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신라젠 연루?…, 지금도 파고 있다면 포기하라"

"친노·친문 아닌 이낙연이 대선후보 될 수 없단 건 민주당 개무시 발언"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은 21일 검찰 수사 중인 신라젠 임원들의 '미공개 정보 주식거래' 의혹에 자신이 연루됐다는 설과 관련, "아무리 파도 안 나온다. 지금도 파고 있다면 포기하라"고 말했다.

유 이사장은 이날 재단 유튜브 채널 '유시민의 알릴레오' 시즌2 마지막 방송에서 "제가 '쫄리는' 게 있으면 이렇게 못 싸운다"며 이같이 말했다.

유 이사장은 "제가 이렇게 세게 나올 때는 검사들도 '여기 파봐도 물이 안 나오나 보다'하고 접어야 한다" "구속된 신라젠 임원 두 사람의 휴대전화, 다이어리를 뒤져도 안 나올 거다. 실제로 전화번호를 모르고 만난 적이 없으니까. 행사장에서 한 번 인사한 것 말고는…"이라고 했다.

종합편성채널 채널A 기자가 검찰 고위 간부와 친분을 이용해 협박성 취재를 했다는 검언유착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에 대해선 "2주일의 시간을 흘려보내고 그동안 증거 다 없앴을 것이고, 이제는 파도 물이 안 나올 거라는 시점에서 수사를 개시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검찰이 지금 없앤 증거를 다 찾아낼 정도로 열심히 수사할 것이냐. 천만의 말씀이다. 안 한다"고 단언했다.

그는 "지금까지 밝혀진 편지와 녹취록만 보더라도 채널A 차원에서 저한테 사과해야 하는데 완전히 입 다물고 모른 척하고 있다" "채널A 본사 앞에 가서 1인 시위를 하고 싶은 심정"이라고 밝혔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일가 수사에 대한 비판에 앞장섰던 것에 대해선 "저질 스릴러에서 나오는 비열한, 흔해 빠진 가족 인질극 방식으로 대통령의 인사권을 흔들고 있다고 판단하면서 가만히 있다는 것은 쪽팔린 일"이라며 "못 참아서 그렇게 된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대권행보를 위한 계산이라면 내가 진짜 멍청한 것"이라며 "그런 비평을 들을 때는 '내가 당신들이 생각하는 것도 생각 못 할 정도로 멍청한 놈인 줄 아느냐' 싶어 신경질이 났다"고 말했다.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미래통합당 전신) 대표가 '이낙연 전 국무총리는 친노(친노무현친문(친문재인)이 아니어서 페이스메이커이고, 본선에 나갈 사람은 유시민 아니겠느냐'고 한 것을 두고는 "친노·친문이 아니어서 대선후보가 될 수 없다는 말은 민주당의 당원, 지지하는 시민들, 정치인들을 정말 개무시하는 발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민주당 전통을 다 무시하고 이 전 총리를 디스하기 위해서 저를 수단으로 써먹는 이점 하나만 시정해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유 이사장은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에서 비례대표 연합정당 참여 문제를 결정하기 전 박주민 최고위원의 고민에 조언을 해준 일화도 전했다.

그는 "민주당이 혼자 (의석) 180개를 가지는 것보다 덜 가지고, 파트너가 있어서 180개를 채우는 쪽이 국회 운영할 때 모양이 좋을 것이라고 본다고 했다" "민주당은 불안하니까 비례당을 만들 수밖에 없는데 시민들이 이를 양해해 크게 욕먹을 일은 아닐 것이라고 했다"고 소개했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에 대해선 "민주당 발전에 큰 공을 세운 분"이라며 "당을 혼란스럽게 만들던 분을 싹 모셔서 함께 나갔고, 지난번에 큰 성공을 거둔 덕분에 민주당 수질이 4급수에서 2급수 수준으로 단박에 올라갔다. 모든 임무를 마친 다음 소박하게 비례대표 3명만 남기고 밖에 계신다"고 비꼬았다.

이날 방송에 출연한 박주민 최고위원은 "유 이사장 덕을 진보진영이 다 봤다고밖에 생각할 수 없다"며 그의 정치비평 중단 선언을 아쉬워했다.

박 최고위원은 "매우 많은 의석에 당 지도부는 걱정과 고민이 굉장히 많다" "이를 감당하기 위한 준비를 해야 하는데 그 전에 혹시나 사고가 터질까 봐 최고위가 급히 회의하고 이해찬 대표 명의 친전 형태로 '자중하라'고 보내기로 했다. 그게 아마 갔을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 명동에서 구두수선점을 운영하는 김병양씨.

구두수선공 할아버지 평생 모은 12억 대학장학금으로 선뜻 내놔

장성 출신 김병양씨 전남대에 기부
서울서 30여년간명동 스타사운영

중학교에 입학하라는 어머니의 말이 듣지 않은 것이 평생 한이었습니다. 저같은 학생들이 더는 없도록 좋은 곳에 써주시길 바랍니다.”

17일 광주 전남대에 양복을 말쑥하게 차려입은 노 신사가 찾아왔다. 서울에서 명품 수선점을 운영하고 있는 김병양(84·사진)씨였다. 그는 평생 모은 현금과 주택 등 재산 12억원을 기부하겠다고 밝혔다.

죽기 전에 고향에서 제일 좋은 학교인 전남대에 좋은 일을 하고 싶다. 아내와 자녀들이 동의해줘 뜻을 이루게 됐다.”

전남 장성군에서 태어난 김씨는 어려운 가정 형편으로 초등학교도 겨우 마쳤다. 학업 대신 직장을 택한 그는 광주 북구 신안동의 한 식용유 제조공장을 다니며 가족 생계를 책임졌다. 그 시절 공장 인근에 있던 전남대는 그에게 선망과 추억의 대상이었다.

30대 초반이던 1969년 상경한 그는 남대문 시장, 명동 일대에서 식용유·얼음 등 배달일을 하며 돈도 벌었다. 1988년 배달일로 인연을 맺었던 명동 코스모스백화점 앞 귀퉁이의 한 구두수선가게를 인수했다. 쉰살 넘어 구두수선공이 된 그는명동 스타사라는 그럴듯한 간판도 내걸었다.

명동 스타사는 구두뿐 아니라 가방·핸드백도 고쳤다. 명품을 수선하려면 외국으로 보내야 했던 손님들이 찾아오며 수입명품 전문수리점으로 자리잡았다. 독한 가죽 염색약 냄새를 참아가며 일을 하다 보니 한때는 직원이 25명까지 늘었고 명품 판매점과 백화점, 대기업들도 단골이 됐다. 지금은 딸이 물려받아 성업 중이다.

김씨는 은퇴를 하고보니 학업을 중단했다는 아쉬움과 함께 어머니 말씀을 거슬러 상처를 드렸다는 죄스런 마음이 새록새록 되살아났다. “이제는 나이 탓에 귀도 잘 들리지 않고 아내 역시 건강이 좋지 못하다. 자녀들은 다 결혼해 더 해줄 것도 없다. 학생들이 그저 열심히 공부해 훌륭하게 성장하도록 미력이나마 돕고 싶다.”

전남대는 감사패를 전달과 함께 김씨의 기부 정신을 기리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 김용희 기자 >


전두환, 27일 광주 법정 출석시민들 검은 마스크 침묵시위 예고

5·18단체, 회의 열고 대책 논의,  전두환 동상 설치 등 대응 방침

27일로 예정된 전두환 전 대통령의 광주법정 출석을 앞두고 광주시민사회가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분주하다.

235·18기념재단 등의 말을 종합하면 전날 5·18유족회, 부상자회, 구속부상자회 등 5월단체와 역사왜곡처벌광주운동본부는 전두환 재판 출석 공동 대응 간담회를 열고 전두환씨 광주 방문에 대한 대책을 논의했다.

단체들은 코로나 상황을 고려해 회원들에게 과격한 행동은 자제하고 평화적으로 준비하자고 뜻을 모았다.

5·18유족회는 오월어머니회 회원들과 소복 침묵시위를 광주지법 일대에서 진행할 계획이다. 회원들은 5·18희생자를 기리는 흰색 소복과 검은색 마스크를 착용하고 광주지법 일대에서 서 있을 예정이다.

지난해 121212·12 군사반란 40주년에 맞춰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선보였던 무릎 꿇은 전두환동상도 등장한다. 5·18단체는 전씨 동상을 광주지법 정문 앞에서 설치해 전씨의 구속과 엄벌을 촉구할 방침이다. 전두환 동상은 죄수복을 입고 있는 전씨가 오랏줄에 묶인 채 감옥 안에서 무릎을 꿇고 있는 모습을 표현했다. 당시 전씨가 건강을 핑계로 재판에는 불출석하면서 골프를 치러 다닌 사실이 알려지며 분노한 시민들이 동상을 때려 일부 파손됐다. 5·18단체는 이번 전씨의 광주법정 출석에 맞춰 동상을 긴급 수리했다.

경찰도 비상이 걸렸다. 이날 최관호 광주지방경찰청장과 양우천 광주동부경찰서장 등은 광주지법을 방문해 전씨의 이동 동선을 점검하는 등 경비 계획을 논의했다. 지난해 3월 전씨의 광주법정 첫 출석 당시 배치됐던 경찰 인력은 500여명이었고, 이번에도 비슷한 규모를 동원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지난해 전씨가 광주법정을 빠져나갈 때 항의하는 시민에 둘러싸여 1시간여 지체됐던 점을 고려하면 올해는 이동 동선 확보에 중점을 둘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광주경찰청 관계자는 5·18단체를 찾아가 집회 계획과 대응 방안을 두고 논의했다.

5·18기념재단 관계자는 회원들에게 전씨가 오더라도 평화적으로 항의하자고 당부하고 있다. 경찰에 최대한 협조하고 자체적으로도 대응팀을 꾸려 안전사고를 막을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전씨는 2017년 펴낸 회고록에서 5·18 헬기 사격을 증언한 고 조비오 신부를 파렴치한 거짓말쟁이라고 비난해 20185월 재판에 넘겨졌다. 지난해 3월 처음으로 광주법정에 출석하며 재판이 진행됐고 올해 재판부가 바뀌며 공판절차가 갱신돼 다시 광주법정에 출석해야 한다. < 김용희 기자 >



전두환, 1년 만에 광주 법정 선다…27일 재판 출석

법원에 부인 이순자 동석 신청, 변호인 "법적 의무 당연히 이행"                               

전두환(89) 전 대통령이 5·18 민주화운동 40주년을 앞두고 또다시 광주의 법정에 출석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3 11일 사자명예훼손 사건 피고인 신분으로 법정에 선지 1년여 만이다.

20일 광주지법에 따르면 전씨 측은 재판부에 부인인 이순자 여사가 신뢰관계인 자격으로 법정에 동석할 수 있게 해달라고 신청서를 제출했다.

경찰도 이날 오후 광주지법을 찾아 경호 동선을 점검했다.

전씨의 법률 대리인인 정주교 변호사는 앞서 지난 6일 열린 공판 준비기일에서 "법에서 명한 의무면 당연히 이행하겠다" "그동안 피고인 출석 여부가 증거조사에 장애가 되지 않았다. 이후 다시 (불출석 허가) 신청을 하겠다"고 밝혔다.

전씨는 그동안 건강상의 이유로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하고 재판에 출석하지 않았다

하지만 재판장이 변경됨에 따라 공판 절차 갱신이 필요하게 됐다. 새 재판장인 광주지법 형사8단독 김정훈 부장판사는 지난 재판에서 다음 기일에 인정신문을 하기로 결정하고 전씨에게 소환장을 발송했다.

전씨의 다음 재판은 오는 27일 오후 2 201호 형사대법정에서 열린다.

광주지법은 오는 24일 오전 10시∼10 30분 광주지법 6층 대회의실(659)에서 방청권 응모 절차를 진행한다.

전씨는 앞서 2017년 펴낸 회고록에서 헬기 사격 목격 증언을 한 고() 조비오 신부에 대해 '신부라는 말이 무색한 파렴치한 거짓말쟁이'라고 비난하고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기소됐다.

한반도 종단철도 향해북쪽 문턱까지 동해선 잇는다

 [정부, 남북 철도협력 다시 추진

남북 오가는 철도 협력사업 당장은 제재 등에 현실성 낮아
철로 끊긴강릉~제진부터, 삼척~포항은 2022년 목표 공사중
남북협력사업 승인땐예타면제 경제성 장벽 넘고 신속 추진할 듯

정부가 남북 철도 연결 협력 사업을 다시 추진한다. 동해선 철도 남쪽 단절 구간 연결 사업을 우선 추진해, 남북 철도 연결과동아시아 철도공동체구상을 현실화하는 마중물로 삼겠다는 포석이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합의한 ‘4·27 판문점선언두돌인 27동해북부선 추진 기념식을 강원도 고성군 제진역에서 연다고 20일 통일부와 국토교통부가 발표했다. ‘동해북부선은 강원도 강릉~제진 구간(110.9)으로, 한반도 종단 동해선 철도 구간 가운데 사실상 유일한 단절 구간이다.

정부는 동해북부선 추진 기념식에 앞서 23, 김연철 통일부 장관 주재로 남북교류협력추진협의회를 열어동해북부선 강릉~제진 철도건설사업을 남북교류협력사업으로 승인할 예정이다. 이렇게 되면 실제 착공에 필요한 예비타당성조사를 면제받을 수 있는 길이 열린다.

2018 12월 동해선 철도 남북공동조사단이 두만강 철교 위에서 함께 기념사진을 찍는 모습.

동해북부선 강릉~제진 철도건설사업은 형식논리로만 따지면 국내 기반 건설 사업이다. 하지만 그 함의와 잠재력은 크다. 이는 남북 정상이 2007년과 2018년 정상회담에서 거듭 확언한 남북 철도 협력 사업은 물론, 이를 통한한반도 신경제 구상동아시아철도공동체 구상현실화의 필수 전제조건이어서다.

길게는 1992끊어진 철도와 도로를 연결하기로 한 남북기본합의서 채택 이후 28년이 지났는데도 강릉~제진 구간 110.9㎞가 단절 상태를 벗어나지 못한 핵심 원인은경제성 미비. 역설적으로 정부의동해북부선 강릉~제진 철도건설사업추진 발표를 강력한 남북 철도 협력 실행 의지의 표현으로 해석할 수 있는 배경이다.

한반도 종단 동해선 철도의 북쪽 구간은 비록 낙후하긴 했지만 모두 연결돼 있다. 두만강역에서 시베리아횡단철도(TSR), 남양역에서 만주횡단철도(TMR)·중국횡단철도(TCR)와 연결돼 유라시아대륙으로 달릴 수 있다. 동해선 남쪽 구간은동해남부선’(부산~포항)이 운행 중이고, ‘동해중부선의 강릉~삼척(60.3) 구간은 철로가 깔려 있고, 삼척~포항 166.3㎞ 미연결 구간(포항~영덕 구간은 2018 125일 부분 개통) 2022년 완공 목표로 공사가 한창이다.

남북 철도 협력 사업의 양대 축은 서쪽 경의선과 동쪽 동해선인데, 북쪽은 동해선 쪽에 더 많은 관심을 보여왔다. 김일성 주석은 생전에러시아나 중국 흑룡강성(헤이룽장성)에서 수출하는 물자를 두만강역에서 넘겨받아 동해안에 있는 철길로 날라다 주면 한해 10억달러 이상의 돈을 벌 수 있다”(1994 610일 벨기에 노동당 중앙위원장과의 담화)고 했고, 김정일 국방위원장도부산항에서 동해선으로 시베리아철도와 연결하면 좋다”(2002 4월 임동원 특사와의 담화)고 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극동 발전 전략인신동방정책을 활성화하자면 시베리아횡단철도와 한반도종단철도의 연결이 관건이다.

정부가 4·15 총선 뒤 첫 대북 행보로동해북부선 강릉~제진 철도건설사업추진을 꺼내든 데에는 여러 고려가 작용했다. 우선 남북을 오가는 철도 협력 사업은 유엔·미국의 고강도 대북 제재와 남북관계의 장기 교착 탓에 당장은 현실성이 낮다는 고민이 깔려 있다. 동해선 남쪽 단절 구간 연결에 우선 나서 한반도종단철도 연결과 관련한강력한 실행 의지를 북한을 포함한 중·러 등 동북아 관련국에 밝혀연쇄반응을 이끌어내고 싶다는 것이다.

둘째, 여권의 4·15 총선 압승으로경제성 미비라는 걸림돌을 뛰어넘을 정치적 동력이 확보됐다는 판단도 작용했다. 2018 4·27 판문점선언 직후 국토교통부가 국회에 보고한 내용을 보면, 강릉~제진 단절 구간 연결 사업비는 23490억원으로 예상된다. 실제 건설사업이 이뤄지려면 국회의 예산 승인이 필수적이다. 민주당 주도의 21대 국회에서 예산 승인이 어렵지 않으리라는 게 정부의 예상인데, 총선 이후 이런 달라진 정치 상황 전망 또한 강력한대북 신호로 작용할 수 있다.

셋째, 코로나19 장기화에 대응한 경제활성화 기대도 깔려 있다. 앞서 강원연구원은 동해북부선 건설사업으로 생산 유발 47426억원, 부가가치 유발 19188억원, 고용 유발 38910명이 기대된다는 연구 결과를 2018년에 내놓은 바 있다. < 이제훈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