다.

일부 광기 어린 종교인들은 유대인이 우물에 역병을 풀며 돌아다닌다는 유언비어를 널리 퍼뜨렸습니다. 1349년 2월 독일 슈트라스부르크(현 프랑스 스트라스부르)에선 무려 900명의 유대인이 불에 타 죽었습니다. 같은 해 마인츠에서는 하루에만 6천명의 유대인이 살해당하는 등 총 2만명 이상이 학살됐고요. 교황 클레멘스 6세는 반유대주의 폭동을 막기 위해 유대인에게 역병의 책임을 묻는 사람은 악마의 거짓말에 넘어간 것으로, 학살을 멈춰야 한다는 칙령을 발포했습니다만 아직도 세계시민 중 일부는 페스트가 유대인에 의해서 퍼졌다고 믿는 사람들이 존재합니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

■ 우리가 싸우는 건 질병인가 가짜뉴스인가

우리는 이렇게 잘못된 질병의 원인과 처방이 공동체에서 널리 퍼지는 현상을 2003년 사스(급성 호흡기 증후군·Severe Acute Respiratory Syndrome) 이후 인포데믹(Infodemic)이라고 부릅니다. 정보(Information)와 감염병(Epidemic)의 합성어입니다. 처음 용어를 만든 사람은 존스홉킨스 블룸버그 보건대학원의 데이비드 로스코프(David J. Rothkopf)였습니다. 그는 인포데믹을 “일부의 사실을 두려움, 추측, 소문과 뒤섞여 현대 정보기술을 타고 전 세계로 빠르게 퍼져나가 국제경제와 정치, 심지어는 안보까지 위협한다”고 정의했습니다. 중세 시대에 페스트가 창궐할 때에는 질병의 원인을 알지 못했기 때문에 인류의 공포에 기반을 둔 거짓 소문이 횡행했다지만, 질병의 원인(바이러스)과 염기서열까지 정의되는 현재까지도 ‘거짓말’은 여전히 두려운 존재임이 틀림없습니다.

세계보건기구(WHO)의 수장 테드로스 아드하놈 게브레예수스 사무총장도 코로나19가 전 세계로 퍼져나가던 2월 중순께 독일 뮌헨에서 보안 전문가들과 만나 코로나19와 관련된 가짜뉴스에 대해 “코로나19 바이러스보다 더 빠르게, 그리고 더 쉽게 퍼져나간다”며 “우리는 단지 에피데믹(질병)과 싸우고 있는 것이 아니라, 인포데믹과도 싸우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세계적인 감염병 유행과 같은 보건상 위기 상황에서 이러한 인포데믹이 방역 당국의 조처를 무력화하고, 인류의 건강을 위협할 수 있다고 판단한 WHO는 ‘미신 파괴자(Myth Busters)’라는 팀을 꾸렸습니다. 이 팀은 WHO 홈페이지에 코로나19와 관련해 잘못된 지식과 인포데믹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공유하는 코너를 만들어 정보를 공유하고 있죠.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 하이드록시 클로로퀸이라는 미신

WHO 미신 파괴자가 반박하는 미신은 30개 정도인데 대표적인 것이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이하 클로로퀸)을 먹으면 코로나19를 예방·치료하는 효과가 있다”는 주장입니다. WHO는 클로로퀸에 대해선 “말라리아 치료제로서 코로나19 치료제로 가능성을 연구했던 적이 있지만 최근 데이터로는 이 약이 입원한 코로나19 환자의 사망률을 낮추거나, 증상을 완화하는 효과는 없었다. 의료진의 도움 없이 복용할 경우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국내에는 아직도 클로로퀸이 코로나19 치료 효과가 있다고 믿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본인도 코로나19에 감염돼 치료를 받았던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게임 체인저’라고 클로로퀸을 ‘게임 체인저’라고 추켜세웠기 때문일까요? 물론, 사회정치적 영향력이 큰 사람이 잘못된 정보를 말하는 것의 파급효과는 큽니다. 그리고 그러한 잘못된 주장 뒤에는 ‘과학적인 근거가 있는 것처럼 보이는’ 연구들이 있었습니다.

클로로퀸의 효능과 관련해서도 생물학 실험 결과가 있었죠. 2020년 2월4일 세포 연구 저널인 셀 리서치(Cell Research)에 게재된 실험 논문에서 연구진은 클로로퀸이 코로나바이러스가 세포에 침투하고 질병을 유발하는 것을 막는다고 주장했습니다. 한국에서도 이러한 논문 결과를 우리말로 번역해 공유하면서 클로로퀸으로 코로나19를 예방하고 낫게 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이는 실험실에서 배양된 세포를 대상으로 확인한 내용으로 인체에 똑같이 적용할 수는 없는 반쪽짜리 ‘결론’에 불과했습니다.

중국과 프랑스에선 실제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시험 결과를 발표한 연구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허술하게 설계된 실험으로 유의미한 결과를 도출했다고 보기 어렵다는 지적이 학계에서 나왔습니다. 연구진이 연구대상으로 포함한 환자는 42명으로 이 중 26명에게 클로로퀸을 처방했는데, 샘플 수가 너무 적고 통제 변인이 제대로 설정되지 않은 허술한 연구였다는 겁니다. 과학 실험과 논문 작성의 오류나 결점이 없는지 감시하고 철회된 논문의 사례를 모아 게시하는 매체 ‘철회감시’(Retraction Watch)는 해당 논문에 대해 “국제 연구단체들의 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하는 연구로 저널에서 철회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꼬집었습니다. 중국에서 실시됐던 연구도 환자들이 클로로퀸뿐만 아니라 다른 약을 함께 처방받은 것으로 알려져 정확한 효능을 입증하기에는 부족했습니다. 

스페인 마드리에서 집회 참가자가 “백신 반대, 5G 반대, 마스크 반대”라는 구호가 적힌 손팻말을 들고 있다. AP 연합뉴스

■ 미신 파괴자가 싸우는 미신들…

이 밖에도 눈에 띈 파괴돼야 할 미신을 몇 가지만 더 살펴볼까요?

“5세대(G) 모바일 네트워크가 코로나19를 전파할 수 있다.”

한국에선 상대적으로 거의 믿는 사람이 없었지만 미국과 영국, 호주와 같은 곳에선 실제로 5G 인터넷이 코로나19를 전파할 수 있다고 믿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그들은 코로나19 유행 중에 각지에서 건설되는 5G 네트워크 시설이 코로나19를 전파하기 위한 것이라는 ‘음모론’을 믿었습니다. 일부 지역에선 5G 시설 건설을 반대하는 집회시위가 일기도 했고요. 이에 대해, WHO는 “코로나19는 감염된 환자가 기침하거나 말할 때 나오는 비말을 통해 감염되거나, 비말에 오염된 물체를 만진 손으로 입이나 얼굴을 만질 경우에만 감염될 수 있다”며 “바이러스는 전파나 무선 네트워크를 통해서 전파되지 않는데, 5G 인터넷망이 없는 국가에서도 감염환자가 발생하고 있는 사실이 이를 방증한다”고 설명했습니다.

“마늘을 먹으면 코로나19를 예방할 수 있다.”

한국에선 유튜브 영상에서 한의사와 목사가 출연해 코로나19에 감염된 뒤 고춧대’를 끓여서 차로 마신 뒤 증세가 호전됐다는 주장을 하면서 시골에 노인들이 고춧대를 사고파는 ‘어이없는’(웃기고 아픈)일이 벌어졌는데요. 실제로 인터넷 블로그 등에는 고춧대를 끓여 먹는 방법 등이 공유됐고, 온라인 판매처도 늘어났습니다. 식약처와 전문가들은 고춧대가 코로나19를 예방한다는 아무런 근거가 없다고 했지만 인포데믹에 감염된 사람들은 믿음을 거두지 않았습니다. 코로나19 유행 초기에는 고춧대가 아닌 마늘을 끓여 먹으면 코로나19를 예방할 수 있다는 가짜뉴스가 돌았습니다. 세계적으로 사스가 유행했을 때에도 한국에서 상대적으로 감염환자가 적게 발생한 것과 관련해 ‘마늘이 많이 들어간 발효식품 김치를 먹어서’라는 설명이 대중의 설득력을 얻었던 것을 떠올리면 자연스러운 귀결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보다 훨씬 앞선 중세 시대에 흑사병이 돌았을 때도 ‘마늘이 감염을 막아준다’고 믿는 사람들이 많았었거든요. 하지만 WHO는 “마늘은 항균 식품으로 건강에 좋은 것은 맞지만 코로나19 바이러스로부터 우리를 지켜준다는 증거는 없다”고 밝혔습니다.

“메탄올(공업용 알코올), 혹은 표백제를 마시면 코로나19를 예방·치료할 수 있다”

미신 파괴자들은 이 주장은 특히 매우 위험하다고 경고했습니다. WHO는 “알코올과 표백제는 물질 표면에 묻은 바이러스를 죽이는 데 쓰기는 하지만 강한 인체 독성이 있어 마시면 장애나 죽음에 이를 수 있다”며 “이것들은 당신의 몸속에 있는 바이러스를 죽이는 효과가 없고, 내장을 파괴할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1백만명이 넘는 확진자가 나오고 사망자가 6만명에 이르렀던 이란에선 2020년 2월 20일에서 4월6일 사이에 728명이 메탄올을 마시고 알코올 독성에 노출돼 목숨을 잃었습니다. 이란 보건국이 발표한 내용을 보면 위 기간 5011명이 메탄올이 코로나19 치료 효과가 있다고 믿고 마셨고 이 중 90명은 시력을 잃었습니다.

5G 통신망, 마늘, 메탄올 외에도 미신 파괴자는 매운 고추의 효능, 모기와 집파리에 의한 코로나19 전파, 소금물로 코 씻기의 코로나19 예방 등은 효과가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WHO가 다루진 않았지만 한국의 한 교회에서 ‘코로나 부적(?)’을 나눠주려다 철회한 일도 있었습니다. 

세계보건기구(WHO) 누리집 갈무리.

■ 인포데믹 확산의 고리를 끊자

위기소통(Risk Communication) 전문가인 게서 에델스버그는 이와 관련해 “실제 공공의 영역과 온라인 상에선 영향력이 있는 ‘네티즌’이나 ‘파워 블로거’ 같은 사람이 대중에게 미치는 영향력이 세계적으로 권위가 있는 WHO보다 결코 작지 않다”고 지적합니다.

건강이나 질병과 관련해 대중으로부터 신뢰받는 인물의 비공식적인 게시글과 메신저를 통해 전달되는 메시지는 WHO, 질병관리청과 같은 방역 전문기관이 내놓는 메시지의 영향력을 능가합니다. 메시지의 정확성과 상관없이 말이죠. 사회적·정치적으로 영향력이 있는 인물들이 의과학적인 사실을 정확하게 전달해 준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현실에선 그렇지 않은 경우가 너무 많습니다. 이러한 인포데믹의 가장 큰 해악은 공공의 방역을 저해한다는 데 있습니다.

WHO는 이와 관련해 ‘인포데믹 고리 끊기’를 제안합니다. “개인이 코로나19와 관련해 접하는 정보는 방대하지만 이 정보 중 잘못된 것들도 많다. ‘미신 파괴자’를 확인하고, 잘못된 정보를 접할 때 재확산에 기여하지 않는 노력을 해야 한다.”

코로나19와 관련된 미신(Myth)들, 아직도 믿고 계십니까? 이재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