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일(현지시간) 미군이 기습적인 군사 작전으로 체포한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의 근황 사진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 공개했다. ⓒ 트루스소셜
 


2026년 새해 벽두, 세계는 충격적인 소식을 접했다. 미국 특수부대가 남미 베네수엘라의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을 기습 연행하여 미국으로 이송한 것이다. 주권국가의 현직 국가원수를 해당국 동의 없이 무력으로 체포한 이번 사건은 국제법 체제에 거대한 균열을 낸 상징적 사건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물론 마두로 정권의 권위주의와 부패, 그가 연루된 범죄 혐의에 대한 비판은 오래되었다. 그러나 귀책 사유가 무엇이든, 타국 정상을 일방적으로 납치하는 행위는 국제법상 주권 침해이자 유엔 헌장의 무력사용 금지 조항을 정면으로 거스르는 조치다.

국제법을 존중하는 척했던 러시아와 국제법 자체를 경시하는 미국의 대비

문제의 본질은 미국이 이 엄청난 결정을 내리면서도 과거처럼 국제법적 정당성을 확보하려는 노력조차 거의 보이지 않았다는 점이다. 러시아처럼 노골적인 권위주의 국가조차 국제법의 언어를 완전히 버리지는 않았다. 푸틴 대통령은 2022년 우크라이나 전면 침공을 감행하면서도, 유엔 헌장 51조의 자위권과 자국민 보호, 심지어 우크라이나 내 러시아계 주민에 대한 제노사이드(Genocide)를 막기 위한 조치라는 법적 명분을 내세웠다.

물론 이러한 주장은 객관적 사실이나 국제법 해석상 설득력이 없었고 법률가들의 검증을 견디지 못하는 궤변이었다. 그럼에도 러시아 정부는 자국 행위를 국제법 용어로 포장하며 최소한 표면적인 합법성이라도 주장하려 했다. 국제법을 위반하면서도 동시에 국제법의 틀 안에서 자기 정당화를 시도하는 이러한 아이러니는, 역설적이게도 침략국조차 법률 용어로 자기 행동을 설명해야 할 필요를 느꼈음을 보여준다.

반면 자칭 자유민주 진영의 리더인 미국의 최근 행보에서는 그런 최소한의 법적 수사(rhetoric)조차 찾기 어렵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025년 복귀 이후 국제 규범을 경시하는 태도를 노골화했다. 그는 가자지구 팔레스타인 주민을 강제 이주시키는 방안을 공공연히 거론하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영토 합병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는 듯한 입장을 보였다. 심지어 그린란드와 캐나다 일부를 점령하거나 파나마 운하를 탈취하는 시나리오까지 암시함으로써, 명백한 불법 행위를 고려 가능한 옵션으로 격하시켜 국제 규범의 금기를 희석시켰다.

이러한 언행들이 세계 질서를 법의 지배(Rule of Law)에서 힘의 지배로 회귀시킬 위험이 있다는 우려가 지속적으로 제기되었고, 현실로 나타난 미국의 행동은 정확히 그 방향으로 흐르고 있다. 2025년 이후 카리브해와 태평양 일대에서 마약 카르텔 간부를 대상으로 한 드론 공습, 그리고 마침내 2026년 1월 3일 주권국 정상에 대한 직접적인 납치까지, 미국은 넘지 말아야 할 금단의 선을 넘어섰다.

과거 미국은 군사행동 시, 때로 억지스럽더라도 유엔 헌장상 자위권이나 인도적 개입 등 근거를 찾으려 애써왔다. 1989년 파나마 침공이나 2003년 이라크 전쟁 때도 나름의 논리를 동원했다. 그러나 이번 마두로 체포와 같은 명백한 국제법 위반 행위에 대해 미국 정부는 별다른 법적 근거를 제시하지 않고 있다.

이는 규범에 구애받을 필요조차 느끼지 않는다는 태도다. 국제법을 위반하면서도 존중하는 척했던 러시아와, 아예 국제법 자체를 경시하는 미국의 대비는 오늘날 국제 규범 지형의 역설을 극명하게 보여준다. 잘못 적용된 논리라도 내세우는 행위는 국제법의 존재를 부정하지는 않는다. 반면 이번처럼 아예 무시해버리는 태도는 자신이 남들에게 책임질 필요가 없다는 기대 자체를 내포하기에 훨씬 더 위험하다.

자유민주국가들이 규범을 저버리고 국제기구가 침묵하는 상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일(현지시간)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체포하기 위한 '확고한 결의' 작전 진행 상황을 플로리다주 팜비치에 위치한 마러라고 자택에서 존 랫클리프 미 중앙정보국(CIA) 국장 등과 함께 지켜보고 있다. ⓒ EPA 연합
 

국제 규범이 이처럼 흔들릴 때, 그 파장은 단순한 조약 위반 사례를 넘어선다. 특히 국제 규범을 설계하고 지지해온 자유민주국가들 스스로 규범을 경시하거나 저버릴 때 질서는 근본부터 흔들리게 된다. 이는 역사가 입증한 교훈이다.

1930년대 국제연맹(League of Nations) 체제 붕괴는 표면적으로 이탈리아, 일본, 독일 등 권위주의 국가들의 침략이 원인이었으나, 그 이면에는 영국과 프랑스 같은 민주국들의 책임 방기와 이중 잣대가 자리했다. 1935년 이탈리아의 에티오피아 침공 당시, 영국과 프랑스는 이를 제어하기는커녕 묵인함으로써 국제연맹의 권위를 스스로 실추시켰다. 규범 붕괴 조짐 앞에서 지도자들은 단호히 대처하지 못했고, 그 결과 히틀러의 독일은 오스트리아 합병, 폴란드 침공으로 폭주하며 제2차 세계대전이라는 파국을 초래했다. 당시 자유 진영 지도자들조차 식민지 이익을 위해 원칙을 선택적으로 적용했던 위선이 규범 수호 의지를 약화시킨 것이다.

오늘날 양상도 이와 섬뜩할 정도로 닮아 있다. 서방 민주국가들은 규범에 기반한 국제질서를 강조하면서도, 자국이나 우방에 불리하면 국제법을 무시하거나 편법으로 피해왔다. 미국은 국제형사재판소(ICC) 관할을 부정하고 제재를 가하거나 유엔 인권기구를 탈퇴하는 등 규범 체제를 경시해왔다. 특히 2023년 가자지구 전쟁에서 수천 명의 민간인이 희생될 때 일부 서방 지도자들이 보인 방조적 태도는 전후 국제질서의 막이 내리는 신호탄과 같았다.

더욱 통탄스러운 현실은 국제연합(UN), 그 중에서도 세계 평화와 안전의 일차적 책임을 지닌 안전보장이사회의 처참한 몰골이다. 오늘날 안보리는 사실상 뇌사 상태에 빠져 있다. 국제법 위반을 제재하는 수단이 아니라, 강대국과 그 동맹들의 불법 행위에 면죄부를 주는 정치적 방패로 전락했다. 헌장이 부여한 권한을 행사하지 못하는 유엔의 현주소는, 1930년대 국제연맹의 무능보다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 않다. 시스템이 작동하지 않을 때, 힘을 앞세운 국가들은 더욱 대담해지게 마련이다.

자유민주국가들이 규범을 저버리고 국제기구가 침묵하는 상황은 독재국가의 일탈보다 훨씬 근본적인 위험을 초래한다. 규범을 설계하고 수호자를 자임했던 이들이 규칙을 어길 때, 규칙 자체의 정당성이 무너지고 지지 기반이 붕괴되기 때문이다. 규범 위반 자체보다 심각한 것은 규범을 지킬 의지의 소멸이다.

인류에게 국제법보다 더 나은 언어와 규칙은 아직 없다

3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에서 시위대가 마켓 스트리트를 따라 유엔 광장까지 행진하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베네수엘라에 대한 미군의 군사 행동에 반대하고 있다. ⓒ EPA 연합


그렇다면 이 혼란 속에서 국제법은 사망 선고를 받은 것인가? 혹자는 강대국이 제 마음대로 행동하는 현실 앞에서 조약 따위는 종이 호랑이에 불과하다고 자조한다. 국제법학자로서 깊은 자괴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는 대목이다. 그러나 현실주의와 자유주의의 이론적 논의를 넘어서, 우리는 근원적인 질문을 던져야 한다: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사람이 이렇게 많이 죽어 나가는 사태를 법적으로 막아야 한다는, 혹은 최소한의 절차라도 갖추어야 한다는 '레드 라인은 존재해야 하지 않는가?"

그로티우스(Grotius) 시기부터 전쟁법이 국제법의 핵심으로 다루어진 이유는, 전쟁이 일반 살인과 다르지 않다면 야만과 다를 바 없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국제인도법은 전쟁을 허용하려고 태어난 법이 아니다. 전쟁이라는 최악의 상황에서도 허용될 수 없는 잔혹함의 하한선을 그어 인간성을 보존하기 위한 장치다. 인권 관점에서 국제법의 존재 이유는 이상주의적 평화의 약속이 아니다. 오히려 폭력의 비용을 올리고, 정당화의 부담을 키우며, 사후 책임 추궁의 경로를 남기는 냉혹한 현실적 필요성에 있다.

역사는 위기와 재건의 연속이었다. 국제연맹의 실패 위에서 유엔이 출범했고, 뉘른베르크의 교훈 위에서 제네바 협약과 인권 체제가 섰으며, 냉전 후 학살을 딛고 국제형사재판소(ICC)가 탄생했다. 이 모든 과정은 국제법이 죽은 법이 아니라, 비극을 통해 학습하고 진화한다는 사실을 방증한다.

지금 국제법 체제가 시험대에 올라 있다면, 독재자들의 도전 때문만이 아니라 자유 세계의 규범적 리더십 부재와 유엔 시스템의 마비 때문이다. 그러나 국제법을 포기하는 길은 해답이 될 수 없다. 국제법은 단지 규칙 집합이 아니라, 국제사회의 공통 언어이자 최소한의 윤리적 기준이다. 심지어 북한이나 하마스 같은 행위자들조차 자기 행동을 정당화하기 위해 국제법을 거론한다는 사실은, 역설적으로 국제법의 규범력이 완전히 죽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국제법은 완벽하지 않다. 강대국에겐 관대하고 약소국에겐 엄격하다는 비판도 뼈아픈 진실이다. 하지만 국제법이 없었다면, 우리는 침략을 침략이라 부를 수 없고, 전쟁범죄를 범죄라 규탄할 기준조차 갖지 못했을 것이다. 국제법 없는 세계는 오직 힘의 논리와 약육강식만이 지배하는 야만의 세계일 뿐이다.

최근의 혼란 앞에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체념이 아니라, 법적 금지선과 절차적 정당성을 다시금 분명히 하는 결단이다. 특히 작동 불능에 빠진 유엔 안보리를 대신해서라도 각 국가와 시민사회는 법의 레드 라인을 재확인해야 한다. 민간인 학살 금지, 영토 강제병합 불인정, 주권 존중과 같은 기본 원칙은 흥정의 대상이 아니다. 1945년 유엔 헌장의 약속은 지금 숨이 가쁘고 상처 입었지만, 여전히 유효하다. 인류에게 국제법보다 더 나은 언어와 규칙은 아직 없다. 국제법의 생명을 지키는 일이야말로, 난폭한 힘이 난무하는 분열된 세계에서 인류의 존엄을 지키는 최후의 보루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백범석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

 

 
미국 백악관의 엑스(옛 트위터) 긴급대응 계정은 3일(현지시간) 뉴욕에 있는 마약단속국(DEA) 사무실에서 구금 상태로 복도를 걸어가는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의 영상을 공개했다. ⓒ 백악관 긴급대응 엑스 계정 게시물
 


2026년 1월 3일 미국이 베네수엘라를 침공하여 베네수엘라 현 대통령인 니콜라스 마두로를 체포하는 사태가 발발했다. 자유주의적 국제질서를 주도하던 초강대국 미국이 국제규범 등을 모조리 무시하며 자국법에 따라 타국의 대통령을 '납치'하는 사태가 벌어진 것이다. 예상치도 못한 전격적인 기습에 베네수엘라 당국은 제대로 된 대응을 하지 못했으며 채 2~3시간만에 마두로 대통령이 미군 특수부대에 의해 납치되어 미국으로 호송되는 것으로 일단락되었다.

민주적 정당성이 약한 마두로 정권이 유지될 수 있었던 이유

이 충격적인 사태를 우리는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이번 사태는 미국의 제재가 얼마나 효과적이지 못한지를 잘 드러내는 사례로 보아야 하지 않을까 한다. 베네수엘라는 오랫동안 이중권력 상태에 놓여 있었다. 선거부정 등을 이유로 후안 과이도(Juan Guaidó) 국회 의장이 베네수엘라 임시 대통령직을 맡겠다고 선언하고 유럽, 미국 등의 친서방 세력 50여 개국이 그걸 승인한 순간부터 그랬다.

분명 마두로 정부는 선출 과정에서 문제가 많았기에 민주적 정당성을 확보하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 대통령 연임에 성공했지만 야당후보들을 탄압했을 뿐만 아니라 친(親)마두로 성향의 의원들이 다수 포진된 초헌법적 기구인 '제헌의회'가 선거를 주관했다는 점에서 그렇다.

과이도를 정부 수반으로 인정한 뒤에 미국은 거듭해서 베네수엘라를 제재했고 베네수엘라는 달러 수입의 대략 98%에 해당하는 수입원인 원유수출길을 상실했다. 안그래도 파탄으로 내몰리고 있던 베네수엘라 경제는 파국에 직면했다. 미국은 과이도 임시정부를 앞세워서 마두로 정권을 무너뜨리고 군부를 비롯한 다른 국가기관들의 이반을 유도하고자 했지만 실패했다. 이미 2020년 4월 일부 망명자들이 주도한 무장반란은, 쿠바 사태 때와 마찬가지로 처참하게 실패했고 마두로 정부는 제재 이전보다 오히려 더 안정적인 권력유지를 해냈다.

결국 2022년 임시정부 해산이 결정되면서 후안 과이도는 임시대통령에서 물러났을 뿐만 아니라 국회의장직에서도 물러나면서 정치적으로 몰락했다. 석유공급지로서의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서방과 척을 지자 바이든 행정부는 서둘러 베네수엘라와의 관계개선 의지를 표명했고 그것이 마두로 정권에 힘을 실어줬던 것이다. 그렇게 2023년 베네수엘라 임시정부가 완전히 소멸하면서 2026년 현재까지 마두로 정권이 유지될 수 있었다.

후안 과이도 임시정부로 대표되는 베네수엘라 내의 반체제 세력과 미국 및 서방세력의 압박을 통한 '평화적'인 정권이양은 실패로 끝났고 마두로 정권의 권력은 더욱 공고해졌다. 이런 상황을 타개하고자 한 게 바로 오늘 우리가 목도하고 있는 군사적 개입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표를 보면 미국은 외과수술과도 같은 정밀 타격을 통해 마두로 정권의 수뇌부를 제거하고, 정권 내에서의 권력변동에 따른 협력자의 등장을 꾀하고 있는 걸로 보인다. 작년에 있었던 이란 핵시설 타격의 연장으로 해석해야 하지 않을까 한다. 다시 말해서 트럼프 행정부는 이란 핵시설 타격, 베네수엘라 참수작전 등과 같은 외과수술적인 군사적 개입을 통해 변화를 유도하고, 그 과정에서 나타난 변수에 기초해 협상을 이어가는 방식을 선호한다.

'다른 수단에 의한 전쟁' 제재의 효과가 약해진 결과
차베스의 '21세기 사회주의'는 마두로의 '마피아 자본주의'로 후퇴

베네수엘라의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이 지난 12월 1일 베네수엘라 카라카스에서 열린 지역사회 기반 단체들의 취임 선서식에서 연설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마두로 정부에 대한 압박을 강화하는 가운데 열린 행사다. ⓒ 로이터/연합뉴스관련사진보기


이와 같은 방식의 군사적 개입을 왜 반복해서 시도하는 것일까. 트럼프 대통령 개인의 협상 스타일이 반영된 것일 수도 있겠지만 그 이면에 도사리고 있는 미국의 한계를 짚어볼 필요가 있다. 2010년대 중반 이후부터 미국은 광범위하게, 특히 러시아, 중국 등에 대해 제재를 남발해왔다.

미국의 제재 외교를 분석한 일본의 스기타 히로키는 <미국의 제재 외교>라는 책에서 제재 외교가 등장하게 된 이유로 전쟁에 반대하는 국민여론, 핵무기 등으로 대표되는 압도적인 살상력 등으로 인해 더 이상 대규모의 지상전을 치를 수 없게 되었기 때문이라 지적한다. 전쟁이 불가능해진 상황이지만 갈등과 분쟁은 세계 곳곳에서 여전히 발생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사용할 수 있는 수단이 바로 '제재'이다.

스기타는 이런 맥락에서 제재를 "다른 수단에 의한 전쟁"이라 지적한다. 미국은 전쟁을 하지 않는 게 아니라 제재라는 다른 수단을 통해 계속해서 전쟁을 해왔던 것이다.

문제는 제재의 효과가 점차 약해지고 있다는 점이다. 미국은 러시아, 중국, 베네수엘라 등의 국가들에 광범위한 제재를 가해왔지만 그 효과는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 왜 그럴까. 베네수엘라를 예시로 설명하자면 제재의 목적과 효과에 대한 적절한 고려 없는 '남발' 때문이다.

베네수엘라는 미국의 광범위한 제재 이전에 이미 경제가 파탄나고 있었기 때문에 제재로 인한 효과와 진행중이던 경제붕괴의 추세를 뚜렷하게 구별하기 어려웠다. 아마 대체로 효과도 크지 않았을 것이다. 2013년부터 2021년까지 베네수엘라의 1인당 GDP는 80% 이상 감소했지만 그 대부분은 제재가 이뤄지기 이전인, 2017년 이전에 발생한 것들이었다. 즉, 미국의 제재는 무너지는 경제에 가속도를 붙였을 뿐, 정권의 명줄을 끊는 결정적 변수는 되지 못했던 셈이다.

둘째로 제재는 상대방의 역량을 강화시키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중국과 러시아를 상대로 한 광범위한 경제제재는 중국의 경우에는 미국의 제재를 무력화시킬 여러 수단과 역량을 증진시키는 결과를 가져왔으며, 러시아의 경우 최소한 그에 대비할 수 있는 기초체력을 갖추도록 유도하는 역효과를 불러왔다. 베네수엘라의 경우도 다르지 않아서 마두로 정권은 국내외의 압박을 계기로 새로운 권력기반을 창출하였다.

예컨대 마두로 정권은 초인플레이션으로 베네수엘라 통화체계가 붕괴된 상황에서 서둘러 국내외의 모든 교환체계를 '달러화'하는 조치를 취했다. '비공식 달러화'라고 불리는 현상이 급격하게 퍼지면서 베네수엘라 전체 거래의 절반 이상이 미국 달러로 결제되는 지경에 이르렀다. 역설적이지만 이러한 '비공식 달러화'는 기존의 국가통제 하에 놓여 있던 경제를 완전히 '자유화'하는 효과를 가져왔다. 무역자유화와 비공식 달러화가 함께 이뤄지면서 민간의 수요에 맞게 어떠한 형태의 상품이든 공급될 수 있는 상황이 연출되었다.

한편에서는 국가의 권위주의적인 통제, 특히 마두로 개인의 사적인 지배연합으로 전락해가는 질적 하락이 이뤄지고 있으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달러화를 매개로 한 시장자유화에 힘입어 자본주의화가 진행되고 있었다. 마두로 정권은 경제위기를 맞이해 조용히 국유자산들을 매각하며 민영화했고 이 과정은 거의 대부분 비밀에 붙여졌다.

이렇듯 차베스의 '21세기 사회주의'는 마두로의 '마피아 자본주의'로 후퇴했던 것이다. 이러한 후퇴에도 불구하고 마두로 정권은 살아남았다. 중국, 튀르키예, 시리아, 이란 등의 반미 성향의 국가들과의 경제적 관계를 강화하고 끊임없이 새로운 무역관계를 형성해나가면서 권위주의적 자본주의를 확장했다. 미국 등의 서방 세력의 압력 속에서 반(反)제국주의를 기치를 내걸고 국영부문을 '구조조정'하는 우경화된 정책들을 견지했던 것이다.

마두로 정권을 전복해야 할 이유가 무엇?… 우리의 시선은 '대만 해협'으로 향해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일(현지시간) 베네수엘라에 대한 미군 공습 이후 미 플로리다주 팜비치에 위치한 마러라고 관저에서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UPI 연합뉴스관련사진보기


그렇게 7년 간의 구조조정과 새로운 무역관계의 수립, 비공식 달러화를 매개로 한 자본주의의 발전, 군대의 사병화, 국가기구의 사조직화 등의 변화를 거쳐 마두로 정권은 2021년을 기점으로 베네수엘라 경제를 다시금 성장세로 돌렸으며 회복 중이기는 하지만 중남미 내에서 최고 수준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하기에 이르렀다. 서방세력의 압박이 베네수엘라의 체제 성격을 바꿔놓았던 것이다.

이렇듯 제재의 효과가 낮아지자 미국으로서는 정밀한 외과수술적 타격이라는 군사적 개입의 '최소화'를 전제로 한 내부 변화의 유도를 꾀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마두로 정권을 트럼프 행정부가 군사적 수단을 활용하지 않고 타격해 전복시키는 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군사적 개입이 현실화된 건 이런 맥락이다. 이라크, 아프간 등의 대규모 군사개입의 실패가 경제제재의 남용으로 이어졌고, 그 제재의 효과가 줄어들자 다시금 '최소한'의 군사적 개입으로 선회한 것이다.

지금은 최소한이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공언처럼 미국이 지상군을 주둔시키는, '대규모'의 군사개입이 현실화될 가능성도 존재한다. 전세계적 개입에서 지역적 개입으로 그 개입 범위를 축소시키면서 경제제재와 군사적 개입이라는 다양한 선택지를 활용하여 세력권을 확보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문제는 제재의 무력화, 군사적 개입의 최소화 등의 '합리적'인 수단의 활용에도 불구하고 그 목표가 뚜렷하지 않다는 점이다. 미국이 바로 지금 베네수엘라의 마두로 정권을 전복해야 하는 이유가 무엇인가?

혹자는 석유 자원의 확보 때문이라고 하고 트럼프 대통령 또한 미국의 석유기업들이 베네수엘라에 투자할 것이라 공언하지만 핑계에 가깝다. 베네수엘라 석유 시설들은 이미 노후화된 지가 오래라 미국이 제대로 수익을 내고자 한다면 상당한 기간, 상당한 정도의 투자를 이어가야 한다. 이는 곧 대규모의 지상군 주둔을 전제로 한다. 지상군 주둔 비용까지 고려한다면 그리 합리적인 선택지가 아니다.

마약과의 전쟁 운운하는 것도 설득력이 약하기는 마찬가지이다. 미국에 유통되는 마약의 대부분은 태평양을 통해 유입되지, 베네수엘라나 카리브해를 경유하지 않는다. 당장 콜롬비아가 세계 최고 수준의 코카인 생산국이지만 미국이 그를 공격하지 않는 것만 보아도 알 수 있다. 베네수엘라 이주민, 난민 등의 유입을 막기 위해서라지만 합당한 설명이라 보기 어렵다. 중남미 출신 유권자들의 지지를 구하기 위해서라고 하지만 이미 바이든의 민주당 정부에 패했던 전략이다.

수단의 합리성은 보이지만 목적의 합리성이 보이지 않는 이 기묘한 상황 속에서 우리가 얻을 수 있는 유일한 메시지란, 미국이 다시금 먼로독트린(Monroe Doctrine) 시대로 돌아가고 있다는 사실 정도이다.

앞으로 미국이 멕시코, 캐나다 등에 대한 군사적 개입을 하고 그린란드를 병합하는 일이 정말로 일어날지도 모른다. 대규모의 군사적 개입부터 경제제재까지 활용가능한 수단이 여전히 '효과'를 보일 수 있는 지역으로만 세력권을 축소하는 방향으로 가지 않을까. 여러모로 이번 사태는 미국의 제재와 군사적 개입의 효과가 점점 더 줄어들고 있다는 징표로 해석되어야 하지 않을까 한다.

앞으로 미국이 베네수엘라, 멕시코, 캐나다, 그린란드 등에 취할 조치를 지켜보면서 우리의 시선은 대만해협을 향해야 한다. 미국이 국가이성을 상실하고 있는 상황에서 전쟁과 대립의 위험성은 날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중국이 대만을 침공하는 일이 정말로 현실화될지도 모르는 이 상황에서 한국은 어떻게 동북아의 평화를 지켜나갈 것인가. 미국 없는 세계 속에서 한국이 어떤 선택을 내려야 할지 고민해볼 때가 아닌가 한다.     

                                                                                                 < 손민석 작가 >

 

트럼프의 먼로주의 부활 시험대가 된 베네수엘라

루비오 국무 “베네수엘라 무너지면 쿠바가 뒤따른다”

 

베네수엘라 대통령 니콜라스 마두로(왼쪽)와 베네수엘라 국방부 장관 블라디미르 파드리노 로페즈가 2025년 11월25일 베네수엘라 카라카스에서 열린 행사(2026년 1월 3일 재발행)에서 연설하고 있다. EPA 연합
 

새해 첫 토요일인 3일 오전 2시께(현지시각)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베네수엘라 내 주요 시설에 대한 전격적인 공습을 단행한 뒤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과 그의 부인을 체포해 국외로 압송했다는 소식까지 알려지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취해온 베네수엘라 강경 노선의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미국 내에서는 이번 공습이 단순한 군사적 타격을 넘어 석유 이권 보호, 마약 카르텔 소탕, 이민자 대량 추방이라는 여러 목적을 동시에 달성하기 위해 치밀하게 기획된 분쟁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날 오전 2시께부터 베네수엘라 수도 카라카스 인근에서 폭발음과 함께 낮게 나는 비행기 소리가 들린다는 언론 보도가 시작됐다. 오전 3시 30분께 베네수엘라 정부는 미국이 수도 카라카스 등 여러 주에서 민간 및 군사시설을 공격했다며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이후 미국 시비에스(CBS) 뉴스는 복수의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베네수엘라 카라카스 인근의 군사 시설에 대한 공습을 지시했다”고 보도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오전 4시21분 공습을 공식 발표하면서 “마두로 대통령과 그의 아내가 체포되어 국외로 이송됐다”고 밝혔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이번 사태의 시작은 지난해 5월 메모리얼 데이 직전 백악관 오벌오피스에서 열린 비밀 회동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역점 법안인 ‘하나의 크고 아름다운 법안(One Big Beautiful Bill Act·OBBBA)’ 통과를 위해 쿠바계 의원들의 표가 절실했다. 마두로 대통령에 반대하는 쿠바계 의원들은 마두로 정권의 주요 외화벌이 수단 중 하나로 여겨지는 미국 석유기업 셰브론의 베네수엘라 사업 철수를 요구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셰브론이 철수할 경우, 그 자리를 중국이 차지할 것을 우려했다. 뉴욕타임스는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과 스티븐 밀러 백악관 부비서실장이 타협안을 제시했다. 셰브론의 베네수엘라 석유사업에 대한 이권은 유지해 대중국 견제 교두보를 사수하되, 마두로 정권을 ‘마약왕’으로 규정하고 군사적 타격을 가함으로써 쿠바계 의원들을 달래자는 제안이었다”고 전했다.

 

특히 밀러 부비서실장에게 베네수엘라 타격은 이민 정책을 완결 지을 ‘법적 도구’로 받아들여졌다고 한다. 밀러 부비서실장은 18세기 법령인 ‘적국 시민법(Alien Enemies Act)’에 주목했다. 미국과 전쟁 중이거나 미국을 침공한 국가의 국민을 재판 없이 즉각 구금·추방할 수 있게 하는 이 법을 발동하기 위해서는 베네수엘라와의 ‘전쟁’이 필요했다.

 

실제 두 달이 흐른 지난해 7월 25일 트럼프 대통령은 라틴아메리카 마약 카르텔에 대한 군사 작전을 명령하는 비밀 지침에 서명했다. 이후 미군은 ‘1단계’ 작전으로 해상에서 마약 운반 의심 선박들을 타격해 100명 이상을 사살했다. 이번 카라카스 공습은 지상 작전을 포함하는 ‘2단계’로의 전환을 의미하며, 이는 밀러가 원하는 ‘전쟁 상태’를 완성하기 위한 수순으로 풀이된다.                                < 워싱턴/김원철 특파원 >

 

“마두로 정권 끝나면”…미, 베네수엘라 봉쇄 뒤 쿠바로 향하는 시선

루비오 국무 “베네수엘라 무너지면 쿠바가 뒤따른다”
베네수엘라와 쿠바는 실과 바늘 관계
쿠바에 공급되는 하루 30만배럴 베네수엘라 석유도 차단

 

 
 
쿠바 아바나의 거리에서 지난 18일 주민들이 과일과 채소를 구입하고 있다. 쿠바 중앙은행은 이날 미국 달러당 410페소의 새로운 공식 환율을 발표했다. 이는 현재 시행 중인 세 번째 환율로서 다른 두 개의 국가 고시 환율보다 비공식 시장 환율에 더 가까운 수준이다. 현재 쿠바 페소는 암시장에서 달러 당 약 450페소 내외로 거래된다. EPA 연합
 

미국의 베네수엘라 봉쇄가 쿠바에도 직격탄을 날리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로서도 아메리카 대륙권에서 반미사회주의 진앙이었던 쿠바의 목줄을 쥐며, 국가전략의 우선순위가 된 서반구 우선주의를 시험하고 있다.

 

미군이 베네수엘라 연안에서 첫번째 유조선을 나포한 지 이틀 뒤인 지난 12일 린지 그레이엄 미국 공화당 상원의원은 소셜미디어에 “마두로의 베네수엘라 공포정치가 곧 끝나기를 바란다. 그러면 그의 가장 강력한 동맹국 중 하나이자 우리 코앞에 있는 가장 억압적인 정권 중 하나인 쿠바에 집중할 수 있을 것”이라고 썼다. 그레이엄 의원은 중남미에 대한 트럼프 행정부의 강경책을 주도하는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과 밀접하게 협력해온 인물로, 결국 이들의 시선이 쿠바로 향하고 있음을 드러냈다. 뉴욕타임스는 이날 조 바이든 시절 백악관에 재직했던 후안 곤잘레스의 말을 인용해 “베네수엘라가 무너지면 쿠바가 그 뒤를 따를 것”이라는 게 루비오식 접근법이라고 전했다.

 

이틀 뒤인 14일 미겔 디아스카넬 쿠바 대통령은 아바나에서 열린 쿠바공산당 중앙위 11차 전원회의 폐회 연설에서 미국을 겨냥했다. 그는 16~17세기 카리브해에서 활동했던 영국의 해적 선장을 빗대 “(프랜시스) 드레이크와 (헨리) 모건의 시대를 떠올리게 하듯, 도널드 트럼프는 베네수엘라 유조선에 자신의 해적들을 풀어놓아, 천박한 도둑처럼 뻔뻔하게 화물을 빼앗았다”고 했다. 그는 “그 적들에게 규칙이라는 것은 규칙이 없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디아스카넬 대통령의 비난은 트럼프 행정부가 지난 9월 초부터 강화해온 베네수엘라 옥죄기가 쿠바에도 직접적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쿠바와 베네수엘라는 지난 2000년 이후 실과 바늘의 관계를 유지해왔다. 쿠바는 최대 후원국이던 소련이 1991년에 붕괴한 이후 극도의 고립 속에서 체제 붕괴 위기를 겪다가, 1999년 베네수엘라에서 우고 차베스가 집권한 이후 숨통이 열리게 됐다.

 

베네수엘라의 차베스 정권은 중남미에서 반미사회주의 성격의 차베스주의 확산을 내걸고, 쿠바를 든든한 동맹국으로 삼았다. 차베스는 베네수엘라의 석유와 쿠바의 혁명 인력을 교환했다. 쿠바는 석유를 제공받는 대가로 베네수엘라에 의료·교육 및 보안·정보 인력을 제공했다. 특히 쿠바가 제공한 보안·정보 인력은 베네수엘라에서 미국이 의도하던 정권교체 기도에 맞서 정권을 유지하는 데 도움을 줬다.

 

쿠바의 정보 및 보안 요원들은 베네수엘라군과 관료 조직 내 ‘불충분자’를 색출하고, 쿠데타 음모를 사전에 차단하는 역할을 맡았다. 특히 차베스보다도 기반이 취약한 그 후계자인 니콜라스 마두로 현 대통령은 쿠바가 제공하는 정보와 보안 인력 및 서비스에 크게 의존했다.

 

차베스는 쿠바와의 관계를 “행복의 바닷속에서 하나로 묶인 두 나라”라고 표현하며, 하루 10만배럴의 석유를 쿠바에 공급했다. 베네수엘라가 제공하는 석유는 이제 하루 3만배럴로 줄었으나, 여전히 쿠바 석유 수입의 약 40%를 차지한다. 쿠바는 자국에서 소량의 석유를 생산하고 멕시코·러시아산 원유도 일부 들여오나, 전력 및 자영업자 분야에서는 상당 부분을 베네수엘라산 원유에 의존한다.

 

미국이 지난 9월 초부터 카리브해에서 마약선박을 단속하고 군사력을 전개한 이후부터 쿠바로 향하는 베네수엘라 석유도 영향을 받았다. 미국은 지난 10일부터 베네수엘라로 오가는 유조선을 나포하며 봉쇄해, 쿠바로 가는 석유의 완전한 차단도 예상된다. 베네수엘라 석유의 차단은 트럼프 행정부 1기 때 재개된 미국의 제재로 악화한 쿠바의 사회경제 상황에 치명적 타격을 줄 것이 분명하다. 이미 쿠바에서는 하루 18시간 이상 정전되는 지역이 있다.

 

쿠바의 사회경제 위기 담론은 미국 등 서방의 오래된 프로파간다이기는 하나 최근 위기는 1959년 쿠바혁명 이후 가장 심각하다는 평가이다. 쿠바 경제는 트럼프 1기 행정부가 제재를 강화한 2018년 이후 약 15%나 축소됐다. 2018∼24년까지 누적 인플레이션은 450%이다. 쿠바 페소는 암시장에서 2020년만 해도 1달러당 30페소 수준이었는데, 현재 약 450페소에 거래된다.

 

아바나의 인구학자인 후안 카를로스 알비주-캄포스의 계산에 따르면, 쿠바 인구의 약 4분의 1인 270만명이 지난 2020년 이후 쿠바를 떠났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은 보도했다. 그는 “쿠바가 겪는 것은 인구 공동화이고, 이는 무장분쟁 국가에서나 볼 수 있는 인도적 재앙”이라고 주장했다. 디아스카넬 대통령도 “쿠바에는 엄청난 물질 부족이 있다”며 “거시경제 안정이 절박하다. 경제 효율 없이는 주권도 없다”고 인정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4일 발표한 국가안보전략(NSS) 대외정책의 우선순위 지역을 기존의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서반구로 이동시켰다. 아메리카 대륙은 미국의 세력권이니 유럽 열강들은 간섭하지 말라는 19세기 때 먼로주의의 계승을 내세웠다. 트럼프 행정부는 베네수엘라를 압박해 쿠바까지 위기에 몰아넣어 중남미 일대에 대한 장악력을 강화하려는 효과를 노리고 있다. 트럼프의 먼로주의, 즉 서반구 우선주의가 본격화하는 시험대이다. <정의길 기자 >

 

트럼프의 먼로주의 부활 시험대가 된 베네수엘라

베네수엘라, 해군이 호위한 유조선 출항
미, “유조선 호위 작전 인지”…대응 검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베네수엘라를 오가는 제재 유조선에 대한 봉쇄 명령을 발동한 가운데 17일 베네수엘라 라구아이라 항구에 한 화물선이 정박해 있다. AP 연합
 

미국의 ‘해상 봉쇄’에 맞서 베네수엘라가 해군에 유조선 호위를 명령해, 양국 충돌 가능성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그동안 소극적 자세였던 중국과 중남미 국가들도 개입에 나섰다. 도널드 트럼프가 국가안보전략(NSS)에서 국가안보의 최우선 사안으로 규정한 서반구 우선주의가 첫 시험대에 올라섰다.

 

■베네수엘라도 해군력으로 맞대응, 중국도 개입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해군에 석유 관련 제품을 운송하는 선박들을 호위하라고 명령했다고 로이터와 뉴욕타임스 등이 17일 보도했다. 앞서, 전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베네수엘라를 오가는 “모든 제재 유조선에 대한 전면적이고 완전한 봉쇄”를 명령했다. 미국의 봉쇄에 베네수엘라도 해군 호위로 맞선 것이다.

 

마두로 정부는 트럼프 행정부가 지난 9월 초부터 카리브해에서 마약 선박 단속 등 자신들을 겨냥한 무력 조처들에 직접 대응하지 않아 왔다. 하지만, 미국이 봉쇄하려는 유조선 등에 해군을 호위시킴으로써, 미국과의 무력 충돌 가능성이 커지게 됐다.

 

베네수엘라 동부 연안에서는 16∼17일 해군의 호위를 받는 선박 몇척이 항해를 했다고 언론들은 소식통들을 인용해 전했다. 이 배들은 트럼프가 봉쇄를 명령한 지 몇시간 뒤에 베네수엘라 항구를 출항했다. 요소, 석유 코크스 및 석유 관련 제품들을 수송하는 3척의 선박은 호세 항을 떠나 아시아로 향했다. 소식통들은 베네수엘라 정부가 트럼프의 위협에 맞서 이 선박들에 호위를 붙였다고 말했다.

 

베네수엘라 국영 석유회사(PDVSA)는 이날 성명을 통해 “우리는 에너지 주권 수호, 합법적 무역 약속 이행, 해상 운영 보호에 대한 의지를 재확인한다”며 “원유 수출 작업은 정상적으로 유지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 정부는 베네수엘라의 유조선 호위 작전을 인지하고 있으며, 다양한 대응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호세 항을 떠난 3석의 선박은 미국 재무부의 제재 대상 선박 명단에 들어있지 않다고 뉴욕타임스가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베네수엘라 석유의 최대 구매국인 중국의 왕이 외교부장(장관)은 이날 이반 길 베네수엘라 외무장관의 요청으로 이뤄진 통화에서 "중국은 모든 일방적 괴롭힘에 반대하며 각국의 주권·민족존엄 수호를 지지한다며 “(양국은) 전략적 동반자이며, 상호 신뢰, 지지가 양국 관계의 전통”이라고 말했다.

 

미국이 지난 9월2일 카리브해에서 마약 단속을 이유로 선박에 공격을 시작하며 베네수엘라 정권 교체를 압박한 이후 중국은 외교부 대변인을 통해 국제법 준수를 촉구하며, 간접적으로 미국에 자제를 시사했다. 중국 외교장관이 직접 나서기는 처음이다. 베네수엘라 석유 판매의 약 80%는 중국 민간업자들이 사고 있다.

 

마두로 대통령은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에게 전화해 개입을 촉구했다. 구테흐스 총장은 마두로에게 “회원국들이 국제법을 준수하고 긴장을 완화할 필요성”을 강조했다고 유엔 쪽은 밝혔다.

 

■ 트럼프의 서반구 우선주의 시험대가 된 베네수엘라

 

미국은 지난 9월 초 이후 카리브해 등 중남미 연해에서 해군력을 동원해 마약 밀매 선박이라며 지금까지 모두 25차례나 공격해 최소한 95명이 숨졌다. 베네수엘라와 콜롬비아, 멕시코 등은 공격받은 자국 선박들은 어선 등으로 마약과 무관하다며 항의해왔다. 미국은 또 카리브해에 최대 항모인 제럴드포드, 3척의 구축함, 1만5500명의 병력을 전개해, 베네수엘라를 겨냥하고 있다. 트럼프는 지난 달 중순에 베네수엘라에 대한 중앙정보국(CIA)의 비밀공작을 승인하는 한편 지상 공격도 시사했다.

 

마두로 정권 붕괴를 노리는 미국의 이런 압박은 트럼프 행정부 들어서 본토 및 주변 지역을 우선시하는 대외정책의 선회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4일 발표한 국가안보전략에서 “미국은 서반구에서의 우위를 회복하고 우리의 본토와 지역 전역의 주요 지형에 대한 접근을 보호하기 위해 먼로 독트린을 재확립하고 집행할 것”이라며 “비 서반구 경쟁자들이 우리 반구에 병력이나 기타 위협적 역량을 배치하거나 전략적으로 중요한 자산의 소유·통제를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다짐했다.

 

미국은 버락 오바마 전 행정부 이후 대외정책의 우선순위를 중국 억제에 두고 인도태평양 지역을 가장 중시하는 대외전략을 펼쳐왔는데, 트럼프 행정부는 이번에 아메리카 대륙의 서반구에서 더 중시하는 국가안보 전략으로 크게 선회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베네수엘라에서 반미정권을 제거하고 우호적인 친미 정권 수립이 서반구 우선주의 집행의 첫 과제가 됐다. 미국은 베네수엘라에 반미사회주의를 표방한 우고 차베스 정권이 들어선 1990년 초반 이후 베네수엘라의 정권 교체를 추구해 왔다.

 

■ 트럼프 행정부의 향후 대응

 

트럼프가 이번에 명령한 봉쇄에서는 대상이 일단 ‘제재 유조선’에 한정돼, 부분적인 봉쇄로 간주되고 있다. 이때문에 트럼프 행정부 내에서는 이번 봉쇄 집행을 군이 주도해야 하는지 아니면 치안기관이 집행해야 하는지 혼선이 일고 있다.

 

군사력을 이용한 외국에 대한 봉쇄는 국제법적으로 전쟁 행위에 해당되고, 군이 개입된다. 해상봉쇄에는 안보리 승인이나 교전 상태가 요구된다. 지금까지 미국이 실제로 집행한 해상봉쇄는 1962년 쿠바 해상봉쇄가 마지막이었다.

 

미국 치안기관들이 봉쇄를 집행해도, 유조선을 호위하는 베네수엘라 해군과 충돌하면, 미군의 개입으로 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베네수엘라에서도 시민들은 베네수엘라 석유를 장악하려는 트럼프의 의도에 경악해, 군사력을 동원해 미국에 맞서려는 마두로에 대한 지지가 커지고 있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트럼프는 봉쇄를 명령하면서 “과거에 미국에서 훔쳐간 모든 석유, 토지, 자산을 돌려줄 때까지 봉쇄를 풀지 않겠다”고 밝혔다. 베네수엘라는 지난 1976년에 석유 산업을 국유화했고, 우고 차베스 정권 이후에는 서방 석유회사들의 이권을 사실상 박탈했다.

 

미국은 베네수엘라 해군이 유조선을 호위하면, 이 지역에 배치된 전함에서 발진한 무장헬기를 이용해 선박을 나포할 가능성이 크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미국은 이미 지난주 이런 방식으로 선박을 나포했다.

 

하원 군사위의 애덤 스미스 민주당 의원은 “트럼프는 마두로가 결국 굴복할 것으로 생각한다”며 “그러나 그들이 선박을 호위하고 우리는 그들을 잡으려고 전투를 벌여야 하는 다른 시나리오가 있다”고 우려했다.                                      < 정의길 기자 >

 "마두로, 미 최정예 특수부대 델타포스에 체포"

 
 
미 공군의 F-35 라이트닝 II 전투기가 푸에르토리코 세이바에 위치한 구 루스벨트 로즈 해군기지 활주로에서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베네수엘라에 대한 군사 공격과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 생포 사실을 발표한 직후인 3일 촬영됐다. 세이바/로이터 연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생포한 미군의 특수작전이 실시간으로 마러라고에서 시청했다고 밝혔다. 이번 작전을 위해 마두로 대통령 은신처를 본뜬 훈련 시설을 지었고, 이곳에서 수개월간 훈련했다고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3일(현지시각) 아침 폭스뉴스와 인터뷰에서 “텔레비전 드라마를 보듯이 지켜봤다. 놀라운 장면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작전을 위해 마두로 대통령의 은신처를 정밀하게 복제한 훈련 시설을 사전에 건설했으며, 특수부대가 수개월간 여러 차례 훈련을 반복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철문을 뚫는 데 몇 초밖에 걸리지 않았다”며 작전이 완벽하게 실행됐다고 자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작전을 수행한 군부대명을 밝히지 않았다.

 

뉴욕타임스는 미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투입된 부대는 미 육군 델타포스”라고 밝혔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이번 작전에 델타포스와 ‘나이트 스토커스’로 알려진 제160특수작전항공연대가 동원됐다고 보도했다. 델타포스는 2011년 오사마 빈라덴 제거로 유명한 해군 네이비실과 함께 미 합동특수전사령부(JSOC)의 핵심 전력이다. 1970년대 일련의 대형 테러 사건 이후 영국 공수특전단(SAS)을 모델로 1977년 창설됐다. 정식 명칭은 ‘제1특수부대작전분견대-델타’로 대테러·인질 구출뿐만 아니라 직접행동, 특수 정찰 등 광범위한 특수 임무를 수행한다. 나이트 스토커스는 빈라덴 제거 작전 당시 네이비실 대원들을 수송했다. 이들은 델타포스나 네이비실과 함께 저고도 항공 작전을 수행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중앙정보국(CIA)도 이번 작전에 깊숙이 개입했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중앙정보국은 지난해 8월부터 베네수엘라 현지에 요원들을 은밀히 파견했다. 요원들은 마두로의 ‘생활 패턴’과 이동 동선에 대한 정보를 수집했으며, 이번 작전의 토대가 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작전에서 미군 사망자는 없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헬리콥터가 피격되었을 때 일부 병사들이 부상했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피격된 헬리콥터가 손상된 상태로 베네수엘라를 벗어나 안전하게 철수했다”며 “작전 도중 전투기 여러 대를 베네수엘라 상공에 배치했다”고 언급했다. 미 정부 관계자 2명은 뉴욕타임스에 “전체 작전 중 약 6명의 병사가 부상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마두로 대통령에 여전히 충성하는 베네수엘라 정부 인사들에 대해 추가 제재 또는 체포 작전이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충성을 계속하면, 그들의 미래는 정말 나쁠 것이다. 대부분은 이미 돌아섰다”고 주장했다.

 

트럼프는 마두로가 미국에 석유 접근권을 제공하는 협상을 제안했으나, 마약 범죄 연루 혐의 때문에 이를 거부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가 마약과 관련된 일을 한 건 정말 나쁜 일이다”고 비판하며, 베네수엘라가 죄수들을 풀어 미국으로 보냈다는 주장도 반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마두로 대통령과 그의 아내가 미 해군 USS 이오지마함에 이송되었으며, 뉴욕으로 옮겨져 새로운 기소장에 따라 재판을 받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브라이언 폰세카 플로리다 국제대 Jack D. Gordon 공공정책연구소장은 엔비시(NBC) 뉴스 인터뷰에서 “어떤 영상 자료나 보도에서도 미군의 진입을 저지하려는 베네수엘라군의 대응을 본 적이 없다”며 “마두로 축출에 있어 정치 및 군부 엘리트들이 미국과 직접 혹은 야권을 통해 협상에 나섰을 가능성을 시사할 수 있다”고 말했다.      < 워싱턴/김원철 특파원 >

 

새벽 2시에 울려 퍼진 폭발음…“미군 작전 종료 뒤, 백악관 발표 예정”

 
 
 
2026년 1월3일 미군의 공습으로 베네수엘라 최대 군사 단지인 푸에르테 티우나에서 화재가 발생해 불길이 타오르고 있다. AFP 연합
 

베네수엘라 내 군사 시설 공습과 관련해 백악관이 공식 성명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월스트리트 저널이 3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이날 고위 당국자를 인용해 “베네수엘라 내에서 미군 작전이 진행 중”이라며 “미군이 베네수엘라 영공을 벗어난 뒤 백악관이 공식 성명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현재까지 구체적인 공격대상이나 작전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다.

 

베네수엘라 현지시각 오전 2시께 벌어진 이번 공습은 트럼프 행정부의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이 중대 전환점에 접어들었음을 시사한다. 최근 몇 주 동안 미국은 카리브해 지역에 특수작전 항공기와 병력, 장비를 대거 이동 배치해왔다.

 

작전 개시와 동시에 미 국무부는 베네수엘라에 머무는 미국인들에게 ‘현 위치에서 대기하라(shelter-in-place)’는 명령을 발령했다. 미국은 2019년 이후 베네수엘라 주재 외교 공관을 철수한 상태다.                                          < 워싱턴/김원철 특파원 >

 

 

 "마두로, 미 최정예 특수부대 델타포스에 체포"

 

네이비실과 함께 미 특수전 핵심전력…2019년 IS 수괴 사살 작전 주도


지난해 8월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과 부인 [AFP 연합]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3일(현지시간) 미국 육군 최정예 특수부대인 델타포스에 체포됐다고 미 CBS 방송이 미 정부 당국자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로이터 통신 역시 마두로 대통령이 미 정예 특수부대에 체포됐다고 미 정부 당국자가 밝혔다고 전했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트루스소셜에서 미국이 마두로 대통령에 대한 대규모 공격을 성공적으로 수행했다며, 마두로 대통령 부부를 체포해 베네수엘라 밖으로 이송했다고 밝힌 바 있다.

 

델타포스는 오사마 빈라덴 제거로 유명한 해군 네이비실과 함께 미 합동특수전사령부(JSOC)의 핵심 전력으로 꼽힌다.

 

정식 명칭은 '제1특수부대작전분견데-델타'로, 대테러·인질 구출뿐만 아니라 직접행동, 특수 정찰 등 광범위한 특수 임무를 수행한다.

미 최고위층의 지시를 받아 위험한 비밀 작전에 자주 투입된다.

 

그동안 아프가니스탄, 이라크, 시리아, 소말리아, 리비아 등에서 작전을 수행했으며, 2019년 이슬람국가(IS) 전 지도자 아부 바크르 알바그다디를 사살한 비밀 작전을 주도적으로 수행한 부대로도 유명하다.

 

2014년엔 IS 세력의 중심지인 시리아 동부에서 미국인 인질을 구출하는 과정에서 IS의 격렬한 저항으로 고배를 맛보기도 했다.

 

창설은 1977년. 1970년대 일련의 대형 테러 사건 이후 영국 공수특전단(SAS)을 모델로 한 것이었다.

 

요원 선발 과정은 엄격하다. 통상 5년 이상의 군 경력자 중 엄격한 체력 및 지적 능력, 심리 테스트를 거쳐 선발된 후보자들이 다시 6개월 동안 전문교육 과정을 이수한 뒤 최종 검정을 거쳐 요원으로 선발된다.                                  < 김연숙 기자 >

 트럼프, “정권 교체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개입하지 않을 것”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 부부 체포 미국 압송.. 국제법 위반 논란

 
▲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3일(현지시간)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베네수엘라에서 안전하고 적절한 정권이 이양이 이뤄지기 전까지는 당분간이 이 나라를 통치하겠다”고 밝혔다. 사진=백악관 유튜브 라이브 캡처.
 

미국이 3일 기습 군사작전을 벌여 베네수엘라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 부부를 체포해 논란이 된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베네수엘라에 군을 주둔시켜 통치하겠다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3일(현지시간)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베네수엘라에서 안전하고 적절한 정권이 이양이 이뤄지기 전까지는 당분간이 이 나라를 통치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정권 교체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개입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도널드 트럼프는 “베네수엘라 국민을 위한 평화, 자유, 정의를 원한다”고 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마두로 대통령 부부 체포 작전을 가리켜 “미국의 힘을 보여주는 완벽한 공격”이라며 “2차세계대전이 끝난 후 한 번도 볼 수 없었던 성공적인 작전”이라고 했다. 트럼프는 러면서도 정권 교체에 대한 구체적인 개입은 하지 않을 것이라 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세계 최대 규모의 미국 석유 기업들을 베네수엘라에 투입해 수십억 달러를 투자하고, 심각하게 훼손된 석유 인프라를 복구하며, 국가에 수익을 창출할 것”이라고도 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 댄 케인 합참의장, 스티븐 밀러 백악관 부비서실장 등이 참석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작전의 정당성을 강조했지만 국제적인 논란이 불가피하다. 혐의 자체가 논쟁적인 데다 주권 국가의 수장을 군사작전으로 체포한 점에서 국제법 위반 소지가 있다. 카야 칼라스 EU 외교·안보 고위대표는 이날 입장을 내고 “베네수엘라 상황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며 “어떠한 경우에도 국제법과 유엔헌장의 원칙이 존중돼야 한다”고 밝혔다.                                                                               < 금준경 기자 >

 

트럼프, 언론 인터뷰 “마두로 부부 미 함정 탑승…뉴욕 갈 것”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왼쪽)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FP 연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과 그의 부인이 미군에 체포돼 미군 함정으로 옮겨져 뉴욕으로 이송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3일 폭스뉴스와의 전화인터뷰에서 마두로 부부는 미군 함정까지 “헬리콥터로” 이송됐으며 “그들이 배에 타고 있지만 뉴욕으로 향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아에프페 통신 등 외신이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향후 베네수엘라 국정 운영에 “우리가(미국) 매우 많이 관여할 것이다. 우리는 (베네수엘라) 사람들을 위해 자유를 주고 싶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미 특수부대의 이번 베네수엘라 작전이 미국이 “쉽게 휘둘리지 않을 것”임을 보여줬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베네수엘라 작전에 투입됐던 미군 병사들 가운데 일부가 다쳤으나 사망자는 없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앞서 미군 특수부대는 이날 새벽 2시께 베네수엘라 수도 카라카스에 진입해 군사기지 등 일부 시설을 공격하는 한편 이 과정에서 마두로 대통령과 그의 부인을 체포해 압송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해 팸 본디 미 법무장관은 이날 엑스에 글을 올려 마두로 대통령 부부가 “미국에 맞서 마약테러와 (미국으로) 코카인 수입을 공모하고 기관총 및 파괴적인 살상 무기를 소지하려 공모한 혐의로 뉴욕 남부 연방법원에 기소돼 있다”고 밝혔다. 이어 “그들은 곧 미국 법정에서, 미국 땅에서 미국 사법의 전면적인 처벌에 직면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 법무부는 트럼프 1기 행정부 때인 2020년 마두로 대통령을 마약테러 등 혐의로 기소한 바 있다.                                                            < 김지은 기자 >