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탑승한 호송차가 지난 20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초역사거리에서 서울중앙지법으로 향하고 있다. ⓒ 사진공동취재단
구치소에 수감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헌법재판소를 오갈 때 법무부 호송차가 아닌 대통령 경호처의 캐딜락 차량을 이용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25일 열린 국회 윤석열 정부의 비상계엄 선포를 통한 내란 혐의 진상규명 국정조사특별위원회 5차 청문회에서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김성훈 대통령 경호처 차장 지시로 윤석열 대통령이 파란색 호송차량으로 이동하지 않고 뒤에 캐딜락 차량에 탑승해 이동하고 있다는 제보가 있다"고 밝혔다.
윤 의원은 이날 증인으로 출석한 김대경 경호처 경호지원본부장을 향해 "호송차가 아니라 경호차로 이동한다는 건데 알고 있었느냐"고 질문했다. 이어 윤 의원은 "만약 호송차가 아니라 경호차를 이용한다면 자유롭게 통화하고 지시할 수도 있고 증거도 인멸할 수 있다. 사실이라면 너무나 충격적"이라고 지적했다.
김 본부장은 "소관 업무가 아니다"라며 즉답을 피했고, 윤 의원은 "확인해서 국조특위에 보고해 달라"고 요구했다.
경기도 의왕시 소재 서울구치소에 구속수감되어 있는 윤석열 대통령은 그동안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변론과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형사재판 준비기일 등에 출석한 바 있다.
한편, 윤 의원의 의혹제기에 대해 서울구치소 측은 "대통령 이동은 경호와 관련한 보안사항이라 구체적으로 확인해줄 수 없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 오마이 김도균 기자 >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윤석열 정부의 비상계엄 선포를 통한 내란 혐의 진상규명 국정조사 특별위원회(내란 국조특위)' 5차 청문회에서 구치소에 수감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헌법재판소를 오갈 때 법무부 호송차가 아닌 대통령 경호처의 캐딜락 차량을 이용한다는 제보가 있다며 김대경 경호처 경호지원본부장에게 질의하고 있다. ⓒ 유성호
▲용산 대통령실 전경 ⓒ 연합
헌법재판소의 탄핵 심판 변론이 마무리되자 용산 대통령실이 윤석열 대통령의 복귀 준비 모드에 들어가 이른바 '떨 줄사람은 생각치도 않는데 김칫국부터 마시는' 모양새다.
윤 대통령은 전날 열린 탄핵 심판 제11차 변론에서 "제가 직무에 복귀하게 된다면 잔여 임기에 연연해하지 않고 국민의 뜻을 모아 조속히 개헌을 추진하여 우리 사회 변화에 잘 맞는 헌법과 정치구조를 탄생시키는 데 신명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또 "급변하는 국제정세와 글로벌 복합위기 상황을 감안하여, 대통령은 대외관계에 치중하고 국내 문제는 총리에게 권한을 대폭 넘길 생각"이라고도 말했다.
자신이 업무에 복귀할 경우 개헌을 통해 임기단축을 추진하고 권한도 총리에게 일임할 테니 탄핵을 기각시켜 달라는 '마지막 승부수'를 던진 것으로 풀이된다.
"대통령 개헌 의지 실현돼 새로운 시대 열기를 희망"
윤 대통령이 '업무 복귀'를 언급한 것과 발맞춰 대통령실도 26일 오전 기자실 공지를 통해 "대통령실은 대통령의 개헌 의지가 실현돼 우리 정치가 과거의 질곡에서 벗어나 새로운 시대를 열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이 어제 헌법재판소 탄핵심판 최후진술에서 임기 단축 개헌 추진, 국민통합 그리고 총리에게 국내 문제 권한 대폭 위임 등의 뜻을 밝혔다며 이같이 밝혔다.
대통령실은 그러면서 "대통령실 직원들은 각자 위치에서 맡은 바 임무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25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윤 대통령 탄핵심판 11차 변론에서 최종 의견 진술을 하고 있다 ⓒ 헌법재판소 제공관련사진보기
12.3 계엄 이전으로 업무를 '정상화'시키려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대통령실은 이날 오전 직원들을 동원해 기자실 앞 브리핑실의 자리를 정리하고 의자를 재배치하는 등 고위관계자들의 업무 브리핑 재개를 준비하느라 분주했다.
계엄 이후 정진석 비서실장 주재로 진행돼오던 수석비서관회의(실수비)도 기존처럼 다시 일요일로 원위치시키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통상 이 회의는 월요일에 열리는 대통령 주재 수석비서관회의(대수비)에 앞서 일요일에 개최하지만 계엄 이후부터는 주중에 열려왔다. < 오마이 김경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