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정신대 할머니와 함께하는 시민모임’ 회원들이 일본 정부, 미쓰비시중공업에 사죄와 배상을 촉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최근 법원이 전범기업인 미쓰비시중공업 쪽의 국내 거래대금을 압류·추심하라고 명령하면서, 일제강점기 강제동원 피해자들이 실질적인 배상을 받을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앞서 현금화가 어려운 특허권·상표권 등의 압류 때와 달리, 이번 추심명령은 전범기업의 거래대금을 두고 이뤄졌다는 점에서 즉시 현금화가 가능하다는 평가가 나오지만, 한편에서는 걸림돌이 적지 않아 실제 배상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앞서 수원지법 안양지원은 지난 12일 미쓰비시중공업이 국내 기업 엘에스(LS)그룹의 계열사 엘에스엠트론으로부터 받아야 할 8억5천여만원 상당의 물품대금에 대한 채권압류와 추심명령을 내렸다. 압류된 돈은 대법원 판결로 확정된 강제동원 피해자 4명에게 지급돼야 할 손해배상금과 지연손해금 등을 합친 금액이다.

 

대법원은 2018년 강제동원 피해자들이 미쓰비시중공업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미쓰비시중공업은 피해자들에게 각각 8천만원에서 1억5천만원을 지급하라고 확정판결했다. 그러나 미쓰비시중공업은 지금까지 이를 이행하지 않고 있다. 이에 피해자와 가족들은 미쓰비시중공업이 엘에스엠트론과 거래해온 사실을 확인해 물품대금 채권을 압류해달라고 법원에 신청했고, 이것이 받아들여진 것이다.

 

법원이 미쓰비시중공업의 국내 현금자산인 물품대금에 채권압류·추심명령을 내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대구지법 포항지원은 2019년 1월 일본제철(옛 신일철주금)과 포스코의 합작회사인 피엔아르(PNR)의 주식을, 대전지법은 같은 해 3월 미쓰비시중공업이 국내에 등록한 특허·상표권을 각각 압류했다.

 

그러나 주식과 특허·상품권은 곧바로 현금화하기 어려운 데다, 법원의 압류명령에 불복한 미쓰비시중공업이 항소와 상고를 하며 ‘시간 끌기’에 들어가면서 실제 배상까지 이어지지 않고 있다.

 

법원의 첫 현금자산 압류명령으로 피해자들이 실질적으로 배상을 받을 길이 열린 셈이지만, 걸림돌도 적지 않다. 우선 외교적 상황이다. 가토 가쓰노부 관방장관은 지난 19일 정례 브리핑에서 이번 법원의 결정을 두고 “명백한 국제법 위반”이라며 즉각 반발했다.

 

엘에스엠트론의 거래대상도 논란거리다. 엘에스엠트론은 ‘미쓰비시중공업이 아니라 그 자회사인 미쓰비시중공업 엔진시스템과 거래했다’고 주장하는 상황이다. 압류·추심 명령이 내려진 돈이 미쓰비시중공업이 아니라, 법인이 다른 미쓰비시중공업 엔진시스템으로 가야 할 돈이라는 주장이다.

 

트랙터 엔진 등을 생산·판매하는 미쓰비시중공업 엔진시스템은 미쓰비시중공업이 지분 100%를 소유한 회사다. 이들 두 회사를 사실상 하나의 회사로 볼 수 있다는 견해도 있지만, 한편에서는 압류·추심 집행 취소 분쟁 등이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강제동원 피해자들을 대리한 임재성 변호사는 “엘에스엠트론은 압류결정문 송달 이전까지 미쓰비시중공업과의 거래 관계를 다양한 방식으로 인정했지만, 압류결정문 송달 이후 거래 대상 기업이 다르다고 주장하고 있다”며 “엘에스엠트론의 채권자가 미쓰비시중공업인지, 엔진시스템인지 확인되는 대로 후속 절차를 이어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조윤영 기자

전두환, 혈액암 일종 ‘다발성 골수종’ 진단받아

● COREA 2021. 8. 22. 12:20 Posted by 시사한매니져

 5·18 민주화운동 당시 계엄군의 헬기사격을 증언한 고 조비오 신부를 비난한 혐의로 재판을 받는 전두환씨가 지난 9일 항소심 인정신문을 마치고 귀가하기 위해 광주지법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전두환(90)씨가 혈액암의 일종인 다발성 골수종 진단을 받은 것으로 21일 알려졌다.

 

전씨는 지난 13일 신촌세브란스병원에 입원해 검사를 받아왔다. 다발성 골수종은 골수 내에서 항체를 생산하는 형질 세포가 비정상적으로 증식하는 혈액질환이다.

 

앞서 전씨는 지난 9월 광주지법에서 형사1부(재판장 김재근) 심리로 열린 사자명예훼손 혐의 재판 항소심에 처음으로 출석한 바 있다. 당시 전씨는 헤드셋을 쓰고도 판사의 말을 알아듣지 못했고, 부인 이순자씨의 도움으로 답변했다.

 

전씨는 재판 시작 10분 만에 지난번 재판에서처럼 눈을 감고 뜨기를 반복하며 조는 모습을 보이다 갑자기 호흡곤란을 호소했다. 당시 부인 이씨는 “남편이 식사를 못 했다. 가슴이 답답하다고 한다”고 말했다. 서영지 기자

봉오동 전투 ‘범의 귀환’…홍범도 장군 100년만의 귀향

대한독립군 총사령관 역임 ‘백두산 호랑이’ 불린 항일 투사

 

특사단, 카자흐 날아가 유해 수습

특별기 귀환…공군 최고 예우 비행

문 대통령 “독립영웅 모셔와 영광”

 

카자흐스탄으로부터 운구된 홍범도 장군 유해를 실은 특별 수송기가 15일 저녁 서울공항으로 도착해 제단으로 옮겨지고 있다.

 

한평생 조국 해방을 위해 온몸을 바치며 ‘봉오동 전투’(1920)를 승리로 이끌었던 대한독립군 총사령관 홍범도 장군(1868~1943)이 광복절인 15일 태극기와 함께 고국으로 귀환했다.

 

홍범도 장군의 유해를 태운 특별기는 카자흐스탄 크즐오르다를 출발해 이날 저녁 서울공항에 도착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서훈 국가안보실장, 서욱 국방부 장관 등과 함께 공항에서 장군의 유해를 직접 맞이했다. 이날 특별기는 방공식별구역(KADIZ) 진입 뒤에는 우리 공군 전투기 6대의 엄호 비행을 받으며 착륙했다.

 

1921년 연해주 이주 뒤 100년 만에 고국으로 돌아오는 장군을 최고위 예우로 맞이하기 위해 대한민국 공군이 운영하는 전투기종이 모두 투입됐다. 홍 장군의 유해는 군악대 성악병이 ‘올드 랭 사인’을 독창하는 가운데 의장대 호위를 받으며 특별수송기에서 하기됐다. 올드 랭 사인은 스코틀랜드 민요에 애국가 가사를 붙인 곡으로, 1896년 11월 독립문 정초식에서 배재학당 학생들이 합창하기 시작하면서 이후 독립운동가들 사이에서 국가처럼 불렸던 노래다.

 

홍범도 장군 유해가 15일 한국으로 봉환되기 위해 카자흐스탄 크즐오르다 공항에서 국군의장대에 의해 특별수송기(KC-330)에 옮겨지고 있다. 홍 장군의 유해는 전날 크즐오르다에 있는 묘역에서 수습돼 소관에 담겨 카자흐스탄 국기로 감싼 뒤 현지 병원에 임시 안치했다가 이날 대관으로 옮겨져 태극기로 관포돼 특별수송기에 옮겨졌다. 크즐오르다/연합뉴스

 

홍 장군의 유해 봉환은 2019년 4월 한국-카자흐스탄 정상회담 당시 문 대통령이 카심조마르트 토카예프 대통령에게 요청하면서 본격 추진됐고, 16일 토카예프 대통령 방한으로 결실을 맺게 됐다.

 

황기철 보훈처장을 단장으로 여천 홍범도장군 기념사업회 이사장인 우원식 의원과 영화배우 조진웅씨 등이 포함된 대통령 특별사절단은 14일(현지시각) 카자흐스탄 홍범도 장군 묘역에서 추모식을 진행했다. 추모식 뒤 국방부 유해발굴단과 장례지도사가 장군의 유해를 수습한 뒤 입관했다. 유해가 수습되자 고려인협회 주관으로 제례의식을 했다. 장군의 유해는 카자흐스탄의 홍범도 거리, 문화회관 등을 거쳐 크즐오르다주 병원에 임시 안치됐다. 이후 태극기로 관포돼 수송기에 실려 수천㎞를 비행해 고국에 도착했다.

 

장군의 유해는 국민 추모 기간을 거친 뒤, 18일 대전현충원에 안장된다. 국가보훈처는 15일부터 20일까지 국가보훈처 누리집(www.mpva.go.kr)에 ‘장군의 귀환’이라는 표어로 온라인 추모공간을 마련했다. 또 대전현충원에 16일부터 이틀간 제한적으로 ‘국민분향소’를 운영하기로 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15일 광복절 연설 앞머리에서 “광복 76주년을 맞은 오늘 마침내 홍범도 장군의 유해가 고국에 도착한다”며 “독립 영웅들을 조국으로 모시는 일을 국가와 후대들이 마땅히 해야 할 책무이자 영광으로 여기며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평양에서 태어난 홍범도 장군은 일제 치하에서 의병투쟁에 몸을 던졌다. 대한독립군 총사령관까지 올라 간도와 연해주에서 ‘백두산 호랑이’로 불리며 일본군을 토벌했다. 홍 장군은 1937년 옛소련 스탈린 정권의 한인 강제이주정책으로 카자흐스탄 크즐오르다로 이주해 현지에서 75살을 일기로 서거했다. 서영지 기자

 

6기종 공군전투기 모두 투입해 호위…'올드 랭 사인'으로 추념

'장군의 귀환' 마스크 착용…떠나는 운구차량 향해 거수경례도

 

대표적인 독립운동가인 홍범도 장군의 유해가 광복절인 15일 고국으로 돌아왔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오후 경기도 성남 서울공항에 나가 카자흐스탄에서 봉환된 홍범도 장군의 유해를 직접 맞이했다.

 

홍범도 장군의 유해가 실린 대한민국 군 특별수송기(KC-330)는 이날 오전 묘역이 있는 카자흐스탄 크즐오르다를 출발, 카자흐스탄 상공을 3회 선회한 뒤 한국으로 향했다.

 

이어 한국 방공식별구역(KADIZ)으로 진입한 특별수송기는 공군 전투기 6대의 호위 비행을 받으며 서울공항에 도착했다.

 

전투기 6대는 한국 공군이 운용하는 6개 기종(F-15K, F-4E, F-35A, F-5F, KF-16D, FA-50)을 모두 하나씩 투입해 구성했다.

 

청와대는 "고국으로 돌아오는 홍범도 장군을 최고의 예우로 맞이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봉환식이 열린 서울공항에는 문 대통령 부부와 유영민 대통령 비서실장, 서훈 국가안보실장, 서욱 국방부 장관 등이 참석했다. 문 대통령 부부를 비롯한 참석자들은 '장군의 귀환'이라는 문구가 적힌 마스크를 착용했다.

 

또 한국광복군으로 항일운동에 참여한 뒤 6·25 전쟁에도 참전해 화랑무공훈장과 건국훈장 애족장을 받은 바 있는 김영관 애국지사도 함께했다.

 

황기철 국가보훈처장, 더불어민주당 우원식 의원, 배우 조진웅 씨 등 유해 봉환을 위해 카자흐스탄 현지에 파견된 특사단도 행사장을 지켰다.

 

이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홍범도 장군의 유해는 의장대의 호위를 받으며 특별수송기에서 내렸다.

 

태극기로 쌓인 유해가 내려지는 동안 현장에서는 군악대 성악병이 스코틀랜드 민요 '올드 랭 사인'에 애국가 가사를 붙여 부르기도 했다.

 

청와대는 "이 노래는 1896년 11월 독립문 정초식에서 배재학당 학생들이 합창한 것을 시작으로 독립운동가들 사이에 국가처럼 불리던 노래"라며 "홍범도 장군의 넋을 기리기 위해 이 곡을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분향하는 문 대통령=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일제강점기 봉오동 전투 승리를 이끈 홍범도 장군의 유해 봉환식이 열린 서울공항에서 홍범도 장군의 유해에 분향하고 있다.

 

비행기 하기 후에 문 대통령 부부와 김영관 애국지사는 홍범도 장군의 유해 앞에서 분향했으며, 참석자들은 묵념으로 사망 후 78년 만에 고국을 찾은 고인을 추모했다.

 

이후 유해는 운구차량으로 옮겨져 공항을 빠져나갔다.

 

이때 문 대통령은 '홍범도 장군님께 대하여 경례'라는 구호에 맞춰 거수경례를 했다.

 

정부는 대전현충원 현충관에 유해 임시안치소를 마련하기로 했으며, 현충탑 앞에는 추모 제단을 마련해 방역 수칙을 준수하며 추모가 가능하도록 할 계획이다.

 

또 홍범도 장군의 넋을 기리기 위해 16∼17일 이틀간 온·오프라인 국민추모제가 진행되며, 유해는 18일 대전현충원에 안장된다.

 

‘태극기’ 두르고 온 홍범도 장군…‘백두산 호랑이’ 백년만의 귀향

 

‘홍범도 장군 유해봉환 대통령 특사단'의 황기철 단장(국가보훈처장)이 14일) 카자흐스탄 크즐오르다 홍범도 묘역에서 열린 추모식에 참석하여 정부를 대표해서 추모사를 하고 있다.

 

한평생 조국 해방을 위해 온몸을 바치며 ‘봉오동 전투’(1920)를 승리로 이끌었던 대한독립군 총사령관 홍범도 장군(1868~1943)이 광복절인 15일 태극기와 함께 고국으로 귀환했다.

 

홍범도 장군의 유해를 태운 특별기는 카자흐스탄 크즐오르다를 출발해 이날 저녁 서울공항에 도착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서훈 국가안보실장, 서욱 국방부 장관 등과 함께 공항에서 장군의 유해를 직접 맞이했다. 이날 특별기는 방공식별구역(KADIZ) 진입 뒤에는 우리 공군 전투기 6대의 엄호 비행을 받으며 착륙했다.

 

1921년 연해주 이주 뒤 100년 만에 고국으로 돌아오는 장군을 최고의 예우로 맞이하기 위해 대한민국 공군이 운영하는 전투기종이 모두 투입됐다. 홍 장군의 유해는 군악대 성악병이 ‘올드 랭 사인’을 독창하는 가운데 의장대 호위를 받으며 특별수송기에서 내려졌다. ‘올드 랭 사인’은 스코틀랜드 민요에 애국가 가사를 붙인 곡으로, 1896년 11월 독립문 정초식에서 배재학당 학생들이 합창하기 시작하면서 이후 나라 잃은 독립운동가들 사이에서 ‘국가’처럼 불렸던 노래다.

 

홍 장군의 유해 봉환은 2019년 4월 한국-카자흐스탄 정상회담 당시 문 대통령이 카심조마르트 토카예프 대통령에게 요청하면서 본격 추진됐고, 16일 토카예프 대통령 방한으로 결실을 맺게 됐다.

 

황기철 보훈처장을 단장으로 여천 홍범도장군 기념사업회 이사장인 우원식 의원, 극중 독립투사 역할을 자주 맡은 인연으로 ‘국민대표’에 선발된 영화배우 조진웅씨 등이 포함된 대통령 특별사절단은 14일(현지시각) 카자흐스탄 홍범도 장군 묘역에서 추모식을 진행했다. 추모식 뒤 국방부 유해발굴단과 장례지도사가 장군의 유해를 수습한 뒤 입관했다. 유해가 수습되자 고려인협회 주관으로 제례의식을 했다. 장군의 유해는 카자흐스탄의 홍범도 거리, 문화회관 등을 거쳐 크즐오르다주 병원에 임시 안치됐다. 이후 태극기로 관포돼 수송기에 실려 수천 ㎞를 비행해 고국에 도착했다.

장군의 유해는 국민 추모 기간을 거친 뒤, 18일 대전현충원에 안장된다. 국가보훈처는 15일부터 20일까지 국가보훈처 누리집(www.mpva.go.kr)에 ‘장군의 귀환’이라는 표어로 온라인 추모공간을 마련했다. 또 대전현충원에 16일부터 이틀간 제한적으로 ‘국민분향소’를 운영하기로 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15일 광복절 연설 앞머리에서 “광복 76주년을 맞은 오늘 마침내 홍범도 장군의 유해가 고국에 도착한다”며 “독립 영웅들을 조국으로 모시는 일을 국가와 후대들이 마땅히 해야 할 책무이자 영광으로 여기며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평양에서 태어난 홍범도 장군은 일제 치하에서 의병투쟁에 몸을 던졌다. 대한독립군 총사령관까지 올라 간도와 연해주에서 ‘백두산 호랑이’로 불리며 일본군을 토벌했다. 홍 장군은 1937년 옛소련 스탈린 정권의 한인 강제이주정책으로 카자흐스탄 크즐오르다로 이주해 현지에서 75살을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서영지 기자

 

문 대통령, 홍범도 장군 유해 맞으며 “의미있는 귀환”

 

문재인 대통령이 “우리에게 매우 의미 있는 귀환”이라며 홍범도 장군 유해를 직접 맞이했다.

 

문 대통령은 광복절인 15일 저녁 홍범도 장군 유해 봉환식이 끝난 뒤 특별사절단의 황기철 국가보훈처장, 우원식 홍범도기념사업회 이사장, 국민대표 조진웅 배우 등과 대화했다고 박경미 대변인이 16일 전했다. 조국 해방을 위해 온 몸을 바쳤던 홍 장군은 서거한 지 78년 만에 태극기와 함께 고국으로 귀환했다.

 

문 대통령은 “카자흐스탄 고려인 사회가 홍범도 장군의 유해를 떠나보내면서 섭섭해하지 않았냐”고 묻자 우원식 이사장은 “카자흐스탄 고려인들이 지도자를 보내드리게 돼 아주 섭섭해한다. 코로나19로 인한 인원 제한으로 유해수습과 추모식에 들어오지 못하고 외곽에서 지켜보는 분들이 많았다”고 답했다. 그러자 문 대통령은 “고려인들로부터 워낙 존경을 받으셨기 때문에 그분들이 섭섭해하는 것은 당연하겠지만, 그래도 아쉬움을 달래고 지속적으로 추모의 마음을 가질 수 있도록 묘역을 공원화하는 방안 등 후속 작업에 만전을 기해 달라”고 말했다.

 

홍범도기념사업회 홍보대사로 활동 예정인 조 배우에게는 “국민들 중에 홍범도 장군에 대해 충분히 알지 못하는 분들도 간혹 있으니 기념사업회를 중심으로 항일독립운동에 앞장섰던 그분의 생애와 고귀한 뜻을 적극적으로 알리도록 노력해달라”고 당부했다. 조 배우는 영화 <대창 김창수>에서 김구 선생 역할을, 영화 <암살>에서 신흥무관학교 출신 독립군 ‘속사포’ 역할을 연기했고 신흥무관학교 홍보대사로도 활동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장군의 유해수습 과정에 대해서도 물었다. 황기철 국가보훈처장은 “전 과정이 순조로웠으며, 유해를 수습해보니 장군의 키가 육척장신이 넘어 보였다”면서 “이번 유해 봉환은 문 대통령이 강력한 의지를 가지고 카자흐스탄 대통령과 긴밀하게 협의함으로써 가능했던 일”이라고 했다. 앞서 문 대통령은 지난 2019년 4월 카자흐스탄을 방문해 카심조마르트 토카예프 카자흐스탄 대통령에게 협조를 요청한 바 있다. 황 처장은 또 “대한민국 방공식별구역(KADIZ)에 들어서자 6대의 공군 전투기의 엄호 비행을 받았는데, ‘장군의 귀환을 이렇게 맞아주는 게 바로 국가다’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덧붙였다. 서영지 기자

문화재청, 구한말 · 일제강점기에 만든 태극기 3건 지정 예고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태극기인 데니 태극기.

 

구한말과 일제강점기에 만든 태극기와 광복군 유물 등 항일독립운동사 유산들이 대거 국가보물과 근대문화재가 된다.

 

문화재청은 12일 열린 문화재위원회 동산분과 회의 결정에 따라 현재 남아있는 가장 오래된 태극기인 1880년대의 ‘데니 태극기’와 1919년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서울 진관사 태극기’, 1941년 애국지사 백범 김구가 독립의지를 담은 글귀를 적은 ‘김구 서명문 태극기’를 국가보물로 지정 예고했다고 이날 발표했다.

 

또 1940년 9월 17일 중국 충칭에서 열린 한국광복군 총사령부 성립 전례식의 ‘서명문’과 ‘축하문’ , 광복군 기관지 <광복> (光復) , 광복군 훈련교재 <정훈대강> , ‘김좌진 장군 사회장 약력서’를 근대문화재로 등록 예고했다.

 

‘데니 태극기’는 1886~1891년 조선 정부의 외교·내부 고문을 지낸 미국 외교관 오웬 니커슨 데니 (1838~1900)가 1891년 1월 귀국하면서 가져갔다가 1981년 후손이 한국에 기증해 현재 국립중앙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다. 세로 182.5㎝, 가로 262 ㎝로 현재 국내에 전하는 옛 태극기 가운데 가장 크다. 데니가 조선에 머무른 마지막 해인 1890년이 제작 하한연대로 추정되는데, 현재 실물로 전하는 가장 오래된 태극기여서 사료적 가치가 크다.

 

문화재청 쪽은 “1882년 국기를 제정해 독립국임을 세계에 알리고자 했던 조선 정부의 외교적 노력을 증명하는 유물이자 , 일제강점기 독립 열망의 상징이 된 태극기의 기원을 보여준다는 점과 국내 현존하는 가장 오래되고 큰 태극기라는 점 등에서 역사적 의의가 매우 높아 보물로 지정할 사유가 충분하다”고 밝혔다.

 

        김구 서명문 태극기.

 

‘김구 서명문 태극기’는 세로 44.3㎝, 가로 62㎝ 크기의 작은 태극기다. 1 941년 3월 16일 대한민국 임시정부 국무위원회의 김구 주석이 독립의지를 담은 묵서 글귀 143자를 적어 현지에 전도사로 와있던 벨기에 신부 샤를 메우스에게 준 유물이다. 미국으로 건너간 메우스 신부는 독립지사 안창호의 부인 이혜련에게 태극기를 전했고 , 이를 후손들이 보관하다 ‘안창호 유품 ’ 중 하나로 1985년 독립기념관에 기증했다. 19세기 ~20세기 초 제작 태극기 중 정확한 제작 시기와 전래 경위가 알려진 유일한 유물이며, 1942년 6월 임시정부가 제작 규정을 통일하기 직전에 제작되어 태극기 변천 과정을 살펴보는 데 귀중한 정보를 주는 자료로도 평가된다.

 

               서울 진관사에서 발견된 태극기.

 

‘진관사 태극기’는 지난 2009년 5월 서울 은평구 진관사 칠성각 내부 벽체를 해체·복원하는 과정에서 발견됐다. 국내 사찰에서 처음 발견된 일제강점기의 태극기로 , 불교 사찰이 독립운동의 배후에서 주요 거점 구실을 했다는 사실을 드러낸다. 일장기 위에 태극기를 그린 유일하고 가장 오래된 사례란 점에서 상징적인 의미가 큰 유물로 꼽힌다.

 

문화재청은 지정 예고된 3건의 태극기에 대해 30일간의 예고 기간 중 각계 의견을 듣고 문화재위원회 심의를 거쳐 보물로 최종 확정할 예정이다. 이밖에 지난 6월 근대문화재 등록이 예고됐던 ‘서윤복 제 51회 보스턴 마라톤 대회 우승 메달’과 ‘공군사관학교 제 1기 졸업생 첫 출격 서명문 태극기’는 이날 문화재 등록이 확정됐다 . 노형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