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예약제 최고급 룸살롱서 수차례 향응 의혹

민주 "1회 수백만 원 비용, 한 번도 돈은 안 내"
"지귀연 판사 얼굴이 선명하게 찍힌 사진 확보"
"내란수괴 풀어주자 너무 열받아서 제보했다고"

청탁금지법 위반에 뇌물죄 성립까지 중대 사안
윤석열 측에 룸살롱 약점 잡혀서 석방 등 특혜?

당장 내란 재판에서 배제, 감찰 실시할 것 촉구
"사법부 주저하면 사진 공개 포함해 추가 대응"

 

지귀연 부장판사가 21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윤석열 전 대통령 내란 우두머리 혐의 형사재판 2차 공판에서 취재진들의 퇴장을 명령하고 있다. 2025.4.21 [사진공동취재단] 연합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혐의 사건을 맡고 있는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 재판장 지귀연 부장판사가 최고급 룸살롱에서 직무 관련자로부터 여러 차례 불법적인 향응 접대를 받았다는 충격적인 의혹이 제기됐다. 더불어민주당은 룸살롱 내부에서 찍힌 지귀연 판사의 선명한 얼굴 사진도 확보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 판사가 형사사법 사상 최초의 '시간 단위' 구속기간 계산법을 동원하고 체포적부심 소요 시간까지 구속기간에 산입하는 위법한 결정으로 윤석열을 석방한 데 이어, 재판 진행에서도 각종 특혜를 제공하며 재구속도 하지 않는 배경에는 윤석열 측에 룸살롱 관련 약점이 잡혀 있었던 사정이 작용한 게 아니냐고 민주당은 의심하고 있다. 이에 따라 지 판사를 즉각 내란 재판에서 배제하고 감찰을 실시해야 한다고 법원행정처에 요구했다.

 

김용민 의원은 14일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지금 내란수괴 윤석열 재판을 하고 있는 지귀연 부장판사가 수차례 고급 룸살롱에서 술 접대를 받았다는 아주 신빙성 있는 제보에 사진까지 받았다. 룸살롱이 (어디인지) 구체적으로 특정이 됐다"며 "1인당 100만 원에서 200만 원 정도의 비용이 나오는 룸살롱에서 여러 차례 술을 마셨고 단 한 번도 그 판사가 돈을 낸 적이 없다는 구체적인 제보를 받았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천대엽 법원행정처장을 향해 "일단 이 정도 문제가 되면 재판부터 바로 직무 배제하고 당장 감찰해야 하는 것 아닌가. 최소 100만 원이 넘는 사안이기 때문에 뇌물죄가 성립하거나, 적어도 청탁금지법 8조 1항은 무조건 위반으로 보인다. 아주 중대한 사안"이라며 "사법부의 신뢰는 좋은 재판도 있지만 이렇게 비리에 연루된 판사들이 재판하지 못하게 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 접대를 도대체 누구로부터 받았는지, 윤석열 재판은 왜 이렇게 이상하게 흘러가고 있는지 등 관련성까지 다 따져봐야 한다"고 다그쳤다.

 

더불어민주당 김기표 의원이 14일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지귀연 부장판사가 접대를 받은 서울 강남 최고급 룸살롱의 실내 모습이라며 공개한 사진. 2025.5.14. 김기표 의원 제공

 

김기표 의원도 제보를 받았다면서 해당 유흥주점의 출입구 및 실내 사진을 PPT 화면에 띄워 공개했다. 김 의원은 "저희가 갖고 있는 사진들 중 몇 개만 제시하는 거다. 입구는 허름해 보여도 서울 강남에서 예약제로 운영되는 최고급 룸살롱이라고 한다"며 "내부가 아주 럭셔리하다. 지귀연 판사가 거기 갔었다는 사진들은 저희가 이미 가지고 있다. 굉장히 신빙성이 높은 제보"라고 설명했다.

 

나아가 "(지 부장판사와) 같이 간 사람이 직무 관련자다. 아주 문제가 될 수 있다"면서 "자신의 돈을 내지 않고 밀접한 직무 관련자에게 접대를 받았다면 대단히 문제가 되는 행위 아니겠나. 굉장히 참담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또 "사실은 같이 간 사람이 너무 열받아서 제보했다고 한다. 내란수괴 풀어주는 걸 보고 '이럴 수 있나' 하면서 제보를 했다고 알려왔다"며 "사진을 보면 일시도 특정될 수 있다"고 했다.

 

이에 천대엽 법원행정처장은 당혹스러운 표정으로 "그 이야기는 금시초문이다" "독립된 기관인 윤리감사실에서 조사를 할 것 같다" "저는 생각할 수 없는 일이라서 지금 답변드리기는 어렵다" "돌아가서 사안을 확인해보고 검토하겠다" 등의 답변을 내놨다.

 

노종면 선대위 대변인은 따로 <룸살롱 판사에게 대한민국의 운명을 맡길 수 없다>는 제목의 서면 브리핑을 통해 지 판사가 룸살롱에서 찍힌 사진까지 갖고 있다고 공표했다. 노 대변인은 "민주당이 확보한 제보 사진에는 지귀연 판사의 얼굴이 선명하다. 사진이 찍힌 장소가 서울 강남의 최고급 룸살롱이라는 사실도 민주당이 확인했다"면서 "지귀연 판사에게 묻겠다. 고급 룸살롱 드나들면서 젊은 여성들과 고급 양주를 즐기는 50대 판사는 정상인가? 술값과 접대비는 본인이 직접 냈나? 판사 월급으로 감당이 되나?"라고 따져 물었다.

 

이어 "민주당이 확보한 제보에 따르면 룸살롱 비용은 지귀연 판사가 아니라 동석자가 부담했다고 한다. 해당 룸살롱은 서너 명이 술자리를 즐길 경우 400~500만 원은 족히 나오는 곳이다. 대법원 규칙 위반일 뿐 아니라 불법일 가능성이 매우 크다"며 "서울중앙지방법원은 지금 당장 지귀연 판사의 재판 업무를 배제하라. 이렇게 부도덕하고 불법 의혹이 짙은 판사에게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운명이 걸린 내란 재판을 맡길 수는 없다. 내란 세력이 지귀연 판사의 약점을 쥐고 재판에 개입한다면 누가 감당하고 책임질 수 있나?"라고 심각하게 우려했다.

 

8일 서울구치소에서 석방된 윤석열 대통령이 서울 한남동 관저 앞에서 지지자들을 향해 주먹을 쥐어보이고 있다. 연합

 

또 "내란 가담 피의자들이 구속 상태로 재판을 맡고 있는데 내란수괴로 지목된 자만 거리를 활보하는 현실을 어느 국민이 납득할 수 있나? 윤석열을 풀어주고 윤석열의 언론 노출을 막아주고 비공개 재판을 고집하는 기이한 상황이 지귀연 판사의 약점과 무관하다고 장담할 수 있는가?"라면서 "현직 판사, 그것도 내란 사건 재판장의 룸살롱 접대 의혹이다. 사법부에 대한 신뢰, 재판 결과의 권위를 위해서라도 지귀연 판사는 내란 재판에서 손을 떼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러면서 "지귀연 판사 스스로 법복을 벗어야 마땅하지만 기대하기 어렵다. 사법부의 신속한 재판 배제, 철저한 감찰 실시를 촉구한다"며 "더불어민주당은 사법부가 주저할 경우 사진 공개를 포함한 추가 대응에 나설 수밖에 없다는 점을 천명한다"고 강하게 압박했다.

 

조국혁신당도 가세했다. 윤재관 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국회에서 공당이 구체적인 의혹을 제기한 이상 지귀연 판사는 지체없이 스스로 내란 재판에서 손을 떼야 한다. 룸살롱 접대 의혹을 받는 판사가 내란 재판을 이어가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사법부는 당장 감찰에 착수해야 한다. 또한 지귀연 판사는 즉각 이 의혹에 대해 입장을 밝혀야 한다. 검찰 캐비닛에 자신의 건이 쌓여있어 검찰이 시킨 대로 내란수괴 윤석열에 각종 특혜를 제공한 것인지도 답해야 할 것"이라고 몰아붙였다.

 

아울러 "이 의혹을 접한 국민은 지귀연 판사가 윤석열 내란수괴를 풀어주고 지하 통로 출입 및 재판 비공개 특혜를 제공한 이유를 이제야 알겠다고 한다"면서 "조국혁신당은 이틀 전 만인에게 평등한 법 집행을 위한 '법왜곡죄' 도입을 골자로 한 일명 '지귀연 판사 방지법'을 발의했다. 법관이나 검사가 위법 또는 부당한 목적을 가지고 공소권의 현저한 남용, 법령 적용의 왜곡 등 행위를 한 경우 10년 이하의 징역과 10년 이하의 자격정지를 하도록 했다. 조국혁신당은 '지귀연 판사 방지법'의 조속한 국회 통과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전했다.  < 민들레 김호경 기자 >

한국 개신교계 일부의 극우화 현상에 대한 비판 담겨

 
4월20일 울산 병영교회에서 부활절 예배를 하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 김태선 민주당 의원 페이스북 갈무리

 

“이재명 후보에게 미안합니다”

‘이재명 후보에게 미안한 개신교인들의 한목소리’ 서명운동이 13일 시작됐다. 이날 개신교계 일부가 김문수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 지지 선언을 하는 가운데 나온 다른 목소리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가 받는 부당한 공격에 대한 사죄와 함께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국면에서 뚜렷해진 한국 개신교계 일부의 극우화 현상에 대한 비판이 담겨 있다.

 

서명문은 “예수 그리스도께서 전한 복음은 사랑과 공의”라고 전제하며 “적지 않은 한국 교회 교인들은 ‘이재명을 혐오하라’는 메시지에 여러 해 노출됐고, 그것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실어 공유하는 방식으로 이재명을 악마화하는 죄악에 빠져들기도 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정확히 규명되지 않은 사실을 일방적으로 비난하고 선을 넘은 비방을 해왔다면, 악한 짓을 멈추고 그에게 ‘미안하다’고 말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들은 12·3 내란사태를 옹호하고, 윤 전 대통령 탄핵을 반대한 교계 인사들을 비판했다. 서명문은 “이재명을 공격했던 자들은 자신들이 교계의 대표라며 많은 개신교인들의 진심을 호도했다. 우리는 그들을 대표로 세운 적이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들은 민주주의를 비웃으며 내란을 합리화하지만, 우리는 내란 수괴를 지지한 적도, 내란을 지지한 적도 없다. 오히려 깨어 있는 시민들과 한마음으로 밤잠을 설치며 나라를 걱정해 왔다”며 “더는 그들이 교계를 대표한다는 거짓말에 속지 말아야 한다”고 일갈했다.

 

이들은 이 후보에 대한 입장도 밝혔다. 서명문은 “이재명 후보가 꿈꾸는 대동세상은 성경의 하나님 나라와 맞닿아 있다”며 “강자가 약자를 억압하지 않는 나라, 약한 자도 억울한 일을 당하지 않는 나라, 함께 잘 사는 세상, 성경이 말하는 하나님 나라”라고 평가했다. 이어 “교회는 그를 비난했다”고 지적하며 “한국 교회의 교인들이여, 우리와 우리 동료 중 이재명을 괴롭힌 일에 대하여 미안하다고 말합시다”라고 제안했다.

 

서명 운동을 준비한 교인 가운데 한 명인 윤환철씨는 14일 한겨레에 “교회의 이재명 후보 악마화를 그냥 보기만 해야 하는 평범한 교인들의 답답함이 있었다”며 “지지 선언 이전에 미안한 마음을 담는 것이 먼저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서명 운동은 실명과 소속 교회 또는 단체를 입력해야 참여할 수 있기 때문에 소속 교회 목사와는 다른 일반 교인들의 입장이 드러나기도 한다. 윤씨는 “이재명 후보를 비난한 목사가 있는 교회의 신도들도 글을 남겼다”며 “이런 교인들의 내적 갈등도 느낄 수 있었다”고 전했다.

 

한편, 13일 전국기독교단체연합과 수도권기독교총연합회 등 보수 개신교인들은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김문수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 지지를 선언했다. 이들은 김 후보가 “반성경적·비윤리적 악법들을 저지하는 데 최고의 후보”라며 “차별금지법이나 학생인권법과 같은 반성경적 악법들을 저지할 수 있는 가장 적임자”라고 지지 이유를 밝혔다. < 한겨레 신윤동욱 기자 > 

 

아래는 ‘이재명 후보에게 미안한 개신교인들의 한목소리’ 서명문 전문.

 

“이재명 후보에게 미안합니다”

예수 그리스도께서 전한 복음은 사랑과 공의입니다. 그 복음으로 변화된 사람은 바른 판단도 할 수 있게 됩니다. 적지 않은 한국 교회 교인들은 ‘이재명을 혐오하라’는 메시지에 여러 해 노출됐고, 그것을 SNS에 실어 공유하는 방식으로 이재명을 악마화하는 죄악에 빠져들기도 했습니다. 정확히 규명되지 않은 사실을 일방적으로 비난하고 선을 넘은 비방을 해왔다면, 악한 짓을 멈추고 그에게 “미안하다”고 말해야 합니다.

이재명 후보는 부당한 기득권 구조를 해체하고 공공의 이익을 수호하는데 도전한 보기 드문 행정가이고, 정의로운 정치 구조에 헌신하는 훌륭한 정치인입니다. 그럴수록 그는 더러운 이익을 취하려는 집단의 위협에 시달려왔고, 마침내 살인자의 흉기가 목을 찔렀지만 그 사명을 멈추지 않고 있습니다. 정치적 살인, 사법적 살인, 물리적 살인 시도를 극복하고 여기까지 왔습니다. 우리는 그를 아끼고 보호하는 것이 곧 우리 모두를 위하는 것이라고 믿습니다.

한국 개신교인들은 정치인 이재명을 공격하는데 눈이 멀어서 그 세력들이 이단이든, 무속이든, 사이비종교든 가리지 않고 그들과 손을 잡기까지 했습니다. 진짜 신앙을 가졌다면 과연 그것이 옳은지 스스로에게 물어야 합니다. 그런데도 십계명의 첫 계명을 무시하면서 자기들이 옳다고 항변하고 있습니다.

이재명을 공격했던 자들은 자신들이 교계의 대표라며 많은 개신교인들의 진심을 호도했습니다. 우리는 그들을 대표로 세운 적이 없습니다. 그들은 민주주의를 비웃으며 내란을 합리화하지만, 우리는 내란 수괴를 지지한 적도, 내란을 지지한 적도 없습니다. 오히려 깨어 있는 시민들과 한마음으로 밤잠을 설치며 나라를 걱정해 왔습니다. 더는 그들이 교계를 대표한다는 거짓말에 속지 말아야 합니다.

이재명 후보가 꿈꾸는 대동세상은 성경의 하나님 나라와 맞닿아 있습니다. 강자가 약자를 억압하지 않는 나라, 약한 자도 억울한 일을 당하지 않는 나라, 함께 잘 사는 세상, 성경이 말하는 하나님 나라입니다. 그러나 교회는 그를 비난했고, 언론은 그의 등에 ‘인격파탄자’라는 칼을 꽂았습니다. 검찰은 폭압적 수사로 그와 그 동료들까지 괴롭혔고, 법원은 혼란과 악의에 찬 판결문으로 사법을 가장한 폭력을 휘두릅니다. 국민들과 유권자들을 속이기 위한 것임은 삼척동자도 알 수 있는 일입니다. 우리는 이재명 후보가 자랑스러운 시대의 일꾼으로 남기를 원하기에, 괴롭힘을 그만두라고 엄중하게 요구합니다.

우리는 성도 이재명이 자신이 속한 개신교는 물론, 어떤 종교도 정파적 행동에 끌어들이지 않은 것을 고맙게 여깁니다. 그러나 이재명이 자기 교인이 아니라며 버린 목사는 회개해야 합니다. 부끄러운 한국교회의 또 다른 민낯입니다.

법비들과 싸우는 이재명은 우리 모두를 대신하고 있습니다. 법비들은 정의로운 시민들의 철퇴를 맞을 것입니다. 선출되지도 않았으면서 알량한 권력을 가지고 있다고 기소권으로 장난을 쳤던 검사들, 시민들을 기만하며 부당한 판결을 해왔던 판사들, 낯 두꺼운 언론인의 이름은 응분의 반성이 있을 때까지 거명할 생각입니다.

대한민국은 깨어 있는 시민들의 민주적인 행동으로 내란을 극복해 가고 있습니다. 어지러운 세계의 민주주의에 등불이 되고 있습니다. 반면, 내란을 획책하고 동조하는 공동체의 적들은 지속된 패배에서도 교훈을 얻지 못하고 있습니다.

한국 교회의 교인들이여, 우리와 우리 동료 중 이재명을 괴롭힌 일에 대하여 미안하다고 말합시다. 그것이 한국 교회를 진리로 돌아오게 하는 중요한 걸음이고, 미래에 더욱 훌륭한 정치인들을 불러내는 필요조건입니다.

우리의 사명은 기독교 국가를 만드는 데 있지 않습니다. 오히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기독교의 가치입니다. 사랑과 공의, 악행에 대한 철저한 심판과 처벌, 그 후에 용서와 화해하는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이 글은 이재명 후보에 대한 일방적인 추종이 아닌 그동안의 상황을 보면서 그에 대한 미안함을 조금이라도 표시하기 위하여 작성되었음을 밝히는 바입니다.

“이 시대의 교인들이여, 이재명에게 미안하다고 말합시다”

2025년 5월 13일, 연명인 일동

※이 글에 서명하시는 한 분 한 분이 발의인이자 연명인 입니다.

 

 

김용민 “구체적 제보를 받았다. 그 판사가  지귀연 부장 판사”

 

 
 
김용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오른쪽)이 14일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천대엽 법원행정처장(왼쪽)에게 질의를 하고 있다. 국회의사중계시스템 갈무리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혐의 사건을 맡은 재판장이 유흥주점에서 여러 차례 향응을 받았다는 주장이 나왔다.

 

김용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4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어떤 판사가 룸살롱에서 접대를 받았다는 매우 구체적인 제보를 받았다”라고 밝혔다. 이어 “1인당 100만원에서 200만원 정도의 비용이 나오는 룸살롱에서 여러 차례 술을 마셨고, 단 한 번도 그 판사가 돈을 낸 적이 없다. 접대를 받았다는 구체적 제보를 받았다”며 “그 판사가 (윤 전 대통령 재판을 하는) 지귀연 부장 판사”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구체적이고 신빙성 있는 제보이고 사진까지 제보가 들어왔다”라고도 주장했다. 김 의원은 “최소 100만원이 넘는 사안이기 때문에 뇌물죄가 성립되거나 청탁금지법 8조 1항은 무조건 위반한 것으로 보인다”라며 직무배제와 감찰 등을 요구했다. 이날 법사위에 출석한 천대엽 법원행정처장은 “돌아가서 상황을 확인해보고 검토하겠다”라고 답변했다.

 

이에 대해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은 “명예를 생명처럼 여기는 법관에 대해서 의혹 제기를 하려면 기본적으로 언제, 어디서, 누구로부터, 어떤 방식으로 로비가 이뤄졌고 그것에 대한 증거가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밝혀야 한다고 생각한다”라며 “그런 것 없이 좌표 찍기를 하는 것은 예전에 베네수엘라에서 법관을 압박할 때 쓰던 수법”이라고 반박했다. < 한겨레 정환봉 기자 >

 

‘서부지법 난동’ 남성 2명, 징역 1년6개월·1년 실형

 
 
내란죄 피의자 윤석열 전 대통령의 구속 영장이 발부되자 윤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법에 난입해 기물과 유리창 등을 파손한 1월19일 오후 건설업자가 깨진 창문의 블라인드를 제거하고 있다. 김영원 기자 

 

지난 1월 서울서부지법에 침입해 난동을 부린 남성 2명이 징역 1년6개월과 징역 1년을 각각 선고받았다. 서부지법 난동 사태 이후 법원이 내린 첫 선고다.

 

서울서부지법 형사6단독 김진성 판사는 14일 오전 10시 특수건조물침입 등 혐의를 받는 김아무개씨에게 징역 1년6개월을 선고했다. 김씨는 1월19일 새벽 윤석열 전 대통령 구속영장 발부 소식을 듣고 서부지법에 들어가 벽돌 등으로 법원 건물 외벽을 부수고 법원에 들어갔으며, 이를 막던 경찰관들을 몸으로 밀어 폭행한 혐의를 받는다.

 

특수건조물침입 등 혐의를 받는 소아무개씨에겐 징역 1년을 선고했다. 소씨는 당시 법원 1층까지 들어갔으며, 법원 건물 외벽을 부순 혐의를 받는다.   < 임재희 기자 >

 

‘서부지법 난동’ 실형 선고 판사 “시민들 계속 관심 가져주시길”

 

 
 
14일 오전 법무부 차량이 서울서부지법을 나오자, 윤석열 전 대통령 지지자 등이 태극기를 흔들며 소리치는 모습. 장종우 기자

 

“(서울서부지법 난동 사건에서) 대한민국 법원과 경찰 모두가 피해자라고 생각합니다. 지금도 우리 모두가 수습하는 과정인 것 같아요. 어려운 시기 시민들께서 사법부뿐 아니라, 검찰, 경찰, 법원, 정치에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져주시기 바랍니다.”

 

14일 오전 10시 서울서부지법 407호, 형사6단독 김진성 판사는 서부지법 난동 사건의 첫 선고를 내리기 전에 이렇게 소회를 밝혔다. “중요 사건이라 긴장이 된다”며 입을 연 김 판사는 “어제 딸 아이와 산책하면서 ‘아빠 내일 어려운 사건 선고한다’고 얘기하니 ‘이재명 사건인가요, 윤석열 사건인가요’라고 물어보더라”며 “절차와 사정이야 그 사건이 더 어렵고 복잡하겠지만 결단과 선고 순간에 어느 사건이 더 어렵고 쉬운 사건은 없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판결문을 여러번 썼다 지웠다를 반복했다. 오늘 선고가 정답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며 “이 선고가 피고인 이전 인생과 남은 인생을 좌우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남은 인생 피고인 본인답게 살아가시길 바란다”고 했다.

 

김 판사는 특수건조물침입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아무개(35)씨에게 징역 1년6개월, 소아무개(28)씨에게 징역 1년을 선고했다. 이들은 지난 1월19일 새벽 3시께 윤석열 전 대통령 구속영장 발부 소식을 듣고 서울서부지법 건물 외벽을 부수고, 법원 안으로 난입한 혐의(특수공용물건손상·특수건조물침입)를 받는다. 김씨는 법원 진입을 막는 경찰관들을 몸으로 밀친 혐의(특수공무집행방해)까지 추가됐다.

 

김 판사는 이날 “사법부의 영장 발부를 정치적 음모로 해석·규정하고, 그에 대한 즉각적인 응징·보복을 이뤄야 한다는 집념·집착이 이뤄낸 범행”, “범행의 결과는 참혹하다”며 이들에게 실형은 선고했다. 그러나 이들이 초범이며 반성의 태도를 보이고 우발적으로 범행을 저지른 점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앞서 검찰은 이들에게 각각 징역 3년과 2년을 구형했다.

            < 한겨레 임재희  장종우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