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참 "월북 추정 위치 강화도 일대 특정…유기한 가방 확인"
감시망 피해 철책 밑 배수로를 통해 탈출 후 헤엄쳐 넘어간 듯
최근 월북한 것으로 추정된 20대 북한 이탈 주민(탈북민)김모(24)씨는 지난달 지인 여성을 자택에서 성폭행한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고 구속영장이 발부된 상태였다. 관계 당국은 탈북 시기를 2017년으로 압축했으며 이 시기 탈북민 중 연락이 닿지 않는 김씨를 유력한 월북자로 특정해 조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사진은 월북 전 김씨가 한국에서 지낼 때 모습.
최근 월북한 것으로 추정되는 탈북민 김모(24) 씨가 강화도 일대에서 출발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군 당국이 27일 밝혔다.
김씨는 강화도 일대에서 군 감시망을 피해 철책 밑 배수로를 통해 탈출 후 헤엄쳐 북측으로 넘어간 것으로 추정된다.
김준락 합동참모본부 공보실장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해당 인원이 월북 추정 위치를 강화도 일대에서 특정했다"고 밝혔다.
김 실장은 또 "해당 인원 특정할 수 있는 유기된 가방을 발견하고 확인하고 현재 정밀조사 중"이라고 설명했다.
현재까지 군 당국은 김씨가 월북하면서 철책을 직접 뚫진 않았지만, 철책 밑 배수로를 통과한 쪽에 무게를 두고 있다.
철책 자체엔 과학화경계장비가 설치돼 있으나, 배수로의 경우 감시망을 피하기가 상대적으로 수월하다는 점을 노린 것으로 추정된다.
북한이 '19일'이라고 특정한 월북 시기에 대해서는 "기상이나 당시에 여러 가지 여건 정밀조사가 진행 중"이라고 김 실장은 전했다.
군 당국은 전날 북한이 "개성시에서 악성비루스(코로나19)에 감염된 것으로 의심되는 월남 도주자가 3년 만에 불법적으로 분계선을 넘어 7월 19일 귀향하는 비상사건이 발생했다"고 보도한 이후 유력한 월북자로 24세 김모 씨를 특정해 조사 중이다.
김씨가 월북한 경로로 추정되는 강화 교동도 등 한강 하구 일대는 북한과의 최단 거리가 1.3∼2.5km에 불과해 탈북민들이 물때에 맞춰 수영으로 귀순하는 사례가 발생하는 곳이다.
김씨는 2017년 탈북할 당시에도 한강 하구를 헤엄쳐 교동대교를 통해 탈북한 것으로 알려졌다.
월북 추정 탈북민 "지뢰밭 건너고 헤엄쳐 탈북…7시간 걸려"
3년 전 탈북 경위 최근 유튜브 언급…"개성공단 폐쇄 후 생활고"
'월북 추정' 탈북민의 주민등록 발급신청 확인서
성폭행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은 뒤 최근 월북한 것으로 추정되는 20대 북한 이탈 주민(탈북민)이 최근 유튜브에서 3년 전 탈북 당시 정황을 생생하게 묘사한 것으로 확인됐다.
탈북민 김모(24)씨는 개성공단 폐쇄 후 극심한 생활고를 겪다가 탈북을 결심한 뒤 남북 접경지역 지뢰밭을 건너 한강하구 수역에서 필사적으로 헤엄친 끝에 남녘 땅에 다다랐다고 밝혔다.
김씨는 다른 탈북민이 운영하는 모 유튜브 채널에 지난달 23일과 26일 출연해 "탈북을 결심한 계기는 첫째 살기가 힘들어서였다"며 "개성공단이 깨지면서(폐쇄되면서) 저도 장사가 안되다 보니까 희망이 보이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쌀장사를 하는 고모네가 잘 살아서 도움을 많이 받았었는데 공단이 깨지고 나서부터 고모도 시골 쪽으로 내려갔다"며 "제가 어릴 때부터 귀도 좋지 않아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생각에 백마산에 올라갔다"고 덧붙였다.
김씨는 이후 개성시 해평리 백마산에서 웅덩이 물과 개미가 끓는 효모 빵을 먹으며 사흘을 지내다가 '이렇게 죽는 것보다 (남한에) 한 번 가보고 죽자'는 생각에 탈북을 결심했다고 밝혔다.
김씨는 "오후 3시쯤 분계선 고압선과 가시철조망을 2차례 넘어서 지뢰밭을 건넜다"며 "나무를 꺾어 밟는 자리마다 찌르면서 건넌 뒤 한강 옆 갈대밭에서 3시간을 숨어 있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그는 이어 "불빛만 보고 수영을 한참 하다가 유도를 지나 분계선이 좀 가까워졌을 때 살려달라고 소리를 질렀다"며 "땅을 밟고 올라갔는데 분계선 문을 열고 군인 8명 정도가 나와서 나가자마자 쓰러졌다"고 말했다.
김씨는 당초 남한 땅에 도착하기까지 1시간가량 걸릴 것으로 판단했으나 7시간 30분가량 지나 있었다고도 덧붙였다.
김씨는 "한국에 와서 두 귀를 고쳐서 잘 듣고 있는데 이게 정말 감사하고 기쁘다"며 "어머니나 형제들한테 알려주고 싶은 설움에 병원에서 눈물이 나기도 했다"고 의료진에게 감사를 표하기도 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앞서 전날 오전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 주재로 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비상확대회의가 열린 사실을 밝히며 "개성시에서 악성비루스(코로나19)에 감염된 것으로 의심되는 월남 도주자가 3년 만에 불법적으로 분계선을 넘어 7월 19일 귀향했다"고 보도했다.
군 당국은 탈북 시기를 2017년으로 압축했으며 이 시기 탈북민 중 연락이 닿지 않는 김씨를 유력한 월북자로 특정해 조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김씨는 지난달 중순 지인 여성을 자택에서 성폭행한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은 뒤 구속영장도 발부된 상태다.
그와 평소 알고 지낸 탈북민 유튜버는 이달 18일 새벽 김씨와 마지막 연락을 했으며 당일 저녁 경찰에 월북 가능성을 알렸으나 무시당했다고 주장했다.
경찰 “‘월북 추정’ 탈북민 성폭행 혐의로 영장 발부해 추적 중이었다”
휴전선 서부전선 남쪽에서 장병들이 경계 근무를 서고 있다.
최근 월북한 것으로 추정된 20대 북한 이탈 주민(탈북민)과 관련해 경찰이 월북 사실을 신고받고도 이를 무시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경찰은 그러나 해당 탈북민에 대해 성폭형 혐의로 구속영장을 발부한 뒤 월북 첩보를 입수해 소재를 추적 중이었다고 밝혔다.
26일 경기 김포경찰서 등의 말을 종합하면, 최근 월북한 것으로 알려진 탈북민 김아무개(24)씨의 지인을 아는 한 유튜버가 지인으로부터 ‘김씨가 월북할 것 같다’는 이야기를 전해 듣고 지난 18일 김포경찰서에 이를 알렸으나 경찰관이 무시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당시 경찰은 ‘부서가 (관할이) 아니라고 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그러나 “이달 중순 평소 알고 지내던 여성을 자택에서 성폭행한 혐의로 김씨를 1차 조사한 뒤 김씨가 이후 월북하려 한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성폭행 혐의로 법원으로부터 구속영장을 발부받아 김씨의 소재를 추적 중이었다”고 해명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오전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 주재로 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비상확대회의가 열린 사실을 밝히며 “개성시에서 악성비루스(코로나19)에 감염된 것으로 의심되는 월남 도주자가 3년 만에 불법적으로 분계선을 넘어 7월19일 귀향하는 비상사건이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군 당국은 북한 보도가 나오고 8시간여 뒤인 이날 오후 ‘월북자 발생’을 사실상 공식화하고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관계 당국은 탈북 시기를 2017년으로 압축했으며 이 시기 탈북민 중 연락이 닿지 않는 김씨를 유력한 월북자로 특정해 조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 홍용덕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