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C협회 ‘정부광고 법적 근거’ 사라졌다

● COREA 2021. 11. 10. 01:32 Posted by 시사한매니져

‘부수’ 빼고 ‘구독률 · 열독률’ 시행령 공포

“광고내역 공개” 판결에 문체부 대응 주목

 

신문 유가부수 인증단체인 한국 ABC협회 ‘영향력’의 바탕이 됐던 법적 근거가 사라졌다. 유가부수 부풀리기 의혹이 사실로 드러난 뒤 정부광고에 이 협회의 인증부수를 근거로 사용하지 않겠다고 밝혀왔던 정부는 이를 반영한 시행령을 9일 공포했다.

 

이날 관보에 실린 ‘정부기관 및 공공법인 등의 광고시행에 관한 법률 시행령 일부 개정령’을 보면, 홍보매체 선정과 관련된 제4조 1항에 있던 ‘부수’라는 표현이 빠지고 ‘구독률, 열독률’이 새로 들어갔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에이비시부수 대신 구독률, 열독률, 사회적 책임 등을 핵심지표로 넣은 대체지표를 거의 확정 지은 상태다. 또 ‘신문 및 잡지의 전체 발행부수 및 유가 판매부수에 대한 자료요청 대신 에이비시부수공사 결과를 활용할 수 있다’고 되어있던 5조 전체를 삭제했다.

 

 

문체부는 남은 관련 시행령 개정도 다음 달 초 마무리 짓는다는 방침이다. 정부광고를 받으려는 지역 언론사들에 에이비시협회 가입을 요구하는 지역신문발전지원 특별법과 시행령이 그 대상인데, 시행령의 경우 ‘부수’를 빼고 현재 지역신문발전위가 실제 활용하고 있는 다른 기준을 추가하는 내용으로 정부입법절차를 밟고 있다. 법 개정안은 김승원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김의겸 열린민주당 의원이 각각 발의한 상태다.

 

한국에이비시협회는 발행부수 공개를 통해 회원사의 경영 및 광고집행의 합리적 근거를 제공한다는 취지로 언론사, 광고주, 광고회사 등이 참여해 1989년 설립됐다. 특히 2009년 정부광고집행 기준으로 협회 가입이 강제되면서 회원수가 급증했는데, 협회는 올해도 일간지·잡지 등 모두 1137개사가 부수공사에 참여했다고 지난달 초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전국지 몇곳은 올해 부수공사에 참여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때 에이비시협회와 갈등이 불거지기도 했던 한국광고주협회는 일단 새로 들어선 집행부의 제도 개선 의지와 이행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에이비시협회는 이번주 이사회에서 제도 개선 등 신뢰회복 방안을 논의한다는 방침이다.

 

관건은 국민 신뢰를 얻을 수 있을지 여부다. 비닐도 안 뜯긴 채 동남아에 포장지로 수출되는 신문들의 실태가 적나라하게 알려지고, 지난달 문체부의 열독률 조사를 앞두고 무가지 배포 의혹도 또 다시 고개 든 상황에서, 언론사들이 주체로 참여하는 협회에 대한 국민 불신이 쉽게 사라지진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다만 전국 5만명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문체부 조사 또한 지역언론 등 규모가 작은 곳은 유의미한 수치가 나오지 않는 등 여러 문제가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정부광고 집행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집행 기준 정비만이 아니라 집행 결과 공개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꾸준히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해 지난주 서울행정법원의 판결에 대한 문체부와 한국언론진흥재단의 대응이 주목된다. 법원은 전국언론노동조합 지역신문노조협의회와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가 언론재단을 상대로 지난해 제기한 소송에서 ‘정부광고 집행 내역 정보공개 요구를 거부하며 부분공개한 것이 위법하다’고 보며 원고 손을 들어줬다. 언론재단 쪽은 “이번주 판결문을 받아보고 문체부와 협의해 항소 여부나 공개 방법 및 범위, 방식 등을 본격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김영희 기자

 

여야, 미디어특위 명단 확정…'징벌적 손배' 언론법 논의 재개

위원장 홍익표…언론법 · 정보통신망법 · 신문법 · 방송법 '패키지 논의'

 

여야 원내수석부대표 회동= 더불어민주당 한병도 원내수석부대표(왼쪽)와 국민의힘 추경호 원내수석부대표가 9일 오후 국회에서 정치개혁특별위원회 구성과 본회의 일정 합의문에 서명하기 전 악수하고 있다.

 

여야는 지난 9월 언론중재법 개정안 논의를 위해 구성하기로 합의한 '언론미디어제도개선 특별위원회'(이하 미디어특위)의 명단을 확정했다.

 

더불어민주당 한병도, 국민의힘 추경호 원내수석부대표는 9일 국회에서 회동을 하고 확정된 미디어특위 명단을 발표했다.

 

위원장은 민주당 홍익표 의원이, 여당 간사는 김종민 의원, 야당 간사는 박성중 의원이 각각 맡는다.

 

민주당 측에선 송기헌·전혜숙·김승원·김회재·정필모·최혜영·한준호 의원이, 국민의힘 측에선 김승수·안병길·윤두현·정희용·최형두·허은아·황보승희 의원이 위원으로 참여한다.

 

미디어특위는 오는 12월 31일까지 언론중재법을 비롯해 정보통신망법, 신문법, 방송법 등 언론·미디어 관련 법안들을 함께 논의할 예정이다.

 

추 원내수석부대표는 회동 후 기자들과 만나 "중간에 국감이 있어서 국감에 매진하는 관계로 미디어특위 위원들 위촉이 늦어졌다"며 "비교섭단체 1인은 최종적으로 국회의장이 지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 원내수석부대표는 "정개특위와 미디어특위가 발족했기 때문에 바로 가동될 수 있도록 서둘러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민주당은 지난 8월 임시국회에서 징벌적 손해배상제 등을 골자로 하는 언론중재법 개정안을 처리하려 했으나 국민의힘과 언론단체 등의 거센 반발에 부딪혔다.

 

이에 여야는 '8인 협의체'를 꾸려 약 한 달간 11차례 회의를 진행했으나, 끝내 의견을 모으지 못하고 미디어특위를 구성해 연말까지 논의를 이어가기로 합의한 바 있다.

청년소방관 간담회 · 전국여성대회 등 불참

민주당 “사전약속 못 지키는 것 송구” 전해

 

더불어민주당 대선 예비후보인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부인 김혜경씨가 지난 9월 광주 남구 한 미혼모 시설을 방문하고 나와 인근 시설 관계자들과 인사하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9일 부인 김혜경씨의 입원으로 이날 예정된 일정을 모두 취소했다.

 

민주당은 이날 새벽 김씨가 낙상 사고로 경기도의 한 병원에 입원했다며 이렇게 밝혔다. 이 후보는 이날 가상자산 청년간담회, 청년 소방관과 간담회, 전국여성대회 등에 참석할 예정이었다. 이 후보는 병원에서 부인을 간호하고 있다고 후보 배우자실장인 이해식 의원이 전했다.

 

민주당은 “부득이 이 후보의 일정을 모두 취소할 수밖에 없게 된 점에 대해 너른 양해를 구한다. 사전약속을 지키지 못한 것에 대하여 모든 관계자께 송구하다는 뜻을 전했다”고 말했다. 서영지 기자

9일 동안 휴무 실시한 러시아 상황도 개선되지 않아

프랑스 입원 환자 다시 늘고, 슬로바키아는 규제 강화

 

코로나19 확산세를 막기 위한 9일 동안의 휴무가 끝난 8일 러시아 모스크바의 시민들이 버스를 기다리고 있다. 모스크바/타스 연합뉴스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상대적으로 저조한 독일의 확진자가 사상 최고 수준을 기록하고, 바이러스 확산세를 막으려 9일 동안 휴무를 실시한 러시아의 확진자도 좀처럼 줄지 않고 있다. 프랑스에서는 입원 환자가 다시 늘고 있으며, 슬로바키아는 방역 관련 규제 조처를 확대하는 등 유럽 상황이 좀처럼 개선되지 않고 있다.

 

독일의 공공 질병 관리 기관인 ‘로베르트 코흐 연구소’는 지난 일주일 동안 새로 발생한 코로나19 확진자가 인구 10만명당 201.1명이었다고 8일(현지시각) 밝혔다. 이는 기존 최고치인 지난해 12월22일의 197.6명을 넘어서는 것이라고 <로이터> 통신이 전했다. 이날 하루 신규 확진자는 1만5513명이었으며, 사망자도 33명이 발생했다.

 

독일의 상황은 유럽 국가 중에는 양호한 편이지만, 일부 지역에서는 병원 입원 환자들이 크게 늘고 있다고 <AP> 통신이 전했다. 이 때문에 긴급하지 않은 수술을 미루는 병원들도 나타나고 있다. ‘집중 치료 및 응급의학 협회’의 과학 책임자 크리스티안 카라기아니디스는 앞으로 몇 주 동안 확진자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다른 수술 일정을 미루는 일이 발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독일에서 백신 접종을 마친 이들은 지난 7월27일 전체 인구의 50%를 넘었으나, 최근 몇 달 동안은 백신 접종이 빠르게 늘지 않고 있다. 7일 현재 접종 완료 인구는 전체 인구의 66.5%로, 스페인(79.9%) 이탈리아(72%) 등에 크게 못미친다.

 

코로나19 사망자가 급증하면서 9일 이상 온나라가 휴무에 들어갔던 러시아의 상황도 좀처럼 나아지지 않고 있다. 휴무가 끝난 8일 확진자는 3만9400명이었으며 사망자도 1190명 발생했다. 러시아에서는 10월 하순부터 하루 확진자 4만명과 사망자 1100명 정도가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 러시아 정부 대변인은 “휴무 조처가 코로나19 확산을 억제했는지는 일주일 쯤 두고 봐야 판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에이피>가 전했다.

 

프랑스에서는 이날 입원 환자가 지난 8월23일 이후 최고치인 156명이었다고 <로이터> 통신이 전했다. 이와 함께 현재 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고 있는 코로나19 환자도 한달 사이 최대로 늘었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은 9일 코로나19 확진자 증가세, 경제 개혁 등과 관련한 대국민 연설을 할 예정이다.

 

유럽연합(EU) 회원국 가운데 상황이 나쁜 나라로 꼽히는 슬로바키아도 신규 확진자가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방역을 위한 규제 조처를 확대했다. 이번 조처로 전국의 절반 정도에 이르는 지역에서 호텔, 주점, 식당 영업이 중단됐다고 <에이피>가 전했다. 슬로바키아는 지난주 잇따라 하루 최고 수준의 확진자가 발생했으며, 이날도 6805명의 확진자가 새로 나왔다. 슬로바키아의 백신 접종 완료율은 유럽연합 최저 수준인 전체 인구의 42.3%다. 신기섭 기자

 

‘산디니스타’ 혁명가에서 악명 높은 독재자로

 

다니엘 오르테가 대통령과 그의 부인 로사리오 무리요가 7일 대선 투표소에 들러 엄지를 치켜들고 있다. 니카라과 대통령 공보사무실 제공. AFP 연합뉴스

 

니카라과의 다니엘 오르테가 대통령이 8일 대선 승리로 4연임이자 통산 5선에 성공하며 영구집권의 길을 닦았다.

 

니카라과 선거관리 당국은 이날 대통령 선거 개표를 97.7% 진행한 상황에서 좌파 여당 ‘산디니스타 민족해방전선’(FSLN)의 오르테가 대통령이 75.92%의 득표율을 기록해 당선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2위 후보의 득표율은 14%, 나머지 4명은 1∼3%의 미미한 수준이었다.

 

2007년 이후 연임하고 있는 오르테가 대통령은 2027년 1월까지 5년 더 집권하게 된다. 지난 2016년 대선에서 부통령 러닝메이트였던 그의 부인 로사리오 무리요도 부통령 임기를 5년 더 연장하게 됐다. 앞서 오르테가는 1979년 소모사 장기 독재정권을 무너뜨린 산디니스타 혁명을 이끈 뒤 과도 연립정부 수반을 거쳐 1985년~1990년 대통령을 역임한 바 있다.

 

이번 결과는 대선 전부터 이미 예견된 것이나 다름없었다. 오르테가는 유력 야당 정치인 몇십명을 무더기 체포해 사실상 그의 권위에 도전할 만한 세력을 모두 제거한 뒤 이번 대선에 임했다.

 

이번 승리로 영구집권의 길을 닦았지만, 오르테가 대통령의 앞날이 그리 순탄하지만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미국 등 국제사회는 이번 대선을 “사기극”이라고 규정하며 오르테가 정권에 대한 제재를 강화하겠다고 공언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이날 성명을 내어 “니카라과 정권의 비민주적 행위를 지지하는 이들에게 책임을 묻기 위해 외교, 동맹과의 공동 행동, 제재, 비자 제한을 계속 적절히 활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민주당 의원들 일부는 조 바이든 대통령에게 오르테가 정권에 대한 제재 강화를 요구했다. 유럽연합도 성명을 내어 오르테가가 반대파와 언론인, 활동가들을 “조직적으로 구금하고 고문하고 협박했다”며 “이번 선거로 니카라과가 독재국가로 완전히 바뀌었다”고 비판했다.

 

해외 거주민의 국내 송금이 국내 경제에 큰 몫을 차지하는 니카라과는 2018년 대규모 시위와 뒤이은 코로나19 확산 등의 여파로 3년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하는 등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과 유럽 등 국제사회의 제재가 강화되면, 니카라과 경제는 오르테가 정권이 더 통제하기 어려운 수렁으로 빠져들 가능성도 있다.

 

쿠바와 베네수엘라, 러시아는 오르테가의 승리를 인정했다고 <에이피>(AP) 통신이 보도했다. 러시아의 외교장관 세르게이 라브로프는 선거결과를 부인하라는 미국의 요구는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박병수 기자

 

‘산디니스타’ 혁명가는 어떻게 ‘악명높은’ 독재자가 됐을까

다니엘 오르테가 니카라과 대통령

 

니카라과의 다니엘 오르테가 대통령과 그의 부인 로사리오 무리요 부통령이 7일 대선 투표를 하고 있다. 니카라과 대통령궁 제공. 마나과/ AFP 연합뉴스

 

니카라과 대통령선거가 7일 저녁 종료되어 개표에 들어갔다. 돌출 변수가 없는 한 다니엘 오르테가(75) 현 니카라과 대통령이 4연임이자 통산 5선에 성공할 것으로 예상된다.

 

오르테가 대통령은 1985년~1990년 한 차례 집권한 뒤 2007년부터 이번 선거 전까지만 해도 세 차례에 걸쳐 연임에 성공한 아메리카 대륙 현역 최장수 정상이다. 1979년 산디니스타 혁명 이후 1985년까지도 실질적인 국가정상 역할을 했기 때문에 이번에 당선돼 2027년까지 임기를 연장하면, 30년이 넘는 장기집권을 하게 된다.

 

오르테가 대통령은 본디 1960년대부터 우파 소모사 독재정권에 맞서 저항운동을 이끈 좌파 혁명가 출신이다. 그는 1963년 ‘산디니스타 민족해방전선’(FSLN)에 투신했으며 1967년엔 소모사 정권에 붙잡혀 7년간 투옥 생활도 겪었다. 이후 쿠바로 건너가 게릴라전 훈련을 받은 뒤 귀국해 1978~79년 대규모 봉기를 주도해 당시 소모사 데베일레 대통령을 몰아내고 산디니스타 혁명을 성공시켰다.

 

1979년부터 임시 과도연립 정부를 이끈 뒤 1984년 치러진 대선에서 승리해 1990년까지 대통령을 지내며 10년 남짓 니카라과를 이끌었다. 이 기간에 그는 소모사 친·인척과 권력자들이 소유했던 토지의 몰수 및 재분배, 문맹 퇴치 운동, 의료체계 정비 등 사회경제적 개혁을 단행했다. 그러나 산디니스타 혁명의 중남미 전파를 우려한 미국의 로널드 레이건 정부가 오르테가를 축출하기 위해 경제제재와 함께 이른바 ‘콘트라’ 반군 지원에 나서면서, 니카라과는 다시 내전에 휩싸이는 등 큰 어려움을 겪었다.

 

오르테가는 결국 1990년 대선에서 미국의 강력한 지지를 받은 야당 연합후보 비올레타 바리오스 데 차모로에게 패해 정권을 내놓게 된다. 그는 1996년, 2001년 다시 대선에 도전했지만 거푸 실패하고 만다. 절치부심한 오르테가는 2007년 대선에선 평화와 화해를 강조하며 이미지 변신에 나섰다. 한때 정적이었던 콘트라 반군 출신 하이메 모랄레스 코라소를 부통령 러닝메이트로 지명한 끝에 어렵게 당선됐다.

 

권력을 내놓은 지 17년 만에 집권 2기를 연 오르테가 정권은 비교적 순항했다. 공공의료와 교육시설 확충 등 사회개혁을 재가동하면서 집권 1기 때보다 기업 친화적인 정책을 펼치는 등 정책적 유연성을 보였다. 마침 차베스의 베네수엘라가 석유를 시장가격보다 유리한 가격에 제공하는 등 우호적인 주변 환경에 힘입어, 경제도 2013~2018년 동안 연평균 성장률이 4~5%에 이르는 등 탄탄한 성적을 거뒀다.

 

자신감을 얻은 오르테가는 정치적으로 장기집권을 차근차근 준비해 나가는 모습을 보였다. 2011년 대선에서 다시 승리한 뒤 그는 2014년 산디니스타가 다수당인 의회를 움직여 대통령 연임 금지 조항을 없애는 개헌을 단행했다. 2년 뒤 2016년 대선에서는 러닝메이트로 부인 로사리오 무리요(70) 부통령과 함께 나서, 세계 최초로 부부 대통령·부통령의 기록을 남겼다. 그는 이번 대선에서도 부통령 러닝메이트로 부인 무리요와 함께 나섰다.

 

그러나 2018년 4월 연금 기여금은 늘리고 연금 수령액은 줄이는 연금개혁을 발표했다가 이에 반발한 대중들의 대규모 항의시위로 위기를 겪었다. 오르테가는 곧바로 연금개혁안을 철회했으나 불붙은 시위가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정부가 친정부민병대 등을 동원해 폭력 진압에 나서면서 시위는 300명 이상의 희생자를 낳은 유혈사태로 막을 내렸다.

 

그동안 순항하던 니카라과의 경제는 이후 대규모 시위에 따른 사회 불안 등으로 곤두박질쳤다. 2018년 경제성장률이 -3.4%로 후퇴하더니, 2019년과 2020년엔 코로나19 확산이 겹치며 -3.7%와 -2.0%로 주저앉았다.

 

그럼에도 오르테가는 장기집권 야욕을 거두지 않았다. 이번 대선을 앞두고 오르테가는 지난 5월부터 크리스티안 차모로 바리오스와 아르투로 크루스 등 유력 야당 정치인 몇십명을 “국가보안”이나 “테러 방지” 등의 명목으로 체포하거나 추방했다. 사실상 오르테가 대통령의 4연임을 저지할 도전 세력을 사전에 제거한 것이다.

 

미국 등 국제사회는 오르테가의 이런 장기집권 시도를 강력 비판하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자유롭지도 공정하지도 않고 민주적이지도 않은 팬토마임(무언극) 선거”라며 강력한 추가 제재를 할 뜻을 내비쳤다. 그는 “오르테가-무리요 가족은 독재자로 니카라과를 지배하고 있으며, 40년 전 오르테가와 산디니스타가 맞서 싸웠던 소모사 정권과 다르지 않은 행태를 보이고 있다”며 니카라과 정부에 책임을 묻기 위해 가용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동원하겠다고 말했다. 박병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