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요양원 화재 21명 사망

● COREA 2014. 5. 30. 15:53 Posted by SisaHan

▶28일 새벽 화재로 21명이 숨진 장성 요양원에서 희생자 수습 등 구조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세월호 참사 와중에 어인 일… 대형 재난 잇달아

액운이 겹친 것인가. 업친데 덥친 격으로 한국에 재난이 잇달고 있다. 세월호 대형 참사가 겨우 한달여를 넘긴 시점에 고양 터미널 화재에 이어 이번에는 요양원 화재로 21명이 사망하는 큰 인명피해가 났다. 또 서울에서는 지하철 방화사건이 터졌다. 세월호 악몽이 가시지 않은 시점에 시민들의 재난 불안이 커지고 있다. 
28일 0시 27분께 장성군 삼계면 효실천사랑나눔요양병원(이하 효사랑병원) 별관 건물 2층에서 불이 나 이날 오전 현재 환자 20명과 간호조무사 1명이 사망했다. 6명은 중상, 1명은 경상을 입어 사망자가 더 늘어날 우려도 크다.
보건복지부 지정 전문요양병원인 이 병원은 화재 당시 간호조무사 1명이 근무하고, 일부 환자들은 병상에 손이 묶여 숨진 채로 발견됐다. 불이 날 당시 4천656㎡ 규모의 2층짜리 별관에는 간호조무사 1명과 70∼80대 환자 34명 등 총 35명이 있었다.
출동한 소방대원들은 4분 만에 현장에 도착해 다시 2분 만인 0시 33분에 큰불을 잡았다. 0시 55분 잔불 정리를 완료하고 대피하지 못한 환자를 수색했으나 21명이 숨지는 참사를 막지 못했다.
 
이번 참사와 관련, 전남 장성경찰서는 이날 김모(82)씨를 방화 혐의로 긴급체포해 조사하고 있다. 김씨는 불이 나기 1분 전인 이날 0시 26분에 다용도실에 들어갔다가 나오는 장면이 CCTV에 찍힌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서울에서는 이날 오전 10시 54분께 서울 강남구 도곡동 지하철 3호선 도곡역에 막 진입하려던 오금 방면 전동차 객실에서 60대 남성이 인화물질을 뿌리고 불을 붙였다. 이 남성은 곧 도주했으며, 불은 6분만인 오전 11시 정각에 역사 직원들에 의해 진화됐다. 그러나 객실 및 역사 안에 연기가 들어차면서 승객들은 황급히 대피했다. 
경찰은 이 남성이 짐가방을 들고 있었으며, 객실내 의자에 불을 붙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사건 당시 전동차에는 약 200여명의 승객이 타고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현장에 150명의 인력과 장비 31대를 출동시켜 승객 대피를 도왔다.
경찰은 즉시 방화 용의자 행방을 추적, 30여분만에 인근 화상전문병원에서 검거했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용의자가 방화 과정에서 화상을 입었으며, 피해자로 가장해 구급차에 올라 치료를 받으려다 덜미를 잡혔다고 전했다.
 
앞서 이날 오전 9시6분께는 서울 동대문구 용두동 홈플러스 동대문점 주차장에서 차량 화재로 추정되는 불이 났다. 불은 지상 주차장 5층에 주차돼 있던 스포티지 차량에서 시작돼 27분만에 완진됐다. 소방당국은 일단 인명 피해는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앞서 26일에는 경기도 고양시내 대형 쇼핑몰을 갖춘 종합터미널에서 26일 불이나 8명이 숨지고 42명이 부상하는 참사가 발생했다.
이날 오전 9시께 고양시외버스종합터미널 지하 1층 푸드코트 인테리어 공사 현장에서 불이 나 이강수(50)씨 등 8명이 유독가스에 질식해 숨졌다. 당시 터미널과 쇼핑몰 등 건물 내에는 개점을 준비하는 직원과 승객 등 700여명이 있었으며 불이 나자 긴급 대피했다.
이같은 대형 참사가 잇달자 시민들은 “언제나 이런 참사가 안 일어날지…”라며 가슴 아파했다. 공무원 김모씨는 “세월호 사건으로 꽃다운 나이의 학생들이 숨져 가슴이 저려 오는데 노인들까지 화재로 숨져 마음이 미어진다”며 “사건·사고 뉴스를 접하기가 겁난다”고 말했다.


‘시신 1구 수습 500만원’ 발언 논란에 “유감” 표명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이 ‘세월호 시신 1구 수습에 500만원’ 발언에 대해 유감을 표명했다.
민 대변인은 25일 “현장 가족들은 잠수사들이 열악한 환경에서도 마지막 한명을 수습할 때까지 최선을 다하길 바랄 것이고, 가능하다면 정부가 (구조 작업에 참여하는 잠수사들을 위해) 인센티브를 제공해서라도 그러길 (잠수사들의 구조 작업에 도움이 되길) 바란다는 취지로 개인적 생각에서 말했다”며 논란이 된 발언에 대해 해명했다.

민 대변인은 “기자들과 식사 자리에서 현재 잠수사들이 오랜 잠수 활동에 심신이 극도로 피곤하고 시신 수습과정에서 심리적 트라우마 엄청나다는 얘기가 나왔다”며 “묵묵히 구조·수습 활동 중인 잠수사들 마음 상하게 했을까 깊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민 대변인은 이날 <연합뉴스>가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이 비공식석상에서 기자들에게 ‘민간잠수사가 일당 100만원, 시신 수습 시 1구당 500만원을 받는다’고 말했다”는 내용의 보도를 하면서 부적절한 발언이라는 비판이 제기된 바 있다.

민 대변인은 자신의 발언에 논란이 일자 앞서 “기자들에게도 사실에 근거해 단정적으로 전한 말도 아니었고, 시신을 어떻게든 빨리 수습하려면 재정 투입도 빨리 돼야 한다는 개인적인 생각을 전하면서 언급됐던 이야기”라고 한차례 해명했지만 논란이 수그러들지 않자 거듭 자신의 발언을 해명하고 사과했다.
<홍석재 기자>


분노확산… 구출 캠페인

‘#Bring Back Our Girls.’ (우리 딸들을 돌려달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부인 미셸 오바마가 나이지리아 이슬람 무장단체 ‘보코 하람’이 납치한 270여명의 여학생을 구해달라는 캠페인을 지지하는 뜻으로 ‘해시태그’(#)를 달아 트위트함으로써 국제사회의 관심을 촉구했다. 미셸은 트위터에 직접 쓴 종이를 들고 있는 사진을 함께 올렸다. 이 해시태그 주제어는 트위터에 등장한 지 2주 만에 130만개가 넘게 트위트됐다.

 
가디언지는 “소녀들이 학교에서 납치당한 지 3주 만에, ‘#Bring Back Our Girls’가 트위터에 등장한 지 2주 만에, 나이지리아 동북부 머나먼 곳에서 일어난 사건에 마침내 세계의 눈이 고정됐다”고 전했다. 보코하람은 ‘서구식 교육은 죄’라는 뜻을 담은 이름에 걸맞게 학교를 공격 대상으로 삼아 어린 학생들을 살해하는 범죄를 거듭해왔다. 또 여성 교육을 크게 혐오해 지난달 14일 대규모 여학생 납치 사건을 벌이고 인신매매까지 하겠다고 공표한 상태다.
이에 따라 전세계 유명 여성 인사들을 필두로 광범위한 분노의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탈레반의 여성 교육권 위협에 항의했다가 학교에 다녀오던 중에 총격까지 당했던 파키스탄 소녀 말랄라 유사프자이(17)는 영국 B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만약 우리가 침묵을 지킨다면 이런 일은 번져갈 것”이라며 국제사회의 공동 행동을 촉구했다. 유사프자이는 또 “보코하람은 이슬람 종교가 신자들이 교육을 받고 타인에게 관대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말한다는 점을 이해하지 못하는 극단주의자”라고 비판했다.
 
미국의 유력 대권주자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도 같은날 미국 ABC방송에 출연해 나이지리아 정부의 태만한 대응을 비판하고 국제사회의 지원을 받아들일 것을 촉구했다. 나이지리아 정부는 7일에서야 뒤늦게 여학생들의 소재지 제보에 현상금을 거는 등 지지부진한 대처로 국내외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이밖에도 납치에 항의하고 여성 교육을 지지하는 뜻으로 붉은 티셔츠를 입자는 운동이 나이지리아 수도 아부자뿐 아니라 워싱턴, 로스앤젤레스, 더블린, 런던 등지에서 잇따랐다. 수많은 여성들이 붉은 티셔츠를 입은 자신의 사진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려 연대의 뜻을 나타냈다.
 
이처럼 전세계적으로 여학생 납치 및 인신매매 사건에 대한 분노가 고조되자 국제사회와 각국 정상들은 여학생들 구출 작전에 공조하겠다고 앞다퉈 나서고 있다. 미국과 영국이 나이지리아 정부를 지원하기로 합의한 데 이어,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도 특별부대를 보내어 지원하겠다고 제안했다. 또 아프리카를 순방중인 리커창 중국 총리도 나이지리아에서 열리는 세계경제포럼 행사에 참석해 중국 위성을 통해 여학생들 수색을 지원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 정세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