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별적 정의는 정의인가" 조희대에 해명 촉구
"이재명 사건 기간 신속하고 충실하게 봤겠나"

권영준 ·신숙희 대법관은 13일간 국외 출장가고
마용주 대법관은 4월 9일에야 대법관에 취임해
이숙연 대법관은 사법부 인공지능위원장 맡아
사건 접수부터 선고까지 중요 판결만 최소 7건

"국민들이 납득 못하면 조희대 거취 판단해야"

 

조희대 대법원장이 13일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여야 의원들의 설전을 지켜보다 눈을 감고 있다. 2025.10.13. 연합
 

대선에 개입할 목적으로 졸속 처리했다는 의혹이 불거진 이재명 대통령 공직선거법 위반 상고심에 대한 현직 부장판사의 내부 비판이 제기됐다. 상고심 기간 대법관들의 국외 출장, 신임 대법관 취임, 여러 건의 중요 판결 처리 등이 있었는데, 충실한 심리가 가능했겠느냐는 지적이다. 이 부장판사는 조희대 대법원장이 납득할 만한 해명을 하지 못하면 스스로 거취를 결단해야 한다고 했다.

 

서울중앙지방법원의 한 부장판사는 21일 0시쯤 판사들의 온라인 게시판에 글을 올리고 "(조희대) 대법원장님께 마지막으로 해명을 요청드린다"면서, 지난 5월 이 대통령 선거법 사건을 파기환송한 대법원 전원합의체의 심리 과정에 대해 조목조목 짚었다.

 

이 부장판사는 "'지연된 정의는 정의가 아니다'라고 시작하는 지난 전원합의체 판결의 다수의견에 대한 보충의견에는 '대법관들은 빠른 시기에 제1심과 원심 판결문, 공판기록을 기초로 사실관계와 쟁점 파악에 착수하였고, (중간 생략) 이미 축적된 판례와 법리, 연구자료에 더하여 이 사건 쟁점에 관한 입체적이고 심층적인 추가 검토를 집중적으로 행하였으며, 이를 토대로 치열한 토론을 하였다'라고 기재돼 있다"면서 "(천대엽) 법원행정처장은 국정감사에서 판결문에 적시된 빠른 시기가 2025년 3월 28일(사건 접수일)이라고 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위 일자(3월 28일)부터 선고가 있었던 2025년 5월 1일까지 동안 대법원 홈페이지와 법원 내부전산망인 코트넷 등에서 확인할 있는 사정만으로 다음과 같이 일들이 있었다"며, 당시 대법원 내부 사정에 대해 나열했다.

 

○ 권영준 대법관은 2025. 3. 29.부터 2025. 4. 10.까지 칠레, 미국, 호주 등의 출장을 다녀왔습니다[대한민국법원 대국민서비스 – 보도자료/언론보도해명 – 2025. 4. 17.자(순번 2750번)].
○ 신숙희 대법관은 2025. 4. 7.부터 2025. 4. 19.까지 남아공, 아일랜드 등의 출장을 다녀왔습니다[대한민국법원 대국민서비스 – 보도자료/언론보도해명 – 2025. 4. 14.자(순번 2748번)].
○ 마용주 대법관은 2025. 4. 9.에서야 취임하였습니다[대한민국법원 대국민서비스 – 소식 – 포토뉴스(2025. 4. 9.자)].
○ 사법부 인공지능위원회가 2025. 4. 28. 이숙연 대법관을 위원장으로 하여 출범하였습니다[대한민국법원 대국민서비스 – 보도자료/언론보도해명 – 2025. 4. 28.자(순번 2759번)].

○ 공동재판연구관실에서 작성하는 대법원 판례 속보에 의하면 위 기간 동안 대법원 소부에서는,
- 2025. 3. 31.자 중요결정
- 2025. 4. 3.자 중요판결
- 2025. 4. 10.자 중요판결
- 2025. 4. 15.자 중요판결
- 2025. 4. 24.자 중요판결
- 2025. 5. 1.자 중요판결 
여러 건이 각 있었습니다.

 

이 부장판사는 "저는 이러한 상황 속에서 위 보충의견(서경환, 신숙희, 박영재, 이숙연, 마용주 대법관)이 말하는 신속하고 충실하게 이 사건을 심리하여 결론에 이르렀다는 점이 도저히 수긍이 가지 않는다"고 밝혔다.

 

또 "3권 분립의 한 축인 사법권은 선출되지 않은 권력이기 때문에 사법부의 판결이 권위를 가지고 존중받으려면 본질적으로 재판을 받는 당사자의 승복과 사법부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그 전제로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법원장님께 마지막으로 해명을 요청드린다"며 "특정 사건에 한하여 이례적이고 신속한 절차를 진행한 선별적 정의는 과연 정의입니까, 그 선별의 기준은 무엇입니까, 법관의 독립은 그 자체가 목적입니까, 법관의 정치적 중립성과 공정성을 담보하기 위한 수단입니까"라고 물었다.

 

그는 "만약 이 사건에 대해 국민들이 납득할 만한 해명을 하실 수 없다면, 마지막으로 남은 명예와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스스로 거취에 관한 결단을 해 주실 것을 요청한다. 부디 대법원장님께서 직접 하신 말씀들을 지키는 모습을 보여 주시기 바란다"면서, 글 말미에 대법원 홈페이지에 나오는 대법원장 인사말과 조희대 대법원장의 지난 2023년 12월 취임사를 첨부했다.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공무원은 국민에 대한 봉사자입니다(대법원 소개 – 대법원장 인사말).

재판이 공정하다고 인정받기 위해서는 재판의 전 과정에 걸쳐 공평한 기회가 보장되어야 할 것입니다. 재판 과정에서 누구에게나 동등한 발언의 기회를 주어야 함은 물론이고, 항상 겸손하면서도 공정한 태도로 임하여야 합니다. 불공정하게 처리한 사건이 평생 한 건밖에 없다는 것이 자랑거리가 아니라, 그 한 건이 사법부의 신뢰를 통째로 무너지게 할 수도 있다는 것을 반드시 명심해야 합니다(코트넷 – 게시판 – 공지사항 – 2023. 12. 11.자 취임사 중에서).

 

천대엽 법원행정처장이 15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대법원에 대한 2025 국정감사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 2025.10.15 [국회사진기자단] 연합
 

국정감사서 속속 드러나는 졸속 판결 정황

 

한편 이재명 정부 들어 처음 열리는 국정감사에서는 대법원이 지난 5월 1일 이 대통령의 선거법 심리할 당시 졸속·위법으로 했다는 정황들이 하나둘 드러나고 있다.

 

지난 15일 대법원 현장감사에서는 더불어민주당 전현희 의원의 질의 과정에서 형사 사건인 이 대통령의 선거법 사건을 '종이문서'가 아닌 '전자기록'으로 검토한 자체가 현행 형사소송 규칙에 어긋난다는 사실이 새롭게 확인됐다. 그간 대법원은 3월 28일부터 전자기록을 읽었다고 했는데, 그 절차 자체가 위법인 셈이다.

 

천대엽 법원행정처장도 "이 사건의 효력이 있는 원본, 형사사건에서 기록은 종이 기록이다. (전자기록은) 법적인 효력이 부여되는 것도 아닌 그야말로 편의적 보조적인 부수적인 장치"라고 했다.

 

또한 대법원의 그간 해명을 종합하면 이 대통령 사건이 전원합의체에 회부된 4월 22일부터 심리가 종결된 4월 24일까지 단 이틀 동안 7만 쪽에 달하는 종이 기록을 대법관 전원이 각자 복사해서 읽고 숙고했다는 취지로 이해되지만, 대법원 내 종이 기록의 행방은 확인되지 않았다.

 

정지연 법원행정처 재판사무국장은 '대법관들에게 언제 종이 기록을 배부했느냐'는 전 의원 질문에 "언제 배부되었는지 여부는 모른다"고 답했다. 이에 전 의원이 '대법관들에게 7만여 쪽에 해당하는 기록을 다 재판국에서 직원들이 다 교부를 했느냐 안했느냐'고 따졌지만, 정 국장은 "그 이야기는 듣지 못했다"고만 답했다.

 

권영준 대법관과 신숙희 대법관. 2025.10.20. 연합뉴스 자료사진

 

민주당 서영교 의원은 전날 서울고등법원 등 국정감사에서 권영준·신숙희 대법관 2명이 선거법 사건을 대법원 접수한 3월 28일부터 선고가 내려진 5월 1일까지 35일밖에 되지 않는 상고심 기간에 13일 동안 장기간 국외 출장에 갔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천대엽 처장은 그간 국회에서 "처음 3월 28일 접수됐을 때부터 바로 '모든 대법관'이 기록을 보기 시작했다"고 했지만, 실상은 법관들이 장기간 자리를 비운 셈이다.

 

대법원은 대법관들의 국외 출장으로 졸속 심리 의혹이 불거지자, "출장 중에도 필요한 경우 비서실로부터 자료를 받아 검토할 수 있는 여건"이라고 해명했다.   < 김성진 기자 >

 

서울선 '동맹 수탈', 뉴욕선 '독재·폭정' 반대

서울선 'NO 트럼프', 뉴욕선 'NO 킹스'
'동맹 수탈' 트럼프 규탄…"날강도 수준"
3500억 달러 투자 약속 전면 철회 촉구

APEC 전 '무리한 협상 타결' 위험 경고
21일부터 '국민농성', 25일 시민 대행진

뉴욕·워싱턴·시카고 2600개 도시·마을서
"우리의 민주주의, 끝날까 봐 두렵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동맹 수탈' 정책에 맞서 주권과 국익을 수호하고자 발족한 시민사회 연대조직인 트럼프위협저지공동행동(준) 주최로 18일 광화문에서 'NO트럼프 범시민대행진'이 열렸다. 참석자들이 주한미대사관 앞에서 'NO 트럼프'를 외치고 있다. 2025. 10. 18 민중의소리 영상 갈무리
 

토요일인 18일 서울과 뉴욕을 포함한 한국과 미국 주요 도시가 분노하는 양국 국민들의 "트럼프 반대" 물결로 뒤덮였다. 한국에선 '3500억 달러 강탈 시도' 등 제국주의 행태가, 미국에선 날로 독재화하는 트럼프의 폭정이 초점이었다.

 

서울에선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의 '동맹 수탈' 정책에 맞서 주권과 국익을 수호하고자 발족한 시민사회 연대조직인 트럼프위협저지공동행동(준) 주최로 'NO트럼프 범시민대행진'이 열렸다. 집회는 오후 3시 "윤석열 탄핵"을 외쳤던 광화문광장 서십자각터에서 시작해 미국대사관-종로-시청으로 도심 행진을하고, 미국대사관 앞 차로에서 트럼프를 규탄하고 집회를 마무리했다.

 

한국서도 미국서도 "트럼프 반대" 물결
서울에선 'NO트럼프', 뉴욕선 'NO 킹스'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은 서십자각터 집회에서 "한미동맹은 미국 스스로, 트럼프가 이미 걷어찼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면서 "열흘 후 방문하는 트럼프에게 우리 민중들의 목소리를, 우리 국민이 민주주의를 지켜낸 그 힘을 다시 한번 보여줘야 할 때"라고 말했다. 그는 "지금 이 정부가 해야 할 일은 무엇인가. 우리 경제와 경제주권을 지키기 위해 단호하게 트럼프에게 NO라고 얘기하고 협상장을 걷어차고 우리의 자주권을 지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참가 시민들은 "대미 투자 전면 철회" "NO 트럼프"라고 쓰인 손피켓을 들고 거리를 행진했으며, '이런 게 동맹이냐! 대미 투자 강요 규탄!' 등의 구호를 외치기고 했다.

 

미대사관 앞에서 진행된 정리 집회에서 시민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고율 관세를 무기로 대미 투자 3,500억 달러(약 480조 원)를 선불이라며 전액 현금으로 낼 것을 압박하는 것에 대해 "날강도"라고 성토하며 이재명 정부에 대미 투자 협상을 중단하고 투자 약속을 전면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특히 정부 협상팀이 오는 31일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앞서 열릴 한미 정상회담을 의식해 무리하게 타결을 서두르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됐다.

 

11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경찰이 '트럼프 방한 반대, 약탈적 투자 강요 규탄' 등을 주장하며 연좌시위를 벌이던 한국대학생진보연합 회원들을 해산 및 이동조치 하고 있다. 2025.10.11 연합
 

'동맹 수탈' 트럼프 규탄…"날강도 수준"
"3500억 달러 투자 약속 전면 철회 촉구

 

김재하 전국민중행동 공동대표는 미 대사관 앞 집회에서 "한미 정상회담 전 타결을 목표로 한미 협상 대표들이 3500억 달러 대미 투자를 두고 현찰 선불, 10년 또는 3년 분할 등 말들이 많다"면서 "APEC 이전에 합의는 다 하고 정상회담은 요식 절차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의 동맹수탈에 굴복하면 대한민국 경제는 다시는 일어서지 못하고 고꾸라질 만큼 위기의 수준이 다르다. 반드시 막아야 한다"며 "자칫 방심하면 국민들도 모르는 사이에 관료들이 나라를 통으로 팔아먹을지 모른다"고 주장했다.

 

김재연 진보당 상임대표도 "3500억 달러 투자금액을 3년 안에 내라는 미국의 요구를 10년에 나눠 내겠다거나, 통화스와프를 전제로 우리에게 조금 덜 위험하게 하겠다는 접근방식으로 수용해서는 안 된다. 또 APEC 정상회의까지 어떻게든 협상을 마무리 짓겠다는 속도전에 매우 큰 우려를 보낸다. 이미 이 대미 투자의 기만성을 깨달은 국민들은 신중하게, 당당하게 협상해야 한다. 우리 정부 믿을테니 국민을 믿고 당당하게 하라. 국민이 우선이고 국익이 우선이다. 위험하다"고 가세했다.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회의와 국제통화기금 및 세계은행(IMF/WB) 연차총회 참석차 미국 워싱턴DC를 방문 중인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6일(현지시간) 국제통화기금(IMF)에서 워싱턴 특파원들과 인터뷰하고 있다. 2025.10.17 [기획재정부 제공] 연합
 

APEC 이전 '무리한 타결' 추진 위험 경고
21일엔 '국민농성', 25일 2차 시민 대행진

 

앞서 일부 언론은 한미가 3500억 달러의 투자 시기를 최대 10년으로 분할하고 원화로 투자금을 조달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보도했다. 이에 방미 중인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6일 "처음 듣는 얘기"라면서 이를 부인했다.

 

트럼프의 '제국주의적 행태'에 대한 규탄 행사는 이번 주에도 이어진다. 21일 오전 10시엔 광화문에서 각계 시국선언 기자회견과 '국민농성'이 예정돼 있고, 25일 오후 3시에는 숭례문에서 트럼프위협저지공동행동(준) 주최로 2차 'NO트럼프 범시민대행진'이 진행된다.

 

앞서 각계 원로들은 16일 전국시국회의 주관으로 서울 향린교회에서 발표한 시국 선언문을 통해 △ 한국 경제와 한국민의 삶 파탄 낼 3500억 달러 대미 투자 반대한다 △ 트럼프 정권은 약탈적 통상 압박을 즉각 중단하라 △ 이재명 정부는 시민의 힘을 믿고 당당하게 맞서라 등의 요구 사항을 제시했다.

 

18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시청 앞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정책에 항의하는 시위 중, 트럼프 마스크를 쓴 시위자가 "나는 역겨운 성도착자"라고 쓰인 피켓을 들고 있다. 2025. 10. 18 [로이터=연합]
 

뉴욕·워싱턴·시카고 2600개 도시·마을서
트럼프 폭정 반대 'NO 킹스' 시위 물결

 

이날 태평양 건너 미국에서도 트럼프의 폭정과 독재화 시도를 성토하는 'NO 킹스'(왕은 없다) 집회가 수도 워싱턴D.C.와 뉴욕, 보스턴, 시카고, 로스앤젤레스, 샌프란시스코, 애틀랜타, 휴스턴을 포함해 50개 주 2600개 도시와 마을에서 열렸다.

 

뉴욕타임스는 '트럼프는 이제 그만! 대통령 규탄 시위대 전국서 단결'이란 기사에서 "전국 도시들에서 수많은 항의 군중이 모여 왕처럼 행동한다고 보는 대통령을 규탄하고, 트럼프 행정부에 맞서 하루 내내 대규모 항의 시위를 벌였다"고 보도했다. 이번 행사는 전국 및 지역 단체들과 진보 단체인 인디비저블, 무브온 등이 주최했으며, 배우 로버트 드 니로 등 여러 유명인이 공개 지지를 보냈다.

 

뉴욕타임스와 로이터, 연합뉴스에 따르면, 정오가 되자 뉴욕 맨해튼 타임스퀘어는 축제 같은 분위기에서 수만 명의 인파로 넘쳐났고, '나는 어떤 왕에도 충성 맹세를 안 한다'란 문구 등이 적힌 다채로운 손피켓들로 가득 찼다. 오리건주 포틀랜드에서 시작된 '개구리 복장'을 시민도 있었다. 시위대는 성조기를 흔들며 "트럼프는 이제 그만!"이라고 외쳤고 7번 애비뉴를 따라 남쪽으로 행진했다. 'NO 킹스' 구호는 미국 식민지를 지배했던 영국 왕 조지 3세를 가리키는 것으로 트럼프의 '제왕적' 국정 운영을 겨냥한 말이다.

 

수만 명의 뉴욕 시민들이 18일 맨해튼 타임스퀘어에서 열린, 트럼프 폭정에 반대하는 'NO 킹스'(왕은 없다) 시위에 참석했다. 2025. 10. 18 [AFP=연합]

 

수만 명, 맨해튼 타임스퀘어 꽉 채워
"우리의 민주주의, 끝날까 봐 두렵다"

 

주최 측은 시민들이 최근 몇 달 트럼프의 '독재적' 행동에 분노하고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는 대학 공격, 이민자 추방, 도시 내 연방군 배치, 정적 기소, 언론 탄압, 선거구 재편, 법원 판결 무시 등을 대표적 사례로 들었다.

 

수도 워싱턴D.C.에서도 오전부터 미 의회 의사당 앞으로 인파가 몰려들기 시작해 백악관과 의사당을 잇는 펜실베이니아 애비뉴를 가득 메웠다. 시위 참가 이유에 대해 에드 클리멕(62)은 "우리의 민주주의가 끝날까 봐 두렵다..우리 목소리를 내기 위해 왔다"고 말했고, 페피 그레코(69·여)는 "지금 일어나는 일들에 내가 너무 무력하다고 느껴서 나왔다고 말했다.

 

주방위군 투입 지시를 놓고 트럼프와 JB 프리츠커 일리노이 주지사 간 법정 소송이 진행 중인 시카고에선 규탄 집회가 그랜트 파크에서 열렸다. 지역 출신인 할리우드 배우 존 쿠삭은 발언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이 이곳을 파시즘의 거점으로 만들 거라 생각한다면 그것은 절대 불가능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당신은 우리 거리에 군대를 투입할 수 없고,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반란 진압법을 발동할 만큼 혼란을 일으킬 수도 없다"고 덧붙였다.

 

18일 일리노이주 시카고에서 "NO 킹스(왕은 없다)" 시위가 열렸다. 2025. 10. 18 [AFP=연합]

 

공화당 "모두 친하마스, 안티파 사람"
'축제 같은' 집회…"비폭력·평화 시위"

 

인디비저블 공동 창립자인 리아 그린버그는 이날 언론에 "우리는 왕을 두지 않았고 평화적으로 시위할 권리를 행사하고 있다"고 말했고, 워싱턴D.C.의 집회 주최자 리즈 카타네오도 CNN 인터뷰에서 "우리 운동은 항상 비폭력과 평화적 시위에 대한 약속을 지켜왔다"고 말했다. 일부 참가자들은 비폭력과 민주주의를 상징하는 노란색 옷과 두건 등을 착용했으며, 트럼프 행정부를 풍자하는 각종 인형과 함께 특이한 복장이나 분장을 하고 나와 눈길을 끌었다.

 

이날 시위와 관련해 트럼프는 17일 폭스비즈니스와 인터뷰에서 "그들은 나를 왕으로 지칭하고 있지만, 나는 왕이 아니다"라고 말했고, 공화당의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은 회견을 통해 '미국 혐오 집회'(hate America rally)라면서 "알다시피, 모두 친하마스 세력이고 안티파(Antifa) 사람들이다. 그들이 모두 커밍아웃할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이에 맞서 미 민주당의 주요 정치인들은 시위에 직접 참가하거나 sns를 통해 지지 메시지를 보냈다. 척 슈머 상원 민주당 원내대표는 X를 통해 "오늘의 'NO 킹스' 시위는 미국의 본질에 대한 확증이다. 우리는 민주주의 국가다"라고 썼다. 한편 유럽의 런던과 파리, 베를린, 로마, 마드리드, 바로셀로나 등의 미국대사관과 영사관, 도심에서 'NO 킹스' 연대 집회들이 진행됐다.                                                    < 이유 기자 >

 

 

시민사회 원로 주축, 각계 인사 300여 명 참여
전국시국회의 주관으로 향린교회에서 기자회견

한국의 존엄, 경제주권, 국민생존권 수호 내걸어

"트럼프 정권 폭압 거부…단순 통상 문제 아냐"
"한국 국민 전체를 파산의 구렁텅이로 몰아넣어"
"이재명 정부는 국민을 믿고 단호하게 대응해야"
"이젠 강대국에 휘둘리는 나라 아냐…쫄지 말자"
"트럼프는 윤석열과 똑같이 제 무덤 파고 있어"

 

김상근 목사(앞줄 가운데), 함세웅 신부(왼쪽), 권영길 전 민주노동당 대표(오른쪽) 등 시민사회 원로와 각계 인사들이 16일 전국시국회의 주관으로 서울 종로구 향린교회에서 시국선언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서울의소리 중계 영상 갈무리

 

한국 사회의 민주화와 인권 운동, 한반도 평화를 위해 진력해온 시민사회 원로 및 각계 인사들이 미국 트럼프 정부의 약탈적 통상 압박을 규탄하며 이재명 정부의 당당한 협상을 촉구하는 시국선언에 나섰다.

 

김상근 목사, 함세웅 신부, 권영길 전 민주노동당 대표, 송경동 한국작가회의 사무총장 등은 16일 전국시국회의 주관으로 서울 종로구 향린교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국의 존엄, 경제주권, 국민생존권 수호를 위한 범국민 시국선언>을 발표했다. 이번 시국선언에는 시민사회의 대표적 원로들을 비롯해 종교계, 문학계, 학계, 법조계, 문화예술계, 보건의료계, 각종 사회단체와 지역, 해외 인사 등 모두 300여 명이 참여했다.

 

이들은 <한국 국민의 생존권을 짓밟는 미국 트럼프 정권의 폭압을 거부한다>는 제목의 시국선언문을 통해 "2025년 가을, 대한민국의 존엄과 생존이 전례 없는 위기에 처했다. 지난 7월 미국 트럼프 대통령은 한미 통상 협상에서 15% 관세 인하 대가로 3500억 달러 투자와 LNG 추가 투자액 1000억 달러를 포함해 총 4500억 달러(약 620조 원)의 대미 투자를 강요했다"면서 "더 나아가 트럼프는 한국의 3500억 달러를 자신의 임기 중인 3년 내 '현금 인출'이라고 못 박으며 다가오는 10월 29일 아펙(APEC) 회의를 압박의 기점으로 삼겠다는 의도를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다"고 상기시켰다.

 

이어 "이는 단순한 통상 문제가 아니다. 한국의 국가적 존엄과 경제주권을 무시하고 국민의 생존권을 짓밟는 폭압이다. 우리는 이 사태에 직면해 결코 침묵할 수 없다"며 "한국의 총 외환보유액은 약 4200억 달러다. 이 가운데 83%에 해당하는 3500억 달러를 미국에 투자하게 된다면 저성장의 고착, 일자리 감소, 물가 폭등, 복지 축소로 인해 산업기반 붕괴와 함께 또 한 번의 IMF 외환위기가 재현될 것이다. 이는 곧 한국 국민 전체를 파산의 구렁텅이로 몰아넣는 일"이라고 문제의 심각성을 짚었다.

 

또 "한미 통상협상 직후 미국 트럼프 정권은 조지아주에 파견된 한국 노동자 317명을 수갑과 발목 족쇄를 채운 채 이송하고 불법 구금까지 자행했다. 이 사건은 야만적인 인권유린이자 '동맹'이라는 이름 하에 불평등한 한미관계가 경제적 수탈과 인권 침해로 이어지는 냉혹한 현실을 여실히 확인시켰다"면서 "관세 폭탄을 앞세운 트럼프 정권의 통상 압박과 조지아주 사태에 대한 한국 사회 각계각층의 분노와 저항이 폭발하고 있다. 노동자 민중을 비롯한 시민사회는 대미 투자 철회와 트럼프식 약탈적 통상정책 거부의 목소리를 높이면서 행동에 나서고 있다"고 했다.

 

아울러 "심지어 경제전문가들에게서는 미국의 강압적 통상 요구를 받아들이기보다는 차라리 25%의 관세를 맞는 것이 더 국익에 부합한다는 제안이 나오고 있다. 집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을 비롯해 진보개혁 4당 의원들도 미국의 부당한 요구에 의연히 저항할 것을 요구하는 성명을 내놓고 있다"며 "이제 한국 정부는 미국 트럼프 정권의 강압에 맞서 주권과 국익, 국민 생존권을 최우선으로 여기고 국민과 함께 단호하게 대응해야 한다. 우리는 이재명 정부가 시민의 힘을 믿고 미국과 국제사회에 당당히 주권국가로서의 입장을 밝히길 촉구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한국 시민사회는 이미 광장에서 무능하고 무도한 권력의 폭주를 막아낸 경험이 있다. 2016~2017년 '촛불 혁명'과 2024~2025년 윤석열의 내란을 막아낸 '빛의 혁명'처럼 이번에는 경제주권 수호를 위한 범국민적 저항이 절실히 요청되고 있다. 우리 모두 일어나 경제주권과 생존권을 지키기 위해 광장에서 외치자"며 주장의 핵심을 이렇게 정리했다.

 

한국 경제와 국민의 삶을 파탄 낼 3500억 달러 대미 투자 반대한다!
미국 트럼프 정권은 약탈적 통상 압박을 즉각 중단하라!
이재명 정부는 시민의 힘을 믿고 당당하게 맞서라!

 

시민사회 원로와 각계 인사들이 16일 전국시국회의 주관으로 서울 종로구 향린교회에서 시국선언 기자회견을 열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서울의소리 중계 영상 갈무리

 

정호진 전국시국회의 대변인의 사회로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KBS 이사장을 지낸 김상근 목사는 먼저 발언에 나서 "미국이 과거에는 그나마 세계 평화라는 명분을 내세우고 패권을 장악하는 식이었는데 오늘에 와서는 약탈적 패권국가로 바뀌어 가고 있다. 세계 모든 나라가 다 약탈의 대상"이라며 "그러나 우리는 약탈을 당할 수 없고, 당해서도 안 되고, 우리에게는 저항할 수 있는 힘이 있다. 빼앗기는, 굴종하는 그런 모습을 우리 정부가 보여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만약 우리 이재명 정부가 미국과 맞서 당당한 주권국가로 우리나라의 입장을 굳건히 하지 못한다면 우리는 다시 광화문의 시청 앞에 모여야 한다. 모여서 이재명 정부를 비판하고, 힘을 주고, 그리고 미국에 우리의 진짜 힘을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오늘 이렇게 많이 오셨는데 여러분이 관계하는 모든 조직이 이 사태에 함께 하기를 바라 마지않는다. 약탈적 패권주의 미국에 우리는 반대한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전국여성시국회의 공동대표인 김애영 한신대 명예교수는 "트럼프의 보호 무역주의가 세계 경제를 시험대에 올려놓고 있다. 그의 관세 전쟁은 역사상 가장 심각한 자책골이 될 수 있는 엄청난 도박이며 특히 미국인들의 실질 소득을 감소시킬 것이라는 전망을 낳고 있다"면서 "지금 너무 쫄지 말자 하는 게 제 생각이다. (한국은) 아기 기저귀에서부터 자동차, 선박, 반도체, 방위산업 등등에 걸쳐 엄청난 제조국일 뿐 아니라 세계가 놀랄 만한 문화 강국으로서의 위상을 떨치고 있다. 이러한 능력을 우리가 십분 발휘해 이 난관을 돌파해 갈 수 있다는 자신감과 투지를 전 세계에 보여줘야 한다"고 했다.

 

그는 영화 <하얼빈>에서 안중근 의사가 "끝까지 싸우지 않는 한 아무것도 할 수 없다"고 한 대사를 소개한 뒤 "트럼프로 대표되는 미국의 폭압에 맞서 끝까지 싸워야 하는 책무가 우리에게 있음을 분명히 함으로써, 죽을 줄 알면서도 노예로 살아갈 수 없기 때문에 일본 제국주의에 항거해 나라를 되찾은 선열들에게, 그리고 민주화의 그 많은 투사들에게 진 빚을 갚을 수 있을 것"이라며 "이제는 강대국에게 휘둘리는 그런 나라가 아니니 쫄지 말고 용감하게 맞서 싸울 때 우리에게 희망이 있다"고 역설했다.

 

전국대학민주동문회협의회(전민동) 대표인 노성철 연세민주동문회 회장은 "이렇게 미국이 직접적이고 노골적으로 마각을 드러낸 것은 처음인 것 같다. 그래서 오히려 우리가 미국을 인식하는 데 더 좋은 기회가 됐다고 생각한다"면서 "미국은 지금 우리나라 곳간에 있는 달러를 다 내놓으라고 한다. 그리고 거기서 벌어들인 돈도 다 가져가겠다고 한다. 이런 날강도가 어디 있는가? 이것이 바로 경제 수탈이고 그들의 제국주의적 본질"이라고 지적했다.

 

나아가 "조지아주에서 그들이 우리나라 노동자들에게 채운 수갑과 발목 족쇄, 그것은 한국에 대한 수갑과 발목 족쇄였다고 생각한다. 이런 동맹 필요 없다. 그리고 미국이 주한미군을 대중국 군사 동맹으로 몰아가려고 해서 한반도 전쟁 위험이 몇 배, 몇십 배 더 올라갈 수 있는 상황"이라며 "한국 정부가 우리 국민을 믿고 국민과 함께 단호하게 이 협상에 대응할 것을 요구한다. 그러라고 우리가 윤석열을 퇴진시키고 새로운 정부를 만든 게 아니겠는가?"라고 목청을 높였다.

 

기자회견 마지막 발언자로 나선 함세웅 신부는 "저는 사제니까 요새 기도를 많이 하고 있는데 조지아주에서 우리 일꾼들이 막 쇠사슬에 묶이고 그런 장면을 보면서 정말 마음이 아팠다. 미국의 저런 행업(行業)이 우리나라에서 아직도 성조기를 들고 미국에 호응하는 그분들에게 큰 교육이 됐으면 참 좋겠다"면서 "사실 윤석열을 우리가 힘으로 몰아낸 게 아니다. 본인이 무덤을 파고 우리는 거기에 밀어 넣은 것이다. 트럼프도 바로 윤석열하고 똑같이 제 무덤을 파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는 트럼프가 정말 고맙다. 네가 미국의 모습을 보여줬구나. 우리가 어떻게 반미 구호를 외치나? 트럼프 때문에 제가 사제지만 '양키 고 홈' 이렇게 구체적으로 외칠 수가 있다"며 "미국의 한계를 우리가 깨달으면서, 우리 안에 아직 깨어나지 못한 많은 분이 함께 깨어나서 미국의 실체를 알고 극복할 수 있는 때가 왔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김호경 기자>

 

시민사회 원로와 각계 인사들이 16일 전국시국회의 주관으로 서울 종로구 향린교회에서 시국선언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전국시국회의 제공

사법부가 지키려는 건 무엇인가?

● Hot 뉴스 2025. 10. 16. 13:47 Posted by 시사한매니져
 

홍순구 시민기자의 '시사만평'

법의 역할은 권력의 비호가 아니라 진실의 규명이다.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의 구속영장이 기각됐다. CCTV 영상까지 공개되며 혐의 정황이 드러났음에도 불구하고, 서울중앙지법 박정호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구속의 필요성을 인정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번 결정은 단순한 법리 판단을 넘어, 사법부가 국민의 법감정과 얼마나 괴리되어 있는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박 전 장관은 비상계엄 선포 이후 법무부 실·국장 회의를 소집하고, 합동수사본부 검사 파견 검토와 교정시설 수용 여력 점검, 출국금지 담당 직원의 출근 지시 등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명백히 내란중요임무종사 및 직권남용 혐의와 직결될 수 있는 행위다. 그럼에도 법원이 '구속의 타당성'이 부족하다고 판단한 근거는 도무지 납득하기 어렵다.

 

물론 구속은 최후의 수단이어야 한다. 하지만, 국가 질서의 근간을 뒤흔든 내란 시도와 관련된 사건이라면, 최소한의 사법적 단호함은 보여야 하는 것 아닌가. 그마저도 "도주와 증거 인멸 우려가 없다"는 이유로 면죄부를 준다면, 국민이 무엇을 근거로 법을 신뢰할 수 있겠는가.

 

이번 결정은 단순한 한 사건의 기각이 아니라, 또다시 사법개혁의 불씨로 발화될 단초를 만들었다. 조희대 대법원장이 이끄는 사법부가 권력 앞에서 계속해서 법관의 독립성과 양심을 증명하지 못한다면, 그 책임은 결국 사법부 자신에게 돌아갈 것이다. 법의 역할은 권력의 비호가 아니라 진실의 규명이다.

 

이번 기각 결정은 단순한 절차적 판단이 아니라, 사법의 존재 이유를 묻는 거울이 될 것이다.                                                                                 < 홍순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