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구조에 나섰던 진도어민들이 단원고 교실을 방문, 눈물짓고 있다.


단원고 6명 자녀 이름으로 불우어린이들 정기후원

최성호, 이준우, 김건우, 이재욱, 김제훈, 정차웅.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은 이들의 이름으로 매달 형편이 어려운 아이들을 후원하고 있다. 6명의 이름은 재단 소식지나 후원정보 우편물 등에 실려 이들의 집으로 배달된다. 정작 이들 6명은 소식지를 받아보지 못한다. 이들은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안산 단원고 2학년 친구들이다.


최성호군 등 6명의 부모들은 먼저 떠나보낸 자녀들 이름으로 후원 아동들과 결연을 맺었다. 성호군의 어머니 엄소영(40)씨가 먼저 후원 제안을 했다. 엄씨는 2011년부터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에 정기후원을 해오고 있었다. 엄씨는 지난해 아들의 유품을 정리하다 컴퓨터에서 아들과 친구들이 학교 과제로 함께 제작한 자살예방 캠페인 동영상을 발견했다. 이 영상을 보던 엄씨는 아들 성호가 준우, 건우, 재욱, 제훈이와 매우 각별한 친구 사이였다는 걸을 알게 됐다고 한다.
아들 5명의 부모 10명은 아들들 대신 다시 모임을 꾸렸다. “먼저 간 아이들을 대신해 아이들을 기릴 수 있는 일을 하자”고 뜻을 모았고, 그 첫번째로 아이들 이름으로 하는 후원을 시작하게 됐다고 한다.


부모들은 지난 1월부터 자식들 이름으로 정기후원을 시작했다. 준우군의 아버지 이수하(47)씨는 14일 “세월호 참사 이후 지금까지 국민들한테서 많은 위로를 받았다. 그 감사한 마음을 우리 사회에 갚을 방법을 고민했고, 아들 친구 5인방 모임의 총무를 맡은 성호 어머니가 해오던 아동 후원에 동참하게 됐다”고 했다. 차웅군의 부모는 유가족 모임에서 만난 엄씨한테서 후원 이야기를 전해듣고 2월부터 동참했다.

엄씨는 “아이의 이름이 적힌 우편물을 받으면 아이가 꼭 살아 있는 것 같다”고 했다. 성호군은 소설가, 준우군은 보안전문가, 건우군은 심리치료사, 재욱군은 조경사, 제훈군은 선생님, 차웅군은 검도 사범이 되고 싶어했다. 재욱군의 어머니 홍영미(47)씨는 “아이들의 육신을 되살릴 수는 없지만 남은 인생을 아이들의 삶을 대신 사는 의미로 살아가려 한다”고 했다.
< 김규남 기자 >



‘민주주의를 염원하는 시민들’ 회원들이 13일 낮 서울 동대문구 답십리동 경남기업 사옥 인근 건물에서 ‘성완종 리스트’와 관련해 박근혜 정권 퇴진을 주장하는 전단을 수백장 뿌렸다.


‘민주주의를 염원하는 시민들’ 회원들이 13일 낮 서울 동대문구 답십리동 경남기업 사옥 인근 건물에서 ‘성완종 리스트’와 관련해 박근혜 정권 퇴진을 주장하는 전단을 수백장 뿌렸다.


“검찰은 진실 못 밝힌다” “시민의 힘으로 부패정권 심판하자”
‘민주주의 염원 시민들’ 경남기업 사옥 인근에서 수백장 뿌려

‘성완종 리스트’에 대한 철저한 수사와 박근혜 정권 퇴진을 주장하는 전단이 13일 낮 서울 동대문구 답십리동 경남기업 사옥 근처 건물에서 뿌려졌다. ‘민주주의를 염원하는 시민들’ 회원들은 경남기업 건물 앞과 건너편 건물 옥상에서 전단 수백장를 뿌리고 바로 사라졌다. 지난 2월27일 박근혜 정권을 비판하는 전단지를 뿌린 이후 47일만이다.

전단지 앞 면에는 고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의 사진과 함께 ‘부패한 권력에 버림받고 죽음을 선택한 성완종 회장의 명복을 빈다’ ‘시민의 힘으로 부패정권 심판합시다! 부정부패, 독재정권 박근혜 정권 퇴진하라!’는 문구가 적혀 있다. 뒷 면에는 박근혜 대통령의 ‘비리의 덩어리를 드러내야’ 발언과 사진, 허태열·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과 이병기 비서실장의 이름과 함께 ‘썩은내가 진동한다’는 문구가 적혀 있다.

이들은 지난 2월에도 서울 명동, 신촌, 강남 등에서 나흘 연속으로 박근혜 정권을 비판하는 전단지를 뿌렸다. 당시 전단에는 국정원 대선 개입 비판, 대선 공약 파기 등을 비판하는 내용들이 담겼다.
< 김명진 기자 >




제7차 세계물포럼 개회식이 열린 12일 오후 대구 엑스코(EXCO)에서 박근혜 대통령을 비롯한 내빈들이 자격루(물시계)를 당기는 행위극 도중 상징물의 일부가 쓰러져 경호원들이 달려가고 있다.




제7차 세계물포럼 개회식이 열린 12일 오후 대구 엑스코(EXCO)에서 박근혜 대통령을 비롯한 내빈들이 자격루(물시계)를 당기는 행위극을 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부서진 자격루를 살펴보고 있다.



[한마당] 부활한 백합과 측은지심

● 칼럼 2015. 4. 11. 17:55 Posted by SisaHan

부활절을 앞두고 어느 목사님이 예쁜 백합 화분을 하나 선물해 주셨다. 고맙고 기쁜 마음으로 집에 들고 와 백합이 든 비닐봉지를 꺼내놓는데… 이런! 봉오리 하나가 고꾸라져 있지 않은가. 운반도중 봉지 속에서 아마 상처를 입은 것 같았다. 3개의 봉오리 가운데 하나는 활짝 피어 우아하고 예쁜 자태를 뽐내며 잘 버티고 있는데, 통통해서 곧 피게 될 봉오리 2개 중 하나가 꽃대의 상처로 고개가 푹 꺾여진 것이다. 이를 어쩌나, 이 봉오리는 꽃을 피워보지도 못하고 그대로 시들어버리게 될까. 가여운지고… 안타까운 마음에 응급조치를 해보기로 했다. 꺾인 꽃줄기 부분에 반창고를 두르고, 옆 꽃대에 고무줄을 걸어 버틸 수 있게 바로 세웠다.
그런데, 이렇게 반가울 수가! 꽃봉오리가 생기를 띄는 것 같더니 부풀어 올라 꽃잎을 내밀기 시작한다. 마침내 부활절 아침, ‘부활절의 꽃’ 답게 웃음 가득 머금은 곱고 뽀얀 얼굴로 활짝 피어난 것이다. 아이구 하나님, 감사합니다! 백합에게도 부활을 주셨군요!
하찮은 식물도 상처를 싸매는 작은 손길 하나가 부활의 기쁨을 안기는구나~. 신기함과 뿌듯함에 부활절의 의미가 더욱 새로워진 것은 물론이다. 죄악과 온갖 상처에 찌든 사람들에게 생명의 부활을 깨우친 예수 그리스도의 희생과 대속(代贖)이란…도저히 비교할 수야 없는 일이지만.

우리는 듣지도 보지도 말도 못하는 헬렌 켈러를 사랑으로 돌본 앤 설리반 선생의 이야기를 안다. 하지만 설리반 자신도 엄청난 상처와 장애를 극복한 인간승리의 주인공임을 아는 이는 많지않다. 설리반은 엄마가 죽고 아빠는 알코올 중독자였다. 보호소에 보내져 동생마저 죽자 그는 충격에 자살을 시도하고 실명과 정신이상이 됐다. 치료도 포기상태에서 로라 라는 한 간호사가 그녀를 자원해 돌보기 시작했다. 철벽처럼 닫히고 굳어진 설리반의 마음이 변하고 열린 것은 2년이라는 긴 시간과의 싸움이었다. 그렇게 로라의 사랑의 손길은 그녀를 신앙으로, 또한 학교 우등생으로 부활시켰다. 그리고 설리반이 눈 수술로 시력을 되찾아 읽은 한 신문에서 ‘보도 듣도 말도 못하는 아이를 돌볼 사람을 구한다’는 구절을 읽고 “내가 받은 사랑을 갚겠다”며 찾아가 48년간이나 헌신해서 길러낸 인물이 바로 헬렌 켈러였던 것이다.
많은 이들의 가슴을 울린 ‘생명을 구하는 포옹’(The Rescuing Hug) 혹은 ’사랑의 터치’라는 사진과 실화가 있다. 95년 미국 매사추세츠의 메모리얼병원에서 12주나 빨리 태어난 쌍둥이 조산아 자매가 서로 다른 인큐베이터에서 자라게 됐다. 그런데 심장에 문제가 있던 한 아이의 상태가 갈수록 나빠져 생명이 희미해져 갔다. 마침 오랜 경력의 간호사가 엄마 뱃속처럼 한 인큐베이터에 넣어보자고 제안해 같이 있게 했을 때, 기적같은 일이 벌어졌다는 것이다. 아직 눈도 뜨지 않은 상태인데, 건강한 아이가 손을 뻗어 병약한 아이를 감싸 안았고, 죽을 고비를 헤매던 아이는 놀랍게도 호흡과 맥박이 정상으로 돌아와 나날이 호전되어 갔다. 이후 무럭무럭 자란 아이들이 꿈에 부푼 소녀들로 자랐다는 사실을 조엘 오스틴이 ‘긍정의 힘’에 소개해 세상에 감동을 전했다.

크든 작든 따뜻한 사랑의 손길이 사람을 살린 사례는 드물지 않다. 그 사랑의 힘은 우리가 함께 어울려 살아가며 서로 돌보고 서로 부축해 주어야 함을 일깨운다. 상처와 고통으로 낙심하고 절망하는 이들에게 따뜻한 손길을 내밀어 힘과 용기가 되어주는 일. 눈물 흘리는 이들을 위로하고 감싸주는 마음, 그런 측은지심(惻隱之心)과 긍휼의 발로야말로 가장 아름다운 인간의 모습이 아닐까. 이웃을 네 몸처럼 사랑하라고 가르친 예수는 원수도 사랑하라고 말씀했다. 맹자는 측은지심을 남의 불행과 어려움, 고통을 보면 불쌍히 여겨 도우려는 사람의 본성이라면서, 그런 마음이 없다면 인간이라 할 수 없다고까지 단언했다.
우리는 아주 작고 하찮은 손길에도 위대한 결실을 맺는 사랑의 힘을 목도하며 감동하곤 한다. 그런데도 말처럼 쉽지 않은 게 또한 사랑과 긍휼의 손길 내밀기다. 이런저런 형편 때문에, 바빠서, 내 일이 아니니까, 내편이 아니어서…, 그렇게 메마르고 무정할 때가 너무나 많다. 부족한 이들을 비웃고, 모자라다고 업신 여기고 짓밟고, 아파하는 이들의 가슴을 후벼파지 않으면‥그마나 다행일 정도다. 그런 매정함에 둔해져 가는 현실이 더 무섭다. 갈수록 인간다움을 잃어가며 삭막한 기계인간의 세상으로 달려가는 것은 아닌지, 두려움에 스스로도 자문해본다. 너의 측은지심은 살아있는가. 주변의 고통에 귀를 기울이는가. 사랑의 손길을 내밀 줄 아는가? 나의 작은 ‘사랑의 터치’가 언제 나에게 닥쳐올 ‘생명을 살리는 손길’이 될지 알 수 없다는 것을 아는가.


< 김종천 편집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