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가리스 사태’ 터진지 22일 만에 사퇴 밝혀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이 4일 오전 서울 강남구 남양유업 본사에서 사퇴를 발표하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 연합뉴스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이 '불가리스의 코로나19 억제 효과' 논란에 대해 사과하고 회장직 사퇴를 발표했다.

홍 회장은 4일 오전 서울 강남구 남양유업 본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모든 것의 책임을 지고자 남양유업 회장직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홍 회장은 "먼저 온 국민이 코로나로 힘든 시기에 불가리스와 관련된 논란으로 실망하시고 분노하셨을 모든 국민과 현장에서 더욱 상처받고 어려운 날들을 보내고 계신 직원, 대리점주, 낙농가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고개를 숙였다.

 

이어 "국민의 사랑을 받아왔지만 제가 회사의 성장만을 바라보면서 달려오다 보니 구시대적인 사고의 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소비자 여러분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2013년 회사의 '(대리점 물량) 밀어내기' 파문과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저의 외조카 황하나 (마약) 사건, 지난해 발생한 온라인 댓글 등 논란이 생겼을 때 회장으로서 보다 적극적인 자세로 나서서 사과드리고 필요한 조치를 취했어야 했는데 많이 부족했다"고 덧붙였다.

 

특히 홍 회장은 "자식에게도 경영권을 물려주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는 홍 회장의 장남 홍진성 상무(기획마케팅총괄본부장)가 이번 사태에 책임이 있는 것을 물론 회삿돈 유용 의혹을 받는 점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홍 상무는 회사 비용으로 고급 외제차를 빌려 자녀 등교 등 개인적 용도로 사용한 의혹이 제기된 지난달 보직 해임됐다.

 

이광범 남양유업 대표는 전날 임직원에게 이메일을 보내 사의를 밝혔다.

 

사퇴 발표하며 눈물 흘리는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

 

홍 회장은 마지막으로 "혁신을 통해 새로운 남양을 만들어갈 우리 직원을 다시 한번 믿어 주시고 성원해 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홍 회장의 이번 사과와 사퇴 발표는 '불가리스 사태'가 일어난 지 21일 만이다. 남양유업은 지난달 13일 한국의과학연구원 주관으로 열린 '코로나 시대 항바이러스 식품 개발' 심포지엄에서 불가리스 제품이 코로나19를 77.8% 저감하는 효과를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이에 대해 질병관리청은 인체 대상의 연구가 아니어서 효과를 예상하기 어렵다고 일축했다.

불가리스 효과를 과장했다는 비판이 쏟아지며 소비자들 사이에서 2013년 '대리점 갑질 사태' 이후 또다시 남양유업 제품 불매운동이 벌어졌다. 식품표시광고법 위반 혐의에 대한 경찰 수사도 진행되고 있다.

 

남양유업은 세종시로부터 생산의 40%가량을 담당하는 세종공장의 2개월 영업정지 처분도 사전 통보를 받았다.

 

1950년생인 홍 회장은 창업주 고(故) 홍두영 명예회장의 장남으로, 1977년 남양유업에서 이사로 시작해 부사장을 거쳐 1990년 사장 자리에 올랐다.

2003년 회장 취임 이후 '맛있는 우유 GT', '프렌치카페 카페믹스' 등 히트 상품을 내놨지만 이번에 불가리스 파문까지 잇따라 구설에 올랐다.

코로나19 여파 봉하열차 운행 중단…다양한 온라인 콘텐츠 마련

 

지난해 5월 23일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에서 열린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1주기 추도식

 

노무현 전 대통령 12주기 추도식이 오는 23일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에서 엄수된다.

사람사는세상 노무현재단은 코로나19 방역 수칙에 따라 최소 인원으로 추도식으로 진행한다고 3일 밝혔다.

유가족과 정당 및 정부 대표 등 70여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12주기 슬로건은 "열두 번째 봄, 그리움이 자라 희망이 되었습니다'로 정했다.

민주시민에게 그리움과 애도를 넘어 희망 그 자체가 되어가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철학과 가치를 나눈다는 의미가 담겼다.

추도식은 23일 오전 11시부터 봉하마을에서 박혜진 아나운서 사회로 진행된다.

이재정 경기도 교육감이 공식 추도사를, 해외에 있는 재단 후원 회원이 시민 추도사를 낭독한다.

기존 시민 편의를 위해 제공했던 봉하 열차와 지역 단체 버스 운행은 중단한다.

추도식이 진행되는 당일 오전 10시부터 정오까지 대통령 묘역이 통제된다.

 

재단 관계자는 "코로나19 감염 재확산을 예방하기 위한 조처로 시민 여러분의 양해를 구한다"고 말했다.

대신 추도식은 당일 함께 하지 못하는 시민 여러분을 위해 재단 유튜브를 통해 생중계될 예정이다.

오프라인 추도식을 축소하는 대신 '열두 번째 봄, 특별 생방송 토론회', '알릴레오 북스 5월 특집방송', '노무현의 명연설' 등 다양한 콘텐츠를 제작해 온라인 연대의 장을 마련할 계획이다.

노 전 대통령에 대한 그리움을 달랠 수 있는 온라인 사진전도 선보인다.

 

사진전은 우리 곁에 따뜻한 사람이자, 가슴 뜨거웠던 청년으로, 시민 민주주의를 꿈꿨던 노무현 대통령의 삶을 돌아보는 회고로 구성됐다.

전시 내용은 노무현재단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불교 원불교 천도교 등…한국기독교총연합회는 청원 불참

 

국내 7대 종단 지도자들의 모임인 한국종교지도자협의회(이하 종지협) 소속 6개 종단 수장들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특별 사면을 요청하는 청원서를 지난달 30일 청와대에 전달했다고 3일 밝혔다.

종지협은 청원서에서 “재판 과정을 통해 이 부회장은 국가를 대표하는 책임 있는 기업인으로서 지난 과오를 철저히 반성하며 대국민 사과를 통해 과거의 악습을 단절하기 위한 윤리·준법 경영의 강화를 약속했다”고 설명했다.

 

또 “삼성그룹은 대한민국 경제 발전을 주도하며 대한민국을 경제 대국의 반열에 올리는 데 공헌했고, 문화, 예술, 스포츠 등 다양한 분야에 아낌없는 지원을 했다”고 평가했다.

 

종지협은 “대한민국의 성장과 국익을 위해 삼성과 이 부회장에게 진심으로 참회할 기회를 달라”며 “이 부회장이 비상경영체제의 삼성에 하루 속히 복귀해 분골쇄신의 노력으로 우리 사회에 공헌할 수 있도록 특별 사면을 청원한다”고 밝혔다.

 

이번 청원에는 종지협 공동대표 의장인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원행 스님과 공동대표인 한국천주교주교회의 ‘교회일치와종교간대화위원회’ 위원장 김희중 대주교, 원불교 오도철 교정원장, 유교 손진우 성균관장, 천도교 송범두 교령, 한국민족종교협의회 이범창 회장 등 6대 종단 지도자가 이름을 올렸다.

 

개신교 연합기관인 한국기독교총연합회 회장도 종지협에 가입해 있으나 이번 청원에는 참여하지 않았다. 조현 기자

부동산 등 주요 현안에 ‘당내 소통’ ‘경청’ 강조

현충원서 ‘안보’ 강조하다 ‘세월호’ 언급 논란도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새 대표가 3일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 현충탑에서 참배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승만 전 대통령이 4개월 전 최초로 일본의 미국 진주만 공격을 예견한 책을 보셨나요?”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신임 대표는 임기 시작 첫날인 3일 국립서울현충원을 찾아 김대중·김영삼·박정희·이승만 전 대통령 묘역에 더해 당 대표로서는 처음으로 한국전 참전 군인의 묘역까지 차례로 방문했다. 박정희·이승만 전 대통령 참배는 2015년 당시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 이래 민주당의 ‘전통’이 됐지만, 송 대표는 유별났다. 진주만 습격을 예상한 이승만 전 대통령의 식견을 짚었을 뿐 아니라 박정희 전 대통령 묘역 방명록엔 “자주국방 공업입국 국가발전을 위한 대통령님의 헌신을 기억합니다” 등 구체적인 업적을 적었다. 인천상륙작전과 백마고지전투 등 손원일 중장과 김종오 대장의 한국전쟁 활약상을 상세히 읊으며 통일·외교·안보 전문가로서 깨알 같은 지식을 드러내기도 했다.

송 대표는 또한 아들이 자신에게 했다는 얘기를 전하면서 “유니폼(제복) 입고 돌아가신 분들에게 민주당이 너무 소홀히 한다. 세월호는 막 그렇게 하면서(챙기면서)”라고 말하기도 했다. 안보 문제에 대한 특별한 관심을 강조함으로써 외연을 확장하려는 뜻이었겠지만, 그동안 세월호 유족과 아픔을 함께하면서 진상을 규명하겠다는 민주당의 기존 입장과는 동떨어진 발언이었다.

현충원 참배 직후 국회로 이동해 첫 최고위원회를 주재한 송 대표는 이어 기자간담회를 열어 앞으로 당 운영 방향을 설명했다. 그는 특유의 직설 어법 대신 “(의견) 수렴”(4차례), “경청”(3차례), “소통”(2차례)을 강조하면서 부동산 정책 등 주요 현안에 대해 당 소속 의원들의 의견을 듣고 상황을 파악해 정리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앞서 ‘검찰개혁 속도 조절론’을 주장했던 송 대표는 이날 간담회에선 “경과를 들어보고 당 차원에서 언론과 검찰개혁 문제에 대한 단계적 토의를 하겠다”며 “개인적 생각이야 있지만 당 대표로서는 당무 전체에 대한 보고를 파악할 최소한 시간이 필요하다”고 했다. 송 대표는 전당대회 기간엔 LTV(주택담보인정비율) DTI(총부채상환비율) 90% 상향 조정을 주장했지만 이날은 구체적 내용 대신 “비대위 때 출범한 부동산 특위를 재구성하겠다”고만 했다. 송 대표는 본래 4일 봉하마을 등을 방문할 예정이었지만 일정을 미루고 긴급한 현안인 부동산 정책과 백신 문제 검토에 들어가겠다고 밝혔다.

송 대표는 보궐선거 참패 이후 벌어진 ‘문자 폭탄’ 분란과 ‘당심-민심 논쟁’에 대해서도 의견을 제시했다. 그는 강성 당원들의 문자 폭탄에 대해 어떤 조처를 할 것인지 묻는 기자들에게 “강성 당원이 아닌 열성 당원이라 표현을 드린다”며 “그분들의 열정이 시스템을 통해 의견이 수렴돼 승화되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자기 좋아하는 논리만 취합해서 강화하는 구조가 아니라 객관적으로 민심과 유리되지 않은 것(의견)을 균형있게 수렴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당내 민주주의가 돼야 (당심이) 민심과 유리될 때마다 당내 토론으로 교정이 가능하다고 본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차기 대선 경선의 공정한 관리도 약속했다. 송 대표는 “당내 민주주의 활성화, 공정한 경선, (민주당이) 원팀이 제대로 될 때 정권을 다시 맡을 수 있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노지원 기자

 

‘민주당 정부’ 강조한 송영길 … 당 · 청 관계 주도 의지 밝혀

문 대통령 “당 주도하는 게 정상” 불협화음 없는 원팀 강조도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새 대표(왼쪽)가 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이철희 청와대 정무수석으로부터 문재인 대통령의 축하 난을 전달받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의 ‘변화’를 기치로 내걸고 당선된 송영길 당 대표가 ‘민주당 정부’, ‘당의 주도권’을 강조하며 당·청 관계 변화를 예고했다. 문재인 대통령도 이를 인정하며 ‘불협화음 없는 원팀 기조’를 당부했다. 당·청 관계에서 여당이 실질적인 영향력을 가지고 10개월 앞으로 다가온 대선을 준비해나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송 대표는 3일 기자간담회에서 “문재인 대통령께서 민주당 정부라고 말했지만 문재인 정부냐, 민주당 정부냐고 할 때 아무래도 ‘민주당 정부’라는 방점이 약했다”며 “정책은 당보다는 청와대가 주도한 게 많았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이 그동안 ‘민주당 정부’를 강조했지만 청와대 주도로 당·청 관계가 형성되고 정책도 실행됐다는 진단이다.

 

송 대표는 “당이 정책의 중심이 돼야 한다. 우리 당이 중심이 돼 차기 정부에 대한 정책을 잘 준비해야 새로 (당선)된 대통령이 정책을 관철시키고 정부를 운영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내년 대선 준비를 위해 실질적인 당 주도의 당·청 관계를 정립하겠다는 얘기다. 이는 문재인 대통령이 지지율 하락을 겪으며 레임덕 위기에 빠진 상황에서 정권 재창출의 임무를 맡은 당으로 자연스럽게 주도권이 넘어가는 흐름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이철희 정무수석을 통해 여당의 주도권을 인정했다. 이날 오전 국회를 찾아 송 대표를 예방한 이철희 정무수석은 “지금부터는 당이 주도하는 게 정상적이고 자연스러운 것”이라는 게 “대통령께서 늘 하시는 말씀”이라고 강조했다. 이 수석은 이어 “다만 ‘당정 갈등이 있는 것처럼, 당정 간 불협화음이나 갈등이 외부로 표출되면 국민이 불안해 하니까 그런 일 생기지 않도록 정무수석이 항상 국회에 가서 살다시피 하면서 의견을 청취하고 잘 소통하는 역할하라’고 (대통령이) 말씀 주셨기 때문에 부지런히 송영길 대표를 쫓아다니겠다. 자주 전화 드리겠고 찾아뵙고 필요한 말씀 듣고 필요한 말씀 전하겠다”고 덧붙였다. 청와대가 여당 주도의 조화로운 당·청 관계 정립을 여당에 당부한 것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송 대표에게 전화를 걸어 “대표 중심으로 중심으로 원팀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송 대표가 화합적이시니 잘 해줄 거라고 믿는다. 당·정·청이 함께 변화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며 송 대표에게 힘을 실어줬다. 청와대 관계자는 “선거가 다가오면 당의 목소리가 커지는 게 당연하다. 갈등으로 나타나면 문제지만 그런 일은 없을 거라고 본다”고 말했다. 여당이 주도권을 쥐고 당-청 소통을 강화해 이견을 정리하고 단일대오를 유지하는 게 대선 승리를 위한 길이라는 설명이다. 송채경화 이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