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현충원 추도식박의장·정총리, 여야 4당 대표 참석

 

여야 정치권은 18일 국립 현충원에서 거행된 고() 김대중 전 대통령(DJ) 서거 11주기 추도식에 총집결해 대한민국 정치사의 거인이었던 고인의 발자취를 기렸다.

다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유행 조짐으로 수도권 지역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가 시행되면서 추도식 행사장 참석 인원을 제한하고 마스크 등으로 중무장한 채 진행됐다.

고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11주기 추도식이 18일 오전 국립서울현충원 김 전 대통령 묘역에서 열렸다. 정의당 심상정 대표(왼쪽부터), 미래통합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 박병석 국회의장, 정세균 국무총리 등 참석자들이 고인을 기리는 묵념을 하고 있다.

이날 추도식에는 박병석 국회의장과 정세균 국무총리,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 추미애 법무부 장관,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과 최재성 정무수석,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와 미래통합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 등이 참석했다.

이낙연 김부겸 박주민(기호순) 등 민주당 당 대표 후보,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 김대중 대통령 차남 김홍업 김대중평화센터 이사장과 삼남 더불어민주당 김홍걸 의원, () 노무현 전 대통령 장남 건호씨 등도 자리를 지켰다.

박병석 국회의장이 18일 오전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열린 고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11주기 추도식에서 추도사를 하고 있다.

박 의장은 추도사에서 "김 전 대통령은 길고도 질겼던 분단의 철조망을 넘어 남북이 오가는 평화의 새길을 열었다""서두르지도 멈추지도 않고 뚜벅뚜벅 큰 정치인인 DJ의 험난하지만 빛났던 길을 함께 가겠다"고 다짐했다.

정 총리는 "지금 우리는 코로나19라는 한 번도 겪어보지 못한 위기와 싸우고 있다""이럴 때일수록 외환위기를 극복한 김 전 대통령의 인동초 정신을 구해본다"고 기렸다.

고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11주기 추도식에서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가운데)와 미래통합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악수하고 있다. 오른쪽은 김 전 대통령의 3남 김홍걸 의원.

추도 예식을 진행한 함세웅 신부의 요청으로 예정에 없이 단상에 선 통합당 김종인 비대위원장은 "현재는 통합과 화합이 절실하게 요구되는 상황으로, 지나치게 힘이 세다고 힘만 행사할 게 아니라 겸허한 자세로 권력을 절제할 수 있는 분위기가 필요하다"고 했다.

이에 이낙연 후보는 김 위원장의 절제와 통합 요청에 "옳은 말씀"이라면서도 "국민의 건강과 안전을 함께 생각하자는 것이 왜 통합에 배치가 되느냐"며 통합당의 사과는 필요하다는 취지로 말했다.

이날 추도회는 코로나19의 여파로 예년보다 축소된 채 진행됐다. 사회적 거리두기의 일환으로 전체 참석자가 추도장에 자리하지는 못하고, 일부는 묘소 언덕 아래에서 추도식을 지켜봤다.

정총리 "'위기극복' DJ 유지 받들어 코로나19 반드시 이긴다"

정세균 국무총리가 18일 오전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열린 고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11주기 추도식에서 추도사를 하고 있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고() 김대중 전 대통령 11주기인 18"유지를 받들어 행동하는 양심으로 살고 지금의 위기를 반드시 이겨내 또 한 번의 기적을 만들어내겠다"고 밝혔다.

정 총리는 서울 국립현충원에서 열린 김 전 대통령 서거 11주기 추도식 추도사를 통해 "지금 우리는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라는 한 번도 겪어본 적 없는 위기에 맞서 싸우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정 총리는 "장마와 태풍까지 더해져 힘겨운 나날을 보내는 때에 IMF(국제통화기금) 국가 위기를 극복한 김 전 대통령의 생애와 신념을 다시 한번 생각하고, 역경을 이겨내고 꽃을 피우는 '인동초 정신'을 그려본다"고 강조했다.

정세균 국무총리(오른쪽)와 박병석 국회의장이 18일 오전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열린 고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11주기 추도식에서 묵념하고 있다.

정 총리는 "위기 상황에서 국민을 믿고, 화합을 믿고, 평화를 믿었던 김 전 대통령의 신념과 생애를 되돌아보며 각오를 다진다""고난을 딛고 시련을 넘어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어가겠다"고 역설했다.

김 전 대통령의 영입으로 정치에 입문했던 정 총리는 "정치인으로 삶의 출발점은 바로 대통령님이었다"고 인연을 언급하며 "대통령에게 부끄럽지 않은 정치인이 되겠으니 지켜봐달라"면서 추도사를 마쳤다.

정치권 DJ 11주기 헌사"말씀 되새겨 위기 이겨내자"

더불어민주당 지도부와 당대표 후보들이 18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고() 김대중 대통령(DJ) 서거 11주기 사진전에 나란히 참석해 고인의 뜻을 기렸다.

1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고()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11주기 사진전 개막식에서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 등 참석자들이 기념촬영 하고 있다.

기자 시절 김 전 대통령을 담당했던 이낙연 후보는 "그를 볼 수 있었다는 점에서 태어나길 잘 했다""그분의 길을 따라 걸을 수 있다는 점은 축복이자 책임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김부겸 후보는 "정치는 운동과 달리 서생적 문제의식과 상인의 현실 감각으로 풀어가야 하기에 신중한 자세로 노력하라는 말씀을 늘 하셨다"고 기억했다.

김 전 대통령 서거 후 정치권에 입문한 박주민 후보는 "원칙을 지키기 어렵고 유연하기도 어렵다고 느꼈는데 긴 정치적 족적에서 이를 지키셨다는 점을 대단하다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민주당 지도부도 김 전 대통령에 대한 헌사를 이어갔다.

이해찬 대표는 "그가 민주당을 만들어 온 정신을 다잡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이 나라를 '독재 국가'라고 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어떻게 그렇게 됐는지는 모르겠지만, 국가를 제대로 만들어내야 한다"고 말했다.

김태년 원내대표는 "수해에 이어 코로나 재확산으로 이중의 위기에 직면했다""그의 말씀을 되새겨 위기 극복에 매진하겠다"고 했다.

이인영 통일부 장관은 "행동하지 않는 양심은 악의 편이라는 그의 말씀을 생각했을 때 김 전 대통령 재임 때가 가장 통일부다운 시점이었던 것 같다""평화를 위해 행동하는 통일부로 나아가겠다"고 했다.


교인 800여명 소재파악 안돼, 2500명 검사 받아 434명 확진

휴대폰 끄고 현금 써라보수 회원 사이 방해 메시지 퍼져

경찰의 참가자 추적에 큰 차질도주·탈출 사례도 잇따라

 

성북구청 관계자들과 주민, 상인들이 18일 오후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 인근에서 방역작업을 하고 있다. 사랑제일교회 앞 장위2동 주민센터에서 시작한 방역작업은 시작 전 교회 관계자와 유투버들의 항의 때문에 늦춰지기도 했다.

             

코로나19 확산 속도를 늦추려면 신속한 진단검사와 접촉자 추적을 바탕으로 시간싸움이 중요하지만, 사랑제일교회 일부 교인들이 검사·치료를 거부하고 있는데다 방역당국의 역학조사가 전국적 전파 속도를 따라잡기 힘든 상황이어서 난항을 겪고 있다. 심지어 지난 15일 광화문 보수단체 집회 참가자들은 휴대전화를 꺼서 방역당국 추적을 따돌려야 한다고 서로 독려한 것으로 파악됐다. 결과적으로 추적 속도가 확산 속도를 따라잡지 못하면, 의료체계가 환자들을 감당하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8일 김강립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총괄조정관은 이날 0시 기준으로 명단을 확보한 성북 사랑제일교회 4천여명 교인 가운데 3200여명에 대해 격리조처했고, 2500여명에 대해 검사를 실시했다그러나 연락처와 거주지가 확인되지 않는 590여명과 연락이 닿지 않는 200여명 등 총 800여명에 대한 검사와 격리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검사를 받은 2500명 가운데 확진된 사람은 434명으로 양성률은 17%에 이른다. 검사에 응하지 않은 이들 규모에 양성률을 단순 적용하면 250여명의 교인 환자가 더 있을 수 있는 셈이다. 1총괄조정관은 정부는 경찰청의 협조를 받아 이분들의 소재를 확인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15일 광화문 집회 참가자들에 대한 신속한 검사와 확진자 격리조처도 핵심 과제다. 그러나 <한겨레> 취재 결과, 당일 오전부터 보수단체 또는 보수성향 기독교 단체 회원들 사이에서는 “(집회 전후) 휴대전화를 끄고, 현금을 사용하며 신용카드를 사용하지 말라는 출처를 알 수 없는 지침이 문자메시지, 각종 메신저, 인터넷 블로그 등 다양한 경로로 빠르게 공유됐다. 서울 양천구의 한 교회 교인으로, 15일 집회에 참석했던 60대 남성 씨는 <한겨레>집회 참가자들과 우리 교회 교인들이 있는 대화방에서 15일 해당 문자메시지를 공유받고 주변에 전파했다방역 관련 정부 발표를 믿지 않는 우리 입장에선 보건소와 경찰의 추적을 받고 싶지 않았다고 말했다. 15일 오후 1시께 네이버 밴드에 해당 문자를 공유한 김아무개(64)씨는 확진자 동선이 파악되지 않도록 긴장하고 철저하게 움직여야 한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당시 광화문 인근의 교통카드 사용 내역을 분석해 참가자들을 추적하려던 경찰의 계획에 차질이 생겼다. 경찰은 집회 참가자 대부분이 지난해부터 꾸준히 보수집회에 나오던 사람이라며 채증 영상, 집회 참가자들이 올린 유튜브 영상, 폐회로텔레비전(CCTV) 자료를 분석해 대조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만큼 시간이 지체될 수밖에 없다. 중대본이 파악하기로는 사랑제일교회 관련 확진자 중 적어도 10명이 지난 8일 경복궁 집회와 15일 광화문 집회에 참가했다.

도주·탈출 사례도 잇따랐다. 파주에서는 확진 판정을 받고 병원에서 격리치료 중이던 50대 남성이 이날 018분께 병원에서 탈출해 방역당국이 추적 중이다. 전날 포항에서는 15일 광화문 집회에 참석했던 40대 여성 확진자가 의료원 이송을 앞두고 자택에서 달아났다가 4시간 만에 붙잡혔다. 김강립 1총괄조정관은 치료를 거부하거나 탈출하면 격리조처를 위반하게 된다형사처벌이 가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은 자칫 방역에 대한 협조가 늦어져서 의심환자 진단검사가 늦어진다면 미국이나 유럽 각국처럼 우리도 대유행 상황을 맞을 수 있다지금이 그런 위기로 빠져들 수 있는 바로 문턱에 서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 최하얀 이재호 기자 >

휴대폰 끄고 현금써 추적 막으라독려한 주말 집회 참석자들

  보건소·경찰 따돌리고 의도적 방역 혼선자가 격리자 참석도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담임목사를 포함해 지난 15일 서울 도심에서 열린 보수집회 참가자들 중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잇달아 나오면서 방역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중앙방역대책본부가 15일 집회 참가자들은 코로나19 진단을 받으라고 안내하고 있지만, 당시 참가자들이 현금을 쓰고 휴대전화를 꺼서 방역당국의 추적을 따돌려야 한다고 사전에 독려한 것으로 확인돼 집회 참가자들의 소재 파악에 난항이 예상된다.

18일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 15일 오전부터 보수단체 또는 보수성향 기독교단체 회원들 사이에선 “(집회 전후) 휴대전화를 끄고, 현금을 사용하라는 문자메시지가 빠르게 공유됐다. 문자메시지는 “‘815일 광화문 집회 이후 확진자가 발생했다는 보도가 언론에 도배되면서 정부가 준비한 코로나 집단감염 (소식)이 나라를 뒤덮을 예정이라는 가짜뉴스로 시작된다. 작성자는 시위 참가자들은 위치 추적을 방지하기 위해 반드시 출발전에 휴대전화 전원을 끄고, 현금을 사용하며 신용카드를 사용하지 말라고 강조했다. 이 메시지가 주로 공유된 시점은 15일 오후 2시보다 조금 앞선 정오 무렵이다.

집회 참가자들 사이에 공유된 이 행동지침은 문자메시지만이 아니라, 메신저, 인터넷 블로그, 네이버 밴드,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 다양한 경로로 공유됐다. 서울 양천구의 한 교회 교인으로, 15일 집회에 참석했던 60대 남성 씨는 <한겨레>집회 참가자들과 우리 교회 교인들이 있는 대화방에서 15일 해당 문자메시지를 공유받고 주변에 전파했다방역 관련 정부발표를 믿지 않는 우리 입장에선 보건소와 경찰의 추적을 받고 싶지 않았다고 말했다. 15일 오후 1시께 네이버 밴드에 해당 문자를 공유한 김아무개(64)씨는 확진자 동선이 파악되지 않도록 긴장하고 철저하게 움직여야 한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이처럼 집회 참가자들이 휴대전화를 끄는 등의 방식으로 15일 동선 정보를 차단한 탓에 방역에 혼선이 예상된다. 이날 오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사랑제일교회 관련 확진자 중 적어도 10명이 지난 8일과 15일 광화문 집회에 참가했다고 밝혔다. 사랑제일교회에선 이미 400명이 넘는 교인이 확진을 받았다. 당시 집회 참가자들 중엔 방역당국에서 자가격리를 통보한 이들도 여럿 섞여 있었다. 경찰은 당시 현장에서 불법행위로 검거된 30명 가운데 3명이 자가격리 대상자였고 이들 가운데 강남경찰서에 수감돼있던 1명이 이날 오전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방역 조처를 했다고 밝혔다.

당시 광화문 인근의 교통카드 사용내역을 분석해 참가자들을 추적하려던 경찰의 계획에도 차질이 생겼다. 다만 경찰은 시간이 지연될 수는 있어도 채증영상 분석 등을 통해 최대한 방역망에 구멍이 생기지 않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집회 참가자 대부분이 지난해부터 꾸준히 보수집회에 나오던 사람으로 참가자들이 들고 있던 깃발에 적힌 단체 이름 등을 통해 이미 (참가자를) 상당히 파악하고 있다. 채증영상, 집회 참가자들이 올린 유튜브 영상, 폐쇄회로텔레비전(CCTV) 자료를 분석해 대조할 것이라고 말했다. < 이재호 기자 ?

서울시 사랑제일교회, 이해할 수 없는 행태구상권 청구 검토

박유미 서울시 시민건강국장은 18일 브리핑에서 광복절 집회 전 자가격리 통보를 받은 적 없다고 주장한 전광훈 목사와 사랑제일교회를 두고 사죄해도 부족할 시점에 정부와 서울시를 나무라면서 큰소리치는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 국장은 전 목사는 자가격리 통지서를 받기 전에 이미 자가격리 대상임을 알고 있었음을 집회에서 발언한 후, 다시 기자회견 등을 통해 집회 전 자가격리 통보를 받은 바가 없다고 스스로 엇갈리는 주장을 하며 방역에 혼선을 주고 있다사랑제일교회는 코로나 확진자 급증을 초래한 원인을 반성하고, 겸손한 자세로 방역당국에 협조해 신도들의 건강과 지역사회의 안전을 회복하는 데 집중해달라고 강조했다.

서울시는 집회금지 명령을 어기고 지난 15일 광화문 일대에서 집회를 강행한 전 목사와 사랑제일교회에 구상권 청구를 검토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구상권을 청구하려면 집회를 통한 감염 확산이 확인돼야 하는 등 청구를 위한 조건들이 충족돼야 한다현재 상황에서 ‘(청구를) 한다, 안 한다가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 서혜미 기자 >

방역수칙어긴 전광훈 법원 판결 이후 구상권 청구가능

진료비 건강보험 급여 여부 범죄행위관련 지급불가 조항

지난 15일 서울시의 집회 금지 조치에도 불구하고 광화문 집회를 강행한 사랑제일교회 전광훈 담임목사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가운데, 현재 입원 치료 중인 전 목사의 진료비가 건강보험 적용 대상이 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최근 전 목사는 수도권의 코로나19 확산과 관련한 책임론과 함께 심각한 범죄행위를 저질렀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데, 현행법은 범죄행위와 관련된 경우 건강보험 급여를 지급하지 않도록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행 국민건강보험법 제53(급여의 제한) 1항 제1호를 보면,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인한 범죄행위에 그 원인이 있거나 고의로 사고를 일으킨 경우국민건강보험공단(건보공단)은 보험급여를 지급하지 않는다. 대표적으로, 형법상 폭행죄가 성립하는 경우 법원에서 정당방위를 인정받은 게 아니라면 사건 당사자들은 건강보험 혜택을 받기 어렵다. ‘범죄행위로 인해 상해를 입은 사례이기 때문이다.

현재 서울의료원에서 입원 치료 중인 전 목사의 혐의는 감염병예방법 위반이다. 18일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설명을 종합하면, 전 목사는 지난 15일 오후 2시께 서울시로부터 자가격리 명령을 통보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오후 310분께 서울 광화문 집회에 참석하는 등 관련 조처를 위반했다. 또한 사랑제일교회가 서울시에 제출한 출입자 명단에 전 목사의 이름이 누락되는 등 역학조사를 방해한 것은 물론 교인들에게 집회 참석을 독려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서울시와 중수본은 지난 16일 전 목사를 경찰에 고발했다.

건보공단 쪽은 법원의 재판 결과 코로나19 확산에 대한 전 목사의 유죄가 인정될 경우 건강보험 급여에 대한 구상권을 청구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건보공단 관계자는 보통 상해의 경우는 공단에서 직접 구상권을 행사하는데, 질병(코로나19)은 과거 사례가 없어 사법부의 판결에 따라 집행하는 수순이 될 것 같다고 설명했다.

한편,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지난 15일 광화문 집회 참가자들에게 치료비 및 방역비 등 구상권 청구가 가능한지 여부에 대해 집회 참가 사실만으로는 구상권 청구가 어려우며, 역학조사 결과 법 위반사항 및 손해와의 인과관계 등을 확인한 후 구상권 청구 검토가 가능하다고 밝혔다. < 선담은 기자 >

 


방역지침 따르며 방콕했는데 또화가 나서 어찌할 바 모르겠다

피로도 쌓인 의료진 다시 원점자영업자·비정규직 생계 끊길 판

 

18일 오전 서울 성북구보건소에 마련된 코로나19 임시 선별진료소 앞에 한 어린이가 엄마와 함께 줄을 서고 있다. 이날 성북구 한 가정어린이집 원장이 확진 판정을 받으며 등원했던 어린이들이 검사를 받아야 했다.

 

교회발 코로나19 재확산에 방역지침을 충실히 따랐던 시민들이 분노와 허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특히 코로나 사태로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자영업자와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허리띠를 더욱 졸라매야 하는 상황에 두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시중 여론과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통해 많은 시민들이 분노와 좌절감, 허탈감을 나타냈다. 한 축구 커뮤니티에는 공연 관람도 취소하면서, 거의 집에만 있고 홈트레이닝을 하고 지냈다. 직장도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은 직종이라 정상적인 출근을 6개월 동안 못 하고 있었는데 허탈하다는 글이 올라왔다. 한 재테크 카페에는 화가 나서 어찌할지 모르겠다. (사랑제일교회 예배 및 집회 참석자들이) 제발 검사라도 빨리빨리 받아야지 왜 안 받고 숨어 있는지 모르겠다마스크 쓰고 다니는 게 그렇게 어렵나? 누군 안 답답한지 아나? 증상이 있으면 집에서 지켜보고 검사받는 게 어려운가? 어른이면 어른답게 행동합시다라고 분노를 나타냈다.

코로나19 방역 최전선에 있던 의료진은 한숨 돌릴 틈도 없이 다시 찾아온 코로나 전투에 지친 기색이 역력했다. 서울의 한 종합병원 전공의인 이아무개(32)씨는 “2~3주에 한번씩 레벨디(D) 보호장구를 입고 검체를 채취하고 문진을 했다. 수개월 동안 더위와 싸우며 일해왔지만, 조만간 선별진료소를 찾는 사람이 줄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이 컸다다시 확진자가 늘어나니 원점으로 돌아간 기분이다. 의료진 모두 심적·체력적으로 지친 상황에서 사기가 매우 떨어졌다고 말했다.

이미 경제적 타격을 받은 자영업자들은 또다시 찾아온 재확산세에 좌절하고 있다. 서울의 한 네일숍을 운영하고 있는 남궁아무개(46)씨는 여름이라 손님이 많아야 하는데, 손님이 좀 오려고 하다가 지난 주말 광화문 집회 이후 뚝 끊겼다. 하루에 2~3명 정도만 온다. 그냥 가게를 닫아야 하나 고민을 했지만 나아지겠지하는 기대로 버텼다. 그런데 영 좋아질 기미가 안 보인다고 말했다.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직장을 잃을지 모른다는 공포감에 휩싸여 있다. 교육 관련 업체 비정규직 직원인 이세중(31)씨는 비대면 강의, 학원 강의 축소로 회사 매출에 큰 타격을 입었다. 직원들에 대한 매출 압박도 커지고, 최근 다른 부서 비정규직 직원들은 대거 계약해지됐다나는 다행히 계약해지되진 않았지만, 일이 있을 때만 비정기적으로 출근하고 시급으로 급여를 받게 됐다. (재확산으로) 나도 일자리를 유지할 수 있을지 걱정이 되고 불안하다고 말했다. 필라테스 강사 윤아무개(40)씨는 광화문 집회 이후 수강생이 줄었다. 개인적으로 감염 우려도 되고 수업을 나가고 있는 헬스장들이 문을 닫으면 생계가 끊길까봐 무섭다고 말했다.

공연 수익 비중이 큰 인디 음악인들은 장기간 공연을 열지 못해 우울감을 드러냈다. 싱어송라이터 오지은씨는 지난 15일 트위터에 “‘우울해진다, 처진다이런 수준이 아니고 정말 이 일을 접어야 할까 싶을 정도의 암울이다. 많은 뮤지션들이 그럴 것이라고 글을 올렸다. 어쿠스틱 듀오 랄라스윗의 멤버 박별씨는 나 이제 뭐 먹고 살지” “이제 슬슬 공연할 수 있겠다 싶어서 나는 막 알아보고 다녔다.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를) 2단계로 격상할 줄도 모르고. 허허 참 씁쓸하네라고 말했다.

한 인디 음악 기획사 관계자는 아티스트들이 모두 수익이 안 돼도 공연을 하고 싶다고 할 정도로 공연에 대한 열망이 크다. 인디 음악은 공연 수익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기 때문에 다들 어려워하고 있다. 연말 공연도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 화가 날 정도라고 털어놨다.

개학을 앞두고 학교가 비대면 수업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자 학부모들도 속이 탄다. 경기도 김포시의 한 중학생 학부모 이아무개(45)씨는 오늘(18) 개학을 했는데, 짝수·홀수 번호 나눠서 한주씩 학교에 나가고 있다. 안 나가는 주에는 온라인 수업을 듣는다. 우리 부부가 맞벌이라 다시 전면적으로 온라인 강의로 한다면 걱정이 된다아이도 온라인 수업에 집중을 못하고 답답해한다. 차라리 학교에 가고 싶다고 한다고 걱정했다.

백종우 경희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감염 재난 시기에는 집단과 개인의 책임 있는 행동이 중요하다. 여러 사람들이 불편을 무릅쓰고 경제적 손해를 보면서까지 방역에 참여하고 있었는데, 일부 종교단체 등이 방역 수칙을 지키지 않은 것은 시민들의 분노를 자아낼 수밖에 없다그러나 혐오로 이어지면, 감염된 사람들이 숨게 돼 모두가 위험해지는 결과가 초래될 수 있다고 말했다. < 채윤태 배지현 기자 >

              

정치권도 코로나 감염비상이낙연 등 확진자 간접 접촉

민주 김용민 · 통합 최형두 의원 등도 확진자 간접 접촉

     

더불어민주당 당권 주자인 이낙연 후보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와 간접 접촉한 것으로 18일 확인되며 정치권에 초비상이 걸렸다.

이 후보뿐 아니라 같은 당 김용민 의원, 미래통합당 최형두 원내대변인도 해당 확진자와 간접 접촉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이 후보는 이날 오전 김대중 전 대통령 11주기 추도식에서 정세균 국무총리와 박병석 국회의장을 비롯해 여야 지도부와 두루 접촉, 확진 시 정치권 전체에 코로나 쓰나미가 덮칠 가능성까지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와 이낙연 당 대표 후보(오른쪽)1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고()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11주기 사진전 개막식에서 인사하고 있다.

이 후보 측은 이날 공지를 통해 "이 후보가 지난 17일 아침에 출연했던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먼저 출연했던 이가 오늘 저녁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이 후보는 악수 등 확진자와 신체접촉은 하지 않았지만, 확진자가 사용했던 의자와 마이크를 사용했다"고 밝혔다.

이 후보는 이날 오후 815분께 CBS를 통해 이러한 내용을 전달받고 즉시 의료 기관에 방문, 코로나19 검사를 받았다. 이 후보 측은 "내일 자택에 머무르며 검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모든 일정을 중지하겠다"고 밝혔다.

이 후보는 코로나19 확진자 간접 접촉 시점부터 자가 격리에 들어간 이틀 사이에 활발한 대외 활동을 펼쳤다. 이 후보는 이날 오전 국립 현충원에서 거행된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11주기 추도식에 참석했다.

고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11주기 추도식이 18일 오전 국립서울현충원 김 전 대통령 묘역에서 열렸다. 김석수 전 국무총리, 장상 전 국무총리 서리, 이낙연 전 국무총리가 헌화분향하고 있다.

이 자리에는 박병석 국회의장과 정세균 국무총리,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 추미애 법무부 장관,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과 최재성 정무수석,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와 통합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 등 정치권 핵심 인사가 총집결했다.

이날 오후에는 국회 의원회관에서 민주당 지도부가 참석한 가운데 열린 김 전 대통령 서거 11주기 사진전 개막식에도 방문했다. 이어 김부겸 박주민 후보와 방송 토론회에 참석, 1시간 30분가량 밀폐된 스튜디오 안에서 함께 있었다.

앞서 전날 확진자 간접 접촉 직후에는 경기 파주 장준하공원에서 열린 고() 장준하 선생 45주기 추모식에도 모습을 드러냈다.

언론 카메라에 포착된 이 후보는 행사장에서 마스크를 착용했지만, 단상에 올라 발언할 때는 마스크를 잠시 벗었던 것으로 나타난다.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경선에 출마한 김부겸(왼쪽부터), 박주민, 이낙연 후보가 18일 오후 서울 양천구 CBS사옥에서 진행된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에 출연, 방송토론회 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한편 해당 방송사에서 확진자와 역시 간접 접촉한 민주당 김용민 의원과 통합당 최형두 원내대변인도 CBS 측의 연락을 받고 자가 격리에 들어갈 것으로 전해졌다.

CBS ‘김현정의 뉴스쇼기자 코로나 확진에 셧다운

CBS 표준FM(98.1) 간판 시사 프로그램 '김현정의 뉴스쇼' 출연 기자가 18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받으면서 CBS가 정규 방송 중단을 선언했다. 언론사가 코로나19로 인해 '셧다운'을 공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CBS에 따르면 해당 기자는 전날 오전 프로그램에 출연했으며 이날 오후 늦게 확진 판정을 받았다. 전날 방송에는 앵커 김현정 PD는 물론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 후보와 다수 기자, PD, 스태프가 참여해 연쇄적 감염 우려가 있는 만큼 CBS는 즉각 셧다운 조치를 했다.

특히 이날 오후 CBS 사옥에서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를 통해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 토론회까지 열린 상황이라 집단 감염 우려가 더 큰 상황이다. PD 등 확진 판정을 받은 기자와 한 공간에 있었던 사람들은 자가 격리하며 내일 중 검사를 받을 예정이라고 CBS는 밝혔다.

CBS 관계자는 통화에서 "일단 라디오는 내일 온종일 음악 방송으로 대체한다. '김현정의 뉴스쇼'뿐만 아니라 모든 프로그램을 중지한다""TV 방송의 경우 사전 녹화 프로그램이 많아 어느 정도 대체할 수 있을 것 같다. 직원들도 모두 출근하지 않고 재택근무를 하도록 했다. 이른바 셧다운 조치"라고 했다.

이 관계자는 "항상 코로나 사태에 대비하고 있었기 때문에 매뉴얼대로 관계자들에게 비상 연락을 돌리고 방역에 온 힘을 쏟고 있다. 직원들 검사 결과가 나오는 대로 다시 추후 공지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희생자 가족도 목포 시민도 찬성, 2027년께 세월호생명기억관 건립

       

           목포신항 부두에 거치된 세월호 선체.

 

세월호 영구 보존 장소가 전남 목포 고하도로 결정됐다.

18일 해양수산부는 이같은 내용의 세월호 보존·처리 계획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2027년께 전남 목포시 달동 고하도의 국립호남권생물자원관 인근 매립지에 영구 보존되는 세월호와 함께 세월호 희생자를 추모하고 기억하는 세월호생명기억관이 들어서게 된다. 이곳은 현재 세월호가 임시 거치돼 있는 목포 신항으로부터 1.1~1.3떨어진 곳이다.

세월호는 지난 2017322일 진도 앞바다에서 인양 작업을 시작해 열흘만인 331일 목포신항으로 옮겨졌으며, 411일에는 목포신항 육상에 임시로 거치된 뒤 선체 조사 등을 거쳤다. 세월호 선체조사위원회(선조위)는 지난 2018년 목포 신항 일대에 세월호생명기억관을 건립해 추모·기억·교육의 공간으로 활용하도록 하는 방안을 의결한 바 있다. 당시 목포와 함께 안산, 진도, 인천, 제주 5곳이 후보지로 거론됐으나 선체 보존 장소는 사고원인 규명 이후 논의하자는 희생자 가족들의 의견에 따라 결정이 미뤄졌다.

애초 연말로 전망됐던 보존 장소 결정이 속도를 내게된 것은 지난 629일 세월호 희생자 가족 단체가 영구 보존 장소로 목포 신항만 배후부지를 선호한다는 의견을 해수부에 통보하면서부터다. 이후 목포시가 시민들을 대상으로 세월호 영구 보존 찬반 여부에 대한 설문조사를 했고, 목포시민 13992명 가운데 73.6%찬성한다고 응답한 결과가 나왔다. 시민들이 제일 많이 꼽은 찬성의 이유는 생명·안전교육이 필요하다’(57.0%)는 것이었다.

해수부 세월호후속대책추진단 선체관리지원과 관계자는 “2027년 세월호생명기억관 건립을 목표로 내년도에 예산 확보 및 기본계획을 수립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 진명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