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기 "사실이면 의원 사퇴…수사 의뢰" 배수진

이명박 정부 때 해직, 아들까지 '연좌제'에 울분
"2014년 아들 합격했지만 신원조사 번복해 탈락"
"격노 안 할 부모 있나? 피해자 엄마가 항의한 것"

기무사 현역 장교였던 아들, 세 차례 연속 낙방해
채용 '청탁'보단 억울한 탈락 '항의'로 해석될 여지
이미 2018년에도 한겨레 보도로 논란됐다 일단락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의원이 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원내대표 출마를 선언하고 있다. 2025.6.5 [김병기 의원실 제공] 연합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선거에 출마한 김병기 의원이 아들의 국가정보원 채용 청탁 의혹을 두고 만약 의혹이 사실이면 국회의원직에서 사퇴하겠다고 '배수진'을 쳤다. 채용 과정에 그 어떤 부정·비리도 없었다는 것이다. 실제 국정원도 이 문제가 언론을 통해 처음 공론화됐던 지난 2018년에 이미 "김병기 의원 아들 임용에 특혜나 편의 제공은 없었다"고 공식 발표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김 의원은 11일 페이스북에 <피해자의 아픔>이라는 제목으로 이 문제에 관한 입장을 처음으로 올렸다. 그는 "2014년 기무사 현역 장교였던 제 아들은 국정원 공채에서 서류전형, 필기, 신체검사, 체력검정, 면접을 모두 통과했지만 마지막 단계인 신원조사에서 탈락했다. 그런데 2017년에는 신원조사를 통과해 우수한 성적으로 합격했다"며 "그렇다면 둘 중 하나는 잘못된 것 아닌가? 둘 중 어떤 것이 잘못된 것인지 밝혀달라고 했지만 아직까지 답변을 못 듣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어 "안사람은 2016년 이헌수 기조실장과 통화하기 전, 신원조사를 담당하는 감찰실에 근무했던 전직 간부를 통해 아들이 2014년도 신원조사에서도 합격했었으나 김병기를 증오한 일단의 세력들이 작당해 신원조사 합격을 번복하고 탈락시킨 사실을 알았다"면서 "물론 이러한 불법이 있었음은 당시 지휘부도 인지하고 있었다. 격노하지 않을 부모가 있을까?"라고 항변했다.

 

또 "그런데 가해자의 불법은 온데간데없고 피해자 엄마가 항의한 것은 10년 가까이 된 지금까지도 잘못이라고 한다. 이번엔 제가 보낸 청원서를 입수했다고 한다. 제가 아들의 장애를 인정했다고 한다"며 "청원서 어디에 그런 내용이 있기에 그렇게 악의적으로 왜곡하나? 장애가 있는데 기무사 장교로 복무하고 국정원의 심층 면접, 신체검사와 체력 검정을 통과할 수 있었겠는가?"라고 조목조목 따져 물었다.

 

김 의원은 이번 의혹을 보도한 MBC 김상훈·김정우 기자에 대해 법적 책임을 묻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마지막으로 국정원에 어떤 것이 맞는지 공개를 요청한다. (아들의) 탈락이 맞다면 저는 모든 책임을 지고 국회의원직에서 사퇴하겠다. 통과가 맞다면 지금이라도 관계자들을 처벌해 달라"며 "그렇지 않으면 이런 사건이 있을 때마다 수수방관한 국정원을 더 이상 믿지 않고 범죄에 가담한 자들을 특정해서 수사 의뢰하겠다"고 전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7일 서울 한남동 관저에서 더불어민주당 지도부 초청 만찬에 참석한 김병기, 서영교 의원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두 의원은 당 원내대표 선거에 출마했다. 2025.6.7 [대통령실 제공] 연합
 

김 의원은 전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민주당 원내대표 후보자 합동토론회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서도 "국정원이 2018년과 2025년 두 차례에 걸쳐서 문제가 없다고 공식 해명했다. 제가 알기로 국정원에서 서너 차례에 걸쳐 내부 감찰과 감사를 진행했고, 감사원 역시 정식 감사를 한 결과 문제가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며 "그런데 때만 되면 (의혹이) 나온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그 자료(녹음 파일)는 보나 마나 기조실장의 공식 업무폰이다. 공식 업무폰을 포렌식한 사람이 유출했다는 것밖에 더 되겠느냐. 그동안은 후배들이 다칠까 봐 그렇게 했는데(수사 의뢰하지 않았는데) 몇 년 전에 해결했어야 하지 않았나(후회한다)"라며 "자식 문제에 대해 그렇게 보도한 것에 제가 정말 분노한다. 어떤 신문에서 보도를 해서 그(아들)는 블랙요원(위장 활동 요원)이 되지도 못한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민주당 김병기 의원의 아들 채용 청탁 의혹을 보도한 MBC 뉴스 화면 갈무리

 

앞서 MBC는 전날 보도를 통해 김 의원의 배우자 이모 씨가 2016년 7월 이헌수 당시 국정원 기조실장에게 전화해 "김병기 안사람"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뒤 "2년 전 우리 아들이 국정원 필기시험과 체력시험, 면접에 모두 합격했는데 별의별 핑계로 검증조차 하지 않고 신원조회에서 탈락시켜 젊은 사람 인생을 그렇게 해놨다"고 문제를 제기하는 녹음파일을 입수해 공개했다.

 

이 씨의 항의에 이 전 실장은 "2년 전 신원조사 했던 부분에 문제가 있었는지 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면서 "경력직으로 추가 인원을 뽑을 건데, ○○(김 의원의 아들 이름)이를 염두에 두는 것"이라고 답했다. 실제로 김 의원의 아들은 2014년 국정원에 지원했다가 신원조사에서 떨어졌다. 이후 2015년, 2016년 신입 공채에서도 각각 면접 전형과 필기 전형에서 탈락한 뒤 응시 네 번째만인 2016년 10월 경력직 공채에서 합격했다.

 

이 씨가 박근혜 정권 시절 국정원 간부에게 전화해 아들이 필기시험과 체력시험, 면접에 모두 합격했는데도 신원조회에서 탈락해 젊은 사람 인생이 망가졌다고 통화 처음부터 하소연하는 대목을 보면 채용 '청탁'이라기보다는 억울한 탈락에 대한 '항의'라고 해석될 여지도 상당하다. 국정원이 일종의 '연좌제'를 적용해 김병기 의원의 아들을 부당하게 배제한 게 아니냐고 의심되는 정황이 다분했기 때문이다.

 

김 의원은 국정원 인사처장까지 올랐으나 노무현 정부에서 국정원 개혁 테스크포스에서 일한 경력 등으로 이명박 정부에서 미운털이 박혀 해직당했던 인물이다. 그런데 2014년 박근혜 정부 당시 국군기무사령부 현역 장교였던 자신의 아들이 다른 사유도 아닌 '신원조사' 단계에서 막판에 떨어지고 이후에도 국정원 시험에서 계속 낙방했으니 부부가 울분이 쌓였던 것도 무리가 아니다. 그래서 김 의원의 친정인 국정원 측에 항의한 건 인지상정이라고 보는 시각이 많다.

 

민주당 김병기 의원의 아들 채용 청탁 의혹을 처음 보도한 한겨레 2018년 7월 11일 기사. 네이버 화면 갈무리

 

김 의원 아들의 국정원 채용을 둘러싼 논란은 이미 2018년 7월에도 한겨레 단독 보도를 통해 불거졌다가 일단락 된 바 있다. 그때도 김 의원은 입장문을 내고 "제 아들의 채용 탈락은 국정원에서 아버지 때문에 탈락한 '신판 연좌제'라고 직원들 사이에서 회자된 유명한 사건"이라며 "최종 면접까지 합격하고서야 받는 국정원 신원조회에서 현직 기무사 장교가 탈락했다는 것이 말이 되는지 반문하고 싶다"고 강하게 반박했었다. 이어 "국정원으로선 내가 정보위원회 위원으로서 누적된 병폐를 지속해서 파고드는 것이 큰 부담이었을 것"이라며 "결론부터 말하면 한겨레 신문의 보도 내용은 국정원 개혁에 저항하는 적폐 세력이 강고함을 방증한다"고 강조했다.

 

국정원 또한 김 의원이 아들의 낙방이 부당하다는 의견을 국정원에 전달하는 등 채용과 관련해 압력을 행사해 특혜를 받았다는 취지의 보도는 사실이 아니라고 즉각 해명했다. 국정원은 2018년 7월 11일 언론에 배포한 보도자료에서 "국정원은 해당 보도와 관련해 김 의원 아들 임용에 특혜가 없었음을 언론사에 사전에 알렸다"며 "국정원은 공개 채용 방식으로 적법하고 공정한 절차를 거쳐 직원을 선발하고 있다. 김 의원 아들도 홈페이지 등 대외 채용 공고와 공식 선발 절차를 거쳐 임용됐고 그 과정에 특혜나 편의 제공은 없었다"고 했다.

 

민주당 김병기 의원의 아들이 국정원에 채용되는 과정에 어떠한 비위도 없었다는 박선원 의원의 페이스북 글

 

민주당 내에서도 김 의원이 과도하게 언론의 공격을 받고 있다는 인식이 확산되는 기류다. 같은 국정원 간부 출신인 박선원 의원은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먼저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김병기 의원은 아들의 국정원 채용에 대해 어떠한 비위도 없었다는 사실"이라며 "박근혜 정부 당시였던 2014년에 아들 김모 씨는 서류, 필기, 면접까지 최종 합격됐다. 그 이후 신원조사 과정에서 탈락됐다. 아버지가 국정원 간부 출신이고 자신은 기무사 현역 장교인데 말이다"라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검증을 받았고, 2018년 12월 국정원에 대한 사상 최초의 행정감사를 통해 김 의원 측의 부당한 압력이 없었음을 확인한 사안이다. 또 당시 서훈 원장도 별도 TF를 구성해 면밀히 조사했으나 별다른 문제가 없었던 것으로 확인된 사안"이라며 "언뜻 보면 김병기 의원과 그 부인이 압력을 행사한 사안처럼 보이지만 김 의원은 10년간 개인적인 억울함을 호소해왔다"고 했다. 그러면서 "공교롭게도 원내대표를 앞둔 이 시점에 또 이 문제가 불거지는데 그 이유를 알 수 없다"고 덧붙였다.

 

국회 법사위원장인 정청래 의원도 페이스북에서 "원내대표 선거라는 민감한 시기에 언론 보도가 있었고 또 그것을 반박하는 박선원 의원의 주장이 있다. 같은 내용이라도 어떻게 보느냐가 중요하다"며 "저는 언론 보도의 관점보다 박선원 의원의 주장 내용과 관점을 더 믿고 싶다. 저는 김병기 의원 논란과 무관하게 국민 누구라도 언론으로 인한 억울한 피해는 없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 김호경 기자 >

 

 “검찰권 피해 본 분들 명예회복, 삶을 일상으로 돌려놓는 것이 내란 종식 중요 과제”

 
 
지난해 12월14일 국회 앞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탄핵 촉구 집회에서 조국 조국혁신당 전 대표가 발언하고 있다. 연합
 

김선민 조국혁신당 당대표 권한대행이 수감 중인 조국 전 대표와 관련해 “검찰권 남용의 희생자”라며 “사면 복권을 해야 되는 것이 기본 생각”이라고 말했다.

 

김 권한대행은 11일 한국방송(KBS) 라디오 ‘전격시사’에 출연해 “검찰권의 피해를 본 분들의 명예를 회복하고 삶을 일상으로 돌려놓는 것이 내란 종식의 중요한 과제”라며 이같이 말했다.

김선민 조국혁신당 당 대표 권한대행(왼쪽 세번째)이 11일 국회에서 열린 ‘끝까지 간다’ 특별위원회 출범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
 

이재명 대통령 당선 뒤 정치권에서 처음 공개적으로 조 전 대표 사면을 주장한 건 최강욱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다. 최 전 의원은 지난 8일 유튜브 라이브 방송에서 “(이재명) 대통령님이 최단기간 내에 사면하고 ‘함께 힘을 합쳐서 나라를 살리는 일에 함께합시다’라는 말을 조국 대표 수감 전에 하신 바가 있다”며 “크게 염려하지 않아도 빠른 시간 내에 (사면이) 이뤄지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러자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은 10일 페이스북에 “조국 사면 여부는 이재명 정부 ‘공정’의 바로미터”라는 글을 올렸다. 주 의원은 “이 대통령은 대선에서 ‘김문수-이준석’ 후보가 당권을 매개로 단일화하면 후보자 매수라는 중대 선거범죄라고 주장했다”며 “조국 특별사면을 매개로 조국혁신당과 야합했다면 이것이야말로 사실상 ‘후보자 매수’ 아닌가”라고 썼다.

 

주 의원의 비판을 두고 이날 김 권한대행은 “다른 사람도 아니고 특히 주 의원은 공정을 얘기할 만한 사람이 아닌 것 같다”며 “사모님(정경심 교수)도 그렇고 조국 대표도 그렇고 2년형 혹은 4년형을 받았다는 게 정적 죽이기에 의한 검찰권 남용이라는 것을 온 국민이 다 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 대통령도 검찰권 남용의 엄청난 피해자였다”며 “조국 대표도 그렇고 많은 분이 전 정부 인사라는 이유만으로 고생하고 있다. 그런 면에서 조국 대표를 포함한 많은 분의 사면 복권 혹은 기소 중이라면 기소 중지나 기소 취소까지 해야 된다는 게 저희의 기본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 류석우 기자 >

 

조국 옥중 편지 “드디어 정권교체…내란 특검·검찰 독재 봉쇄해야 ”

 

 
 
지난해 8월21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당시 대표와 조국 조국혁신당 당시 대표가 국회에서 만나 인사하고 있다. 김경호 선임기자
 

조국 조국혁신당 전 대표가 4일 공개된 옥중편지에서 이재명 대통령의 당선을 두고 “민주당의 승리만이 아니라 혁신당의 승리이기도 하다”며 ‘내란 특검법’과 ‘검찰 독재 봉쇄’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황현선 혁신당 사무총장이 이날 오후 페이스북에 공개한 조 전 대표의 옥중편지를 보면, 조 전 대표는 “드디어 정권 교체가 이뤄졌다. 내란에 맞서 싸웠던 국민의 승리”라며 “민주당의 승리만이 아니라, 원내 3당이지만 독자 후보를 내지 않은 혁신당의 승리이기도 하다”고 의미를 뒀다.

황현선 조국혁신당 사무총장이 4일 오후 페이스북에 공개한 조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의 옥중 편지. 황 사무총장 페이스북

 

조 전 대표는 “4기 민주정부 이재명 정부는 반드시 성공해야 한다”며 “내란 세력과 수구 기득권 세력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이재명 정부의 앞길을 막을 것이다. 혁신당 전 대표로서, 국민의 한 사람으로 이재명 정부의 성공을 위해 작은 힘이나마 보태겠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조 대표는 새 정부의 가장 급한 과제로 △민생 경제 회복 △특검법을 통한 12·3 내란의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척결 △검찰 독재 재출현 봉쇄 3가지를 꼽았다. 그는 “검찰 독재의 피해를 복구하는 조치가 이뤄져야 한다. 수사와 기소의 분리, 검찰권 남용에 책임이 있는 정치 검사에 대한 감찰 및 인사 조치 등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조 전 대표는 “기쁜 날이다. 4기 민주정부의 성공을 위해 작은 차이나 사심을 떨쳐버리고 힘을 모으자”며 편지를 마무리했다.

 

조 전 대표는 자녀 입시 비리를 공모하고 청와대 감찰을 무마한 혐의 등으로 지난해 12월12일 대법원에서 징역 2년을 확정받고 수형 생활을 하고 있다.  < 김채운 기자 >

50만명 넘게 동의한 의원직 제명 청원의 취지와 거리가 먼 답변

 
이준석 개혁신당 대통령 후보가 5월27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문화방송(MBC) 스튜디오에서 열린 정치 분야 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에스비에스(SBS) 유튜브 갈무리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을 국회의원직에서 제명하라는 국민청원이 50만명을 돌파한 가운데, 이 의원이 “그런 일이 벌어지리라고는 여기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11일 공개된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대부분의 민주당 의원들조차 제명에 동의하지 않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제21대 대선에서 개혁신당 대통령 후보로 나섰던 이 의원은 지난달 27일 대선 후보 3차 티브이(TV) 토론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 가족에 대한 검증을 명분으로 이재명 후보 아들이 인터넷 게시판에 쓴 혐오 표현을 왜곡 인용한 내용으로 질문을 해 논란이 됐다.

 

전국에 생방송 되는 토론에서 ‘여성 신체에 대한 성폭력 묘사’ 발언을 했다는 점에서 거센 비판이 제기됐고 급기야 지난 4일 국회 국민동의청원 누리집에 ‘이준석 의원의 의원직 제명에 관한 청원’이 올라왔다. 해당 청원은 게시 하루 만인 지난 5일 심사요건(30일 이내 5만명 이상의 동의)을 충족했고 엿새 만인 10일 50만명을 돌파했다. 다만 연휴 및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원내대표 선거 등의 영향으로 아직 국회의 심사가 시작되지는 않은 상태다.

 

국회의원 제명은 헌법에 따라, 국회 재적 의원 3분의 2 이상이 찬성해야 이뤄진다. 국민동의청원으로 국회의원이 제명된 전례는 아직까지 없다.

 

한편, 이 의원은 3차 티브이 토론에서의 해당 발언이 ‘과했다’는 비판이 많다는 질문에 “국민에게 이재명 후보 아들의 도 넘은 혐오 발언을 알리고 이 대표의 입장을 들으려는 취지로 말한 것”이라며 “불편을 느낀 국민들이 계신 만큼 심심한 사과를 했다”고 답했다.

 

하지만 이런 답변은 50만명 넘게 동의한 의원직 제명 청원의 취지와 거리가 먼 답변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청원인 임아무개씨는 “(해당 발언은) 여성의 신체를 정치적 공격의 도구로 삼는 헌정사상 유례없는 일”이라며 “이 의원은 모든 주권자 시민이 지켜보고 있는 가운데 상대 후보를 공격하기 위해 여성의 신체에 대한 폭력을 묘사하는 언어 성폭력을 저질렀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 의원의 행태는 주권자 시민의 신뢰를 저버리고 국회의원의 품위를 심각하게 훼손시키는 행위”라고 청원 이유를 밝힌 바 있다.  < 이유진 기자  >

 

‘이준석 제명’ 심사 벼르는 우원식 “강하게 여야 합의 요청”

국회의장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
“윤리특위 구성되지 않아 국민께 죄송”

 
 
우원식 국회의장이 11일 국회 사랑재에서 열린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의 질문을 듣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우원식 국회의장이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의 의원직 제명을 요구하는 국민청원을 심사할 국회 윤리특별위원회가 설치되지 않은 데 대해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선출되면 가장 우선 과제로 (특위 구성을) 다루겠다”고 했다.

 

우 의장은 11일 오전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 질의응답 시간에 ‘이준석 의원 제명 청원 참여자가 50만명을 넘었다’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우 의장은 제명 청원 규모를 알고 있다며 “이미 (다른) 의원 12명의 제명 청원이 들어와 있고, 그 외에도 여러 심의할 안건이 있는데 윤리 특위가 구성되지 않은 것은 국민들에게 매우 죄송스럽고 국회로서 부끄러운 일”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번에는 여야가 바뀌어 있기 때문에 (특위를) 구성할 수 있는 가능성, 합의할 수 있는 가능성이 상당히 높지 않을까 싶다”고 했다.

 

우 의장은 “국회의장도 더이상 미룰 수 없다는 생각이다. 강하게 (양당에) 합의를 요청하고, 합의가 잘 안 되면 지금까지는 ‘기다리겠다’ 했는데, (이번에는) 제가 합의를 이끌어 보겠다”고 재차 강조했다.

 

전국에 생방송 되는 대선 후보 티브이(TV) 토론 중 여성 신체에 대한 성폭력 발언을 해 논란이 된 이준석 의원을 제명하라는 국민청원은 청원 제기 엿새 만에 50만명을 넘긴 상태다. 국회의원 제명 안건은 국회 윤리특별위원회에서 다뤄지는데, 여야는 아직 윤리특위를 구성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 국회의원 제명은 헌법에 따라, 국회 재적 의원 3분의 2 이상이 찬성해야 이뤄진다. 국민동의청원으로 국회의원이 제명된 전례는 아직 없다.  < 고한솔  김채운 기자 > 

 

우상호 대통령실 정무수석이  대독

 
지난 6일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열린 제70회 현충일 추념식에서 추념사를 하고 있는 이재명 대통령.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이재명 대통령이 제38주년 6·10민주항쟁을 맞은 10일 “비상계엄 선포는 역사로 남을 줄만 알았던 참혹한 비극의 기억이 언제든 현실이 될 수 있다는 경각심을 일깨웠다. 민주주의는 저절로 유지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우상호 대통령실 정무수석이 이날 대독한 제38주년 6·10민주항쟁 기념식 기념사에서 이 대통령은 “헌정질서가 파괴되고 민주주의가 무너지는 상황에서, 우리 국민께서는 1987년 6월 그날처럼, 너나 할 것 없이 뛰쳐나와 흔들리는 나라를 바로 잡아주셨다”고 했다. 비상계엄이 선포된 지난해 12월3일을 언급한 것이다. 이 대통령은 “(국민들은) ‘빛의 혁명’으로 대한민국의 주인은 국민임을 천명하셨고, 피와 눈물로 쌓아 올린 이 땅의 민주주의는 쉽게 후퇴하지 않을 것임을 확인해 주셨다”고 했다.

 

이날 행사는 서울 용산구 옛 남영동 대공분실 터에 개관한 새 민주화운동기념관 민주광장에서 열렸다. 우상호 신임 수석은 1987년 6월 항쟁 당시 연세대 총학생회장으로 민주화운동을 이끈 주역이기도 하다.

 

이 대통령은 기념사에서 “절차적 정당성을 무시한 비상계엄 선포와 총을 든 군병력에 의한 국회 봉쇄는 역사로 남을 줄만 알았던 참혹한 비극의 기억이 언제든 현실이 될 수 있다는 경각심을 일깨웠다”고 했다. 또 “우리가 지난 겨울 아프게 배웠듯이 민주주의는 저절로 유지되거나, 완성된 채로 머물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12·3 내란을 넘어 ‘통합의 민주주의’를 강조했다. 기념사에서 그는 “민주주의는 특정 이념이나 진영의 전유물이 아니며 우리가 지켜나가야 할 소중한 자산이자 오직 우리의 힘으로 완성되는 제도”라며 “극단적이고 적대적인 갈등과 대립이 민주주의를 위기에 몰아넣는다는 사실을 우리 모두 혹독했다. 서로 다른 의견과 가치가 존중받고 다양성이 조화를 이루는 사회에서 민주주의는 더욱 건강하고 튼튼해질 수 있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우리가 함께 만들어 갈 민주주의는 존중과 포용, 통합의 기반 위에서 보다 굳건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새로 문을 연 민주화운동기념관에 대해선 “단순한 기념시설이 아닌,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살아있는 역사”라고 했다. 이 대통령은 “남영동 대공분실처럼 참혹한 어둠도 빛으로 걷어내실 국민의 위대함을 기리고,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구한 수많은 이들의 정신을 미래세대에게 전할 소중한 민주주의의 산실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아래는 이 대통령의 기념사 전문.

 

■ 이재명 대통령 제38주년 6·10민주항쟁 기념식 기념사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오늘은 6·10민주항쟁 38주년입니다.

 

38년 전,

나이도, 직업도, 지역도 가리지 않고

오직 민주주의에 대한 열망으로 하나된

6월의 함성을 기억합니다.

 

두려움을 이겨내고 거리로 나선

위대한 국민의 용기와 연대 위에서

진정한 민주공화국 대한민국이 시작되었습니다.

 

1987년 6월,

독재와 폭압에 굴하지 않은 국민이 계셨기에

우리는 대통령과 정부를 선택할 권리를 되찾았습니다.

 

위대한 국민께서는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헌법 제1조의 정신을 온몸으로 입증해 보이셨습니다.

 

‘1987년의 정신’은 흘러간 과거가 아니라,

우리 모두의 핏속에 살아 면면히 흐르고 있습니다.

 

지난 겨울 우리는,

결코 흔들리지 않을 것만 같았던 민주주의가

한순간에 무너지는 위협적인 현실과 마주했습니다.

 

헌정질서가 파괴되고 민주주의가 무너지는 상황에서,

우리 국민께서는 1987년 6월 그날처럼,

너나 할 것 없이 뛰쳐나와

흔들리는 나라를 바로 잡아 주셨습니다.

 

‘빛의 혁명’으로 대한민국의 주인은 국민임을 천명하셨고,

피와 눈물로 쌓아 올린 이 땅의 민주주의는

쉽게 후퇴하지 않을 것임을 확인해 주셨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절차적 정당성을 무시한 비상계엄 선포와

총을 든 군병력에 의한 국회 봉쇄는

역사로 남을 줄만 알았던 참혹한 비극의 기억이

언제든 현실이 될 수 있다는 경각심을 일깨웠습니다.

 

우리가 지난 겨울 아프게 배웠듯이

민주주의는 저절로 유지되거나,

완성된 채로 머물지 않습니다.

 

과거를 기억하고,

미래를 위해 실천하고 행동할 때만

우리의 민주주의는 유지되고 전진할 수 있습니다.

 

오늘 개관하는 민주화운동기념관은

이러한 역사적 요구에 대한 우리의 응답입니다.

 

박종철 열사, 이한열 열사,

김근태 민청련 의장을 비롯하여

독재에 맞서 싸운 수많은 민주열사들의

아픔이 서려 있는 이곳,

남영동 대공분실이

민주화운동기념관으로 다시 태어났습니다.

 

2·28대구민주화운동, 3·8대전민주의거, 3·15의거,

4·19혁명, 6·3한일회담 반대운동, 3선 개헌 반대운동,

유신헌법 반대운동, 부·마항쟁, 광주민주화운동,

인천5·3민주항쟁, 6·10항쟁까지 이어진

대한민국 민주화운동의 위대한 여정을 담아내었습니다.

 

민주화운동기념관은 단순한 기념시설이 아닌,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살아있는 역사입니다.

 

남영동 대공분실처럼 참혹한 어둠도

빛으로 걷어내실 국민의 위대함을 기리고,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구한

수많은 이들의 정신을 미래세대에게 전할

소중한 민주주의의 산실이 될 것입니다.

 

앞으로,

우리 국민과

자유와 인권, 민주와 평화라는

보편적 가치를 찾는 세계인들에게도

K-민주주의를 보여주는 상징적 공간으로 우뚝 서게 될 것입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민주주의는 특정 이념이나 진영의 전유물이 아니며

우리가 지켜나가야 할 소중한 자산이자

오직 우리의 힘으로 완성되는 제도입니다.

 

극단적이고 적대적인 갈등과 대립이

민주주의를 위기에 몰아넣는다는 사실을

우리 모두 혹독하게 체험했습니다.

 

서로 다른 의견과 가치가 존중받고

다양성이 조화를 이루는 사회에서

민주주의는 더욱 건강하고 튼튼해질 수 있습니다.

 

우리가 함께 만들어 갈 민주주의는

존중과 포용, 통합의 기반 위에서

보다 굳건해질 것입니다.

 

실패에서 성공의 열쇠를 찾고,

역사에서 미래를 열어야 합니다.

 

민주주의를 지켜낸 고귀한 이 역사의 현장에서

1987년 6월의 정신과 2025년의 용기를 품고

함께 다짐합시다.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이 주인이 되는 나라,

진정한 국민 주권 국가, 대한민국을 만들어 갑시다.

 

계엄과 독재를 끝내고

민주주의의 역사를 새롭게 써온 힘으로,

 

다시 민주주의를 향해,

다시 국민이 주인인 진정한 민주공화국을 향해,

함께 갑시다.

감사합니다.

< 엄지원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