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6월 지방선거 이틀 앞 지시
김건희 씨, 명씨 통해 정치개입 정황

 
     김건희 여사(왼쪽)와 명태균씨. 
 

‘김건희 공천 개입 의혹’의 핵심 인물인 명태균씨가 2022년 6월1일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이틀 앞두고 “김건희 여사가 궁금해한다”며 서울시장 미공표 여론조사를 지시한 것으로 확인됐다. 김건희 씨가 명씨를 통해 정치에 개입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더욱 짙어지게 됐다.

한겨레21은 29일 강유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통해 명씨와 명씨가 실질적으로 운영한 미래한국연구소 직원이자 김영선 전 의원의 회계책임자였던 강혜경씨의 2022년 5월30일 통화 녹음 파일을 입수했다. 오전 11시51분께 이뤄진 이 통화에서 명씨는 “서울시장 선거, 서울에 한 번 1000개 (여론조사를) 돌려보세요. 정당하고 후보 물어보고. 1000개 바로 해서 바로 오늘 달라고 하네. 사모님(김 여사)이 이야기해서 궁금하대요, 그것 좀 돌려줘요”라고 지시했다.

이 통화가 이뤄진 날은 2022년 6월1일 지방선거 이틀 앞둔 시점으로, 명씨가 지시한 여론조사는 외부에 공표되지 않는 조사였다. 지방선거에 임박한 상황에서 김건희 씨가 서울시장 선거 판세를 궁금해했고, 이를 파악하기 위해 명씨가 미래한국연구소를 통해 미공표 여론조사를 돌려 김 씨에게 보고한 정황이 확인된 것이다.

실제 이 여론조사는 진행됐고 보고서까지 만들어졌다. 한겨레21이 확보한 미래한국연구소의 해당 여론조사 결과 보고서를 보면, 명씨가 지시한 대로 여론조사 응답 완료 사례는 1012명이었다. 조사 결과는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가 58.0%,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후보가 38.4%의 지지율을 확보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방선거 결과 오세훈 후보가 59.05%의 지지를 얻어 39.24%를 얻은 송영길 후보를 제치고 서울시장에 당선된 판세와 거의 유사한 결과다.

강씨는 앞서 명씨와 작업했던 정치인, 이른바 ‘명태균 명단’을 공개하면서 오세훈 시장도 여기에 포함돼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강씨는 지난 21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 나와 정청래 법사위원장이 ‘명태균 명단’에 오 시장이 포함돼 있냐고 묻자 “포함”이라고 대답했다. 다만 “오 시장과 (명씨는) 직접적으로 연관은 없다”며 “오세훈 시장 일을 한 것은 맞다”고 말했다. 또 강씨는 지난해 5월2일 김영선 전 의원과 한 통화에서 “서울시장 여론조사도 했는데 그에 관련된 돈은 하나도 못 받았다”고 말하기도 했다.                      < 한겨레  김완  곽진산 기자 >

 

사제단, 이태원 참사 2주기 추모미사 봉헌


"대통령, 희생자들을 이름 없는 사람 만들어"
"희생자 이름 부른 신부도 경찰 출두 명령서"

"진실 밝혀 유족들 위로받을 수 있도록 다짐"
희생자 아버지 사연 소개에 신자·시민들 눈물

"딸아이 소망대로 세례받고 결혼식 올리려"
"159명의 이름이 어둠 걷어내는 빛이 되길"
"많은 분 수고 덕분에 이 세상이 지옥 안 돼"

 

천주교 정의구현전국사제단이 28일 서울 중구 정동 프란치스코 회관에서 김인국 신부(가운데) 주례로 10·29 이태원 참사 2주기 추모미사를 봉헌했다. 2024.10.28. 사진 이호 작가
 

천주교 정의구현전국사제단(이하 사제단)이 10·29 이태원 참사 2주기를 하루 앞둔 28일 희생자의 넋을 기리고 유가족을 위로했다. 또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 안전사회 건설을 위한 시민들의 연대를 당부했다.

사제단은 이날 오후 7시부터 서울 중구 정동 프란치스코회관에서 김인국 신부(사제단 50주년 준비위원장) 주례로 '10·29 이태원 참사 2주기 추모미사'를 봉헌했다. 미사에는 이태원 유가족과 신부, 수녀, 신자, 일반 시민 등 400여 명이 참석했다.

추모미사가 시작되기 전, 참석자들은 이태원 참사 당시 첫 번째 신고가 있었던 오후 6시 34분부터 경건한 분위기 속에 묵주기도를 올리며, 사제단 신부들의 입당을 기다렸다.

김 신부는 제단에 올라 "벌써 두 번째 맞이하는 '그날'이다. 하루하루 (희생자들의) 부모님이 흘리실 피눈물을 생각하며 2주기 추모 미사를 봉헌한다"면서 "정의가 기초된 평화 위에 참사의 진상이 드러나고 희생자 억울함이 밝혀지며, 유족들의 상처도 치유받게 하길 기원한다"고 기도를 올렸다.

강론을 맡은 최재철 신부는 "대통령 부부는 영정도 위패도 없는 합동 분향소 꽃무더기에 여러 차례 와서 머리를 숙였다. 이태원 참사 희생자라는 글씨만 써놓고 희생자들을 이름 없는 사람으로 만들어 놓았다"며 "언론에서 이름을 부르지 못하도록 사자 명예훼손이니 뭐니하며 언론사를 압수수색했다"고 말했다.

 

최재철 신부가 28일 서울 중구 정동 프란치스코 회관에서 봉헌된 천주교 정의구현전국사제단 10·29 이태원 참사 2주기 추모미사에서 강론을 하고 있다. 2024.10.28. 사진 이호 작가
 

이어 "한국기자협회의 재난보도준칙의 경우 피해자와 그 가족 주변 사람들의 상세한 신상 공개는 인격권이나 초상권 생활 침해 등의 우려가 있으므로 최대한 신중해야 한다고 밝히고 있지만, 피해자 이름 공개를 금지하거나 사전 동의를 구해야 한다는 내용은 어디에도 없다"며 "반면, 추모미사에서 희생자의 이름을 부른 신부는 경찰에 출두해 조사받으라는 명령서를 받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당시 법무부 장관인 한동훈은 유족과 피해자 의사에 반하는 명단 공개는 법적으로 큰 문제가 될 수 있다, 국민적 비극을 이용하는 것이 개탄스럽다며 유족의 슬픔을 헤아리는 것처럼 보였다"면서 "하지만 그는 단 한 번도 유족을 만나 위로하거나 사과하거나 진상을 규명하겠다고 말하지 않았다"고 했다.

또 "법무부 장관만이 아니라 경찰서장, 구청장, 행안부 장관, 총리, 대통령 등 책임을 지는 이들 중 어느 하나 지난 2년 동안 희생자 가족 앞에 나와 머리 숙여 사죄하거나 위로의 말 한마디 건네며 손을 잡아주는 이가 없었다"면서 "유족과 같은 자리에 '1분'도 같이 앉아 있지 않았다"고 개탄했다.

 

천주교 정의구현전국사제단이 28일 서울 중구 정동 프란치스코 회관에서 10·29 이태원 참사 2주기 추모미사를 봉헌했다. 입당하고 있는 수녀들의 모습. 2024.10.28. 사진 이호 작가
 

최 신부는 "이 정권의 가장 큰 문제는 잘못을 인정할 줄도 모르고 오히려 큰소리를 친다는 것"이라며 "독재 정권하에서는 늘 똑같은 일이 벌어진다. 피해는 은폐·축소·왜곡하고, 피해자와 유족을 모욕하고 회유하고 겁박해서 피해자가 자신을 드러낼 수 없게 만든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이 정권의 무도한 행태를 보며 정권의 몰락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느낀다. 세월호 참사의 진실을 끝끝내 감추려고 했던 박근혜가 탄핵 당하고 며칠 지나지 않아 세월호가 인양됐다"며 "무능하고 부패하고 무책임한 정권이 끝장나는 날이 바로 진실이 밝혀지는 날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 신부는 "진실이 밝혀진 세상이 오면, 축제 때마다 안전한 거리를 환하게 피어오르는 젊음이 가득 메우기를 소망한다"며 "그날을 조금이라도 앞당길 수 있다면, 진실을 찾아 하소연할 곳을 찾아 눈물로 거리를 헤매던 유족들의 슬픔도 조금이나마 위로받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날을 우리 함께 연대한 손으로 만들어내길 다짐하고 또 다짐하고 기도한다"고 했다.

 

이태원 참사 희생자인 고 이상은 씨 아버지 이성환 씨가 28일 천주교 정의구현전국사제단 10·29 이태원 참사 2주기 추모미사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4.10.28. 사진 이호 작가
 

이태원 참사 희생자인 고 이상은 씨 아버지 이성환 씨는 유가족을 대표해 인사의 말씀을 전했다.

이 씨는 "딸아이가 명동성당에서 결혼을 하고 싶다는 계획을 갖고 세례를 받기 위해 (천주교) 교리 수업을 받다가 하늘의 별이 되어 하느님 곁으로 갔다"며 "저희 부부는 내년 3월에 같이 세례를 받고 명동 성당에서 비록 상은이는 없지만, 상은이 소망대로 엄마 아빠가 대신 결혼식을 할려고 한다"고 전했다. 상은 씨 가족의 안타까운 사연을 들은 신자들과 시민들은 눈물을 흘렸다.

이 씨는 "2년여 간의 고단한 공부 끝에 미국 공인회계사를 합격하고 숨 한 번 쉬고자 했던 친구와의 나들이가 마지막 소풍이 되고 말았다. 용산경찰서에서 전화를 받았다. 이태원 골목 참사 현장에서 핸드폰을 주운 것이라고 했다. 그때부터 우리에겐 지옥이 시작됐다"며 "하느님에게 아무 일도 없게 해달라고 제발 살려달라고 애원했지만, 그날 이태원 골목에는 국가도 하느님도 어느 신도 없었다"고 토로했다.

이 씨는 "부활도 구원도 영원한 삶이라고 하는 하느님 말씀을 아직은 잘 모르겠다. 악마의 심장에 죽창을 꽂고자 하는 분노가, 악마를 심판하지 않는 원망이 더 크지만, 아직은 하느님에 대한 믿음과 사랑이 부족해서일 것"이라며 "이 슬픔, 아픔을 극복하고 살아가라 하지만, 저는 알고 있다. 극복하는 것이 아니라 평생 견디며 살아가야 한다는 것을"이라고 말했다.

 

28일 서울 중구 정동 프란치스코 회관에서 봉헌된 천주교 정의구현전국사제단 10·29 이태원 참사 2주기 추모미사에서 이태원 참사 유가족들이 기도를 하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 2024.10.28. 사진 이호 작가
28일 서울 중구 정동 프란치스코 회관에서 봉헌된 천주교 정의구현전국사제단 10·29 이태원 참사 2주기 추모미사에서 한 수녀가 유가족의 사연을 듣던 중 눈물을 흘리고 있다. 2024.10.28. 사진 이호 작가
 

그는 그러면서 "사람은 누구나 한평생 짊어지고 가야 할 십자가가 있다고 한다. 십자가를 어깨에 짊어지고 가면 고통이지만 가슴에 안고 가면 사랑이라고 한다"며 "하느님의 사랑으로 살아있는 시간, 내가 살고 있는 세상을 조금은 더 나은 세상, 생명이 존중받는 안전한 세상으로 만들기 위해 선한 영향력으로 살아내야겠다고 다짐해 본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 씨는 "대통령 하나 탄핵하고 바꾼다고 세상이 변화하지 않음을 우리는 역사를 통해 잘 알고 있다. 기억하지 않고 외면하려던 그 가벼움으로 잘못된 선택을 반복하고 있는 우리 스스로를 탄핵하고 심판하고 참회해야 한다"며 "막을 수 있었고, 막아야만 했던 10월 29일 그날의 참사가 반복되지 않도록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통한 정의의 심판이 그 시작이 되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그는 끝으로 "159명의 이름이 아픔으로만 남지 않고 어둠을 걷어내는 빛과 희망의 이름으로 남기를 기도한다. 159명의 별들을 지켜주지 못하고 살아남아 있는 이 빚짐을 우리 모두 기억하고 함께 하기를 기도한다"면서 "모든 분들의 소중한 일상이 안녕하시기를 기도한다. 모든 분들의 평화를 빈다"고 덧붙였다.

 

28일 서울 중구 정동 프란치스코 회관에서 봉헌된 천주교 정의구현전국사제단 10·29 이태원 참사 2주기 추모미사에서 김영식 신부가 눈물을 흘리는 유가족을 위로하고 있다. 2024.10.28. 사진 이호 작가
28일 서울 중구 정동 프란치스코 회관에서 봉헌된 천주교 정의구현전국사제단 10·29 이태원 참사 2주기 추모미사에서 김영식 신부가 눈물을 흘리는 유가족을 위로하고 있다. 2024.10.28. 사진 이호 작가
 

김 신부는 이태원 참사 이후 삶이 지옥이 됐다고 말하는 유가족들을 위해 "지옥은 하느님이 사람들을 버리는 장소가 아니라, 사람들이 하느님을 버린 곳"이라면서 "이 세상이 지옥이 되지 않도록 빛이 되어 주시는 여러분과 많은 분들의 수고 덕분에 우리는 희망을 안고 돌아간다"고 위로와 연대의 말을 함께 전했다.

이날 추모 미사에서는 하춘수 신부가 기도를 하며 이태원 참사 희생자들의 이름을 일일이 불렀다. 신상옥 씨는 가수 김민기의 <아름다운 사람> 노래로, 신광섭 씨는 <플라이 미 투 더 문(Fly me to the moon)> 팬플룻 연주로 유가족과 신자, 시민들을 위로했다.     < 민들레 김성진 기자 >

 

 국정원, 북한군 포로 심문 검토에...이재명 “제정신인가”

 “정치적 위기 덮으려 전쟁 위기 조장 국민과 역사에 큰 죄 짓는 행위”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에 대한 북한군 파병이 확인된 후, 윤석열 대통령이 살상무기 지원 가능성을 언급하는 등 국가안보 상황이 날로 고조되고 있다.

이에 야당은 북한의 파병을 규탄하면서도, 윤석열 정부의 대응에도 비판의 수위를 높였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은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에 북한이 파병하는 것을 기화로 혹시 한반도 전쟁을 획책하려는 것 아니냐는 그런 의심들이 생겨나고 있는데, 지금 하는 행동들을 보면 근거 없는 억측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28일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이같이 말했다.

이재명 “포로 심문, 문제 생기면 어떻게 감당할 건가”

박찬대 “대통령, 살상무기 언급 어떤 의미인지 아는 건가”

김병주 “한국전쟁 끝나지 않았다” 경고


앞서 윤 대통령은 지난 24일 폴란드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한 뒤 “(우크라이나에) 살상무기를 직접 공급하지 않는 원칙을 갖고 있었는데, 그런 부분에 대해 더 유연하게 북한군 활동 여하에 따라 검토해 나갈 수 있다”라고 밝혔다. 또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한기호 국민의힘 의원과 신원식 국가안보실장이 “우크라이나와 협조가 된다면 북한군 부대를 폭격해 심리전으로 써먹자”는 대화를 나누다가 언론에 보도되고, 국가정보원이 북한 포로를 직접 ‘심문’하는 안까지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군사전문기자 출신 유용원 국민의힘 의원은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국정원이 (신문에) 상당히 노하우가 있다”면서 “충분히 갈 수 있다”고 북한군 포로 심문 검토를 옹호했다.

이재명 대표는 국정원의 심문조 파견 검토와 관련해 “대한민국에서 사라진 고문 기술을 전수라도 하겠다는 것인가”라며 “왜 대한민국 정부의 공식 기관이 남의 나라 전쟁 포로 심문에 참여하겠다는 것인가, 제정신인가”라고 비판했다.

이어 “포로가 된 북한 장병들(을) 대한민국 국정원 직원들이 심문하다 무슨 문제라도 생길 경우, 그 파장을 대체 어떻게 감당할 것인가”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는 윤 대통령의 살상무기 지원 가능성 언급에 대해 “매우 부적절한 언급”이라며 “한기호 의원이 신원식 안보실장에게 공격 사주를 한 것을 ‘사적 대화’로 치부하더니, 직접 대통령이 나서서 살상무기 지원 가능성을 언급하고 있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제대로 된 판단이 서지도 않는 것이냐”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정치적 위기를 해소하기 위해 전쟁 위기를 조장하는 것은 우리 국민과 역사에 큰 죄를 짓는 행위”라고 경고했다.

한미연합군사령부 부사령관 출신인 김병주 민주당 최고위원은 한기호 의원과 신원식 안보실장의 대화와 관련해 “전쟁 사주이자 신북풍몰이”라며 “당장 멈추라. 김건희 여사의 의혹을 덮기 위해 3차 세계대전의 불씨를 한반도로 가져오려는 것인가”라고 비판했다. 이어 “한국전쟁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언제든 재발할 수 있는 휴전 상태다”라며 “윤석열 정권이 가지고 온 작은 불씨가 전 세계를 집어삼킬 수 있다는 걸 명심하기를 바란다”라고 말했다.

한편, 민주당은 북한 파병에 대해서도 비판적인 입장을 계속해서 밝히고 있다. 이날도 이 대표는 “북한 파병은 정말 옳지 않은 일”이라며 “강력한 규탄의 말을 할 수밖에 없다. 지금이라도 철회하길 바란다”라고 촉구했다. 김 최고위원 역시 “3차 세계대전으로 확대될 수 있는 중대한 위협”이라며 “러시아와 북한의 이 같은 행위를 강력히 규탄하며 즉각적인 중단을 촉구한다”라고 말했다.  < 민중의소리 이승훈 기자 >



윤 대통령, 나토 사무총장·EU 집행위원장과 통화

 
윤석열 대통령이 28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과 전화 통화를 하고 있다. 대통령실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유럽연합(EU)과 북한군의 우크라이나전 파병 대책을 논의하기 위해 벨기에 브뤼셀을 방문 중인 우리 정부 대표단이 조만간 우크라이나를 방문해 현지 정보·국방 당국자들과 전황 정보를 공유하고 협력방안을 논의한다고 윤석열 대통령이 28일 마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과의 전화통화에서 밝혔다. 윤 대통령은 앞서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 집행위원장과 한 통화에서 우크라이나 국경지대로 이동한 북한군의 실전 투입이 예상보다 이른 시기에 이뤄질 수 있다는 우리 쪽의 정보 판단도 공유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밤 뤼터 나토 사무총장의 요청으로 이뤄진 전화통화에서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과 우크라이나전 참전 동향에 대한 최신 정보를 공유하고 앞으로의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고 대통령실이 밝혔다. 통화에서 윤 대통령은 “앞으로도 나토와 긴밀히 협의할 것이며, 나토가 러·북 간 불법 교류를 감시하고 차단하는 노력을 배가해 주길 바란다”고 했고, 뤼터 사무총장은 “북한군이 개입한 우크라이나전 상황은 나토의 최우선 관심사로서, 전장 관련 정보를 수시로 공유하면서 한국과 대응책을 계속 협의해 나가길 바란다”고 답했다.

윤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나토에 북한군 동향을 브리핑한 우리 정부 대표단이 “29일 유럽연합 정치안보위원회와 관련 대책을 협의한 뒤 우크라이나를 방문해 정보·국방 당국자들과 현지의 전황 정보를 공유하고 협력방안을 논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고 대통령실은 전했다. 정부 대표단의 우크라이나 방문은 북한군의 전선 투입 뒤 이뤄질 우리 정보·군사 당국자의 현지 파견 문제를 타진하기 위한 사전 답사 성격도 띤 것으로 보인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25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견학 온 공군사관학교 4학년 생도들을 만나 격려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윤 대통령은 이날 뤼터 사무총장과의 통화에 앞서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 집행위원장과 통화하면서 “북한군의 우크라이나 실제 전선 투입이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이루어질 수 있는 엄중한 상황”이라고 설명하고, “러·북 군사협력의 진전 여하에 따라 단계별 조치를 적극 취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고 대통령실은 전했다.

앞서 뤼터 사무총장은 나토 본부에서 한국 정부 대표단의 브리핑을 받은 뒤 기자들과 만나 “북한군 병력이 러시아에 이송됐고, 북한군 부대들이 쿠르스크 지역에 배치됐다는 걸 확인해줄 수 있다”고 밝혔다고 로이터·에이피(AP) 통신은 보도했다. 러시아 남서부 쿠르스크 지역은 우크라이나와 국경을 접한 지역으로, 지난 8월6일 우크라이나군이 공격해 일부를 점령하고 있다.

뤼터 사무총장은 “북한의 이러한 (파병) 행위를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며 “러시아와 북한 간의 군사협력이 심화하는 것은 인도·태평양 및 유럽·대서양 안보에 위협”이라고 했다. 그는 러시아가 북한에 파병 대가로 “군사적 기술과 국제 제재를 우회하는 지원을 하고 있다”며 “같은 가치를 공유한 민주주의 국가끼리 연대하고 공통의 안보 도전에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뤼터 사무총장은 이어 “북한군 파병은 푸틴의 절박함이 심화한다는 징후”라며 “푸틴의 전쟁으로 60만명 이상의 러시아 군인이 사망하거나 부상을 입었다. 푸틴은 외국의 지원 없이는 우크라이나에 공격을 지속할 수 없다”고 말했다.  < 한겨레 이승준 이정연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