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이 예측한 코로나19 치료제·백신 출시일은?

치료제는 2, 백신은 5년 후 예상
치료제 렘데시비르는 2022 10
모더나 백신은 2025 6월로 예측
업체들 개발 목표 시기와는 큰 차이

 

일반적으로 감염병 백신을 개발하는 데는 10년 이상의 기간이 걸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국제에이즈백신연구소 대표인 마크 페인버그는 건강정보 미디어스탯 뉴스인터뷰에서 15~20년이 걸릴 수도 있다고 말했다.

반면 현재 코로나19 백신을 개발 중인 업체들은 올해 안에 첫 백신을 내놓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현재 3개 업체가 임상시험 단계에 돌입한 상태다. 중국의 캔시노 바이오로직스가 임상2상으로 가장 빠르고, 이어 미국의 모더나와 이노비오가 임상1상을 진행하고 있다. 인공지능은 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가 언제 나올 수 있을 것으로 예측할까?

국제 학술정보 분석업체 클래리베이트는 14일 생명과학분야 솔루션 코텔리스(Cortellis)의 인공지능 예측 시스템을 돌려본 결과 치료제는 2, 백신은 5년을 기다려야 할 것으로 예상됐다고 밝혔다. 일반적인 백신 개발 기간보다는 짧지만 업체들의 목표 일정과도 큰 차이가 난다. 클래리베이트는 이번 예측은 48일의 상황을 기준으로 한 것이며, 예측 시점의 진행 상황에 따라 개발 완료 기간은 달라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클래이베이트의 인공지능은 치료제 중 가장 앞서 있는 미국 길리아드의렘데시비르시판 시기를 2022 10월로 예측했다. 애초 에볼라 바이러스 치료제로 개발된 이 약물은 코로나19 환자에 효능이 있는 것으로 밝혀지면서 현재 코로나19 치료제 임상3상 시험 단계에 있다. 인공지능은 렘데시비르의 상품화 성공 확률을 89%로 내다봤다.

지난 3월 임상1상 시험에 들어간 미국 모더나 테라퓨틱스의 백신 ‘mRNA-1273’ 10개월 뒤 임상1상을 마치고 임상2상에 들어갈 것으로 예측했다. 이 백신은 바이러스 표면에 솟아 있는 돌기(스파이크) 단백질의 유전정보를 담은 전령RNA(mRNA)를 주사해 항체 생성을 유도한다. 모더나의 첫 백신이자 최초의 RNA 백신이다. 인공지능은 모더나 백신의 시판 시기를 2025 6월로 예측했다. 성공 확률은 5%로 내다봤다.

한국, 8가지 약물 개발중임상시험은 아직 없어

클래리베이트는 “48일 현재 185개 기업과 연구소, 대학 등에서 156개 약물을 개발하는 것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지역별로는 미국이 83개로 가장 많고, 이어 중국이 34개로 뒤를 이었다. 약물 개발 단계를 보면 46%가 후보물질단계, 42%가 전임상, 11%가 임상단계에 있으며, 1%는 개발이 중단됐다. 88%가 여전히 임상 이전의 초기단계에 머물러 있다. 한국에서는 8가지 약물이 개발 중인데, 2개는 후보물질 연구단계에 있고, 6개는 전임상 단계에 있다고 클래리베이트는 밝혔다. 임상시험 단계에 들어간 약물은 아직 없다.

셀트리온이 개발하는 돌기단백질 조절자(modulator) 단일클론항체 경우 2020 3분기에 임상을 시작할 계획이며 이뮨메드의 바이러스 억제인자(chimeric humanized virus suppressing factor)는 지난 2월 임상시험 승인을 받았다. 엔지켐 생명과학은 개발중인 모세디피모드에 대해 지난 3월 임상1상 진입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코미팜은 암 치료제로 개발중이던 합성의약품(KML-001)을 코로나19 치료제로 돌려 개발중이다. 부광약품도 B형간염 바이러스 치료제를 코로나19 치료제로 개발하고 있다. 제넥신과 바이넥스는 코로나19 DNA 백신 공동개발을 위해 상호양해각서를 체결하고 전임상단계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에스케이 바이오사이언스)는 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을 개발해 동물실험을 진행중이다.    < 곽노필 기자 >

코로나19, 높은 온도와 습도에 취약
여름에 접촉감염은 둔화실외 생활도 요인
기침 등에 의한 공기전파는 여름에도 여전
여름에 둔화되나, 큰 차이는 없을 듯


날이 더워지면 코로나19가 잦아들까?

코로나19 확산 이후 모든 사람이 궁금해하고, 잦아들기를 염원하는 바다. 과학자들은 명확한 답을 못 하고 있으나, 더운 날씨가 코로나19 확산을 주춤하게 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부인하지 않는다. 다만 그 효과가 크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

여름에 코로나19가 잦아들 것으로 보는 가장 큰 이유는 이 바이러스가 열에 약한코로나바이러스종이기 때문이다. 코로나바이러스는 일반적으로 지방과 단백질 껍질로 싸여 있는데, 높은 온도에서는 그 모양을 잃는 경향이 있다. 또 낮은 습도에서 더 오래 생존한다. 코로나19 바이러스도 비슷한 양태를 보인다.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연구한 홍콩대 연구진들은 이 바이러스가 섭씨 4.4도 정도에서 가장 안정적이고, 섭씨 22도가 되면 약화된다고 보고했다. 이 바이러스가 여름날 손잡이 같은 곳에 묻어 있으면 곧 소멸할 수 있다는 의미이다. 즉 여름에는 접촉을 통한 코로나19 감염이 급속히 줄어들 수 있다. 일반 인플루엔자도 높은 온도와 습도에 취약해, 겨울에는 극성이고 여름에는 감소한다. 하지만 계절별로 인플루엔자 발생 빈도가 다른 것은 아직 과학적으로 정확히 규명되지 않고 있다. 과학자들은 추울 때 사람들이 실내에서 지내는 경향이 있어, 인플루엔자 전파가 쉽게 되는 것으로 추측한다.

현재 코로나19도 위도가 높은 나라에서 많이 발생한다. 열대 지역이나 현재 여름인 남반구 나라에서는 상대적으로 발생률이 낮다. 코로나19도 덥고 습도가 높은 환경에서는 전염력이 둔화되는 것을 시사한다고 볼 수 있다. 싱가포르, 아랍에미리트연합, 오스트레일리아의 경우, 코로나19 검사를 광범위하게 시행하고 있는데, 인구당 발생 빈도가 다른 유럽과 아시아 국가에 비해 적다. 미국에서도 따뜻한 남부보다 추운 동북부 지역에서 더 많은 확진자가 나왔다.

반면, 비관적인 전망도 있다. 홍콩대 공중보건연구소장 리오 푼 교수는 여름에도 코로나19가 사라질 것으로 기대하지 않는다고 <월스트리트 저널>에 말했다. 신종 바이러스여서 아직 면역력을 가진 사람들이 절대적으로 적은 탓에, 여름에 (손잡이에 묻은 바이러스는 소멸되더라도) 기침이나 재채기 등을 통해 여전히 전파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계절별로 인플루엔자 발생 변화를 연구해온 버지니아공대의 린지 마 환경공학 교수도따뜻한 계절에 감염이 약간 줄어들 수 있으나, 큰 차이는 없을 것이라며 냉방기가 설치된 실내 환경에 맞춰 바이러스도 생존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 정의길 선임기자 >

호주 연구팀 구충제 이버멕틴이 코로나19 바이러스 잡는다"

공동연구팀 “24시간내 감소, 48시간 내 소멸

HIV·댕기열·지카 등 다른 바이러스에도 효과

숙주세포의 저항력 쇠퇴 막는 작용 하는 듯

아직 시험관 배양실험사람에 적용 과제

 

구충제로 널리 쓰이는 이버멕틴이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죽인다는 실험 결과가 나와 주목된다.

오스트레일리아(호주) 모내시대학 생의학발견연구소와 피터 도허티 감염·면역 연구소, 왕립멜버른병원 등이 공동 참여한 연구팀은 세계적으로 널리 쓰이는 항기생충 의약품인 이버멕틴이 세포배양된 신종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생장을 48시간 안에 멈추고 소멸시켰다는 실험 결과를 발표했다고 <사이언스 데일리>가 지난 3일 보도했다.

코로나바이러스의 2019년형 돌연변이종인 코로나19의 입체 모형도

 연구팀을 이끈 카일리 왜그스태프 박사는 단 한 알의 이버맥틴만으로도 코로나19 바이러스가 24시간 안에 현저히 감소했으며, 48시간 안에는 코로나바이러스의 유전물질(RNA)이 모두 소멸된 것을 관찰했다고 밝혔다. 이버멕틴은 미국 식품의약청(FDA)이 승인할 만큼 안전성과 효과가 입증된 구충제로, 에이즈(AIDS)의 병원체인 인간면역결핍 바이러스(HIV)와 댕기열, 인플루엔자와 지카 바이러스 등 광범위한 바이러스 퇴치에도 효과가 있다는 사실도 확인됐다.

이버멕틴이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죽이는 약리 작용의 메커니즘은 아직 최종 결론이 나오지 않았다. 그러나 연구팀은 이 구충제가 다른 바이러스들에 작용하는 것에 비추어,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숙주세포의 면역 저항을 약화시키는 기능을 이버멕틴이 무력화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왜그스태프 박사는 이버맥신은 매우 널리 쓰이는 안전한 의약품이라면서도 이번 실험은 배양 시험관에서 이뤄진 것으로, 인체에서도 효능을 발휘할 지 알아내는 게 연구의 다음 단계라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의학 저널 <항바이러스 연구> 최신호에 발표됐다.

6일 한국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브리핑에서도 이버멕틴에 대한 질문이 나왔으나, 방대본은 임상 검증 결과가 아니기 때문에 안전성과 유효성이 입증되지 않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정은경 본부장은 호주(오스트레일리아)의 연구논문을 저희도 검토해 봤다이버멕틴이라는 구충제가 환자나 사람에게 투여해 효과를 검증한 게 아니라 세포 수준에서 효과를 검증하고 효과가 있을 수 있다는 것을 제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바로 환자 치료에 이 부분을 적용하는 것은 아니고 또 정확한 용량이나 부작용에 대한 안전성, 유효성이 충분히 검증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이 부분을 임상에 적용하는 것은 굉장히 무리가 있고 한계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 조일준 기자 >

침방울 8m까지?과학자들 ‘2m 거리두기공방

 

재채기·기침 실험 결과 놓고 과학자들 설전

초속 10~30미터로 날아가기준 강화를

문제는 큰 비말 입자2m 이내서 떨어져

 

사회적 격리의 대원칙 가운데 하나는 다른 사람과의 거리를 2미터 이상 유지하라는 것이다. 과학자들이 1930년대 폐결핵의 전파 과정을 연구하면서 얻은 전염병 예방책이다.

최근 기침이나 재채기를 할 때 침방울이 날아가는 거리를 측정한 실험 결과를 놓고 이 가이드라인이 적절한지에 대한 공방이 과학자들 사이에 벌어졌다. 오랜 기간 유체역학을 연구해온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질병전파유체역학실험실의 리디아 부루이바(Lydia Bourouiba) 교수는 최근 국제학술지 <미국의학협회저널>(JAMA)에 발표한 논문을 통해 기침이나 재채기를 통해 배출된 비말(침방울)은 최대 8.2미터까지 날아간다는 자신의 실험 결과를 공개했다. 이는 세계 각국이 사회적 거리두기의 기준으로 삼고 있는 1.5~2미터보다 4배 이상 긴 거리다.

그는 현재의 가이드라인은 바이러스 전파 수단으로 굵은 비말 입자만 염두에 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의 실험 결과에 따르면, 사람이 기침이나 재채기를 할 경우 입 안에서 튀어나온 비말 입자가 날아가는 속도는 초당 10~30미터(시속 36~110km), 날아가는 거리는 최대 7~8미터에 이른다. 침과 점액이 뒤섞여 있는 그 비말덩어리에는 아주 다양한 크기의 입자들이 있어 팔로 입을 가려봤자 일부만 막을 수 있다고 그는 강조했다.

부루이바 교수는 이를 근거로 사회적 거리두기 가이드라인을 수정하고 의료진을 위한 보호장비 수칙도 강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2016년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소개된 그의 실험 결과를 보면 기침은 최대 6미터, 재채기는 최대 8미터까지 날아간다. 또 이 비말이 형성한 기체구름이 공중에 떠 있는 시간은 최대 10분이나 됐다. 그의 실험 결과는 실내 뿐 아니라 버스정거장 같은 외부 공간에서도 마스크 착용이 필요하다는 주장을 뒷받침한다.

그러나 워싱턴대 폴 포팅거 박사(감염병학)는 비말이 날아가는 거리로만 위험성을 판단해선 안된다고 반박했다. 그는 <유에스에이투데이> 인터뷰에서 비말 입자가 작을수록 다른 사람의 코나 입에 달라붙을 가능성은 낮으며, 문제는 덩치가 큰 비말 입자라고 말했다. 그런데 비말 입자의 크기가 크면 중력이 작용해 보통 2미터 이내에서 땅에 떨어진다. 2미터 규칙은 여기에 근거한 것이라고 그는 강조했다.

포팅거 교수는 만약 부루이바가 주장한 것처럼 8미터까지도 효력을 미친다면 지금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감염돼야 한다며 실제 감염이 이뤄지려면 일정 수 이상의 바이러스 입자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부루이바 교수는 각각의 거리에서 바이러스 입자가 얼마나 있을지에 대해선 여전히 규명해야 할 것들이 많다하지만 막힌 공간이라면 가능한 한 멀찌감치 떨어져 있는 것이 현명하다고 말했다.

< 곽노필 선임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