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는 미국 사상 최악 대통령"

  WP, 코로나19 부실대응 비판

보고 묵살해 대공황·전쟁 때보다 심한 경제·보건 위험 자초
"부시·카터 무능에 닉슨 부패 겸비남북전쟁 못 막은 뷰캐넌급"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의 사상 최악의 대통령으로 기록될 것이라는 비판이 미국 유력지에서 제기됐다.

역사학자이자 미국 워싱턴포스트(WP) 칼럼니스트인 맥스 부트는 5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부실대응을 지적하며 트럼프 대통령을 역대 최악의 대통령으로 단정했다.

부트는 코로나19가 미국 보건과 경제에 미치고 있는 악영향이 역사적 수준이라는 점을 트럼프 대통령의 허물로 먼저 지적했다.

주간지 애틀랜틱은 2007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 미국의 일자리 순손실이 900만개인데 반해 코로나19에 따른 최근 2주간 신규실업 청구건수가 1천만건에 달했다고 보도했다.

뉴욕타임스는 미국 실업률이 13% 정도까지 치솟아 19291939년 대공황이 종식된 이후 80년 만에 최고라고 추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코로나19 때문에 1020만명이 숨진다면 매우 선방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는데, 이런 사망자 규모는 1945년 이후 미국의 모든 전쟁 사망자보다 많은 수준이다.

부트는 이번 코로나19 사태를 미국 역사를 통틀어 볼 때 가장 명확하게 예고됐으나 막아내지 못한 참사로 규정했다.

그는 "진주만 사태, 9·11 사태에 사전 경고가 있었다는 얘기는 결과론적인 것들이지만 이번에는 무슨 일이 닥치는지 파악하는 데 어떤 1급 기밀도 필요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부트는 언론, 야당 정치인, 정부 관리들이 코로나19의 발병 초기인 올해 1월부터 쏟아내는 경종을 트럼프 대통령이 계속 묵살했다는 점을 중대한 실책으로 거론했다.

WP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에서 코로나19가 발병했다는 공식 보고를 올해 11일에 처음 받았고 며칠 뒤 미국 정부기관들은 대통령 일일보고를 통해 코로나19의 심각성을 알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올해 118일 알렉스 에이자 보건부 장관으로부터 코로나19의 심각성에 대한 브리핑을 받았으나 이를 과장된 보고로 일축했다.

에이자 장관이 코로나19 확산의 위험성을 계속 보고하는 동안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전혀 신경을 쓰지 않은 채 선거 유세 8차례, 골프 나들이 6차례를 강행했다.

WP"트럼프 대통령의 무관심 때문에 공중에 심각한 혼란이 야기되고 보건 전문가들의 급박한 메시지가 부정당했다""이는 감염검사를 충분히 실시하고 보호장구와 산소호흡기를 비축하지 못하는 사태를 포함한 관료조직 대혼란까지 불렀다"고 지적했다.

부트는 미국과 달리 신속하게 대처한 한국의 코로나19 사망자가 100만명당 4명인데 반해 미국은 25명으로 사망률이 6배나 높다는 점 등을 들어 트럼프 대통령의 대처를 대망신으로 규정했다.

그는 "이 같은 대망신이 워낙 기념비적이라서 비교를 한다면 최근에 실패한 대통령인 조지 W. 부시, 지미 카터가 러시모어산에 입성해도 될 지경"이라고 비난을 쏟아부었다.

러시모어산에는 미국에서 위대한 대통령으로 꼽히는 조지 워싱턴(1732~1799), 토머스 제퍼슨(1743~1826), 시어도어 루스벨트(1858~ 1919), 에이브러햄 링컨(1809~1865)이 조각돼 있다.

부트는 우크라이나 스캔들을 촉발한 정보기관 감찰관이 최근 해임됐다는 점을 지적하며 "트럼프 대통령은 조지 W. 부시, 지미 카터의 무능과 리처드 닉슨의 부패를 겸비했다"고 비판했다.

그는 현대뿐만 아니라 미국 초기까지 고려할 때 트럼프 대통령에 필적할 최악의 대통령 후보는 미국 최대의 참변인 남북전쟁을 막지 못한 제임스 뷰캐넌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뷰캐넌이 최악의 실패자이기는 하지만 남북전쟁이 불가피했을 가능성은 충분하다""그 반면에 우리가 지금 직면한 재앙(코로나19 사태)에는 불가피한 게 전혀 없었다"고 트럼프 대통령의 부실대응을 재차 비판했다.


국민에 권고해놓고 마스크 안쓰는 트럼프TF 멤버도 안 써

미국 각지서 코로나19 정점 도래 예상 속 정작 대응 최전선에선 미착용

미 보건당국이 미국인에게 마스크 착용을 권고하고 있으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물론이고 백악관 태스크포스(TF) 멤버들도 마스크를 쓰지 않고 있다.

이번 주 뉴욕과 뉴저지 등지부터 시작해 미국 각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피해의 정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대응 최전선에 선 이들조차 마스크를 쓰지 않는 것이다.

마스크 착용 권고가 나온 것은 지난 3(현지시간)이다. 트럼프 행정부 내부의 갑론을박을 거쳐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직물로 된 마스크를 쓰라는 권고지침을 내린 것이다.

의료진을 위해 의료용 마스크는 남겨두고 스카프와 대형 손수건인 반다나 등을 포함해 코와 입 부분을 가릴 수 있는 마스크를 쓰라는 권고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CDC 권고를 직접 발표하면서 마스크를 쓰지는 않겠다고 했다.

일요일인 5일 브리핑에서도 기자가 마스크를 왜 쓰지 않는지를 묻자 "내가 당신 질문에 답변하면서 (마스크를) 쓰고 있었으면 좋겠냐. 좀 이상할 것 같다"면서 "중요하다고 생각하면 쓰겠다. 다시 말하지만 이건 (강제가 아닌) 권고"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뿐만 아니라 마이크 펜스 부통령을 비롯해 매일 브리핑에 참석하는 TF 멤버들도 마스크를 쓰지 않은 채 나타난다.

코로나19 대응의 최전선에서 브리핑에 매일 같이 동참하는 앤서니 파우치 미 국립보건원 산하 국립알레르기·전염병 연구소 소장도 마찬가지다.

그는 지난 5일 인터뷰에서 왜 마스크를 쓰지 않느냐는 질문에 몇 가지 이유가 있다면서 "마스크를 쓰는 주요 이유는 감염을 막는 것인데 어제 테스트를 받았고 음성이 나왔다"고 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 등 각 부처 장관들도 돌아가며 브리핑에 참석하지만 마스크를 쓴 경우는 없었다.

브리핑룸이 꽤 작고 연단 역시 크지 않아 다닥다닥 서야 하는 경우가 태반인데도 트럼프 대통령이 마스크를 쓰지 않는 마당에 아무도 마스크를 집어 들지 않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과 달리 공개 행사에 마스크를 쓰고 나타나는 정상들이 적지 않다고 미 abc방송은 전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역시 코로나19 사태 이후 210일 처음으로 관련 현장을 찾으면서 마스크를 썼다.

미 민주당의 유력 대선주자 조 바이든 전 부통령도 트럼프 대통령의 마스크 미착용을 파고 들고 있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지난 5일 언론 인터뷰에서 사람들이 있는 곳에 가야 할 때는 마스크를 쓸 것이라고 했다. 그는 "전문가의 말을 듣고 하라는 대로 하는 게 중요하다"면서 "(트럼프)는 마스크를 쓴 자기 모습을 좋아하지 않을 수 있지만 중요한 건 과학을 따르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CDC 권고 이후 미국에서는 마스크를 착용한 시민이 부쩍 늘었다. 이전에는 마스크를 쓴 이들이 드문드문 보였지만 이제는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는 상황이다.

영 존슨 총리, 집중치료 병상으로외무장관이 업무 대행

총리실 대변인 "오후에 컨디션 악화"

현지언론 "예방조치 차원"

라브 장관 "코로나19 도전 이겨낼 것"

여야 정치인들도 쾌유 응원

 


보리스 존슨(55) 영국 총리가 코로나19 증상 악화로 인해 집중 치료를 받고 있다.

영국 총리실 대변인은 6(현지시간) "존슨 총리가 오후에 컨디션이 악화하면서 의료팀의 조언에 따라 집중 치료 병상으로 옮겼다"고 밝혔다.

대변인은 "총리는 도미닉 라브 외무장관에게 필요한 직무를 대행하도록 요청했다"면서 "총리는 훌륭한 간호를 받고 있고, 모든 국민보건서비스(NHS) 직원들의 수고와 헌신에 감사하고 있다"고 전했다.

존슨 총리는 이날 오후 7시께 집중 치료 병상으로 옮긴 것으로 알려졌다.

BBC 방송과 일간 가디언 등 현지언론은 존슨 총리가 의식이 있으며, 산소호흡기의 도움이 필요할 경우에 대비하기 위한 예방조치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존슨 총리는 지난달 27일 코로나19 확진 사실을 알렸으며, 이후 자가 격리에 들어갔다.

존슨 총리는 열이 계속되는 등 열흘가량 증상이 완화되지 않자 결국 일요일인 지난 5일 밤 저녁 런던 세인트 토머스 병원에 입원했다.

존슨 총리는 이날 오후에만 해도 트위터를 통해 "기분이 괜찮으며(good spirits), 바이러스와 싸우고 모두를 안전하게 하기 위해서 나의 팀과 계속 연락하고 있다"고 밝히는 등 상태가 괜찮은 듯했다.

총리실 대변인 역시 이날 기자들과의 정례브리핑에서 "총리가 어젯밤 런던 세인트 토머스 병원에서 안정적인 밤을 보냈다. 그는 맑은 정신 상태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총리가 각종 공문 등을 전달받아 업무를 보고 있으며, 여전히 국정을 책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불과 몇 시간 만에 존슨 총리의 상태가 악화되면서 당분간 정상적인 국정 수행이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연구소(Institute for Government)에 따르면 영국은 총리가 정상적인 역할을 수행하지 못할 경우 개입할 수 있는 부총리나 임시 총리의 헌법적 역할에 관한 공식적인 규정이 없다고 BBC는 전했다.

다만 총리는 자신이 직무를 수행하기 어려울 경우에 대비해 권한을 대행할 인사인 일종의 '지정 생존자'(designated survivor)를 정해둔다.

앞서 영국 내 코로나19가 확산하자 존슨 총리는 사실상의 부총리인 라브 외무장관에게 이 역할을 맡겼다.

정부연구소는 만약 재임 중인 총리가 사망하고 현재 보수당처럼 다수당 정부가 들어서 있는 경우 내각이 엘리자베스 2세 여왕에게 즉시 후임을 추천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총리가 집중 치료 병상으로 옮긴 뒤 라브 장관은 BBC와 인터뷰를 갖고 코로나바이러스와의 싸움에서 이기기 위한 정부 계획을 계속 밀고 나가겠다고 밝혔다.

그는 존슨 총리가 병원에서 훌륭한 간호를 받을 것이며, 정부는 이번 코로나19 확산에 대응하고 있는 모든 NHS 직원에게 감사를 표하고 싶다고 했다.

라브 장관은 총리 부재로 인한 국민의 우려와 관련해 "코로나바이러스를 이겨내고 이 나라를 도전에서 승리하도록 하기 위한 총리의 지시와 계획을 확실히 하는 데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총리 뒤에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강력한 팀 정신이 있다"면서 "총리가 지시했던 계획을 가능한 한 빨리 완수하고 이행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존슨 총리가 집중 치료 병상으로 옮겼다는 사실이 전해지자 여당은 물론 야당 정치인들도 총리의 쾌유를 기원했다.

리시 수낙 재무장관은 존슨 총리가 "더 강하게 (병에서) 벗어날 것"이라고 밝혔다.

키어 스타머 신임 노동당 대표는 "매우 슬픈 뉴스"라며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어려운 시기에 나라의 모든 이들은 총리 및 그의 가족과 함께 한다"고 했다.

사디크 칸 런던 시장은 트위터를 통해 "세인트 토머스 병원에는 세계에서 가장 훌륭한 의료진들이 있다"면서 "총리는 가장 안전한 곳에 있다"고 말했다.

·유럽, 뒤늦게 마스크 착용 권고의료장비 품귀

··브라질 미국이 웃돈 주고 마스크 가로채기

스페인도 터키 정부가 공항서 인공호흡기 압류

트럼프, “의료장비 수출 기업들 거칠게 대할 것경고

, 국방물자생산법 발동 속 가로채기 안 해부인

 


코로나19 팬데믹(감염병의 세계적 대유행)에 맞닥뜨린 세계 각국이 마스크와 인공호흡기 확보에 초비상이 걸렸다. 프랑스에선 마스크와의 전쟁’, ‘글로벌 보물 사냥이란 표현이 등장했다. 미국과 유럽이 마스크 물량 확보에 신경전을 벌이고, 미국의 가로채기 의혹이 불거지며 현대판 해적질이란 거센 비난까지 나왔다. 불과 1~2주 전까지만 해도 대중적인 마스크 착용에 회의적이던 미국과 유럽이 마스크의 바이러스 차단효과를 인정하고 적극 권장하는 쪽으로 태도를 바꾸면서, 마스크가 전통적 동맹 관계까지 흔드는 모양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4, 코로나19 확산 차단에 필요한 의료장비를 다른 나라로 수출하는 자국 기업들에 대해 보복 조처를 경고하고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코로나19 대응 정례브리핑에서 사람들이 우리 국민에게 필요한 것을 주지 않는다면 매우 거칠게 대하겠다이는 보복이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상당수 나라들이 미국이 자국의 마스크 수입을 막거나 빼돌리고 있다고 비판한다고 미국 <CNN> 방송이 4일 보도했다. 마스크와 인공호흡기 등 코로나19에 대응하기 위한 필수 장비가 세계적 품귀 현상을 빚으면서 수요와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여러 나라들이 보호 장구와 의료용품이 자국 바깥으로 유출되는 것을 꺼린다는 것이다.

이날 독일 일간 <타케스슈피겔>은 베를린 주정부가 미국의 생활용품 제조업체 3M의 중국 공장에서 주문한 마스크 20만장을 미국이 물품 경유지인 타이 방콕에서 웃돈을 주고 빼돌렸다고 보도했다. 독일 쪽에선 즉각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베를린주 의회의 안드레아스 가이젤 상원의원은 미국의 행위를 현대판 해적질에 빗대며, “이는 대서양 양안 파트너를 대하는 방식이 아니다. 더욱이 글로벌 위기 시기에 서부 시대 활극(wild west)’ 같은 방식을 사용해선 안 된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앞서 3일엔 프랑스가 중국산 마스크 수백만장을 싣고 프랑스로 오려던 비행기가 상하이에서 프랑스의 구매 가격보다 훨씬 많은 웃돈을 현찰로 지불한 미국 업자들에 의해 미국으로 목적지 항로를 바꿨다고 주장했다. 프로방스알프코트다쥐르주 의회의 르노 뮈즐리에 상원의장은 현지 방송 <BFM> 인터뷰에서 정확히 그렇다. 적재 예정 물품을 포장째 3~4배 비싼 가격을 주고 구매한 한 나라(미국)가 있다. 그 때문에 마스크가 사라지고, 마스크를 주문한 프랑스 지자체들은 궁핍 상태라고 말했다.

이날 스페인도 터키에서 들여오기로 하고 이미 대금까지 치렀던 인공호흡기를 터키 공항에서 압수당했다. 스페인의 아란차 곤살레스 외교장관은 수입 예정이던 인공호흡기가 터키에서 발이 묶였다, 터키 정부가 자국 환자 치료가 더 우선이라고 판단했다향후 몇 주내 적절한 시점에 여분이 있을 때 스페인에 공급해주기로 터키 정부가 보장했다고 밝혔다.

브라질도 미국의 의료용품 수요가 진공청소기처럼 물품들을 빨아들이고 있다고 볼멘소리를 했다. 루이스 엔히키 만데타 보건장관은 3인공호흡기용 마스크 구매가 불발됐다물품을 구매해 1차분을 받았고, 2차분도 계약서에 서명해 대금 지불 준비까지 됐는데 공급자들이 물건이 더는 없다고 한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이 중국으로 화물기들을 보내 의료용 보호장구들을 싹쓸이해온다고 덧붙였다.

미국의 마스크 가로채기는 진실 게임에 휘말렸다. 3M 쪽은 <CNN>우리 회사 생산품이 가로채기 당했다는 증거는 없다. 독일 베를린으로부터 중국 공장에서 인공호흡기 주문을 받은 기록도 없다고 밝혔다. 이 회사는 그러나 인공호흡기가 아닌 마스크 주문 여부는 언급하지 않았다. 독일 베를린 경찰은 <CNN>, 쓰리엠 쪽에 생산품을 주문했는지는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3일 쓰리엠은 미국 내에서 생산하는 인공호흡기의 전면적 수출 중단은 다른 나라의 보복 대응을 유발할 수 있고, 일부 국가는 이미 (보복 조처를) 시행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CNN>은 미국 백악관과 보건복지부에 외국의 의료용품 수입 가로채기 의혹에 대한 사실 확인을 요청했으며, 백악관과 국무부의 고위 관리들은 그런 보도는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했다고 전했다. < 조일준 기자 >

미 언론 트럼프 정부 COVID-19 방역실패 맹 비난

WP "'시간허비·진단장비개발 실패' 중대실수

트럼프 오락가락 발언이 혼란초래"

 

미국이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전시에나 볼 수 있을 법한 정책을 쏟아내고 있지만, 결국은 미국의 '침몰'(go down)이 예상된다고 워싱턴포스트(WP)4일 보도했다.

백악관부터 질병통제예방센터(CDC)까지 정치적·제도적 실패를 거듭한 데다 대유행을 줄일 기회마저 놓치는 등 총체적 난국에 처했다는 이유에서다.

WP는 미국이 완벽하지 않더라도, 코로나19 봉쇄에 있어 미국보다 더 잘 해낸 수십 개 국가보다 더 많은 전문지식, 자원, 계획, 유행병에 대한 경험이 있는데도 더 많은 사상자가 발생하고 있다며 "이런 식으로 일어날 필요는 없었다"고 비판했다.

특히 정부의 대응 실패는 20019·11테러 당시를 연상시킨다고 지적했다.

정부의 최고위층까지 경고음이 울렸지만, 적들이 실제로 공격을 가할 때까지 대통령이 귀를 닫았다는 점에서 유사하다는 의미다.

당시 미 언론 보도에 따르면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9·11 테러 수개월 전 알카에다의 테러 계획을 여러 차례 보고받은 것으로 알려졌으나 관심을 안 기울였다.

트럼프 행정부도 지난 13일 중국발() 코로나19 발병에 대한 첫 공식통보를 받았고 며칠 지나지 않아 미 정보기관이 그 위협의 심각성에 대한 신호를 울렸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이를 미국의 방어력을 공격하고 수만 명의 국민을 죽음으로 내모는 치명적인 힘을 가진 존재로 인정하기까지 70일이나 걸렸다. 결국 두 달이 넘는 결정적인 시간을 허비한 셈이라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결정적 시간을 코로나19"기적처럼" 사라질 것이라고 말하며 큰 혼란을 안기고, 공중보건 전문가들과 상충하는 메시지만 발신했다.

하지만 이런 트럼프의 행동은 '기능장애'의 표피에 불과하다고 WP는 지적했다.

가장 큰 실수는 발병 초기 감염자 추적·격리에 필요한 진단장비 개발 실패다.

시스템상의 문제도 드러났다. 트럼프 행정부는 바이러스 확산 대응에 있어 그 속도를 따라가지 못한 채 한 발짝씩 뒤처지면서 이미 오염된 지역을 뒤늦게 봉쇄한다거나 자금 조달을 두고 백악관과 보건당국이 논쟁을 지속하는 헛발질을 반복했다.

결과적으로 미국의 의료체제는 코로나19가 대유행이 되도록 보호장구조차 조달하지 못하는 현실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WP는 다른 기사에서 매일 '언론을 타려는' 트럼프 대통령의 시도가 혼란을 부추겼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오락가락하며 매일 전하는 메시지와 방법은 일관되지 않고, 심지어 상충하는데 모습이 코로나 대응에서 혼란을 야기한다는 지적이다.

'고요한 적'을 어떻게 무찔러야 하는지 알지 못하는 사령관의 모습을 드러냈다는 게 WP의 비판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아무 데서나 자신의 공로를 주장하고, 힘과 결단력을 보여주려 했다. 또 방송에 중계된 기자회견 시청률을 자랑하고, 케이블 뉴스나 소셜미디어에서 전쟁을 벌여 승리하는 자아상을 보여주는 데만 집중했다.

이를 두고 트럼프 행정부에서 국토안보부 대변인을 지낸 데이비드 라판은 "우리는 리얼리티 TV쇼를 진행하는 대통령을 뒀다"고 촌평했다.

WP는 또 다른 기사에서는 9·11 테러뿐 아니라 2008년 금융위기, 1992년 플로리다를 강타한 허리케인 앤드루, 2005년 뉴올리언스에서의 허리케인 카타리나 때와 마찬가지로 미국은 또 한 번 주요 위기에 무방비 상태임을 보여줬다고 비판했다.

정부는 국민의 도움 요구에 도움은커녕 무력하거나 오히려 상충하는 모습만 보였다는 점에서다. WP"이번이 처음도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리온 파네타 전 국방장관은 "우리는 위기가 일어나길 항시 기다리나 보다"라며 "선출직에 있는 사람들은 우리가 느닷없이 당하지 않게 할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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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참혹한 시기, 많은 사망 생길 것"1,2차 세계대전 견줘

코로나19 환자 급증 '암울한 전망' "가장 힘든 주 될 것, 치명적"

"전쟁 끝내고 나라 다시 열어야어느 시점에선 큰 결정 필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COVID-19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과 관련, 미국이 '치명적(deadly) 시기', '참혹한(horrendous) 시기'에 진입하고 있다면서 많은 사망자가 발생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전시 대통령'을 자임해온 그는 현 상황을 '전쟁'에 거듭 비유, 사망자 발생 전망과 관련해 12차 세계대전 사망자 수에 비교하기도 했다.

그러면서도 어느 시점에서는 크고 힘든 결정을 내려야 한다며 경제활동 정상화에 대한 의지를 거듭 피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4일 코로나19 태스크포스(TF)의 백악관 브리핑에서 "아마도 이번 주와 다음 주 사이가 가장 힘든 주가 될 것이다. 이는 아마도 가장 힘든 주가 될 것"이라며 "불행히도 많은(a lot of) 사망자가 발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조처를 하지 않은 것보다는 사망자 발생 규모가 훨씬 작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특히 "불행하게도 매우 매우 치명적인 시기가 될 것이다. 우리는 매우 참혹한 시기에 다가가고 있다""나는 우리가 이러한 종류와 같은 (사망자) 숫자를 일찍이 보지 못했다고 진짜 믿는다. 아마도 세계대전, 1차 세계대전 또는 2차 세계대전 기간에"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매우 나쁜 숫자"에 다가가고 있다고 말했다.

블룸버그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구체적 추정치 제시 없이 코로나19 사망자 수가 과거 세계대전 사망자 수와 대등할 수 있다고 비교했다고 보도했다.

특유의 화법 스타일을 볼 때 미국의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이날로 30만명을 넘어서는 등 급증세가 이어지는 상황에 대한 심각한 인식을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CNN방송은 트럼프 대통령이 앞으로 닥칠 상황에 대해 암울한 그림을 그렸다고 보도했다. 그는 이날 브리핑에서 시종일관 심각한 표정이었다.

마이크 펜스 부통령도 브리핑에서 "미국 국민에게 힘겨운 주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9'사회적 거리두기' 가이드라인을 연장하면서도 "우리는 코로나19와의 싸움에서 매우 힘든 2주를 앞두고 있다. 매우, 매우 고통스러운 2주가 될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당시 백악관은 '사회적 거리두기'가 실행돼도 10만명에서 24만명의 사망자가 발생할 것이라는 예측 모델을 소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러나 이날 브리핑에서 "다시 말하건대 우리는 우리나라를 파괴하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는 원상회복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 나라는 폐쇄되기 위해 설계되지 않았다. (사회적 거리두기 가이드라인에 대한) 연장 기간을 가졌지만, 치유법이 문제 자체보다 더 나빠지도록 할 수 없다"고 경제 활동 재개에 대한 희망을 거듭 피력했다.

이어 "이 나라를 다시 열어야 한다. 우리는 이것을 몇 달이고 계속하길 원하지 않는다"며 어느 시점엔가는 큰 결정, 어려운 결정을 내려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우리는 이 전쟁을 끝내길 원한다. 우리는 일터로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브리핑에 앞서 미국프로풋볼(NFL), 미국프로농구(NBA),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 등 주요 스포츠연맹 회장들과 전화 회의를 한 사실을 거론, "그게 언제든 우리가 준비됐을 때, 우리가 할 수 있는 한 빨리, (스포츠) 팬들이 경기장으로 돌아오는 것을 보고 싶다""날짜를 말할 순 없지만 우리는 조만간, 매우 조만간 원상회복하길 원한다"고 말했다.

한 소식통은 트럼프 대통령이 NFL 시즌이 예정대로 오는 910일 관중 입장을 허용한 채 정상 개막할 것으로 믿고 있다고 AP통신에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리틀야구 경기도 조만간 재개할 것이라며 유소년 선수들을 안심시켰다.

그는 이날 트위터로 "리틀리그 시즌 초반을 놓치고 있는 어린이들은 조금만 더 견뎌달라""우리는 여러분이 경기장에 다시 나갈 수 있게 해줄 것이며, 여러분은 곧 다시 야구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그동안 어머니와 아버지를 잘 챙겨드리고, 이 일이 영원히 지속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점을 알고 있어라"며 힘을 북돋웠다.

그는 일부 주()가 실제 필요한 양보다 더 많은 의료 공급을 요구하고 있다며 "부족 사태에 대한 두려움이 요구를 부풀리게 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도 말라리아 약인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의 코로나19 치료 효능을 거듭 주장했다. 그는 자신은 진단받지 않았지만, 이 약의 복용을 고려할지도 모른다고 말했다고 미 언론이 보도했다.

 

앤서니 파우치 미 국립보건원 산하 국립알레르기·전염병 연구소(NIAID) 소장은 워싱턴DC 내 음식점 앞에서 테이크 아웃을 위해 줄을 선 사람들이 6피트(182.88)의 물리적 거리를 지키며 서로 떨어져 있는 것을 봤다면서 "힘들고 정신을 번쩍 들게 하는 일이지만 우리가 하는 일이 차이를 만들어 내고 있다"'사회적 거리두기'가 효과를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미국 국민이 가이드라인을 계속 지키면 감염 곡선이 호전되기 시작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고 미 언론이 전했다.

미국의 공중보건위생을 책임지는 제롬 애덤스 공중보건서비스단(PHSCC) 단장도 5'폭스뉴스 선데이'와 인터뷰에서 앞으로의 1주일에 대해 "대부분의 미국인의 삶에서 가장 힘들고 슬픈 주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애덤스 단장은 많은 사상자를 냈던 2차 대전 당시 진주만 피습과 20019·11 테러를 거론하며 "이것은 우리의 진주만과 9·11 (같은) 순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건 특정 지역에 국한하지 않고 전국적으로 일어날 것이라고 부연했다.

애덤스 단장은 앞으로 30일 동안 모두가 제 몫을 하면 터널 끝에 빛이 있을 것이라면서 "희망이 있다. 하지만 우리는 또한 모두 우리의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말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 적용을 4월 말까지 한 달 더 연장했으며 전날 백악관 브리핑에선 미국이 치명적 시기, 참혹한 시기에 진입하고 있다면서 "아마도 이번 주와 다음 주 사이가 가장 힘든 주가 될 것"이라며 많은 사망자가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애덤스 단장은 또 트럼프 대통령이 말라리아 치료제인 클로로퀸, 유사 약물인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을 코로나19 치료와 관련해 언급한 데 대한 진행자의 지적에는 대통령을 옹호했다.

그는 "사람들이 비극적인 상황에 처했을 때 그들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에 대해 의료진과 대화를 나눌 수 있기를 바란다고 우리는 대통령에게 조언했다""우리는 완전히 새로운 약물에 대해 느끼는 것보다는 그것(클로로퀸)의 안전성에 대해 조금 더 낫다고 느낀다"고 말했다.

애덤스 단장은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마스크 착용을 권했지만, 대통령은 이를 착용하지 않겠다고 한 것을 진행자가 거론하자 "마스크가 사회적 거리두기를 대체하는 것이 아니다"며 백악관 의사들과 CDC는 모든 사람이 대통령에 대해 사회적 거리두기를 하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데비 벅스 미국 백악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조정관 역시 이번 주 뉴욕과 디트로이트, 루이지애나 등 집중발병 지역에서 사망자 수가 급격히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앞으로 2주 동안이 중차대한 시기라고 강조하고 식료품점도 가지 말라며 '사회적 거리두기' 준수를 촉구하는 고강도 메시지도 발신했다.

벅스 조정관의 이러한 전망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브리핑에서 현 상황을 1, 2차 세계대전에 견줄 '전쟁 상황'으로 규정하면서, 사망자가 많이 발생하는 "가장 힘든 주가 될 것"이라고 한 발언과 궤를 같이한다.

벅스 조정관은 이날 코로나19 태스크포스(TF)의 백악관 브리핑에서 자료상으로 볼 때 다음 67일 동안 뉴욕 한 곳에서만 하루에 수백명이 사망할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고 미언론들이 보도했다.

그러면서 앤드루 쿠오모 뉴욕 주지사도 정점에 다다를 경우 사망자가 하루에 700명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다고 벅스 조정관은 전했다.

벅스 조정관은 브리핑에서 뉴욕과 디트로이트, 루이지애나를 거론, 이들 3'핫스팟'(집중발병지역)의 경우 앞으로 67일 내에 사망자가 급증세를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고 미언론들이 보도했다.

그는 이어 "뉴욕에서 (감염) 완화 조치들이 효과를 낼 경우 발병은 감소하기 시작할 것이다. 그리고 우리는 효과가 있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사망자 수가 이러한 감소 추세를 바로 따라잡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펜실베이니아, 콜로라도, 워싱턴DC와 같은 곳들도 사망자 곡선에서 증가세를 타기 시작한 만큼 우려 대상이라고 언급했다.

벅스 조정관은 또한 "앞으로 2주가 엄청나게 중요하다"라며 "그것이 바로 여러분이 앤서니 파우치 미 국립보건원 산하 국립알레르기·전염병 연구소(NIAID) 소장과 나, 트럼프 대통령, 그리고 마이크 펜스 부통령으로부터 지금이 대통령의 (사회적 거리두기) 가이드라인에 관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해야 할 순간이라는 이야기를 들어온 이유"라고 말했다.

이어 "지금은 식료품점이나 약국도 갈 때가 아니다. 여러분의 가족과 친구들을 안전하게 지키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해야 할 때이다. 그리고 그것은 모든 사람이 6피트(182.88)의 거리두기와 손 씻기를 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강조했다.

CNN방송은 "벅스 조정관은 앞으로 2주가 코로나19 발병 곡선을 둔화시키는 노력에 있어 결정적이라고 강조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