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버라이어티 지, 표지 기사로 BTS 현상 다루며 다각도 조명

기생충이어 BTS 성공 한국이 창의력의 새 중심 가능성 신호

BTS의 정치적 영향력도 주목팬들, 글로벌 시민권 감각 키워

 

미국의 유명 연예 잡지 '버라이어티'(Variety)가 빌보드 싱글 차트 1위에 오른 방탄소년단(BTS)'주식회사'에 빗대며 "BTS가 세계를 차지할 것"이라는 미국 음악산업 종사들의 전망을 소개했다.

버라이어티는 1'BTS와 팬클럽 아미(ARMY)는 음악 산업을 어떻게 바꿨는가'라는 제목의 커버 스토리(표지 기사)를 게재했다.

버라이어티는 BTS가 창출하는 경제적 가치를 "BTS 주식회사"(BTS Inc.)의 성과로 비유하면서 "영화 '기생충'의 오스카상 수상에 이어 BTS의 세계적인 성공은 한국이 창의력의 새로운 중심이 될 수 있다는 신호"라고 평가했다.

이 매체는 디지털 플랫폼을 통한 BTS와 팬들의 소통, 관련 콘텐츠 등은 "서양의어느 아티스트도 성취하지 못한 것"이라며 "BTS의 성공은 (미국) 음반 회사가 가수의 팬층을 만들고 유지하는 방법을 다시 생각하게끔 했다"고 전했다.

게펀 레코드 사장을 지낸 닐 제이컵슨은 버라이어티에 "이제는 아티스트가 팬들에게 직접 말할 수 있는 방법이 생겼다""이런 구조가 (BTS에는) 엔진이 되면서 히트곡이 더 많은 히트곡을 만들어내고 있다"고 진단했다.

소니 레코드 임원이자 BTS '다이너마이트'(Dynamtie)의 보컬 프로듀서를 맡은 제나 앤드루스는 "노래와 춤에서 BTS와 같은 아티스트를 본 적이 없다""BTS가 세계를 차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캐스린 로프턴 예일대 종교학 교수는 BTS와 팬들의 끈끈한 유대감은 "단합과 참여, 공동체의 기쁨" 등을 특징으로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BTS의 정치적 영향력에 대해서도 주목했다.

BTS와 소속사 빅히트엔터테인먼트는 지난 6'흑인 목숨도 소중하다'(Black Lives Matter·BLM) 운동에 100만달러를 기부했다.

그러자 '아미'도 같은 금액을 모으는 '매치 어 밀리언(Match A Million) 캠페인을 벌여 100만달러 이상의 성금을 모아 BLM 운동단체에 전달한 적이 있다.

캔디스 엡스 로버트슨 노스캐롤라이나대 조교수는 "BTS 노래 가사와 긍정적인 내용이 단순하게 들릴지 모르지만, 수백만 명의 팬들에게는 글로벌 시민권에 대한 감각을 키우는 토대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BTS, 두 번 째 경복궁 무대경회루에서 반짝인 '소우주'

NBC '지미 팰런쇼' 넷째날 퍼포먼스밤하늘 '아미' 로고

 

그룹 방탄소년단(BTS)'소우주'(Mikrokosmos)를 열창하는 동안 경회루 위 밤하늘에 '아미(방탄소년단 팬)'를 상징하는 로고가 새겨졌다.

방탄소년단이 경복궁 근정전에 이어 경회루에서도 특별한 무대를 펼쳤다. 미국 NBC 프로그램 '더 투나잇 쇼 스타링 지미 팰런'(팰런쇼)을 통해서다.

방탄소년단은 2일 오후(한국시간) 방송된 팰런쇼에서 지난해 발매한 '맵 오브 더 솔 : 페르소나' 미니앨범 수록곡 '소우주'를 불렀다. 팰런쇼가 닷새간 특별 편성한 'BTS 위크'의 넷째 날 무대다.

국보 제224호인 경회루에 선 방탄소년단 멤버들은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감미롭게 '소우주'를 열창했다.

밤하늘 아래 경회루가 불을 밝히고, 연못에 비친 누각 그림자가 어우러져 한 폭의 그림 같은 풍경이 연출됐다. 노래 말미에는 '아미'를 상징하는 로고가 CG를 통해 하늘에 빛으로 수놓아진 뒤 방탄소년단의 상징 로고로 바뀌었다.

방탄소년단은 지난달 29일에는 한복을 재해석한 무대 의상을 입고 경복궁 근정전 앞에서 '아이돌'(IDOL) 무대를 선보여 화제가 됐다.

방탄소년단은 닷새간 예정된 'BTS 위크'를 통해 지난달 29일부터 매일 다른 퍼포먼스를 공개해왔다. 게임과 인터뷰 등을 통해 유쾌한 매력도 보여줬다.

한편, 방탄소년단은 미국 로스앤젤레스(LA) 돌비 시어터에서 오는 14일 열리는 '2020 빌보드 뮤직 어워드(BBMA)'에 출연해 '다이너마이트'를 부른다.

빌보드 뮤직 어워즈는 미국 3대 음악 시상식 중 하나로, 방탄소년단은 2017년부터 4년 연속 출연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이들은 올해 '톱 듀오/그룹''톱 소셜 아티스트' 2개 부문 수상 후보에도 올라 있다. 연합뉴스



14일 태양-지구-화성 일직선상에 놓여

지구서 6200km가장 가까운 행성

 

망원경으로 관측한 화성 사진들. 사진 출처=universetoday.com.

 

밤하늘을 구경하는 사람들에게 10월은 화성을 관측하기에 좋은 달이다. 화성이 가장 밝게 빛나는 때이기 때문이다. 해가 진 뒤 동쪽 하늘을 보면 밝게 빛나는 화성을 볼 수 있다.

화성은 태양과 지구, 화성이 일직선이 될 때 가장 밝게 빛난다. 이는 태양과 달이 지구를 가운데 두고 서로 반대쪽에 일직선상으로 있을 때 가장 밝은 보름달이 되는 것과 같은 이치다.

화성이 태양을 한 바퀴 도는 데는 지구일 기준으로 687일이 걸린다. 따라서 태양-지구-화성이 일직선상에 놓이는 때는 26개월마다 돌아온다. 그때가 이번 10월이다.

화성이 지구 반대쪽에서 태양과 일직선상에 있을 때의 겉보기 지름 비교. 단위 표시인 각초()3600분의 1도를 가리킨다. 올해보다 더 크게 보이는 화성을 보려면 15년을 기다려야 한다. Credit: Pete Lawrence/skyatnightmagazine.com서 재인용

 

14일 밤 가장 밝아더 밝은 화성 보려면 15년 기다려야

화성은 현재 지구에서 가장 가까운 행성이 됐다. 6200km 거리까지 다가왔다. 가장 멀 때가 37천만km에 이른다는 점을 고려하면 엄청나게 가까워졌다고 하겠다. 올해보다 더 가까워진 화성을 구경하려면 2035년까지 기다려야 한다.

지구와 화성은 각기 타원 궤도를 돌기 때문에 지구와 일직선상에 있을 때도 거리는 그때마다 다르다. 화성의 공전 궤도에서 태양과의 거리가 가장 멀 때(원일점)24920km, 가장 가까울 때(근일점)2670km. 화성은 지난 83일 근일점을 지났다. 지구와는 106일에 가장 가까워진다.

8일 후인 1014일 지구와 화성은 태양을 기준으로 일직선상에 놓이게 된다. 망원경 관측시 밝은 지역은 사막지대, 어두운 지역은 암석지대라고 보면 된다. 극지방의 흰색은 만년설이다.

102일 저녁 하늘 예상도. 출처=충주고구려천문과학관 웹사이트

이태형 충주고구려천문과학관 관장에 따르면 지난 주말 이후 화성은 목성보다 더 밝아졌다. 이 관장은 과학관 뉴스레터를 통해 "추석 연휴 기간인 102일 저녁에는 달이 화성 옆에 보이면서 저녁 하늘을 화려하게 빛낼 것"이라고 말했다. 화성은 이날 저녁 7시에 뜨고, 10분 뒤 그 뒤를 따라 둥근 달이 떠오른다. 달이 동쪽을 향해 공전하기 때문에 밤이 깊어지면서 달은 점점 더 화성과 가까워진다. 화성은 14일을 정점으로 다시 어두워져 1031일부터는 다시 평소처럼 목성보다 어두운 천체로 돌아간다. 곽노필 기자


, 34t급 핵 추진 아륵티카취역

지구온난화로 북극 항로 상업가치 증가

중국과 미국도 쇄빙선 건조 경쟁 가세

 

새로 취역한 러시아 최신 핵 추진 쇄빙선 아륵티카의 모습. 러시아 삼색기 색깔로 배가 도색이 되어 있다. 로스톰 누리집

 

지난 22일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현존하는 세계 최대 크기 쇄빙선 아륵티카’(북극)가 길이 173m, 34m 크기의 몸체를 드러내며 물살을 갈랐다. , , 백 러시아 삼색기 색깔로 도색한 아륵티카(배수량 33450t)는 동력원으로 소형 원자로 2개를 탑재하고 있으며, 두께 2.9m 얼음을 깨며 항해할 수 있다. 이날 상트페테르부르크 주지사 게오르기 폴탑첸코는 북극은 우리의 것이다. 우리는 이를 증명했다고 자랑스럽게 말했다고 미국 <CBS> 방송은 전했다.

아륵티카는 북극해에 있는 러시아령 제믈랴프란차이오시파 제도에서 쇄빙 능력을 시험한 뒤 러시아 최서북단에 있는 쇄빙선 운용 거점 도시 무르만스크로 2주간 항해할 예정이다. 아륵티카라는 배 이름은 1977년 북극점에 도달했던 최초의 쇄빙선 아륵티카에서 따왔다. 러시아 정부는 새 아륵티카를 건조하기 위해 약 370억루블(5560억원)을 투입했다. 러시아는 세계에서 유일한 핵 추진 쇄빙선 보유국이며, 현재 40척 이상 쇄빙선을 보유하고 있다.

러시아는 부동항이 부족한 특수한 사정 때문에 전통적으로 쇄빙선 보유에 적극적이었던 나라다. 쇄빙선은 얼음을 깨거나 밀어내면서 빙하로 덮인 바닷길을 열어주는 역할을 한다. 화물선이 연중 북극해를 통과하려면 쇄빙선이 길을 열어줘야 한다.

지난 22일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무르만스크로 출발한 쇄빙선 아륵티카 갑판에 있는 헬리콥터 이착륙장의 모습. 상트페테르부르크/타스 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정부가 최근 더 쇄빙선 건조에 매달리는 이유는, 역설적으로 지구 온난화 때문이다. 지구 온난화로 북극 빙하가 녹고 있어 북극해를 통한 항로를 상업적으로 이용할 수 있게 됐다. 배로 유럽에서 아시아로 갈 때 북극해를 통과하면 수에즈 운하를 통과하는 기존 남쪽 항로보다 30%가량 거리가 단축된다. 러시아는 쇄빙선을 대거 보유해 북극 항로에서 우위를 차지하려 한다. 러시아 국영 원자력 기업이며 아륵티카를 운용하는 로사톰의 북해항로국장인 뱌체슬라프 룩샤는 연중 북쪽 바다 항로를 안전하게 항해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 현대적 쇄빙선 선단 구축은 우리 나라의 전략적 목표라고 말했다. 러시아는 아륵티카와 동급의 배를 4척 더 취역시킬 예정이다. 러시아는 여기에 그치지 않고 길이 209m, 47.7m에 이르는 배수량 69700t ‘리데르급쇄빙선도 지난 7월부터 만들기 시작했다. 또한 북극에는 미국 지질조사국에 따르면 약 4120억배럴의 석유와 가스가 매장되어 있는 것으로 추정될 만큼 자원도 풍부하다.

중국 선전에서 촬영된 중국 쇄빙선 쉐룽2의 모습. 중국 선전시 누리집

북극해와 영해를 전혀 접하지 않는 중국도 쇄빙선 건조에 적극적이다. 중국은 북극 연구를 위해 1993년 우크라이나에서 쇄빙선 쉐룽을 구입했다. 지난해에는 중국 자체적으로 처음 제작한 쇄빙선 쉐룽2가 취역했다. 쉐룽2호는 배 양쪽 끝 방향에서 얼음을 깰 수 있다. 중국은 2013년에는 북극권 국가인 노르웨이, 덴마크, 러시아, 미국, 스웨덴, 아이슬란드, 캐나다, 핀란드 8개국으로 구성된 북극 이사회에 옵서버로 참여했다. 2018년에는 발표한 북극 백서에서는 중국은 북극권 국가는 아니지만 북극권 근접 국가라는 논리를 들고나왔다. 북극 빙하가 녹으면서 중국은 앞으로 러시아 영해를 통과하지 않고도 공해를 통해서 북극 항로를 이용할 수 있을 전망이다.

쇄빙선 건조에 소극적이었던 미국도 최근에는 태도를 바꿨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6북극과 남극 지역에서 미국 이익 수호라는 각서에 서명했다. 각서는 2029년까지 미국 정부가 대형 쇄빙선 최소 3척을 건조하고 쇄빙선 운용 거점을 미국 내 2곳과 국외 2곳에 만든다는 내용이다. 현재 미국이 보유 중인 쇄빙선은 2척뿐인데 그나마 대형으로 분류되는 쇄빙선은 건조된 지 40년이 넘은 폴라스타한척뿐이다. 조기원 기자

 


증시 상승 힘입어 빠른 회복 예상한 ‘V형 회복득세했다가 힘잃어

코로나19 충격 깊어지면서 장기 침체 뜻하는 W형과 U형 주목받아

양극화 뜻하는 K형도 주목경제회복 촉진 위해선 양극화 완화 관건

 

미국 뉴욕 주식거래소에 미국 국기가 걸려 있다. 미 증시는 폭락 뒤 빠른 상승세를 나타내 브이(V)형 회복의 전형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뉴욕/AP 연합뉴스

          

아프리카를 제외한 전세계 대부분의 지역에서 코로나19 상황이 확연한 2차 확산기에 접어들면서, 세계 경제 전망도 다시 어두워지고 있다. 코로나19 추세에 따라 경제 전망이 낙관과 비관 사이를 오가는 것은 지난 9개월 동안 반복된 현상이다. 이런 현실은 브이(V), 더블유(W)형 등 전문가들이 그동안 내놓은 경기 예측 전망 중 어떤 전망이 떠오르고, 어떤 전망은 힘을 잃었는지 추적해보면 한층 선명하게 드러난다.

영미권의 많은 전문가들이 코로나19 확산 초기에 내놓은 전망은 알파벳 브이(V)의 모양에 비교되는 급격한 침체 뒤 빠른 회복이었다. 하지만 코로나 바이러스를 잡는 게 생각만큼 쉽지 않고 실물경제의 타격도 심각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이런 낙관적 전망은 힘을 잃었다. 이를 대신해, 경기가 일시 반등한 뒤 재차 하락하며 이중 바닥을 거치는 더블유(W)형 경기 침체와 상당 기간 경기가 바닥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유(U)형 경기 침체를 경고하는 목소리들이 주목받았다.

이와 함께 경제 전반의 침체 속에 일부 부문만 회복되는 양상도 뚜렷해졌다. 8월 이후 주목받기 시작한 중국 부유층의 소비 회복, 미국 몇몇 거대 기술기업의 나홀로 실적 호조’, 노동시장 양극화가 대표적인 예다. 이런 현상을 표현한 경제 양극화 전망이 이른바 케이(K)형 회복 전망이다.

이렇듯 시간이 지날수록 부정적인 전망이 부각되고 있지만, 코로나19 초기부터 전문가들 사이에서 가장 우세한 경기 전망은 장기 침체(U형 회복) 전망이었다. <로이터> 통신이 지난 4월말 경제 전문가 4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 결과를 보면, 미국 경제가 장기 침체를 거칠 것이라는 예측을 내놓은 전문가가 22명으로 가장 많았다. 브이형 회복을 예상한 이는 10, 더블유형 회복을 예상한 이는 5명이었다.

5개월이 지난 현재 이들 중 과연 누구의 예측이 가장 현실에 부합할까? 장기 침체 또는 이중 바닥형 침체 예상이 주요국 경제 상황을 더 잘 설명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침체 뒤 급격한 회복 전망이나 회복세의 양극화를 예상하는 전망도 경제의 세부 상황을 이해하는 데는 유용한 측면이 있다.

주가 폭락세를 빠르게 만회해 브이(V)형 회복의 대표적인 모습을 보인 미국 증시의 다우존스산업평균 지수 추이 그래프. <CNN> 누리집.

 V형 회복 전망

브이형 회복 전망은 세계 경제가 1분기(1~3)2분기 초반 침체를 겪은 뒤 코로나19 충격에서 벗어나고 하반기부터 과거 수준을 찾아가리라는 낙관 섞인 전망이다. 가장 먼저 직격탄을 맞은 중국 경제가 2분기에 3.2%의 성장세를 기록했지만, 약간의 시차를 두고 봉쇄에 들어간 유럽과 미국의 심각한 상황이 더 부각되면서 낙관적 전망은 설자리를 잃었다.

국제통화기금(IMF)의 세계 경제 전망도 부정적 전망을 뒷받침했다. 통화기금이 지난 46일 내놓은 올해 세계 경제 성장률을 보면, 세계 전체로는 -3.0%, 선진 경제는 -6.1%, 개도국의 경우는 -1.0%였다. 624일 발표된 수정 전망치는 이보다 훨씬 나빴다. 세계 경제와 선진 경제의 성장률 전망치는 각각 -4.9%-8.0%로 떨어졌다. 개도국 성장률도 4월 전망보다 2%포인트 떨어진 -3.0%로 예상됐다.

하지만 브이형 회복이 맞아떨어진 분야도 있다. 미국 경제 주간 <포브스>는 최근 경제 전 부문이 영구적인 축소 과정을 겪고 있어 브이형 회복을 기대하기 어렵지만,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공격적인 정책이 직접 영향을 끼친 분야에서는 빠른 회복세가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투자등급 회사채 수익률이나 미국 주식시장이 대표 사례다. 미국 회사채와 주식의 가격은 3월말까지 곤두박칠을 쳤지만 4월 이후 빠르게 회복했다.

<CNN>무디스 애널리틱스가 산출한 미 경제 정상 회복 지수추이.

W형 회복 전망

침체 뒤 회복하는 듯 하다가 다시 침체에 빠지는 이중 바닥형 경기 전망은 6~7월께 미국, 브라질, 인도의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특히 주목받았다. 전세계 산업계 동향을 보여주는 구매관리자지수(PMI)를 집계하는 영국 정보 업체 아이에이치에스(IHS) 마킷7월치 세계 경영 속보에서 그동안 제기되던 브이형 회복 가능성이 줄고 이중 바닥의 침체(더블유형 경기 순환) 위험이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세부 분야별로는 미국의 상업 부동산 시장이 이중 바닥 뒤 침체 양상을 보이는 분야로 꼽혔다. ‘전미 부동산투자회사(리츠) 협회의 캘빈 슈누어 수석 부사장은 최근 경제전문 방송 <CNBC>에 출연해 상업 부동산 중 소매업 관련 부동산의 경우 두번째 바닥을 겪은 뒤 회복하는 양상이 보인다고 지적했다. 상반기의 봉쇄 국면에서 크게 위축됐다가 회복되는 양상을 보였고, 코로나19 재확산 여파로 다시 어려움에 빠진 뒤 서서히 회복 국면에 들어설 것이라는 예상이다.

전형적인 유(U)형 장기 침체 국면을 보여주는 미국 극장가의 매출액 추이. 지난 1~2월 주당 1억달러를 상회하던 매출액이 3월말 바닥 수준으로 떨어진 이후 좀처럼 늘지 않고 있다. <CNN> 뉴스 사이트.

 U형 회복 전망

(U)형 회복 전망은 더블유형 전망보다 좀더 장기적인 시각이자, 침체기 중간의 일시적 회복에 큰 비중을 두지 않는 관점이다. <CNN> 방송이 무디스 애널리틱스와 함께 산출한 미 경제 정상 회복 지수를 보면, 923일 기준 상황은 2월말을 100으로 했을 때 80.7을 나타냈다. 이 지수는 41859.2를 기록한 이후 서서히 상승하고 있지만 회복 속도는 아주 완만하다.

이 지수를 구성하는 여러 요소 가운데 전형적인 장기 바닥세를 보여주는 지표로는 극장의 영화 입장권 판매액 추세가 있다. 3월말 대부분의 극장이 문을 닫으면서 8월까지 바닥을 기록한 판매액은 9월초 살짝 느는 듯 싶다가 다시 바닥으로 떨어졌다. 언제 끝날지 모를 침체의 전형을 보여준다.

미국의 고용 상황도 과거의 장기 추세에 견줘 보면, 깊은 침체 양상으로 볼 수 있다. 실업률이 4~5월에 무섭게 치솟은 뒤 꾸준히 하락한 덕분에 고용 상황이 좋아진 듯 보이지만, 과거 상황과 비교하면 여전히 심각하다. 일시적 급등과 하락이 고용시장의 진짜 심각성을 감춘 셈이다. 노동경제학자인 에런 소저너 미네소타대학 경영대학원 교수는 최근 “919일까지 27주 연속으로, 미국의 주별 신규 실업수당 신청자 수가 1967년 통계 작성 이후 2776주 동안 기록한 최고치를 계속 상회하고 있다며 고용 악화가 각 가정에 끼칠 충격이 오래 지속될 것으로 우려했다.

중국 정부의 경기 부양책에 힘입어 부유층의 사치품과 자동차 구매가 급격히 늘고 있다. 27일 베이징에서 열린 자동차 전시회에서 관객들이 고급차를 둘러보고 있다. 베이징/AP 연합뉴스

K형 회복 전망

다른 전망들과 달리, 애초부터 경제 전체가 아니라 부문 또는 계층별 양상에 초점을 둔 전망이다. 코로나19가 취약계층에서 더 많은 희생자를 낳은 것처럼, 경기 부양책의 혜택이 모든 부문과 계층에 고르게 돌아가지 않는 현상이 곳곳에서 확인된다.

급격한 침체 이후 빠르게 개선되는 브이형 회복세의 대표 사례로 꼽히는 미국 주식시장도 업종별 양극화가 극심하다. <월스트리트 저널>이 집계한 지난 1월말 대비 921일의 업종별 시가총액을 보면, 기술 업종과 필수 소비재 업종은 시가총액이 17% 이상 오른 반면, 에너지 업종은 40%나 감소했다. 전기·가스·수도 업종과 금융 업종의 시가총액도 14~15% 줄었다.

주요 경제 가운데 홀로 회복세를 보이는 중국에서도 양극화는 확인된다. 정부의 경기 부양책이 투자와 건설 촉진에 집중되면서 그 혜택이 부유층에 집중됐다. 이에 따라 루이비통 등 외국 사치품 업체들의 2분기 매출이 두자리수 증가세를 기록했다. 고급 차의 5~6월 매출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5% 이상 늘었고, 고급 백화점들은 몰려드는 고객들을 주체하지 못해 입장객 수를 제한하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비슷한 현상은 미국 고용시장에서도 나타난다. 금융계 등의 전문직 인력은 재택근무 등을 통해 일자리를 유지하는 반면 판매원, 잡역부, 비서 등 현장 근무가 불가피한 노동자들은 일자리를 위협받는 양극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침체에 빠진 세계 경제가 어떤 경로로 회복할지는 누구도 장담하기 어렵지만, 회복 속도를 좌우할 관건이 양극화 완화에 있다는 것만큼은 분명해 보인다. 신기섭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