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가오는 새봄을 준비하지만, 아직도 찬바람이 불고 차가움이 더하며 나무들도 소리 내어 우는 듯하다. 꽁꽁 얼어붙은 대지를 바라보며 봄의 따스함을 마음으로 그려 본다. 그리고 문득 남은 날을 계수하며, 만물이 봄을 기다리며 추위를 참아 내듯이, 온갖 어려움과 시련이 찾아와도 믿음으로 이겨내기를 기도한다. 
생각하면, 길지 않는 삶, 이쯤 살았으면 뭐 그리 큰 낙이 있겠나 하는 상념이 들 수도 있다. 하지만 모두의 인생은 그 어떤 순간, 그 어떤 환경에 있을지라도, 가능성 없는 순간과 상황은 없다. 더욱이 광야 이민의 삶을 살다보니 왜 그렇게 인생이 꼬여지는지 답답함을 느낄 때가 있다. 기분 안 좋은 일은 왜 그렇게 많은지, 한 번 상한 마음은 왜 그렇게 풀리지 않고, 이별의 슬픔, 실패의 쓴 맛, 배신의 아픔, 하소연이 춤을 춘다. 그래서 도무지 마음에 속 시원한 것이 별로 없다. 잘 되는 일도 많지 않고, 살아오면서 기분 좋았던 일보다, 늘 마음 상하고 뜻대로 되지 않아서 가슴 조인 일이 더 많았던 삶 같다.
 
그러나 생각하면 인생이란 모든 것이 잘되고 이루어져서 기쁜 것만은 아니다. 꽃이 피는 것만 아름다운 것이 아니라, 그 꽃을 기다리는 마음도 아름답다. 피어오르는 꽃봉오리도 아름답고, 꽃이 만개할 때 그 주변의 어울리는 배경도 아름다운 것이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우리가 행복하고 즐겁고 기쁘게 살 이유를 확보해야 한다. 우리 인생의 즐거움의 요소는 창조 뿐 아니라 발견해야 할 것이 더 많다. 이전에 몰랐던 내 인생의 행복의 인자들, 그것을 발견해 누리며 행복의 지평을 더 넓혀가야 한다. 나그네 행인 같은 삶을 사는 우리는 내 앞의 사람에 대한 감동과 기쁨과 행복의 요소를 발견해야 한다. 우리가 속상해하는 것은 내 앞에 사람들이 내 맘에 안 들거나, 나를 힘들고 어렵게 한다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어느 순간 내 마음에 사랑과 긍휼의 심정이 흘러나오고 그것이 내 눈을 밝히는 순간, 우리는 내 앞에 인생에 대한 새로운 해석과 시각을 가지게 된다.
 
오늘도 야곱처럼 험난한 인생을 사는 우리들, 돈을 버는 것보다 어렵고 더 중요한 것은 내 앞에 있는 사람의 좋은 점과 나를 행복하게 해주는 요소를 발견하는 것임을 명심해야 한다. 이 어렵고 중요한 일을 이루는 순간, 우리 삶은 예상치 못한 기쁨과 행복을 누리게 된다. 수고와 슬픔의 인생, 신속히 지나는 인생 역경 속에서도 마음먹기 나름 아닌가.
다가오는 봄을 맞이하면서 이제 더 이상 누추한 인생 살지 말자. 하나님께 감사하며, 하나님이 허락하신 은혜의 날 동안 기뻐하며 희망을 찬미하며 살아가기를 소망한다.

< 문창준 목사 - 호산나 장로교회 담임목사 >


삶과 신앙 재조명‥ 한국교회의 밀알

100여년 전 북미에서 온 선교사들에게 조선인은 미개인이나 식인종처럼 묘사됐다. 그때 한국 문화의 진수를 간파해 이를 서양에 소개하고, 토착적 기독교를 한국에 심어주기 위해 애썼던 선교사가 있었다. 바로 캐나다 온타리오 출신 제임스 스카스 게일(James Scarth Gale :한국명 기일 奇一: 1863~1937) 목사다. 
“제가 영국에서 조선에 온 지도 올해로 꼭 40년이 되었습니다. 그간 내가 보았던 조선! 생각해보면 그것은 실로 한편의 활동사진입니다. 이 40년간 나는 보면 볼수록 조선 그 자체가 심오하게 여겨져 흥미를 더해 가게 되었습니다. 조선의 전도는 도대체 어떻게 되어 가는지…….”
 
1928년 ‘조선사상통신’에 실린 게일 목사의 글 ‘구미인이 본 조선의 장래 - 나는 전도를 낙관한다’에 나오는 내용이다. 게일 목사는 암흑 같았던 조선의 미래를 ‘낙관’했다.
올해가 그의 탄생 150돌-. 그는 한국을 사랑했고, 한국교회의 토양을 갈아 한 알의 밀알처럼 희생과 헌신의 열정을 쏟았다. 위기론에 싸인 한국교회의 회심과 회복을 위한 ‘초심의 거울’로 게일의 삶과 신앙이 되새겨지는 가운데, 그가 몸담았던 연동교회를 중심으로 조명 작업이 활발하다.
최근 <한국 고전번역가의 초상, 게일의 고전학 담론과 고소설 번역의 지평>(소명출판 펴냄)을 출간한 이상현 부산대 인문한국(HK) 연구교수는 “게일은 한국인보다 먼저 한국어를 연구한 한국어학자이자 고전번역가였으며, 서구가 아닌 한국의 시선에서 한국학을 개척한 학자였다”고 평했다. 
1888년 캐나다 토론토대학을 졸업하자마자 기독청년회(YMCA) 파송으로 25살에 최초의 캐나다 선교사로 한국에 와 서울 종로5가 연동교회 초대 목사를 지낸 게일은 언어와 문학의 천재여서 한국어를 빠르게 익혀 성서를 한글로 번역한 데 이어 한국 최초의 한영사전을 만들고 <천로역정>과 찬송가를 우리말로 번역했다. ‘갓(god)’을 ‘하나님’이란 표기로 정리한 것도 그였다. 
그는 또 <구운몽>, <심청전>, <홍길동전>, 조선 시대 야담집 <천예록> 등을 영어로 번역해 영국 런던에서 발간했다. 특히 구운몽’ 영역본은 고풍스러워서 지금도 해외 한국학 학자들 사이에 교과서처럼 읽힌다.
 
“조선은 실로 동양의 희랍(그리스)이라고 말하고픈 나라로, 일찍이 고대 유사 이래 온갖 문화를 창조했으며 세계에서 으뜸가는 바가 있었습니다. 우선 문학의 측면에서 보자면 서양을 떠들썩하게 했던 세익스피어는 지금으로부터 300여년 전, 조선으로 말하자면 임진란 이후의 인물이지만, 조선에는 이미 그보다도 1000여 년 전 신라 최고운(최치원)의 문학이 당나라에 들어와 측천무후를 놀라게 하지 않았습니까. 고구려 광개토왕 비문과 같은 것은 그 웅도거업(雄圖巨業)은 접어두더라도, 단순히 문장 그것만 놓고 보더라도 천고의 걸작이며 게다가 그것은 실로 기원후 414년이라는 고대의 것에 속합니다. 그 사상, 그 문물제도에서 보아도 조선과 같이 발달한 곳은 없었습니다.” 
한국 고전에 매료된 그는 조선을 동양의 그리스로 칭송했다. 
게일 목사는 고려의 문신 이규보를 좋아해 그의 무덤까지 찾아갔고, 40년의 한국생활을 접고 떠날 때 <동국이상국집>을 갖고 갔다고 전한다. 
토론토대 토마스피셔희귀본 장서실에는 ‘게일 문서’가 보관돼 있다.
24개 상자로 분류된 ‘게일 문서’는 편지, 비망록, 일기 등이 포함돼 있다. 특히 친필 일기에는 ‘심청전’ ‘홍길동전’ ‘숙영낭자전’ ‘창선감의록’ 등 한국 고소설을 번역한 내용이 담겨 있다.
게일의 일기는 모두 19권, 권당 200쪽 분량으로, 일기보다 한국 고전을 번역한 내용이 더 많은 분량을 차지한다. ‘춘향전’ ‘심청전’ ‘토끼전’ 영역본, 조선 후기 문신 신유한의 일본 여행기 ‘해유록’ 영역본 등 일기에 수록된 고소설 영역본과 교정 원고들은 아쉽게도 출간되지 못했다.
 
지난 17일 주일 그가 초대 담임목사를 지냈던 연동교회에서는 게일 탄생 150돌 기념 예배와 게일학술연구원 개원 발기 대회가 열렸다. 또 이날 연동교회 안에 마련된 게일목사기념관이 개관하며 게일의 연구 활동을 조명한 논문집도 발간됐다. 
한편 캐나다 한인교계는 지난 2008년 6월21~22일 게일 선교사의 한국선교 120주년 기념행사를 고향에서 가진 바 있다. 
당시 행사는 게일을 연구해온 토론토대 유영식 박사의 노력과 온주교협 및 캐나다장로교(PCC) 한카 동부노회, 해외한인장로회(KPCA) 캐나다 동노회가 공동으로 마련해 열렸다. 먼저 게일 선교사가 다녔던 키치너-워터루 인근 앨마(Alma)의 성 앤드류스(St. Andrews)장로교회에서 손녀 웬디 얼(Wandy Earl), 로즈마리 힐(Rosemary Hill)씨와 증손녀 등 9명의 후손도 참석한 가운데 1백여 명이 모여 유영식 교수의 강연과 생가방문, 야유 친교행사 등을 갖고 발자취를 돌아보았고, 이튿날은 토론토 한인장로교회에서 후손과 목회자, 일반 성도 등이 참석한 가운데 기념예배를 드리고 캐나다인 선교시대의 문을 연 게일의 선교행적과 한국 기독교는 물론 사회-문화발전에 끼친 업적을 되새겼다. 
게일 선교사는 25살부터 40년간 한국에서 헌신했다. 그는 특히 신학이 아닌 문학사를 전공한 특이한 이력의 장로교 선교사로 나중 목사 안수를 받았다. 어문과 역사에 능해 개화기 문화적 기여가 대단했다. 
1928년 은퇴한 후 영국으로 건너가 1937년 74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생전 1남1녀를 두었으나 아들은 지난 해 타계했고, 영국과 네델란드 등지에 외손녀와 손자 등이 살고있다.


밀알교회 임직식에서 선서하는 박진규·한순철·심오섭·정진관 안수집사 (왼쪽부터)


노승환 목사와 성도들 앞에서 선서하는 최정순·배영희·최정희·한경혜 권사 (왼쪽부터)


“자아 버리고 하나님 의지할 때 성령 열매”

밀알교회(담임 노승환 목사)는 2월17일 주일 2부예배 시간에 임직식을 갖고 안수집사와 권사 8명을 새로 세웠다. 이날 임직자는 박진규·한순철·심오섭·정진관 안수집사와 최정순·배영희·최정희·한경혜 권사 등 각 4명씩이다. 
이날 예배에서 노승환 목사는 ‘왕들이 네 허리에서 나오리라“(창 32: 24~32, 35: 11)는 제목으로 임직자와 성도들에게 ”자아를 버리고 모든 것을 하나님께 의지할 때 성령의 열매를 맺을 것“이라는 권면의 말씀을 주었다.
 
노 목사는 “야곱이 얍복강 씨름에서 허리가 부서진 뒤 이스라엘이라는 새 모습으로 태어났고 하나님은 그 허리에서 왕들이 나오리라고 축복하셨다”면서 “허리, 즉 힘의 원천이 깨지고 망가짐으로 말미암아 십자가를 체험하고 생명처럼 여기던 소유와 가족 등 모든 자아를 버림으로써 하나님이 능력으로 채워주심을 말씀해주는 것으로, 자기를 부인할 때 제자 삼으시고 약할 때 강하게 하시는 십자가의 역설“이라고 부연했다. 노 목사는 ”이는 우리 모습과 다르지 않으며, 힘의 원천으로 착각하는 모든 것을 내려놓고 깨뜨려 오직 십자가를 붙들 때 하나님이 능력으로 역사하셔서 의와 성령의 열매를 맺게 하신다”고 강조했다.
 
임직식은 노 목사 집례로 임직자와 교우들의 선서, 안수기도, 임직패 증정 및 공포 등 순으로 진행됐다. 예배에서 대표기도는 최영석 집사, 성경봉독은 김혜원 집사가 했고, 글로리아찬양대가 ‘모든 것 지으신 주님’을 찬양했다. 임직자들은 앞서 1부 예배와 3부 예배 때 성도들에게 별도로 인사했다.
< 문의: 416-226-4190 >


[기쁨과 소망] 천재성과 노력

● 교회소식 2013. 2. 23. 19:19 Posted by SisaHan
이탈리아의 테너 가수로서 세계적 명성을 떨친 카루소는 소년 시절 음악 선생님으로부터 “네 목소리는 마치 문풍지 사이로 새는 바람 같구나.” 라고 놀림을 받았습니다. 그래서 카루소는 크게 낙심하여 자신은 음악에 재능이 없다고 생각하였습니다. 다만 어머니만은 따뜻한 격려를 잊지 않았습니다. “선생님이 뭐라고 하든 네게는 음악가가 될 소질이 충분하니까 열심히 공부해라.” 어머니의 격려가 큰 힘이 되었고, 또 그는 음악을 좋아했기 때문에 공장에서 일하면서도 열심히 노래를 연습했습니다. 마침내 스물한 살 때 단역으로 오페라에 출연하는 기회를 잡았지만 아무도 인정해 주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때마침 한 가수가 병에 걸려 출연하지 못하는 바람에 카루소는 그 대역을 맡게 되는 행운을 만났습니다. 카루소는 열심히 최선을 다했습니다. 그러나 관객들의 호응을 얻지 못해 그만 해고당하고 말았습니다. 몹시 비관한 카루소는 술을 마시고 집으로 돌아와 자살하려고 했습니다. 그때 마침 극장에서 심부름꾼이 찾아왔습니다. “카루소, 해고는 취소라네. 유력한 손님 하나가 찾아와서 너를 만나겠다고 기다리고 있어.” 이때부터 카루소는 두드러지게 재능을 발휘하여 천재 가수의 지위를 쌓아올렸습니다. 그의 천재성을 발견한 사람을 만난 것입니다. 하마터면 천재적인 음악가 한 분을 잃어버릴 뻔 했던 것입니다.
 
천재성과 노력 중, 어느 것이 더 중요할까요? 둘 다 중요하다고 봅니다. 아무리 태어날 때 가지고 나온 천재성이라고 할지라도 그 천재성이 빛을 볼 때까지는 여러 가지 요소가 필요합니다. 첫째는 가까운 가족이나 친구들의 끊임없는 격려와 위로가 필요가 필요합니다. 놀라운 재능을 가지고 태어난 사람들일지라도 부모의 무관심이나 혹은 무심코 쏟아낸 부정적, 비판적 가정이라면 그 재능은 묻혀버리게 됩니다. 둘째는 본인의 무단한 노력과 훈련이 필요합니다. 천재성은 완성품이 아닙니다. 가능성입니다. 남보다 더 높은 가능성을 가지고 태어난 것입니다. 그 가능성은 본인의 노력에 의하여 빛을 발하게 되는 것입니다. 아무리 천재성을 가지고 있다 할지라도 본인의 땀과 피 흘림이 없이는 그 천재성은 그냥 묻혀지고 말 것입니다. 셋째는 기회가 필요합니다. 그 천재성이 세상에 알려질 수 있는 기회가 주어져야 합니다. 그러나 우리가 알아야 할 것은 준비 안 된 사람은 아무리 기회가 찾아왔다 할지라도 그 실력을 인정받지 못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최선을 다하여 살아야 합니다. 준비된 자에게 기회가 찾아올 때 그의 천재성이 빛을 발하게 되는 것입니다.
 
사람에게는 누구나 하나님으로부터 주어진 재능, 즉 남보다 잘하는 무엇인가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 재능과 장점을 통하여 행복하고 의미있는 삶을 살라고 하신 것입니다. 그런데 그 재능을 세상에 마음껏 발휘하여 그의 삶을 성공으로 이끄는 사람은 참으로 적습니다. 주변에 사랑하는 사람들의 칭찬과 격려가 필요합니다. 그리고 본인의 끊임없는 노력과 수고가 있어야 합니다. 실력을 쌓아 놓으면 이제 언젠가는 반드시 그 실력이 세상 사람들에게 인정받을 날이 있을 것입니다. 한자 고어에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이란 말이 있습니다. 최선을 다하고 하늘의 뜻을 기다리라는 말입니다. 새해가 지나고 벌써 두 달이 지나가고 있습니다. 초심을 잃지 말고 최선을 다하십시다. 그리고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기다리는 축복이 있기를 빕니다.

< 강성철 목사 - 우리장로교회 담임목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