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수목원이 광복 80년을 맞아 100년 전 금강산의 모습을 담은 사진 자료를 공개했다. 사진은 장안사(일부). 어니스트 헨리 윌슨/국립수목원 제공
최근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된 금강산의 100년 전 모습이 공개됐다.
18일 산림청 국립수목원은 광복 80년을 맞아, 일제강점기 조선 시대 금강산의 자연과 식물을 담은 사진을 공개한다고 밝혔다. 이번에 공개한 자료는 지난 6월 미국 하버드대 아놀드수목원과 국립수목원이 의향서(LOI)를 체결한 뒤 확보한 것으로, 식물탐험가인 어니스트 헨리 윌슨(1876~1930년)이 일제강점기인 1917~1918년 금강산을 포함한 한반도 전역을 조사하면서 남긴 것이다.
금강산 구룡폭포. 어니스트 헨리 윌슨/국립수목원 제공
금강산 표훈사. 어니스트 헨리 윌슨/국립수목원 제공
그의 자료에는 금강산 귀면암, 구룡폭포, 표훈사, 장안사 등 명소의 옛 모습과 당시 금강산의 식생, 금강산을 찾은 사람들의 모습까지 생생히 담겼다고 한다. 특히 그는 “금강산은 거대한 화강암 덩어리이며, 이 멋진 풍경 속에 많은 사찰이 있다”, “식물군은 가파른 절벽에 소나무와 전나무가 박혀있다”는 등의 메모로 100년 전 금강산의 생태적 특징을 기록한 노트도 남겼다.
국립수목원은 “오늘날 자유로운 접근이 어려운 북한 산림의 역사적 단면을 보여주는 소중한 자료”라며 “최근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된 금강산의 가치를 더욱 뚜렷하게 증명한다”고 설명했다.
어니스트 헨리 윌슨이 남긴 탐사기록 복사본. 어니스트 헨리 윌슨/국립수목원 제공
금강산 장안사. 어니스트 헨리 윌슨/국립수목원 제공
국립수목원은 이번 자료 공개와 더불어 자연유산에 대한 관심 촉구를 위한 사진 공모전을 오는 30일까지 진행한다. 8월에는 경기 포천시 국립수목원 내 산림박물관에서 어니스트 헨리 윌슨의 자료들을 전시하는 ‘우리 식물의 잃어버린 기록을 찾아서’를 개최할 예정이다. 공모전과 전시정보는 국립수목원 누리집(kna.forest.go.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 김지숙 기자 >
국민의힘 김종혁 전 최고위원이 '한덕수로 후보 교체를 위해 100억 원 이상을 지출했다'는 의혹을 언급하며 당무 감사 필요성을 주장하자, '심야 후보 교체 파동' 당시 당 비상대책위원장이었던 권영세 의원이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친한계인 김 전 최고위원은 1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여의도에선 요즘 국민의힘의 ‘날린 돈’에 대한 소문이 무성하다"며 "당 지도부가 한덕수 이름이 적힌 선거운동복을 미리 주문하고, 선거차량들까지 계약했다가 한이 후보가 되지 못하는 바람에 160억을 날렸다고 구체적인 액수까지 나온다. 옷들은 버리지도 못하고 창고에서 먼지만 쌓여가고 있다는 말과 함께"라고 말했다.
권영세 의원
김 전 최고위원은 "믿기지는 않는다. 이미 김문수가 후보로 선출돼 있는데 어느 간 큰 지도부가 당원도 아닌 한덕수를 위해 당비와 국고지원금을 100억이 넘게 지출하라고 명령할 수 있다는 말인가"라고 하면서도 "하지만 의문이 꼬리를 무는 건 사실이다. 혹시 선거운동 하루 전날까지 선거운동복이 일선 당협에 전달되지 않았던 것도 그래서인가? 김문수가 스튜디오에서 홍보 촬영을 할 때 한덕수도 같은 시간, 같은 곳에서 촬영했다는 보도도 그래서 나온 건가? 이미 돈을 집행해버렸기에 무조건 한덕수를 후보로 만들려고 당내 쿠데타까지 감행한 것인가"라고 의문을 던졌다.
김 전 최고위원은 권영세 의원을 향해 "후보도 아닌 한덕수를 위해 당에서 100억원이 훨씬 넘는 돈을 지출했다는 세간의 소문이 사실인가 아닌가"라면서 "당시 비대위원장의 이름으로 당무감사를 공개 신청하는건 어떤가"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친윤계로 분류되는 권영세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저나 당시 지도부가 한덕수 후보에게 '100억' 이상의 돈을 지원했다는 악의적인 소문에 대해서는 이미 한참 전 유일준 당무감사위원장이 사실이 아님을 분명히 밝혔다"면서 "마치 새롭게 문제제기하듯이 이에 대해 언급하는 것은 법망을 피해 저와 당시 지도부의 명예를 훼손하기 위한 비열한 행태라고 밖에는 볼 수 없다"고 비판했다.
권 의원은 "저와 우리 당의 명예를 지키기 위해 어쩔 수 없이 고발해야겠다"며 "이런 행위는 김 최고위원이 그렇게 지지하는 한 전대표를 위해서도 좋아 보이지 않는다. 다시는 이런 일이 없기를 바란다"고 비난했다. < 박세열 기자 >
▲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2일 내란특검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 서초구 서울고검 청사로 향하고 있다. ⓒ연합
▲우원식 국회의장이 17일 국회에서 열린 제77주년 제헌절 경축식에 앞서 전직 국회의장과 원로, 제헌유족 등과 환담하고 있다. ⓒ 국회사진기자단
국민의힘이 제77회 제헌절 경축식 행사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 연주 및 제창 순서를 빼달라고 요구했다. 삭제하지 않으면 행사 자체를 '보이콧(참석 거부)'하겠다고까지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17일 행사장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은 울려 퍼지지 않았다. 국민의힘은 과거와 달리 5.18 광주민주화운동의 정신을 헌법 전문에 넣어야 한다는 입장을 공식화하며 사실상 당론으로 채택해 왔다. 하지만 막상 제헌절 행사에 5.18을 상징하는 노래의 삭제를 요구한 모양새라 논란이 예상된다.
국회 측 "국힘, 노래 빼지 않으면 경축식 보이콧하겠다 했다"
앞서 국회 관계자는 <오마이뉴스>에 "국민의힘 측에서 '다시 만난 세계'와 '임을 위한 행진곡'을 빼지 않으면 경축식을 보이콧하겠다고 했다"라며 "또한 행사에 사용된 영상에 삽입된 12.3 비상계엄 당시 국회 사진도 빼달라고 요구했다"라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국민의힘이 국회사무처와 국회의장실을 통해 공식적으로 요청한 것"이라며 "국회의장실에서는 해당 요청에 대해서 행사 기획 측에 판단을 맡겼다"라고 밝혔다.
결과적으로 이날 제헌절 경축식에서는 '임을 위한 행진곡'은 빠지고, '다시 만난 세계'와 영상 속 사진은 당초 기획대로 유지됐다. 국민의힘 소속 주호영 국회부의장, 송언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도 행사에 참석했다. 국민의힘의 요구를 일부 수용하며 타협한 모양새이다.
다른 국민의힘 관계자 역시 "해당 노래들을 경축식에서 빼달라고 당 차원에서 요구한 것은 맞다"라며 "12.3 비상계엄을 놓고 정치적으로 민감하게 충돌하고 있다 보니, 당 지도부 차원에서 논의된 것으로 보인다"라고 전했다.
'임을 위한 행진곡'은 1980년 5월 광주민주화운동에서 희생된 박기순·윤상원 열사의 영혼 결혼식을 위해 작곡된 '민중가요'이다. 이후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상징하는 노래로 자리 잡았으며, 시민사회계와 대학가에서 민주화운동 시기 널리 불렸다. 그러나 정권에 따라 해당 노래의 위상과 편향성을 놓고 논쟁이 반복되기도 했다.
걸그룹 '소녀시대'의 '다시 만난 세계'는 2016년 이화여자대학교 투쟁에서 학생들이 부르면서 기존과 다른 정치사회적 맥락을 갖게 되었고, 전직 대통령 박근혜씨 탄핵 정국을 거치면서 사실상 젊은 세대의 새로운 민중가요처럼 의미를 부여 받았다. 특히 12.3 비상계엄 이후 내란 사태 정국에서 세대를 아우르는 광장의 노래로 각광 받았다. 이른바 2030 '응원봉 부대'를 대표하는 노래가 됐다.
유상범 "'임을 위한 행진곡'은 5.18 주제곡... 제헌절에는 맞지 않다"
▲유상범 국민의힘 원내운영수석부대표가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비상대책위원회의에 참석한 뒤 나오며 기자 질문에 답하고 있다. ⓒ 남소연
이같은 요구를 전달한 통로는 당 원내운영수석부대표를 맡고 있는 유상범 국민의힘 국회의원으로 알려졌다. 유상범 의원은 이날 당 회의를 마치고 <오마이뉴스>와 만나 "'임을 위한 행진곡'은 5.18 주제곡이고, 제헌절 경축식에는 맞지 않다는 입장을 전달했다"라며 "(국회)의장도 동의를 해서 '임을 위한 행진곡'은 제외하는 것으로 결정했다"라고 삭제 요청한 사실을 인정했다.
다만, '보이콧' 언급 여부에 대해서는 "일방적으로 무슨 보이콧을 하겠다고 공개적으로 협박한 것은 아니다. 그런 말이 나오는 것은 부적절하다"라며 "의장실 비서실장과 개인적으로 '임을 위한 행진곡'의 부적절성을 전달했고, 의장도 그것을 동의했기 때문에 삭제된 것"이라고 항변했다. 이어 "원래 임을 위한 행진곡은 5.18 주제곡이었고, 5.18 행사에 맞는 노래라고 다 인정을 했다. 제헌절에는 맞지 않다는 게 저희 당의 입장이었고, 그래서 그 의견을 전달한 것"이라고 반복해서 강조했다.
유 의원은 그러나 나머지 두 가지 요구사항에 대해서는 전달한 바 없다고 강조했다. '다시 만난 세계' 삭제 요구가 있었는지 물었으나 "나는 '임을 위한 행진곡'에 대해서만 이야기했다"라고 밝혔다. 사진 삭제 요청에 대해서도 "어디에서 그런 이야기가 나왔는지 모르겠지만, 제가 삭제 요청한 바는 없다"라고 부인했다.
당에서 어떤 과정을 거쳐서 해당 의견이 나온 것인지 물었으나 유 의원은 일정 관계로 이 이상의 질의응답은 거부했다. < 곽우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