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환자의 ‘수면장애’

● 건강 Life 2012. 3. 31. 16:48 Posted by SisaHan

항암 치료때 77% 고통… 일반인 5배
불안·우울·치료과정도 수면 방해‥기억력 장애까지

보통 몸이 아픈 사람은 질병 때문에라도 잠을 더 많이 자게 되고, 또 잠이 들면 깊게 잘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암 환자들의 경우에도 이에 해당될 것이라고 여기는 사람들이 많으나, 실제로는 정반대다. 암 환자들은 수면 장애가 일반인보다 훨씬 더 많다. 
암이라는 질병 자체가 가져다주는 불안과 우울함도 문제지만 암 치료 과정도 수면을 방해한다.
 
■ 암 환자 수면장애 일반인보다 최고 5배 많아 : 건강한 사람들 중에도 약 15%는 수면 장애를 가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암 환자는 이보다 2~3배 이상 높은 비율인 30~50% 정도가 수면 장애에 시달리고 있다. 또 항암 치료 등 암 치료를 받고 있는 도중에는 수면 장애에 시달리는 비율이 크게 높아진다. 약 600명의 암 환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 결과를 보면 항암 치료나 방사선 치료를 받는 기간에 수면 장애에 시달린 비율은 약 77%나 됐다. 이처럼 수면 장애에 시달리는 암 환자들은 기억력 장애 또는 집중력 장애가 나타났고, 우울증 등 기분 장애도 발생했으며, 주관적으로 느끼는 피로와 통증이 더 컸다. 이런 증상들은 환자의 치료 의지를 떨어뜨리고, 치료에 대한 의사결정 과정에 환자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것을 방해하는 요인이 된다.
 
■ 항암 치료도 수면장애의 주요 원인 : 암 환자들이 수면 장애를 겪는 데에는 여러 가지 원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우선 암이 의심된다는 말을 듣는 순간부터 잠자리가 불편해진다. 암이 진단되면 불안과 우울을 경험하면서 수면 장애가 발생할 수 있는 고위험군이 된다. 여기에 암 치료의 주요 수단인 수술, 항암 치료, 방사선 치료, 호르몬 치료 등은 모두 수면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 특히 항암 치료를 받으면 메스꺼움이나 말초신경통이 나타나 잠을 방해한다. 유방암 환자의 경우 호르몬 치료를 하면서 갑작스러운 열감이 나타나거나 자면서 땀을 많이 흘리게 되는 등의 증상으로 잠을 이루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많은 암 환자들이 치료를 받는 도중이나 치료가 끝난 뒤 피로와 통증을 겪는데, 이런 것들도 수면을 방해하는 요소이다. 동시에 충분한 잠을 자지 못했을 때 이런 피로와 통증이 더 악화되는 악순환을 겪기 때문에 환자들의 삶의 질을 크게 떨어뜨리게 된다.
 
■ 수면 방해하는 약 있는지 상담해야 : 암 환자는 물론 의사도 암 치료에 집중하기 때문에 암 치료 이외의 다른 문제에 대해서는 소홀해지기 쉽다. 하지만 수면 장애가 있을 때에는 반드시 의사와 수면 장애에 대해 상담하는 것이 필요하다. 먹고 있는 약 가운데 수면을 방해하는 약이 있는지 확인해야 하며, 수면을 방해하는 증상이 있으면 이를 적극적으로 조절해야 한다. 
암 환자들 중에는 한번 잠을 자지 못하기 시작하면, 낮잠을 늘리거나 잠자리에 오랜 시간 누워 있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바람직하지 않다. 자리에 누워 있는 시간이 늘어난다고 해서 잠자는 시간이 늘어나지는 않는다. 이보다는 잠이 올 때만 침실로 가고 누운 뒤 20분 안에 잠이 오지 않으면 밖으로 나오는 것이 좋다. 다시 잠이 올 때 침실로 가도록 해야 한다. 낮잠은 30분 이내로 제한하고, 오후 3시 이후에는 낮잠을 자지 않는 것이 좋다. 
침실은 어둡고 조용하면서 시원하게 유지하도록 하고, 자기 전에 심호흡을 하거나 스트레칭을 해 몸을 이완시키는 것도 잠을 부르는 좋은 방법이다. 자기 전에 기도 시간을 가져 마음을 가라앉히는 것도 깊은 잠에 도움이 된다. 
잠자리에서는 다른 일을 많이 하지 않도록 하고, 특히 침실에 텔레비전이 있다면 거실로 옮기도록 한다. 자리에 누웠다면 잠을 자야 한다는 부담감이나 잠에 대한 과도한 기대보다는 단지 편하게 누워 있는 것만으로 충분하다는 생각으로 긴장을 푸는 것이 수면에 도움이 된다.

< 박상민 서울대 의대 암정보교육센터 교수 >


재발 등 뚜렷한 이유 없이‥ 삶의 질 크게 떨어뜨려


한국의 경우 지난해 말 기준으로 암을 치료하고 있거나 치료 뒤에 생존하고 있는 사람은 약 100만명으로 추정된다. 2008년 말 70만 명에서 3년 만에 100만 명으로 늘어 암 환자 및 생존자는 앞으로 빠르게 늘 전망이다. 하지만 암 환자 및 생존자들 건강을 위한 행동 요령은 널리 알려져 있지 않다. 이 때문에 의학적으로 검증되지도 않고 값도 비싼 방법에 의존하는 이들도 많다. 이에 <한겨레>는 국립암센터, 서울대병원과 공동으로 암 환자 및 생존자가 암 재발과 2차 암 발병을 예방하면서 건강하게 살아가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는 2차 암 검진, 피로 및 통증 관리, 식이 및 운동 요령 등에 대해 시리즈 기획을 마련했다.

암으로 인한 통증은 어느 정도 진행된 암이나 말기암 환자에게 가장 심하게 나타나는 증상이라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다. 하지만 암 치료가 끝난 암 생존자의 상당수도 암이나 치료 과정에서 생긴 통증에 시달린다. 암 치료 중에 있는 환자나 암 생존자에게 이 통증은 치료의 순응도를 떨어뜨리거나 삶의 질을 크게 낮추는 요인이다. 문제는 암으로 인한 통증은 상당 부분 조절될 수 있는데도 여전히 많은 환자들이 부적절한 통증 조절을 받고 있다는 것이다.

■ 암 생존자도 통증에 시달려
환자나 보호자는 물론 심지어 일부 의료진도 수술이나 항암제 치료 등 암 치료가 끝나 완치 판정을 받으면 암 발병 이전처럼 건강한 상태로 돌아간다고 오해하는 경우가 많다. 물론 아주 초기에 발견해 깨끗이 제거된 암의 경우 대부분은 통증 등과 같은 후유증도 거의 없다. 
하지만 진행된 암의 경우 사정은 다르다. 비록 암은 치료됐지만 암이 다른 조직으로 퍼지면서 파괴된 신경 조직에서 통증이 생길 수 있다. 또 암의 재발이나 수술 부위의 감염 등과 같은 뚜렷한 원인 없이도 3달 이상씩 지속되는 통증이 나타날 수 있다. 이를 ‘만성적인 수술 후 통증 증후군’으로 부른다. 
이런 통증은 암 치료 과정에서 심신이 허약해지거나 면역력이 떨어지는 경우 나타날 가능성이 더 커진다. 또 통증을 유발하는 특정 질환에 걸리면 암 환자 및 생존자들이 이런 통증을 더 심하게 느끼는 양상도 나타난다. 
예를 들어 대상포진에 의한 통증은 암 환자가 아닌 경우에도 심하지만 암 환자는 남은 생애 동안 계속해서 통증이 나타날 수 있고, 골다공증에 의한 척추뼈 압박 골절의 통증도 더 심하게 느낀다. 유방암이나 폐암 수술을 받은 경우 어깨의 관절 통증이 더욱 흔하게 발생하기도 한다. 
항암제나 방사선 치료로도 통증이 나타날 수 있다. 항암제가 말초신경계에 장애를 일으켜 신경장애가 나타나면서 통증으로 느껴지는 것이다. 이 경우 손발의 감각이 떨어지거나 아예 없어질 수 있으며, 손발이 저리거나 심한 통증이 나타날 수 있다. 동시에 손발에서 근육통, 피로감이 더 심해지거나, 물건을 집거나 옷에 단추를 끼우는 등과 같은 일상생활이 어려워질 수 있다. 

■ 통증 다스리기도 쉽지 않아
 현재 암을 치료하고 있는 경우 암 치료의 순응도를 높이기 위해서라도 암 통증에 대해서는 훨씬 적극적으로 치료한다. 마약성 진통제도 약 자체의 부작용이나 중독, 의존 가능성보다도 통증 감소 효과를 더 우선으로 여길 정도다. 
하지만 암 생존자의 경우는 이와 처지가 다르다. 남은 수명이 일반인과 거의 같은 처지에서 마약성 진통제를 무턱대고 쓰다가는 약물 의존성, 부작용 등에 시달릴 수 있기 때문이다. 
암으로 인한 통증 차단에 쓰이는 신경차단술도 마찬가지이다. 신경차단술은 통증을 느끼는 주요 신경 경로를 파괴해 통증을 치료하는 방법이다. 하지만 남은 수명이 길 때에는 파괴된 신경 경로가 다시 재생될 수 있다. 문제는 이 재생 과정에서 더 심한 통증을 느낄 수 있다는 점이다. 
즉 암 생존자의 통증 관리가 암 환자보다 더 어려울 수 있으며, 마약성 진통제나 신경차단술도 환자의 상태에 따라 적절한 선택이 필요한 것이다. 

■ 의료진과 적극적인 상담 필요
 암 생존자도 통증에 시달리는 경우가 많지만, 암 치료 뒤 나타나는 통증에 대한 연구는 아직 많이 부족한 편이다. 암 생존자의 여러 증상 관리에 대한 관심이 그만큼 부족하기 때문이다. 
의료진의 경우에도 자신의 진료 범위를 수술이나 항암제 치료, 방사선 치료 등 치료에 한정시켜서 보거나 암 치료 뒤 통증은 불가피하게 나타나는 것으로 여기기도 한다. 이 때문에 암 생존자의 통증 호소는 무시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암 생존자의 통증 역시 완전히 없어지지는 않지만 관리될 수 있음에 유의해야 하며, 통증에 대해서도 의료진과 적극적으로 상담해야 한다. 
사회적으로 암 생존자의 통증에 대한 관심과 이를 극복하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한 의료 체계의 개발도 시급한 과제라는 지적이다.


▶암에 걸렸다고 고른 식단에 의한 영양을 소홀히 해서는 안된다.


필요 영양분 되레 늘어‥ 신맛나는 식품 식욕 도움

한국의 경우 지난해 말 기준으로 암을 치료하고 있거나 치료 뒤에 생존하고 있는 사람은 약 100만명으로 추정된다.  2008년 말 70만 명에서 3년 만에 100만 명으로 늘어 암 환자 및 생존자는 앞으로 빠르게 늘 전망이다. 하지만 암 환자 및 생존자들 건강을 위한 행동 요령은 널리 알려져 있지 않다. 이 때문에 의학적으로 검증되지도 않고 값도 비싼 방법에 의존하는 이들도 많다. 이에 <한겨레>는 국립암센터, 서울대병원과 공동으로 암 환자 및 생존자가 암 재발과 2차 암 발병을 예방하면서 건강하게 살아가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는 2차 암 검진, 피로 및 통증 관리, 식이 및 운동 요령 등에 대해 시리즈 기획을 마련했다.

암 환자 및 생존자는 암 자체로도 입맛이나 소화기능, 영양 흡수에 많은 변화가 일어난다. 게다가 이들은 암 치료 과정에서 받는 수술, 항암요법, 방사선 치료 등을 통해서도 신체적으로 큰 변화를 겪는다. 특히 소화와 관련된 장기에 암이 생기면 수술로 장기가 손상되므로 정상적인 영양 공급에 장애를 겪는다. 이 때문에 식욕부진이나 영양실조를 겪는 암 환자 및 생존자도 많다.
 
■ 암 환자 61% 영양결핍= 국립암센터가 조사결과를 보면 암 환자의 61%가 영양결핍 상태에 빠져 있다. 특히 30%는 영양결핍 상태가 심각했다. 소화기 계통이 대표적이다. 심지어 많은 환자들이 ‘잘 먹으면 암을 더 키운다’거나 ‘고기를 먹으면 재발이 많다’는 생각을 하고 있어, 영양결핍과 불균형을 더욱 키우는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암을 앓거나 암 수술을 받은 경우에는 몸속 단백질을 비롯해 영양분 필요량이 오히려 늘어난다. 암이나 암 치료 과정에서는 몸무게 감소, 체지방 소실, 근육 위축을 겪을 수 있고, 이에 따라 피로, 잦은 감염, 어지럼증, 상처 회복 지연, 피부 궤양 등 고통을 받을 수 있다.
 
■ 조금씩 자주 먹어 식욕부진 극복= 암을 앓거나 암 치료 과정 중에 항암제를 쓰면 식욕부진을 겪기 쉽다. 또 암 자체나 재발에 대한 공포, 암 치료 뒤의 우울한 기분도 식욕부진을 악화시킨다. 이럴 때에는 조금씩 자주 먹도록 하고 간식을 가까이 둬 먹고 싶을 때 쉽게 먹도록 해야 한다. 굳이 식사 시간에 얽매일 필요도 없으며, 몸 상태가 좋을 때 많이 먹도록 권장 한다. 일반적으로 충분히 잠을 자고 난 아침에 많이 먹는 것이 좋다. 간식으로는 죽, 미음, 주스, 우유 및 유제품이 좋다. 주의할 점은 밥을 먹을 때 물을 많이 마시면 쉽게 포만감을 느낄 수 있으므로, 물은 조금만 마셔야 한다는 것이다. 목이 마르다면 식후 30분에서 1시간이 지난 뒤 마시는 것이 좋고 아예 식전에 조금 마시는 것도 권장된다. 식사 전에 가벼운 산책 등과 같은 운동을 하면 입맛을 좋게 할 수 있고, 식사 전후에 입안을 청결하게 유지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하지만 먹기 싫다고 할 때 억지로 먹이는 것은 자제해야 한다.
 
■ 입맛엔 신맛 나는 음식좋아= 암 치료, 특히 항암 치료 뒤에 입맛이 변한 경우가 많다. 고기나 생선을 먹으면서 쓴맛이나 금속 맛이 난다고 말하는 환자들도 많다. 이 때는 보기도 좋고 냄새도 좋은 음식을 권하는 것이 좋다. 만약 고기가 싫다면 두부, 달걀, 콩, 우유나 유제품이 권장된다. 고기나 생선 요리에는 와인이나 레몬즙 등 향이 좋은 양념류를 첨가하는 것이 좋다. 신맛이 금속성 맛을 제거하는 데 도움을 주기 때문이다. 하지만 입과 목에 통증이 있다면 신맛 나는 식품들이 염증을 자극하거나 불편하게 하므로 주의해야 한다. 충치 등 치과 질환이 있어도 입맛에 변화가 생길 수 있다.
 
■ 암 치료 뒤 흔한 설사 대처법= 암 치료 뒤 항암제의 영향, 음식과민반응, 불쾌감 등으로 설사가 생길 수 있다. 설사가 생기면 우선 물을 충분히 마셔 수분을 보충해야 한다. 대장 기능 소실이 문제가 될 수 있으므로 식사는 조금씩 자주 하고, 스포츠 음료•바나나•삶거나 으깬 감자•복숭아•토마토 등 염분과 칼륨이 적절하게 든 음식을 챙겨 먹는 것이 좋다. 소화가 잘 되는 죽이나 미음류도 도움이 되며, 고기류를 먹을 때에는 기름기를 제거하고 난 뒤 섭취하는 것이 권장된다. 과일은 생과일보다는 주스가 좋고, 섬유소 함량이 적을수록 설사 예방에 낫다. 브로콜리나 옥수수, 말린 콩은 피하고, 너무 뜨겁거나 찬 음료보다는 상온의 물을 마시는 것이 좋다. 설사가 이틀 이상 지속되면 의료진과 상의한다.



위암은 식사때 물 먹지 말고, 대장암은 고기 줄여야
소화기계 암환자의 식사요법

암 가운데에서도 소화기계 암의 경우 수술 뒤 영양섭취에 심각한 문제를 겪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우선 입안에 생기는 구강암의 경우 암 치료 뒤에도 대부분 정상적으로 음식을 먹는 것이 어렵다. 죽과 같은 유동식을 먹을 수밖에 없는 경우가 많은데, 이 방법으로는 영양부족 상태에 빠지기 쉽다. 이때는 소위 ‘콧줄’이라 부르는 얇은 관으로 위장에 직접 음식을 공급하는 방법을 쓴다. 구강암은 방사선 치료를 하는 경우가 많은데, 치료 시작부터 2주 뒤에 구내염, 음식을 삼킬 때 통증, 구강건조증, 미각 이상이 나타날 수 있다. 이때는 손상된 점막에 자극을 줄 수 있는 맵고 짠 음식은 피해야 한다. 대신 밀크셰이크나 아이스크림과 같은 부드러운 음식이 좋다.
 
식도암은 식도를 잘라내는 수술을 많이 하기 때문에, 식도의 기능 상실로 위로 내려간 음식물이 역류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특히 누울 때에는 항상 어깨가 배꼽보다 높은 자세를 유지해야 한다. 또 잠들기 전 2~3시간 전에는 아무것도 먹지 않는 것이 좋다.
위암도 수술로 위를 절제하는 경우가 많다. 위장이 있었을 때처럼 음식을 먹으면 대변이 자주 나오고 설사가 생길 수 있으므로, 음식을 조금씩 여러 차례 나눠서 먹어야 한다. 물이나 국도 식사 중에 먹으면 음식물이 내려가는 속도가 빨라지므로, 식사 뒤 30분~1시간 뒤에 조금씩 마시는 것이 좋다.
대장암의 경우 위험 요인 가운데 하나가 육류의 과다섭취다. 재발을 막기 위해서라도 육류 섭취는 줄이고, 신선한 야채나 과일을 많이 먹는 식생활로 교정할 필요가 있다. 항문 근처에 대장암이 생긴 경우 항문을 제거하게 돼 배변주머니를 달 수 있는데, 이때는 먹는 물의 양에 주의해야 한다. 너무 많이 마시면 배변주머니를 자주 갈아야 하는 불편이 있고, 적게 마시면 탈수가 되거나 소변량이 적어지면서 결석이 생길 수 있다.


암 생존자, 2차 암 발병 위험 2배

● 건강 Life 2012. 2. 26. 16:37 Posted by SisaHan

치료 5년 후 부터 주기검진‥ 체중·혈당 최적관리

한국의 경우 지난해 말 기준으로 암을 치료하고 있거나 치료 뒤에 생존하고 있는 사람은 약 100만명으로 추정된다. 2008년 말 70만 명에서 3년 만에 100만 명으로 늘어 암 환자 및 생존자는 앞으로 빠르게 늘 전망이다. 하지만 암 환자 및 생존자들 건강을 위한 행동 요령은 널리 알려져 있지 않다. 이 때문에 의학적으로 검증되지도 않고 값도 비싼 방법에 의존하는 이들도 많다. 이에 <한겨레>는 국립암센터, 서울대병원과 공동으로 암 환자 및 생존자가 암 재발과 2차 암 발병을 예방하면서 건강하게 살아가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는 2차 암 검진, 피로 및 통증 관리, 식이 및 운동 요령 등에 대해 시리즈 기획을 마련했다.
 
암 검진을 통해 암을 조기에 발견하고, 이를 치료하는 의료기술이 발전하면서 이제는 많은 암 환자들이 오랜 기간 생존할 수 있게 됐다. 경우에 따라서는 암을 앓지 않은 사람과 같은 수명을 누리거나 암을 앓은 뒤 건강관리를 잘해 더 오래 살기도 한다. 하지만 암에 걸렸다가 치료가 된 암 생존자들은 일반인에 견줘 다른 암에도 더 많이 걸릴 수 있다는 사실에 유의해야 한다. 이른바 ‘2차암 검진’을 잘 받아야 한다는 말이다. 
보통 암 치료가 끝난 암 생존자들은 자신이 진단을 받았던 암에 대해서만 주기적으로 재발 여부 검사를 받는 경우가 많다. 심지어는 암 생존자들 4명 가운데 한명은 ‘한번 암에 걸렸으니 또 걸리겠느냐’는 생각을 하면서 아예 암 검진을 받지 않는 경우도 있다. 아직 암 생존자의 2차 암 예방이나 검진에 대해서 병원에서 체계적인 추적이 이뤄지지 않고 있으며, 이 때문에 2차 암 검진 및 예방에 대한 의료서비스의 개발과 교육이 필요한 상황이다.
 
암 생존자들은 일반인에 견줘 다른 부위에 암이 또 생기는 ‘2차 암’의 발생 위험도가 더 높거나 비슷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남성 암 환자 1만4181명을 2001년부터 7년 동안 추적 조사한 결과를 보면, 2차 암 발생 위험은 일반인보다 약 2.3배 높았다. 구체적으로 폐암은 2.1배, 대장암 4배, 간·담도·췌장암 1.9배, 비뇨생식기암은 2.6배 더 많이 생겼다. 유방암 환자의 경우에는 반대쪽 유방에 암이 발생하는 위험뿐만 아니라 대장암이나 자궁내막암, 난소암 등이 생길 위험도 일반인에 견줘 높았다. 특히 유방암에 대한 호르몬 치료제를 먹는 경우에는 자궁내막암 발생 위험도가 더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장암 환자의 경우에도 유방암이나 자궁내막암, 전립샘암, 위암 등에 걸릴 가능성이 더 높았으며, 자궁경부암도 방광암이나 폐암 등이 생길 위험이 일반인에 견줘 2~3배가량 높다. 
특히 65살 이상의 고령 암 환자나 암 진단 전에 담배를 피웠던 경우에는 2차 암 발생 위험이 더 높아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암을 진단받기 전 하루 1갑 이상 담배를 피우던 사람은 예전에 담배를 피우다 끊었던 암 환자보다 원래 암의 치료 뒤에 폐암이 생길 위험이 3.7배나 높았다. 이 때문에 암 생존자는 의료진과 2차 암 검진에 대해 상의해야 한다. 이들을 위한 별도의 표준 검진안이 필요하지만, 당장은 암 진단 및 치료 뒤 5년이 지났다면 일반인에게 추천되는 암 검진 권고안을 따르는 것이 필요하다.
 
이와 함께 비만 또는 과체중이 되지 않게 몸무게를 유지하고, 당뇨가 있다면 혈당을 잘 조절하는 것도 암 생존자의 2차 암 예방을 위해 필요하다. 연구 결과를 보면, 몸무게(㎏)를 키(m)의 제곱으로 나눈 값인 체질량지수가 25 이상인 비만한 남성 암 환자는 2차 암으로 대장암 3.5배, 비뇨생식기암은 3.6배 많이 발생했다. 치료가 끝난 유방암 생존자에도 비만할수록 유방암이 재발할 가능성이 높았으며, 암 치료 뒤 생존율도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비만한 유방암 환자는 2차 암으로 대장암이 자주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국 암협회의 전문가들은 유방암 환자의 경우 정상 범위의 몸무게를 유지하고 운동 등으로 신체 활동량을 늘리며 채소를 많이 섭취하는 것이 암의 재발뿐 아니라 삶의 질 향상에 도움이 된다고 제시했다. 
당뇨병이 있는 암 환자 역시 혈당이 정상인 암 환자에 견줘 2차로 간·담도·췌장암이 3.3배, 폐암 등이 1.9배 더 많이 발생했다. 이 때문에 암 환자들은 당뇨나 당뇨 전 단계인 인슐린 저항성이 있는지를 검사해 보고, 운동과 식사 조절 및 약물요법 등으로 적절한 혈당 관리를 해야 한다.

< 박상민 서울대병원 암 정보교육센터 교수 >



가족력 있을 땐 검진주기 당겨야
비만 경우 대장암·유방암 주의를

암 환자 및 생존자의 2차암 검진은 꼭 필요하지만, 안타깝게도 의학적인 검증 과정을 거친 확립된 안은 아직 구성중에 있다. 검사에 따라 생존 가능성을 높이는 방법에 대한 연구들이 여전히 진행중이기 때문이다. 
다만 관련 전문의들은 현재까지의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몇 가지 권고안을 제시한다. 이찬화 국립암센터 암예방검진센터장은 “암을 사망선고가 아니라 당뇨처럼 관리 가능한 만성병으로 인식해, 우선 치료를 적극적으로 받아야 한다”며 “암 진단 뒤 2~3년까지는 치료에 집중하더라도 치료 뒤 3년이 지나면 원래 앓던 암 이외에 다른 암 검진도 챙겨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치료 뒤 재발 없이 6년이 지나면 원래 암이 없었던 이들처럼 암 조기검진 프로그램에 따라 검진을 받도록 권고했다.
 
박상민 서울대병원 암정보교육센터 교수는 “치료를 담당한 의료진과의 충분한 상담을 통해 각 환자의 암 발생 위험 요인에 맞는 추가적인 2차암 검진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예를 들어 위암 환자라도 가족 중에 대장암이 있다면 나이와 관계없이 대장암 검진만큼은 꼭 필요하며, 검진 주기도 보통 일반인에게 권장되는 5~10년보다는 짧아야 한다. 간암 등 소화기계에 암이 생겼다면 췌장이나 담도, 위, 대장과 같은 소화기계에 2차암이 나타날 가능성도 높아진다는 사실에 유의하며, 이들 암에 대한 검진을 받는 것도 필요하다. 
아울러 비만한 경우 비만이 위험 인자인 대장암, 유방암 검진을 더 잘 챙겨야 한다. 담배를 피운 암 환자의 경우 폐암에 걸릴 가능성이 조금이라도 높아지지만, 마땅한 검진 방법이 현재까지는 없다. 다만 저선량 컴퓨터단층촬영(CT)이 대안으로 거론되나, 방사선 노출량이 높아 아직까지는 논란이 진행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