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올림픽 우여곡절끝 23일 개막

응원없는 경기…개막식도 무관중

코로나 악화 땐 중도취소 우려도

한국은 29개 종목에 354명 참가

 

도쿄올림픽 구조물. 도쿄/신화 연합뉴스

 

코로나19로 1년 미뤄졌던 2020 도쿄올림픽이 23일 일본 도쿄 신주쿠 국립경기장에서 우여곡절 끝에 막을 올린다. 이번 대회는 코로나를 이유로 불참을 선언한 북한, 기니를 뺀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소속 204개 국가올림픽위원회(NOC) 소속팀과 2016 리우올림픽 때부터 참가하고 있는 난민팀이 출전해 33개 종목에서 금메달 339개 등의 주인을 가린다. 일본에서 여름올림픽이 열리는 것은 1964년 이후 57년 만이다.

 

전염병으로 인한 초유의 대회 연기부터 끝없는 취소 논란까지 그야말로 예전과는 전혀 다른 전세계 스포츠 축제다. 전례 없는 대회인 만큼, 개막식도 지금까지와는 완전히 다른 분위기에서 치러진다.

 

일단 개막식 때 6만8천여명 수용 규모의 국립경기장은 거의 텅텅 비게 된다. 국제올림픽위원회와 일본 정부 등은 이번 대회를 유관중으로 치르기 위해 이달 초까지 검토를 했지만, 도쿄를 중심으로 일본 내 코로나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결국 귀빈과 대회 관계자만 참석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역사상 가장 조용한 올림픽 개막식이 예정돼 있다.

 

개막식의 꽃으로 꼽히는 선수단 입장도 단출해진다. 국제올림픽위원회 등은 선수 입장 인원수에 제한을 두지 않았지만, 각국 선수단이 최소한의 인원만 입장에 참여하는 것을 검토하고 나섰다. 이번 대회 29개 종목 354명의 선수단(선수 232명, 임원 122명)을 보낸 한국도 컨디션 조절과 안전 문제 등을 고려해 기수인 김연경(여자배구), 황선우(수영)를 비롯한 선수 26명 등 32명 정도만 참석할 방침이다. 한국은 103번째로 입장한다. 개막식 행사 또한 대폭 축소된다. 2011 동일본 지진 및 쓰나미 희생자, 전세계 코로나19 사망자를 추모하는 시간 등이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

 

개막식만 ‘조용하게’ 치러지는 것이 아니다. 전체 일정의 96% 경기가 무관중으로 진행된다. 대부분의 선수들이 가족 응원 등을 받지 못하고 순위를 다퉈야만 한다. 시상식도 침묵 속에 진행된다. 선수들은 마스크를 쓴 채 참석해 메달도 스스로 목에 걸어야 한다.

 

기념 촬영을 위한 포옹도, 세리머니 단골 메뉴인 ‘메달 깨물기’도 금지된다. 악수 또한 마찬가지다. 경기를 모두 마친 선수들은 48시간 내 선수촌을 떠나야만 한다. 개인 일정을 끝내면 다른 경기장에서 자국 선수를 응원하는 풍경도 이번 올림픽에서는 볼 수 없을 전망이다.

 

현재 코로나19 상황이 최악으로 치달으면서 올림픽 중도 취소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마스크와 함께 역사상 가장 기이한 17일간의 스포츠 열전(8월8일 폐막식)이 기다리고 있다.

 

도쿄올림픽 티켓 359만장 환불…판매량 4만장 그쳐

무관중 여파…“9천억 손실 예상”

선수촌에서 확진자 4명 추가 발생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한 초유의 1년 연기부터 끊임없는 취소 논란까지 우여곡절 끝에 ‘2020 도쿄올림픽’이 열린다. 22일 오후 도쿄 시부야 스카이 전망대에서 바라본 신주쿠 국립경기장.

 

도쿄올림픽 개막을 하루 앞두고 올림픽 선수촌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4명 추가로 발생했다. 선수촌이 문을 연 이래 하루 최다 확진이다.

 

도쿄올림픽 조직위원회는 22일 “선수촌에서 투숙객 4명(선수 2명, 대회 관계자 2명)이 코로나19에 확진됐다. (이들을 포함해) 올림픽 관계자 중 12명이 추가로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로써 선수촌 발생 확진자는 모두 9명이 됐다. 조직위원회가 집계·발표를 시작한 지난 1일부터 지금까지 대회 관련 누적 확진자는 87명으로 늘었다.

 

폐쇄된 장소인 선수촌에서 잇달아 확진자가 나오면서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대회가 진행되면서 집단감염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이에 미국 여자체조 대표팀은 따로 호텔을 잡아 대회를 준비하기로 했다. 개최국 일본의 유력한 메달 주자들은 선수촌 바깥 호텔 등에 자리를 잡고 대회를 준비 중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형평성 논란도 일고 있다.

 

한편 우려했던 대로 도쿄올림픽의 입장권 판매량이 매우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도쿄올림픽 조직위원회는 입장권 판매량이 4만장에 그쳤다고 이날 발표했다.

TBS 방송, <스포츠호치> 등 일본 언론은 도쿄올림픽 33개 종목 경기에 입장권 363만장이 팔렸지만, 지난 8일 도쿄 등 수도권에 긴급사태가 선언되면서 후쿠시마현, 홋카이도 등 대부분의 지역도 무관중 정책에 동조함에 따라 359만장이 환불 대상이 됐다고 전했다.

 

일본 정부와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변종 바이러스가 퍼지자 지난 3월 해외 관중의 일본 입국을 불허하고 일본 거주민만 경기장에 입장하도록 방침을 바꿨다. 그러다 코로나19 상황의 악화로 6월 말 경기장 수용 규모의 50% 또는 최대 1만명으로 후퇴했다. 이후 긴급사태까지 이어지면서 결국 수도권 무관중 결정을 내렸다.

 

도쿄조직위는 무관중에 따른 입장권 수입 손실이 9천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도쿄/이준희 기자

 

독일인 시민 가장해…이름 빼고 내용 같아

"일본 충분한 배상과 사죄 했다고 확신"

"일본이 폴란드 희생자 조각상 세우면 어떻겠나"

황당해 하는 실무진 실소... 업무 마비 지경

 

일본이 독일 뮌헨에서 전시 중인 평화의 소녀상 철거를 요구하겠다고 예고한 가운데, 전시회 실무진에게 다양한 독일 시민 명의로 똑같은 내용의 이메일이 하루에 수십 통씩 배달되고 있어 배후가 주목된다.

 

실무진들은 개인 명의와 전시장 명의 이메일 계정으로 보낸 사람 이름만 다른, 똑같은 내용의 메일이 지금까지 수백통 쏟아져 업무가 마비될 지경에 이르렀다고 푸념했다.

 

독일 문화예술가단체 '아트5'는 오는 9월 15일까지 뮌헨 슈퍼+센터코트와 플랫폼에서 '예술과 민주주의'를 주제로 평화의 소녀상과 함께 한국과 일본 작가 기획전을 개막했다.

 

* 뮌헨 도심에 전시된 평화의 소녀상: 21일 오후 독일 뮌헨 도심의 슈퍼+센터코트 전시장에서 처음 선보인 김운성·김서경 작가의 평화의 소녀상.

 

23일 복수의 전시회 실무진이 받은 독일인 명의의 이메일을 입수해 분석한 결과, 이름을 제외한 내용은 모두 일치한다.

 

독일인 시민을 가장해 쓴 듯한 이메일의 내용을 보면 아트5가 주최하는 예술과 민주주의 전시회에서 위안부 조각상을 전시하는 것은 우려스럽다는 것이다. 이어 해당 조각상은 매우 논란의 여지가 많고 한일 간 분쟁의 원인이었다고 설명한다.

 

이 주제는 인권보다는 정치와 관련이 많고, 독일의 역사를 고려한다면 이에 참여하는 것은 도덕적으로 부적절하다는 것을 확신한다는 주장이다.

 

독일인으로 위장한 것 같은 메일 전송자는 이어 '독일 민족'으로서 갑자기 일본이 2차 세계대전의 폴란드 희생자를 추모하는 조각상을 세운다면 심경이 어떨 것 같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이는 일본의 여론에 영향을 미치고, 독일인에 대한 부정적인 분위기가 확산할 게 명백하다고 전망했다.

 

그는 일본제국이 2차 세계대전 당시 한국과 같은 국가에 끼친 피해는 반박의 여지가 없지만, 독일도 끔찍한 만행에 책임이 있다고 지적하면서 거의 600만 명의 폴란드인이 독일 정부에 의해 학살됐다고 지목했다.

 

그러면서 이런 사실들과 문제 인식을 기반으로 보면 독일이 한국과 일본의 관계에 관여하는 게 합당한지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또 한국이 자주 위안부 조각상을 활용해 일본에 추가적인 공식 인정과 배상을 요구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일본은 충분한 배상과 사죄를 했다고 확신하고 있다며, 독일도 폴란드에 대해 같은 주장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독일은 영원히 용서되지 않는다는 게 어떻게 느껴지는지 아는 만큼, 과거사로 인해 다른 나라에 대해 갖는 증오감을 독일이 지원하기를 원하지 않는다고 마무리 지었다.

 

* 독일 뮌헨 평화의 소녀상 전시 실무진에 쇄도중인 이메일 갈무리 [아트5제공 = 연합뉴스]

 

이메일 폭탄에 시달려온 전시장 실무진은 특히 일본이 제2차 세계대전에서 폴란드 희생자를 추모하는 조각상을 세우면 독일인으로서 어떨 것 같냐는 대목을 가장 황당해했다.

 

한 전시장 관계자는 "개인계정과 전시장 계정을 통해 매일 각각 수십 통씩 지금까지 모두 300통이 넘는 이메일을 받아서 괴롭다. 친구들에게 이메일 확인을 제때 못해도 양해해 달라고 공지했다"고 하소연했다. 또 "이메일은 모두 같은 내용으로 각기 다른 독일 이름으로 보내졌다"고 확인했다.

 

그는 "특히 독일 민족으로서 일본이 폴란드 희생자를 추모하는 조각상을 세운다면 어떤 심경일 것 같냐고 반문하는 게 가장 황당하다"면서 "당연히 좋은 일 아니냐"라고 되물었다.

 

또 다른 전시장 관계자는 "전시에 관계된 사람들의 메일주소를 수집해서 이메일을 보내기까지 큰 노력을 들였을 텐데, 얼마나 속이 타면 전시 방해를 위해 이렇게까지 할까 싶다"고 말했다.

 

그렇지만 "메일 내용도 실제로 대화를 시도했기보다는 허점이 곳곳에 보이는 훈계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그도 "이메일 안에 독일이 2차 세계대전에서 행한 잔학한 만행을 추모하는 조각상을 폴란드나 다른 나라에 세우면 심경이 어떻겠냐는 게 사례로 제시돼 있는데, 웃긴 것은 이는 좋은 것 아니냐"라고 거듭 반문했다.

 

그는 "기억하고, 인정하는 것은 가해자에게 있어서도 구원이 된다"면서 "모든 사람이 어떤 일이 있었는지 솔직하게 말한다면 모두가 승자가 될 텐데 너무 안타깝다"고 말했다.

 

* 뮌헨 도심에 전시된 평화의 소녀상: 21일 오후 독일 뮌헨 도심의 슈퍼+센터코트 전시장에서 처음 선보인 김운성·김서경 작가의 평화의 소녀상.

 

이번 소녀상 전시와 관련해 일본 측은 철거 요구를 예고하며, 집요하게 방해 공작을 벌였다.

 

뮌헨 주재 일본총영사관은 "일본 정부의 입장과 양립하지 않는다"며 소녀상이 철거되도록 관계자를 상대로 설명을 계속하고 설득하겠다는 뜻을 표명했다고 일본 공영방송 NHK가 전했다.

 

일본 영사관 측은 뮌헨시와 바이에른주, 프리드리히 에베르트재단, 페트라 켈리 재단, 로자 룩셈부르크 재단 등 후원단체에도 소녀상 전시에 대한 비판적 의견을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연합뉴스

일 2015년 세계유산 등재 때 '전체 역사 알리겠다' 약속하고 위반

유네스코 강력 유감 표명…일본 "인권 침해 없었고 약속 성실 이행" 억지

 

                  하시마(端島, 일명 '군함도')

 

유네스코(UNESCO) 세계유산위원회는 전쟁 중 징용된 한반도 출신자에 관한 설명이 부족하다며 일본의 세계유산 관리 방식에 강력한 유감을 표명했다.

 

세계유산위원회는 22일 온라인으로 진행한 제44차 회의에서 하시마(端島, 일명 '군함도')에 관해 설명하는 도쿄의 산업유산정보센터를 개선하라고 일본 정부에 촉구하는 결정문을 컨센서스(의견일치)로 채택했다.

 

이날 채택한 결정문은 지난 12일 세계유산센터 홈페이지에 공개한 결정문안과 동일하다.

 

결정문은 일본이 관련 결정을 아직 충실히 이행하지 않은데 강하게 유감을 표명하고, 공동조사단 보고서의 결론을 충분히 참고해 관련 결정을 이행해달라고 요청했다.

 

조사단은 지난달 7∼9일 도쿄 산업유산정보센터 시찰 후 작성한 보고서에서 본인 의사에 반해 가혹한 조건 속에서 한국인 등이 강제 노역한 사실과 일본 정부의 징용 정책을 알 수 있도록 조치를 요구했다.

 

아울러 희생자를 기리기 위한 적절한 조치도 해달라고 권고했다.

 

한국 외교부는 "도쿄 정보센터 개선과 같은 구체적인 조치 이행 현황을 주시하면서 일본 측에 이번 위원회 결정을 조속히, 충실히 이행할 것을 촉구하겠다"고 밝혔다.

 

일본 측이 2022년 12월 1일까지 이행 보고서를 제출하면 세계유산위원회는 2023년으로 예정된 제46차 회의에서 이를 검토할 계획이다.

 

세계유산위원회는 세계유산협약에 따라 설립된 정부 간 위원회로, 세계유산 등재 유산을 심의해 결정하고 세계유산의 보호·관리에 관한 결정을 내린다.

 

현재 호주, 노르웨이, 러시아, 스페인, 태국 등 21개 국가가 위원국으로 참여하고 있으며, 한국과 일본은 위원국이 아니다.

 

한국 측에서는 옵서버 자격으로 김동기 주유네스코 한국대사와 외교부 및 문화재청 관계자들이 이날 회의를 참관했다.

 

일본 나가사키(長崎)현에 있는 군함도에는 일제 강점기에 해저 탄광이 있었다. 한반도에서 동원된 노무자들이 이곳에서 심각한 인권 침해를 당하며 강제 노역했다는 것이 당사자들의 증언과 역사 전문가들의 연구로 거듭 확인된 바 있다.

 

일본 정부는 2015년 군함도 등 일제 강점기 조선인 강제 노역 현장이 다수 포함된 일련의 근대 산업시설을 세계 유산으로 등재하는 과정에서 한국 등의 반대를 극복하기 위해 징용을 포함한 '전체 역사'를 알리겠다고 국제사회에 약속했다.

 

하지만 군함도의 역사를 알리기 위해 도쿄에 설치한 산업유산정보센터의 전시물은 조선인에 대한 차별이나 인권침해가 없었던 것과 같은 이미지를 부각하고 있다.

 

산업유산정보센터를 운영하는 일반재단법인 산업유산국민회의는 인권 침해의 역사를 부정하는 내용의 옛 군함도 주민 동영상 등을 홈페이지에 게시하기도 하는 등 역사 왜곡에 앞장서고 있다.

 

한국 정부와 뜻있는 한일 시민단체는 일본 정부에 징용 등 강제 노역의 역사를 제대로 알리도록 전시관을 개선할 것을 거듭 촉구했으나 일본 정부는 "약속한 조치를 성실하게 이행했다"며 억지를 부리고 있다.

 

                * 일본 도쿄에 설치된 산업유산정보센터의 누리집 갈무리

 

"일, 유네스코회의서 '군함도 설명미흡' 지적 반론하려다 포기"

세계 유산위서 '국제사회 역사인식과의 괴리' 비판 우려한 듯

일 담당자 유네스코 지적에도 억지 계속…"한가족으로 일했다"

 

일본 정부가 강제노역 조선인 실태에 관한 전시(展示) 문제를 다룬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 회의에서 반론성 의견을 표명하려던 계획을 보류한 것으로 밝혀졌다.

 

세계유산위원회는 22일 온라인으로 진행한 제44차 회의에서 일본 강점기의 징용 조선인 노동 현장인 하시마(端島, 일명 '군함도')에 관해 설명하는 도쿄의 산업유산정보센터에서 한반도 출신자에 관한 설명이 미흡하다며 일본의 세계유산 관리 방식에 강한 유감을 표명하고 개선을 촉구하는 결정문을 채택했다.

 

이날 채택된 결정문은 지난 12일 공개된 초안과 동일한 내용이다.

 

* 일본 산업유산정보센터 내 '군함도' 코너. 조선인 노동자들에 대한 차별 대우가 없었다는 군함도 옛 주민들의 증언을 소개해 역사적 사실을 왜곡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일본 정부는 나가사키(長崎) 하시마 탄광 등이 포함된 메이지(明治)일본의 산업혁명유산 23곳을 2015년 세계유산으로 등재할 당시 본인 의사에 반해 연행돼 가혹한 환경에서 노동을 강요당한 희생자들을 기억하고 당시 상황을 이해할 수 있도록 하는 설명의 전시를 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전시 시설로 도쿄 신주쿠(新宿)에서 작년 6월 공식 개장한 산업유산정보센터는 조선인에 대한 차별이나 강제노동하는 것을 본 적이 없다는 하시마 주민 등의 증언 위주로 전시를 구성했다.

 

이에 대해 한국 정부는 역사적 사실을 왜곡하는 것이라고 비판하고 시정을 요구해 왔다.

 

이런 상황에서 유네스코와 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ICOMOS) 공동조사단 3명이 지난달 7∼9일 산업유산정보센터를 현지 방문과 온라인 방식으로 시찰한 뒤 한국 등에서 온 노동자들의 강제 노역 사실을 인정했다고 보기 어렵고, 해당 역사를 이해할 수 있는 조치를 해석 전략으로 제시했다고 볼 수도 없다는 취지의 보고서를 내놓았다.

 

세계유산위원회는 이를 근거로 지난 12일 일본이 과거 약속을 충실히 이행하지 않은 것에 강하게 유감을 표명하는 결정문 초안을 작성해 공개한 데 이어 22일 회의에서 정식으로 채택했다.

 

일본 정부는 초안이 공개된 뒤 반론 차원에서 온라인으로 진행되는 이번 회의에서 의견을 밝히는 방향으로 검토했다가 채택을 앞두고 갑자기 의견 표명을 보류하는 쪽으로 입장을 바꿨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일본 외무성 간부는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판단했다"고 말했다고 교도통신은 전했다.

 

한국과 마찬가지로 현재 세계유산위 옵서버 멤버여서 결정문 논의 및 채택에 참여할 수 없는 일본 정부는 자국 대표인 소네 겐코(曾根健孝) 외무성 국제문화교류심의관을 통해 발언 기회를 얻어 '산업유산정보센터 전시가 사실(史實)에 근거를 두고 있어 적절하다'는 견해를 밝힐 예정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교도통신은 결정문(안) 채택이 확실시되는 상황에서 국제사회의 역사 인식과 일본의 역사 인식이 어긋난다는 인상을 주는 주장을 펴는 것이 '득책'(유리한 계책)이 아니라고 판단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 메이지(明治)일본의 산업혁명유산을 전시하는 시설인 '산업유산정보센터' 운영 법인인 '산업유산국민회의'가 22일 세계유산위원회가 조선인 징용 실태 전시가 불충분하다며 시정을 촉구하는 내용의 결정문을 채택한 뒤 홈페이지에 올린 성명.

 

일본 외무성 관계자는 세계유산위가 결정문을 채택한 뒤 일본 언론에 "우리나라(일본)는 지금까지 세계유산위 결의·권고를 진지하게 받아들여 약속한 조치를 포함해 성실하게 이행해 왔다"고 주장한 뒤 "앞으로도 결의·권고를 성실하게 이행하겠다는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고 논평했다.

 

한편 산업유산정보센터를 운영하는 재단법인인 산업유산국민회의는 세계유산위의 결정문 채택 후에 홈페이지를 통해 결정문 일부 기술에 "사실(史實)에 반하는 내용이 있다"고 주장하는 가토 고코(加藤康子) 센터장(전무이사) 명의의 성명을 발표했다.

 

국민회의 측은 옛 징용 조선인의 군함도 노동 환경에 대해 "하시마의 조선반도 출신자는 (일본인과) 함께 일하고, 함께 생활하며 '모두가 한 가족'(全山一家)으로 증산 체제를 지탱한 것이 전시(展示)에도 드러나 있다"고 억지 주장을 접지 않았다.

 

국민회의 측은 세계유산위 결정문 채택에 따른 대응과 관련해선 "결의를 진지하게 받아들여 앞으로도 성실하게 이행하겠다"고 그간 반복해온 입장을 표명하는 데 그쳤다.

 

결정문은 내년 12월 1일까지 이행 보고서를 제출토록 해 향후 일본 측이 전시 내용을 어떻게 바꿀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