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기야 '뇌물수수 피의자' 적시에 민주 당 차원 대응
이재명, 대책기구 구성 주문…8일 문재인 예방키로

검찰 표적수사 본격화에 친명‧친문 구분 없이 폭발
"괴이‧악랄한 정권…정치보복 결말은 검찰의 몰락"

김정숙 인도 방문도 수사…부부 포토라인 세우려
손자 태블릿까지 압수…압수목록표에 기재 명확

곽상도 아들 받은 50억 퇴직금은 '독립생계' 무죄
조국혁신 "모든 야당이 검찰을 공소청으로 바꿔야"

 

2017년 5월 8일 당시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선후보가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19대 대선 마지막 유세에서 딸 다혜 씨와 손자로부터 카네이션을 받은 뒤 미소 짓고 있다. 2017.5.8.[연합]
 

검찰이 문재인 전 대통령의 전(前) 사위에 이어 딸의 주거지를 압수수색하고 급기야 문 전 대통령까지 '뇌물수수 피의자'로 정조준하자 더불어민주당이 총력 대응에 나섰다. 이재명 대표는 지도부 회의를 통해 당 차원의 대책기구 구성을 주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당내 검찰 수사 대응 기구인 검찰독재정치탄압대책위원회(검독위)가 곧 확대 재편될 예정이다.

조승래 수석대변인은 2일 국회 본청에서 열린 비공개 최고위원회의 뒤 기자들과 만나 "문 전 대통령 관련된 전 정부에 대한 검찰의 광범위한 수사가 진행되는 것에 대한 대책기구 구성 논의가 있었다"며 "이미 검독위가 있고 내부에 팀이 구성돼 있지만 그걸 다시 확대 구성하는 등 적극적으로 당 차원에서 대응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또 "검찰이 문 전 대통령 수사와 관련해 거짓말로 대응하는 것들이 있는데 그런 부분을 당 차원에서 적극 취합해 언론이나 국민들에게 설명할 필요가 있다는 말이 있었다"고 전했다.

아울러 이 대표는 오는 8일 새 지도부와 함께 경남 양산 평산마을로 내려가 문 전 대통령을 예방하기로 했다. 전당대회 직후인 지난달 25일로 예정했다가 코로나19 확진에 따라 미룬 일정을 다시 잡은 것이다. 그러나 검찰이 문 전 대통령의 턱 밑까지 수사의 칼날을 들이밀고 있는 상황이라 두 사람의 회동에서 어떤 발언과 대응책이 나올지 주목된다. 이 대표는 같은 날 김해 봉하마을을 찾아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부인 권양숙 여사도 예방할 계획이다.

이 대표는 전날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와의 회담 모두발언에서 "전 정권에 대한 정치보복이라고 볼 수 있는 과도한 조치가 많아지는 것 같다"고 문 전 대통령에 대한 검찰 수사를 비판한 데 이어 비공개 회담에서도 거듭 문제를 제기한 바 있다. 앞서 이 대표는 지난달 31일 X(트위터)에 글을 올려 "정치보복을 단호히 배척한다. 전 정권에 보복하고 야당 탄압한다고 민생이 나아지지도, 국면이 전환되지도 않을 것임을 명심하라"는 입장을 밝혔다.

문 전 대통령 일가 수사를 담당하고 있는 전주지검 형사3부(한연규 부장검사)는 지난달 30일 딸 다혜 씨의 서울 주거지 등을 압수수색 하면서 영장에 문 전 대통령을 '뇌물수수 피의자'로 적시했다. 검찰은 다혜 씨의 전 남편인 서모 씨의 '타이이스타젯 특혜 채용' 의혹을 3년째 수사 중이다. 타이이스타젯은 문재인 정부에서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중진공) 이사장으로 임명됐던 이상직 전 의원이 설립한 태국계 저가 항공사로, 서 씨는 이 회사에 취업해 약 2년간 전무이사로 일했다. 검찰은 서 씨가 받은 급여 등 2억 원이 이상직 전 의원의 중진공 이사장 취임에 따른 대가성이며, 결국 문 전 대통령에 대한 뇌물이라고 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4.9.2. [연합]
 

이처럼 검찰이 문 전 대통령 표적수사를 노골화하며 박차를 가하자 민주당에서는 소위 친명‧친문을 가리지 않고 검찰을 맹렬하게 성토하는 목소리가 빗발치고 있다. 박찬대 원내대표는 2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윤석열 정권의 정치보복 수사가 도를 넘었다. 제1야당 대표에 대한 무리한 수사와 기소를 넘어서, 급기야 전직 대통령까지 직접 겨냥하고 있다"며 "참으로 치졸한 정치보복이다. 민생과 국민의 생명은 관심이 없고, 오직 정치보복에만 혈안이 된 괴이하고 악랄한 정권의 행태를 강력하게 규탄한다"고 말했다.

이어 "김건희 앞에서는 휴대폰까지 반납하면서 '황제 출장조사'를 한 검찰이 야당 인사들과 전직 대통령에 대해서는 법 앞의 평등을 주장한다. 사람에 따라 법 적용이 수시로 바뀌는 것은 검찰 수사가 얼마나 불공정하고 편파적이며 편의적인지를 보여준다"면서 "검찰의 전직 대통령을 향한 정치보복은 전형적인 망신 주기이자 국정 실패에 대한 국민의 여론과 관심을 돌리려는 눈속임 공작 수사"라고 규정했다.

김민석 최고위원은 "현 대통령 부인은 '황제조사'에 무혐의를 주면서, 전 대통령의 전 사위 조사를 법 앞에 평등이라고 하는 것은 현실 부정을 넘어 판타지 중독 수준"이라고 비꼬았고, 전현희 최고위원은 "불과 며칠 전에 윤석열 대통령은 국정 브리핑을 통해 민생 현안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는데 그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검찰을 앞세운 전 정권 겨냥 정치보복 수사에 열을 올리고 있다"고 어이없어했다.

​조승래 수석대변인은 국회 소통관 브리핑을 통해 "김건희 여사가 청탁의 대가가 받은 명품백은 뇌물죄 적용도 않고 청탁금지법으로 수사하다 감사의 표시라고 우기는 검찰이다. 그래 놓고 결혼해서 독립생계가 명확한 문재인 전 대통령의 딸은 경제공동체라며 사위의 월급을 뇌물죄로 엮겠다는 말인가?"라면서 "사위의 월급을 뇌물로 둔갑시켜 전 대통령을 끝내 피의자로 만들다니 독재국가에서나 벌어질 일이 대한민국 검찰에 의해 자행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무엇보다 김정숙 여사의 인도 방문에 대한 수사도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 억지 혐의를 만들어 문재인 전 대통령 부부를 검찰 포토라인에 세워 모욕 주겠다는 것 아닌가?"라며 "윤석열 정권과 검찰은 비열한 정치 수사로 추락하는 국정 지지도를 멈춰 세우고 국면을 전환하고 싶겠지만, 지난 3년간 지겹게 본 정치 수사의 목적을 국민께서 모를 것 같은가? 비열한 정치보복 수사는 윤석열 정권과 검찰의 몰락을 재촉하게 될 것임을 엄중하게 경고한다"고 했다.

 

문재인 정부 청와대 및 내각 출신 민주당 의원들이 1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문 전 대통령 수사 관련 규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4.9.1. [연합]
 

문재인 정부 내각 및 청와대 출신 의원들은 전날 공동 성명을 내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도 열었다. 이들은 "저들의 목표는 처음부터 문재인 전 대통령이었다. 전 정부의 모든 정책을 수사 대상에 올려 이런저런 핑계를 대고 엄한 사람들을 불러들여 이런저런 쇼를 했던 것도 결국 목표는 하나였다"면서 "지난 2년의 끝없는 칼춤은 결국 전임 대통령을 모욕주고, 괴롭히고, 결국 수사 선상에 올리기 위해 처음부터 계획된 작전이었을 뿐"이라고 단언했다.

이어 "진실은 외면하고, 본인들이 그려놓은 그림대로 없는 죄를 만들어내려 하고 있다. 사실은 보지 않고, 미리 짜 놓은 결론대로 억지를 부리고 있다"며 "어떻게 전 사위의 취업이 대통령의 범죄 혐의가 될 수 있나. 억지를 부려도 정도껏 하라. 법을 이용해 진짜 죄를 짓고 있는 것은 다른 누구도 아닌 바로 윤석열 대통령 자신"이라고 반격했다. 그러면서 "죄가 없는 전임 대통령을 피의자로 만들어 괴롭히는 정치보복의 마지막 결말은 현 정부와 검찰의 몰락이 될 것"이라고 했다.

성명에는 문재인 정부에서 부처 수장을 지낸 권칠승 박범계 박지원 이개호 이인영 전현희 진선미 추미애 한정애 황희 의원과, 청와대 참모로 일했던 고민정 권향엽 김기표 김승원 김영배 김우영 김태선 김한규 문대림 문정복 민형배 박상혁 박수현 복기왕 송재봉 신정훈 윤건영 윤종군 이기헌 이용선 이원택 전진숙 정태호 진성준 채현일 한병도 한준호 의원 등이 함께 이름을 올렸다.

이 가운데 청와대 국정상황실장 출신인 윤건영 의원은 검찰이 다혜 씨의 아들, 즉 문재인 전 대통령의 손자가 쓰던 아이패드까지 압수해갔다고 폭로했다. 이에 전주지검은 "손자의 교육용임이 확인된 태블릿은 처음부터 압수한 바 없음을 명확히 밝힌다"며 "지난 1월 전 대통령의 전 사위의 주거지를 압수수색 하는 과정에서 다혜 씨의 이메일 등이 저장된 사건 관련성이 인정된 다른 태블릿 PC를 압수한 것"이라고 전면 부인하는 입장을 냈다.

그러자 윤건영 의원은 다시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검찰이 백주대낮에 거짓말을 하고 있다. 말 그대로 가관"이라며 "2024년 1월 16일, 전주지검 김모 검사가 전 사위인 서모 씨 집에서 압수해 간 압수목록에는 손자의 아이패드가 분명히 있다. 압수목록 8번, 아이패드 한 개가 명확히 적시돼 있다"고 반박했다. 윤 의원은 당시 검찰의 압수수색 영장을 직접 제시하면서 "담당 검사의 직인까지 찍힌 검찰의 공식 서류가 있음에도 전주지검은 사실을 부정하나? 심지어 손자가 사용했던 아이패드는 아직까지 돌려주고 있지 않다"면서 "검찰에 하나 더 묻겠다. 초등학생 아이도 부족해서 칠순 노모가 사용하던 핸드폰은 왜 가져갔나? 그게 공정과 상식인가?"라고 거듭 따져 물었다.

 

전주지검 검사가 문재인 전 대통령 전 사위의 모친에게 전화를 걸고 문자를 보낸 내역. 민주당 윤건영 의원 페이스북
 

윤 의원에 따르면 지난 1월 검찰이 서 씨의 주거지를 압수수색 하는 과정에서 나온 태블릿PC는 2개였다(정확히는 3개인데, 한 개는 외관상 명백한 학습용 패드였기에 애초부터 제외됐다). 첫 번째는 압수수색 영장 압수목록표 5번에 적시된 '화웨이 태블릿'으로 전 사위가 사용하던 중국산 패드다. 두 번째가 압수목록표 8번에 적시된 '아이패드'로 초등학생 아들이 사용하던 것이다.

당시 영장 집행 검사는 목록표 8번에 적시된 아이패드가 아들이 사용했던 사실이 분명히 확인됐음에도 태블릿 내 메일 계정이 문다혜 씨 소유의 계정으로 로그인이 되어 있다며 압수해갔다고 한다. 그리고는 9개월이 지나도록 돌려주고 있지 않다. 윤 의원은 "상식적으로 생각해 보자. 이혼한 전 남편의 집에 본인이 사용하던 아이패드를 왜 두겠는가"라며 "압수수색 당일에 검사는 초등학생 손자가 사용한다는 사실을 익히 확인하지 않았는가"라고 추궁했다.

전주지검이 "해당 압수에 대해 변호사 등으로부터 공식적으로 이의 신청된 바도 없다"고 한 대목에 대해서도 윤 의원은 "명백한 거짓"이라고 일축했다. 당시 압수수색 현장에 입회한 변호사가 검찰의 무리한 아이패드 압수에 대해 서면으로 분명히 이의제기를 했다는 것이다. 윤 의원은 "만약 자신 있다면 검찰은 당시 변호인이 제출한 서면 이의제기 서류를 당장 공개하라. 절대 할 수 없을 것"이라며 "거짓이 탄로 날 것이기 때문이다. 정치검찰의 그릇된 행태를 몇 마디 말로 현혹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말라"고 조목조목 질타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가 2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22대 국회 개원식에서 대화를 하고 있다. 2024.9.2. [연합]
 

이상직 전 의원이 중진공 이사장으로 내정됐을 당시 청와대 민정수석이었다는 이유로 지난달 31일 전주지검에 출석해 조사를 받았던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는 2일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검찰의 '선택적 과잉범죄화'가 또 시작됐다고 울분을 표명했다. 조 대표 분석에 따르면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검찰 수사의 논리는 ①문 대통령이 딸 부부의 생계비를 부담해왔는데 사위의 이스타 취업 이후 생계비 부담이 없어졌다 ②따라서 사위가 받은 월급만큼 문 대통령이 이익을 봤으니 '뇌물'이라는 것이다. 이는 문재인 대통령과 가족에 대해 제2의 '논두렁 시계' 공세가 시작될 것이라는 예고이기도 하다.

이는 조 대표에게는 고통스럽게 낯익은 논리다. 딸 조민 씨가 부산대 의전원 재학 중 받은 외부 장학금 600만 원(3학기 총합)을 검찰이 '뇌물'이자 '청탁금지법 위반'이라며 기소한 바 있기 때문이다. 즉, ①조국 민정수석은 딸의 생계비를 부담해왔는데 딸은 부산대 의전원 지도교수의 결정에 따라 장학금(성적장학금 아님)을 받았다 ②따라서 조국은 600만 원만큼의 이익을 봤으니 '뇌물'이라는 게 검찰 논리였다.

뇌물죄는 1, 2심에서 무죄가 나왔다. 그러나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는 1, 2심이 유죄를 인정했다. 청탁금지법에는 자녀 수령에 대한 구성 요건도 없고 처벌 규정도 없는데도 재판부는 죄가 된다고 판단했다. 조 대표는 "다시 생각해도 기가 막힌다. 그런데 권익위와 검찰은 '김건희 디올백 수령 사건'에서 배우자의 경우 구성 요건은 있지만 처벌 규정이 없다는 이유로 차례로 무혐의 종결 처분했다"면서 "단지 '감사의 표시'라고? 웩!"이라고 역겹다는 감정을 나타냈다. 그러면서 "곽상도 아들 50억 퇴직금, 독립생계라는 이유로 무죄 난 걸 다들 기억하고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조국혁신당 최고위원회의에서 황운하 원내대표는 "이쯤 되면 검찰은 수사를 빙자한 국가 폭력 조직이다.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검찰권을 활용해서 조폭 조직보다도 더 끔찍한 피해를 야기하는 검찰 조직은 없을 것"이라며 "검찰은 노무현 대통령의 비극에서 죽음의 자성도 없었다. 노 대통령을 죽음으로 몰아간 것은 검찰의 폭력적인 주변 인물 괴롭히기 수사와 피의사실 공표였다"고 당시 검찰 수사의 무도한 행태 사례를 되짚었다.

이어 "민주주의와 정치에 대한 기초 상식조차 없는 최악의 정치 검사가 어쩌다 검찰 쿠데타로 집권해 대한민국의 기본을 가장 빠르게, 가장 폭넓게 무너뜨리고 있다"면서 "국회는 검찰 독재의 비극이 다시는 재발돼서는 안 된다는 굳은 결의로 윤석열, 한동훈, 정치검사들을 먼저 숙청해야 한다. 모든 야당에 말씀드린다. 수사가 아닌 인간 사냥을 하는 정치 검사들을 하나하나 탄핵하고 하루빨리 검찰을 공소청으로 정상화시키자. 민주주의를 지키고 정치적 비극을 막자"고 호소했다.  < 민들레 김호경 기자 >

도쿄도지사, 올해도 조선인 희생자 추도 외면
아베 신조식 회피 “학살 여부 규명은 역사가 몫”

추가로 발굴되고 있는 다수의 학살 증거자료들
조선인 학살과 지진 피해자 구분없이 얼버무려

“일본정부와 도쿄도지사, 학살 역사 말소 행위”
한일 정부, 과거사 왜곡·날조 속에 ‘준동맹’ 유착

 

재일교포 음악가인 양방언이 1일 일본 도쿄 신주쿠구 주일한국문화원에서 재일본대한민국민단 도쿄본부 주최로 열린 '제101주년 관동(간토)대지진 한국인 순난자 추념식'에서 피아노 연주를 하고 있다. 2024.9.1. [연합]
 

일본 ‘관동(간토) 대지진’이 일어난 지 101년이 된 1일, 지진 당시 도쿄에서 일본 군경과 민간인 자경단원들 손에 희생당한 6000여 명의 무고한 조선인 학살에 대해 일본 정부와 도쿄도는 여전히 학살 사실을 인정하지 않고 침묵했다.

도쿄도지사 올해도 조선인 희생자 추도 외면

고이케 유리코 도쿄도지사는 올해도 조선인 희생자 추도식에 추도문을 보내지 않았다. 2017년부터 8년째다. 이전의 역대 도쿄도지사들은 학살당한 사람들 추도식에 추도문을 보냈으며, 우익 이시하라 신타로도 지사 재임 시절 추도문을 보냈다. 2016년에 단 한 번 추도문을 보냈을 때 고이케 지사는 추도사에서 “불행한 일을 두 번 다시 되풀이하지 말고, 누구나 안전한 사회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세대를 넘어 계속 얘기해야 합니다”라고 했다.

그 이후 조선인 학살에 관한 새로운 증거 문서들이 다수 발굴돼 공표됐음에도 고이케 지사가 추도문을 보내지 않는 것은, 이른바 ‘우경화’한 일본에서 그것이 표를 얻는데 유리했기 때문일까. 그는 지난 7월 도쿄도지사 선거에서 3연임에 성공했다.

 

1일 간토대지진 101주년 조선인 희생자 추도식이 열린 일본 도쿄 스미다구 요코아미초공원 인근 료고쿠역에 조선인 희생자 추도문 송부를 거부하는 고이케 유리코 도쿄도 지사를 비판하는 글이 게시돼 있다. 이 종이에는 "간토대지진 조선인 학살 역사를 말살하지 말라"는 글이 적혔다. 2024.9.1. [연합]
 

조선인 학살과 지진 피해자 구분없이 얼버무려

고이케 지사는 지난달 30일 기자회견에서 추도문을 보내지 않는 이유에 대해, 추도식과 같은 날에 열리는 지진 희생자들 추도 대법요식에서 “모든 분들에 대한 애도의 뜻을 표하고 있다”는 이제까지의 설명을 되풀이했다. 지진이라는 자연재해의 희생자와 ‘우물에 독을 넣었다더라’는 등의 유언비어가 난무하는 가운데 현장의 조선인들이 일본인들 손에 학살당한 것은 전혀 다른 차원의 문제임에도 도쿄도 지사와 일본정부는 그 둘을 구분하지 않고 희생자 일반에 대한 추도로 책임을 얼버무려 왔다. 군함도와 사도광산 유네스코 자연문화유산 등재 때도 일본 정부와 관할 지자체 당국은 일제 때 동원당해 차별받다 희생당한 조선인들과 일본인 피해자들을 구분해서 기록, 전시하라는 한국정부와 유네스코의 요구를 무시하고 희생자 일반에 대해서만 언급함으로써 문제의 본질을 피해갔다.

 

1일 일본 도쿄 스미다구 요코아미초공원에서 열린 간토대지진 101주년 조선인 희생자 추도식에서 한국인 무용가 김순자 씨가 하얀 한복을 입고 진혼무를 추고 있다. 이날 행사는 간토대지진 당시 학살된 조선인을 추도하기 위해 열렸다. 2024.9.1. [연합]스

 

후쿠다 야스오 전 일본 총리가 1일 일본 도쿄 신주쿠구 주일한국문화원에서 재일본대한민국민단 도쿄본부 주최로 열린 '제101주년 관동(간토)대지진 한국인 순난자 추념식'에 참석해 헌화하고 있다. 2024.9.1. [연합]
 

아베 신조식 회피 “학살 여부 규명은 역사가의 몫”

학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고이케 지사는 “무엇이 사실인지는 역사가가 살필 것”이라고 말해 왔으나, 그날도 “여러 연구가 이뤄지고 있다는 것은 알고 있다”는 말만 했다.

이는 지난 2015년 발표한 ‘전후 70년 담화문’에서 군국 일본의 이웃나라 침략에 대해 “구체적으로 어떤 행위가 침략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역사가의 논의에 맡겨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며 일제의 침략 사실을 사실상 부정한 아베 신조 당시 총리의 발언을 떠올리게 한다.

아베는 그때 일본의 야만적인 아시아 침략과 식민 수탈을, 서양 제국주의 침탈로부터 아시아 민족을 구출하기 위한 ‘민족해방투쟁’인양 자화자찬했다.

이후 일본 정부는 학살에 대해 “정부 내에서 사실관계를 파악할 수 있는 기록을 찾지 못했다”며 ‘관동계엄사령부 상보’나 도쿄도의 ‘도쿄 백년사’ 등 당시의 조신인 학살 사실을 기록한 증거 문서들을 외면해 왔다. 지난해 여름에도 마쓰노 히로카즈 당시 관방장관이 같은 말을 되풀이 해 문제가 된 적이 있으며, 하야시 요시마사 현 관방장관도 30일의 기자회견에서 “(그와 같은) 인식에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1일 일본 도쿄 스미다구 요코아미초공원에서 열린 간토대지진 101주년 조선인 희생자 추도식에서 미야가와 야스히코 추도식 실행위원장이 조선인 희생자를 위해 별도 추도문을 보내지 않는 고이케 유리코 도쿄도 지사를 비판하고 있다. 이날 행사는 간토대지진 당시 학살된 조선인을 추도하기 위해 열렸다. 2024.9.1. [연합]
 

추가로 발굴되고 있는 다수의 학살 증거자료들

하지만 일본 정부의 중앙방재회의가 2009년에 작성한 보고서는 “관헌이나 주변 주민들에 의한 살상행위가 다수 발생했다. 학살이라는 표현이 타당한 예들이 많았다”거나 “대상은 조선인들이 가장 많았다”는 기록들을 담고 있다. 거기에는 233명의 조선인들이 살해당했으며, 367명이 기소된 사건의 상세한 내용을 기록한 사법성의 당시 기록 등을 근거 자료로 제시한 사실들이 정리돼 있다.

그러나 일본 정부는 이런 사실에 대해서도 “보고서는 유식자가 집필한 것”이라는 이상한 이유를 대면서, 2015년 2월에 “조사를 해 본 결과 정부 내에서 사실관계를 파악할 수 있는 기록을 찾지 못했다”는 답변서를 각의(국무회의) 결정으로 재확인했다. 일본정부 각료들은 이런 입장을 견지하면서도 학살에 관한 문서가 국립공문서관이나 방위연구소 전사연구센터 사료실 등에 보관돼 있다는 사실은 인정했다.

마음먹고 확인하면 금방 드러날 사실을 받아들이지 않기 위해 의도적으로 사실 확인 자체를 피하고 있다고 할 수밖에 없다. 일본 정부는 피해 사실을 입증할 수 있는 중요한 증거들 가운데 하나라고 할 수 있는 생존자나 희생자 유족들의 증언도 여러 가지 이유로 부정하거나, 적극적인 발굴 노력을 하지 않다가, 그들이 사망할 경우 입증할 증거나 사실이 없다고 발뺌하는 식의 뻔한 왜곡과 날조를 해왔다는 혐의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점점 더 목청을 높이고 있는 ‘다케시마(독도)는 일본 고유 영토’ 주장에서 보듯, 윤석열 정부 이후 과거사에 대한 일본의 그런 대응은 더욱 노골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1일 일본 도쿄 스미다구 요코아미초공원에서 열린 간토대지진 101주년 조선인 희생자 추도식에서 한국인 무용가 김순자 씨가 하얀 한복을 입고 진혼무를 추고 있다. 이날 행사는 간토대지진 당시 학살된 조선인을 추도하기 위해 열렸다. 2024.9.1. [연합]
 

“일본정부와 고이케 지사의 자세는 학살 역사 말소 행위”

이것이 일본정부나 관할 당국이 감추려는 범죄사실을 오히려 더 드러내는 결과로 이어지기도 한다. 일본의 학살 부정론을 검증하는 논픽션 작가 가토 나오키는 “(일본) 정부는 지난 10년 정도 꼭같은 답변을 계속해 왔으나, 최근 1년 그 모순이 드러났다. 역사적 사실을 인정하지 않으려는 움직임이 이어지면서 역설적이게도 일반적으로 별로 알려져 있지 않았던 조선인 학살이 주목을 받게 된 면도 있다”고 했다.(<아사히신문> 8월 31일)

새로운 증거 자료들도 다수 발굴됐다.

“(조선인들이) 밤이 되면 모두 살기 등등해지는 군중들 때문에 모조리 죽임을 당한다.” 이는 일본 육군의 지방조직인 사이타마 현 구마가야 연대구 사령부가 작성한 ‘관동지방 지진관계 업무 상보’에 나오는 기술 내용이다. 육군성이 지진 활동내용을 보고하도록 요구해 지진이 일어난 지 3개월 여가 지난 1923 12월 15일에 제출된 보고서다. 여기에는 지진 발생 사흘 뒤 밤에 군중의 학살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이송 중이던 조선인 40여 명이 지금의 구마가야 시내에서 학살당한 사실이 기록돼 있다.

방위성 방위연구소 사료실에 소장돼 있는 <관동 대지진 ‘학살 부정’의 진상>이라는 저서의 저자인 저널리스트 와타나베 노부유키는 이런 내용을 확인해서 지난해 가을에 발표했다.

소학교(초등학교) 교사로 조선인 희생자 조사와 추도회를 요코하마 시에서 계속해 온 야마모토 스미코(85) 등은 지난해 9월 가나카와 현에서 작성한 기록물이 발견됐다고 발표했다. 가나카와 현 지사가 내무성 경보국장에게 보낸 1923년 11월 보고서인데, 거기에 현 내에서 살해당한 조선인 14명의 이름이 적혀 있다.(‘현 내에서 일어난 조선인 살상사건 59건의 범죄사실과 살해당한 145명 중 14명의 성명’) 야마모토 씨 등은 자료에 나오는 살해 현장을 고지도로 확인하고 직접 현장을 찾아가 관계자들의 이야기를 들었다.  

1923년 11월에 작성된 가나카와 현의 ‘지진에 따른 조선인 및 지나인(중국인)에 관한 범죄 및 보호상황 기타 조사의 건’도 남아 있다.

“정부와 고이케 도쿄도 지사의 자세는 학살 사실을 역사에서 말소하는 행위와 같다. 사망한 사람들의 이름이 무엇인지, 어디에서 살았고 어디에서 일을 했는지 역사에 새겨 놓아야 한다.” 이들은 올해 추도식에서는 새로 확인된 희생자들 이름을 하나 하나 낭독했다.

 

1일 일본 도쿄 스미다구 요코아미초공원에서 열린 간토대지진 101주년 조선인 희생자 추도식에서 한 참가자가 영어로 '간토대학살 잊지 말라'라고 적힌 종이를 들고 있다. 이날 행사는 간토대지진 당시 학살된 조선인을 추도하기 위해 열렸다. 2024.9.1. [연합]
 

망각의 담합 위에서 진행되는 한일 유착

<역사 수정주의>라는 책을 쓴 가쿠슈인여자대학 다케이 아야카 교수는 말했다.

“학살 등의 중대한 인권침해가 일어난 뒤 세월이 지나 생존자가 사망하면 발생 당시는 당연한 듯 공유되고 있던 사실에 대해서도 ‘충분한 사실 확인이 불가능하다’는 언설들이 생겨나기 쉽다. 역사적 사실은 의식적으로 계승하지 않으면 간단히 매몰된다. 홀로코스트조차 부정론이 나오고 있을 정도여서 유럽 여러 나라들에서는 전쟁범죄나 제노사이드(집단 학살)에 대한 부정을 금지하는 것을 법제화하고 있다. 법규제의 타당성에는 논의가 필요하지만, 일본은 최소한의 사실 공유도 불충분해 그런 논의 이전 단계에 있다.”

‘준동맹’이라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는 급속한 ‘한일 유착’은 진실 규명을 토대로 한 제대로 된 청산이 아니라 이처럼 과거사 왜곡과 날조를 통한 망각의 담합 위에서 진행되고 있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다. ,< 민들레한승동 기자 >

국치일에 나온 "침범 걱정은 일본이 해야" 칼럼

경제·군사력 한국이 앞서니 자위대 들여도 된다?
일, 전쟁범죄 부정·역사왜곡에 독도영유권 도발

국민 반일 감정 조롱하는 친일 매국 신문 아닌가

 

8월 29일은 국치일이다. 일본 제국주의의 강압에 못 이겨 대한제국이 망하고 국권을 빼앗긴 날이다. 국호도 일제 뜻대로 조선으로 칭하게 되었다. 조선일보라는 이름이 달리 보인다. 국치일을 기억해야 까닭은 다시는 그런 치욕스러운 일을 당하지 말아야 하기 때문이다.

윤석열 정부가 들어서면서 독립투사를 기억하며 민족적 자부심을 가질 만한 삼일 혁명일이나 광복절조차도 못난 조상을 떠올리며 치욕스러운 과거를 곱씹어야 하는 괴기스러운 날이 되고 말았다. 우리 민족에게 갖은 만행과 수탈을 일삼던 일본 제국주의자들을 꾸짖기보다 너그러운 마음으로 이해하고 넘어가지 못하는 좀팽이 자신을 탓하는 행태를 강요받았다. 암약하던 뉴라이트 세력의 발호가 한창이다.

조선일보 양상훈 주필이 8월 29일에 “침범 걱정은 우리 아닌 일본이 해야”라는 장문의 칼럼을 올리셨다. 보통 사람으로는 상상하기도 어려운 기발한 발상이다. 역시 천재는 뭐가 달라도 다르다. 실력으로 어쩌지 못하는 경우라도 시선을 사로잡을 수 있는 묘책을 갖고 있으니 말이다. 그래서 1등 민족정론지 조선일보의 주필이 되셨구나 싶다. 

 

 

요약한 내용을 보면 “많은 측면에서 일본을 추월 중인 한국” “군사력은 이미 앞서 군사력 앞선 나라 정치인들이 약한 나라가 쳐들어온다고 겁주고 속이기 그만해야”로 되어 있다. 일본을 과소평가해선 안 되지만 과대평가할 이유도 없단다. 지당한 말씀이나 여전히 일본 제국주의에 쇠말뚝인 조선일보의 꿍꿍이가 궁금하다.

하필 조기를 달아야 하는 국치일에 이런 글 나부랭이를 만나니 만감이 교차한다. 글을 쓰거나 말할 때는 대상을 생각하게 된다. 이 글은 과연 누구를 생각하고 쓴 것일까? ‘겁주고 속이기’를 그만해야 한다는 말의 주어가 군사력이 앞선 한국 정치인들이니 한국 사람이 읽겠다고 생각한 글임이 틀림없다. ‘얼마나 많은 한국 사람이 이 글을 읽고 동의하게 될까’라는 허튼 질문을 해본다.

사실 양상훈 종업원에게 중요한 것은 한국 사람의 마음이 아니다. 그의 마음은 이미 콩밭에 가 있으니 말이다. 중요한 것은 일본의 마음 즉 ‘중일마’의 시대에 한가운데 있음을 절감한다. 조선일보가 한글로 된 일본 신문이란 말이 더욱 사무친다.

자신들이 박아놓은 쇠말뚝 관리를 소홀히 할 일본 극우 세력이 아니다. 그들이 일본은 한국이 침범하지 않을지 걱정해야 한다는 기사를 읽으며 어떤 표정을 지을지 참으로 궁금하다. 양 종업원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일본은 자나 깨나 윤석열 정권의 눈치를 보아야 할 처지다. 그렇다면 윤 정권의 잇따른 대일 굴종 외교 자세는 고도로 계산된 강자의 교만이라도 된다는 말일까?

기초 기술과 국제적인 평판도, 호감도 등을 제외하고 이미 일본보다 우월하게 된 나라의 대통령으로 자세로는 이해가 되지 않는 구석이 너무나 많다. 물론 일본이 앞섰다고 말한 양 종업원의 기준은 지극히 악의적이다. 평판도 나쁘고 호감도 받지 못하는 군사 강국 국민은 조금도 기쁘지 않다.

 

일제강점기에 음양사들(여우)이 과거 세키가하라 전투와 조선침략 전쟁에서 수많은 사람들을 베어 죽여 신이 된 일본 무사 귀신의 미라에 쇠말뚝을 넣고 이것으로 한반도(범)의 허리 부분에 그 귀신을 박아넣아 한반도를 영원히 지배하려고 했다는 내용의 영화 '파묘'의 메인 포스터.
 

양 종업원의 장황한 일본 군사력에 대한 분석이 사실인지는 그의 양심(?)에 맡길 수밖에 없다. 일본의 자위대 체제가 어느 나라에서도 보기 어려운 장교 중심이고 전시에는 언제라도 병을 충원하기에 잠재적인 군사력은 쉽게 판단하기 어렵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군사적으로 약한 나라가 침략 전쟁을 부인한 평화헌법을 고쳐 이른바 정상 국가로 가려는 군사적인 야욕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지 당황스럽다.

한국으로부터 침범당할 걱정을 해야 하는 일본이 우리 고유한 영토인 독도에 대해 끊임없이 영유권을 주장하는 행태도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다. 최근에는 더욱 노골적으로 전쟁 범죄를 부정하며 역사 왜곡을 일삼는 행태 역시 양 종업원이 걱정해 주는 나라의 태도와는 거리가 멀다. 군사력이 뒤진 나라라면 전쟁 범죄를 철저히 사과하고 재발 방지를 약속하는 것이 정상적이기 때문이다.

양 종업원은 섬세하게 국제 사회가 외면하지 않고 귀를 기울일 반일(反日)을 훈수한다. 합리적이고 사실에 부합하게 반일을 하란다. 조선일보가 바람을 잡으면 으레 생각 없이 뒤를 따르는 윤석열 정권의 허수아비 짓을 지켜볼 일이다.

조선일보 지면에 이어지는 ‘울분 사회’라는 김민철 논설위원 종업원의 글이 눈에 크게 들어온다. ‘한국인은 타인과 비교가 일상화되고, 경쟁이 심한 사회인 탓일까’라며 병 주고 약은 주지 않는 짓거리를 멈추지 않는다. 조선일보의 한 논설위원은 국정원 직원과 추악한 성범죄를 저질렀음에도 별다른 움직임이 없다. 참으로 해괴한 집단이다. 매국 세력들이 침묵하는 국치일에 조선일보 폐간만이 국민과 국가를 살리는 길이라는 다짐을 굳게 새긴다.      < 이득우 언소주 정책위원(조선일보폐간시민실천단 단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