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전투병, 러시아 파병은 국제법 위반”

 
지난 28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이재강(더불어민주당)·김준형(조국혁신당)·정혜경(진보당) 의원 주최로 열린 ‘북한군 파병설에 대한 한국 정부 및 정치권 반응 문제점과 대응 방향’ 긴급 좌담회에서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 양무진 북한대학교 총장 등 참석자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
 

더불어민주당이 북한의 러시아 파병을 규탄하는 내용의 결의안을 발표하며 북한군 병력의 즉시 철수를 요구했다. 또 “정부가 살상무기 지원 등의 강경 대응이 아니라, 국제사회와 협조하여 평화적으로 대응하라”고 촉구했다.

김영배 의원이 29일 대표발의한 ‘북한 전투병의 러시아 파병 철군 및 한반도 평화안정 촉구 결의안’에서 민주당은 “북한 전투병의 러시아 파병은 국제법을 위반한 것”이라며 “세계 평화와 한반도 평화를 위협하는 중대한 행위로 규정하고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혔다. 또 북한에 파병의 즉각 철수, 추가 이송계획 철회를 촉구했다. 국가정보원은 이날 북한의 러시아 파병 규모가 3천명 이상이고, 연말까지 1만900명을 보낼 것으로 관측된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민주당은 “실질적인 북-러 군사동맹화에 따른 국제적인 파장이 커지는 상황에서 우리 정부는 우크라이나에 살상무기 지원 등을 언급하며, 직접적인 전쟁참여마저 불사할 의도를 비치고 있다”고 비판했다. 앞서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24일, 러시아에 파병된 북한군 움직임에 따라 우크라이나에 대한 살상무기 지원 가능성을 열어놓겠다고 했다. 민주당은 “정부의 우크라이나에 대한 살상무기 지원 및 우리 군 파병 등의 직접적인 전쟁에 참여하는 행위가 한반도의 위기를 고조시키고, 실질적인 우리 국민의 피해를 발생시킬 수 있다는 것을 우려한다”며 “정부가 국제사회와 공조하여 평화적 해결 방안을 마련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번 결의안은 이미 발의된 국민의힘 결의안과 함께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에서 병합심사된 뒤 국회 본회의에 올라갈 예정이다.                 < 한겨레 고경주 기자 >

 

[해외 미디어 동향] 28일 정오까지 20만 명, 전체 8% 구독 해지
베이조스 “대선 후보 지지 포기는 신문 신뢰성 높이기 위한 것”

 
 
▲ 워싱턴포스트 사옥. 사진=flickr
 

워싱턴포스트(WP) 사주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업자가 미국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카멀라 해리스 민주당 후보에 대한 WP의 지지 선언을 막았다는 의혹이 나오자 WP 전체 10%에 가까운 구독자들이 계약을 해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베이조스는 입장을 내고 해리스 지지 사설을 거부한 것이 개인 이익 때문이 아닌 매체의 신뢰성 제고를 위해서였다고 해명했다.

미국 NPR 보도에 따르면, WP가 이번 선거에서 특정 후보에 대한 지지를 포기하겠다고 밝힌 이후 28일 정오까지 20만 명 이상이 WP의 디지털 구독을 해지했다. NPR은 “전체 유료 구독자(지면 포함) 250만 명의 8% 정도”라며 “해지 건수는 계속 늘고 있다”고 했다.

마틴 배런 전 편집장은 NPR에 “이 결정이 3년 전, 2년 전, 심지어 1년 전에 내려졌더라도 괜찮았을 것”이라며 “선거가 끝나기 불과 몇 주를 남겨놓고 급하게 결정됐으며 내부 편집위원회와 진지하게 논의하지도 않았다. 원칙에 입각한 것이 아니라 다른 이유 때문에 (결정이) 내려진 것이 분명하다”고 했다.

미국의 대표적 진보성향 신문으로 분류되는 WP가 36년 만에 처음으로 후보 지지를 밝히지 않겠다고 결정하자 후폭풍이 이어지고 있다. 윌리엄 루이스 WP CEO는 지난 25일 “WP는 이번 선거에서 대통령 후보를 지지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고 이후 노조가 비판 성명을, 편집인은 사의를 표명했다. 오피니언부 필진 19명도 WP의 결정이 “끔찍한 실수”라는 공동 성명을 냈다.

▲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 사진=flickr
 

미국 현지 보도에 따르면 WP 내부 편집위원회는 해리스 후보에 대한 지지 사설 초안을 작성했다. 하지만 베이조스가 이를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NYT는 “데이비드 시플리 WP 편집장과 윌리엄 루이스 CEO는 선거가 임박한 상황에서 전통을 포기하지 말자는 주장을 사적으로 제기했지만 베이조스가 관행을 끝내기로 결정했다”고 보도했다. 베이조스는 자신이 설립한 아마존, 블루 오리진 등의 기업 때문에 행정부와 이해관계가 있다.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의 당선을 우려해 해리스 후보의 지지를 포기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다.

베이조스는 28일 ‘어려운 진실: 미국인들은 뉴스 미디어를 신뢰하지 않습니다’ 글에서 회사의 결정은 WP의 신뢰성을 높이기 위한 것이었다고 주장했다. 베이조스는 “올해 여론조사에서 언론인은 의회보다 낮은 순위를 기록했다”며 “우리는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컨트롤이 가능한 부분에선 더 열심히 컨트롤해야 한다”고 말했다.

베이조스는 “대선 후보 지지를 거부하는 것 자체만으론 신뢰도를 크게 끌어올릴 수 없지만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는 의미 있는 조치”라며 “선거와 좀 더 멀리 떨어진 시점에 이러한 결정을 내렸더라면 하는 아쉬움은 남는다. 이는 의도적인 전략이 아니라 불충분한 계획이었다”고 해명했다.

WP는 2017년 ‘민주주의는 암흑 속에서 죽는다’(Democracy Dies in Darkness) 슬로건을 발표하며 홈페이지 첫 화면과 신문 제호 아래에 해당 문구를 삽입하기 시작했다. 당시 정부 비판 언론을 ‘가짜뉴스’(fake news)라고 비판하던 트럼프 행정부와 정면 대응한다는 취지로 해석돼 구독이 크게 증가한 바 있다.    < 미디어오늘 박재령 기자 >

상당수 상급종합병원, 지방 재난기금으로 충당
“윤 정부 의료대란 책임, 지자체에 전가” 비판

 
전국 곳곳에서 응급실 운영에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지난달 9일 오전 주 1회 성인진료를 중단하고 있는 서울 양천구 이대목동병원 권역응급의료센터 앞을 환자가 지나가고 있다. 연합
 

“의사들의 야간·휴일 당직비에 대한 정부 지원이 8월부터 끊겼다.”

한 상급종합병원 관계자는 29일 한겨레에 “수술 등이 줄면서 경영 여건이 상당히 어려운데, 정부가 약속한 당직비 지원까지 중단되면서 곤혹스러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날 건강보험공단과 상급종합병원의 말을 종합하면, 정부가 마련한 예비비가 바닥나 대다수 상급종합병원 필수의료 인력의 야간·휴일 당직비 지원이 8월부터 중단된 것으로 나타났다. 17개 시도 가운데 5곳은 지방정부가 재난지원금을 투입해 지원이 이뤄지고 있지만, 나머지 12곳은 끊긴 상태다. 대학병원 등 상급종합병원에선 의대 증원에 반발해 전공의들이 빠져나가면서 전문의가 야근·휴일 근무를 전담하고 있는데, 이들의 인건비 일부에 구멍이 난 셈이다.

정부는 의료공백에 따른 비상진료체계를 위해 3월(1285억원)과 5월(755억원), 총 2040억원의 예비비를 편성해 지원에 나섰다. 상급종합병원의 당직비는 정부 예비비 집행에서 비중이 가장 크다. 허성무 의원(더불어민주당)이 보건복지부로부터 받은 자료를 보면, 이달 기준으로 집행된 예비비 1854억6500만원 중 의료인력 당직수당이 946억3500만원(51%)으로 절반을 넘었다. 상급종합병원·공공기관 등 신규 채용 인건비(378억2900만원), 군의관·공보의 파견 수당(217억1600만원) 등이 뒤를 따랐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는 3차 예비비는 편성하지 않을 계획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추가 예비비 편성은 검토하지 않고 있다”며 “의료 지원에 있어 꼭 예비비만 있는 것은 아니다. (예산) 전용 등 올해 비상진료체계 예산분은 (모두) 확보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30조원 가까운 세수 결손으로 의료공백 지원에 추가 예비비 배정이 쉽지 않은 상황임을 보여준다.

정부는 대신 지방자치단체의 재난관리기금을 꺼내들었다. 전국의 지자체는 이미 올해 2~9월 의료공백에 대응하기 위해 484억6900만원의 재난기금을 사용했다. 재난기금은 각종 재난의 예방 및 복구에 따른 비용을 부담하기 위해 지자체가 매년 적립하는 법정 의무 기금이다. 행정안전부는 지난 2월 ‘보건의료 분야 국가핵심기반의 마비’를 재난으로 판단하고 각 지자체에 재난기금 집행 협조를 구했다.

하지만 의료공백이 장기화되자, 지난달 24일 국무회의에선 지자체의 재난기금을 비상진료에 사용할 수 있도록 새로운 특례를 만들었다. 지자체에 추가적인 재정 투입 압박도 이뤄지고 있다. 박유진 서울시의원(민주당)은 최근 자료를 내어 “정부는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를 통해 각 지자체에 총 1712억원(서울시 655억원)의 재난관리기금을 투입할 것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1712억원이면 앞선 두차례 예비비와 맞먹는 액수다. 박 의원은 “윤석열 정부 스스로 일으킨 의료 대란의 책임을 지자체에 전가하는 무책임한 처사”라며 “가장 심각한 것은 의료 대란이 언제까지 계속될지 모른다는 점이다. 정부는 독선적 태도를 버리고 대화로 문제를 해결하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행안부 관계자는 “재난관리기금은 지자체가 자율적으로 결정할 문제인 만큼, 협조를 요청했을 뿐 강제하진 않았다”고 말했다.  < 한겨레 김소연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