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탄핵’ 헌재 재판관들 의견 갈려…기각 5·인용 1·각하 2  

 

한덕수 국무총리 탄핵 사건 선고 하루 전인 23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주변에 경찰벽이 쳐져있다. 이준헌 기자

 

헌법재판소가 24일 오전 10시 한덕수 국무총리에 대한 탄핵심판 선고 기일을 열고 청구를 기각한다고 밝혔다. 8명의 재판관 중 기각과 각하, 인용에 대해선 의견이 갈렸다.

 

문형배·이미선·김형두·정정미 재판관은 기각 의견을 밝히며 “탄핵소추 사유 중 특검 임명 법률안에 관한 재의요구권 행사 관련, 비상계엄 선포 관련, 공동 국정운영 관련, 특검 후보자 추천 의뢰와 관련해 피청구인(한덕수)이 헌법과 법률을 위반했다고 볼 수 없다”고 했다. 헌법재판관 임명 부작위에 대해선 헌법과 법률을 위반했지만, “이 위반이 임명권자인 대통령을 통해 간접적으로 부여된 국민의 신임을 배반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봤다.

 

역시 기각 의견을 밝힌 김복형 재판관은 재판관 임명 부작위도 위헌이 아니라고 봤다.

 

정계선 재판관은 인용 의견을 내면서 탄핵소추 사유 전부가 헌법과 법률 위반에 해당하며 그 위반의 정도가 파면을 정당화할 정도로 중대하다고 판단했다.

 

정형식·조한창 재판관은 국회 탄핵소추안 의결 당시 정족수를 문제 삼아 각하 의견을 냈다. 이들 재판관은 “대통령 권한대행 중인 국무총리에 대한 국회의 탄핵소추에는 헌법에 따른 국회재적의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이 요구된다”며 의결정족수를 충족하지 못한다고 했다. < 경향 김정화  김나연 기자 >

 

헌재, 한덕수 탄핵심판 결정에 ‘윤석열’ 없었다

 
  •  

헌법재판소가 한덕수 국무총리에 대한 탄핵심판을 선고하는 24일 오전 헌법재판관들이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으로 들어서고 있다. 한수빈 기자

 

헌법재판소가 24일 밝힌 한덕수 국무총리 탄핵심판 결정에서 예상했던 ‘윤석열 대통령’ 언급은 없었다. 당초 법조계 안팎에선 한 총리에 대한 국회의 탄핵소추 사유에 비상계엄 국무회의 위헌·위법성 여부와 내란 가담 의혹 등이 포함돼 있는 만큼 이에 대한 헌재의 판단이 나올 것으로 봤으나 헌재는 이에 대한 명확한 결정은 내리지 않았다.

 

헌재는 이날 오전 10시 서울 종로구 헌재 대심판정에서 열린 한 총리 탄핵심판 기각 결정하면서 윤 대통령에 대한 언급을 거의 하지 않았다. 사건 개요를 설명하면서 ‘윤석열 대통령이 국회에 의해 탄핵소추됐다’는 내용 정도만 얘기했을 정도다.

 

한 총리의 탄핵소추 사유인 비상계엄 선포 및 내란 행위 가담 의혹과 관련해서도 간단한 판단만 냈을뿐, 윤 대통령의 탄핵 소추 내용과 관련한 내용을 포함시키진 않았다.

헌재는 “한 총리가 비상계엄 선포의 절차적 정당성을 부여하기 위해 국무회의 소집을 건의하는 등의 적극적 행위를 하였음을 인정할만한 증거나 객관적 자료는 찾을 수 없고, 국회의 비상계엄해제요구 결의안이 가결된 이후, 대통령에게 국무회의 소집을 건의하지 않았다는 등의 소추 관련 사실을 인정할만한 증거나 객관적 자료도 찾을 수 없다”고만 밝혔다.   < 경향 박홍두 김나연 기자 >

 

헌재 “한덕수, 재판관 불임명은 위헌…파면 사유는 아냐”

  •  

한덕수 국무총리의 탄핵심판 선고 날인 24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심판정에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을 비롯한 재판관들이 착석해 있다. 한수빈 기자

 

헌법재판소는 24일 한덕수 국무총리에 대한 탄핵을 기각하면서 한 총리가 헌법재판관 3인을 임명하지 않은 것에 대해선 “위헌·위법성은 인정하나 파면에 이를 정도로 중대성은 없다”고 판단했다.

 

문형배·이미선·김형두·정정미 재판관은 이날 헌법재판관 임명 부작위와 관련해 “헌법 66조, 111조 및 국가공무원법 56조 등을 위반했다”고 판단하면서도 파면을 정당화하는 사유에는 해당하지 않는다고 봤다. 이들 재판관은 “피청구인(한덕수)의 헌법재판관 임명 거부가 현직 대통령에 대한 탄핵심판을 진행하는 헌법재판소를 무력화시키기 위한 목적이나 의사에 기인했다고까지 인정할 증거나 객관적 자료는 발견되지 않는다”며 “당시 대통령 권한대행으로서의 역할과 범위에 관한 논란이 계속되고 있었다는 점 등을 고려하면 피청구인의 헌법과 법률 위반이 임명권자인 대통령을 통해 간접적으로 부여된 국민의 신임을 배반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봤다.

 

김복형 재판관은 재판관 임명 부작위에 대해서 위헌이 아니라고 봤다. 김 재판관은 “재판관 임명 행사에 있어 대통령의 작위 의무가 있더라도 국회 선출 재판관을 선출 후 ‘즉시’ 임명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재판관 임명권한의 행사 기간은 재판관 선출 과정에서 헌법 및 법률을 위반한 하자가 있는지 여부 등을 신중하게 확인하고 검토할 시간 등을 고려한 ‘상당한 기간 내’라고 해석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했다.

 

정계선 재판관은 유일하게 탄핵 인용 의견을 내면서 재판관 임명 부작위에 대해서도 “헌법 또는 법률 위반의 정도가 파면을 정당화할 수 있을 정도로 중대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 경향 김정화 김나연 기자 >

  •  

직무복귀 한덕수 “헌재 결정 감사”…마은혁 임명 여부는 답변 안 해

 
                     직무 복귀한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24일 정부서울청사로 출근하고 있다. 연합

 

헌법재판소가 한덕수 국무총리의 탄핵사건을 24일 기각하면서 한 총리가 즉시 직무에 복귀했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는 “우선 급한 일부터 추스려 나가도록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 권한대행은 이날 오전 헌재의 선고가 나온 뒤 오전 10시21분 정부서울청사에 도착해 취재진에게 “헌법재판소의 현명한 결정에 감사드린다. 총리가 직무 정지 중인 그러한 국정을 최선을 다해서 이끌어 주신 최상목 권한대행과 국무위원들 한 분 한 분께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리겠다”고 밝혔다.

 

한 권한대행의 복귀는 지난해 12월27일 국회에서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지 87일 만이다. 한 권한대행은 “우선 급한 일부터 추스려 나가도록 하겠다”며 당면 현안부터 챙기겠다고 했다. 

한 권한대행은 “우선 급한 일부터 추스려 나가도록 하겠다”며 당면 현안부터 챙기겠다고 했다. 그는 “제가 앞장서서 통상과 산업의 담당 국무위원과 민간과 같이 민관 합동으로 세계의 변화에 대응하겠다”며 ‘트럼프발 관세 전쟁’에 대비하겠다고 했다. “또 지정학적 대변혁의 시대에 우리 대한민국이 발전을 계속할 수 있도록 우리 국무위원과 정치권과 국회와 또 국회의장님과 모두 힘을 합쳐서 최선을 다해서 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또 “정말 큰 산불로 인해서 고통을 받고 계신 분들을 뵙고 또 특히 돌아가신 분들에 대해서 제가 직접 손으로 위로의 편지를 드렸다”며 “정말 가슴 아픈 일이고 그분들의 명복을 빌어 마지 않는다”고 전국 곳곳에서 발생한 산불 피해 수습에 나서겠다고 했다.

 

한 권한대행은 “국민들은 극렬히 대립하는 정치권에 대해서 그러지 말아야 한다는 목소리를 확실하게 내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이제는 좌우는 없다고 저는 생각한다. 오로지 우리나라가 위로 앞으로 발전하는 것이 정말 중요한 우리의 과제다”고 통합을 강조하기도 했다.

 

마은혁 헌법재판관 후보자의 임명 여부에 대한 취재진의 질문에 한 권한대행은 “(여러분을) 또 뵙겠다”며 답을 하지 않았다.   < 한겨레 이승준 기자 >

 

박찬대, 한덕수 ‘탄핵 기각’ 유감…“마은혁 임명해 헌법 수호해야”

 

 
 
직무에 복귀한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2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4일 헌법재판소의 ‘한덕수 국무총리 탄핵심판 기각’ 결정에 “유감”이라고 밝혔다. 그는 헌재 결정에 따라 곧바로 직무에 복귀한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에게 마은혁 헌법재판관 후보자 임명 등 헌법 수호에 나서라고 촉구했다.

 

박 원내대표는 이날 서울 광화문 광장 천막당사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헌재가 국회의 한덕수 총리 탄핵심판 청구를 기각했다”며 “유감”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헌재는 (국회의 탄핵소추안) 의결정족수와 관련해 대통령 아닌 총리의 경우 재적의원 과반수가 적법하다고 분명하게 결론내렸다”고 강조했다. 국회의 한 대행 탄핵소추안 표결 당시 대통령 권한대행에게 ‘대통령 의결정족수’(200석)를 적용할 것이냐, ‘국무위원 의결정족수’(150석)를 적용할 것이냐’를 두고 논란이 있었으나, 이날 헌재는 “대통령 권한대행은 대행자에게 미리 예정된 기능과 과업의 수행을 의미하는 것이지, 이로써 권한대행 또는 권한대행자라는 공직이나 지위가 새로이 창설되는 것이라 볼 수 없다”고 밝혔다.

 

박 원내대표는 “헌재가 국회 추천 몫 헌법재판관 3인을 임명하지 않는 것이 위헌이란 점도 분명히 했다”고 말했다. 기각 의견을 낸 재판관들조차도 한 대행이 헌법재판관 임명을 안한 것에 대해서는 “헌법과 법률에 따른 구체적 작위 의무를 위반한 것으로서, 헌법과 법률에 위반한 때에 해당된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다만 이들은 “한 총리의 재판관 임명 거부가 헌재를 무력화시키기 위한 목적 또는 의사에 기인했다고까지 인정할 증거나 객관적 자료는 발견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이에 박 원내대표는 “대통령 권한대행은 헌법 수호의 막중한 책무를 다해야 하는 자리”라며 “한 총리는 이 사실을 명심하고 헌법 수호를 최우선 과제로 삼을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위헌 판단이 난 헌법재관 미임명 상황을 해소하고 법률에 따라 상설특검 추천을 의뢰하라”는 것이다.   < 한겨레  엄지원  고경주 기자 >

 

 

술 취해 난동부려 체포됐지만 검찰은 ‘영장 불청구’

 


최재해 감사원장 및 이창수 중앙지검장 등 검사 3인에 대한 탄핵심판이 열린 지난 13일 오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앞에서 탄핵 반대 시위가 열리고 있다. 권도현 기자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과 불특정 다수를 겨냥해 살인예고 글을 올렸던 유튜버 유모씨(42)가 술에 취해 난동을 부려 체포됐다가 검찰의 구속영장 불청구 결정으로 풀려났다.

 

23일 서울 용산경찰서는 업무방해 혐의 등으로 체포된 유씨에 대해 검찰에 구속영장을 신청했지만 검찰은 전날 불청구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경찰은 유씨를 불구속 상태로 수사하고 있다.

 

유씨는 지난 21일 용산구의 한 음식점 내에서 술에 취한 상태로 “이 XX들 목을 다 잘라버려야 된다” “빨갱이 XX” 등의 욕설을 하며 난동을 부린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현시점에서 구속 필요성이 소명됐다고 보기 어렵다”는 취지로 영장을 불청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유씨는 “문 대행을 살해하겠다” “문 대행이 이상한 짓을 할 시에는 변장 등을 하고 잔인하게 죽이고 나도 죽겠다” 등의 글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려 협박 혐의로 경찰에 입건됐다. 유씨는 같은 혐의로 이미 서부경찰서가 신고를 받아 입건 전 조사를 벌이고 있었다. 경찰은 유씨 관련 사건을 영등포경찰서로 병합해 수사하고 있다.

 

유씨는 전날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용산서 유치장에서 방금 나왔다” “윤석열 대통령의 직무 복귀를 위해 우리의 적과 계속 싸우겠다”는 글을 올렸다.

 

경찰은 선고 당일 헌법재판관의 신변 보호 등을 위해 전담경호대와 형사·경찰특공대를 배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 경향 배시은  강한들 기자 >

 

난동 부리다 체포된 ‘문형배 살인예고’ 유튜버, 검찰이 풀어줘

경찰이 신청한 구속영장 기각…극우 폭력수위 높아지는데 대응 ‘엇박자’

 

 
 
                   23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앞에서 경찰이 근무를 서고 있다. 연합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 등을 겨냥한 살인 예고 글을 올렸던 유튜버가 술에 취해 난동을 부려 경찰에 체포됐지만 검찰의 구속영장 기각으로 풀려났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을 앞두고 극우 지지자들의 폭력·위협 수위가 높아지면서 경찰이 엄정 수사 기조를 밝혔지만 검찰이 제동을 걸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서울 용산경찰서는 23일, 업무방해·협박·폭행 등의 혐의로 40대 유튜버 유아무개씨의 구속영장을 전날 서울서부지검에 신청했지만 검찰이 이를 기각했다고 밝혔다. 서부지검은 유씨가 현행범으로 체포됐지만 ‘현 시점에서 구속할 만한 사정이 부족하다’며 영장을 청구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서부지검 관계자는 이날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영장 반려 사유는 원래 확인이 어렵다”고 밝혔다.

 

유씨는 지난 21일 서울 용산구의 한 음식점에서 술에 취한 상태로 욕설을 하며 난동을 부리다 업무방해 혐의로 경찰에 체포됐다. 유씨는 앞서 유튜브 등에 “우리 윤카(윤 대통령)께서 직무 복귀하시면 제 역할은 끝난다. 만약 그게 안 될 시에는 몇몇 죽이고, 분신자살하겠다”, “문형배가 이상한 짓을 할 때에 변장 등을 하고 잔인하게 죽이겠다”는 글을 올려 협박하고, 이달 초에는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인근에서 유튜브를 촬영하던 중 시민과 마찰을 빚다 폭행한 혐의도 받고 있다.

 

경찰은 유씨의 반복되는 범행을 종합해 증거인멸, 도주 우려 등의 이유로 영장을 신청했지만 검찰의 기각으로 구속 수사는 불발됐다. 유씨는 지난달 23일에는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앞에서 경찰의 바리케이드를 파손한 혐의(공용물건손상)로 현행범 체포돼 구속영장이 청구됐지만 법원에서 기각돼 지난 1일 검찰에 불구속 상태로 송치됐다.

 

경찰은 유씨 관련 사건을 용산경찰서로 병합해 불구속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유씨는 이날도 헌법재판소 앞에서 라이브 방송을 진행했다. 전날에는 본인 유튜브 채널에 “용산서 유치장에서 방금 나왔다. 이번에는 검사님께서 올바른 판단과 결정을 해주셨다. 윤석열 대통령님의 직무복귀를 위해 우리의 적들과 계속 싸우겠다”는 글을 올렸다.

 

최근 경찰이 헌법재판소와 재판관을 상대로 한 위협 행위에 엄정 대응 기조를 이어가는 가운데, 수차례 극단적 위협 행위를 반복한 유튜버의 구속영장을 검찰이 법원에 청구하지 않고 반려한 건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한상희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피의자에 대한) 불구속 수사가 기본 원칙이기에 검찰만을 탓할 수는 없지만, 범행이 계속 이어지고 협박 등 중한 범죄의 가능성이 계속 열려 있다면 사회적으로 차단할 필요는 있다”며 “사회가 ‘극우화’된다는 것은 단순히 이념적 성향의 문제가 아니다. 극우 집단의 폭력, 폭동 등 물리력 행사로 이어지기 쉬운데 지금 그걸 차단하지 않으면 사회가 혼란에 빠져들 가능성이 있다. 극우의 위협 행위에 대해서는 검찰과 경찰이 협력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한겨레 고나린 기자 >

 

윤석열 경호처가 사병화돼...내란 증거인멸, 체포협조 직원 보복불안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0일 국회 의원실에서 경향신문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권도현 기자

 

“대통령경호처 내부는 윤석열 대통령과 김성훈 경호처 차장의 복귀로 인해 ‘공포’ 그 자체입니다.”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경호처 내부 상황에 대해 “경호관들이 상당한 불안감에 휩싸여 있다”며 이같이 전했다. 윤 의원은 경호처를 담당하는 국회 운영위원회 소속으로 현 정부 경호처 문제점을 지속적으로 지적해왔다.

 

윤 의원은 경호처 김성훈 차장과 이광우 경호본부장에 대한 구속영장 기각에 대해 “내란 사태의 블랙박스인 비화폰 서버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김 차장 신병 확보가 필수였는데, 법원이 이 고비를 넘지 못하게 했다”고 말했다. 그는 구속영장 심사에 불참한 검찰을 향해 “이런 주요 사건에서 검찰이 법정에 나가지도 않은 것은 ‘태업’”이라고 했다.

 

윤 의원은 “윤석열 경호처가 사병화되고, 과거 군사독재 시절로 돌아갔다”며 예산 투명성 제고와 내부 감찰제도 개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지난 20일과 22일 두 차례 윤 의원을 인터뷰했다.

 

-지난 21일 김 차장과 이 본부장 구속영장이 기각됐다.

 

“김 차장은 수차례 비화폰 서버, 비화폰 단말기 내 데이터 삭제를 지시했다. 비화폰이 내란의 블랙박스인데 이걸 지우라고 한 것이다. 김 차장이 원격으로 증거인멸을 지시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이런 불법을 지시했던 자들이 다시 돌아온 것이다. 경호처 내부는 말 그대로 암흑과도 같다. 법원까지 이런 결정을 하는 상황에서 다수의 경호관이 어떤 희망을 갖겠나. 이분들을 누가 지탱해주나. 대한민국 법이 이런 식으로 작동을 한다는 것은 법치주의가 무너지는 것과 같다.”

 

-경호처 내부 분위기는 어떤가.

 

“경호관들의 용기 있는 저항으로 윤 대통령이 체포되고 구속될 수 있었던 것 아닌가. 그런데 윤 대통령이 다시 살아 돌아왔다. 이 상황이 이들에게는 너무 공포스러운 거다. 이런 가운데 경호3부장 해임 조치 소식을 접한 경호관들은 대단히 위축될 수밖에 없다.”

 

-윤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 당시 김 차장 지시에 불응한 인사들에 대한 보복 조치가 이뤄진다는 얘기가 있다.

 

“김 차장의 부당한 지시에 저항했던 사람을 찍어 대기발령하고, 징계위원회에 회부하는 조치가 있었다. 경호관들에 대한 겁박성 조치였던 만큼 규모가 광범위했다고 보이진 않는다. 다만 경호3부장에 대한 해임 의결이 있었던 만큼, 김 차장 지시에 불응한 나머지 경호관들에 대한 징계위 의결이 순차적으로 이뤄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경호처에서 사의를 표명한 사람은 없나.

 

“경호처 관계자들 가운데 간접적으로 ‘그만두고 나가고 싶다’는 심경을 전달하신 분들이 몇 있다. 수십 년간 경호관으로 근무하며 오로지 명예로 버텨온 분들이 작금의 경호처 모습을 보고 ‘도저히 못 견디겠다’고 한다. 그런 분들한테는 제가 간접적으로라도 ‘제발 나가지 말라’고 전했다. 이런 분들이 경호처에 더 남아 힘을 내고 버티고 싸워야 한다는 의사를 전달했다.”

 

-김 차장의 증거인멸 지시 때 실무진은 어떻게 저항했나.

 

“실무진은 김 차장 지시가 부당하다며 막았다. 단순히 현행 법률에 위배된다는 말만으로는 부족하다고 보고 경호관들이 공문으로까지 작성해 놓았다. 이 공문에는 김 차장의 증거인멸 지시와 관련한 내용이 담겼다. 검찰은 이렇게 증거인멸 정황이 분명하고 진술도 있는데도 세 번이나 경찰의 구속영장 신청을 반려했다.”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0일 국회 의원실에서 경향신문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권도현 기자

 

-경호처는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 대한 신변보호 조치 강화 방침을 밝혔다.

 

“정치적 행위다. 최 부총리가 대통령 권한대행인 만큼 충분한 경호가 필요하다. 하지만 경호처가 새롭게 경호를 강화하겠다고 운운하는 것에는 저의가 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몸조심하라’라는 메시지를 공격하기 위한 사실상의 정치 행위다. 이건 심각한 문제다. 대통령의 그림자와도 같은 경호처는 정치에 이용돼서는 안 된다.”

 

-이렇게 경호처가 전면에 등장한 적이 있나.

 

“대통령 경호 업무 자체가 보안이다. 경호처가 윤석열 정부에서처럼 이렇게 무대에 등장했던 적이 없다. 단적인 예로 윤 대통령 석방 후 김 차장이 한남동 관저 앞에서 대통령을 수행하다시피 하고 동선을 안내했다. 이건 수행비서의 일이지 경호처 차장의 일이 아니다.”

 

-민주당 일부 의원이 경호처 폐지 법안을 발의했다.

 

“경호처 폐지는 (당내) 다양한 의견 중 하나일 뿐 정리된 것은 아니다. 윤석열 경호처가 사병화되고, 과거 군사독재 시절로 돌아간 것은 분명하다. 다만 그 원인이 특정 개인의 문제인지 구조적인 문제인지는 좀 더 고민해야 한다.”

 

-경호처 개혁 방안은.

 

“구조적 문제 중 하나는 공개되지 않은 예산 체계에 있다. 국가보안 사항이라 국회 운영위에서 다루긴 하지만 세부 내용을 볼 수 없다. 내부 감찰 구조도 문제다. 일례로 이번 경호3부장 징계위원회를 구성할 때 내부·외부 위원 각각 3명으로 꾸려졌는데 외부 위원 중 2명이 경호처 출신이다. 이런 구조면 징계위가 소위 ‘짜고 치는 고스톱’이 될 수밖에 없다.” < 경향 강연주 기자 >

 

비상계엄 위법성…헌재 재판관 임명 거부 위헌판단 주목 

 

 
 
한덕수 국무총리가 지난 2월 19일 서울 헌법재판소에 진행된 탄핵심판 첫 변론기일에 출석해 있다. 공동취재사진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 선고가 임박한 가운데 헌재가 24일 한덕수 국무총리 탄핵 선고를 예고하면서 그 결정 내용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윤 대통령과 한 총리가 각각 12·3 내란을 주도하고 가담했다는 이유로 탄핵소추안이 통과됐고, 그 뒤 국회가 내란죄 부분을 철회하면서 두 사람 탄핵 사건은 닮은 꼴이 됐기 때문이다. 의결정족수 문제로 ‘각하’되지 않고 본안 판단까지 나아간다면, 한 총리 탄핵 선고를 통해 윤 대통령 쪽과 여권이 절차 위반이라고 주장하고 있는 ‘내란죄 사유 철회’와, 탄핵 재판의 주요 쟁점인 비상계엄 선포의 위법성을 헌재가 어떻게 보고 있는지 가늠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 총리는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통과되고 13일 뒤인 지난해 12월27일 탄핵소추안이 가결되면서 직무가 정지됐다. 탄핵소추 사유는 총리 시절 △‘채상병·김건희 특검법'에 대한 대통령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를 건의하고 △12·3 비상계엄 사태에 적극 가담했고 △계엄 직후 당정 공동 국정운영 구상을 밝혔으며, 대통령 권한대행 때에는 △‘내란 상설특검' 후보 추천 의뢰를 방기하고 △헌법재판관 임명을 거부한 점이 꼽혔다. 탄핵소추 사유로 보면, 윤 대통령이 내란의 우두머리로 비상계엄을 선포했고 한 총리가 이에 가담했다는 대목에서 ‘12·3 내란’을 고리로 두 사람의 탄핵 쟁점이 겹친다.

 

법조계에선 한 총리 탄핵 선고에서 헌재가 12·3 비상계엄 선포의 위법성 판단을 내놓을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헌법연구관 출신의 한 법조인은 23일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한 총리는 비상계엄 날 밤 군 투입 지시 등 위법한 일에 직접 관여한 게 없기 때문에 헌재가 (한 총리 사건에서) 12·3 비상계엄 과정 전체를 들여다보지는 않을 것 같다”면서도 “12·3 비상계엄 선포 절차의 적법성에 대한 판단은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 탄핵 사건에서도 12·3 비상계엄 선포 국무회의의 적법성은 중요한 쟁점이다. 한 총리 사건의 결과를 통해 12·3 비상계엄의 위헌 요소 중 일부에 대한 헌재의 판단을 미리 알 수 있는 셈이다.

 

또 윤 대통령 쪽이 탄핵심판에서 제기한 절차적 문제가 헌재에서 받아들여질지, 한 총리 탄핵 선고를 통해 명확해질 것으로 보인다. 국회는 윤 대통령과 한 총리의 내란죄를 탄핵 사유로 포함해 국회에서 소추안을 의결한 뒤 탄핵 재판 과정에서 형사적 공방이 길어질 수 있다며 이를 제외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재판 때도 뇌물·강요죄를 탄핵소추안에 포함했다가 나중에 철회한 전례도 있었지만 윤 대통령 쪽은 절차상 문제가 생겼다며 ‘각하’를 주장하고 있는 상황이다. 헌재는 한 총리 사건에서 ‘내란죄 철회’가 적법한지를 판단할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 쪽의 절차적 문제 제기에 대한 답이 될 수 있는 것이다.

 

다만, 본안 판단의 변수는 의결정족수 문제다. 국회는 권한대행 자리인 대통령 의결 요건(재적 의원 300명 중 200명 이상 찬성)이 아닌 총리 요건(300명 중 과반수 찬성)으로 한 총리 탄핵소추안을 통과시켰다. 헌재가 만약 한 총리 탄핵소추에 대통령 의결 요건이 필요했다고 판단하면 사건은 각하 처분돼 본안 판단 없이 한 총리는 직무에 복귀한다.

 

법조계에선 헌재가 국회의 한 총리 탄핵소추 의결정족수에는 문제가 없다고 판단한 뒤 12·3 비상계엄 국무회의의 위헌·위법성을 확인하더라도 한 총리가 파면될 가능성은 적다고 본다. 위헌·위법 행위의 중대성까지 인정되지는 않을 거라는 전망이다. 정태호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한 총리가 12·3 비상계엄에 적극적으로 가담했는지를 판단하기 위해 필요한 증거가 헌재에 지금 거의 없기 때문에 내란 가담 행위 부분에 대해서는 기각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나 한 총리가 정계선·조한창·마은혁 재판관 후보자를 임명하지 않았다는 점은 파면의 근거가 될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이 정계선·조한창 재판관만 임명하고 마은혁 후보자는 임명하지 않은 것에 대해 헌재가 지난달 27일 위헌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반면, 한 총리의 재판관 불임명 행위가 있었지만, 헌재의 위헌 확인은 한 총리의 직무가 정지된 이후에 나왔다는 점에서 ‘파면에 이를 정도로의 헌법 위반’으로 판단하진 않을 거라는 반론도 있다.  < 한겨레 오연서  김지은  장현은 기자 >

 

‘운명의 일주일’ 여는 한덕수 탄핵심판 세가지 쟁점···윤석열 탄핵에도 영향 줄까

 
  •  

한덕수 국무총리 탄핵 사건 선고 하루 전인 23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주변에 경찰벽이 쳐져있다. 이준헌 기자

 

헌법재판소가 24일 한덕수 국무총리 탄핵심판 결정을 선고한다. 지난해 12월14일 국회가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가결한 지 꼭 100일째가 되는 이날 윤 대통령 탄핵심판 사건보다 먼저 한 총리 사건에 대한 결정을 내릴 예정이다. 헌재가 탄핵소추를 인용하면 즉시 파면되고, 반대로 기각이나 각하하면 한 총리는 직무에 복귀해 다시 대통령 권한대행을 맡게 된다. 무엇보다 한 총리의 탄핵소추 사유가 윤 대통령 탄핵 사건과도 일부 겹치는 만큼 헌재가 구체적으로 어떤 결정을 내릴지 관심이 집중된다.

 

‘국회 정족수’ 문제되면 사유 판단 없이 각하 가능성

 

한 총리 탄핵 결정에서 주목해 봐야 할 부분은 크게 세가지다. 우선 탄핵소추 의결 당시 국회 정족수가 채워졌는지를 따지는 ‘절차’ 문제다. 한 총리 측은 지난해 12월27일 탄핵소추안 가결 때에는 총리가 아닌 대통령 권한대행 신분이었다고 지적한다. 국회가 대통령 탄핵 의결 정족수(200석)가 아닌 국무위원 탄핵 의결 정족수(151석)를 적용해 탄핵소추한 것이 위법하다며 각하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반면 국회는 “대통령 업무에 대한 권한대행일뿐 ‘직’은 여전히 총리”라고 반박한다. 헌재가 한 총리 측 주장을 받아들이면 다른 탄핵소추 사유에 대한 판단은 하지 않고 사건은 ‘각하’ 된다. 이 경우 이후 대통령 ‘권한대행의 권한대행’을 이어받은 최상목 권한대행이 임명한 조한창·정계선 헌법재판관에 대해 국민의힘 등이 문제를 삼을 수 있다.

 

한 총리에 대한 탄핵소추 사유는 ‘비상계엄 공모·묵인·방조, 헌법재판관 임명 거부, 김건희·채모 상병 특검법 거부권, 한동훈·한덕수 공동 국정운영 시도, 내란 상설특검 임명 회피’ 등 총 다섯가지다. 이 사유 중에서 헌법재판관 불임명에 대해 헌재가 어떻게 판단하는지도 주목된다.

 

한 총리 탄핵 이후인 지난해 12월31일 최 권한대행은 조한창·정계선·마은혁 재판관 후보자 중 마 후보자를 뺀 2인만 임명했는데, 이에 대해 헌재는 전원일치 의견으로 위헌이라고 판단했다. 한 총리가 그보다 앞서 재판관 3인을 모두 임명하지 않은 행위에 대해서도 위헌이라고 볼 가능성이 크다.

 

다만 이 위헌·위법성이 인정되더라도 한 총리를 파면할 정도로 중대하지 않다고 판단할 수도 있다. 이에 대해 법조계 일각에선 헌재가 이미 위헌이라고 판단한 내용을 탄핵심판에선 적용하지 않는다면 스스로 결정의 가치를 깎아내릴 수 있다고 우려하는 시각도 나온다.

 

한 총리 탄핵 사유 5가지…내란 관련 겹치지만 실체 파악 안 할 수도

 

비상계엄 방조와 관련된 탄핵 사유는 윤 대통령 탄핵 사건과 관련돼 중요한 쟁점으로 꼽힌다. 한 총리 탄핵을 통해 대통령 탄핵의 단서를 얻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윤 대통령의 탄핵 주요 사유가 비상계엄 선포 관련 실체적·절차적 요건 위반인 데 반해 한 총리의 사유는 내란 행위에 대한 ‘방조’이기 때문에 사안이 많이 겹치진 않을 거란 시각도 있다.

 

헌재는 지난달 19일 한 총리 탄핵심판에서 한 차례 변론을 하고 약 90분 만에 종결했다. 따질 쟁점이 많거나 복잡하지 않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당시 한 총리는 국회 측의 탄핵소추 사유를 반박하며 “계엄에 대해 사전에 알지 못했고, 들은 뒤에는 대통령이 다시 생각하도록 최선을 다해 설득했다”고 주장했다.

 

헌재는 윤 대통령이 비상계엄 선포 전 열었다는 ‘5분 국무회의’ 관련 위법성 정도를 언급할 가능성이 있다. 한 총리도 앞서 윤 대통령 탄핵심판 10차 변론에 증인으로 출석해 “통상의 국무회의와 달랐고, 실체적 흠결이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 경향 김정화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