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여행 200개국서 현지 ‘재난문자’ 받는다

● COREA 2020. 9. 21. 05:47 Posted by 알 수 없는 사용자

SK텔레콤, 기상청과 협력해 자사 로밍고객에게 서비스

 

SKT는 기상청과 손잡고 200여국 방문자에게 현지 재난 정보를 제공하는 긴급 재난문자 알림 서비스를 개시했다고 20일 밝혔다. SKT.

            

해외 여행중에도 로밍한 이동전화기를 통해서, 현지의 긴급 재난정보를 문자로 받을 수 있는 서비스가 선보인다.

에스케이텔레콤(SKT)은 기상청과 협력해 200여개국 방문 내국인의 안전을 위해 현지 재난 정보를 제공하는 긴급 재난문자 알림 서비스'를 시작했다고 20일 밝혔다.

그동안 한국처럼 긴급 재난문자서비스를 운용하고 있는 일부 국가에서 현지 통신사가 보낸 재난정보를 받을 수 있었지만 대부분 영어나 현지어 문자였다.

이번 서비스는 SK텔레콤을 통해 로밍한 이용자가 방문국에서 자연 재난이 발생하면 재난 종류와 발생 시간, 재난 발생지의 위치 정보 등이 한국어로 발송되는 방식이다. 외교부 영사콜센터 긴급 연락처(+82-2-3210-0404)가 함께 발송돼 고객이 피해 신고나 구조 요청 등을 할 수도 있다. 발송대상인 자연재난은 지진, 화산분출, 지진해일 세 종류이다. 지진해일은 동남아 국가에서만 서비스 된다. 현지에서 로밍한 전화 전원을 켜면 자동작동하고, 로밍 요금과 무관하게 서비스된다.

SK텔레콤은 올 5월 일본과 대만을 시작으로 긴급재난문자 알림서비스를 시작했고, 20일부터 미국 등 세계 200여개 국으로 서비스를 확대했다.

SK텔레콤은 향후 문자 발송 시간을 단축하고, 지진·해일·화산분출 외에도 다양한 재난정보와 해당 지역의 의료·구조기관 정보도 추가할 방침이다. < 구본권 기자 >


환경부 · 전문가 등 기후변화 연구결과, 30년 뒤 홍수량 11.8% 증가 전망

올 장마때 면적강수량 예년의 1.7영산강·섬진강·낙동강 순 큰폭 늘어

 


지금 수준대로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경우 30년 뒤인 2050년께 일부 댐과 제방에서 홍수 피해가 4년마다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20일 환경부는 기후변화로 인한 장래 강수량과 홍수량 증가 정도를 전문가와 함께 검토한 결과라며 이렇게 밝혔다. 환경부는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기후변화 대비 수자원 적응기술 개발연구단을 꾸려 관련 연구를 해왔다. 연구엔 온실가스를 현재 수준으로 배출하는 시나리오(RCP 8.5)가 적용됐다.

우선 강수량은 21세기 초반(2011~2040)과 중반(2041~2070), 후반(2071~2100)에 각각 3.7%, 9.2%, 17.7% 늘어나는 것으로 전망됐다. 특히 21세기 후반엔 강수량이 41.3%까지 증가하는 연도가 있었다. 월별로는 9월 증가폭이 24.3%로 가장 컸고, 11월은 -0.6%로 줄어 계절 편차가 커질 것으로 보인다.

댐과 하천제방 등 홍수방어시설 설계에 참고하는 기본홍수량의 경우 2050년께 홍수량이 지금보다 11.8% 느는 것으로 전망됐다. 유역별로 편차가 컸는데 한강은 -9.5%로 조금 주는 반면, 금강 20.7%, 낙동강 27%, 영산강 50.4%, 섬진강 29.6%로 큰 폭으로 늘었다.

이에 따라 현재 100년에 한번 범람하는 것을 예상해 설계한 댐과 하천제방의 치수안전도(100년 빈도)2050년엔 최대 3.7년까지 급격히 낮아질 것으로 전망됐다. 온실가스 배출을 지금 수준으로 지속하면 기후가 변해 홍수로 인한 범람 주기가 2050년께 4년에 한번꼴로 잦아지게 된다는 것이다.

한편, 환경부는 지난 장마 기간(624~816) 면적강수량(유역 전체에 내린 강수량의 평균)을 분석한 결과, 전국이 840로 예년 4921.7배였던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특히 섬진강 유역은 1069를 기록해 예년의 2배 수준이었다. 환경부 관계자는 이 일대 유역에 내린 역대 가장 많은 강수량이며, 전북 남원과 광주의 강수량은 24시간 기준 364, 462로 확률적으로 500년 빈도를 상회하는 규모라고 설명했다. < 박기용 기자 >

‘한 경기 4골’ 손흥민 BBC 베스트11 선정

● 스포츠 연예 2020. 9. 21. 05:43 Posted by 알 수 없는 사용자

EPL 2라운드 케인 제치고 선정, 한 라운드 최다골 신기록에도 기여

 

4골의 폭발력을 선보인 손흥민(28·토트넘 홋스퍼)이 영국 <BBC>의 베스트 11에 올랐다. 손흥민에게 4개의 도움을 배달한 팀 동료 해리 케인은 뽑히지 않았다.

BBC21일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2라운드를 대상으로 한 가스 크룩스의 이주의 팀에 손흥민과 사디오 마네(리버풀), 도미닉 칼버트-르윈(에버턴)이 베스트11 공격수로 선정됐다고 전했다.

손흥민은 20일 사우샘프턴과의 원정 경기에서 해트트릭을 넘어 4골을 작렬해 토트넘에 시즌 첫 승리(5-2)를 안겼다. 20158월 토트넘에 입단한 손흥민의 첫 해트트릭이며 프로팀에서 세운 최다 득점 기록이다. 반면 손흥민에게 4개의 도움을 주었고 골까지 터트렸던 케인은 크룩스의 명단에 뽑히지 않았다.

축구 전문가인 크룩스는 전반에 터진 손흥민의 동점 골이 토트넘의 운명을 바꿨다. 이어진 경기는 정말 놀라웠다고 평가했다.

손흥민이 4골은 프리미어리그 한 라운드 전체 최다골 신기록 작성에도 기여했다. 외신은 프리미어리그 2라운드 10경기에서 총 44골이 터졌는데, 이는 20개 팀이 정착한 1995~1996시즌 이후 한 라운드 최다골이라고 보도했다.

손흥민은 아시아 선수의 프리미어리그 한 경기 최다 골 기록의 주인공도 됐다. 케인 또한 프리미어리그에서 한 경기에서 한 선수에게만 4개의 도움주기를 기록한 최초의 선수로 이름을 남기게 됐다. 손흥민의 신기에 가까운 골 폭풍이 몰고 온 여운이 길다. < 김창금 기자 >


사우샘프턴전 4골로 5-2 역전승, 해트트릭은 EPL 진출 이후 처음

 

토트넘의 손흥민(오른쪽)19일 열린 2020~2021 프리미어리그 사우샘프턴과의 경기에서 자신의 두번째 골을 성공시키고 있다. 사우샘프턴/AP 연합뉴스

           

해트트릭을 넘어선 4. 무서운 골 행진이었다.

손흥민(28·토트넘 홋스퍼)19일 영국 사우샘프턴의 세인트 메리스 스타디움에서 열린 사우샘프턴과의 2020~2021 프리미어리그(EPL) 2라운드 경기에서 4골을 터트리는 괴력을 선보이며 역전승(5-2)을 일궈냈다. 손흥민이 프리미어리그에서 해트트릭(3)을 기록한 것도, 4골을 넣은 것도 처음이다. 개막전 안방 경기에서 패배했던 토트넘은 골 가뭄 해소로 반전의 계기를 잡게 됐다.

손흥민의 폭발적인 스피드와 결정력이 빛을 발한 한판이었다. 더욱이 이날 전반 32분 상대의 대니 잉스에 선제골을 빼앗기며 기선을 제압당한 상태에서 손흥민이 역전의 발판을 마련하면서 팀의 확고한 주축임을 각인시켰다.

손흥민은 최전방의 케인과 협력 플레이로 득점기계의 면모를 과시했다. 출발은 전반 추가시간 동점골. 중앙 지역에서 어렵게 공을 지켜낸 탕기 은돔벨레가 왼쪽 전방으로 치고 가던 케인에게 공을 연결했고, 케인이 논스톱으로 골문 앞까지 공을 넣어주자 달려들던 손흥민이 맞춤하게 공을 간수한 뒤 동점골을 뽑아냈다.

손흥민의 골 폭풍은 후반에 이어졌다. 후반 시작 2분께, 이번에도 케인이 상대 진영에서 수비수 사이로 공을 빼주자, 재빠르게 파고든 손흥민이 골지역 정면에서 왼발슛으로 추가골을 터트렸다. 후반 19분 다시 한 번 손흥민이 득점하면서 해트트릭을 기록했다. 이번에도 케인이 단 한번에 공을 연결해주면서 득점 보조 역할을 했다. 침묵했던 조제 모리뉴 감독도 자리에서 벌떡 일어설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손흥민은 9분 뒤인 후반 28분 또 한 차례 골망을 가르며 4골 고지에 올랐다. 이어 케인이 후반 37분 추가골을 작렬시키면서 대량 득점에 성공했다. 사우샘프턴은 잉스가 막판 추격골을 터트렸지만 이미 승패는 난 뒤였다.

손흥민이 한꺼번에 네 골을 터트리면서 이번 시즌 골 행진에 대한 관심도 커졌다. 손흥민은 앞서 개막 에버트전(0-1), 유럽축구연맹 유로파리그 예선 플로브티프전(2-1)에서 골을 넣지 못했다. 하지만 이날 감각을 회복하면서 골 사냥에 시동을 걸었다.

토트넘은 가레스 베일 영입을 이날 발표했는데, 손흥민과 베일, 해리 케인을 잇는 모리뉴 토트넘 감독의 공격진 구상도 더 힘을 얻게 됐다. < 김창금 기자 >

 

인생 경기펼친 손흥민 엄청난 영광케인에 고마워

 

토트넘의 손흥민이 19일 열린 2020~2021 프리미어리그 사우샘프턴과의 경기에서 활약하고 있다. 사우샘프턴/AP 연합뉴스

     

‘4골 폭풍을 일으킨 손흥민(28)4골 모두를 도운 팀 동료 해리 케인에게 공을 돌렸다.

손흥민은 20(한국시간) 영국 사우샘프턴의 세인트 메리스 스타디움에서 열린 사우샘프턴과의 2020-2021 프리미어리그(EPL) 2라운드에 선발 출전해 1-1을 만드는 동점골을 넣은 것을 시작으로 총 4골을 연속으로 몰아쳐 토트넘을 5-2 승리로 이끌었다.

이로써 손흥민은 토트넘에 입단한 20158월 이후 5년 만에 EPL 경기에서 첫 해트트릭을 작성함과 더불어 자신의 정규리그 한 경기 최다 득점 기록을 세웠다. 손흥민의 이른바 '인생 경기'라고 할 만한 활약이었다.

하지만 손흥민은 자신이 아닌 케인이 이날 경기의 최우수선수(MOM)라고 말했다.

손흥민은 경기 직후 중계 방송사와의 인터뷰에서 "EPL에서 3골을 넣는 것은 엄청난 영광"이라면서도 "4번의 경이적인 어시스트로 내가 골을 넣게 해준 케인이 MOM으로 뽑혀야 한다"고 말했다.

손흥민과 케인은 6시즌째 호흡을 맞추고 있다. 손흥민은 "우리는 서로가 뭘 원하는지 이제 정확히 알고 있으며, 그라운드뿐 아니라 경기장 밖에서도 좋은 관계를 유지하려고 많이 노력하고 있다"면서 "케인과 앞으로 더 많은 것을 이뤄낼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경이적 4’, ‘엄청난 쇼손흥민 향해 현지 언론도 찬사

 

한국 축구의 '에이스' 손흥민(28·토트넘 홋스퍼)이 시즌 마수걸이 골을 포함, 멀티골을 폭발하며 본격적인 골 사냥의 시작을 알렸다. 연합뉴스

      

홀로 4골을 폭발하며 소속팀 토트넘 홋스퍼를 시즌 첫 승리로 인도한 손흥민(28)특급 활약에 현지 언론도 찬사를 보냈다.

손흥민은 19일 영국 사우샘프턴의 세인트 메리스 스타디움에서 열린 사우샘프턴과의 2020-2021 프리미어리그(EPL) 2라운드에 선발 출전해 1-1을 만드는 동점골을 넣은 것을 시작으로 총 4골을 연속으로 몰아쳐 토트넘을 5-2 승리로 이끌었다.

손흥민의 '광속 침투'와 절정의 골 결정력에 '단짝' 해리 케인의 정확한 어시스트가 더해져 해트트릭을 넘어선 '4골 폭풍'이 휘몰아쳤다.영국 공영방송 BBC 인터넷판은 "손흥민과 케인이 무대를 장악했다"면서 "이들은'텔레파시'라도 주고받은 듯한 완벽한 플레이로 사우샘프턴의 높은 수비라인을 부쉈다"고 평가했다.

영국 스카이스포츠는 "'손흥민이 4골을 몰아치는 경이적인 플레이를 펼쳤다"고 찬사를 보냈다.

대중지 '미러'"토트넘의 한국인 스타가 4골을 터뜨리는 엄청난 쇼로 자신의 가치를 제대로 증명했다"고 썼다.

글로벌 매체 EPSN"손흥민이 훌륭한 침투로 사우샘프턴의 수비 뒷공간을 허물었다"면서 "다른 선수가 아무리 엉망으로 뛰어도, 조제 모리뉴 토트넘 감독에게는 손흥민과 케인이라는 확실하게 의지할 수 있는 공격수가 있다"고 호평했다. 연합뉴스

 


성평등 ·인종차별모든 차별에 맞서 나는 반대한다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 미국 연방대법관이 세상을 떠나자, 19시민들이 워싱턴 연방대법원 앞에서 열린 추도식에서 긴즈버그 대법관의 사진과 촛불을 들고 그의 영면을 기원하고 있다. 워싱턴/UPI 연합뉴스

           

오늘날 여성이 직면한 고용 차별은 소수집단의 차별만큼 만연해 있지만 훨씬 교묘해 알아채기 어렵습니다. 성별에 따른 차별은 여성이 열등하다는 편견을 낳고 낙인으로 작용해 여성 보호란 미명하에 여성의 고소득 취업과 승진을 방해합니다. 이러한 차별의 결과로 여성의 사회 진출은 제약받고 여성은 늘 남성보다 낮은 지위에 머무릅니다.”

지난 18일 저녁 췌장암 합병증으로 세상을 떠난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 연방대법관이 1973프론티에로 대 리처드슨소송에서 변호인으로 한 변론의 일부다. ‘군인 가족들에 대한 혜택이 성별에 따라 달리 주어지는 것이 차별인지를 가리는 게 소송의 쟁점이었다. 긴즈버그는 여성에게 특혜를 달라는 게 아니다. 우리 목을 밟고 있는 그 발을 치워달라는 것뿐이라는 노예제 폐지론자 세라 그림케의 말을 인용하며 성차별이 인종차별과 다를 바 없음을 드러내 승소했다. 2020년 대한민국 법정에서 들어도 낯설지 않을 이 변론은 미국을 넘어 세계 여성 인권사에 한 획을 그은 명변론으로 기록됐다.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은 1993년 긴즈버그를 미국 역사상 두번째 여성 연방대법관이자, 첫번째 여성 유대인계 대법관으로 지명하면서 대법관 자리가 아니더라도 이미 역사 교과서에 실릴 만한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여성 인권 향상에 힘써왔음을 평가한 것이다. 하지만 지난 27년간 대법관으로 재직하는 동안 그의 공헌은 여성 인권 향상에만 국한되지 않았다. 이성 부부가 누리는 혜택을 동성 부부는 받을 수 없도록 한 결혼보호법이 위헌이라는 판결을 이끌어내는 등 성소수자 보호와 투표권, 이민, 사형제 등 다양한 의제에서 진보적인 목소리를 내며 미국 사법 역사에 뚜렷한 발자취를 남겼다는 평가가 나온다.

긴즈버그를 세상의 모든 차별에 맞서 인권을 추구한 인물로 만들어준 건 차별의 경험이었다. 그는 1933년 미국 뉴욕 브루클린의 유대계 가정에서 태어났다. 여성의 역할을 가사와 육아로 한정 짓고, 여성을 2등 시민 취급하던 시절이었다.

변호사가 되고자 진학한 하버드대 법대에서조차 차별에 직면해야 했다. 500명 중 여학생은 단 9. 교수들은 9명의 여학생들 면전에서 남자들의 자리를 빼앗고 있다고 노골적인 차별 발언을 쏟아냈다. 컬럼비아대 법대로 옮긴 뒤 수석 졸업을 했지만 그에게 일자리를 제안하는 로펌은 어디에도 없었다. ‘유대인이자 여성, 어머니라는 세가지 차별에 직면했던 것이다. 긴즈버그는 2007년 한 언론 인터뷰에서 도리어 운이 좋았다월가의 로펌이 나를 고용했더라면 오늘날 내가 뭐가 됐겠냐고 말했다.

1963년 그가 럿거스대에서 교편을 잡을 무렵, 미국 사회에선 민권운동 진전에 힘받아 성차별 철폐를 요구하는 여성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었다. 내성적이고 진지한 성격인 긴즈버그는 시위에 앞장서는 대신 성차별 관련 소송 변론을 맡아 여성 인권 향상에 기여했다. 그는 미 수정헌법 제14조가 보장한 법률에 의한 평등한 보호의 보장 범위를 여성에까지 확대하는 전략을 통해, 미국 연방대법원에서 이뤄진 6개의 성차별 소송 중 5개를 승소로 이끌었다.

특히 남성이 차별받는 사건도 변론하며, 여성에게 도움이 되는 것 같은 법이 실제로는 여성이 남성에게 의존해야만 한다는 인식을 강화시키고 있는 것을 드러냈다. 1975년 남성이라는 이유로 자녀를 부양하는 한부모 가정에 주어지는 특별수당을 받지 못한 것은 성차별이라며 제기한 와이즌펠드 대 와인버거 사건이 그 예다.

법전에 충실한 판결을 고집하는 보수적 법관들과는 달리 판사는 그날의 날씨가 아닌 시대의 기후를 고려해야 한다”(2015년 미시간대 법대 학생들과의 만남에서의 발언)는 자세를 취했지만, 처음부터 그가 법원 내 진보파로 불렸던 건 아니다. 법관들의 합의를 중시하고, 판례를 쌓아가며 단계적 변화를 추구해온 그는 오히려 합리적인 중도파로 분류되곤 했다.

그가 법원 내 진보계로 더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 건 2006년 샌드라 데이 오코너 대법관의 퇴임으로 연방대법원 내 유일한 여성 대법관이 되면서부터라고 <뉴욕 타임스>는 지적했다. 그는 이 시기 이후 법정에서 소수의견을 낭독하며 다수의견에 대해 적극적인 반대 의견을 펼치기 시작했다. 긴즈버그는 2007년 인터뷰에서 반대 의견을 적극 개진하는 이유에 대해 동료 법관들을 설득하기 위한 목적도 있지만, 훗날의 지성들에게 호소하기 위해서라고 밝힌 바 있다.

그의 이런 뜻은 미래 세대에게도 가닿았다. 2013년 연방대법원이 5 4투표권법’ 4조를 무효화하는 결정(셸비 카운티 대 홀더 소송)을 내렸을 당시 그가 낸 반대 의견에 젊은층이 열광했다. 투표권법은 미국 민권운동의 결과로 소수인종에 대한 참정권 차별 감시를 위해 1964년 만들어진 법인데, 당시 재판에서 로버츠 대법원장을 비롯한 보수 성향의 판사 5명은 ‘50년 동안 미국 사회가 충분히 변했다며 이를 바로잡아야 한다고 결정했다. 긴즈버그는 이에 대해 투표 과정의 인종차별은 여전히 존재한다. 오늘 판결은 폭풍이 여전히 몰아치는데도 우산을 버린 꼴이라고 강한 반대 의견을 냈다. 새삼 사법부 역할의 중요성을 깨달은 젊은이들은 루스 없이는 진실도 없다며 열광했다. 긴즈버그의 이름 이니셜과 미국 인기 래퍼 노토리어스 비아이지(B.I.G.)의 이름을 합쳐 노토리어스 아르비지(R.B.G.)’라고 부르고, 그의 모습을 문신으로 새겨 넣는 이들까지 나왔다.

적극적인 반대 의견 표명은 2017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연방 대법원이 5 4보수 대 진보구도로 바뀌며 더욱 도드라졌다. 그는 숨지기 며칠 전까지 나의 가장 강렬한 소망은 새 대통령이 취임할 때까지 교체되지 않는 것이라는 소망을 피력하며, 트럼프 치하 대법원의 지나친 우경화로 미국의 민주주의가 후퇴하는 것을 막고자 분투했다.

긴즈버그의 별세 소식에 미국 사회에선 지칠 줄 모르는 굳건한 정의의 수호자”(존 로버츠 미 연방대법원장), “모두를 위한 인권을 맹렬하게 추구한 여성”(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후보)을 잃었다는 애도가 이어지고 있다. 긴즈버그와 내내 불편한 관계를 유지해왔던 트럼프 대통령도 긴즈버그가 남긴 유산과 미국 역사에 대한 공헌은 결코 잊히지 않을 것이라는 성명을 내고 백악관과 모든 연방정부 건물에 조기 게양을 지시했다. 이날 밤 워싱턴에선 성소수자들의 무지갯빛 깃발이 나부끼는 등 긴즈버그로부터 도움을 받은 이들의 밤샘 추도회가 이어졌다. < 이정애 기자 >

 

긴즈버그 후임임명 전쟁, 미 대선판 뒤흔든다

트럼프 여성 후보, 매우 빨리 지명인준땐 보수 6-진보 3’ 저울 기울어

바이든 새 대통령이 대법관 골라야”.. 공화 · 민주 모두 지지층 결집 계기

 

19일 미국 워싱턴 연방대법원 앞에서 볼티모어의 영어 교사가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를 추모하는 손팻말을 들고 있다. 워싱턴/AP 연합뉴스

      

미국 진보진영의 아이콘으로 꼽혀온 연방대법원의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 대법관이 지난 18일 질환으로 숨지면서, 보수 우위의 미 대법원 이념지형을 더 강화하느냐 저지하느냐 역사적인 싸움이 시작됐다. 후임 대법관 임명 문제 자체가 40여일 남은 대선 판을 뒤흔들 핵심 화두로 떠올랐다.

종신직인 미 대법원 9명의 대법관은 긴즈버그를 포함한 진보 4명과 존 로버츠 대법원장을 비롯한 보수 5명의 구도로 유지돼왔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긴즈버그의 빈자리를 자신의 임기(2021120) 안에 보수 대법관으로 서둘러 채우려 하고, 민주당은 대선(113) 이후로 넘겨야 한다고 맞서며 전쟁이 시작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19일 노스캐롤라이나주 페이엇빌에서 열린 유세에서 다음주 (대법관) 후보를 지명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여성이 될 것이다. 아주 재능 있고 훌륭한 여성이라고 말해, 이미 마음속에 특정 후보를 염두에 두고 있음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사실, 매우 빨리 진행될 것이라고도 했다. 공화당의 미치 매코넬 상원 원내대표는 전날 기자들에게 트럼프 대통령이 지명한 대법관 후보자에 대해 상원에서 표결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 대법관은 대통령의 후보 지명과 상원 인준 청문회 및 표결 절차를 거치며, 지명부터 공식 임명까지 통상 70일이 걸린다. 현재 상원은 공화당 53, 민주당과 무소속 47명으로 공화당이 다수다. 트럼프 대통령의 임기는 내년 120, 상원 임기는 13일이다.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이 연내에 속도를 내면 미 대법원을 보수 6, 진보 3명으로 보수로 확 기울어진 구도로 강화할 수 있는 셈이다.

그러나 민주당은 대선이 40여일 남은 만큼, 새 대통령이 후임 대법관을 지명해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민주당 대선 후보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은 지난 18일 기자들에게 유권자들이 대통령을 뽑아야 하고, 대통령이 대법관을 골라서 상원이 고려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특히 4년 전의 전례를 들어 공화당을 비난하고 있다. 20163월 당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대법관 후보에 진보 성향의 메릭 갈런드를 지명했으나, 당시 상원 다수당이던 공화당은 그해 대선이 있다는 점을 들어 의회에서의 인준 절차를 거부했다.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2017년 취임 뒤 닐 고서치 대법관을 지명해 임명에 성공했다. 민주당은 긴즈버그가 숨지기 며칠 전 손녀에게 나의 가장 강렬한 소망은 새 대통령이 취임할 때까지 교체되지 않는 것이라고 밝힌 점을 들어, 그의 뜻을 받들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후임 대법관 지명 문제는 코로나19 대응과 인종차별 문제가 지배해온 미 대선 판의 새로운 변수다. 대법관 구성 변화는 여성, 성소수자, 이민, 임신중지, 총기 소유, 환경, 건강보험 등 미국 사회의 민감한 의제들의 방향성과 연결되는 첨예한 문제다. 이 때문에 대법관 후임 인선을 언제, 누가, 어떤 사람으로 진행하느냐를 놓고 트럼프 대통령과 바이든 전 부통령의 지지층이 각각 결집하며 세를 모으는 매개가 될 수 있다.

공화당 안에서는 대선 전에 후임 대법관 후보자에 대한 상원 인준 표결까지 마치자는 의견이 나온다. 하지만 전략가들 사이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최대한 빨리 새 대법관 후보자를 지명하고 공화당이 의회에서 인준 청문회를 진행하되, 인준 표결은 대선 뒤로 넘기는 게 좋다는 견해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코로나19 대응 등 국정운영에 실망한 공화당 유권자들에게, 대법관 문제가 대선 투표율을 높이는 동기를 부여할 수 있다는 것이다.

대법관 문제는 민주당 지지층 또한 결집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하지만 공화당이 똘똘 뭉치면 트럼프 대통령의 새 대법관 임명을 막을 방법이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변수는 오히려 공화당 내부의 반대 기류다. 트럼프 대통령과 각을 세워온 공화당의 수전 콜린스 상원의원은 새 대법관은 11월 대선에서 당선되는 대통령이 선택해야 한다고 말했다. 공화당 상원의원 3~4명 정도가 대선 전 대법관 인선에 부정적인 것으로 알려져, 공화당도 내부 표단속이 급한 처지다. < 워싱턴/황준범 특파원 >

 

"미국 유권자들, 바이든이 후임 대법관 임명하길 원한다"

NYT·폭스 여론조사NYT "후임 논란, 바이든 유리할 듯"

 

미국 대법원 밖에 모인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 대법관 추모객들

 

()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 미국 연방대법관의 별세로 후임자 임명 문제가 정치 이슈화하는 가운데 미국인들은 차기 대법관을 더 잘 지명할 대선후보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보다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를 꼽은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전날 공개된 NYT-시에나대의 메인·노스캐롤라이나·애리조나주 여론조사에서 '바이든이 차기 대법관을 선택하기를 바란다'는 답변이 53%로 과반을 차지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임명하기를 바란다는 답변은 41%로 바이든 후보보다 12%포인트나 뒤졌다.

NYT 여론조사는 긴즈버그 대법관이 별세하기 전인 지난 1016일 애리조나 유권자 653, 메인 유권자 663, 노스캐롤라이나 유권자 653명을 대상으로 각각 진행됐다.

이에 앞서 폭스뉴스의 최근 전국 여론조사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나온 바 있다.

폭스뉴스가 지난 710일 미 전역의 유권자 1191명을 대상으로 '누가 대법관 지명을 더 잘할 것이라고 신뢰하느냐'고 물어본 결과 바이든 후보라는 응답이 52%로 트럼프 대통령(45%)7%포인트 앞섰다.

이는 두 후보의 전반적인 지지율 차이보다 더 큰 격차다. 폭스뉴스 여론조사에서 '오늘 투표한다면 누구에게 투표하겠는가'라는 질문에 바이든 후보(51%)를 택한 응답자가 트럼프 대통령(46%)이라고 답한 유권자보다 5%포인트 많았다.

이런 여론조사 결과 등을 근거로 NYT는 긴즈버그 별세에 따른 후임 대법관 지명 논란이 45일 앞으로 다가온 미 대선에서 바이든 후보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가능성을 조심스럽게 점쳤다.

아직 지지 후보를 확실히 정하지 않은 유권자와 투표에 적극적이지 않은 유권자들이 후임 대법관 문제와 관련해 바이든의 손을 들어주고 있기 때문이다.

NYT에 따르면 공화·민주 양당을 모두 지지하지 않는다는 유권자 또는 아직 마음을 바꿀 수 있다고 답한 유권자들은 차기 대법관 지명을 더 잘할 후보로 트럼프 대통령(31%)보다 바이든 후보(49%)를 꼽았다. 격차가 18%포인트에 달한 것이다.

대선에 투표할 가능성이 매우 높지는 않다고 답한 응답자들 사이에서는 그 차이가 29%포인트(바이든 52%, 트럼프 23%)로 더 벌어졌다.

2016년 대선 전 별세한 앤터닌 스캘리아 당시 연방대법관 후임 논란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유리하게 작용한 상황이, 이번에는 바이든 후보에게 적용될 차례라는 분석도 나온다.

지난 대선 출구조사에서 대법관 지명을 가장 중요한 현안이라고 꼽은 유권자가 무려 21%에 달했는데, 이들 중 56%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투표해 힐러리 클린턴 전 민주당 대선후보(41%)를 크게 앞섰다.

민주당 소속이었던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대선 전 대법관 후임을 지명해 공화당 지지층의 위기감을 부른 것과 달리, 이번에는 거꾸로 트럼프 대통령이 보수 대법관 지명을 강행하려는 분위기여서 민주당 유권자들을 결집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