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관광 업계 지원 및 소비 확산 차원

이용자에게는 격리조처 면제·면세 혜택

 

한국 정부가 다른 나라를 방문하지 않는 무착륙 국제관광비행도입을 추진하고, 이용자에게는 격리 조치 면제와 일반 여행자와 같은 면세 혜택을 줄 계획이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9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비상경제 중앙대책본부 회의 겸 한국판 뉴딜 관계장관회의를 열어 이같이 밝혔다. 그는 무착륙 국제관광비행 도입 배경으로 장기간 국제선 운항 중단으로 항공·관광·면세업계는 고용불안 및 기업 생존위기에 직면해 있어, 이들 피해업계를 지원하고 소비 분위기 확산을 위해서라고 밝혔다.

정부는 다른 나라 방문 없는 국제선 운항을 1년간 한시적으로 허용할 계획이다. 홍 부총리는 탑승자에 대해 철저한 검역·방역관리 하에 입국 후 격리조치·집단검사를 면제하고, 일반 여행자와 동일한 면세 혜택을 부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검역과 방역 강화를 위해 정부는 사전 온라인 발권과 단체수속, 탑승·하기 게이트 거리두기' 배치, 리무진 버스 이용 제한 등의 조처를 시행할 계획이다. 현행 면세 범위는 기본 600달러에 술 1(1·400달러 이내), 담배 200개비, 향수 60까지다.

정부는 조속히 관련 상품이 출시되도록 정부와 항공사 간 협의를 통해 이달 말까지 준비 절차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현재 대한항공과 아시아나, 제주항공, 진에어, 티웨이항공, 에어부산 등 6곳이 상품을 준비 중이다. 이정훈 기자


156천만 달러 상당 매입, 투자국 순위 103"저금리로 투자 여건"

"한국 투자자들 응찰가가 가장 높아한국 투자자들 경쟁심해 가격 올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탓에 얼어붙은 미국 상업용 부동산 시장에 한국 투자자들이 몰린 것으로 나타났다.

월스트리트저널(WSJ)17일 상업용 부동산 시장 분석업체인 리얼 캐피털 애널리틱스 자료를 인용해 올해 들어 지난 9월까지 한국 투자자들이 156천만 달러(한화 약 17250억 원) 상당의 미국 부동산을 매입했다고 보도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124천만 달러(13710억 원)보다 25.8% 급증한 수치다.

코로나19 이후 상업용 부동산 시장에 대한 부정적 전망에 따라 거래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투자액이 늘어남에 따라 미국 부동산 시장에서 한국 투자자의 비중도 늘었다.

지난해 미국 상업 부동산 시장에 투자한 외국 투자자 중에서 한국은 10(3.7%)였지만, 올해는 3(8.6%)로 뛰어올랐다.

한국보다 더 많이 미국 부동산 시장에 투자한 국가는 캐나다와 독일뿐이다. 중국은 미중 무역전쟁과 중국 당국의 자본 유출 제한 등의 영향으로 투자가 급감한 상태다.

WSJ은 미국 부동산 시장에 한국의 투자가 급증한 것은 코로나19 이후 미국의 초저금리 상황이 직접적 원인이 됐다고 전했다.

초저금리 때문에 금리에 기반한 환율 헤지 상품의 가격이 대폭 하락했고, 한국 투자자 입장에선 부담 없이 미국의 부동산을 구입할 수 있게 됐다는 것이다.

부동산 업체 뉴마크에 따르면 한국 투자자들은 2년 전만 해도 매년 부동산 가격의 2%를 환율 헤지 비용으로 지출해야 했지만, 최근엔 환율 헤지 비용이 0.1%에 불과하다.

WSJ은 최근 시애틀에서 매각된 6억 달러(6630억 원) 짜리 건물의 사례를 들면서 한국 투자자들의 경쟁이 미국의 상업 부동산 가격을 올리는 경우도 있다고 소개했다.

건물을 구입하겠다는 12건의 문의 중 4건이 한국 투자자의 문의였다는 것이다.

당시 매각 업무를 담당한 뉴마크의 알렉스 포셰이 국제투자분야 대표는 "한국 투자자들의 응찰가가 가장 높았다""한국 투자자들이 가격을 올렸다"고 설명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GSK · 릴리 코로나19 치료제 생산

SK바이오사이언스· GC녹십자 등 코로나19 백신 생산

 

전 세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치료제와 백신 개발에 속도를 내는 가운데 한국이 주요 의약품의 생산기지로 떠오르고 있다.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이 코로나19 유행 속 고품질의 의약품을 신속하게 생산할 수 있는 능력과 시설을 갖췄다고 인정받은 덕분이다. 이른바 'K-바이오'가 글로벌 무대에서 자리 잡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18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는 올해 들어서만 두 곳의 다국적제약사와 코로나19 항체치료제 위탁생산(CMO) 계약을 했다.

지난 4월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에 이어 5월에 일라이릴리와 계약을 성사, 최근 초기 물량을 전달했다. 특히 릴리의 코로나19 항체치료제는 고객사로부터의 기술이전 기간을 대폭 단축해 신속하게 생산할 수 있었다.

릴리의 코로나19 항체치료제는 코로나19에 감염됐다가 회복한 환자의 혈액에서 항체를 추출해 만든 의약품으로, 지난 9일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긴급사용승인을 받았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그동안 쌓아온 백신 사업 역량을 바탕으로 다국적제약사로부터 코로나19 백신 생산 계약을 잇달아 따내고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지난 7월에는 아스트라제네카와 코로나19 백신 CMO 계약을, 8월에는 노바백스와 코로나19 백신 위탁개발생산(CDMO) 계약을 연이어 맺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임상시험에 필요한 코로나19 백신을 생산하고 향후 상업용 생산에도 대비하고 있다.

특히 SK바이오사이언스는 코로나19 백신 생산을 위해 안동 백신공장 L하우스의 연간 생산량을 기존 15천만 도스(dose·1회 접종분)에서 3배 이상인 약 5억 도스까지 확대했다.

GC녹십자 역시 다국적제약사에서 개발하는 코로나19 백신을 생산하기로 국제민간기구인 감염병혁신연합(CEPI)과 합의했다. 아직 어떤 제조사의 코로나19 백신을 얼마큼 생산할지는 정해지지 않았으나, CEPI와 합의한 만큼 본계약이 머지않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CEPI는 이미 GC녹십자에 20213월부터 20225월까지 코로나19 백신 CMO를 맡기겠다고 밝혔다. 이 기간 GC녹십자를 통해 5억 도스의 코로나19 백신을 생산하는 게 목표다. 현재 GC녹십자가 한 해 생산할 수 있는 백신 물량은 완제품을 기준으로 4억 도스다.

이밖에 세계 최초로 승인된 러시아의 코로나19 백신 '스푸트니크 V' 역시 국내 바이오 기업 지엘라파(GL Rapha)에서 일부 생산할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이 대규모 설비와 높은 기술력으로 해외와 견줘도 뒤처지지 않는 생산능력을 갖췄기 때문이라고 평한다. 코로나19 유행 기간 안정적으로 의약품을 생산할 수 있을 정도의 방역 수준을 갖춘 것도 긍정적 요인이다.

이재국 한국제약바이오협회 전무는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의 역량을 갖춘 건 물론 'K-바이오'에 대한 신뢰가 커지고 인지도가 높아진 덕분"이라며 "아시아 시장의 전진기지로 충분한 경쟁력을 갖췄다는 방증"이라고 말했다.


국외재단 6월 미 경매서 매입해 국내 환수

18일부터 국립 고궁박물관에서 일반 공개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이 지난 6월 미국 경매에서 매입한 해시계 앙부일구’. 조선 4대 임금 세종 치세기의 발명품이지만, 환수된 앙부일구는 18~19세기 제품이다.

       

500여 년 전인 143410, 서울 거리에 사상 최초로 공중용 해시계가 등장했다. 종묘 앞과 종로 1가 중학천에 걸친 다리인 혜정교 앞에 각각 설치된 해시계의 이름은 앙부일구’(仰釜日晷). 당시 재위 16년째를 맞은 조선 4대 임금 세종(1397~1450)이 과학자 장영실과 이천, 김조 등에 명령해 처음 만든 이 해시계는 솥뚜껑을 뒤집어 놓은 모양의 오목한 금속제 구형 그릇 안 쪽에 뾰족한 시침 막대를 놓고, 여기에 비치는 햇살의 방향에 따라 그림자가 지게 해 시간의 흐름을 알려주는 발명품이었다.

영침 둘레에는 하루의 시각선이 표시됐다. 글을 모르는 백성들도 단번에 보고 알게끔 각 시각을 상징하는 쥐와 소, 호랑이, 토끼 등 십이지 동물상을 그려 넣었다고 전해진다. 실제로 <조선왕조실록> 세종 16102일조에는 혜정교와 종묘 앞에 설치한 앙부일구로 시간을 잰 뒤 보고한 내용이 전한다. “()의 몸을 그렸으니 어리석은 백성을 위한 것이요, ()과 분()이 빛나니 해에 비쳐 밝은 것이요, 길옆에 설치한 것은 보는 사람이 모이기 때문이다라고 기록해 백성을 위한 애민의 마음으로 십이지상이 그려진 해시계를 설치했음을 알 수 있다. 세종대의 발명품인 앙부일구는 그 뒤 조선 시대 말까지 공중용 시계는 물론 도자기나 목제 등의 휴대시계 등 여러 모양과 크기로 만들어져 퍼지게 된다.

1446년 창제한 한글과 더불어 세종대왕의 애민사상이 구현된 중요 발명품으로 꼽히는 앙부일구’(仰釜日晷) 완형품이 최근 미국에서 고국으로 되돌아왔다. 문화재청 산하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이사장 최응천)은 지난 6월 미국 경매에서 매입한 18~19세기 제작품 앙부일구17일 오후 2시 국립고궁박물관에서 언론에 공개한다.

재단 쪽은 지난 1월 이 유물이 현지 경매에 출품된다는 정보를 입수한 뒤 유물에 대한 조사와 국내 소장 유물과의 비교분석 등을 진행했다. 경매는 원래 3월 치러질 예정이었으나, 코로나 확산사태로 수차례 취소되고 연기되는 곡절을 겪었다. 결국 6월 경매에서 낙찰받아 입수한 뒤, 지난 8월 국내로 들여왔다.

<국조역상고> 1에 기록된 앙부일구의 북극고도 관련 기록(붉은 선으로 친부분). ‘숙종 39년인 1713년 청 사신 하국주가 한양 종로에서 북극고도를 측정해 373915초의 값을 얻었다는 내용으로 이 측정값을 명문에 표기한 앙부일구 환수품의 제작 시기가 1713년 이후임을 입증하는 근거가 된다.

앙부일구는 직역하면 하늘을 우러러보는 가마솥 모양에 비치는 해 그림자란 뜻이다. 조선 시대 과학 기술 수준과 백성을 위한 정책을 보여주는 대표 유물이다. 환수된 앙부일구는 지름 24.1, 높이 11.7, 4.5의 동합금 유물이다. 몸체에 1713(숙종 39) 한양 위도 측정치인 북극고 373915(北極高三十七度三十九分一十五秒)’란 명문이 새겨져 1713~19세기 초 사이 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 솥뚜껑을 엎은 전형적인 앙부일구 형태를 띠고 있지만, 숙련된 장인의 솜씨로 구형용기에 시각선과 계절선, 24절기의 명칭을 은입사 기법으로 새겨넣었고, 받침 다리엔 화려한 구름과 용 문양까지 장식해 조형성까지 지닌 최상급 앙부일구로 평가된다. 박물관 쪽은 환수된 앙부일구는 서울 위도에서 정확한 시간을 읽을 수 있도록 제작된 것이 특징이라며 고국의 하늘 아래로 돌아와 정확한 시간을 가리킬 수 있게 됐다는 점에서 환수의 의미가 더욱 깊다고 밝혔다.

환수된 앙부일구를 위에서 내려다본 모습. 뾰족한 모양으로 해 그림자를 드리우며 시간을 알려주는 영침(影針)과 그 둘레에 시각을 가리키는 시각선이 그려져 있다.

현재 앙부일구는 세종 당시의 원본은 사라졌고, 조선 후기 제작품만 남아있다. 동합금 금속·대리석·도자기 등 재료별로 여러 크기의 유물이 있는데, 앙부일구를 대표하는 동합금 제품은 환수품 외에 모두 7점이 국내에 전한다. 보물 2점을 포함한 국립고궁박물관 소장품 3점을 비롯해 고려대박물관, 국립경주박물관, 국립민속박물관, 성신여대박물관이 각각 1점씩 소장 중이다. 국외에는 영국 옥스퍼드과학사박물관, 일본 세이코박물관 등에 3점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궁궐 권역인 덕수궁 석조전과 창덕궁 대조전·주합루, 창경궁 풍기대·옛 장서각 터 앞에는 왕실에서 앙부일구를 설치했던 대도 남아있다.

돌아온 앙부일구는 앞으로 국립고궁박물관에서 소장·관리하면서 자격루, 혼천의 등의 다른 과학 문화재와 함께 연구·전시 등에 활용된다. 문화재청은 18일부터 다음 달 20일까지 국립고궁박물관 과학문화실에서 환수한 앙부일구를 공개할 예정이다. 노형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