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코 주권은 양도하지 않았다는 게 핵심"
멕시코 첫 여성 대통령 셰인바움 취임 1년
트럼프, 수출품에 최고 30% 관세 부과해

"멕시코, 절차와 기술적 양보 거래했을 뿐
"트럼프식 세계에선 이중 게임 여지 작다"
룰라 정부 '전략적 모호성'에 우려 표명

이재명, 룰라와 셰인바움 특징 모두 갖춰

 

"단호한 실용주의"(Assertive pragmatism). 국제 컨설턴트인 기욤 슈나이더 박사는 '단호한 실용주의 대 전략적 모호성: 트럼프의 미국에서 멕시코와 브라질'이란 2일 자 <모던 디플로머시> 기고를 통해 동맹국, 경쟁국을 가리지 않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관세 폭력'에 대한 클라우디아 셰인바움(63) 멕시코 대통령의 접근법을 이렇게 표현했다. 루이스 이나시오 룰라 다 실바 브라질 대통령의 접근법은 '전략적 모호성'(Strategic ambiguity)으로 규정했다.

 

클라우디아 셰인바움(63) 멕시코 대통령이 취임 1년을 맞이한 1일 멕시코시티 대통령궁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5. 10. 01 [AFP=연합]

 

트럼프, 수출품에 최고 30% 관세 부과했지만
"멕시코, 분노 아닌 절제된 단호함으로 대응"

 

이 글에서 슈나이더 박사는 "트럼프의 미국은 적응하든, 저항하든, 재조정하든 선택을 강요받는 익숙한 위치로 라틴 아메리카를 되돌려 놓았다지만, 이 지역의 두 거인, 멕시코와 브라질은 너무도 다르게 대응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관세 부과와 이민·마약 단속 등 중남미에 전방위 압박을 가하는 '트럼프 2기 미국'에 대처하는 것에 그는 "멕시코는 일찍부터 게임을 읽었다"면서 "멕시코는 과잉 반응을 하는 대신에 '단호한 실용주의'를 택했다"고 해석했다. 구체적으로, 트럼프가 멕시코 수출품에 최고 30%의 관세 부과를 발표했을 때, 멕시코는 "분노가 아닌 절제된 단호함으로 대응했다"라는 게 슈나이더의 평가다.

 

셰인바움 정부는 일시적이지만 공급망 보존과 시스템 충격 완화를 위해 대미 협상을 통해 90일간의 관세 유예를 얻어냈지만, 그만한 대가도 치렀다. 신속한 범죄인 인도, 마약 단속 협력 강화, 일부 비관세 장벽 철폐 약속 등이 그것들이다. 이에 슈나이더는 "핵심은 멕시코가 절차와 기술적 양보를 거래했을 뿐, 결코 주권은 양도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일방적 명령에 굴복하지 않고, 협력을 (일종의) 화폐로 전환했다"고 풀이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4월 2일 워싱턴 백악관 로즈 가든에서 열린 새로운 관세 발표 행사에서 연설하고 있다. 2025.4.2. AP 연합

 

"멕시코, 절차·기술적 양보 거래했을 뿐
결코 주권은 양도하지 않았다는 게 핵심"

 

안보 의제에서도 멕시코는 무기 추적, 국경 검문, 정보 공유에서 더 긴밀한 협력을 허용했지만, "종속이 아닌 협력"의 원칙을 따랐다는 것이다. 슈나이더는 "워싱턴은 가시적 성과를 얻고, 멕시코는 대내외에 '자율성'을 과시하는 상징성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관세 90일 유예엔 "단순히 숨 쉴 공간 이상"이라는 그는 내년으로 예정된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USMCA) 재검토를 앞두고 "축적되는 정치적 자본"이며, 조약이 재개될 때, 멕시코는 협력 기록을 제시하며 협정의 지속을 정당화하고 더욱 징벌적인 재협상으로부터 자국 산업을 보호할 수 있다고 봤다.

 

슈나이더는 '상호 의존'이 멕시코의 최대 자산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북미 제조업 회랑은 멕시코의 노동력, 물류, 지리적 근접성 없이는 작동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멕시코는 전술적 기동을 통해 긴장을 식힘으로써 트럼프의 무역 국가주의가 자동차 생산, 전자 산업, 농업 비즈니스를 흔들지 않도록 보장한다"며 "이것이 단호한 실용주의의 숨겨진 힘이다. 즉, 멕시코의 진정한 지렛대인 구조적 통합을 보호하면서 시간을 버는 능력이다"라고 설명했다.

 

올해 3월에 미국의 관세 압박에 항의하는 시민들의 시위를 조직하고 그것을 트위터에 게시한 멕시코 셰인바움 대통령  

 

멕시코 첫 여성 대통령 셰인바움 취임 1년
"미국 압력에 어조는 정중, 메시지는 단호"

 

앞서 슈나이더는 반년 전 '멕시코의 전략적 상승'이란 <모던 디플로머시> 기고(4월 3일)에서도 멕시코 연방 역사상 첫 여성 대통령인 셰인바움이 트럼프와의 관세 협상에서 보인 태도에 대해 "어조는 정중했고, 메시지는 단호했으며, 결과는 멕시코가 압력에 굴복하지 않고 협상하는 법을 배웠음을 보여줬다. 관세가 다시 부과될지는 두고봐야겠지만, 멕시코는 변덕스러운 파트너와도 긴장을 완화하고, 소통하며, 양자 간 신뢰를 유지하는 능력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워싱턴포스트는 지난 3월 기사에서 "트럼프 대통령과의 통화 전 셰인바움 대통령은 각료, 기업인 등 관계자와 상의하고 미국 대통령 발언을 철저히 연구한다"며 "트럼프의 모욕적 언사에 불쾌감을 표하는 대신 침착하게 사실을 제시하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셰인바움 대통령은 10월 1일로 취임 1주년을 맞이했다. 유대계 출신 좌파 정치인인 셰인바움은 대학에서 물리학과 공학을 전공했으며 2018년부터 5년간 수도 멕시코시티 시장을 지냈다. 멕시코 경제신문 엘피난시에로의 9월 설문조사에 따르면, 셰인바움 긍정 평가는 73%에 달하고 있다.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7일 진행된 브릭스 정상회의 관련 기사회견 도중,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이 마우루 비에이라 외교장관의 말을 듣고 있다. 2025. 07. 07 [AFP=연합]

 

"트럼프식 세계에선 이중 게임 여지 작다"
브라질 정부 '전략적 모호성'에 우려 표명

 

슈나이더는 2일 기고에서 브라질 룰라 정부의 '전략적 모호성'에는 우려를 드러냈다. 그는 "룰라 정부는 브릭스 내에서 리더십을 유지하고 중국 관계를 심화하는 동시에 워싱턴과의 공개 충돌은 피하려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결과는 혼란스러운 신호였다. 베이징엔 유대를 재확인하고, 트럼프엔 대화를 약속하는 이런 이중 전략은 현실에선 의심을 낳았다"면서 "워싱턴은 가혹하게 대응했다. 핵심 산업 부문에 대한 징벌 관세, 주요 감시 목록에 브라질 포함, 그리고 브라질을 신뢰할 수 없는 국가로 규정하는 담론이 그것이다"라고 덧붙였다.

 

트럼프에 대한 멕시코와 브라질의 대응 차이에 그는 "멕시코가 먼저 워싱턴을 진정시키고 조약 재검토를 준비하는 순차적 기동을 했다면, 브라질은 명확한 순서나 우선순위 없이 수사적 저항과 전술적 양보를 결합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투자자와 수출업자들은 (브라질의) 이러한 일관성 결여를 감지하고 있다. 그들은 더 높은 비용, 불확실한 무역 조건, 워싱턴과 베이징 양쪽과의 협상에서 약화된 지렛대를 경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클라우디아 셰인바움(63) 멕시코 대통령이 독립기념일인 16일 멕시코시티에서 군사 퍼레이드 행사에서 연설하고 있다. 2025. 09. 16 [AFP=연합]

 

"멕시코, 단호함과 대립 같지 않음 보여줘,
이재명, 룰라와 셰인바움 특징 둘 다 갖춰

 

슈나이더는 "트럼프식 세계에는 이중 게임일 벌일 여지는 작다. 한 국가가 워싱턴에서 특혜를 기대하는 동시에 베이징에 충성한다는 신호할 수는 없으며, 그러려면 대가를 치러야 한다. 그 대가는 이미 드러나 있다: 약화된 수출 조건, 투자자들의 의심, 그리고 글로벌 협상에서 취약한 위치가 그것이다"라고 주장했다.

 

슈나이더는 "멕시코는 단호함과 대립이 같지 않음을 보여준다. 단호함은 경계를 설정하고, 속도를 조절하며, 실질적인 결과물을 가지고 협상하는 것을 뜻한다. 원칙을 희생하지 않으면서도 과정에서 양보할 의향이 있다는 의미다. 브라질은 정반대를 보여준다. 신호가 엇갈리면 비용은 증가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멕시코의 단호한 실용주의는 화려하진 않지만 효과적"이라고 평가했다.

 

슈나이더는 "이것은 단순한 외교 차원을 넘어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며 멕시코 기업들엔 △ 90일 단위의 단기 계획을 세우고 △ 계약서에 관세 조정 조항을 포함하며 △ 내년 USMCA 재검토 협상에 대비해 증거 자료를 준비하라는, 그리고 정책 입안자들을 향해선 범죄인 인도, 합동작전 등 안보 협력도 대미 무역 협상의 포트폴리오 일부로 삼으라는 실질적 메시지를 준다고 풀이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2025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홍보영상에 항공기 유도원으로 '카메오' 출연했다. 2025.10.2 [홍보영상 캡처] 연합
 

이재명 대통령의 행보는 브라질의 룰라와 멕시코의 셰인바움, 누구에 더 가까울까? 소년 노동자 출신에 시민과 함께 내란 극복을 통해 헌정질서와 민주주의를 정상화하는 측면에선 룰라와 가까운 반면, 대미 협상에서 '예의는 지키면서 협력하되, 국익을 위해 굴복하지 않는’ 실용적 자세에선 셰인바움에 가까워 보인다.                          < 이유 기자 >

 

국힘 "국정자원 화재 때 대통령 뭐 했나" 선동
윤석열 최측근 주진우 "잃어버린 48시간" 앞장

박근혜 '잃어버린 7시간' 연상시켜 추석 여론전
대통령실 "명백한 허위사실 유포에 강한 유감"

가짜뉴스 확대 재생산 우려에 적극 대응 나서
화재 전후 이 대통령 동선 및 조치 상세히 설명

민주 "일선 공무원들까지 모욕, 파렴치한 행태"

 

이재명 대통령이 28일 정부서울청사 중앙재난상황실에서 열린 국가정보자원관리원 화재 관련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5.09.28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연합

 

"국가정보자원관리원 화재 당시 이재명 대통령은 어디서 뭐 했냐"며 대통령 행적에 무슨 흑막이라도 있는 듯 국민의힘이 근거 없는 의혹을 확산시키려 애쓰는 가운데 '찐윤' 주진우 의원이 급기야 '잃어버린 48시간'이라는 주장까지 제기했다. 세월호 참사 당시 박근혜의 '잃어버린 7시간'을 연상시켜 추석 연휴 기간 이 문제를 어떻게든 집중적으로 쟁점화하겠다는 당 차원의 여론 선동 일환으로 보인다.

 

윤석열의 최측근이자 전직 검사인 주 의원은 3일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국정자원 화재로 국민 피해가 속출할 때 대통령은 무려 2일간 회의 주재도, 현장 방문도 없이 침묵했다. 잃어버린 48시간"이라며 "9월 26일 저녁에 발생한 국정자원 화재는 22시간이 지나서야 완전히 진화됐다. 이틀 동안 대통령은 도대체 어디서 무얼 하고 있었나? 국민 앞에 밝혀야 한다"고 요구했다. "냉부해(냉장고를 부탁해) 촬영 일자를 공개하라"고까지 했다.

 

이에 대통령실은 "명백한 허위사실 유포"라며 "강한 유감을 전한다"고 밝혔다. '억지 의혹'이라고 규정하며 주 의원에 대한 '법적 조치'도 거론했다. 이번 국가적 재난을 두고 밑도 끝도 없이 반복되는 야당발 의혹을 그대로 방치할 경우 가짜뉴스가 명절 연휴 내내 확대 재생산되며 민심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고 이미 그런 조짐도 보여 적극적인 대응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 방문 일정을 마친 이재명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가 25일(현지시간) 뉴욕 JFK공항 공군 1호기 탑승 전 차지훈 주유엔대사와 인사를 나누고 있다. 2025.9.26. 연합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의 서면 브리핑에 따르면 화재가 발생한 9월 26일(금) 오후 8시 20분경 이재명 대통령은 유엔 총회 참석 후 귀국하는 비행기 안에 있었다. 또한 귀국 직후이자 화재 발생 다음날인 27일(토) 오전 9시 39분경 이규연 홍보수석은 "이재명 대통령이 화재와 관련하여 전 부처별 행정정보시스템 재난 위기 대응 매뉴얼에 따른 대응 체계, 대국민 서비스의 이상 유무, 데이터 손상, 백업 여부 등을 국가위기관리센터장과 국무위원으로부터 보고를 받고 밤새 상황을 점검했다"는 공지문을 대통령실 출입 기자들 단체창에 올렸다.

 

이 대통령이 귀국 직후 밤을 새워 화재 대응 상황을 점검했고 이를 오전 일찍 언론에도 알렸다는 얘기다. 이 대통령은 다음날인 28일(일) 오전 10시 50분에는 '국가정보자원관리원 화재 관련 긴급 비상대책회의'를 열었으며 비서실장, 안보실장, 정책실장 등이 대통령에게 직접 화재 관련 상황을 대면 보고했다. 같은 날 오후 5시 30분에는 이 대통령이 직접 정부서울청사에 가서 관계부처 장관, 17개 시도지사 등과 대면회의 및 화상회의를 주재했다.

 

강 대변인은 "따라서 '국정자원 화재로 국민 피해가 속출할 때 대통령은 무려 2일간 회의 주재도, 현장 방문도 없이 침묵했다'는 주진우 의원의 글은 명백한 허위사실 유포 행위"라며 "대통령실은 억지 의혹을 제기해 국가적 위기 상황을 정쟁화하고 허위사실을 유포한 행위에 법적 조치도 강구 중임을 알린다"고 했다.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의 22대 총선 공보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더불어민주당도 국민의힘 행태를 좌시할 수 없다고 판단해 대통령실과 보조를 맞췄다. 박수현 수석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을 통해 "주진우 의원이 이재명 대통령에 대한 억측과 거짓 선동으로 추석 연휴 시작부터 국민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주 의원은 대통령 깎아내리기에 급급해서 이성마저 잃었나?"라며 "주 의원의 거짓·허위 선동은 이 대통령뿐만 아니라 국정자원 피해 복구에 최선을 다하고 있는 일선 공무원들까지 모욕하는 일이다"라고 질타했다.

 

이어 "주 의원은 즉각 거짓 선동을 중단하고 이 대통령과 국정자원 피해 복구 현장에 투입된 공무원들에게 진심으로 사과해야 한다"면서 "민주당은 국가적 위기 상황마저 대통령 깎아내리기 등 정쟁으로 몰아 정치적 이익을 챙기려는 주진우 의원의 파렴치한 행태에 강력한 유감을 표한다. 당은 주 의원의 허위사실 유포에 대해 법적 조치를 포함한 강력한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했다.

 

문금주 원내대변인도 "추석 연휴의 시작이자 개천절인 오늘 주진우 의원이 본인의 SNS를 통해 이재명 대통령에 대한 허위 망언을 내뱉었다"면서 "국민의 안전에 빨간불이 들어와도 퇴근해 버리는 내란 수괴 윤석열의 호위무사를 자처하더니 세상이 내란 수괴의 눈으로 보이는 건가? 아니면 이재명 대통령이 내란 수괴 윤석열처럼 국가적 비상사태에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도외시했을 거라고 지레짐작하는 건가?"라고 따져 물었다.

 

그러면서 "이재명 대통령은 대한민국의 국익,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해 지금까지 고군분투하고 있다. 지금 철창에 갇혀 있는 내란 수괴 윤석열과 동급으로 치부하여 망상하는 것은 대통령뿐만 아니라 국민에 대한 모욕"이라며 "주진우 의원은 본인의 망상에 의한 허언과 망언으로 국가 비상사태를 정치 선동의 도구로 활용한 것에 대해 국민 앞에 석고대죄나 하기 바란다"고 전했다.                                     < 김호경 기자 >

 

[편집인 칼럼] 뻔뻔한 낯짝들

● 칼럼 2025. 10. 4. 01:36 Posted by 시사한매니져

[편집인 칼럼- 한마당]     뻔뻔한 낯짝들

 

 

오늘은 공자님의 가르침으로 시작해야 할 것 같다.

공자는 논어 위령공편(衛靈公篇) 29장에서 2500년이 지난 오늘도 모두가 새겨들을 경구를 남겼다.

 

위나라의 28번째 군주였던 위령공을 공자는 무도한 혼군, 즉 도리를 모르는 어리석은 군주였다고 보았다. 실제로 위령공의 아들이 왕후인 어머니를 죽이려다 실패해 다른 나라로 도주하는 일도 있었다니, ‘수신제가 치국평천하’(修身齊家 治國平天下)와는 거리가 멀었던 인물인 것 같다.

 

공자는 논어 위령공 편에서 41장에 달하는 문답 가운데 29번째 장에서 “과이불개 시위과의(過而不改 是謂過矣)니라”고 했다. 풀이하면 "허물이 있는데도 고치지 않는 것, 그것이 바로 허물이다." 라는 준엄한 꾸짖음이다. 공자는 논어 학이편에서도 ‘과즉물탄개(過則勿憚改)’ 즉 "잘못이 있으면 고치기를 꺼리지 말라"고 가르쳐, 잘못은 인정하고 바로잡을 것을 강조했다. 앞서 위령공편 14장에서는 ‘궁자후이박책어인(躬自厚而薄責於人)이면 즉원원의(則遠怨矣)니라’고 했다. "자신에게 엄하게 꾸짖고, 남에게는 가볍게 꾸짖으면 원망이 멀어진다."는 것이다.

 

 

짐작들 하겠지만, 공자의 교훈을 거론하는 것은 내란청산 작업이 진행 중인 요사이 ‘과이불개’의 인물들 민낯을 너무 많이 보는 괴로움 때문이다. 잘못을 저질러 놓고도 사과나 용서를 구하기는커녕, 모르쇠 발뺌이나 책임전가, 뭉개기, 심지어 “그래서 어쩔건데” 라는 적반하장까지, 뻔뻔한 얼굴들과 몰염치 작태가 국내외 동포들의 스트레스와 불안을 조장하고, 나라의 혼란을 가중시키는 것을 본다.

 

나라를 쑥대밭으로 만든 내란우두머리 윤석열 부부의 남탓과 오만과 억지, 교활한 오리발 행진을 필두로한 공범과 종범들, 당시 주도적 고위직들의 발언과 행태는 몰양심·철면피 외에 묘사할 말이 없다. 자기들만 살겠다고 발버둥칠 뿐, 국민과 국가는 안중에 없다.

 

탄핵과 선거로 명백한 심판을 당했으면서도 여전히 ‘윤 어게인’을 외치며 내란선동과 국정혼란을 꾀하는 국민힘당과 소속 의원들, 그들은 사이비 종교단체에서 뇌물과 당원가입에 의한 선거개입이 드러나는 데도 극구 부인하며 “탄압과 보복”이라는 물타기와 되치기 수법 후안무치로 일관하고 있다.

 

유례없는 법해석으로 내란수괴를 석방해 국민을 놀라게 하고, 늘어진 재판으로 지탄받는 지귀연 판사, 그는 룸살롱 접대의혹에도 꿋꿋이 버티는 쇠심줄을 과시한다. 윤석열 간택에 보은행태인지 모르나, 항소심 무죄사건을 단 9일만에 파기환송해 대통령후보를 제거하려 한 ‘사법쿠데타’ 장본인 조희대 대법원장은 법원직원들의 규탄에도 아랑곳 없이 “사법독립”만을 중얼대며 역시 두꺼운 얼굴로 버티고 있다.

 

민족 정체성을 더럽히는 식민사관으로 무장한 뉴라이트들은 어떤가. 국사편찬위원회, 독립기념관, 한국학중앙연구소, 동북아역사재단 등 국가 주요 역사단체를 장악한 자들도 물러날 기미가 없다. 권위를 자랑하던 인권기관의 국내외 위상을 망친 국가인권위원장, 권익 향상이 아니라 국민고충을 가중시킨 국민권익위원장, 진실화해위원장, 대통령 하명 감사에 열올렸던 감사원장도 안면몰수는 마찬가지다. 사죄와 개심(改心)도 부족하거늘, 헌법소원을 하겠다는 둥 파렴치 반발하는 패가망신 정치검찰족의 일부와 방송장악의 앞잡이로 온갖 구린내를 풍긴 방통위원장까지….

 

 

다윗은 이스라엘의 가장 위대한 왕이다. 이스라엘이 국기에 다윗의 방패를 의미하는 육각별을 새긴 연유이기도 하다.

 

‘하나님의 마음에 합한 자’로 여호와 하나님의 사랑과 신임을 한 몸에 받은 다윗왕은 그러나 일생일대의 악행으로 하나님의 진노를 사게 된다. 수많은 처첩을 거느렸음에도 부하 장군의 아내 밧세바를 범하고, 그녀의 남편 우리아를 적진에 내몰아 죽이는 잔인하고 사악한 범죄를 저지른 것이다. 앞서 그는 밧세바가 임신하자 전장에서 우리아를 호출해 밧세바와 동침하도록 술수를 부리기도 했다. 두 차례나 명하는 다윗의 ‘음흉한 호의’에도 불구하고 우리아는 전쟁 중에 전우들 처지를 아는 군인이 호사를 누릴 수 없다고 고사하며 자기 집에 가지 않고 왕궁문에서 잠을 청한다. 아무 죄없는 충직한 참 군인이 여색에 눈먼 다윗의 비열한 모략에 아내를 빼앗기고 목숨까지 희생을 당한 것이다.

 

인면수심의 죄악을 범한 다윗은 밧세바를 아내로 맞이해 태연한 일상으로 돌아가려 한다. 하지만 선지자 나단을 통해 하나님의 서릿발같은 징벌경고를 듣게 된 다윗은 자신의 중죄를 자인하게 된다. 그리고 곧바로 사죄한다. 진정어린 참회에 하나님의 용서를 받는다. 이후 왕자의 모반을 비롯해 책벌과 저주를 감당해야 했지만.

 

다윗은 그런 악독한 범죄력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하나님이 가장 사랑했던 사람으로 인정받는다. 잘못을 덮거나 회피하지 않고, 즉시 솔직하게 인정하며 엎드려 회개, 사죄했기에 하나님의 신임을 회복했던 것이다.

 

성경에는 다윗 외에도 죄를 자복(自服)하고 회개하여 용서받고 사함을 받은 수많은 인물들이 나온다. 사도 바울과 베드로를 필두로, 십자가에 달려 죽기 직전 구원받은 강도는 대표적 사례다. 인류의 원죄를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희생과 대속으로 사면하고 구원한 ‘사랑과 용서’가 기독교의 본령임을 보여준다. 그런데 세상을 미혹하는 일부 정치목사와 교계원로라는 이들은 범법처벌을 ‘종교탄압’이라고 강변하며 회개와 용서를 외면하고 있다.

 

 

누구나 죄는 지을 수 있고, 허물없는 인간도 없다. 다만 범죄와 허물을 쌓은 이후의 개과천선 여부다. 죄과를 성찰하는 양심과 인성, 지성, 도덕과 윤리감각 등을 얼마나 발휘하느냐에 죄와 벌의 경중과 인간됨의 척도가 달려있을 것이다. 특히 공직에 나가 국민을 섬길 사람들은 거기에 더해 멸사봉공의 소양이 필요하니, 최소한  ‘뻔뻔한 낯짝’ 소리는 듣지 말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