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 제언] 백지장도 맞들면 낫다

● 칼럼 2017. 9. 27. 16:10 Posted by SisaHan

한인요양원 우리 누구나 관계될 일
인수모금 운동 모든 가정 동참했으면

며칠 전 모 신문 광고를 보며 정신이 번쩍 들었다. 더 이상 남의 일로만 생각하고 모르는 척 할 수가 없었다. 그토록 절실하게 한인요양원의 필요성을 깨달았던 경험은 어디로 사라지고 벌써 그 때를 잊고 있는 내 자신이 부끄러웠기 때문이다. 나의 노년은 요양원과 관계가 없으리라 누가 장담할 수 있겠는가.


이미 수 년 전에 돌아가신 시어머니께서는 생의 마지막 일년을 요양원에서 지내셨다. 심장마비를 겪으신 후라 일반 가정에서는 돌봐드리는 일에 한계가 있어 결국 요양원으로 모셔야 했었다. 자식의 도리를 다하지 못한 죄송함에 영어로만 소통이 되는 곳이었기에 자식들의 마음고생이 어머니 당사자 못지 않게 만만치 않았다. 당시엔 무궁화 요양원이 없었기에 캐슬뷰 양로원을 택했다. 비록 외국인 시설이라 해도 3층은 한인 노인 70여명이 수용되어 있어 전혀 한인이 없는 곳보다는 나았다. 24시간 한국어 TV 방송을 시청할 수도 있고, 가끔 한국음식도 접할 수 있고, 주말마다 예배도 보고, 머리도 자르고, 손톱 발톱도 잘라주는 한인 자원봉사자들의 따뜻한 손길이 있어서 가족들의 마음을 편하게 만들어 주었다. 비록 그렇다 해도 내 집을 떠나 사는 외로움과 불안, 그리고 불편함을 충족시킬 수는 없었다. 왜냐하면 언어와 음식문화가 달라서 누구나 몸이 아프고 외로움 때 찾게 되는 음식은 가족이 사랑으로 만든 따뜻한 한국음식이 아니겠는가. 게다가 육신의 고통을 간호사들과도 소통할 수 없었으니 매사에 얼마나 답답했을까 싶다.


몇 년이 더 흘러 한인 전용의 무궁화 요양원이 문을 활짝 열었다. 작년에 그곳을 방문할 기회가 있었다. 그곳은 비록 작은 규모일지라도 한국어로 간호사와 소통하고 한식이 삼식 제공되고, 각종 예능 프로그램이 모두 한국어로 진행되는 걸 보니 가족 같은 분위기에 마음이 따뜻해지고 안심이 되었다. 그때서야 외국인 요양원에서 한인 노인 한 분이 겨우 3개월 만에 한국어를 모두 잊어버렸었다는 안타까운 이야기를 절실하게 이해할 수 있었다.
언젠가 오타와에 사는 손주들의 수영레슨을 같이 간 적이 있다. 그 수영장은 웅장한 시설에 보안까지 철저했는데 외형으로만 보아도 규모가 대단했다. 아들에 의하면 유대인 커뮤니티 소속 건물이라고 하는데 근처에는 그들만의 학교, 은행, 요양원, 도서관 등등 모든 공공시설이 함께 모여있다고 한다. 가슴이 멍멍할 정도로 감동에 젖어, 과연 우리는 언젠 이런 커뮤니티 시설을 모두 갖출 수 있을지 잠시 생각해본 적이 있다. 물론 그들이 이 땅에서 축적한 부와 명예는 우리와 비교할 수 없겠다. 헌데 우린 천신만고 끝에 세운 기존의 작은 한인요양원조차도 지켜내지 못한 상태이니 부끄럽지 않겠는가. 기실 노년기에 들어선 한인노인 인구에 의하면 우리에게는 한인요양원이 더 필요한 실정인데 말이다.


한인요양원 건립은 일찍이(1993년) 동포들의 노력과 성금으로 시작하였으나 어려움에 봉착하면서 오랜 시간에 걸려 어렵게 우리에게 다가온 곳이 무궁화 요양원이다. 겨우 60 침상의 작은 규모로 개원(2011년)한지도 몇 년 안 되었는데 잠시 법정관리에 들어갔다가 끝나면서 다시 법원명령으로 공개입찰에 의한 매각절차에 들어갔다는 소식을 들으니 안타깝기 짝이 없다. 그것도 온주 정부가 소수민족 복지정책의 하나로 한인사회에 제공 되었던 것이니, 우리가 끝까지 우리 힘으로 지켜내야 할 명분이 거기에 있다고 본다.


이제 우리 부모님 세대는 거의 떠나시고 이민 1세들이 서서히 노년기에 접어들었다. 이곳에서 30-40년을 살았어도 아직도 한국말, 한국음식을 먹으며 작은 한국을 이루며 살아가는 우리이기에 무궁화 요양원이야말로 바로 백세 시대를 살아가야 할 우리 미래의 마지막 거주지인 것이다. 다행히 1.5세와 2세 전문인 중심으로 인수추진위원회를 결성하고 9월말까지 모금을 한다니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이미 뜻있는 동포들 중 큰 마음으로 앞장을 선 분들이 많으나 아직도 입찰주정 금액 600만불 중 필요한 최소 금액 350만불(나머지는 대출)을 모금하려면 갈 길이 멀다는 소식이다. 우리 속담에 ‘백지장도 맞들면 낫다’고 하지 않던가. 각 가정당 200불씩 범교민 모금운동이 9월말까지 계속되니 가족 외식이나 각종 야외행사를 줄여서라도 모든 가정이 참여하길 바랄 뿐이다. 이는 우리의 프라이드를 지키는 일이며, 부모님 사랑을 위해서 아니 나 자신을 위해서라도, 실천해야 할 때가 바로 지금이라 생각한다. 결코 불구경하듯 남의 일로만 여기지 말자. 동포들의 동참을 진심으로 호소한다.

< 원옥재 - 전 문협회장 >


[한마당] 믿음과 착각의 상식

● 칼럼 2017. 9. 27. 16:08 Posted by SisaHan

싱끗 웃으며 지나가는 여인의 미소에 돌연 맥박이 빨라지는 남성들이 없지 않다. 어디 남성들 뿐이랴. 여성이라고 별반 다르지 않다. 사람들은 늘 착각에 빠져 살아간다. 저 사람은 돈이 많으니 얼마나 행복할까? 그는 같은 학교 동창이고 동향이니 언제나 내편일 거야, 그 사람 얼굴이 잘 생겼으니 마음도 착하겠지, 믿음이 좋으니 늘 선행만 할거야…. 때로는 선입견 때문에 그렇게 믿어버리기도 하고, 반대로 늘 불신하고 미워해버리는 사례도 많다. 경험칙에서 비롯된 엉뚱한 단정과 착각도 있다.


그런데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경우가 허다하다는 것을 잘 알면서도 그냥 착각하고, 알고도 속으며 살아가기도 한다. 그런 착각 속에 믿었던 사람의 배신으로 괴로워하고, 목숨을 내놓는 경우도 있다. 친 아들처럼 아끼던 부루투스에게 살해당한 카이사르는 “부루투스, 너 마저도!”라는 역사적 외마디를 남기고 쓰러졌다. 왕위를 찬탈한 수양대군을 잡으려다 능지처참을 당한 사육신은 믿었던 동지 김질의 밀고로 천추의 한을 남겼다. 동학혁명의 전봉준도 믿고 아꼈던 부하 김경천에게 배신을 당해 붙잡혀 꿈이 짓밟혔다. 가롯 유다가 예수를 팔아 넘긴 것처럼 말이다. 그러고 보면 인간의 믿음이란 한낱 착각의 연장선이 아니겠는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비단 인간관계에서 만이 아니다. 국가간 관계에도 그렇다. 일본은 조선 사람들을 수백년간 못살게 굴었으니, 무슨 일을 해도 밉고 괘씸하다. 도대체가 못믿을 존재라는 것이다. 반면 6.25 때 유엔군과 함께 달려와 구해준 미국은 ‘무조건’ 좋은 나라요 은인이라고 생각한다. 오죽하면 촛불집회 당시 이른바 ‘태극기 집회’에 성조기가 이례적으로 동반되었겠는가. 미국을 한국의 수호신처럼 생각하는 단정적인 믿음, 무조건 내 편이라는 선망기대치가 집합을 이룬 한국사람들의 의식구조다.


최근 북한의 핵실험으로 한반도정세가 날카로워진 와중에 미국, 엄밀히는 트럼프 대통령의 태도가 논란이 되고 있다. 북한의 벼랑 끝 전술에 놀아나며 국제적 위기의 변수로 되레 위상을 높여준 럭비공 같은 트럼프가, 대북 압박에 집중해도 모자랄 판에 한국을 비판하며 북핵공조와 동맹에 균열이 있는 것처럼 보인 것이다. 대화론이 잘못된 것이라느니, 한국과의 FTA(자유무역협정)를 폐기한다는 둥 그의 생뚱맞은 언설(言舌)들이 자극적으로 전해졌다.
미국은 과연 불변의 혈맹이고 뗄레야 뗄 수 없는 한국의 수호국인 걸까? 그 답은 유감스럽게도 아니라는 것을 바로 트럼프의 언행들에서 확인하게 된다. 북한 핵 위기를 빌미로 한국에 막대한 무기를 사도록 만드는 장사꾼의 전형을 지적한 전문가들이 한 둘이 아니다. 미국 언론들은 트럼프 발언들이 한미동맹에 금을 가게 만들고 있다고 비판했다.
현실도 그렇지만 역사적으로 미국은 국익 추구의 실리와 실용의 나라다. 한국을 사랑하고 아끼며 위해서가 아니라, 자국의 이익을 위해 한국은 종속변수의 하나로만 취급하었음을 사실(史實)들이 증명해 준다.


조선말 미국은 필리핀에 대한 자신들의 지배권을 인정받는 대신 일본의 한국 지배를 인정해 주었다. 이른바 ‘카쓰라 태프트 밀약’이다. 나중 일본의 한국병합에도 한 몫을 한 미국의 기여가 됐다. 해방 이후는 어떤가. 미군정은 한국통치에 일본 잔재세력들을 끌어들였다. 친일청산이 아닌 친일세력들의 권력유지에 발판을 만들어 준 것이다. ‘애치슨 라인’은 북의 남침을 불렀다는 분석을 낳았고, 1951년에 맺은 샌프란시스코 강화조약은 한국의 독도 영유권을 애매하게 만들어 일본이 두고두고 트집을 잡는 빌미가 됐다.
북한의 ICBM과 핵 위협이 자국 본토에 이를 만큼 커지자 신경에 거슬린 미국은 북폭 등 소위 선제공격의 유혹을 떨치지 못한 태도를 보인다. 한국이 싫다는 사드배치를 강박해 미국을 향하는 탄도탄 방공망을 강화하고, 전술핵 배치를 들먹이며 값비싼 무기들을 사라고 압박한다. 자국방어에 무기판매까지, 꿩먹고 알먹자는 이기적 보신(保身)의 민낯이 드러난다.


미국을 반대하고 적대하자는 이야기는 결코 아니다. 우리의 강력한 우방임에는 틀림없다. 여전히 상호 방위조약은 유효하다. 우리의 전시 작전지휘권을 쥐고 있는 나라이기도 하다. 다만 막연하게 저들이 전적인 수호자라는 의존감은 버려야 한다는 말이다. 미국은 미국의 국익이 최우선이고 미국에게 한국은 자신들이 전작권을 가진 만만한 나라, 전략적 최전선 방어기지의 하나로 인식할 수 밖에 없는 냉엄한 현실인식을 가져야 한다는 뜻이다. 우리의 살 길은 우리에게 전적인 책임이 있고 우리가 찾아야 하는 것은 너무나 명백한 상식이다. 그런데도 미국이 다 해주고 미국이 최고의 선인 듯 믿는 무조건의 확신에 빠진 한국사람들이 너무나 많아서 걱정이다.


< 김종천 편집인 >


25일 피해구제위원회에서 피해 인정 기준 의결돼


천식이 정부가 인정하는 가습기살균제 피해 질환으로 확정됐다. 폐섬유화 질환과 태아피해에 이어 세번째다.

환경부는 25일 서울 영등포구 글래드호텔에서 열린 ‘제2차 가습기살균제 피해구제위원회(위원장 환경부차관 안병옥)’에서 가습기살균제로 인한 천식피해 인정기준이 심의·의결됐다고 26일 밝혔다.

피해구제위원회는 지난달 10일 개최된 제1차 회의에서 역학·독성·환경노출·법 분야 전문가 등 총 15명으로 구성된 폐이외질환검토위원회가 마련한 천식기준안을 심의했으나, 보다 심도 있는 검토를 위해 차기 위원회에서 다시 논의하기로 결정을 보류한 바 있다. 피해구제위원회는 25일 회의에서 가습기살균제 노출 증거력, 일반 천식의 질병 경과와 차별성 등을 검토해 기존 상정안을 보완한 천식피해 인정기준을 의결했다. 이번 천식피해 인정기준 의결로 천식은 폐섬유화 질환과 태아피해에 이어 정부가 인정하는 세번째 가습기살균제 피해질환이 됐다.

환경부는 천식이 가습기살균제 피해질환으로 공식 인정됨에 따라 건강보험공단 진료자료를 분석하는 ‘천식피해 조사·판정 프로그램’을 개발해 조사판정 대상자를 선정하고, 피해신청자가 제출한 의무기록 등을 전문위원회에서 조사·판정해 의료비 등 필요한 지원을 할 계획이다.

서흥원 환경부 환경보건정책과장은 “이번에 천식기준을 마련한 것처럼 앞으로도 조사 연구와 전문가 의견 수렴을 계속하여 과학적 근거가 확보되면, 간질성폐렴 등 다른 호흡기질환과 장기 피해, 기저질환, 특이질환 등으로 피해 인정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정수 선임기자>


최대 2.7m 해일·510㎜ 폭우 예상
“재앙적 수준 될 가능성 크다”

허리케인 어마가 휩쓸고 간 자리에 이번엔 허리케인 마리아가 들이닥쳐 카리브해 섬나라들이 공포에 떨고 있다. <시엔엔>(CNN) 방송은 19일 허리케인 마리아가 최고 등급인 카테고리 5등급으로 격상돼 도미니카공화국에 도달했고, 미국령인 푸에르토리코도 정면으로 강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미국 국립허리케인센터는 “마리아가 재앙적 수준의 허리케인이 될 가능성이 크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마리아는 시속 160마일(약 257㎞)의 강풍을 동반하고 있다. 위력은 루스벨트 스케릿 도미니카 총리의 공관 지붕까지 날려 버렸다. 스케릿 총리는 페이스북에 “지붕이 사라졌다. 허리케인 앞에 완전히 속수무책인 상태”라고 글을 올린 뒤, 이후 “구출됐다”고 소식을 전했다. 푸에르토리코는 86년 만에 처음으로 최상급 허리케인의 직접적 타격을 맞게 됐다. 리카르도 로셀로 푸에르토리코 주지사는 비상사태를 선포하면서 20일께 피해가 절정에 달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대피소 450곳을 마련하고 부실한 전력 시스템을 점검하라고 지시했다.

국립허리케인센터는 카리브해 섬 과들루프, 버진아일랜드, 마르티니크, 앤티가 바부다, 앵귈라, 몬트세랫 등에 허리케인 혹은 열대폭풍 경보를 내렸다. 국립허리케인센터는 이들 지역에 1.8~2.7m의 폭풍해일이 일고, 최대 510㎜의 비가 쏟아질 것으로 예측했다. 대부분이 2주 전 어마의 타격으로 기반시설과 가옥이 무너진 지역이다.

최소 167명의 목숨을 앗아간 허리케인 하비와 어마에 이어 마리아까지 3연타를 맞게 된 섬나라들은 비상이 걸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미국령 섬에 대한 지원 계획을 긴급 발표했다. 영국 외무부도 군인 1300명 이상과 60t 이상의 긴급 구호물품을 투입해 도울 예정이다.

이어지는 자연재해로 트럼프 대통령의 환경 예산 축소 정책에 대한 불만도 높아지고 있다. <시엔엔>은 ‘허리케인 피해는 트럼프 대통령의 환경 정책에 경종을 울려야 한다’란 기사에서 트럼프 행정부의 파리기후변화협약 탈퇴 결정을 비판했다. 환경 전문 매체 <인사이드 클라이밋>도 “트럼프 행정부의 기후변화 관련 예산 삭감이 극한기후가 몰고 온 자연재해에 대한 중대한 연구를 중단시킬 것이며, 이는 직접적 재앙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김미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